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베를린 (문단 편집) === 분단과 대안문화의 성지 === 베를린은 [[런던]]과 쌍벽을 이루는 [[클럽]] 문화의 중심 도시인데, 베르크하인(Berghain)을 비롯한 테크노/하우스 계열 클럽이 유명하다. 또한 1989년부터 2010년까지 개최되었던 세계 최대의 테크노축제인 러브퍼레이드의 탄생지이다. 러브퍼레이드의 주최자들은 그 후속 축제인 레이브더플래닛(Rave the Planet)을 2022년 7월부터 1년에 한번씩 야외 집회 형식으로 개최하고 있는데, 여전히 20여만명의 관중들을 모을 정도로 테크노 음악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1980년대 [[테크노]] 음악, 유럽 [[일렉트로니카]]의 중심지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당시 서베를린은 인구 감소로 인해 큰 골치를 앓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인구의 유입은 지상과제가 되었다. 결국 서베를린 정부는 서베를린에서 음악, 파티, 마약에 관한 단속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초법적인 조치를 취했다. 독일은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가능했다. 거기에 더해 연합군 점령지라는 특수한 상황 덕분에 서베를린에서는 젊은이들의 병역이 면제되어 사회 주류에서 비껴간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들기도 했다.[* 이들 중 징집 기피자로 분류된 서베를린 이주자들은 독일 통일 이후 징집 통지를 받았는데, 다행히도 동서독 통일 시점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쉽게 이루어지던 시기라 많은 수가 서른 즈음 반강제로 남유럽 따뜻한 나라에서 대체복무 겸 봉사활동 겸 [[갭 이어]] 겸 장기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 물론 당시 서베를린은 공식적으로는 독일의 주가 아니었지만(연합군 점령지대이므로) 시장은 서베를린 주민들이 뽑았고 서독 연방의회에 표결권 없는 의원도 보내는 등 주처럼 취급받았다. 결국 여름만 되면 서베를린으로 모여드는 젊은이들이 많아졌고, 이 광란의 분위기에 취해 아예 눌러 사는 젊은이들도 등장했다. 게다가 당시 서베를린은 인구 감소로 인해 빈 건물이 많았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스쿼팅을 하여 빈집에서 멋대로 사는 경우도 많았다. 악기와 사운드 시스템을 철저하게 갖춰야 하는 [[록 음악]]과 달리, 일렉트로니카는 어느 정도 사운드 시스템만 갖춰지면 어느 곳에서든 연주가 가능했다. 결국 젊은이들은 차 한대에 믹서와 샘플러, 스피커를 싣고 다니면서 이곳 저곳에서 파티를 열 수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서베를린은 유럽 일렉트로니카의 수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https://www.vice.com/en_uk/article/nn9za7/berlin-reeder|#]] [[https://youtu.be/tj3qj6KNcLU|당시 상황을 다룬 다큐멘터리 예고편. 후방주의]][* 영상에서 볼 수 있듯 [[닉 케이브]]같은 뮤지션들은 이런 자유분방한 베를린의 분위기가 좋아서 아예 이주하기도 했다.]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서베를린에 거주하던 나이 많은 독일인들은 "그야말로 세기말 적이고 광란이 가득한 도시"였다고 회고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스쿼터[* 스쿼팅하여 사는 사람들. 주로 펑크족들이나 무정부주의자들이 많았다]들과 경찰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지곤 했고, 도시 전반적으로 먹고 살 길은 막막한데 다들 어떻게든 이상한 짓을 하며 살았다고 한다. 의외로 덜 알려진 사실이지만 [[동베를린]] 역시 서베를린처럼 반체제적 문화가 융성했다. 동독은 소련에 전쟁 보상금을 내느라 동베를린의 오래된 건물들의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대신 (당시로서는 최신식이던) 소련식 아파트 단지들이 대거 공급되면서 정상적인 가정들은 오래된 건물을 떠나 현대적 시설과 녹지, 학교 등이 잘 갖춰진 소련식 아파트로 대거 이주했다.[* 도시 외곽이나 폭격으로 싹 밀린 자리에 주로 들어섰다. 당시 동독의 자랑이던 카를-마르크스 알레가 대표적.] 이 덕분에 [[프렌츨라우어베르크]]처럼 폭격을 비껴간 구시가지의 허름하고 반쯤 비어가는 오래된 건물들에는 젊은이들과 예술인, 학생, 작가, 그리고 반문화, 반체제적 흐름들이 자리를 잡았다. 1980년대 프렌츨라우어베르크에서 비어가는 건물들은 [[펑크]]족들이 스쿼팅을 하는 모습은 예사였고, [[스킨헤드]]들은 그런 펑크족들과 허구한 날 싸움이 붙었고, 예술인들은 당국 허가 없이 교회와 중정[* 길에 접하지 않은 블럭 내부 공간. [[중앙정보부]]가 아니다 (...)]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작가들은 반체제적 글과 문학을 대거 양산했다. 동베를린의 펑크족들은 초기 등장 당시에는 당국의 경계를 사 탄압의 대상이었으나, 점차 사회주의 정권에 의해 평화주의 운동(...)의 일환이라는 해석으로 프레임이 씌워져 극단적인 펑크족들을 제외하면 구속되는 일 없이 [[슈타지]]의 감시 및 공작 대상이 되는 정도로 용인되었다. 스쿼팅 역시 사회주의 사상의 특성상 차마 나쁘게 해석하기 힘든 행위이기도 했고. 이들은 기본적으로 서독 라디오의 [[펑크 록]]을 접한 것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서구권 펑크들과 같은 사상적 기반은 부족한 편이었고, 펑크의 비주얼적 요소들과 행동 양상을 모방 및 재생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동독 내 반문화 흐름이던 [[스킨헤드]] 또한 비슷하게 비주얼적 요소만으로 시작하여 한때 동베를린 펑크의 하위 문화 정도로 취급되던 적도 있었으나, 1983년 즈음 동베를린의 펑크들과 스킨헤드들이 각각 반사회적 극좌와 반사회적 극우 사상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갈라졌고, 7년 뒤 동독 통일 시점까지 서로 죽일 듯 반목했다. 양쪽 모두 [[슈타지]]의 정보원으로 점철되어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집단들은 구속되었다. 1987년 동베를린 지온 교회에서 열린 펑크 페스티벌을 동베를린 스킨헤드족들이 습격한 사건은 동독 내 하위문화들 간의 반목과 이를 이용하던 정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30명의 스킨헤드들은 [[파시스트]] 구호를 외치며 펑크 록 밴드 Firma와 Elements of Crime의 공연의 방문객들과 주변 행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했고, 22명의 스킨헤드들과 4명의 펑크족이 검거되었다. 당시 [[슈타지]]는 공격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하위문화들 사이의 반목을 유도하기 위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동베를린의 펑크족들은 동독의 획일적인 주류 문화에 편입되기를 거부했고, 일반 동독 주민들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함으로서 자유를 찾기를 원했다. 이들은 권위주의적 사회주의와 서구적 자본주의 양쪽을 모두 거부했다. 그 대신 이들은 자신들끼리의 끈끈한 유대와 공동체 형성을 중시했고, 이는 기물파손, 레스토랑 및 디스코텍[* 동베를린에는 디스코텍 문화가 엄청나게 융성한 편이었다. 80년대에는 서베를린에서도 매일같이 국경을 넘어 놀러오는 사람들이 수두룩했을 정도. 규정상 60-40 비율로 동구권과 그 외 국가 음악 비중을 맞춰야 했으나, 대개는 오후 4시쯤 열어서 해 떠있는 동안에 동독 음악을 주구장창 틀고 저녁에는 서구 음악 위주로 트는 식으로 규제를 사실상 회피했다.] 습격과 같은 범죄 행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구속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안타깝게도 통일 이후 동베를린의 펑크들과 예술인, 작가들의 결말은 좋지 못했다. 반체제적 글을 쓰던 작가들은 동독 체제 하에서는 제대로 커리어를 펼치지 못했고, 서독의 작가들에 비해 실력이 낫다고 하기 어려웠던 동베를린 작가들은 통일 후 급속도로 잊혀지기 시작했다. 사샤 안데르손(Sascha Anderson) 이나 베르트 파펜푸스(Bert Papenfuß) 정도가 통일 이후에도 명성을 유지했던 정도. 동베를린의 펑크들 역시 통일 후 서독 펑크 록이 유입되면서 그 필요성이 급속도로 사라졌고, 통일 이후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동독 문화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조금씩 수요가 생기던 수준이었다. 거기에 더불어 구 동독 지역을 옛 스킨헤드에서 진화해 나온 [[네오나치]]가 휩쓸면서 펑크 씬을 지속적으로 위협했고, 서구권 펑크와 달리 근본적인 이념적 기반이 부실했던 동독 펑크들의 많은 수는 금세 극좌 이념을 버리고 [[스킨헤드]]와 [[네오나치]]에 합류하는 씁쓸한 결말을 맞았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