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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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BL 게임 화귀장의 등장인물. 성우는 이노우에 카즈히코.

이름의 뜻은 '검은 '. 작중에서는 '종언(세계 멸망)을 알리는 새'라고 한다. 세계를 멸망시킬 운명을 지닌 쿠로토를 보호할 의무를 지고 있기에 매우 불길한 존재로 인식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위협적이기는커녕, 고기를 편식한다는 이유로 쿠로토의 구박을 받기도 하는 등, 가볍고 장난스러운 인상이다. 엔간한 일은 능글능글 넘어가버리는 성격인데도 쿠로토라든가 시로후쿠로 같은 고지식한 사람들과 인연이 깊다. 쿠로토와 시로후쿠로를 놀려먹는 게 낙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쿠로타카가 세상 사람들 중에서 애정을 가지는 대상은 그 둘밖에 없다. 쿠로토를 '아들'이라고 부르며 애어른 취급한다. 정말로 피가 흐르는 부모관계는 아니고 유사 가족관계. 순수한 가족관계라 보기 어려운 심리묘사가 넘쳐나긴 하는데 쿠로타카 본인의 태도가 애매모호해서 관계의 발전은 없다.

원래 쿠로토를 지킬 입장이라는 점도 있지만, 자발적으로 쿠로토에게 지극한 헌신을 바친다. 심지어 극단적으로 쿠로토를 싸고 돌려는 하나시로보다도 더욱 헌신적이다. 하나시로는 쿠로토가 자신의 기준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선택을 하면 크게 반발하는 반면, 쿠로타카는 무슨 선택을 할지라도 무조건 쿠로토를 포용하고 배려한다. 그렇기에 쿠로타카 관련 엔딩은 꼭 배드엔딩이라고 보기는 힘들고 노멀엔딩(사람에 따라서는 해피엔딩)에 가까운 엔딩들이 많은 편. 그렇더라도 쿠로토가 쿠로타카와 깊이 관련되는 안경 루트에서도 진 히로인은 하나시로여서 '공략 대상'으로 치기에는 미묘하다. 한술 더 떠서 이 게임의 진엔딩 '꽃에 바치다'에서는 불가피하게 죽음을 맞고, 쿠로타카 본인의 메인 엔딩인 '봄을 알리는 새'는 화귀장 내에서 손꼽히는 새드 엔딩의 절정이다.

따지고 보면 이 게임의 근본적인 갈등 요소를 제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헌신이 지나친 나머지 비극을 더 키웠다. 이 세상이 까마득히 오래 전부터 창조주에게 버림받은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에게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만약 그 사실이 누설되면 시로후쿠로는 세계를 버리고 신을 따라가, 세상이 유지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쿠로타카는 세상에 미련이 없었고 신을 따르지도 않았지만 이 세계에서 가치 있었던 유일한 것은 쿠로토라고 여겼다. 초대 쿠로토가 바랐던 대로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 자신과 시로후쿠로를 줄곧 세계의 굴레에 얽매였다. 그 때문인지 시로후쿠로에게 나름대로의 죄책감을 지고 있다. 쿠로토가 하나시로와 함께 하며 운명을 극복하고 행복을 향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자 쿠로토에게 '쿠로토'로서의 굴레를 벗어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잔인하게도 그것은 쿠로토-쿠로타카 간의 영원한 이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쿠로타카가 존재하는 한 쿠로토는 '멸망시키는 자'로서의 굴레를 벗을 수가 없었기에 이야기의 종국에는 쿠로토의 손에 죽음을 맞는다(정확히는 쿠로타카는 세계를 멸망시킬 자였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를 유지하는 시스템의 관리자였다. 그 시스템이 파괴되면 쿠로타카 역시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소멸된다). 그러나 사라지는 순간마저 쿠로토의 행복을 비는 대인배. 다만 안경 루트에서는 그나마 쿠로토와 행복해지는 엔딩이 몇 개 있기 때문에 하나시로만큼 우울한 캐릭터는 아니다. PS2버전으로 리메이크되며 쿠로타카 생존 루트가 생겨서 그나마 덜 우울하기도 하고.

한편 '봄을 알리는 새 엔딩'에서의 최루성은 게임 상의 모든 캐릭터를 통틀어서도 최고조. 쿠로토는 '나를 죽여서 이 세상을 영원히 존속하게 해달라'는 하나시로와 쿠로타카 둘 다에게 잔인하기 짝이 없는 부탁을 한다. 쿠로타카는 그를 영원히 곁에 둘 수 있다는 스스로의 유혹에 못 이겨 부탁을 들어준다. 쿠로토가 태어날 때마다 계속 구세주로 하여금 어린 쿠로토를 데려가서 매번 죽이게 하는 짓을 반복하는데, 이 짓이 얼마나 오랜 세월 반복되었는지 나중에는 그 무자비한 시로후쿠로마저 쿠로토를 불쌍하게 여기게 될 정도. 쿠로타카는 어린 쿠로토가 마지막 선물로 남긴 벚꽃잎을 바라보며 '만일 그 때 네게 다른 선택지를 알려주었더라면…'이라고 회상하는 내용. 보면 알겠지만 진지하게 감정이입하는 사람이라면 트라우마급 정신 공격을 하는 엔딩이기에 쿠로타카 팬들은 차라리 노멀엔딩에 가까운 '손바닥 끝에서' 엔딩이 진엔딩이라고 주장하는 팬들이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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