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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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등장인물
3. 줄거리
4. 문체
5. 연극판
5.1. 시놉시스
5.2. 출연진
5.2.1. 2019년 초연
5.2.2. 2021년 재연
5.2.3. 2022년 삼연
5.2.4. 2024년 사연
5.3. 기타
5.4. 재관람 혜택
5.4.1. MD


1. 개요[편집]


'장기 기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숨 막히는 24시간의 기록

현대 프랑스 문단을 뒤흔들고 있는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대표작이자 여덟 번째 장편소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2014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전 세계 11개 문학상을 휩쓴 이 소설은 급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24시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친구들과 서핑을 즐기고 돌아오던 길에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 뇌사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 시몽의 심장은 뛰고 있다. 아들의 절망적인 상태를 마주한 시몽의 부모는, 죽어 가는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한 아들의 장기 기증 여부를 두고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뇌사라는 의학적 사망선고와는 달리 아직 심장이 뛰고 있는 시몽의 육체는 여전히 젊고 아름답고 생기가 넘친다.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일 틈도 없이 장기 기증 여부를 결정해야만 하는 가족들의 그 고통스러운 과정, 그리고 마침내 진행되는 장기 적출과 이식 수술 절차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과정이 단 하루 안에 숨가쁘게 진행된다.

작품 속에서 시몽의 심장은 단순히 몸의 일부인 장기일 뿐만 아니라 그의 생을 대변하는 매개체이자, 삶의 격정과 율동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육신의 블랙박스로 비유된다. 시몽의 심장에 아로새겨진 생의 기록들을 정성스럽게 발굴해 내듯, 저자는 그의 삶의 편린들을 곳곳에 정교하게 펼쳐내며 이를 통해 드러나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날카롭게 탐구해간다.

프랑스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장편 소설. 24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심장 이식의 과정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여러 명의 인물이 돌아가며 주인공이 되는 군상극이며, 작가의 작품 중 최초의 한국 정발작이다. 출판사 열린책들은 장기 기증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이 작품의 고유한 취지를 살려, 특별히 친환경 재생 용지를 사용하여 책을 제작했다고 한다.

2016년 카텔 퀼레베레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으며, 배우 에마뉘엘 노블레에 의해 연극으로 각색되어 공연되기도 했다.

2017년 빌 게이츠가 '이번 여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 작품으로, 올여름 그가 추천한 5권의 책들 중 유일한 문학 작품이기도 하다.


2. 등장인물[편집]



시몽과 관련된 사람들
  • 시몽 랭브르
19세 남성.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의 시작. 서핑을 사랑하며, 서핑을 하고 돌아오던 길 교통사고 때문에 무반응 코마에 빠진다.

  • 마리안
시몽의 어머니. 션보다 먼저 시몽의 사고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진다.

시몽의 아버지. 카누를 만드는 목수. 처음에는 장기 기증을 거부했지만 결국 받아들인다.

7세. 시몽의 여동생. 나이 터울띠동갑으로 많이 어리다.

  • 조앙
시몽의 친구 1. 같이 서핑을 갔다가 함께 사고를 당했으나 안전벨트 덕에 골절 정도로 끝났다. 시몽이 가운데 자리에 앉았던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으므로, 어쩌면 시몽과 운명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 크리스
시몽의 친구 2. 같이 서핑을 갔다가 함께 사고를 당했으나 역시 안전벨트 덕에 골절 정도로 끝났다. 셋 중 유일하게 운전면허가 있어서 트럭을 운전하다가 그만 과속+졸음운전을 하여 사고를 내고 말았다.

  • 쥘리에트
18세. 시몽의 여자친구. 전 해 9월, 그녀에게 반한 시몽이 그녀가 탄 전차를 자전거로 쫓아왔고 그 후 사귀게 되었다.

  • 클레르 메잔
51세 여성. 시몽의 심장을 이식받는 심근염 환자. 수혜자 중 유일하게 작중 등장하는 인물이다.


르아브르 병원 사람들
  • 토마 레미주
29세.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아직 자신의 성적 지향을 파악해 가고 있는 단계이며, 무대에서 보니 타일러의 <It's a heartache>를 부른 경험을 계기로 이 일을 진로로 삼게 되었다.

  • 피에르 레볼
1959년[1] 소생의학과(한국으로 치면 응급의학과+중환자의학) 의사. 다소 냉정해 보일 만큼 사무적이지만 전문가다운 태도를 고수하는 워커홀릭이다.

  • 코르델리아 오울
25세. 응급 소생실 간호사.


피티에 살파트리에리 병원 사람들

  • 비르질리오 브레바
심장 전문의이자 시몽의 심장 적출 의사. 매사 자신감과 출세욕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축구를 좋아한다.

  • 로즈
비르질리오의 여자친구. 병원에서 의대생들의 실습을 위해 고용한 무명 배우 출신이다.

  • 아르팡 교수
심장 전문의이자 클레르의 심장 이식 수술 집도의. 자신의 분야에서 알아주는 권위자이다.

  • 알리스 아르팡
인턴. 아르팡 집안 출신이라는 화려한 배경 때문에 주목을 받는다.


그 외
  • 마르뜨 꺄라르
국립 이식 조직 분배 센터 교수.

3. 줄거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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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50분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겨울 바다에 가 친구들과 한바탕 서핑을 즐긴 19세 청년 시몽 랭브르가[2]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르아브르 병원으로 이송된다. 응급 소생실 의사 피에르 레볼은 시몽에게 코마 판정을 내린다.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토마 레미주는 시몽의 장기 이식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시몽의 부모님인 션, 마리안 부부와 상담을 진행한다. 처음에 두 사람은 기증을 거부했지만 결국 마음을 바꾼다.[3] 이로써 시몽의 장기 대부분이 이식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극에서는 그중에서도 심장에 초점을 맞춘다.

국립 이식 조직 분배 센터 교수인 마르뜨 꺄라르의 검토 결과, 심근염 환자인 클레르 메잔이 시몽의 심장을 기증받게 된다. 피티에 병원의 아르팡 교수가 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비르질리오 브레바와 알리스 아르팡 또한 수술에 참여한다. 장기가 적출되는 동안 토마는 션과 마리안의 부탁대로 시몽에게 파도 소리가 녹음된 워크맨을 들려준다. 적출된 심장은 아르팡과 비르질리오의 손을 거쳐 무사히 클레르에게 이식되고 알리스는 이식 과정을 지켜보며 경외감을 느낀다.

수술의 뒷정리를 하고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는 오전 5시 50분, 즉 작품 시작으로부터 정확히 24시간이 흐른 시점에 이야기는 끝이 난다.

4. 문체[편집]


대단히 특이한 문체가 특징이다. 24시간 동안 급박하게 돌아가는 이야기지만, 서술자는 틈만 나면 개입하여 각 인물들에게 풍부한 개인사를 부여하고, 비중이 크지 않은 인물들에게도 저마다 삶의 무게를 지고 있는 입체감과 깊이를 부여한다.

그냥 직접 보자. 작품 맨 첫머리 장면이다.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그 인간의 심장, 태어난 순간부터 활기차게 뛰기 시작해서 그 일을 반기며 지켜보던 다른 심장들도 덩달아 빨리 뛰던 그 순간 이래로 그 심장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것을 튀어 오르고 울렁대고 벅차오르고 깃털처럼 가볍게 춤추거나 돌처럼 짓누르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어질어질하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는지(사랑),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스무 살 난 육신의 블랙박스, 그것이 무엇을 걸러 내고 기록하고 쟁여 뒀는지, 정확히 그게 뭔지 아무도 모른다. 초음파가 만들어 내는 연속적 이미지만이 그 울림을 되돌려 주고, 그것을 부풀게 하는 기쁨과 그것을 옥죄어 드는 슬픔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시초부터 기록한 심전도 그래프가 펼쳐지는 모눈종이만이 그것의 형태를 신호로 보여 주고, 그것이 소비한 에너지와 노력을, 그것이 달음박질치게 하는 감정을, 하루에 거의 10만 번씨 수축되고 1분마다 최대 5리터의 피를 돌게 하려고 쏟아붓는 에너지를 그려 보여 줄 수 있으리라. 그렇다. 오로지 그 그래프만이 그것의 사연을 들려주고, 그 삶의, 밀물과 썰물의 삶의, 개폐 장치와 역류 방지 장치의 삶의, 박동으로 점철된 사람의 윤곽을 보여 줄 수 있으리라. 시몽 랭브르의 심장, 그 인간의 심장이 기계 장치에서 벗어나 버린 순간, 그 누구도 그것에 대해 안다고 나설 수 없으리라, 그리고 그날 밤, 별빛조차 먹혀 버린 그날 밤, 코 지방과 그 강 하구는 돌도 쩍 갈라질 정도로 얼어붙은 날씨였고, 빛 한 점 반사되지 않는 먹빛의 거센 파도가 수직 단애를 따라 부서지고 대륙붕절리를 드러내며 깎여 나가는 동안, 그의 심장은 휴식을 취하는 장기의, 천천히 재충전하고 있는 근육의 규칙적인 리듬(대략 분당 50번 미만의 박동)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 알람이 좁은 침대 발치에서 울리기 시작하자 터치 패드에 야광 막대들로 이루어진 05:50이라는 숫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갑자기 모든 것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문제의 교통사고 장면이다.

어쩌면 그때, 어깨가 내려앉고 운전대를 잡은 손이 둔해진 크리스가 에트르타를 지난 뒤 직선으로 곧게 뻗은 길이 이어지기 시작하니 자기도 깨닫지 못한 새에 가속 페달을 밟았나 보다. 그래, 어쩌면 속으로 이렇게 말했나 보다. 됐다, 이제 확 트였네. 어서 집에 가 길게 드러누워 서핑의 여파와 격렬함을 가라안짛고 싶어 돌아가는 시간을 단축하려고 가속 페달을 밟아 대고 만 모양이고, 그러다 보니 고원 지역을, 갈아엎은 거무스레한 논밭을, 그들처럼 잠든 듯한 논밭을 빠르게 스쳐 가면서 그저 속도에 몸을 맡겼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곧게 뻗은 국도(비디오 게임 화면에서처럼 전면 유리창 앞으로 쭉 뻗은 화살촉 모양)에 그만 최면이 걸리고 말았을 테고, 그 바람에 더 이상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그저 도로에만 시선을 둔 채 줄곧 달렸나 보다. 밤새 얼음이 얼어서 종이에 기름을 먹인 듯 추위가 풍광을 한꺼풀 덮었음을 제각기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말이다.(중략) 그래, 그랬나 보다. 또 뭐가 있으려나. 뭐가 더 있으려나? 길을 건너는 가축? 길 잃은 암소? 불꽃 같은 꼬리를 단 여우? 아니면 경사가 시작되는 곳에서 어떤 사람의 형체가 유령처럼 불쑥 솟아올랐고, 그래서 그가 운전대를 확 꺾어서 아슬아슬하게 피했어야 했을까? 아니면 노래였을까? 그래, 어쩌면 <밴>의 차체를 뒤덮고 있던 비키니 입은 여자들이 갑자기 살아나 색정적인 모습으로 보닛 위로 기어올라 전면 유리창으로 몰려들었고, 그 출렁이는 물빛의 머리 타래와 더불어 그 여자들의 비인간적인, 아니 오히려 너무나 인간적인 목소리가 풀려나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덫에 걸려든 크리스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노래를, 세이렌들의 노래를, 사람의 생명을 앗아 가는 그 노래를 듣고 이성을 잃었던 것일까? 아니, 어쩌면 크리스가 오동작을 했던 것일까? 그래, 맞다. 오동작. 테니스 선수가 쉬운 공을 놓치듯, 스키 선수가 착지 실패를 하듯, 뭔가 어리석은 짓을 했나보다. 어쩌면 도로가 구부러지는 곳에서 제때 운전대를 돌리지 못했나 보다. 아니면, 이런 가정은 당연히 해봐야 할 텐데, 어쩌면 크리스가 운전대를 잡은 채 졸다가 그만 지루한 평야를 벗어나 파도의 터널 속으로, 그의 보드 앞에 갑작스레 생겨나 내달리는 경이로운 파도의 회오리 속으로, 세상과 세상의 쪽빛을 휘감아 올리는 그 회오리 속으로 빨려들어 갔을지도 모른다.


시몽의 어머니가 남편, 즉 시몽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 장면이다.

그녀는 잔뜩 경직된 채 호출이 만들어 낸 신호음의 빠르고 규칙적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신호음이 나아가는 과정을 눈앞에 그려 보았다. 신호는 도시의 남쪽을 향해, 공기 중의 비가시 물질을 형성하고 있는 그 전파들 가운데 하나를 타고 도시의 남쪽을 향해 급히 내달렸다. 한 주파수에서 또 다른 주파수로 끊임없이 갈아타면서 한 중계쏘와 다른 중계쏘 사이의 공간을 관통하여 다르스 드 로세앙 근처 항만지역에 위치한 황폐해진 공단 지대에 가 닿았다. 재개발 중인 건물들 사이를 누비며 나아가 드디어 그 썰렁한 창고에, 마리안이 오래전에 발걸음을 한 뒤로 더는 가지 않은 그곳에 도달했다. 그녀는 신호음을 뒤쫓았다. 신호음은 각목들과 나무 널판자들 사이로, 합판들과 베니어판들 사이로 내달리고, 깨진 유리창으로 들이치는 바람 소리와 뒤섞이고, 구석에서 날리는 톱밥과 먼지의 소용돌이에 녹아들고, 폴리우레탄 접착제나 수지 혹은 선박용 니스에서 올라오는 냄새와 뒤섞이고, 쌓여 있는 작업용 티셔츠들의 섬유 조직, 그 두터운 섬유 조직을 꿰뚫고, 붓통이나 재떨이나 부엌 서랍으로 개조된 통조림통을 걷어차고(시골 장터에서 보게 되는 쌓아 놓은 통조림통 허물기 놀이처럼), 전기톱의 끈질긴 진동음과 구닥다리 휴대용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리애나의 스테이)의 진동음에 맞서, 쿵쾅거리고 탁탁거리고 슉슉거리는 그 모든 것에 맞서 싸웠다.(중략) 그녀는 신호음에 귀를 기울였고, 호출 신호가 그곳에 걸려 있는 파카의 안주머니에 가 닿으면서 휴대폰 벨 소리(수면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그가 지난주에 다운받았지만 그는 듣지 못하는 모양인 그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아들이 가망 없는 상태임을 전해듣기 직전의 장면이다.

괜찮으시다면 시몽에 대해 이야기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몽에 대해 이야기하다. 마리안은 긴장한다. <시몽에 대해 이야기하다.> 무슨 의미로 한 말일까? 설문지에 답하듯이 시몽의 몸에 대해 알려 주면 되는 건가? 그가 받았던 수술들(편도선 수술과 맹장 수술. 그것 말고는 없음)을 표시해 주는 건가? 그가 겪었던 골절들?(열 살 되던 해 여름에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부러뜨린 팔뼈. 그게 전부다.) 일상생활을 꼬아 놓는 알레르기들?(없다. 전혀.) 그가 감염됐던 병들?(다섯 살 되던 해 여름에 걸렸던 황색포도상구균 감염. 그 엄청난 이름이 안겨 준 희소가치를 후광처럼 두르고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 사실을 알렸더랬다. 열여섯에 걸린 선열. 입을 통해 전염되기에 키스 병, 연인 병이라고 불리는 그 병. 시몽은 사람들이 놀려 대면 삐딱한 미소를 지었더랬다. 그때 희한한 잠옷을, 그러니까 하와이풍의 반바지에 멜턴으로 안을 댄 트레이닝 상의를 입고 있었지.) 영유아들이 주로 걸리는 병을 늘어놓으라는 건가? 시모엥 대해 이야기하다. 수많은 영상들이 밀려든다. 마리안은 기겁한다. 안뜨기로 짠 배내옷을 입은 젖먹이의 홍진, 세살짜리 아의의 수두, 두피와 귀 뒤쪽에 생긴 갈색 습진들, 딱지들, 탈수 증세를 일으키고 열흘 동안 눈의 흰자위를 노랗게 만들고 머리카락을 덩어리지게 만든 그 열병. 마리안이 단음절로 대답하는 동안 레볼은 몇 가지 사항(생년월일, 체중, 신장)을 기록하고, 시몽에게는 특별한 병력이 없으며 어머니가 알고 있거나 알려 줄 수 있는 심각한 병이나 특수 알레르기 혹은 선천성 기형도 없다고 적고 난 뒤로는 영유아기의 병력에 대해서는 살짝 무관심한 듯 보이기까지 한다(<어머니가 알고 있거나 알려 줄 수 있는>이라는 말에 마리안은 혼란스럽다. 갑작스레 솟구치는 기억. 콩타민몽주아에서 열린 스키 학교. 시몽은 열 살이었고 극심한 복통을 느꼈다. 시몽을 진찰하던 스키장의 의사가 왼쪽 옆구리를 만져 보더니 급성 맹장염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도된 생체 구조>라는 진단을 내렸다. 달리 말하자면 심장이 오른쪽에 있고, 모든 게그런 식이라는 것이다.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말. 그래서 그런 경이로운 비정상적 신체 구조 덕분에 그는 스키 학교가 끝날 때까지 아주 특별한 인물로 통했더랬다).

(......)

물론 이는 번역자에게는 엄청난 고통이었는데(...) 역자 후기에서 이와 같이 신세한탄하고 있다.

숨이 가빠 올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문장들과 짧은 호흡으로 끊어지는 문장들의 어지러운 갈마듦, 현학적이고 전문적인 어휘들과 일상어 혹은 비속어들의 혼재, 문장의 흐름을 툭툭 끊어 놓으며 복잡학 가지쳐 나가는 무수한 연상들의 난입, 서핑이나 카누 제작에 대한 지식은 말할 것도 없고 심장 이식 수술과 관련된 전문적 지식의 나열 등으로 점철된 텍스트의 번역 작업은, 어순이나 어휘 등 모든 면에서 프랑스어대척점에 서 있는 한국어모국어인 번역자에게 정신적, 육체적 학대로 다가올 정도였다. (중략) 지금으로서는,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은 다른 번역가의 빼어난 번역으로 독자의 입장이 되어 느긋하게 즐기고 싶은 심정이다.

(...)


5. 연극판[편집]



우란문화재단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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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달컴 씨왓.png
파일:우란 비.png
파일:우란 태일.png
파일:우란 베르.png
2015
2016
2018
2018
파일:우란 살수선.png
파일:우란 아일.png
파일:쩌니 네포겟.png

2019
2021
2022

※해당 제작사의 첫 제작 기준 (트라이아웃, 낭독회 제외)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Réparer Les Vivants

파일:21살수선 포스터.jpg

제작
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 (2018)
프로젝트그룹 일다 (2021~)
연출
민새롬
원작
마일리스 드 케랑갈 (Maylis de Kerangal)
각색
에마뉘엘 노블레 (Emmanuel Noblet)
번역
임수현
음악
박승원
공연장
초연: 우란2경
재연: 국립정동극장
삼연: 이해랑 예술극장
사연: 국립정동극장
공연 기간
초연: 2019.12.13 ~ 2019.12.21
재연: 2021.06.01 ~ 2021.06.27
삼연: 2022.07.19 ~ 2022.09.04
사연: 2024.01.20 ~ 2024.03.10
관람시간
100분


지금 시간은.

프랑스 작가가 쓴 소설이지만 한국에서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창작 연극이다. 주로 살수선이라 불린다. 1인극 형식을 취하여 단 한 명의 배우가 해설을 포함해 모든 역할을 소화한다.

5.1. 시놉시스[편집]


언어와 감정 사이에 있는 그 무엇, 우리의 심장(마음)에 대한 기록.

새벽 5시 50분, 한 젊은 청년이 혹한의 겨울 파도에 도전하는 시간이다. 서술자는 그 해변가를 들어오고 나가는 이 청년의 몸과 기억, 그리고 앞으로 24시간 동안 그의 심장을 만나게 될 사람들의 이미지를 들려준다. 확장되고, 수축되고, 피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매 순간 애쓰고 다급해 하는 심장과도 같은, 생의 순간들. 한 청년의 심장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몸의 기억. 매 순간 존재하는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던 심장의 윤곽, 심장이 기록해온 삶이 서서히 드러난다.


5.2. 출연진[편집]



5.2.1. 2019년 초연[편집]


2019.12.13 ~ 2019.12.21 우란2경

서술자: 손상규, 윤나무


5.2.2. 2021년 재연[편집]


2021.06.01 ~ 2021.06.27 국립정동극장

서술자: 손상규, 윤나무


5.2.3. 2022년 삼연[편집]


2022.07.19 ~ 2022.09.04 이해랑 예술극장

서술자: 손상규, 김신록, 김지현, 윤나무


5.2.4. 2024년 사연[편집]


2024.01.20 ~ 2024.03.10 국립정동극장

서술자: 손상규, 김신록, 김지현, 윤나무

5.3. 기타[편집]


  • 2019년, 2021년 공연에는 남자 서술자만 존재했으나 2022년 공연부터는 남녀 서술자가 모두 존재한다.
  • 아름다운 연출과 100분 간 홀로 극을 이끌어나가는 배우의 명연기, 장기 기증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심경, 삶과 죽음이라는 묵직한 주제 등으로 호평을 받는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는 관객들의 평.
  • 극의 시작과 끝 부분에서 암전된 채 큰 파도 소리가 길게 나오는데, 이에 공포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종종 나타난다. 반대로 오히려 역동적이고 장엄한 생명력이 느껴져 감동해 울컥한다는 반응도 많이 존재한다.
  • 제작사인 프로젝트그룹 일다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여러 대사들이 박제되어 있다.[4]
  • 삼연 디자인 티켓
  • 삼연 포토존


5.4. 재관람 혜택[편집]


재연
3회 적립
엽서세트 2종 중 택1
※별도의 재관람 카드를 발급하지 않음

삼연
3회 적립
엽서세트 2종 중 택1
※별도의 재관람 카드를 발급하지 않음


5.4.1. MD[편집]


공연
제품명
가격
실물/링크
삼연
프로그램북
10,000원
#
키링
15,000원
#
뱃지 (파도&워크맨)
10,000원
#
뱃지 (서핑보드&시계)
8,000원
파우치
10,000원
#
지금 시간은 유리컵
10,000원
#
Memory of Heart OST[5]
15,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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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작품임을 생각하면 작중 나이는 55세.[2] 연극판에서 배우가 책상을 서핑보드 삼아 연기하는 이 서핑 씬이 매우 장엄하고 벅차게 표현된다.[3] 단 눈(각막)만은 기증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토마는 이를 기꺼이 수용하며 감사를 표한다.[4] 대사 박제가 몰려 있는 2021년 5월 21일부터 6월 24일까지 맞춰놓은 검색 결과 링크다. 검색에 걸리지 않은 대사들도 있으니 더 보고 싶다면 직접 공식 계정에서 피드를 내려볼 것을 추천한다.[5] 트랙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