토필친 케찰코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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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설명
3. 마야의 왕 쿠쿨칸
4. 해석
5. 에르난 코르테스의 멕시코 정복
6. 대중 문화에서



1. 개요[편집]


파일:Topiltzin.jpg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가 그린 멕시코 시티 국립 고궁의 벽화 일부

Ce Acatl Topiltzin Quetzalcoatl
세 아카틀 토필친 케찰코아틀

전설 속에 등장하는 톨텍 문명의 위대한 사제 왕. 풀 네임은 세 아카틀 토필친 케찰코아틀이며, 간략하게 줄여서 토필친 케찰코아틀이라고도 한다. 이름은 아즈텍 제국을 포함한 메소아메리카 문명에서 널리 믿는 위대한 신 케찰코아틀로부터 따왔다.[1]


2. 설명[편집]


토필친 케찰코아틀은 실존인물로서, 기원후 10세기 경에 멕시코 테포츠틀란(현 이달고 주)에서 태어났다. 토테페우 왕의 아들이었던 토필친은 원래 케찰코아틀 신을 섬기는 제사장이었고, 나중엔 케찰코아틀이라는 이름을 그로부터 물려받았다. 토필친은 톨텍의 군주인 사제왕이 되었고 자신을 따르는 백성들을 이끌고 톨텍 문명의 수도였던 톨란에 정착해 나라를 오랫동안 현명하게 다스렸다고 전해진다.

토필친은 굉장히 자비로운 왕이어서 인간 제물을 바치는 것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래서 토필친 케찰코아틀은 톨텍 사람들을 인신공양하는 대신 마야의 군주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이 직접 자해를 하거나 동물을 제물로 바쳐서 신들을 달래고자 하였다. 토필친 케찰코아틀이 다스리는 톨텍 왕국은 번영을 구가했으며 갈수록 풍요로워지는 그의 나라에서 굶주리는 백성들은 아무도 없었다. 토필친은 지혜로웠고 온화했으며 유능한 군주였고 야금술과 석공술, 깃털 공예에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그런데 토필친 케찰코아틀이 나이가 들자, 교활한 테스카틀리포카라는 이름의 사제가 왕 자리를 뺏고자 흉계를 꾸몄다. 그는 노쇠한 왕을 속여서 술에 잔뜩 취하게 한 다음 여동생과 함께 동침하게 만들었다. 근친상간을 저지른 부끄러움에 토필친은 왕 자리를 내놓고 동쪽으로 망명했다. 군주 자리는 테스카틀리포카가 차지하였고, 그는 톨란을 파괴해 버렸다. 토필친이 톨란을 떠나자 저절로 파괴되었다는 내용도 있고, 테스카틀리포카의 통치 아래에서 톨란이 옛 영광을 잃고 쇠락해갔다는 버전도 있다.

토필친 케찰코아틀은 트라팔란이란 곳에서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이고 신들에게 자신을 최후의 제물로 바쳤다. 다른 전설에 의하면 토필친은 죽는 대신 뗏목을 타고 머나먼 동쪽으로 떠나면서 언젠가 돌아와 자신의 왕국을 되찾을 것이란 말을 남겼다.


3. 마야의 왕 쿠쿨칸[편집]


전설에 의하면 토필친 케찰코아틀은 남쪽으로 가서 유카탄 반도 지역을 정복하고 쿠쿨칸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또다시 왕위에 올랐다고 한다. 치첸 이트사에서 케찰코아틀이 마야의 쿠쿨칸과 동일시되는 것은 토필친 케찰코아틀의 행보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관점도 있다.

물론 이것은 서로 다른 두 개의 전설을 끼워맞춘 것으로 실제 역사인지는 알 수 없고, 치첸 이트사는 전설 속의 이방인 왕 쿠쿨칸이 도래하기 이전부터 톨텍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 그렇지만 마야 왕 쿠쿨칸이 톨텍 근방에서 왔다는 구전 설화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므로 톨텍계 민족들이 떠돌아다니다 마야에 정착해 여러 기술을 전수해 주었을 가능성은 높다. 깃털달린 뱀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사제 왕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토필친이라는 추측이 많지만, 정말로 쿠쿨칸이 토필친인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특정 인물이 아니라 톨텍 문화 전체를 의인화해서 표현한 마야의 전설일수도 있고, 토필친이 수백년에 걸친 톨텍 이민자의 대표격 인물로 기록된 것일수도 있다.


4. 해석[편집]


사제왕 토필친의 전설은 사실 아즈텍 사람들에게 의해 이용된 프로파간다였다.

실제로 토필친 케찰코아틀이란 왕이 존재했을 것이란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사악한 사제 테스카틀리포카와 사제왕 토필친 케찰코아틀의 대립은, 당시 톨텍 문명에 실재했던 두 집단 간의 분쟁을 의미하며, 토필친이 쫓겨나는 결말은 최종적으론 테스카틀리포카 진영이 이 전투에서 승리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런데 훗날 톨텍의 후손들을 정복한 아즈텍 제국은 이 신화를 자신들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토필친 케찰코아틀이 왕권을 자신들에게 맡기고 떠났으니 자신들이 그들을 다스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사제왕 토필친의 전설은 아즈텍에 의해 그렇게 합리화되고 믿어져 왔다.


5. 에르난 코르테스의 멕시코 정복[편집]


아즈텍 제국의 황제가 에르난 코르테스를 신으로 숭배하고 공경하다 허무하게 멸망했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지만 사실과 많이 다르다. 코르테스 본인이 남긴 기록에는 스페인 사람들을 신으로 여기고 경외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 황제가 스페인 정복자를 후하게 환대한 것은 자신의 권위를 입증시켜 상대방을 굽히기 위한 방침 중 하나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영토에 도착한 코르테스를 환대하는 동시에 뒤로는 인근 부족들을 선동하여 스페인인들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는 이중적인 모습 역시 보여준다. 또 코르테스가 신상을 파괴하고 성모 마리아상을 설치하자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더 이상 지켜줄 수 없다며 위협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몬테수마 2세가 사망한 뒤에도 아즈텍인들은 치열하게 스페인인들과 맞서 싸웠고, 슬픔의 밤에서 그들을 전멸시킬 뻔한 적도 있다.

디에고 무뇨스 카마르고의 <틀락스칼라 역사>에 의하면, 촐룰라 시는 케찰코아틀 신을 섬기는 신심이 깊은 도시였다. 그런데 이들은 스페인인들이 자신의 마을에 찾아오자, 인간이 이들을 대적할 방법 따윈 없으므로 케찰코아틀 신이 스페인인들을 징벌하실 것이라고 믿고 기도했다고 한다. 코르테스를 정말 케찰코아틀로 믿었다면 케찰코아틀을 벌해 달라고 케찰코아틀에게 빌었단 말인가? 코르테스를 신으로 여겼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스페인의 누에바에스파냐 정복 후에 살이 붙은 일종의 야사로 추정된다. 다만 당시 사람들이 코르테스를 동명이인인 토필친 케찰코아틀이 돌아왔다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사람은 떠나면서 다시 돌아올것이라 말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들이 돌아왔다며 당대 사람들이 생각했도 이 왕을 가리키는것을 스페인 사람들이 신으로 혼동했다는 이야기다.

6. 대중 문화에서[편집]


Fate 시리즈에서 깃털달린 뱀 케찰코아틀과 전설 속의 사제왕 토필친은 동일인물이다. 케찰코아틀이 신화 속에서 대놓고 인신공양을 집행한 사제 신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긴 하다.[2] 스페인 역사가들의 프로파간다를 곧이곧대로 믿은게(...) 아니라면, 케찰코아틀이 선역으로 등장하는 만큼 테스카틀리포카[3]와의 명확한 대비를 위해서 토필친과 융합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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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톨텍의 국왕들은 신들을 본따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있었다.[2] Fate 시리즈에서 케찰코아틀은 신관왕 토필친 전설과 융합하여 산제물 의식을 극도로 싫어하는 '부정할 여지 없는 선신'이 됐다.[3] 이 작품에서의 테스카틀리포카는 생사를 건 투쟁을 긍정 하는 전쟁광으로 스페인이 총기류를 이용해 아즈텍을 멸망시킨 것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