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제(선덕여왕)

4주후에 뵙겠습니다라는 말이 들려오고, 원래는 덕만이랑 결혼도 해야 되는데 리 타이어 돼버리신 대등 지못미

저를 속이시는 일이 있으시면 안 됩니다. 모두 황실을 위한 일입니다.

MBC 사극 선덕여왕의 등장인물. 자타 공인 대한민국 베테랑 연기자 신구가 연기했다.

극의 중반부에 접어들어 비중이 급격히 낮아졌지만, 실은 어린 진평왕을 보좌하고 지켜낸 왕실파의 대들보. 이 사람이 없었으면 어찌 되었건 선덕여왕은 없었을 것이다. 말투가 상당히 독특하다.

본래 진흥왕 시절부터 활동한 유능한 정치가로서, 미실이 조작된 진흥왕의 유지를 다시 공표해 진흥왕 대의 귀족 세력을 자신의 휘하에 포섭하고, 설원 공이 이끄는 화랑들을 이용해 왕을 몰아냈을 때는 이미 왕실을 견제하던 미실에 의해 정치의 중심부에서는 멀어져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중앙 정계와는 동떨어져 살던 와중 진평왕을 새로 왕위에 올린 미실이 옛 진흥왕을 따르던(진지왕을 몰아내는 것에 힘을 보태준) 노신들에게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1] 다시금 수도로 불러들였으며, 이후 어린 진평왕의 정치적 입지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했다. 어린 진평왕 역시 을제에게 크게 의지했고, 을제가 없었더라면 왕실파는 애초에 그 구심점을 잃고 사라졌을 터였다.

천명공주가 성장하기 전까지는 명실상부 왕실파의 주축이었으며, 젊은 용춘공과 함께 대등으로서 미실파와의 균형을 맞췄다. 다만 그 세력에 있어서는 분명히 미실 이하였고, 어디 까지나 온갖 인재들[2]이 뭉친 미실 세력을 상대로 혼자서 왕권을 가까스로 지켜냈다고 보는 편이 맞는 듯.

왕권을 최우선으로 놓고 보는 다소 보수적인 신하이며, 미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통찰력은 뛰어나다. 덕만의 유모 소화를 발견하고 매우 짧은 시간 내에[3] 덕만의 정체를 파악했으며, 덕만의 비밀이 밝혀졌을 때에도 왕이 자신을 믿지 않음에 분노한 것이 아니라 "왕권이 이대로 미실의 손에 넘어갈 지도"라는 생각에 분노했다. 결국 덕만을 죽이기 위해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과 알천에게 덕만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일단 "대의만 옳다면 수단은 어찌 되든 좋다"고 생각하는 꽤 위험한 일 면이 있는 신하. 덕만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음에도 왕에게는 거짓을 고했고.. 결국 이 일이 문제[4]가 되어 왕의 분노를 샀기에, 이후 25회에 정계에서 내쳐지고 만다. 심지어 이 일에 대해 자신은 해야할 일을 했다며 자기합리화를 하다 진평왕에게 크게 혼쭐이 나며 쫓겨났으며 그나마 뒷수습을 하겠다고 천명공주의 아들인 김춘추를 포섭하려 했지만 자신의 야망을 위해 아웃사이더를 자초하여 계획 자체가 도루묵까지 되어 실패. 비록 과오를 저지른 건 사실이나 이 사람의 능력이나 성취를 생각해볼 때 아쉬운 일.[5]

사실 화랑세기 필사본을 기본으로 한 드라마인데도, 화랑세기와는 그 인물 상이 달라진 면이 많다. 덕만을 죽이려 들었다는 점은 순수한 드라마의 창작이며, 사실 화랑세기 상으로는 덕만과 결혼도 한다.

..아무리 역사상의 사실(확실성이 불명확한 화랑세기의 기록이지만 일단 이 드라마는 화랑세기를 사실로 간주하고 제작했으므로)이라도 대한민국의 대표 노년 배우인 신구가 연기한 을제와 이제 갓 30대인 이요원이 연기한 덕만을 결혼 시키는 설정은 아무리 정략결혼이라고 해도 제작진 역시 무리라고 생각한 듯.

이미 정계에서 은퇴해 이대로 등장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나 극중 나이 때문에 나오지 않으려나[6] 싶더니 결국 리타이어. 제작진이 원흉이다. 그래도 MBC 연기대상에서 이 역으로 신구는 공로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