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영7 링크 박스.png | 오늘 아침, 그 소녀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
| 그녀의 모습은 에전보다 흐릿했고 이따금씩 떨리기까지 했다. 마치 이곳에있는 건 영상일 뿐 그녀 본인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
| 정말 영상일 뿐이라면 큰일이다. |
| 「? ? ?」 ...... 이 세계는, 머잖아 끝나버릴 거야. |
| 그녀는 머리를 숙였다. 마치 입맞춤하듯이 입술을 내 귓가에 가까이 댔다. |
| 「? ? ?」 이번에도, 넌 이 모든 걸 구원하지 못했어...... |
- ▷ 조금 더 기다린다
| 「? ? ?」 ...... 이 세상은 곧 끝나버려. |
| 「? ? ?」 우린 아직도 올바른 방법을 찾지 못했어...... |
| 「? ? ?」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이 세계는 왜 결함이 꼭 하나씩은 있어야 돌아가는 걸까...... |
▶ 바로 지금이야 | 손을 번쩍 들어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았다. |
| 「? ? ?」 !? 말도 안돼!!? |
| 주위의 백색은 순식간에 형체가 생긴 듯 거칠게 침식되기 시작했다. 순간 하얀색 베개에 입과 코를 눌린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눈앞의 하얀 광이 번쩍 빛났다. |
| 하지만——이 손은 절대로 놓을 수 없어! |
| 「? ? ?」 손을 놔, 빨리 놔!! |
| 「? ? ?」 놓지 않으면 때릴 거야! 빨리 놔! |
| 「지휘사」 절대로...... 안 놓쳐. |
| 이악물고 몇몇 단어를 짜내면서 더욱 그녀를 세게 잡았다. |
| 「지휘사」 절대 놓지 않을 거야, 세라핌! |
| 손에 잡힌 사람은 순간 몸부림을 멈췄다. |
| 「? ? ?」 ......이 말은 분명 예전에도 했어. 하지만 결국 넌 잊었잖아...... |
| 허공에서 이상한 파문이 일어난 후, 방안은 텅 비어 버렸다. |
| 똑똑똑. 똑똑똑. |
| 갑작스레 방안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방문이 열렸다. 남자는 열쇠를 주머니에 넣더니 방안으로 들어왔다. |
| 「안화」 ...... 보아하니 성공했나 보군. |
| 안화는 침대 쪽으로 걸어와 베개 밑에 있던 모노클을 꺼내들었다. 오랜간만에 만난 모노클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
| 그는 모노클을 왼쪽 눈에 부착했다. 피부에 닿는 순간, 또다시 모노클은 눈 위에 견고하게 고정되었다. |
| 모노클 주변의 피부가 붉게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살갖이 신기에 작열되는 가운데 호루스의 문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 「안화」 오랜만이다, 내 친우여. 너와 논쟁할 시간은 없어. 비참하게 죽기 싫다면 날 도와줘. |
| 렌즈의 빛이 사라지자, 안화는 자신의 전술 단말기를 꺼내 들었다. |
| 「안화」 들리나, 앙투아네트? 때가 됐다. 어서 그곳으로 데려가. 지휘사도 조바심이 나고 있을 테니. |
| 「앙투아네트」 후후...... 조바심이 난 건 당신이 아닐까요? 안화. |
| 뒤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공허 속에서 방주의 흔적이 서서히 드러났다. 그 옆에선 한 번 떠났던 앙투아네트가 활짝 웃으며 나타났다. |
| 「안화」 그래, 정말로 성공할 줄은 몰랐으니 말이야. |
| 「앙투아네트」 어쩌면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예정된 죽음에서 벗어난 앙투아네트가 예전의 그 앙투아네트가 아니라면...... 맞죠? |
| 「안화」 그리 디테일한 문제는 지금 꺼내지 않도록 하지. |
| 「안화」 가자. 지휘사의 곁으로. |
| 찬란한 빛의 장막이 두 사람을 덮었고, 잠시 후 방 안은 무한한 적막 속으로 빠져들었다. |
첫번째 방
네가 여기까지 따라올 능력이 될 줄이야......
하지만 그걸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 능력이 있다면 나를 잡아봐.
- [ 잘못 들어섬 ]
바보, 쫓아오라고 대놓고 알려주는데 어떻게 길을 잃어버려? 모든 출구를 한 번씩 시험해 보면 진짜를 찾아올 수 있을 거야.
두번째 방
누가 너에게 이곳으로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 녀석이 정말 싫어.
- [ 잘못 들어섬 ]
오른쪽 문으로 가면 돼. 근데 그 오른쪽의 기준이 너일까, 아니면 나일까?
세번째 방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모른다면, 그냥 영원히 길이나 헤매버려.
- [ 잘못 들어섬 ]
사람은 누구나 한두 번 정도 실수를 저질러. 그걸 수정할 수 있을 때도 있고, 안 그럴 때도 있지.
다행이도 아직이라면 수정할 수 있어.
네번째 방
왜 이렇게 달라붙는 거야, 네가 문어야?
너무 깊게 쫓는다고 후회하진 마.
- [ 잘못 들어섬 ]
후회가 너무 늦었어. 이제 나가는 건 불가능해.
모든 입구를 막아버리면, 언젠간 탈출구를 찾아올 수 있겠지.
다섯번째 방
왜 계속 달렸는데도 널 따돌릴 수가 없는 거야!
흥, 괜히 헛고생만 했군.
- [ 잘못 들어섬 ]
이곳의 길은 반드시 다음 길이랑 연결되어 있어...... 하지만 그 길이 반드시 옳은 건 아니야.
여기서 "옳은" 것 따윈 아무것도 없어.
여섯번째 방
됐어, 그런 온화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오지 마.
너는 아무것도 몰라......
- [ 잘못 들어섬 ]
여기까지 쫓아왔는데도 또 길을 해메다니, 머리가 얼마나 나쁜 거야.
오라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잖아.
일곱번째 방
| 「지휘사」 후우...... 후우...... 앗——! |
| 한참을 쫓아가다 발이 땅에 걸려 넘어져 버렸다. |
| 「세라핌」 ...... 어이, 괜찮아? |
| 「지휘사」 죽, 죽을 거 같아. 숨이 안 쉬어져. |
| 「세라핌」 거...... 거짓말 하지 마. |
| 세라핌은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아마 숨 쉬는 게 너무 가파라서 였을까, 그녀의 얼굴은 조금 초조해 보였다. |
| 「세라핌」 이상한 짓 하지 마. 네가 여기서 죽으면 도와줄 수 없다고...... |
| 「세라핌」 어이—— |
| 바로 지금이다, |
| 잡자——! |
| 「세라핌」 너——! |
| 찰싹하는 소리와 함게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아파왔다. 하지만 그녀의 왼손을 꽉 움켜쥔 난 절대 놓지 않았고, 이 기세를 몰아 허둥지둥 움직이는 나머지 오른팔도 잡아버렸다. |
| 「세라핌」 놔, 놔 좀......! |
| 세라핌은 벗어나려고 몸부림쳤지만 내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
| 「지휘사」 난 절대 놓지 않을 거야. |
| 벗어나려는 발버둥도 잠시, 그녀는 결국 얌전해졌다. |
| 「세라핌」 부탁이니까, 제발 놔줘...... |
| 「지휘사」 그럼 절대 도망가면 안 돼. |
| 「세라핌」 ...... 그럼 놔 줘. |
| 신중하게 손을 놓아주자, 세라핌은 반걸음 뒤로 물러섰고, |
| 바로 뒤를 돌아 뛰기 시작했다. |
| 「지휘사」 야——! |
| —타앙——! |
| 탄환이 세라핌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
| 고막이 찢겨나갈 듯이 울리자 그녀는 총소리에 놀라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
| 이와 동시에 하늘에서 거대한 새장이 떨어져서 그녀를 안에 가뒀다! |
| 그런 그녀의 앞에서 안화와 앙투아네트가 변환 중인 방주 안에서 나왔다. |
| 「세라핌」 ......? 안화......? 비과학적이야, 넌 이미 죽지 않았어? |
| 「세라핌」 그리고 앙투아네트, 넌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넌 분명 7일을 넘길 수 없을 텐데! |
| 「앙투아네트」 살아있어서 참 죄송하네요, 신 님. 별 볼일 없는 저라도 우리 나름의 방식대로 몸부림쳐서 당신의 앞에 서 봤어요. |
| 「세라핌」 어째서...... 설마 지휘사 , 네가 정말 해내버린 건가? 숙명을 속이고...... 너희가...... 앙투아네트를 죽음에서 떨쳐버린 거야......? |
| 「세라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안화! |
| 「안화」 보아하니, 연극도 리얼하기만 하다면 신을 속이는 것도 그리 어려운 건 아니군요. |
| 「안화」 나는 가짜로 죽음을 맞이한 후 모든 단서와 목표를 히로에 향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어둠 속에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
| 「안화」 그저 "안화는 히로에 의해 죽었다"고 여기면, 내 죽음에 관한 수수께끼는 모두 히로가 은폐했다고 여겨지겠죠. 그리하면 모두 히로를 탓하기에 바쁘지 사건 현장을 깊이 파헤치려 하지 않을 겁니다. |
| 「안화」 그렇게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감시받지 않으며 행동을 취할 수 있었죠. |
| 「안화」 두 번째로는 모든 방해로부터 자유로워지죠. 예를 들어 안, 히로, 이스카리오, 와타리...... 심지어 앙투아네트마저 말이죠. 나는 지휘사 가 스스로 하도록 냅뒀습니다.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건 그/그녀뿐이기 때문이죠. |
| 안화는 날 깊게 한 번 바라보았다. |
| 「안화」 이건 리스크가 매우 큰 행동이었습니다. 성공률은 1%보다 훨씬 낮았지만, 결국 지휘사 (이)가 해내주었습니다. |
| 「안화」 결함이 있다면 카지가 전투 중에 어깨를 부상입은 것. 하지만 세라핌이 특수한 단말을 통해 지휘사 의 의식과 연결했다는 것을 깨닫고, 이번 플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지. |
| 「세라핌」 카지가 부상당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하려 했는데? |
| 「안화」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었겠지. 그녀는 정면에서 네 흑문을 깨부수고 곧장 이곳으로 오는 게 가능하니까. |
| 「세라핌」 너...... 오만무도하구나!! |
| 「지휘사」 잠시만, 나도 잘 모르겠네, 내가 잡은 이 세라핌은 진정한 세라핌이 아니라는 거야......? |
| 「안화」 넌 이곳이 어디라고 생각해? 현실? 아니, 우리는 모두 의식체일 뿐이야. 우리는 지금 어떤 사람의 의식 중에 있는 거다. |
| 「안화」 우리는 지금 네 기억 속에 있어, 지휘사 . |
| 「지휘사」 ...... 뭐라고?! |
| 「안화」 그래, 넌 우리가 세라핌의 의식의 방에 들어온 거라 생각했겠지만, 사실 여긴 네 의식 속이야. 세라핌이 이곳에 온 이상 사실상 도망가는 건 불가능해. |
| 「안화」 왜냐면 이곳은 그녀의 세계가 아니라 너의 세계니까. |
| 「세라핌」 ...... |
| 「안화」 네 전술 단말기에는 GPS가 장착되어 있어. 그래서 앙투아네트가 방주를 이용해 나와 새장을 이곳으로 전송시킬 수 있었어. |
| 「안화」 의식 공간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공간이니까. 그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순 없지만,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도 일종의 고문이 되지. |
| 「안화」 이게 바로 내 계획이었다. 우리 모두가 전설 속의 "신"——세라핌을 직면한다는 계획. |
| 「세라핌」 하지만 넌 사라질 거야. 아무리 부정행위를 저질러 이곳에 왔다고 해도, 지휘사 (이)가 이곳을 의식체만이 존재할 수 있는 의식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는 곧바로 사라질 거야. |
| 「세라핌」 현실 세상의 네 몸조차 사라질 거라고. |
| 「세라핌」 재밌는 놈이네, 이렇게 큰 리스크를 진 이유가 나 한 번 보겠다고 그런 거였나? |
| 「안화」 내게는 첫 번째 시도가 아니다. 그러니 첫 대면도 아니겠지. |
| 안화는 그의 전술 단말기를 열었다. |
| 「안화」 무한한 윤회 속에서 우연히 "나"는 전술 단말기 속에 정보가 남아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정보가 단말기에 남겨져 있었지. |
| 「안화」 그래서 나는 전술 단말기를 이용해 지휘사 에게 암호화된 정보를 송신했다. 이어서 "나"는 이 방식을 이용해 더 많은 정보를 남겼지. 몇몇 단어에 불과했지만, 다음의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되어줬지. |
| 「안화」 내가 계산해 본 바, 각각의 데이터가 잔존할 확률은 0.1% 미만이었고, 네게 발각당하지 않은 채 이 정보들을 모을 수 있는 확률은 천만분의 일조차 되지 않았다. |
| 「안화」 하지만 "나"는 결국 해냈지. |
| 안화는 냉정하게 새장 속에 갇힌 세라핌을 바라보았다. |
| 「안화」 이곳은 윤회에 속한 장소다. 이곳에 박혀있다면 너도 자연스럽게 윤회에 빠지게 될 거다. 그리고 이 7일 동안 발생한 일들을 잊어버리겠지. 내게 이렇게 몰려버린 일도 말이지. |
| 「안화」 이렇게 "난" 네가 모르게 진실을 향해서 더욱 다가갈 수 있게 된 거다. |
| 「안화」 그럼, 이제 내가 물어볼 때군, 전지전능한 신님. 넌 어째서 이런 모형정원 같은 세상을 만든 거지? 그리고 어째서 다시 이 세상을 사지로 모는 거지? |
| 「세라핌」 난 파괴하려고 창조한 게 아니야! |
| 세라핌은 온몸의 힘을 쥐어짜듯이 외쳤다. |
| 그녀의 두 손은 철장을 잡자, 모든 것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
| 「안화」 그러면, 뭘 위해서지? |
| 「세라핌」 ...... 말 못 해...... |
| 세라핌은 고개를 돌려 날 힐끗 쳐다보았다. 냉혹하고 애처로운 눈빛에서 묘한 절망감이 감돌고 있었다. |
| 「세라핌」 예전에 어떤 사람이 내게 말했어, 「절대 말할 수 없는」 말도 있는 법이라고. 그때의 나는 믿지 않았어. 모든 걸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상대도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 |
| 「세라핌」 사실은 내가 틀렸던 거지. 틀려도 너무 터무니없이 틀렸던 거야. |
| 그녀는 천천히 일어서서 손을 뻗어 허공에서 휘저었다. 멀지 않은 곳의 백색의 벽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그 무너진 벽 너머로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이계의 별하늘을 보았다. |
| 「세라핌」 난 말할 수 없어, 안화. 이 기억을 잃더라도, 이 7일의 수명을 헛되이 보내더라도 절대로 네 고문에 굴하진 않을 거야. |
| 「세라핌」 계속 발버둥 쳐, 계속 전진해 봐, 우리의 대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
머리 좀 썼군
하지만 봐. 너희들의 세상은......
또다시 멸망했어.
널 한번 잡았으니, 다음에는[br]더 많이 잡을 수 있겠지[br] "나"는 이미 천만번을 시도했고[br] 천만번을 다시 시도할 수 있지 |
함께 다음 윤회를 향해 달려가자, 오만하고 지혜로운 자여.
너와 나의 대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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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새장/최종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