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I / ANIME ↑어머! 그런 것이었습니까? 역시 선생님. 언제나 사고관이 스탭 일동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저는 가사에 기인하여 그 세계관을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가사도 그렇지만, 그 외에 이 곡이 가진 힘에 먹히고 말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만드는 도중, 뭔가 이야기가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입니다. 캐스트 히로시(가칭) : 38세 치-코(가칭) : 37세 바텐더 또는 사회자 : 58세 심한 추위가 몰아치는 토호쿠 이와테. 어부의 아들(삼남)으로 태어나, 어머니는 외간남자와 눈이 맞아 떠나버리고, 매일 술에 절어 살고 있는 아버지는 언제나 폭력을 휘둘러왔다. 심히 빈곤한 환경에서 자란 그는, 낡아빠진 TV에 비치는 반짝거리고 화려한 예능계, 디너쇼 만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BIG이 되어주겠어! 그렇게 쓰다버리듯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이윽고 18세가 되자 상경. 꿈을 좇아 길거리에서 '악사' 생활을 계속 한다. 그러던 와중, 자신의 팬이었던 치-코코(당시17세)와 만나, 결혼. 이후 둘이서 다양한 곡을 쓰고, 연주했다. 대형 기획사로부터 영세하여 지금 당장이라도 무너져버릴 기획사까지, 데모테이프가 아닌, 직접 연주를 하였지만, 그 어디서도 그들을 뽑아 주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런 생활을 5년 정도 계속했다. 35세를 지나, 꿈을 접어버린 히로시는 완전히 술에 절어, 치-코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계는 위태로웠고, 벌이는 치-코의 파트타임밖에 없었다. 그런 있는듯 없는듯 한 돈마저도, 히로시가 갈취하여 술 값으로 써버렸다. 그것은, 그 자신이 정말로 혐오했던 아버지와 너무도 닮아있었지만, 그는 깨닫지 못했다. 치-코는 그런 히로시에게 애정이 식어, 몇 번이고 이혼 문턱까지 간적이 있지만, 치-코는 좋은 부인이기도 하였으며, 또 빈곤에 견디는 강한 힘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지켜주지 않으면...'이라 생각하며 치-코는 히로시에게 마이크를 건넨다. 그것은 그가 치-코와 처음으로 동거하기 시작한 칸다가와의 다다미4장반의 좁은 집에서 연습하던 시절에 사용했던 추억이 깃든 마이크였다. 히로시는 울었다. 그리고 공원에 홀로, 외쳤다. 그것은 완전히 청소년 시절 맹세했던 꿈을 향한 통곡이기도 했다. 다시 한번... 다시 한번 나는...! 30대도 후반에 접어든 히로시가 10대의 젊은이들에게 섞여, 길거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그 모습은 신기하기도 하여, 오고가는 통행인들에게 기이한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목소리에는, 그 노래에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겐 없는 인생의 고달픔과 삶에대한 집착을 느끼게하는 강한 힘이 확연했다. 그 노래에, 한 사람의 남성이 다가왔다. 히로시의 앞에 나타난 그 남자야말로 대형 기획사 '디럭스'의 사장이었다. "어이, 우리회사에서 음반 하나 내 보지 않을래?" 그 환각과도 같은 유혹에, 히로시는 벗겨진 사장의 머리에 반사되는 빛에서 민머리의 신을 봤다. 돌이켜보니 자신도 어느덧 38세. 이윽고 움켜진 BIG으로의 길이었다. 치-코도 히로시와 함께 스테이지에 올라, 각지를 순회하는 투어를 소화하고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꾸준한 노력의 성과이기도 했지만, 히로시&치-코의 듀엣은 전국적으로 대 히트하여, 세상의 인기를 순전히 자신들에게 향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히로시의 인생은 지금, 말그대로 절정의 시간을 맞이한 것이다. 금의환향한 히로시는 자기가 태어나 자란 어촌 부근의 거리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 곁에는 물론 치-코가 있었다. 세대를 뛰어넘은 많은 팬들에게 둘러쌓여, 대성공을 거둔 이번 공연은 어느덧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어, 번화가에서 약간 떨어진 가라오케 바에서 뒷풀이를 하기로 되어있었다. 거기서 히로시는 믿지못할 광경을 보게 되었다. "잘 자라주었구나." 꽤 나이가 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머리숱도 옅어졌지만, 그곳엔 바텐더 차림을 한 아버지가 있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자신이 이 땅을 떠난 이래, 단 한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히로시의 가슴 속엔 여러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잠시 옛 이야기를 나눈 후에, 가게에는 히트송 한곡이 가라오케로부터 흘러나온다. 히로시&치-코의 3번째 대 히트곡 '시스템 로망스'였다. 아버지는 끄덕이며 히로시와 치-코를 무대로 보내곤, 자신은 사회자의 마이크를 잡았다. "자, 들어봅시다. 히로시&치-코의..." 아버지의 볼 위로 한줄기 눈물이 가로질렀다.... 그런 이야기. 뭐야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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