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론의 손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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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검은 늘씬하고 예리하며 붉게 빛나는 칼날을 지녔다. 칼날을 따라 망토 입은 형상들과 키 큰 대낫들이 새겨져 있으며 그 중앙에 흐르는 검은 피의 문양이 이를 예술적으로 강조하여 준다. 표백된 척추 같은 칼자루에 달린 안장머리는 해골의 형상이다. 그것으로부터 가로대로 이어지는 손잡이는 척추와 흉곽에 비슷하게 조각되어 있으며 가로대 자체는 다리가 바깥으로 벌어졌다가 꺾여 머리를 향해 뒤로 구부러진 골반뼈와 닮아 사용자의 손이 "뼈들의" 경계선 안에 적절히 들어 맞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 순간에 검은 구덩이처럼 보였다가 다음 순간에 붉게 빛나는 해골의 눈 구멍을 제외하면 안장머리, 칼자루, 그리고 가로대 모두가 하얗다. 표백된 뼈처럼 완벽하게 백색이다.

- R.A. 살바토레, 《수정 조각의 하수인 Servant of the Shard


Charon's Claw.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공식 세계관 중 하나인 포가튼 렐름에 등장하는 한세트의 마검건틀렛. 주요 사용자는 아르테미스 엔트레리로, 생명력 강탈의 단도와 함께 아르테미스의 상징적인 무기로 꼽힌다.

마법사초능력자를 상대하기 위해 네서릴 제국에서 제작한 마이너 아티팩트로, 매우 강력한 자아를 지니고 소유자의 정신을 압도하려 드는 인텔리전스 소드다. 다만 카론의 손톱이 소유자의 정신을 압도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마검처럼 소유자의 의식이나 행동을 조작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역량이 안 되는 자의 손에 들어갈 경우 단지 정신과 행동권을 압박하는 정도를 넘어 그 자리에서 착용자의 정신을 망가뜨리고 육신을 녹여버린다. 작중에 묘사된 바로는, 아르테미스 이전에 카론의 손톱의 소유자였던 코린 소울레즈(Kohrin Soulez)는 아르테미스에 의해 건틀렛이 바꿔치기된 것을 모른 채 카론의 손톱을 잡았다가 즉시 카론의 손톱의 정신력에 압도되어 정신이 완전히 망가지고, 얼굴이 뒤틀려 두피가 벗겨져서 해골이 드러난 채로 죽는다.

일반인이 이토록 악의적인 정신력을 가진 카론의 손톱을 착용하고 제어하려면 카론의 손톱과 한 세트인 오른손용 건틀렛을 착용해야 한다. 마치 혈관을 연상시키는 붉은 실로 장식된 검은 건틀렛으로, 착용자를 목표로 하는 초자연적인 힘을 낚아채어 디스펠하거나 역으로 시전자 쪽으로 꺾어버리는 힘이 있다. 또한, 누군가 착용자를 초자연적으로 추적하려 시도할 경우 붉은 실들이 그 추적 마법을 산란시켜주며, 추적 마법을 산란시키는 이 과정에서 붉은 실들이 마구 요동치기 때문에 착용자는 누군가 자신을 추적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정신을 집중해서 그 추적자를 역추적할 수도 있다.

다만 지극히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용자는 건틀렛이 없어도 카론의 손톱의 악의적인 정신력을 온전한 자신의 의지로 꺾어버려서 제압할 수도 있다. 카론의 손톱의 주요 사용자인 아르테미스 엔트레리가 그 일례.

카론의 손톱 자체의 능력은 여러가지로, 우선 마검답게 상대방에게 살짝 긁힌 상처만 내도 그 상처가 걷잡을 수 없이 곪아 터져서 상대방에게 죽음에 이르는 피해를 준다. 또한 주인이 원한다면 굵은 잿더미를 허공에 흩뿌려서 적들의 시야를 방해할 수도 있고, 많은 마법검이 그런 것처럼 검신으로부터 빛을 내뿜어 주인의 시야를 밝혀줄 수도 있다. 이때 카론의 손톱이 발하는 빛은 특이하게 검은색인데, 이 검은 빛은 주인을 인프라비전[1]으로부터 감춰준다.[2] 주인의 시야를 밝히는 능력과 적들의 시야를 방해하여 주인을 감추는 능력을 동시에 가진 검인 셈.

또한 드리즈트 사가의 최후반인 네버윈터 사가에서 밝혀진 바로는 아르테미스 엔트레리가 카론의 손톱을 너무 오래 사용한 나머지 그 생명력이 카론의 손톱에 속박되어버려, 아르테미스를 다음 주인인 네서릴 소속 티플링 헤어즈고 알레그니(Herzgo Alegni)의 하수인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했다. 카론의 손톱에 생명력이 속박되어 있는 아르테미스가 카론의 손톱의 주인인 헤어즈고에게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엄청난 고통이 가해졌기에, 짐승 훈련에 가깝게 지배당하게 된 것. 한때 카론의 손톱을 정신력으로 꺾고 지배했던 아르테미스 엔트레리가 후에는 역으로 카론의 손톱에게 육체적으로 꺾여서 지배당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결국은 네버윈터 사가의 마지막 부이자 자신의 이름이 붙은 소설인 《카론의 손톱 Charon's Claw》에서 파괴되는데, 카론의 손톱에 속박된 생명력을 포기해서라도 카론의 손톱을 파괴하고 그 속박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한 아르테미스 엔트레리가 일생의 라이벌 드리즈트 두어덴과 손을 잡고 카론의 손톱이 제작된 근원, 고대 드워프 도시 건틀그림에 도달해 불의 시원자와 충돌시켜 파괴한다. 아티팩트인 이상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파괴할 수 없기 때문에,[3] 카론의 손톱의 근원인 건틀그림까지 가서 거대한 힘과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파괴한 것. 다만 아르테미스의 생명력이 카론의 손톱에 속박되어있기에 카론의 손톱이 파괴되면 아르테미스까지 죽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카론의 손톱이 파괴되고 나서도 아르테미스는 목숨이 붙어있었다.

한국 내에서는 ch를 ㅊ으로 독음해 채론즈 클로라는 표기가 퍼져 있으나, 카론의 손톱의 Charon은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저승의 뱃사공 카론을 어원으로 하기 때문에 음차 표기하려면 카론즈 클로라고 독음하는 것이 옳다.

좀 능력이 다양해서인지 제대로 TRPG 데이터로 구현된 적은 거의 없다. 그나마 d20 데이터화된 기록으로는 드래곤 매거진 359호의 이벤트 코너 "인기 빌런 d20"에서 6위를 차지한 아르테미스 엔트레리의 무기로 데이터가 소개된 적이 있는데, 마이너 아티팩트이고 +4 Keen smoking longsword 라는 실로 원작의 위엄을 똥통에 처박는 저질적인 옵션에 DC 25 의지 내성 실패하면 사용자가 죽는 효과만 붙은 괴악한 데이터. 성능은 그냥 논에픽 기준으로 조금 강력한 매직 아이템에 페널티 하나만 달랑 추가한 수준으로 어째서 아티팩트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고, 사악한 정신력으로 착용자를 망가뜨린다는 설정도 정신력을 가진 아이템이라는 설정[4] 따위는 씹어먹고 그냥 고정 난이도의 내성굴림 실패시 죽는 허접한 방식으로 구현했다. 원래 카론의 손톱과 한쌍이나 다름없는 건틀렛은 아예 빼먹었다. 원래 드리즈트 전설의 모든 캐릭터와 아이템이 포가튼 렐름 3판에서는 저평가를 받았다지만 해도해도 너무하는 수준...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에서 MOD로 구현되기도 했는데, 해당 MOD에서 표현한 카론의 손톱의 모델링은 원작에서는 최상단에 인용된 외형 묘사만 있을 뿐 직접 시각적으로 표현된 바가 없는 카론의 손톱의 손잡이를 잘 재현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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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fravision. 적외선 시야로, 장애물을 무시하고 벽 뒤에 있는 적을 인지할 수 있다.[2] 인프라비전(적외선 시야)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나 빛이 검은 색이라는 점을 보면 자외선을 방출하는 특수한 램프인 블랙 라이트로부터 따온 것으로 보인다.[3] 아예 아티팩트 파괴 전문 주문인 모덴카이넨의 분열과 아이템 버전인 로드 오브 캔슬레이션도 있지만 이는 매우 편법적인 경우다.[4] 인텔리전스 아이템은 단순한 고정 난이도가 아니라 아이템 자체의 정신적 능력치에 의해서 계산되는 자아(Ego) 수치를 사용해서 주인과 정신력 싸움을 한다. 규칙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었다면 카론의 손톱의 악의적인 정신력도 인텔리전스 아이템의 자아 시스템을 통해 구현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