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게 좋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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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의미
3. 형식
4. 유사 표현
5. 용례
6. 여담
7. 외부 링크


1. 개요[편집]


'좋은 게 좋은 거다'는 한국어의 관용구 중 하나이다.


2. 의미[편집]


표면적 의미로만 보면 [좋은 것] = [좋은 것]으로 자명한 항진 명제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쓰이는 의미는 이와 매우 다르다.[1] 이 말은 주로 "지금 딱 보기에는 좋은 일이, 따지고 보면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좋은 것이니 더 이상 파고들지 말자"라는 의미로 쓰인다. 따지고 봤을 때 생기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 도덕적 문제가 있을 때
뇌물 같은 것을 주고 받으면 표면적으로는 선물을 주고 받으니 이득이 된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불법이라는 것을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다 알고 있다. 그때 "좋은 게 좋은 거지, 빡빡하게 생각하지 말자" 식으로 말하는 것이다.
  • 문제를 지니고 있는 관행
어떠한 관행들은 여러 문제를 지니고 있지만 사회 관습상 "하면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어떤 개인이 불만을 표하면 "(남들 다 하는데) 좋은 게 좋은 거지, 따지지 마라" 식으로 말하곤 한다.
일례로 세간에서는 개인이 서로서로 양보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대하여 상대 측에서 '기왕 하는 거 나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해주면 안 될까? 딱히 너한테 피해가 되는 일은 아니야' 라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본 위키에서는 권고사직에서 그러한 용법으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표현이 쓰이고 있다.
  • 문제가 나중에 생길 수 있는 일
어떠한 일들은 당장은 좋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깊게 생각하지 않고 일단 당장에 좋으니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후미진 곳에서 거금이 든 가방을 발견했다 치자. 그만한 돈을 숨겼다는 것은 뭔가 안 좋은 일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잠재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걸 깊게 생각하지 않고 돈을 가져가면서 '좋은 게 좋은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 여러 문제가 있지만 어떤 면(주로 화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
몇 가지 문제점을 거론한 뒤에 '그래도 아무튼 좋은 일이다'라는 식으로 쓸 수도 있다.
디스이즈게임 2015년 기사#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개봉일이 본토인 미국보다도 한국에서 더 빠른데, 여러 복잡한 사정이 있겠지만 한국 영화 관람자 입장에선 아무튼 좋은 일"이라는 의미에서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표현이 쓰였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한국 영화 관람자 입장에서 이를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영화 "결투자들"(1977)의 블로그 리뷰에서는 "좀 아쉬운 점은 있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의 개성은 잘 드러난다. (영화는 감독의 개성이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므로) 좋은 게 좋은 거다" 식으로 쓰였다.# #살아있다#의 블로그 리뷰에서도 여러 문제점을 거론했지만 결국에 해외 성과가 좋았으니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자, 좋은 게 좋은 거지' 라고 말함으로써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식의 순환 논리를 구성하곤 한다.#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선언함으로써 논점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박완서 소설어 사전"에서는 '좋은 게 좋다'는 말을 '다소 미흡하거나 석연치 않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는 것이 서로가 좋은 일이라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


3. 형식[편집]


'게', '거'는 ''의 준말이다. 다만 이 표현은 꽤나 구어적이어서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17000건)보다는 '좋은 게 좋은 거다'(33000건)가 좀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좋은 게 좋은 거지'(18000건), '좋은 게 좋은 거죠'(6000건), '좋은 게 좋은 거야'(8000건)도 자주 쓰인다. '좋은 게 좋은 거예요'(1000건)는 앞선 것들보다는 그렇게 흔하게 보이지 않는다(2023년 1월 기준).


4. 유사 표현[편집]


위의 관용적 용법이 아닌 [좋은 것] = [좋은 것]의 의미로 쓰일 때도 있는데, 이 때는 '질이 좋은 것이 좋은 소금이다'처럼 추가적인 표현이 더 붙어야 한다.#(동아일보, 1959.10.13.) [A가 좋은 것] = [B가 좋은 것]의 구조로, 위의 예도 '좋은 소금이란 (다른 요소 말고) 질이 좋은 소금을 뜻한다'의 구조이다.

A = A 식의 구조를 가진 비슷한 어구로는 "없는 게 없다"가 있다. 이 역시 "X없다 ⊂ A없다 (X는 특정 개체, A는 일반 개체)"[2]로 해석하면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자명한 항진 명제가 된다. 이 문장은 실제로는 "[X,,없다,,]없다" (=모든 것이 다 있다)의 구조로,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없다'라는 단어의 특징을 이용해 이중부정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도 [A한 것] = [A하다] 식의 구조이다. 이는 그나마 조금 A = A의 의미에 가깝다. '내려가다'를 2번 강조함으로써 운명적인 느낌을 더한 것이다. 즉, '내려갈 팀'이 '내려가다'라는 속성을 지닌 것은 당연하지만 저 말의 핵심은 '(이 팀은) 내려갈 팀이다, 그러니 내려가게 되어있다.'라는 것이다.

"A도 B이긴 B이다/B이긴 하다"와 같은 표현도 있다. 이는 "보통 세간에서 말하는 B는 아니지만 B의 최소한의 요건은 갖추고 있다" 정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령 "런천미트고기이긴 고기다"라고 말하는 경우 "보통은 '고기'라고 할 때 런천미트가 들어가지는 않지만, '고기'의 최소한의 요건(동물의 살로 이루어짐)은 갖추고 있다"를 의미한다.


5. 용례[편집]


꽤 옛날부터 썼을 표현 같지만 검색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기준으로 1968년에도 이런 표현은 쓰이고 있다.

哲學의 貧困이 行態의 過剰을 낳아가는 것일까? 이렇듯「좋은것이 좋은것」이라, 多答이면서도 결국 無答로 흐르는 일이 우리네엔 너무나 많다.

조선일보, 1968.04.21., "옳은 問題・答・管理"


  • 유리상자의 1997년 곡 "웃어요"에는 '웃어요 웃어봐요 좋은게 좋은 거죠'라는 가사가 있다.#
  • 김준우의 2018년 곡 "말이 씨"에는 '좋은 게 좋은 거예요'라는 가사가 있다.#
  • 2019년 한국 영화 뺑반에서는 서민재(류준열 분)의 대사로 "좋은 게 좋은 거죠"가 나온다.#


6. 여담[편집]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아직 관용어구로 실려 있지 않다. '팍팍하다' 표제어의 예문으로 "좋은 게 좋은 거지. 뭘 그리 팍팍하게 구느냐?"가 실려 있을 뿐이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라는 점에서는 좀 더 근래의 신조어 엄근진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7. 외부 링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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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항진 명제는 언어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기가 어렵다. 그라이스의 대화 격률(Gricean maxims) 중 하나인 양의 격률에서 보듯 언어 참여자는 정보 값이 있는 말을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항진 명제처럼 자명한 논리는 화청자가 모두 알고 있으므로 정보 가치가 크지 않으며 말할 일도 별로 없다. 만약 그런 말을 하면 "무슨 당연한 소릴 하고 그래?"와 같은 반응이 나올 것이다.[2] [없다\]라는 속성을 지닌 특정 개체 X는 [없다\]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없다\]라는 속성을 지닌 일반물 A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