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천사의 진혼가/3일차

1. 3일차 아침[편집]

「어린 아이」 ...... 넌 누구야?

불타버린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집 한구석에서 희미하게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어린 아이」 난 아무것도 못해......

「어린 아이」 더이상 날 쳐다보지 마...... 싫어...... 싫어...... 싫다고......

작은 그림자가 나를 쳐다보았다. 눈알이 있어야 하는 곳에는 텅 빈 검은 구멍만이 있었다.

「어린 아이」 사람은 죽기 전에 무엇을 보게 될까?

「지휘사」 ......!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지만, 창밖은 여전히 어두컴컴했다.

「아자젤」 친애하는 지휘사님, 악몽이라도 꾸셨나?

검은색 그림자가 벽에서 머리를 내밀었다.

「아자젤」 이런 점까지 달비라와 똑같구만, 끼히히히...... 위로라도 해줄까?

「지휘사」 비켜.

「아자젤」 알려줄까? 꿈속의 그 아이가 누군지......

「지휘사」 ......! 내가 무슨 꿈을 꾸었는지 어떻게 알아?

「아자젤」 우리는 한 몸이잖아...... 전에도 분신으로 다른 사람을 감시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공명할 수 있는 녀석은 처음이야.

「지휘사」 누가 너 같은 악마랑 한 몸이라고......!

「아자젤」 고집이 센 것도 비슷하네...... 이히히히...... 점점 재밌어지는군.

「지휘사」 꿈속의 그 사람은...... 달비라야?

「아자젤」 맞아. 그 연약하고 겁이 많은 아이, 정말 사랑스럽지 않아?

「아자젤」 아아~ 하마타면 중요한 일을 까먹을 뻔했네. 달비라가 너를 데리고 어딘가로 데려가라고 했어. 누군가가 널 기다리고 있댄다.

「지휘사」 나를 기다려? 누가?

「아자젤」 빨리 준비나 해, 귀한 손님.

아자젤은 나의 질문을 들은 체 만 체 하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자젤의 안내 하에 어둠을 헤치고 문을 나섰다. 목적지는 전에 한 번 갔었던 연구소였다.

「달비라」 너무 느려.

「아자젤」 꼬마 달비라는 정말이지 참을 줄은 모르는구만. 아님...... 아직도 나를 의심하는 거야?

「달비라」 ...... 의심? 너한테 그럴 가치가 있을까.

「달비라」 지휘사 , 가자.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고, 오로시아를 미행할 때 왔던 막다른 길로 들어섰다.

「지휘사」 여기엔 길이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달비라는 허공에 환력을 주입했다. 벽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스캐너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달비라는 가면을 벗고, 눈을 앞으로 갖다 댔다.

「스캐너」 _스캔 완료_신분 식별 통과_통행 허가_

벽에 기계음과 함께 문이 나타났다.

「지휘사」 ...... 오로시아는 이런 식으로 사라졌던 거였구나.

「달비라」 들어가.

「히로」 또 만났군, 지휘사 .

「지휘사」 ......

「히로」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협력하기로 했으니,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건 가장 기본적인 예절이지.

「지휘사」 협력이라고? 아무리 포장해도 이건 협박일 뿐이잖아!

「히로」 내 부하의 독단적인 행동이라면 사과하지. 애초에 이런 강제적인 수단은 내 의도가 아니었어.

「지휘사」 언제든지 악마에게 몰래 죽임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금 당신의 말은 아무런 설득력도 없어.

「히로」 하하하, 정말 미안하군. 하지만 우리가 서로 신뢰하기 전까지는, 너에 대한 감시를 풀 수 없었어.

「지휘사」 ...... 나를 찾겠다고 한 목적이 뭐야?

「히로」 그냥 좋은 의도로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사람의 마음이란 게 원래 헤아리기 어려운 법이지.

「히로」 네가 동료로 생각하는 사람이라 해도, 그저 너를 하나의 바둑알로 볼 수도 있어.

「히로」 네가 걷는 길들은 어쩌면 다른 사람이 설정해 놓은 길일지도 몰라. 하지만 너는 모든 것이 자신의 선택이라고 천진난만하게 생각하겠지.

「히로」 지금 하는 얘기는 선배로서 너에게 하는 충고야.

「히로」 협력 관계라는 것은, 이익에 기반한 것이 신뢰에 기반한 것보다 훨씬 더 견고하지. 내 제안에 대해서 잘 고민해 보게나.

▷ 생각해 볼게

「히로」 지휘사답게 융통성이 있군. 마음에 들어.

▷ 나는 영원히 당신을 믿지 않을 거야

「히로」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어. 너도 언젠가 이걸 깨닫게 될 거야.

「히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오늘 밤 동방거리를 습격할 사람들을 준비해 뒀어. 거리 놈들이 폭도를 저지하는 사이에 최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해줬으면 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아.

「달비라」 네.

「히로」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야. 동방거리 쪽을 잘 부탁하네, 큰 신임을 받는 지휘사여.

폭도? 설마 히로가 하려는 건......

▷ 화를 낸다

「지휘사」 설마 중앙청에 했던 짓을 그대로 동방거리에도 할 셈이야?! 이 비열한 녀석!

「히로」 후...... 달비라, 네 반려 동물은 제대로 관리해 놔. 만약 우리를 방해한다면, 그 자리에서 처리해버려.

「달비라」 알겠습니다. 아자젤, 넌 지휘사 를 데리고 나가 있어.

몸이 제멋대로 문밖으로 나가졌다.

「지휘사」 이거 놔...... 안 돼! 히로! 절대로 당신의 뜻대로 되게 하지 않을 거야!

▷ 참는다

「히로」 보아하니 자신의 새로운 직무에 잘 적응한 것 같군. 자, 달비라. 이제 시작하도록 할까.

「달비라」 알겠습니다. 아자젤, 넌 지휘사 를 데리고 나가 있어.

몸이 제멋대로 문밖으로 나가졌다.

히로가 말한 「시작」한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이지?

「히로」 하하, 이 상황을 꽤나 즐기는 것 같군.

「달비라」 ......

「히로」 말하기 싫은가? 그럼 됐어.

히로가 페트리 샬레 모양의 기구를 열었다.

「히로」 자.

달비라는 조용히 유리문으로 다가갔다.

히로가 기구 밖의 버튼을 누르자, 투명한 유리벽에서 갑자기 투명한 관이 튀어나왔고, 그대로 달비라의 몸에 꽂혔다.

「달비라」 ......

환력이 혈액처럼 관을 통해 빨려가자, 그 옅은 빛이 히로의 얼굴을 밝혔다.

「히로」 흐흐...... 얼마 안 남았어......

연구실 밖에서 무료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아자젤」 젠장......

「지휘사」 지금 저기서 뭐 하는 거야?

「아자젤」 크으...... 히로 녀석, 또 달비라를 실험쥐 삼아서 입에 담을 수 없는 실험을 해대고 있어.

「지휘사」 실험? 무슨 실험?

「아자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 거짓말뿐인 위선자를 믿는 건 달비란데.

「아자젤」 아아...... 정말 그 녀석의 머리를 뜯어버리고 싶어...... 분명 재미있겠지...... 이히히히......

아자젤은 어딘가 초조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날이 완전히 밝아진 후에서야 달비라가 실험실에서 나왔다.

그의 몸에서는 딱히 이상한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고, 물어볼려고 해도 대답해주지도 않았다.

그렇게 연구실을 떠나, 웬시 기원으로 돌아왔다.

「웬시」 지휘사 , 달비라, 어디 갔다 온 거야?

「지휘사」 ......

「달비라」 순찰. 어제 중앙청 일 때문에 지휘사 는 한숨도 못 잤어.

「웬시」 괜찮아? 안색이 안 좋아 보여.

웬시의 다정한 눈빛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가 목구멍을 꽉 막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온 힘을 쥐어짜낸 후에야 겨우 "응"이라는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웬시」 안화는 이미 찾았어. 이제부터 중앙청의 사람과 정보를 교환하고, 어떻게 협력할 지 토론해보려고 해. 너도 갈래?

웬시는 아직 동방거리에 닥쳐올 불행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아자젤」 얌전히를 모르는구만~ 만약 말한다면...... 죽게 될 거야.

악마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1.1. 웬시에게 알린다[편집]

동방거리와...... 가족들을 지킬 수 있으면 돼......

죽더라도 뭐 어때?

이렇게 꼭두각시처럼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아자젤」 아아...... 그래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거군...... 아무리 반복해도,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지.

갑자기 어지러워졌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아자젤」 매번 이러니까 나도 슬슬 질리네. 다음엔 좀 더 재미있는 수단을 써 달라고.

「웬시」 지휘사 !

깨어났을 때는 이미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뒤였다.

「달비라」 중앙청과 동방거리의 회담은 이미 끝났어. 웬시를 찾으려 해도, 지금 그녀는 널 볼 시간이 없을 거야.

달비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달비라」 ...... 죽을 걸 알면서도 왜 무의미한 반항을 한 거지?

「지휘사」 다른 사람의 꼭두각시로 사는 게 죽은 것과 뭐가 달라?!

「달비라」 ...... 너는 죽으면 모든 게 끝이라 생각하는 건가?

「달비라」 허울좋은 변명이지만, 자신의 나약함을 덮으려는 것일 뿐이지. 제 딴에 죽기만 하면 모든 고통과 잘못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

「달비라」 넌 결국 가장 쉬운 선택을 했을 뿐이야. 별로 대단한 것도 없지.

「달비라」 용기란 건 이런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뜻하는 거야.

「지휘사」 ...... 그게 네가 살아가는 이유야?

「달비라」 ...... 아니. 내가 살아가는 건 목표 때문이 아니라, 징벌 때문이야.

달비라는 돌아섰다.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달비라와 함께 히로를 만났고, 히로가 사람들을 선동하여 동방거리에서 폭동을 일으키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악마 때문에 이 소식을 웬시에게 전할 수 없다. 제길......

1.2. 웬시에게 알리지 않는다[편집]

그 녀석은 결코 나에게 진실을 말하게 두지 않는다. 마음속으로 그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휘사」 ...... 됐어. 피곤해서 좀 쉬고 싶어.

달비라가 하나라도 많은 정보를 알게 둬서는 안 된다.

「달비라」 ......

「웬시」 알았어. 무슨 소식이 있으면 알려줄게. 그럼 난 안화한테 갈 테니까, 푹 쉬어.

「지휘사」 응...... 조심해야 해.

「달비라」 현명한 선택이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왜 말이 나오지 않은 걸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가...... 아니면...... 생명과 정의, 둘 중 어느 게 더 중요한 지 저울질한 걸까?

「달비라」 ...... 죽음은 도망치는 것 뿐이지, 결코 용기가 아니야.

달비라는 고개를 저으면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지휘사」 이런 녀석한테 위로를 받다니...... 굴욕적이야......

「아자젤」 걔는 널 위로하는 게 아니야.

달비라는 떠났지만 악마는 내 곁에 남아있었다.

「아자젤」 그 말은 자기 자신한테 한 말이겠지, 끼히히히......

「아자젤」 자신을 계속 설득하지 않으면 모든 게 무의미해질 테니까. 어쩌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걸 수도 있지. 녀석은 이렇게 답이 없는 문제에 매달리는 걸 좋아해.

「지휘사」 그는 대체......

「아자젤」 아아~ 겨우 단 둘이 있을 수 있게 됐는데, 그 고집 센 놈 얘기는 꺼내지 말자고. 네 얘기는 어때~

「아자젤」 솔직히 네가 거기서 참으려 할 줄은 몰랐거든. 의외로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구만.

「지휘사」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아자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죄책감을 감당할 수 없는 건가?

「아자젤」 모든 걸 남 탓으로 돌리고 나면, 속 편하게 타락할 수 있겠지?

「아자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저 녀석이 날 유혹한 거라고...... 난 이미 할 만큼 했어, 잘못된 건 이 세상이야...... 끼끼끼끼...... 이런 말들은 참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줘.

「아자젤」 하지만......

악마의 목소리가 서서히 다가왔다.

「아자젤」 이건 다...... 네 스스로 한 선택이야.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달비라와 함께 히로를 만났고, 히로가 사람들을 선동하여 동방거리에서 폭동을 일으키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악마 때문에 이 소식을 웬시에게 전할 수 없다. 제길......

2. 3일차 밤[편집]

「? ? ?」 ...... 지휘사 .

「지휘사」 ......

「? ? ?」 지휘사 , 일어나, 이러다 늦겠다.

눈을 떠보니 대문짝만해진 악마의 얼굴이 보였다.

「지휘사」 으악——! 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자젤」 침착하셔. 달비라가 오늘 밤 재미있는 일을 하려고 하는데, 가서 보지 않을래?

「지휘사」 그것도 달비라가 시킨 일이야?

「아자젤」 그 반대야, 그 껄끄러운 녀석은 네가 따라오지 않기를 바라겠지. 그런데...... 그 녀석이 너 몰래 뭘 하려고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아?

「지휘사」 그를 따라가라고 하고 싶은 거야?

「아자젤」 안심해, 녀석한테 말하지 않을 거니까. 가끔은 반항기에 접어든 아이에게 본때를 보여줘야지, 안 그래?

아자젤의 안내에 따라, 히로의 연구소가 있는 빌딩으로 왔다.

「지휘사」 ...... 달비라는 히로를 만나러 왔을 뿐이야. 이상할 건 없잖아.

「아자젤」 이히히히......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오늘 히로는 아주 중요한 면담이 있으니, 특별히 아무도 그를 방해하지 말라고 명령한 상태야.

「지휘사」 ...... 달비라가 히로의 명령을 어겼다는 거야?

「아자젤」 여기서 때려맞출 게 아니라, 들어가 보는 게 낫겠지.

곧이어 직사각형의 좁은 공간으로 몸이 옮겨졋다. 딱딱한 벽이 내 주위를 둘러쌌고 사방이 칠흑 같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자젤」 여기는 히로 연구실의 보관실이야. 네 기운은 숨겼지만, 긴장은 놓지 말라고. 만약 발각되면 아무도 너를 보호해줄 수 없으니 말이야.

「지휘사」 ......

왠지 위험한 일에 휘말린 느낌이다.

「? ? ?」 네 연구는 어떻게 됐어?

갑자기 밖에서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히로」 곧 끝날 거야. 네 도움 덕분에.

「? ? ?」 널 도와주고 있는 게 아니야. 네가 뭘 위해 이 연구를 하는지 궁금했을 뿐이지. 달비라는 네쪽 사람이지?

참지 못하고, 문을 아주 살짝만 열었다——

「히로」 달비라는 확실히 다루기 쉽지만, 동방거리와는 깊게 얽혀있는 관계지. 쉽게 흔들릴 수도 있어.

히로의 앞에서 청아한 소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뜻밖에도 박쥐 모양을 한 채 허공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검은 마귀 인형이었다.

「검은 마귀 인형」 연구가 끝나고 나면, 그를 어떻게 할 셈이지?

「히로」 그때는 이미 쓸모없는 폐기물일 뿐이니, 당연히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처분해야지.

「검은 마귀 인형」 너는 참 잔인하네. 하지만 그가 순수히 함정에 빠질 사람으로는 안 보이는데.

「히로」 당연히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의 달비라는 이미 물러날 곳이 없어.

「검은 마귀 인형」 후후...... 후후후후후...... 진상을 알게 될 때, 그가 어떤 발악을 할 지...... 정말 기대가 돼. 그렇지 않아?

마지막 말을 하면서 검은 마귀 인형의 그림자가 점점 다가왔다.

——들켰다!

머리가 하얘졌다. 심장 박동조차 멈춰버린 것만 같다. 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려왔다.

「검은 마귀 인형」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다음에는 어떤 서프라이즈가 있으려나?

검은 마귀 인형이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아자젤」 슬슬 가야겠어.

연구소를 떠난 후 웬시 기원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아자젤」 흐흐...... 하나같이 속내가 검군, 서로 속고 속이고 말야...... 이 허위의 협력 관계 속에서,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달비라」 ...... 너 자신에게 먼저 물어봐.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섬광처럼 나에게 달려들었다. 숨고 싶었지만 이미 늦었다——

「아자젤」 윽......!

등 뒤에 있던 어둠 속에서 아자젤이 나타났다.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고통스럽게 비틀어진 것처럼 보였다.

「달비라」 내가 말했지...... 지휘사 를 잘 감시하고, 그/그녀가 따라오게 두지 말라고.

「아자젤」 헤헤헤...... 꼬마 달비라가 정말 화가 난 모양이군......

「달비라」 말했을 텐데...... 배신하지 말라고.

「아자젤」 아니...... 너를 배신한 건 히로야...... 내가 아니라...... 윽......!

「달비라」 지휘사 의 기운을 숨기고 몰래 나를 쫓아왔는데 말이지...... 넌 참 충실하군 그래.

「아자젤」 난 그냥 너를 신경 쓴 것 뿐이야...... 넌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보물인데, 내가 널 배신할 리가....... 없잖아......

「달비라」 더 지껄여봐.

「아자젤」 뭐, 뭐 하려는 거야!

「달비라」 너는 늘 영혼의 맛을 그리워했잖아?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을 뿐이야. 네 자신의 영혼은...... 어떤 맛일까?

「아자젤」 ......! 미쳤냐!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다고!

「달비라」 과연 그런지 한 번 해 볼까.

달비라가 나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밤보다 더 깊은 어둠이 그의 뒤에서 퍼졌다.

「달비라」 모르지...... 그저 악마의 거짓말일 수도.

바닥에 발이 고정된 것처럼 조금도 움직일 수 없다.

「? ? ?」 도와줘......

귓가에 갑자기 실낱같이 여린 구조 요청이 들려왔다.

「지휘사」 아자젤?

「달비라」 ...... 지휘사 (을)를 끌어들이지 마.

「아자젤」 도와줘...... 이 새끼 진심이야......

눈앞에 아자젤의 그림자가 나타난 것처럼 보였으나, 뚜렷하게 보이진 않았다.

「지휘사」 어떻게 하면......

「달비라」 ...... 지휘사 , 귀를 막아. 아무것도 듣지 마.

「아자젤」 환력. 녀석의 환력에 접촉해 봐, 저번에 했던 것처럼.

「지휘사」 저번에...... 했던 거......

무수히 많은 장면들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다. 거센 파도 속에서...... 떠도는 작은 배...... 저건...... 누구지?

「달비라」 금방 끝날 거야.

「아자젤」 어서...... 늦겠어......

아자젤의 형체가 사라졌다. 혼돈 속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년」 살려...... 줘......

몸이 통제되지 않는 듯, 떨리는 손이 달비라에게로 향했다.

세계가 갑자기 공허로 변하는 것 같았다——

이게 바로...... 달비라의 환력인가?

「아자젤」 히히...... 히히히히....... 바로 이 느낌이야...... 이 몸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야......

눈앞에 한 줄기의 빛이 내려왔다.

「달비라」 ...... 내 몸에서...... 나가......

「아자젤」 응? 의식은 깨어있나 보군.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아자젤」 봤지, 달비라? 너와 난...... 우린 하나야! 이것이야말로 너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달비라」 입 닥쳐!

「아자젤」 윽...... 이렇게 오랫동안 지내왔는데, 왜 나를 받아주지 않는 거야, 왜 인정하지 않는 거야!

「달비라」 난 영원히 네가 되지 않을 거다...... 영원히!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아자젤에 유혹에 의해, 몰래 달비라를 미행해서 히로의 연구소에 갔다. 그리고 히로가 달비라를 배신할 것이라는 정보를 얻었다.
결국 달비라에게 미행을 들켰고, 달비라는 격노했다. 나는 아자젤을 돕기 위해 달비라의 환력에 접근했다......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2-21 23:43:06에 나무위키 타락천사의 진혼가/3일차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