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스팟

바둑에서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가장 좋은 다음 한 수를 블루 스팟(blue spot)이라고 한다. 이는 인공지능이 승률이 가장 높은 수를 파란색, 그 다음으로 높은 수를 초록색, 그 다음으로 높은 수들을 주황색 계열로 표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루 스팟은 승률이 가장 높은 수이지 결코 집 이득이 가장 큰 수가 아니다. 집을 많이 얻는 것과 최종적으로 승리할 확률을 높이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위 그림을 예로 들면, 흑이 하변을 밀어간 장면에서 백은 우변에 날일자 행마를 하여 우변에 흑의 집이 크게 나는 것을 방지하는 수가 가장 좋은 수라는 것이다. 블루 스팟에는 35.9라는 수가 쓰여 있는데 이것이 바로 백이 그 수를 둘 때의 승률이며 단위는 퍼센트(%)이다. 그 다음으로 초록색이 35.4%이며, 다른 자잘한(?) 수들은 모두 승률이 35.4%보다 낮다. 흑이 하변을 밀어갔을 때 그대로 백이 하변을 받아주는 수들은 승률이 30% 내외로서, 별로 좋지 않은 수로 나온다.

블루 스팟의 승률이 50%보다 낮으면 불리한 것이고, 높으면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다음 한 수를 블루 스팟으로 둔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는 것이고, 떡수를 두어 바둑을 망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반면 전자의 경우 아무리 잘 두어도 승률이 50%가 안 된다는 뜻이므로 명백히 불리한 형세라는 뜻이 된다. 그러나 얼추 승률이 50%와 비슷하면 나름 대등한 바둑을 두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인간과 인공지능의 실력이 매우 다르기에 4:6 정도까지는 별로 의미는 없다. 실제 프로 바둑 기사들의 대국 역시 승률이 많이 뒤집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