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 붉은 끝동(드라마)/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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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주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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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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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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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밀상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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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위사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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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김 상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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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문서 ]


1. 개요
2. 회차별 명대사
2.1. 1화
2.2. 2화
2.3. 3화
2.4. 4화
2.5. 5화
2.6. 6화
2.7. 7화
2.8. 8화
2.9. 9화
2.10. 10화
2.11. 11화
2.12. 12화
2.13. 13화
2.14. 14화
2.15. 15화
2.16. 16화
2.17. 17화(최종화)


1. 개요[편집]


MBC 금토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명대사를 정리한 문서이다.


2. 회차별 명대사[편집]



2.1. 1화[편집]



영빈, 어린 이산 }}}

바보야, 죽었으니까 알지. 죽은 사람은 다 알아. 네가 말하지 않고 숨겨놓은 마음까지. }}}

어린 덕임 }}}

궁녀들이, 옷소매 끝을 붉게 물들여 입는 것은... 그녀들이 왕의 여인이라는 징표야.

영조 }}}

이 얼음이 차다 한들, 내 마음보다 찰까. 내, 정녕 그녀를 잃었구나.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겠지.

영조 }}}

너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정일품 후궁이 마지막으로 떠나는 모습을. 궁녀는, 궁에서 죽을 수 없어. 궁에서 죽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왕족뿐이지. 늙고 병든 궁녀는 반드시 출궁해야 해. 살아생전 어떤 권세를 누렸든, 궁녀의 마지막은 그처럼... 덧없고 초라하지. 다만 오직 한 가지. 궁에서 죽을 수 있는 방도가 존재한다. ...승은을 입으면 돼.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된다면, 이 궁에서 죽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 보아라. 저것이 승은을 입은 여인만이 누릴 수 있는 영예, 모든 궁녀가 꿈꾸는 마지막이야. 너 역시 저리 되고 싶겠지?


제대로 보렴. 꿈을 품는 거야. 틀림없이 너도 저리 될 수 있다고.


소인 홍덕로, 그 새로운 세상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늘, 저하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어린 덕로 }}}

그 일이 덧없고 가치 없어지면, 네 인생도 덧없고 가치 없어지는 거야. 그리되게 두지 말어.


난 동궁의 궁녀야. 세손 저하는, 나의 주인이야![1]

어린 덕임 }}}

아니요, 필요 없습니다. 어머니 말씀이 옳습니다. 제가 그 생각시를 다시 만나 좋을 게 뭐가 있습니까. 저는 세손이고, 그 아인 그저 하찮은 생각시에 불과한데. 서로 동무도 될 수 없고, 한 자리에 앉아 얼굴을 마주할 수조차 없는 사람들인데. 그 아이가 궁을 떠났다 말씀하셨으니, 그리 믿겠습니다. 더는 찾지 않을 것입니다.

어린 }}}

하지만, 넌 내 옆에 없는 편이 나아.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은, 위험해져.

어린 }}}


2.2. 2화[편집]


여기선, 내가 나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설령 사소한 거라도 좋아. 선택이란 걸 하며 살고 싶어.[2]


굶주림에 지친 백성들이 있는데, 어찌 불평을 하겠소. 비단 옷을 입고, 귀한 음식을 먹는 주제에 불평을 늘어놓는다면... 몰염치한 소인배나 다름 없을 것이오.

이산 }}}

그 천명(天命) 앞에, 결코 숨지도, 도망가지도 않겠소.

이산 }}}

오늘은 여기까지 읽어드리겠습니다.


넌 그저, 네 재주를 이용해 돈벌이만 하면 그만이겠지. 듣는 사람이 어떤 심정이 되든, 알게 무엇이랴.

이산 }}}

읽지 마라. 넌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아니 될 사람이다.

이산 }}}


2.3. 3화[편집]


나, 책을 읽을 거야.


산아. 이 어미는, 결코 너만은 잃지 않을 게야.


세상 일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과인은, 그 때를 찾는 중이고.

영조 }}}

소손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나이다. 그럴 겨를도 없었나이다. 소손이 직접, 익위사들을 이끌고 범을 잡은 것은, 그때 제 손에 활이 있었고, 제 옆에 믿을 수 있는 수하들이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호랑이가 눈앞에 있었고, 살려야 할 백성들이 있었사옵니다. 그뿐이옵니다!

이산 }}}


2.4. 4화[편집]


그래 봤자, 어차피 종인데. 예쁜 옷 입고 계례식 치르고, 종9품 품계를 받고. 그래봤자, 결국 높으신 웃전을 모시는 종일 뿐이잖아. 웃전한테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항의 한 마디 할 수 없고, 잘못이라도 저지르면 하루아침에 궐 밖으로 내쳐지겠지. 늘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하는 종. 종이면 종답게 생각을 하면 안 될 텐데, 왜 난 자꾸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걸까.


예, 배우십시오. 세상 모두가 저하의 아랫사람이며, 그들 모두가 저하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아랫사람에게 사과하는 법을, 백성에게 사과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진정한 군주는, 늘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며 백성에게 머리를 숙인다 하였습니다. 그리하실 줄 모르는 저하의 모습에 소인은 지금 크게 실망하였나이다.


앞으로는 절대 내 눈앞에 띄지 마라.

이산 }}}

어차피 넌 수많은 궁인들 중 하나일 뿐이고, 조금도 대수롭지 않아.

이산 }}}

그곳이 얼마나 쓸쓸한 장소인지 그 누가 알까.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지켜줘야 해. 우리가 믿을 사람은 오직 우리뿐이야.


이미 돌아가신 분의 일을 말해 무엇하겠느냐. 살아있는, 자식을 지켜야지.


근데, 생각해보니까 나도 가진 게 있어. 잃어버리는 건 무서워.



2.5. 5화[편집]


네가 나에게 휘둘렸느냐, 아니면 내가 너에게 휘둘렸느냐?[3]

이산 }}}

그까짓 게 뭐가 중하다고. 궁녀의 마음 따윈,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아.


끌어당기면 가야 하고, 밀면 멀어져야 해. 생각도, 의지도 필요 없어. 그게 궁녀야.


세손은, 절대 왕이 되어선 안 돼요. 죄인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습니다.


넌 무얼 하고 있을까. 내가 준 책은 읽었을까. 그 책을 읽으며, 혹, 나를 생각했을까.

이산 }}}

너, 주상 전하의 승은을 입은 것이냐?!

이산 }}}

아니요. 소자는 궁녀를, 미천한 신분의 여인을 곁에 둘 생각이 없습니다. 명문 사대부가의 여식만이 소자의 곁에 있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런 여인만이 정통성 있는 후계자를 낳을 수 있고, 그런 후계자를 두는 것이 소자의 의무입니다. 왕세손으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며 살았습니다. 귀한 음식을 먹고 값비싼 비단 옷을 걸치는 매 순간, 쌓여가는 의무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온전히 이 나라 조선을 위해 바칠 것이며, 결코 사사로운 마음을 앞세우지 않겠습니다.

이산 }}}

나의 귀한 날을 망칠 수 있는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어, 아무에게도!


- 넌 나의 진심을 몰라. 나 역시, 너의 진심을 모르고.


-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수레에 오르리.

성덕임, 이산[4] }}}

그저 곁에 있어라. 그거면 된다.

이산 }}}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 참는 것이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견디는 것이다. 난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지도 안다. 난 이 나라의 왕세손이야. 나에겐 언젠가 힘이 생겨. 그 힘으로, 수많은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이루고자 하는지, 네가 아느냐? 넌 그저, 곁에 있어다오. 그걸로 충분해.

이산 }}}

하오니 안심하십시오. 저하께서는 반드시 뜻을 이루실 수 있습니다.


한낱 궁녀 주제에, 나를 지키겠다고?

이산 }}}

제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저하를 지켜드리겠나이다.



2.6. 6화[편집]


넌 나의 사람이니까.

이산 }}}

거울이옵니다. 거울은, 모든 것을 똑같이 비추지요. 마치 그 거울처럼, 마마께서 동궁을 중히 여기시는 만큼, 동궁 역시 마마를 중히 여기옵니다. 마마께서 동궁에게 베풀어 주시는 자애만큼, 동궁 또한 효성으로 마마를 받들 것이옵니다.


동쪽의 해는 과연 떠오를까.


산아, 이 할아비는, 세상을 살면서 많은 잘못을 했어. 그 잘못을 모르는 게 아니야. 그래도, 매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 조선의 임금으로, 오직 조선을 위해. 넌 언젠가, 저 자리에 앉아.. 날 온전히 이해하게 될 게야. 분명, 언젠간 그리되겠지. 그렇지?

영조 }}}

이러다 내가, 저하의 측근 자리를 항아님께 빼앗겨버리겠소.


내가 신경쓰는 것은 오직!... 오직, 나의 사람뿐이다.

이산 }}}


2.7. 7화[편집]


좋아. 결정했어.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로는 못 돌아가지만... 그 시절 속의 너는, 지켜주기로.[5][6]


그럼, 평생 숨어살며, 아무 꿈도 꾸지 않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그냥 죽을래?


그들은 우리 궁녀에게도 마음이 있고, 의지가 있고, 목숨을 걸고서라도 해낼, 목표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


너의 보잘것없는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전에.


눈앞에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 일국의 지존이 되실, 이분이. }}}


한낱 궁녀에게는 처음부터 사양할 자유조차 없는 것이옵니까? 부디, 소인이 사양할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우리가 지금, 감귤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느냐?

이산 }}}

방도란, 구하는 이에게 생기기 마련 아니겠소?


나중에 네가 보위에 오르거든, 좋은 여자를 찾아. 이 할아비가 영빈을 만났던 것처럼, 좋은 사람을 만나.
--
영조 }}}

할아버지, 저는 당신과 다릅니다. 저는 반드시 소중한 이를 지켜낼 겁니다. 절대 당신과 같은 그런 사랑은, 하지 않습니다.

이산 }}}

너의 마음에, 아직은 내가 없다 해도 상관없어. 너는 궁녀이고, 어차피 늘 같은 곳에 있을 테니.

이산 }}}

- 우습지도 않군.



2.8. 8화[편집]


오직 나의 뜻으로만 죽을 수도, 살 수도 있다는 걸, 절대... 잊지 마라.

이산 }}}

그러니 두고 보십시오. 저하께서 저를 용서하시는지, 아닌지.


전하, 단근형을 받고 출궁 당한다면, 저 궁녀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사옵니다. 하오니, 이 일에는 한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사옵니다. 전하께서는 늘, 소손에게 가르침을 내리셨사옵니다. 조선의 임금은, 조선의 땅 모든 백성들의 생살여탈권을 손에 쥔다. 백성은 하늘이 내린 것이니, 그 하나하나의 목숨을 귀히 여기지 않는다면, 군주 될 자격이 없다. 하오니 간청 드리옵니다. 잠시만 더, 저 백성에게, 군주의 시간을 내어 주시옵소서.

이산 }}}

그 해가 동쪽에서 떠오르기를, 바라고 또 바란단다. 세상 사람들은 그때, 내 이름 석 자를 알게 되겠지.


- 하! 여기가 내 처소인데, 나더러 나가라?


오직, 조선을 백성을 위해 사라져야 할 사람은 사라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은 물러나야지. 그것이 설사, 과인일지라도.
--
영조 }}}

우리 궁녀들에겐, 오직 서로밖에 없어.



2.9. 9화[편집]


그날, 영빈의 빈소에서 너와 헤어진 후 오랫동안 널 그리워했다. 수도 없이 생각했어. 할머니를 잃고, 고통스러웠던 그날, 그 밤에... 유일하게 나를 위로해 주었던 그 아이는 지금 어디 있을까. 무사히 살아있을까. 나로 인해 고초를 겪지는 않았을까. 수많은 생각을 했지만, 널 찾아 나설 수는 없었다. 난 그저, 제 목숨 하나 건지기에 급급했던 어린아이였으니까. 하지만 더 이상, 힘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그리고 난 너를 찾았다. 답해보아라. 내가 널 어찌할까.

이산 }}}

그저 어린아이 둘이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그 만남에 의미를 두실 필요가 있습니까.


어차피, 마음으로만 섬겨야 하는 걸.


궁녀여도... 좋아해 줄 사람이 있지 않을까?


그냥... 누군가를 진심으로 연모한다는 건, 어떤 감정일까 싶어서.


아니 그냥... 나한텐 너희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어서.


도대체 몇 번의 기회를 더 주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 자네는 내 사람이 되겠는가.

이산 }}}

너는 내가 두렵지도 않으냐. 무슨 짓을 당할 줄 알고. ...겁도 없이.

이산 }}}

차마... 그들을 배신할 수가 없었어. 아무것도 모르는 척,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오랜 세월... 침묵했다.


이미 늦었을지 몰라. 이미, 잃었을지 몰라.


그럼 대체 누가 더 바쁠까요?


죽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을 때 떠올랐던 얼굴은... 제발 한 번만 더 보게 해달라, 애원했던 얼굴은... 너였다. 덕임아...

이산 }}}


2.10. 10화[편집]


설마 여인 하나 지키는 것으로 족하다, 그리 말씀하실 작정이십니까?


만일, 너의 마음이 나와 같다면...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너를..

이산 }}}

좋은 임금이 되셔야지요. 다른 일을 생각하실 겨를이 있습니까.


누구나 겪는, 흔한 일이지요.


보다 보면 깨닫게 되지요. 궁녀로 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그래도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산 }}}

너를 만난 후, 나는 늘 웃었다. 너는 늘, 나를 웃게 했어. 그렇지? 덕임아.

이산 }}}


2.11. 11화[편집]


헌데 말이야, 이제 나는 네가 필요가 없구나.


쓸데없는 마음 품지 않기로 했잖아.


하오니 소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등불을 들어 전하의 앞길을 비추어 드리는 일뿐이옵니다.


그리고 제 인생에서, 어미를 지워버리면 되옵니까? 아비를 지웠듯이.

이산 }}}

지금 네가 곁에 있다면, 조금은... 덜 아프려나.

이산 }}}

제가 있어봤자,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오늘만큼은, 곁에 있어드리고 싶었습니다.


제조상궁 마마님의 힘이 아니더라도, 넌 후궁이 될 수 있어. 그저, 저하께서 내미시는 손을 잡기만 하면.


그 꼴을 보면서도 입도 뻥긋 못하고 참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후궁 팔자인데... 왜 그렇게 살아야 해요?


제대로 가질 수 없는 거면, 차라리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게 나으니까.


아무리 후회해 본들, 내겐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일 뿐이야. 허나, 너에겐 바로 지금이지.


소인은 생각하지 않사옵니다. 그저, 저하의 명을 받들 뿐. 하오니, 저하의 생각이 곧 소인의 생각이옵니다.


자네가 나를 위해 할 일을 알려주지. 아무 일도, 하지 말게.

이산 }}}

어째서 이것이 역심이옵니까. 소인이 품은 것은 충심이옵니다. 오직 저하를 위한 충심이옵니다! 세상 사람들의 눈이 두려우십니까? 저하의 행동이 어찌 비칠지. 모두가 이 나라 조선을 위해섭니다. 백성들은 그들을 지켜줄 강하고 현명한 왕을 원합니다. 늙고, 병들고, 제정신조차 아닌 왕이 아니라 저하를! ...저하를 원한단 말입니다. 제발 두려워 마옵소서. 역모에 몰려 죽으면 또 어떻습니까. 소인은 저하를 위해서라면 기쁘게 죽을 것이옵니다. 손 놓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저하를 잃지는 않을 것이옵니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내 할아버지. 세상 모두가... 그분을 해치려 한다 해도, 내가 그분을 지킬 걸세.

이산 }}}

위험한 일에 말려들 필요 없어. 나에겐 네가 제일 소중해.

성식 }}}

나도 마음 편히 살고 싶어. 가늘고 길게... 오래오래.


너에겐 자꾸 쓸데없는 말을 하게 돼. 곤란하단 말이지.

이산 }}}

전하께서, 어둠 속에 홀로 계시도록... 그저 내버려 두었나이다. 위중한 병환이 생기시어, 이제는 예전과 다르시옵니다. 더는 온전치 않으시옵니다. 모두가 그저, 전하의 비위나 맞추며 문제를 얼버무리기만 했습니다. 전하 홀로, 고통스럽게 싸우셨습니다. 당연히 소손이 보살펴 드리고, 지켜드려야만 했습니다. 하오나 그리하지 않았나이다. 어찌하여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까, 돌이켜 보니... 그 이유를 알겠나이다. 제가 전하를 원망하고 있었기 때문이옵니다. 뿌리 깊은 원망이 있어, 그 어떤 것도 해드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허나 이제야 알겠습니다. 원망조차, 어리광이었다는 사실을. 살아있기에 부릴 수 있는, 사치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전하께오선, 평생 소손을 지켜주신... 큰 나무였습니다. 이제, 그 나무를 잃고 제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아쉽고 그리워져... 전하께 매달리옵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저를 지켜주십시오. 늘 그래왔듯, 제발 그리해주시옵소서, 전하.

이산 }}}

총명한 것은 아끼지만, 방자한 것은 용서 못 해.


동궁... 내가, 왜 너에게 그토록 큰 기대를 했는 줄 알아? 내가 겪었던 일들을, 네게는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야! 내 부왕께선, 내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어. 세상 그 누구도, 내게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어. 살아있으면서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어. 동궁... 네가, 그 비참한... 그 비참한 마음을 아느냐? 그래서 내가, 네겐 기대를 해 줬잖아! 난 가져보지도 못한, 자애를 줬잖아. 내가,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널 얼마나 사랑했는데...

영조 }}}


2.12. 12화[편집]


산이옵니다. 산이옵니다, 할바마마!

이산 }}}

전하. 제발 다시 일어나시옵소서. 조선의 왕으로서, 마지막 결단을 내려주시옵소서. 설사 소손을 죽이시더라도, 차라리 따르겠나이다. 이대로라면... 조정이 둘로 나뉘고, 백성이 둘로 나뉘고, 이 나라 조선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옵니다! 제발 다시 일어나시어, 제왕으로서... 마지막 책무를 다하소서.

이산 }}}

모든 것을 잃어도 좋아. 허나, 우리 광한궁의 마음만은 잃지 마라. 우리는 절대 임금을, 이 나라의 위정자를 믿지 않아. 우리에겐 서로 밖에 없고,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건 우리 자신뿐이야. 새 임금이 제아무리 기세등등하게 날뛴다 한들, 우리 모두를 죽이지 못해. 우리 궁녀들은, 왕실을 지탱하는 기둥이야. 제아무리 왕이라 해도, 우리 없이는 살 수 없어.


오직 너뿐이다. 내가 널 생각하듯, 너도 날 생각한다면... 이곳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산 }}}

그러니까, 나의 마음도 나중에 말할 것이고, 너의 마음도... 나중에 들으마.

이산 }}}

전하는 늘 제게 수단이었는데, 저의 수단이 저의 목적을 망쳐버렸으니... 남은 것은 오직 복수 아니겠습니까.


헌데 자네, 그거 아는가? 내 지난날에 수많은 기억들이 다 날아가고, 남은 기억이 몇 개 안 남았어. 헌데, 이건 기억한다네. 자네가 내게 주었던 진정. 그 정을 이용만 하고 버려버렸던 부끄러움. 왕이라 그랬어. 왕은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지. 내... 수십 년간을 보위에 앉아, 수많은 판결을 내렸지만, 단 한 번도 부끄러운 판단을 내려본 적이 없어. 자네가 처음일세.

영조 }}}

수없이 많은 밤들을, 전하를 기다리며 지새웠지요. 혹시나 옛 약조를 기억하며 찾아오실까 봐. 언제나 아침은 밝아오고, 늘 깨닫곤 했답니다. 궁녀가, 임금을 사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전하는 늘 제게서 받아 가시기만 하셨지요. 한 번쯤은, 저를 위해 내어주시겠습니까?


임금의 약조를 믿기에는 제가 너무 약아졌지요. 전하의 진심을 믿기에는, 제가 너무 지쳤습니다.


저하께서는 뜻을 이루지 못하셨지만, 소인은 감히, 제 뜻을 이루고자 하옵니다.


소자는...소자는 어머니의 아들이 되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어머니께서 옹주여서가 아닙니다. 전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었습니다. 한 번도...한 번도 누군가를 어머니라 불러본 적 없던 제가 처음으로 어머니를 어머니라 불렀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아십니까.


제 어머니가 되어주신 은혜, 내세에서도 잊지 않고 보답하겠나이다.


하나는, 왕으로서 남기는 말이야. 앞으로... 수백, 수천의 사람들을 죽이게 될 게다.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누군가의 목숨을 거두어야 해. 해야 할 일을 하거라. 그것이, 네가 견뎌야 할 운명이니까. 또 하나는, 할애비로서 남기는 말이야. 이 할애비를, 용서하거라. 잘못은 했지만, 늘... 최선을 다했어. 그러니 이젠, 용서해다오. 산아. 이제, 네가 조선의 왕이야.

영조 }}}

봤지? 나는 약조를 지켰어, 이놈아.

영조 }}}

전하, 전하... 할바마마, 할바마마... 이리 훌훌 떠나버리시면 그만입니까. 제게 그토록, 큰 고통을 줬으면서. 아비를 빼앗고, 할미를 빼앗고. 그 모든 게 전하 때문이었습니다. 그 모든 게, 전하의 탓이었단 말입니다. 절대 용서하지 못합니다. 절대 용서하지 못합니다! 할바마마... 제발 돌아오소서. 소손, 무섭고 두려워 숨조차 쉬기 어렵습니다. 제발 다시 돌아오소서. 다시 돌아오소서... 할바마마.

이산 }}}

제조상궁 마마님도, 영빈자가도... 모두 다 같이 궁녀였던 사람들인데. 마지막은 참 다르구나.


난 변하는 게 싫어. 모든 게 지금 이대로 였으면 좋겠어.


우린 평생 왕을 모셔야 하는 궁녀인데, 그 왕이 바뀌었잖아. 이제부턴 모든 게 변할 거야.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무섭고, 두렵습니다. 결코... 숨지도, 도망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제부터 모든 것이, 저의 책임입니다.

이산 }}}

널 내 곁에 두고 싶어. 궁녀가 아니라, 여인으로서. 그러니까 난 지금, 너에게... 내 후궁이 되어달라, 말하는 것이다.

이산 }}}

덕임아. 난 너와, 가족이 되고 싶어.

이산 }}}


2.13. 13화[편집]


좋아. 결정했어.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로는 못 돌아가지만... 그 시절 속의 너는, 지켜주기로.[7][8]


널 원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너에게는... 독이 될 거야.


너에겐 네 동무들이, 나보다 더 소중한 것이냐?

이산 }}}

전하 곁에서는, 말 한 마디도 함부로 할 수가 없어. 가끔 숨이 막힐 것 같아.


왜, 자네는 내 꼴... 안 날 것 같은가? 자네의 세상은... 천년만년 계속될 것 같은가?


멀리서 봐야 보이는 것도 있는 법이지.


자식이 살려준 목숨이니... 함부로 버리지 않겠습니다.


네가 할 소리는 아니지. 날 제일 힘들게 하는 사람인 주제에.

이산 }}}

친아우마저 죽이는 임금이라 무서우냐. 혈육마저 마구 죽이는 사람 곁에 있는 것은, 꺼려져?

이산 }}}

전하께서 너무 고통스러워 보이셔서... 보위에 오르신 이후, 늘 고통스러워하십니다. 하루도 편해보시질 않습니다. 뭐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지요. 저 역시 하루하루, 무력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 감히, 날 밀어내려 한 죄.


이 조선 땅에, 주상이 손에 넣지 못할 여인이 있습니까. 감히 주상의 마음을 거절하는, 무엄한 여인이 있을 리 없고.


왜 무서워하느냐. 아무리 화가 난다 한들, 내가 널 어찌하기라도 할까 봐?

이산 }}}

- 아니옵니다. 저 스스로를 잃을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이 일은 잠시 뒤로 미루어두마. 미루어두겠다 하였지, 잊겠다고 하지 않았다.

이산 }}}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내어놓아라, 밀어붙이면 그만이지요.


이루신 것은... 글쎄요. 뭐하나 제대로 보이질 않는지라.


나는 그저, 지존을 모시는 궁녀일 뿐이다.



2.14. 14화[편집]


꿈입니까? 꼬집어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전하께서는, 꿈에서조차 꼬집을 수 없는 분이고.


내가 어디로 가든, 누구에게 가든... 감히 막을 수 없어.

이산 }}}

넌 약아빠졌거나 모자라거나 둘 중 하나야. 거슬려. 괘씸하다고. 지금도 봐라. 눈이나 동그랗게 뜨고. 넌, 내가 얼마나...

이산 }}}

난 전하의 마음을 쥐고 있다는, 확신이 있소.


한 번이라도 좋아. 오라버니께 도움이 되고 싶어. 하지만 난, 너무 쓸모가 없어.


아니라면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내게 말해보아라. 정말로, 너의 마음에 나는 없는 것이냐?

이산 }}}

저는... 저는... 전하의 여인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단 한 번도, 그리되기를 바란 적 없습니다.


상궁도 그리 생각하는가?

이산 }}}

감히 아뢰옵건대, 전하께서는... 그런 사내가 아니시옵니다. 그런 임금도 아니시옵니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떠난 사람은 마음에 묻고... 잊어야 하는 법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의 죽음을 다 자기 일처럼 슬퍼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기억하렴. 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너를 아낀단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이야기하렴. 힘이 되어줄 테니.


마음 따위 다치든 말든 상관없어! 그저 사람만 무사하면 돼. 과인의 명을 잊지 마라.

이산 }}}

조선은 나의 집이고, 그 집에 사는 모든 사람이... 내 가족이니까. 나 자신은 호의호식하면서, 내 가족이 짐승처럼 사는 것은 견딜 수가 없어.

이산 }}}

현실을 말씀드리겠다, 하지 않았습니까.


허나 주상은, 우리를 그저 경계해야 할 외척으로만 봅니다. 무언가 결단을 앞두고, 이리 집안 단속을 나서시는 걸 보니...


내겐 경희가 제일 소중해. 경희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거야.


우리 넷은, 늘 함께여야 돼. 기다려. 내가 가서, 우리가 잃어버린 한 명을 찾아올게.


실수? 자네는 실수를 한 것이 아니야. 잘못인 줄 뻔히 알면서도, 태연히 일을 저질렀지. 무슨 짓을 해도 용서받을 것이라 확신한 채. 내 그동안, 수도 없이 자네의 잘못을 용서했네. 어째서 그리하였는지 아는가? 미안했기 때문이야. 오래 전부터, 이런 날이 올 것이라 예상했네. 자네는 틀림없이, 나의 조정을, 나의 나라를 위협하게 될 거라고. 그러니 때가 되면!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이미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지. 알면서도 계속해서 결정을 미루었고, 결국 오늘에 이르렀네. 감히 국모를 모략하고, 과인의 백성들을 잡아 가두었어. 과인이 사사로운 감정으로 주저하고 망설이는 사이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지. 자네를, 내 손으로 죽이고 싶지 않다. 자네는 이제, 과인이 가장 경계하는 외척이고, 뼛속까지 증오하는 척신이네. 말해보게. 이제, 내가 자네를 살려둘 것 같은가?

이산 }}}

자네는 결코, 나의 사람이 되지 않아. 내가, 아무리 기다려도! 단 한 번도, 자네는 아니었네.

이산 }}}

신이, 전하의 사람이 아니었습니까. 단 한 번도, 전하의 사람이 아니었습니까?


죽여주시옵소서. 신은 이제 모든 것을 잃었나이다.


그리하여, 신이 나서는 것입니다. 아니옵니까? 정말, 정말 아니옵니까!


- 예, 소인도 아옵니다. 하오니 벌을 내리소서. 소인이야 어차피 한낱 소모품인 궁녀가 아닙니까. 맘에 들지 않으시면 죽이시면 그만 아닙니까.


세상에 태어나, 유일하게 연모한 여인이... 바로 너다.

이산 }}}

앞으로도 결단코, 그럴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2.15. 15화[편집]



명대사 중에서도 명대사인 대사들이 많은게 15화이다.


내일 동이 트기 전에, 궁을 떠나라. 썩 꺼지란 말이다. 두 번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이산 }}}

제가 감히 전하를 속였는걸요. 전하께서 궁녀를 속이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궁녀가 그리하는 건 있을 수 없으니까.


차라리 잘 된 일인지도 몰라요. 전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전하를 대할 수 없으니까.


그저 내 눈으로, 확인하고자 했을 뿐이야. 이제 궁 안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하니까.

이산 }}}

너, 정말 떠났구나. 빌지도, 매달리지도 않고. 그래, 그게 너지. 내 평생 너처럼, 괘씸한 건 본 적이 없어.

이산 }}}

정말 대비전을 끌어들이는 방법밖에 없었을까? 항아님은 말이오, 죽음을 각오하고 나선 게 아니야. 한 번 머리를 굴려봤겠지. 대비전을 끌어들이면 어찌 될까. 전하께서 날 죽이실까? 설마 그리는 못 하시겠지... 재빠르게 계산을 끝낸 다음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나선 거요. 어떻소? 내 말이 틀리오?


시간이 흘렀잖소. 전하께선 내 누이도, 항아님도... 전부 다 잊으셨다오.


오라버니께서 궁녀에게 실망하셨단 사실이 놀랍구나. 기대가 있어야, 실망도 있는 법인데.


전, 몰랐어요. 절 청연군주 댁으로 보낸 분이 전하셨다는 걸. 궁에서 쫓겨나던 날, 전 일부러 모진 말을 골라서... 전하께 내뱉었어요. 어떻게든 전하의 마음에 생채기라도 내보려고요. 곤장을 맞고 노비가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전, 출궁은 당했지만, 이렇게 잘 지내고 있어요. 그게 다 전하의 배려였다고 생각하니, 왠지 더 비참한 기분이 들어요.


- 그렇다면, 네 옷고름이라도 풀어야겠구나. 한 번 승은을 입으면, 더 이상 일개 궁녀일 수는 없게 되지. 승은을 입고도, 후궁의 품계를 받지 못한다면... 뒷방에 갇혀 허송세월이나 보내게 될 것이다. 다른 궁녀들의 멸시나 받는, 밥버러지로 썩게 되겠지. 그게 너에게는 죽기보다 더 무서운 일 아니냐. 이제야 좀 두려워?


나으리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말했지요. 원빈 자가께서 후궁만 되시지 않았어도, 살아계셨을 거라고. 그 말을 한 것을, 늘 후회했습니다. 자가께서는 원자를 낳고 행복하게 사셨을 수도 있어요. 그저, 운이 지독하게 나빴지요. 사람의 수명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고, 사람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자가의 죽음은 절대 나으리의 탓이 아닙니다.


난 모든 것을 잃었어. 죽을 때까지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지. 항아님은 그저, 딱 내가 죽지 않을 정도... 간신히 숨 쉴 수 있을 정도, 그 정도 위안을 줄 뿐이야. 전하께서도 가지시지 못한 것을, 내가 가졌다는 알량한 위안 정도야 받을 수 있겠지. 그러니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걸랑, 기억하시오. 나를 죽인 것은, 항아님이라오.


그 누구도, 너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산 }}}

- 네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라고? 언젠 내 것이었던 적이나 있었느냐.


전하. 이 글은 신이 전하께 올리는 마지막 진심이 될 것이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돌이키고, 또 돌이켜보았고, 마침내 깨달았나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하께서 어린 세손이시고, 신이 어린 배동이었던 시절을 기억하시옵니까? 신은 처음부터 전하를 속였나이다. 금서를 찢어, 전하를 위기에서 구한 사람은... 신이 아니었습니다. 전하를 구한 이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작고, 하찮은 어린 생각시였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신은 그 생각시의 존재를 잊고 살았나이다. 전하를 구해드린 사람은 바로 저라고. 그러니 전하의 믿음과 신뢰를 받아 마땅하다고, 그리 믿고 살았나이다. 그러나 하늘은 모든 거짓을 지켜보는 법이지요. 그 생각시는 분명, 지금도 그 금서에서 찢어낸 책장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신은 왠지, 그 어린 생각시가 누구였는지 알 것만 같사옵니다. 신은 이제 신의 누이를 지켜주러 떠나옵니다. 불충한 신이 마지막으로 고하오니, 부디 전하께서도... 자신의 진심을 속이지 마옵소서.


나는 과연, 그에게 최선을 다했던가. 그를 죽인 것은, 결국 내가 아닌가.

이산 }}}

허나 이 어미만은 말해주고 싶어요. 주상, 부디 행복해지세요. 산아, 행복해지렴.


평생 무슨 일이든,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어떤 난관이든 헤쳐나갔어. 하지만... 너는 너무나 어려워.

이산 }}}

내가 보지 못할 때, 알지 못할 때, 홀로 울지 마라. 이것은 명이다.

이산 }}}

한 번 변해버린 것은, 돌이킬 수 없지요. 모르겠습니다. 그냥 눈물이 나서...


허나 살아만 있다면, 다시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지. 내 눈앞에, 살아만 있다면.

이산 }}}

이제 와 옛일을 끄집어낸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고맙다. 몇 번이고 날 구해주어서. 내가 알지 못했을 때조차, 날 지켜주어서. 고맙다, 덕임아.

이산 }}}

역시, 너무 늦은 것이냐. 한 번 변해버린 것들은, 정녕 돌이킬 수 없는 것이냐. ...널 그리워했다, 덕임아.

이산 }}}


2.16. 16화[편집]


- 그리 말할 줄 알았다.


세상에는 돌이키기 어려운 일이 있어요. 사람의 마음은, 한 번 상하면 돌이키기 어려워요.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는 하지 않으려 하옵니다.

이산 }}}

예전에 난 너를 이용할 생각이었어. 주상께서 널 특별하게 생각하시는 걸 알았지. 그래서 어떻게든, 손에 넣으려 했다. 너 역시 그 사실을 알았겠지. 허나 지금은 아니야. 너는 너 자신으로 충분해. 난 그저, 길고 외로운 궁 생활을 견디기 위해... 곁에 둘 벗이 필요하구나.


- 그러니까 마음이 오간 것까지는 모르는 척, 그냥 눈감아주시겠다. 이 사람은 주상과 다르답니다. 내 사람은 온전히 나만을 생각해야지요. 제아무리 마음에 드는 것이라 해도, 내 것이 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부숴버리겠어요. 기분 나쁘니까. 주상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한 나라의 임금이, 궁녀 하나를 구해내지 못하는군요. 그럼 앉아서 구경이나 하세요. 저 아이가 죽는 것을.


아니, 네 오라비였어? 나는 그것도 모르고...

이산 }}}

그리하실 수 없을 겁니다. 제가 그리하실 수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이산 }}}

오늘밤 성가 덕임을 내 침전으로 들여라.

이산 }}}

덕임아. 임금께서, 뜻을 정하셨다. 궁녀는... 따를 수밖에 없어.


너는, 궁녀야. 전하께서 바라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


날 연모하지 않는다 해도, 너는 내 것이다. 더 이상... 내가 없는 곳에서 홀로 울지 마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지도 마.

이산 }}}

전 약조를 지켰고, 저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더 이상 내어드릴 것이 없습니다. 저를 놓아주십시오. 보내주십시오.


충의이든, 연민이든. 그저 내 곁에만 있어준다면... 대답해다오. 내가 정말... 이 손을 놓아야 하는지. 말해다오, 덕임아.

이산 }}}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무슨 상관이야. 이미 일어난 일인데.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다고.


딱 할 만큼만 해. 전하의 눈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만. 연모하는 척을 해야 한다면, 해. 진짜로 연모하지는 말고.


그냥. 쓸데없는 허세 같은 거야. 그래도 지금 내가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허세라도 없으면... 좀 괴로울 것 같아.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냥 받아들여봐. 최선을 다해봐. 그러다 보면, 작은 행복이라도 생길지 몰라.


주상께서는 그 아이를 위험에 빠트리셨어요.


지키기 위해, 제 곁에 둔 것입니다.

이산 }}}

오로지 주상에게서 달아나고 싶었는데 실패한 건지도 모르죠.


좋은 임금이 좋은 부군은 아니질 않습니까.


- 예. 전 전하의 것이지요. 전하께서는 결코, 제 것이 되실 수 없고.
-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꼭, 달아날 궁리를 하는 사람 같아. 소용없다. 놓아주지 않을 거니까. }}}


별 다른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곳에 앉아, 하루 종일 전하를 기다리는 일. 그게 제 일입니다.


영원히, 이리 있을 수 있으면 좋겠어.

이산 }}}

덕임아. 난 절대, 할바마마처럼 사랑하지 않는다. 난 끝까지 지켜낼 거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산 }}}

전하께선 임금으로서 마땅히 하셔야 할 도리를 하러 가신 거다.


저는 전하께, 아무것도 바랄 수 없고... 아무것도 기대해선 안 된다는 걸... 처음부터 이미 알고 있었어요.


- 예. 전하께서도, 임금이신게 어울리십니다.


괜찮아, 너희가 있잖아. 나 대신 너희가 보면 되지. 돌아와서, 전부 이야기해주기다?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무엇을... 잃었을까.


- ...알면서 뭘 묻지?


...상관없다. 어차피 넌 내 것이니까.

이산 }}}

마냥 기쁠 수도, 마냥 슬플 수도 없는 것.



2.17. 17화(최종화)[편집]


아비로서, 자식을 앞세웠소. 애통함은 차마 이루 말할 수 없으나, 과인의 자식은... 세자 하나가 아니오. 조선의 백성 모두가 과인의 자식이지. 이번 역병으로, 도성에서만 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죽었소. 경들에게 명하니, 더 이상 슬픔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마시오. 지금 당장, 백성들을 하나라도 더 살릴 방도를 찾으시오.

이산 }}}

- 세자만이... 우리아이가 아니다. 우리에겐 아직 아이가 있어. 뱃속의 아이는, 너만을 의지하고 있다. 친아비인 나조차 돌볼 수 없어. 그 아이에겐 오직 너뿐이야. 과인이, 어린 세자를 지키지 못했지. 난 얼마든지 미워해도 좋아. 그래도 어미로서, 해야할 일을 해다오.


우리가 정말, 가족이 되었구나.

이산 }}}

무슨 일이 있어도, 너와 원자만은 반드시 지켜주마. 임금이 한 약조이니 믿어도 좋아.

이산 }}}

- 어서 가세요. 돌아가, 덕임아.


- 알고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결코 예외를 두지 않으시겠지요. 하여 살려 달라 간청 드리지 않았습니다. 애원하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저... 혼자 있고 싶습니다.


영희가 먼저 떠나고, 이제 우리 셋이 남았어요. 이제 더 이상, 새치기는 없어요. 아무도 먼저 가기 없기예요. }}}


- 다시 필 것이옵니다. 언젠가... 반드시. 그 때가 되면, 모든 게 다시 괜찮아지겠지요. 전하와 함께, 꽃을 구경하고 싶습니다. 전하께서, 아직 동궁이시고... 제가 궁녀였던 시절처럼. 모든 게, 다 괜찮았던... 그 여름날처럼.


친누이인 나조차, 오라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 오라비가 죽었는데, 상복을 입지 못합니다. 조문조차 가질 못해요. 이 구중궁궐에 갇혀...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누가 우리를 이곳에 가두었을까요. 아홉 개의 담장을 둘러 가두고,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막았을까요. 궁궐은, 참으로 화려한... 감옥이지요.


넌 가지 말라 하면 간다 하고, 가라고 하면 가지 않는구나.

이산 }}}

- 북풍은 차갑게 불고, 눈은 펄펄 쏟아지네.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떠나리. 어찌 우물쭈물 망설이는가. 이미 다급하고, 다급하거늘. 북풍은 차갑게 휘몰아치고, 눈비는 훨훨 휘날리네.[9]
-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함께 돌아가리.[10]
- 붉지 않다고 여우가 아니며, 검지 않다고 까마귀 아니런가.
-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손 붙잡고, 수레에 오르리. }}}


소중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우리 곁을 떠나가. ...그래도 우리에겐 서로가 있으니 견딜 수 있어. 그렇지?

이산 }}}

괜찮습니다, 전하. 전하께서는 강인하신 분이지요. 그러니... 괜찮으실 것이옵니다.


그냥요. 예전처럼, 한 번 불러보고 싶었어요. 마마님은, 마음이 굳건하신 분이에요. 전 예전부터, 그게 참 좋았어요. 절 낳아주신 어머니는, 다정하고 상냥하셨지만... 마음이 약하셨어요. 마마님처럼 강한 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니까, 마마님은 괜찮으실 거예요.


- ...덕임아. 덕임아. 덕임아? 덕임아... 덕임아. 눈 좀 떠보거라... 덕임아...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 덕임아... 제발... 제발 가지 마라... 나를 두고 가지 마라... 덕임아...


- 영감. 부디 전하를 지켜주십시오. 너무, 쓸쓸하지 않도록... 외롭지 않도록... 영감께서, 잘 지켜드리십시오.


나는... 너를, 잊을 것이다.

이산 }}}

- 의빈을 잊으셨다, 생각하였습니다. 하오나 아니셨군요.


- 다물어라. 내가 왜 너의 입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들어야 하지? 다른 이의 입에서는 들을 필요 없어. 방자하게 굴지 마라.


너무 작다... 이리도 작은 사람이었던가... 그런 너를, 내가 연모하였다. 덕임아...

이산 }}}

- 다른 그 어떤 여인도, 네가 될 순 없으니까. 덕임아, 나는 내 천성을 거스르면서까지, 너를 마음에 두었다. 그러니 다른 이는 필요 없어. 오직 너여야만 해.


- 있어야 할 곳은 여기다. 알고 보니, 시간이 많지 않더구나. 기다릴 여유도 없었고. 그러니, 날 사랑해라. 제발... 날 사랑해라.


그리고 바랄 것이다. 이 순간이, 변하지 않기를.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이산 }}}

그리하여, 순간은 곧 영원이 되었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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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대사는 2화에서 성인이 된 덕임에 의해 한번 더 레프라이즈된다. 근데 그걸 듣고 있는 사람이 세손 저하 본인이다[2] 이세영이 뽑은 명대사. 덕임이 가진 소박한 꿈과 주체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대사이다.#[3] 이준호가 뽑은 명대사. 산 또한 확실히 몰랐던 본인의 마음을 덕임에게 되물어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4] 시경 중 북풍의 구절이다.[5] 미공개씬으로, 7화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13화에 덕임의 회상 장면으로 다시 등장한다.[6] 미공개 영상[7] 원래 7화에 나오는 미공개씬이나, 13화에서 덕임의 회상 장면으로 다시 등장한다.[8] 미공개 영상[9] 5화에서의 덕임의 대사로 레프라이즈 됐다.[10] 5화에서의 산의 대사로 레프라이즈 됐다.[11] 원작소설에서도 마지막 문장이었고 옷소매 붉은 끝동의 주제를 관통하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