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8900-EX

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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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 재단 세계관에 존재하는 일종의 현상. 대표적인 '해명된(Explained)' SCP로,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 변칙 현상 SCP로 취급되지도 않고, 격리 절차도 필요없다.

2. 상세[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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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스팩트럼에 영향을 미쳐서 기존의 색상이 다른 색상으로 보이게 만드는 일종의 인지 현상으로, 접촉을 통해서 사물에서 사물로 옮는다. 이러한 변색 현상은 세계관 상의 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이상하고 부자연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1800년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SCP-8900-EX는 단지 특정 촬영 기술의 부작용으로서 사진 건판을 변색시키는 정도의 선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1935년 █████사가 연구하던 "삼원색 감광 필름"[2]의 실험을 계기로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SCP 재단은 과거에 발생한 적 없는 변칙 현상이었던 SCP-8900-EX의 확보 및 격리를 시도했고, 극도로 격리하기가 힘든 SCP-8900-EX에게 케테르 등급을 매기고서 재단 인원이 SCP-8900-EX의 영향을 받은 개체와 접촉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SCP-8900-EX의 영향을 받은 사물이나 생물은 무조건 소각 처리하는[3] 극단적인 처방까지 내리며 SCP-8900-EX의 격리를 위해 힘을 썼다.

'사람을 완전한 어둠 속에 가두면 SCP-8900-EX의 전염을 억제할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실마리를 잡고서 요원 두명을 이용한 임상 실험에 들어간 기록이나 SCP-8900-EX에 대항하는 또 다른 '감염'을 만들고자 했다는 언급도 있는 등, 재단은 재단 나름대로 이 통제 불가능한 케테르급 SCP를 격리하고 무력화하려는 데에 전력을 쏟았다.

하지만 이상의 모든 내용은 취소선이 그어져 있고, SCP 문서 최상단의 "이 내용은 참조 전용으로 보존되었으며, 현재 SCP-8900-EX에 적용되는 격리 프로토콜은 없다"는 공지사항과 최하단의 "O5의 명령이 있어야 열람이 가능한 항목"이라는 접힘 문단 만이 남아있는데...

3. 진실[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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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군. 우린 실패했다네. SCP-8900의 영향은 너무나도 널리 퍼져버려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네.

O5-8의 부록

끝내 SCP 재단은 SCP-8900-EX를 확보 및 격리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모든 격리 및 무력화 시도[4]가 실패로 돌아간 SCP-8900-EX는 결국 온 현실을 뒤덮고 말았고, 이에 재단은 O5-8의 명령 하에 최후의 수단이었던 비탄 프로토콜을 발동, 전 지구에 기억 소거제를 뿌려 전 인류가 SCP-8900-EX에 의해 변질된 색상을 원래부터 그런 색상이었던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현재 SCP 재단 세계관 상에서 "파란 하늘", "초록색 나뭇잎"과 같은 색상의 개념은 모두 이미 SCP-8900-EX의 영향을 받고 변색된 결과물이며, SCP-8900-EX가 나타나기 전까지 '파란색'과 '초록색'이 어떤 색을 말하는 것이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5] 단지 문서 최상단의 SCP-8900-EX에 의한 오염이 진행되다 만 군인 사진 만이 유일하게 색상이 변질되기 전의 세상이 존재했음을 말해주고 있을 뿐.

4. 여담[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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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된 SCP 중에서도 굉장히 이례적인 케이스. 다른 해명된 SCP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과학 기술과 사회적 인식이 진보되어 일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처음부터 평범한 현상에 재단이 과민반응했거나[6] 좀 더 세밀한 조사 결과 애당초 변칙 현상이 아니었음이 드러나는 케이스[7]도 있는데 비해, SCP-8900-EX는 한때 명백한 '변칙 현상'이었으며 재단도 이를 격리하려 시도했으나 격리 시도가 완전히 실패하고 SCP 자체가 현실을 장악했다. 때문에 재단은 변칙 현상을 정상성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드는 전례없는 조치를 취했다.

O5-8이 남긴 부록에서 인류가 SCP-8900-EX에 의한 변색 현상을 잊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언급된 기억 소거제 'ENUI-5 화합물'은 이후 SCP-2000에도 인용된다. O5-8의 표현에 따르면 이 기억 소거제는 재단이 가진 기억 소거 약물 중에서도 가장 감지하기 힘든 물건이라고.

또한 간과하기 쉬운 사실로, 만약 차원이나 평행우주와 관련된 SCP 설정에 SCP-8900-EX의 설정까지 정사로 적용된다고 본다면 8900-EX의 영향과 재단의 기억 조작은 세상의 이치나 다른 차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다. SCP 문서에 따라선 재단의 인원들이 다른 차원을 탐사하고 거기서 지적 존재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데 어떤 탐사기록에서도 다른 차원의 지적 존재가 '아니 님들 색 왜그래요?'라고 지적하거나 재단 인원들이 그 차원에 대해 묘사할 때 색상이 온통 흑백이거나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색 배치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 또한, 재단은 8900-EX를 일종의 감염으로 간주하고 있었는데, 어떤 초자연적인 질병이라도 척척 고쳐내는 SCP-500이 복용자의 색상(?)을 바꾼 기록은 없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8900-EX는 세상의 이치를 뒤틀고 다른 차원까지 뻗어나갔으며 재단은 그걸 따라서 기억 소거를 진행했거나 다른 차원은 기록이 없을 정도로 한참 전에 장악당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그런 말을 했다 쳐도 이 scp의 격리실패를 알려주지 않기 위해 O5에 의해 삭제 및 검열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8]

SCP-8900-EX는 광범위한 전염성을 가진 변칙 개체가 나타났을 때 재단이 확보 및 격리를 실패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는 예이기도 하다. 8900-EX는 물체의 색상을 변질시키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기억 조작으로 인류가 8900-EX에 의해 변질된 색상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으로 타협할 수 있었지만, 인류나 주변 환경에 직접적이고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일으키는 변칙 개체가 8900-EX처럼 재단의 격리 시도를 무시하고 전세계로 뻗어나갔다면 K등급 시나리오로 직행하게 될 것이다.

색 인지가 바뀐다는 것은 인식론의 초랑 논변과 흡사하다. 무슨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면, 색맹이 알고있는 색상과 일반적인 사람의 눈이 똑같은지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에 수록된 '라비나슈만 드 블라슬라브의 이야기'도 이 내용과 비슷하다.

어떤 재상이 왕에게 말했다.

"올해 거두어들인 곡식이 모두 어떤 곰팡이에 감염되었습니다. 이 곡식을 먹는 사람들은 정신에 이상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자 왕이 말했다.

"하면, 백성들에게 알려서 그 곡식을 먹지 못하게 해야겠구나."

"하오나 그것 말고는 달리 먹을 게 없습니다. 만일 백성들에게 그 감염된 곡식을 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하면, 백성들에게는 그 오염된 곡식을 주고, 우리는 곳간에 비축해 둔 성한 곡식을 먹으면 되겠구나."

"하오나 모든 백성이 미치광이가 되고 우리만 정신이 온전한 사람으로 남게 되면, 백성들은 오히려 우리를 미치광이로 여길 것입니다."

왕은 깊이 생각하다 재상의 말을 받아들여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길은 하나뿐이로구나. 우리도 백성들처럼 그 오염된 곡식을 먹기로 하자. 하지만 우리가 미치더라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 이마에 어떤 표시를 하기로 하자."

요주의 단체 윌슨 야생동물 구제에서 보호하고 있는 자이언트 팬더 니우니우[9]는 사진만 찍으면 주변이 이상하게 찍히는 변칙 현상을 보인다. 담당 직원이자 연구원의 말에 의하면 이 니우니우는 8900-EX의 효과에 저항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