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서당/에피소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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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문서: 맹꽁이 서당/에피소드 1. 왕의 기상을 타고난 아이[편집]
첫 에피소드는 자식을 서당에 입학시키기 위해 한 아비가 자식을 데리고 서당을 찾아오는 내용인데, 아비도 엄청나게 무식해서 맹꽁이 서당이라고 부르고, 훈장님이 현판을 가리키며 이것도 모르냐고 하니까 까만 건 글씨고 누런 건 나무판이라고 했다.
원래는 공자, 맹자를 존경하는 뜻에서 공맹서당(孔孟書堂)이라고 이름 지은 건데 거꾸로 이름이 퍼진 것.아버지: 까만 건 글씨고 누런 건 나무판 아닙니까.
훈장님: 크으...
그러면서 자식이 아버지가 까막눈이라니까 아비가 그러니까 아비처럼 되지 말라고 하자, 훈장님이 부자가 같이 배워야겠다고 해서 졸지에 아비도 같이 글공부를 하는 처지가 되었고, 아비는 결국 뒷간 핑계를 대고 도망쳐버렸다. 그걸 눈치챈 아들이 '아버님 도망가시면 안됩니다'라고 옷자락을 당기자 아버지가 '이 놈아, 애비는 측간 가는 거여'라고 하면서 도망쳤다. 나중에 그 아이가 말하기를, 아버지가 이런 식으로 공부를 피한 게 한두 번이 아니고, 조상들도 그래서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4대째 까막눈이라고 한다.
2. 태조 이성계 조선 건국[편집]
첫 에피소드에 이어 훈장님이 맹꽁이 서당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불평하는데, 학동들이 거들자 "밖에서 네놈들이 그러고 떠드는 걸 모를 줄 아냐?"며 혼냈다. 즉, 맹꽁이 서당이라는 이름은 학동들이 퍼트린 것.
그래서 학동들이 언문(한글)으로 팻말을 세워서 이름을 알리기로 제안했는데, 사실은 팻말 만드는 척하면서 놀려고 하는 작전이었다. 먹을 갈 때 솔잎을 넣으면 향이 좋다고 솔잎 가져오는 데 시간을 낭비한다든가,[1] 팻말은 훈장이 안 볼 때는 깎는 척만 한다든가, 먹 가져오라고 할 때 일부러 먹을 쏟는다든가...
특히 한 녀석은 솔잎을 3개씩 가져오자 훈장님이 때리면서 혼낼 때 이 녀석이 한다는 말이 "(솔잎이) 무거워서 그래요~." 그리고 먹을 일부러 쏟은 걸 보고 훈장님은 꾀 부리는 걸 알아채고 애들을 혼내는 등 난리가 아니었다.
팻말의 기둥을 땅에 묻고 밟아서 땅을 다질때 학동들이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 어이 달공." 하고 장례 치르는 노래를 하자 훈장님이 "시끄럽다! 사람 장사 지네? 어 어이 달공은 왜 해?!!" 라고 역정내고 이에 학동들 왈 " 그래야 오래 묻을 수 있데요."
먹도 다 갈고 팻말도 다 깎자 훈장님은 애들을 못 믿어서 자신이 직접 팻말의 글씨를 쓴다. "차후로 우리 서당을 맹꽁이 서당이라고 부르는 놈은 경 칠 줄 알아라."라고 팻말을 만들었고, 학동 한 명이 한석봉이도 울게 잘 쓰셨다고 했다가 스승을 놀리냐고 혼났다.
그러다가 수업료 주러 온 학동집 종 강쇠가 맹꽁이 서당이라고 부르자 훈장님이 무슨 짓이냐고 성냈는데, 강쇠는 분명 맹꽁이 서당이라고 부르라고 되어있었다고 했다.
훈장님이 같이 가보니까 거기에 '안\'자가 있어서 "차후로 우리 서당을 맹꽁이 서당이라고 안 부르는 놈은 경 칠 줄 알아라."가 되어버리면서 끝내 맹꽁이 서당 확정.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분명 전 페이지에서 훈장님이 글을 썼을 때는 '안' 자가 없었고 학동들도 아무 이견을 내질 않았기 때문. 그래서 훈장님은 처음엔 학동들을 탓했으나 자기가 벼루와 붓을 들고 가서 썼다는 것과 붓은 계속 자신이 가지고 있었다는 것, 글씨체가 자기 것과 같다는 점 때문에 학동들의 짓이 아님을 알았다.
나중에 화가 난 훈장님이 누가 했냐고 하자 학동들 모두 무슨 소리냐고 진짜로 의아해했다. 그러면 훈장이 쓰고도 못 봤고 학동들도 몰랐다는 말이 된다. 훈장님은 이에 대해서 의아해하다가 누가 볼까봐 급히 지우려고 뛰어나갔지만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이미 그 팻말을 보면서 하도 맹꽁이 서당으로 알려지니까 아예 이름 바꿨다고 웃어댔다. 그걸 보자 팻말을 부숴버렸지만 이미 상황은...
이후 여전히 영문을 모르는 학동들이 무슨 일인지 물어보자 훈장님이 '몰라도 괜찮아'라고 호통친 다음 '글공부가 중요하지, 그게 중요해?'라고 하면서 수업하는 거로 끝.
훈장님이 실수로 쓴 게 아니라면, 유력한 범인은 수업료 주러 왔던 강쇠. 팻말을 봤다면서 자기 입으로 어깨 너머로 배웠지만 내 언문 실력은 무시 못한다고 했으니 언문을 알고 있다는 소리고, 팻말을 세운 뒤 처음 맹꽁이 서당이라고 부른 게 강쇠이기 때문. 달랑 한 글자 정도는 글씨체를 베끼기도 쉬울 테고. 다만 하인이 기별서리도 아니고 그 무거운 지필묵을 휴대하고 다닐 리는 없고, 또 분명 훈장님이 팻말에 글씨 전체를 다 썼을 때에는 분명 안 자가 써져있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냥 지나가던 다른 행인이 장난으로 훈장의 글씨체를 베껴서 썼다는 게 제일 유력하다.
3. 함흥차사[편집]
학동들 몇 명이 서당에 오면서 먼저 온 아이들을 큰 맹꽁이, 작은 맹꽁이라고 부르자 훈장님이 맹꽁이 서당 운운하지 않았냐고 성질을 내자, 학동들은 아이들 별명을 부른 것뿐이라며 겨우 무마했다.
마침 그날은 최 진사댁 환갑잔치 날이라 훈장님이 거기 가려고 하는데 아이들은 다 알면서 모르는 척 어딜 가느냐고 물었고, 훈장님이 알 거 없다니까 학동 한 명이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어른이 계시거든 멀리 나가서 놀지 말 것이며, 혹시 먼 곳에 갈 일이 있으면 반드시 가는 곳을 알릴지어다"라고 했다고 한다.
훈장님은 그건 애들에게 한 말이라니까 그래도 공자 어른 말씀은 애, 어른 할 것 없이 지켜야 하지 않냐는 정론(?)을 들이밀자 이에 화난 훈장님이 "이 맹꽁이 같은 녀석"이라고 했다가 훈장님이 맹꽁이라고 하셨다고 학동들이 배꼽 빠지게 웃어댔다.
그 뒤 훈장님은 잔칫집에 가면서 혹시라도 잔칫집에 나타나면 혼날 거라고 하면서 학동들 신발을 몽땅 치워버리고는 조금 떨어진 곳에 호족(虎足: 호랑이 발바닥 도장)을 찍어놓았다. 훈장님이 가자 학동들은 좋아했고 그걸 대비해서 이미 신발을 한 켤레씩 더 준비해놨다.
길을 가다가 호랑이 발자국을 발견하고는 겁에 질려 떨다가 발자국도 얼마 없고 핏자국도 없고 나무에 보따리가 걸려있는 걸 이상하게 여겨 끌어내려 열어봤는데, 거기 들어있는 짚신과 도장을 보고서 훈장님이 꾸민 짓임을 알게 되었다.
학동들은 급하게 잔칫집으로 갔는데 중간에 눈치 가출한 하인이 맹꽁이 서당 학동들이 왔다고 크게 얘기해서 위기가 있었지만 그 순간 잽싸게 내뺐고 또 훈장님이 술에 취했던 상태라서 위기를 넘겼다.
학동들은 훈장님과 멀찍이 떨어져 재빨리 포식한 다음, 훈장님이 예상보다 빨리 돌아가는 걸 보자 산을 넘어 지름길로 가서 서당에 먼저 도착해 글 읽는 척 했다. 훈장님은 선대왕 이야기를 하다 술기운에 취해 잠들었고, 학동들은 우리가 잔칫집 간 것도 모르니 이래서 맹꽁이 서당이라고 낄낄댔지만, 사실 훈장님은 자는 척하고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야말로 뛰는 학동들 위에 나는 훈장님. 아마 그 눈치 없는 하인 때문에 눈치챈 듯하다.
4. 황정승 맹정승[편집]
장쇠의 첫 등장 에피소드다. 맨 처음엔 한 학동이 천자문을 외다가 못 외워서 훈장님에게 '이거는 많이 봤던 글자인데 모르겠습니다'라고 물어봤더니 '네 이름에 들어가는 쇠 금(金)자도 모르냐'면서 때린 다음 '너 같은 녀석이 있어서 뭐라고 하는지 알아'라고 했더니 '맹꽁이 서당이라고 하죠'라고 하자 훈장님이 뒤집어지셨다. 그 다음에 정신을 차린 훈장님이 다른 서당에선 어린 애가 천자문을 떼고 대학을 읽는다고 하면서 여긴 언제쯤 제대로 된 제자가 나오겠냐고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가 장쇠가 늙은 홀어머니와 같이 왔는데, 장쇠의 커다란 덩치를 보고 훈장님과 학동들이 놀란다. 그러나, 워낙 바보라서 나이가 몇이냐니까 처음엔 "예, 장가갈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좋은 혼수감이 있으면 구해 주십시오"라고 하고, 어머니가 나이를 말하라니까 "금년에 꼭 60살입니다."라고 한다. 이유인즉슨 열이 여섯 개 있으니까('열여섯') 60살이라고.
이에 훈장님이 도저히 가르칠 수 없다고 판단해서 거절했다가 장쇠 모자가 하도 빌고 떼를 써서[3] 어쩔 수 없이 받아줬더니, 장쇠가 수업 중 마음대로 소변 보러 가는 걸 혼내자 "훈장님도 마음대로 가셨잖아요"라고 해서 할 말을 잃게 만들었고, 거기다 버릇 때문에 서당 마루에서 댓돌에 소변을 보자 열받은 훈장님이 장쇠 종아리를 때렸는데도 장쇠는 도리어 웃으면서 간지럽다며 좀 세게 때려달라고 한다. 결국 훈장님도 때리다가 포기하고 장쇠는 "어딜 가나 이렇다니까"라고 한다. 다만 이 설정을 작가가 잊은 건지 나중에는 장쇠도 고통 느낄 거 다 느낀다.[4]
5. 양녕대군[편집]
어느 겨울날 길동이라는 학동만이 서당에 정상 등교했는데, 알고 보니 나머지 학동들이 단체로 토끼사냥을 갔고, 장쇠가 주동했다고 한다. 화가 난 훈장님은 학동들을 찾아나섰는데, 토끼고기를 구워먹는 자리에서 한 학동이 "얘들아, 이 토끼 꼬리는 훈장님 갖다 드리자"고 개드립을 쳤다.
이 때 훈장님이 쫓아오자 모두 도망쳤는데, 학동들이 대책을 마련해보라고 하니 장쇠가 겁낼 거 없이 가서 종아리 백 대씩 맞자니까 너야 괜찮지만 우리는 막 부르트고 피 나서 안 된다고 한다. 그럼 서당을 그만두고 토끼사냥을 다니자니까 그랬다가 집에서 쫓겨나면 어쩔 거냐고 하고, 그럼 지금부터 천자문을 몽땅 외우면 훈장님도 기특해서 야단 안 칠 거라고 하니 그걸 또 어떻게 외우냐며 학동들은 다들 괜히 저 멍청이를 믿고 따라왔다고 펑펑 운다.
장쇠는 좌우지간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며 다들 서당으로 가서 글 읽는 척했고, 돌아온 훈장님이 너희가 언제부터 글을 읽었냐며 학동들을 혼내려고 할 때 장쇠가 "어릴 적에 훈장님도 그러시지 않으셨나요?"라고 설득하며 용서해달라고 하자, "스승을 훈계하는 거야 뭐야?"라면서 훈장님이 회초리를 들고 달려들었더니 장쇠가 훈장님을 번쩍 들어서 도로 앉혀 놓으니까 훈장님은 "네 이놈, 이게 어디서 배운 버릇이냐?"라고 화내자 장쇠는 "공자님이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러자 훈장님이 "공자님이 언제 스승을 엽신여기라고 하셨어?"고 하자 장쇠 曰 "공자님이 스승을 잘 받들어 모셔야 한다고 하셨는데 왜 오해를 하십니까?"라는 드립을 쳐 훈장님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결국 훈장님은 본인도 어릴 때 그런 적 있으니 한 번은 용서해주겠다고 했지만, 토끼 꼬리를 훈장님 갖다 주자고 한 놈은 나오라고 했다. 결국 학동들의 지목으로 범인은 칠복이라는 게 밝혀진다. 하지만 그 칠복이 녀석은 반성은 커녕 "훈장님 정말 억울합니다. 저는 그렇게 말 안 하고 '얘들아, 토끼 꼬리는 우리가 먹고 통통한 넓적다리는 훈장님 갖다 드리자'고 했단 말예요"라고 되도 않을 얕은 거짓말을 했다가 훈장님에게 회초리가 부러질 정도로 종아리를 처맞았다.
다른 학동들은 "토끼 고길 먹더니 토끼처럼 잘 뛴다!"면서 "나는 남이 맞는 걸 보면 언제나 즐겁더라!" 하며 웃으면서 보고 있었다.
결국 칠복이는 그렇게 입 한번 잘못 놀린 대가로 엄청나게 맞았고, 그나마 회초리가 부러져서 덜 맞게 되었지만, 하도 세게 많이 맞은 탓에 아물려면 보름은 걸리겠다면서 기어서 들어갔다.
6. 칠삭둥이 한명회와 수양대군[편집]
어느 날에는 학동들이 단체로 서당 옆에서 맹꽁이 소리를 내서 훈장님을 골려주려는데, 이를 눈치챈 훈장님은 자기도 맹꽁이 소리를 내서 학동들을 붙잡았다. 학동들이 진짜 맹꽁이인 줄 알고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라며 달리다가, 알고 보니 훈장님이었다. 훈장님은 "서당에 왔으면 들어올 것이지."라며 곰방대로 찰싹 때리셨다. 그리고 혼내는 와중에 장쇠는 "훈장님 맹꽁이 소리는 꼭 늙은 맹꽁이 소리"라고 하면서 웃으니까 열받은 훈장님이 뺨을 때리려는데 장쇠가 피해서 다른 학동이 맞았고 그 학동은 나중에 매 맞을 일 있으면 10대 감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장쇠가 여전히 웃자 훈장님이 오늘은 정말 버릇을 고쳐준다고 하면서 "글공부 따위는 못해도 좋아"라고 겁주니 장쇠는 도리어 "얘들아 기뻐해라! 오늘은 글공부 안 하신대!"라고 해서 훈장님의 반응은...
그 다음에는 종아리를 걷으라니까 훈장님 종아리를 걷고, 네 종아리를 걷으라고 하니 발에 때가 많다면서 뒤돌아보고 있는 사이 도망쳤다. 훈장님은 차라리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가 부엌에서 소리가 나길래 살펴보니 장쇠가 정말로 때가 많다고 발을 씻고 있었는데, 훈장님 세수하시는 대야에 발을 못 담근다고 대신 솥에다 발을 담그고 있었다...
그리고 장쇠가 정말로 자기 종아리를 걷으니 훈장님은 결국 아무 말도 못 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잘 타이르고 꿀까지 주며 칭찬했다. 그러다가 장쇠가 꿀을 어머니 주겠다고 잠시 나간 사이 선대왕 공부를 했는데 장쇠가 도로 들어와서 자기만 빼고 선대왕 얘기를 했다고 난장판을 만드는 거로 끝.
7. 어린 임금과 사육신[편집]
서예 연습을 할 때 장쇠가 드디어 명필이 되었다고 자랑했는데 그 이유인즉슨 자기가 살아움직이다 못해 한양까지도 갈 수 있는 글씨를 썼다는 것. 그런데 그게 길동이 잔등에 쓴 글씨였다. 길동이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니 움직이는 글씨라고.
훈장님은 그러니 천치 소리 듣는다고 까는데, 마침 붓장수 공서방이 찾아왔다. 공서방은 다른 서당 급제 이야기를 하며 자기가 사람 보는 눈이 있다면서 여기도 급제할 학동이 있나 찾아보는데 장쇠를 보고 크게 놀라고는 "저 녀석이 장원급제해서 정승, 판서 될 아이"라며 붓과 먹을 거저 대주겠다고 한다.
학동들은 다들 안 믿고 깔깔 웃었고 장쇠도 "나만 바보인 줄 알았더니 아저씨도 바보네요. 바보가 어떻게 정승, 판서가 됩니까?"라고 했다. 하지만 공서방은 지금은 천치 짓을 하지만 장차 크게 될 것이라며 장담했고 후속작인 논어편의 행적을 보면 그의 안목은 정확했다.
8. 초야로 숨어버린 충신들[편집]
다들 여느 때처럼 서당에 안 오고 예쁜 처자 그네 타는 걸 구경하러 가는데 장쇠가 처자가 자기한테 시집 오게 해달라고 빌었고, 곧 자기한테 안길 거라며 호언장담하는데 그네줄이 끊어지자 진짜로 장쇠가 얼떨결에 날아오는 처자를 잡았다가 따귀를 맞았고,[5] 그 모습을 훈장님에게 들켜서 소나무 위로 도망쳤다.
나중에 훈장님에게 오늘은 밖에서 글공부를 하자고 해서 훈장님도 그래도 배우겠다는 정신은 좋다면서 탄식하며 밖으로 나와 글공부를 했다. 훈장님은 하는 수 없이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지만[6] 훈장에겐 빌 곳이 있으니 내려오라"며 소나무 밑동에 회초리질이라도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나무꾼이 베어서 떨어트리겠다고 하자 학동들은 송목금벌(松木禁伐)이라는 법을 들이대며 나무를 못 자르게 한다. 조선시대에 아름드리 소나무는 대궐 및 성 축조나 군함 건조 등 나라에서 여러모로 쓸 데가 많은 목재여서, 소나무를 민간에서 베는 걸 금지한 법이 '송목금벌'이다. 소나무를 베면 곤장이 100대였다고.
이때 나무꾼이 훈장님한테 저 녀석들 말이 사실이냐며 물어보는데 체념한 표정의 훈장님 왈 "그러네, (소나무를 베면) 곤장이 100대니까 나도 못 베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랬더니 기겁한 나무꾼이 줄행랑쳤다.
9. 젊은 영웅 이징옥[편집]
장쇠가 서당 오는 길목에 숨어 호랑이 소리를 내자 다들 호랑이가 나타난 줄 알고 떼거지로 서당으로 도망쳤다. 거기다 겁 먹은 학동들은 다락에 숨어있다가 훈장님 꿀을 훔쳐먹었다. 그럼에도 학동들은 반성하는 기색은 없이 싱글벙글했고, 장차 커서 뭐가 되려나 하는 훈장님의 한탄에 크면 다 훌륭하게 될 거라는 되도 않는 소릴 한다.
그러다가 대뜸 장쇠가 어디로 나갔다가 벌 떼를 몰고 와서 벌들이 서당으로 다 들어와 훈장님과 학동들 및 장쇠 본인까지 모두 벌 떼에 쏘여서 퉁퉁 부었는데, 학동들이 "장쇠, 이 미련한 바보 같은 놈 어딨어?!"라면서 화를 내자, 장쇠가 벌떡 일어나 "너희들 때문인데 왜 날 욕해? 너희들이 훈장님의 꿀을 훔쳐 먹었으니 그걸 보충해 드리기 위해 내가 꿀을 따러 간 거란 말이야!"라고 하자, 전원 "원인은 맞는구나!"라면서 깨갱. 훈장님 역시 그래도 저 녀석이 스승을 생각한다면서 겨우 넘어가주셨다. 그 다음에는 이징옥에 대해 공부한다.
10. 태평성세를 이룬 성종 대왕과 신하들[편집]
학동들이 서당을 땡땡이치고 덥다고 멱을 감고 있는데 그 광경을 본 훈장님이 아이들을 골려주려고 옷을 몽땅 가져갔다. 갑자기 옷이 없어진 학동들은 어쩔 수 없이 알몸으로 서당에 갔는데[7], 훈장님은 자고 있고 그 앞에 자기들 옷이 있는 걸 보고 전말을 알았다.
다들 옷을 입고 나서 장쇠가 제안하길 훈장님도 이 날씨를 못 견디고 멱을 감을 테니 똑같이 복수하자고 했고, 과연 훈장님도 못 견디고 잠에서 깨서 멱을 감으러 가자 학동들이 똑같이 옷을 숨겼다.
그 뒤 훈장님은 금방 전말을 알아챘고 장쇠가 학동들을 대동하고 그 광경을 보고 나타나서는 오늘부터 한 달간 글 안 읽고 선대왕 이야기만 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훈장님이 호통을 쳤고 학동들이 그럼 별 수 없다며 돌아가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애타게 부르면서 해주겠다고 한다.
[1] 한번 따올때 많이 따오면 될것을 굳이 양손에 3개씩 따온다.[2] 그래도 이 당시에는 성인취급 받을 나이이긴하다.[3] 가는 곳마다 쫓겨나는 바람에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맹꽁이 서당이었다.[4] 아니면 훈장님이 아프게 때리는 방식을 터득했다든가.[5] 사실 따지고 보면 처자를 구해준 셈이긴 하다.[6] 「子曰 獲罪於天 無所禱也(자왈 획죄어천 무소도야)」 <명심보감> 천명편의 한 구절이다.[7] 그 와중에 장쇠는 하늘에서 온 선녀들이 결혼하려고 옷을 가져갔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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