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중학교[1] 기획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류덕환 배우의 실제 출신 중학교가 신성중학교이다.
과학교사은호의 담임.
신성중학교에 부임한 지 1년이 되었다.
신성중학교를 소유한 신성재단 이사장의 처남이자, 초대 이사장의 아들.
3년 전 신성 재단과 관계 없는 고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았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계획대로라면 선우는 다른 학교에서 일정 시간 경력을 쌓은 후,
신성중학교에 오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부임 첫 해,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휘두르는 폭력을 막아서다 다치며 선우는 교단을 떠났다.
몸의 상처는 금방 아물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선우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고, 선우는 교단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성중학교’에서 다시 교직에 몸담으라는 선우 아버지의 유지 때문에, 선우는 신성중학교 과학 교사로 부임하게 된다.
아마 신성중학교는 선우의 두 번째 부임지이자 마지막 부임지가 될 것이다.
선우 아버지가 선우를 위해 만든 계획표의 끝은 신성재단 최고 실력자가 되는 것.
교사들 중 가장 먼저 퇴근하고, 가장 비싼 차를 타며, 가끔 이사장실에 들러 티타임을 즐긴다.
동료들에게 거드름 피거나 모나게 굴지 않지만 마음을 터놓고 어울리지도 않는다.
다른 교사들도 선우를 편하게 대하지 못한다, 선우는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미래에 자신들의 갑이 될 존재니까.
남들의 눈에는 선우의 태도가 무성의하고 불성실하게 보이겠지만,
선우에게는 그럴 만한 속사정이 있다.
선우는 종례를 마치자마자 퇴근하는 대신 가장 먼저 출근해 업무를 본다.
자신이 교무실에 있으면 선우의 입을 통해 이사장에게 어떤 이야기가 들어갈지 동료들이 신경 쓰이는 게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없어야 동료들끼리 일개 교사로서의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을 테니, 선우의 칼퇴근은 나름 동료들에 대한 배려다.
인사만 달랑 하고 끝내는 종례도 하루 종일 학교에 갇혀있던 아이들을 빨리 해방시켜 주려는 나름 선우 스타일의 배려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눈에 선우는 그저 학교 재단의 후계자라는 후광을 입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비춰질 뿐.
교육 현장을 경험해봐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교사가 된 선우에게 교사란 직업은 인생의 정해진 수순 같은 것이었다. 싫지 않았지만 기대도 없었다.
하지만 담임을 맡고 ‘우리’ 반 아이들이 생기면서 없던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신이 관심을 보이는 만큼 반응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기쁘고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아이들의 문제에 너무 깊게 개입한 순간, 커다란 상처를 입고 사직했다.
다시 교단으로 돌아온 선우는 이제 매뉴얼대로 담임교사의 업무를 수행하고,
아이들과 의식적으로 거리를 둔다. 감당할 수 없다면 외면하는 것이 낫다는 걸
3년 전 일로 뼈저리게 배웠으니까.
그래서 은호의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고민이 있는 것 같아 보였지만 묻지 않았다.
다른 반 문제아 주동명과 은호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도,
동명이와 문제없다는 은호의 말에 꺼림칙하면서도 더 이상 알려고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은호가 호텔에서 추락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자신이 외면하지 않았다면 은호의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자책하던 선우는, 연락이 되지 않는 은호의 엄마를 찾기 위해 은호의 집으로 찾아가고 문 앞에서 영진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