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천사의 진혼가/6일차

1. 6일차 아침[편집]

중앙청을 속인 게 양심에 걸렸는지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희미하게 내게 등을 돌리고 있는 소녀를 보이는 것 같았다.

「? ? ?」 새로운 체스판이 펼쳐졌어... 네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정말 기대가 돼.

「지휘사」 넌 누구지?

「? ? ?」 ...... 열심히 발버둥 쳐 봐.

「지휘사」 뭐?

손을 뻗어 잡아보려고 했지만...

「지휘사」 으악——아파!

눈을 뜨니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지휘사」 그냥... 꿈인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꿈 속의 그 뒷모습은 너무나 익숙했다.

고개를 저으며 이상한 생각을 지우려고 했다.

웬시 쪽은 어떻게 상의했는지 모르겠다. 한 번 가 봐야겠다.

똑똑—— 똑똑똑——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대답이 없다.

「안」 안 계세요?

안은 들고 있는 식재료를 난처하게 쳐다봤다.

「안」 정말, 아침 일찍부터 지휘사 님을 위해 아침 식자재를 사 왔는데, 어디로 가신 걸까...

오늘 웬시 기원은 너무 조용하다. 시끌시끌한 어제와는 완전히 대조적이었다.

정원엔 벚꽃나무가 고요히 만발해 있고, 바닥에는 꽃잎이 두껍게 깔려있다. 정말이지 몇 번을 와도 감동적인 아름다운 절경이다.

문을 두들겨도 반응이 없다. 정원에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문 사이로 틈이 보였다.

「지휘사」 문이 안 잠겼나?

그럼 실내에서 기다리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왠지 몰라도 공기는 따뜻하고 습기가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자욱한 수증기가 번지는 것 같았다.

탁자 앞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울렸다.

「지휘사」 ......

웬시를 부르고 싶었지만, 말도 꺼내지 못한 채 침만 꿀꺽 삼켰다. 왜냐하면——

목욕 가운을 입고 머리를 높게 묶은 동방거리의 가주가 홍조를 띄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곧장 옆 거울로 걸어가는 그녀만이 보였을 뿐, 그 외의 것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휘사」 웬......

「웬시」 ......!

웬시가 갑자기 바둑돌을 던졌고, 강한 바람이 귓가를 스쳐지나가 내 얼굴 바로 옆 벽에 박혔다!

「웬시」 ...... 아, 너구나.

...... 방금 그 바둑돌 방향이 조금이라도 틀어졌으면, 분명 머리가 터졌을 텐데?!

「웬시」 너라면 괜찮아. 문 좀 닫아줘.

「지휘사」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이 반응도 너무 차분하잖아......

▷ 지휘사 (남)

「웬시」 옷을 안 입은 것도 아니고... 도, 동방거리의 주인이 이런 일로 호들갑을 떨면 말이 안 되지.

▷ 지휘사 (여)

「웬시」 옷을 안 입은 것도 아니고... 어차피 다 여자들이니까, 신경 쓸 필요도 없잖아.

「웬시」 샤워하고 나와서 너한테 연락하려고 했어. 어젯밤 우리 연구에 조금 진전이 있어서, 지금부터 모두를 소집해서 설명할려고.

「지휘사」 자, 잠깐...

「웬시」 종한구가 다른 신기사를 부르러 갔으니깐, 곧 있으면......

「지휘사」 잠깐만!

「웬시」 어? 왜?

「지휘사」 저기...... 목욕 가운이 내려가려고 해.

「웬시」 ......!

웬시는 재빨리 목욕 가운을 끌어올리고 뒤돌아섰다.

「웬시」 진지한 얘기 도중에 대체 뭘 보는 거야...... 흠! 어쨌든...... 그러니까...... 다른 신기사들을 모아 줘......

「웬시」 ...... 흥...... 이따가 혼내줄 거야!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쏜살같이 문 안으로 사라졌다.

「종한구」 좋은 아침이에요. 벌써 오셨나요?

「종한구」 어? 실수로 막 샤워하고 나온 웬시를 만나서 혼쭐이 난 표정이네요?

「지휘사」 윽......

너무 정확하다!

「종한구」 우리의 가주께선 아침에 샤워하는 습관이 있어요. 다음부턴 명심하세요!

쾅——종한구가 머리를 세게 맞았다.

「웬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종한구」 우리 가주가 화날 때는 건들면 안 돼요. 꼭 명심하세요!

「지휘사」 너한테 하는 말 같은데......

웬시가 다시 살벌한 시선으로 쳐다보자 종한구는 재빨리 종이로 머리를 막았다.

「종한구」 하하, 맞다. 다른 사람은 모두 오행진에 있다고 알려주러 온 참이었죠. 두 분도 빨리 따라오세요.

말을 끝내자마자 종한구는 연기처럼 문밖으로 사라졌다.

웬시를 따라 오행진에 들어왔을 때, 어제 본 신기사들이 이곳에 다 모여 있었다.

오행진이 웬시 기원의 정원에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웬시가 결계로 숨겨둔 거겠지.

「종한구」 다들 모이신 것 같고, 슬슬 시작하도록 하죠.

「종한구」 최근 할아버님이 남긴 고서를 연구하던 도중, 오행진에 관한 기록을 찾았습니다. 몇 장이 비어있지만, 그 원리는 대충 이해할 수 있었죠.

「종한구」 간단히 말하면, 오행진은 흑핵과 공명해 흑핵의 힘을 구동자의 힘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종한구」 그렇게 되면, 구동자의 환력은 증가하고, 구동자의 보호 구역에 있는 흑핵의 힘은 약해지게 되죠.

「지휘사」 그렇구나. 잠깐만, 그럼 오행진 안에 흑핵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뜻이잖아.

「종한구」 네. 그렇게 되죠.

「가리에」 그럼 이제 우야노? 오행진은 구동자의 환력을 쭉쭉 흡수하는디, 그러믄 웬즈의 몸뚱아리가 안 남아나는 거 아이가?

「종한구」 일단 서두르지 마세요. 어느 분이랑 고서를 연구했을 때, 이 거리를 지킬 수 있는 재미있는 걸 찾아냈어요.

「종한구」 그건 바로...... 접경도시의 흑핵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입니다.

「지휘사」 어떻게?

「웬시」 ...... 방금 설명한 원리를 이용해서, 접경도시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오행진을 만드는 거야.

「지휘사」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웬시」 처음에는 우리도 기상천외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웬시」 하지만 접경도시에 대해 조사해 보니 생각보다 이 계획의 실행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걸 알게 됐어.

「종한구」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접경도시에서 4개의 흑핵 소재지를 찾습니다. 그리고 에너지원인 흑핵으로 동방거리처럼 소형 마법진을 만든 다음, 신기사를 각각 파견해서 환력을 주입하는 구동자가 되게 하는 거죠.

「종한구」 5개의 오행진을 동시에 펼치는 순간 접경도시 전체를 덮을 수 있는 거대한 에너지 필드가 형성되고, 그 안에 있는 모든 흑핵 에너지는 약화되거나, 잘하면 제거되겠죠.

「지휘사」 다시 말해서...... 동방거리 뿐만 아니라 접경도시 전체를 구할 수 있다는 거지?

「웬시」 응. 우리의 목적은 동방거리를 지키는 거지만, 언젠가 내 환력이 오행진을 버틸 수 없는 날이 올 거야.

「웬시」 더 이상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되면 파멸을 맞이하게 되겠지.

「웬시」 그러니 흑핵을 근원부터 없애버리는 게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야.

「웬시」 지휘사 는 이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함께 세상을 구해내자!

「지휘사」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대단한 계획을 세운 것 같아.

「지휘사」 그럼 함께 세상을 구하자!

「가리에」 이리 퍼뜩 동의한다고? 쫌만 더 생각해 봐도 괜찮을 텐디......

「지휘사」 확실하진 않지만, 웬시가 동방거리를 위험에 빠뜨릴 일은 없을 거라 믿어. 게다가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법이잖아?

「룰루」 ...... 역시 머리에 우동사리로 꽉 차 있네.

「웬시」 지휘사 , 우리를 믿어줘서 고마워.

「웬시」 솔직히 이 계획이 잘 될 지 안 될지는 우리도 잘 모르겠어.

「웬시」 오행진이 흑핵을 모두 정화한 후 구동자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는...... 나도 잘 몰라.

「웬시」 하지만,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절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 정말 이상주의자구나......

「지휘사」 왠지 이상주의적인 것처럼 들리는데, 실제로 그렇게 잘 될까......

「지휘사」 게다가 오행진 자체가 흑핵의 에너지로 움직이는 건데, 흑핵을 정화하면 정말 그 효력을 잃는 걸로 끝날까? 어쩌면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고,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어......

「웬시」 솔직히 이 계획이 잘 될 지 안 될지는 우리도 잘 모르겠어. 오행진이 흑핵을 모두 정화한 후 구동자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는...... 나도 잘 몰라.

「웬시」 하지만,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절대 아무것도 변하지 않잖아.

「웬시」 지휘사, 우리에게 기회를 줄 수 없을까?

웬시의 밝고 솔직한 눈빛을 보니, 있던 의구심도 싹 날아가는 것 같았다.

「지휘사」 확실히,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법이지. 하지만 어떤 위험에 빠지기라도 하면, 이 계획은 어떤 상황에도 반드시 중단해야 해.

「웬시」 응, 그럼 부탁할게.

「종한구」 그럼 합의를 봤으니, 이제 자세한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죠.

「종한구」 보시는대로, 이건 접경도시의 미니 맵입니다.

「지휘사」 잠깐...... 이 지도는...... 누가 그린 거야?

「종한구」 당연히 다재다능한 제가 그렸죠~

「지휘사」 어디서부터 태클 걸어야 할지 모르겠네... 계속해봐......

「종한구」 이 5개 구역이 우리가 선택한 지점입니다.

「종한구」 그 중 동방거리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몬스터에게 침범당한 것 같으니, 이 구역의 해방 임무는——지휘사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지휘사」 흑핵 구역 해방 말이지? 내 본업이기도 하고, 좋아.

「종한구」 이 구역의 흑핵 소재지는 저랑 웬시가 정보를 수집하겠습니다.

「종한구」 수집이 끝나면, 각각 오행진을 펼치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지휘사님이 몰래 중앙청의 자원을 제공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요.

「지휘사」 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볼게.

「종한구」 법진을 가동하고 나면, 구동자는 오랫동안 법진 구역에서 떠날 수 없게 됩니다.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 뒤에 나머지 4개 구역의 법진을 동시에 가동하도록 하죠.

「종한구」 그 전에 각 법진의 구동자는 해당 구역을 지켜야 합니다. 누군가가 법진을 파괴하는 것을 막아야 하니까요.

「종한구」 인력 배치는......

「종한구」 이렇게 하죠. 이견 있으신 분?

「칭탄」 이의 없소.

「가리에」 내는 항구도시구만, 야호!

「룰루」 쳇...... 학교네...

「웬시」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지휘사 , 이 일을 중앙청에 비밀로 해 줘.

「웬시」 우리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건 아니지만, 중앙청의 다른 지휘사는...... 믿을 수 없어서 그래.

「지휘사」 히로? 저번에도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 이유가 뭐야?

「웬시」 무슨 확실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직감이 그래.

「웬시」 물론 내가 생각이 많은 걸 수도 있고. 중앙청에 알릴지 말지는 네가 알아서 결정해줘.

「종한구」 그럼 오늘의 동방거리 작전회의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종한구」 전 우리 귀염둥이나 찾으러 가야겠네요. 녀석이 언제 길을 잃었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걱정이네요......

사람들이 떠난 후, 오행진은 다시 조용해졌다.

이때 공기 중에 물결 같은 파문이 일어났고, 이어서 한 사람의 그림자가 법진 앞에 나타났다.

「? ? ?」 ...... 대단한 정보군.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동방거리는 접경도시 전체를 덮을 만큼 거대한 오행진을 만들 계획이다.
그래서 오늘부터 목표 구역의 흑핵을 보호하고 오행진을 건설해야 한다.
이 어불성설 같은 계획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1. 시가지 변경 스크립트[편집]

「앙투아네트」 동방거리 해방 작업이 순조롭게 끝날 줄 몰랐어요. 이렇게 된 거 시가지 일도 바로 착수할 수 있겠네요.

「앙투아네트」 최근 시가지에 "불확실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요. 그래서 지휘사 님의 힘이 필요해요.

「지휘사」 좋아요. 언제 시작하죠?

「앙투아네트」 빠를수록 좋아요.

「앙투아네트」 그쪽 관련된 일은 안화가 알려줄 거예요.

「앙투아네트」 그는 시가지 정부기관에서 일한 적이 있어서 그쪽 일에 대해 더 잘 알죠.

「지휘사」 앙투아네트는요?

「앙투아네트」 조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늦은 건 아니겠죠......

「앙투아네트」 안화가 곧 올 거예요.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먼저 실례할게요.

앙투아네트가 나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떠났다.

앙투아네트가 미간을 찌푸린 걸 보니...... 심각한 일이 틀림없다......

십분 후——

「안화」 오래 기다렸군.

자세가 곧은 남자가 내 앞에 나타났다.

「안화」 본론으로 들어가지. 최근 얻은 시가지에 관한 정보에 따르면, 요즘 그쪽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게다가 일부는 변이가 발생했어.

「안화」 이런 상황은 처음인데, 난 이에 대해 그쪽의 흑핵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지.

「안화」 지휘사인 너는 흑핵을 느끼고 정화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 계획은 네가 직접 그곳으로 가서 변이가 발생한 원인을 조사해야 해.

「안화」 그쪽으로 널 맞이할 사람을 배치해 놨어. 그의 이름은 세츠. 별로 내키진 않지만 어쨌든 신관이다.

「지휘사」 "별로 내키진 않지만 어쨌든"...?

「안화」 걱정 마. 비록 문제가 좀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믿을만한 녀석이다.

「지휘사」 저기... 점점 더 의심만 되잖아!

2. 병괴물 찾기[편집]

{{{#white 【긴급】병괴물 찾기 공고! 제 귀여운 병괴물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길에서 아름다운 여성들이 둘러싸고 마구마구 귀여워해줄 것처럼 생긴 작은 병괴물을 본다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나에게 알려주세요! 그리고, 녀석을 잡으려는 짓은 그만두세요. 그 녀석은 나한테로부터 도망과 은폐 재능을 전수받았으니, 너희들이 녀석을 잡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지휘사」 ...... 만장정 사장의 부탁이다. 길에서 만난다면 얘기해 주자.

「지휘사」 이런 설명은 하나도 귀엽지 않은데...... 만약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바로 종한구에게 말해야겠다.

2.1. 병괴물 찾기 - 1[편집]

「카지」 바로 여기야. 검도부 후배가 탈의실에서 곳을 갈아입을 때 이상하게 생긴 병이 옷 위에 있었고, 어떻게 해도 도저히 떨어지지 않아서 검으로 위협하니까 바로 도망쳤어.

「지휘사」 ...... 완전 호색한 같은데.

「카지」 정말 짜증나는 놈이야...... 찾기만 해 봐라......

카지는 주먹으로 무언가 부수는 동작을 취했다.

「지휘사」 그럼 네 후배는 지금 어디 있어? 내가 직접 물어봐도 될까?

「카지」 네가 그 이상한 병을 찾고 있다고 들은 뒤에 후배더러 휴게실에서 기다려달라고 부탁했어. 잠시만, 내가 불러올게.

카지가 휴게실에 들어간 후 잠시 뒤 ㅣ단발의 여자아이가 카지와 함께 나왔다.

「후배」 진짜...... 그 병, 당신의 애완동물이었어요? 진짜, 제대로 관리 좀 해 주세요......

「지휘사」 아니......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그걸 찾는 것 뿐이야. 네 의견은 주인에게 잘 전달해 둘게.

「후배」 그 자식 진짜 싫어요. 비록 병이라곤 하지만 마치 변태 아저씨 같다니까요. 저한테 놀라서 도망가더니 결국 탈의실 밖에서 몰래 훔쳐보고 있었지 뭐에요!

「지휘사」 그럼 다시 쫒아냈어?

「후배」 아니요. 사실 붙잡아서 좀 혼내줄려고 했는데 걔가 TV광고를 보더니 갑자기 뿅뿅 뛰쳐나가서...... 아, 이거에요!

벽 쪽에 있는 TV를 보았다. 그곳엔 붉은 옷을 입은 미모의 여자가 샴푸를 광고하고 있었다.

「카지」 ...... 어라? 오로시아 씨?

「후배」 혹시 카지 언니가 아는 사람인가요? 아무래도 그 이상한 게 노리는 다음 목표가 그 사람일 것 같아요. 그 사람에게 꼭 조심하라고 말해줘요!

「카지」 아니...... 만약 오로시아가 목표라면, 조심해야 하는 건 그 병 쪽일지도 몰라.

오로시아인가? 앙투아네트에게 그녀의 일정을 물어보자.

2.2. 병괴물 찾기 - 2[편집]

「앙투아네트」 [ 오로시아의 소재 ]

지휘사님께 : 오로시아가 휴가를 내고 시가지 구역에서 광고 촬영을 진행한다고 해요. 만약 무슨 일이 있거든 촬영장으로 가서 그녀를 찾아보세요. 제가 지금 위치 정보를 당신의 단말기로 보내드릴게요.

좋았어, 고마워요!

「지휘사」 앙투아네트가 위치를 보내줬어, 시간이 있다면 시가지에 가서 물어보자.

제작진이 있는 곳에 도착했지만 오로시아는 보이지 않았디.

「감독」 오로시아요? 방금 떠났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지휘사」 아니에요...... 아참, 혹시 병 같은 거 보신 적 있으세요?

「감독」 병? 혹시 아까 오로시아를 쫓아갔던 그건가요......

「지휘사」 바로 그거에요! 그거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감독」 잠깐...... 당신 뭐하는 사람이죠?

「지휘사」 그...... 저는......

「감독」 수상한데. 너 오로시아의 스토커지! 아무리 그녀가 사람을 거절하는 법을 모른다고 해도, 너 같은 놈들은 혼쭐이 나야 정신을 차리지!

「지휘사」 아니에요...... 그게......

「감독」 확실히 말해! 오로시아의 쫓아다니기 위해 그 병을 보낸 거지! 이 스토커 놈!

「지휘사」 아니라고 했는데......

「감독」 경비! 경비! 어서 이 사람 내보내세요! 다음에 또 그 빌어먹을 병을 보게 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아무래도 그는 내 말을 전혀 믿지 않는 것 같다...... 경비원에게 잡히기 전에 우선 이곳을 떠나자.

2.3. 병괴물 찾기 - 3[편집]

오로시아 같은 사람은 보통 길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자주 받곤 한다. 덕분에 목격자들의 정보를 따라가다가, 이윽고 평범해 보이는 빌딩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의 형체가 입구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지휘사」 아무래도 오로시아 같은데, 저기는 어디지?

▷ 그냥 잊자

왠지 모를 위협을 느꼈다. 저 얇은 문은 마치 열면 안 되는 상자처럼 느껴졌다.

「지휘사」 하지만 이건 병괴물의 유일한 단서인데...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병괴물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

어떡할까?

▶ 따라간다

▷ 그냥 잊자

「지휘사」 ......

그만두자.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고 왔을 때의 방향으로 다시 돌아갔다.

실패 【세 번째 단서】 오로시아를 추적하는 데 실패했다......

"달밤의 바둑 소리"로 복귀 [math(\hookright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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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오로시아를 따라 들어갔다.

놀라운 건, 이 빌딩은 외부에서 봤을 때 일반적인 주택처럼 보였으나 안에는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었다는 점이다. 많은 연구원들은 내가 들어온 걸 눈치채짐 못했는지, 컴퓨터 앞에서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미궁과 같은 복도 끝에서 오로시아의 모습이 사라졌다.

동시에 작고 검은 인형같은 것이 빠르게 지나갔다.

병괴물이다! 이 자식, 여기까지 찾아오다니! 나도 빠르게 쫓아갔다.

「지휘사」 ...... 음?

앞은 텅 비어있는 막다른 길이었다.

「지휘사」 이상하네...... 분명 이쪽으로 들어왔는데...... 설마 잘못 봤나?

잘못 봤다기엔...... 너무 또렷했는데...... 어쩔까?

▷ 계속 찾는다

복도 여기저기를 꼼꼼히 찾아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좀 찜찜하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살 테니, 귀찮은 일이 생기기 전에 자리를 떠나자.

▷ 포기하자

음...... 어제 너무 늦게 자서 환각을 들은 건가......

좀 찜찜하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살 테니, 귀찮은 일이 생기기 전에 자리를 떠나자.

10분 후——

「지휘사」 여긴...... 대체 어디지......

파리처럼 길을 맴돈 지 얼마나 되었을까, 결국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난 길을 잃었다.

좀처럼 식별하기 어려운 하얀 벽에 둘러싸여, 완전히 방향감각을 잃었다.

완전히 포기하고 직원에게 길을 물으려 했을 때 문득, 주변에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치 오면 안 되는 곳에 온 것처럼......

「지휘사」 큰일났네......

「? ? ?」 사냥감이 왔구만, 어떻게 할까? 끼히히히......

귓가에 갑자기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것처럼 매우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려왔다.

「지휘사」 누구야?!

공기가 기괴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공간이 왜곡되며 압박감이 공허에서 몰려오는 것 같았다.

「지휘사」 이건 대체......

사람처럼 생긴 것이 벽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검은 안개가 그의 주위를 감쌌다. 그의 얼굴은 산양 가면으로 가려져 있었다.

「? ? ?」 그건 내가 해야 할 질문일 텐데. 너, 전부 봤냐?

「지휘사」 ......!

대답하기도 전에 입이 막혔다. 눈앞이 새카맣게 변해버린 순간, 강한 질식감이 밀려왔다.

숨...... 숨이 안 쉬어져......! 벗어나려 했으니 몸이 마치 십자가 못이 박힌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 ? ?」 물러서.

「? ? ?」 아아, 정말 아깝군. 난 고문을 제일 잘하는데 말야.

날 누르던 압박감이 사라졌고, 눈앞의 검은 안개도 걷혔다.

「지휘사」 너...... 넌 누구야...... 뭣 때문에......

「? ? ?」 네가 알 필요 없다. 여기엔 뭘 하러 온 거지?

「지휘사」 길...... 길을 잃어서......

조건반사로 바로 대답했다.

「? ? ?」 ...... 앞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고, 세 번째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

「지휘사」 뭐...... 뭐라고......?

「? ? ?」 출구를 찾는 거 아냐.

검은 남자가 갑자기 그 남자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몸을 급히 일으켜 쏜살같이 멀리 달아났다. 다행히 그는 쫓아오지 않는 것 같다......

모습이 사라진 후, 남자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 ? ?」 개입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검은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매우 추하고 기괴한 몬스터처럼 생겼으며, 두 눈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 ? ?」 겁 좀 줬을 뿐이야. 그나저나 너 말야, 녀석을 이렇게 쉽게 풀어줄 줄이야.

「? ? ?」 이건 히로님의 명령이다. 그 인간은 아직 쓸모가 있어.

「? ? ?」 끼끼끼...... 너희들은 여전히 순진하군. 새끼 늑대를 놓아주면 언젠가 다시 커서 널 물어버릴지도 모른다니까?

「? ? ?」 너랑은 상관없어. 넌 그저 내가 지신한 일이나 잘 마무리하면 돼.

「? ? ?」 걱정 마셔, 내가 녀석을 죽일 일은 없으니까. 너랑 히로가 그렇게까지 주시하는 인간이면, 나도 조금 관심이 있지. 끼히히히......

마치 기계인 양 발걸음을 옮겼다. 이 몇 분이 마치 몇 년과도 같은 기분이었다.

문밖으로 뛰쳐나오자 온 몸에 땀이 흥건했다. 따뜻한 태양 아래였지만, 내 몸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

「지휘사」 그 자식...... 대체 누구지?

3. 6일차 밤[편집]

이날 밤,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 갑자기 기원으로 오라는 웬시의 연락을 받았다.

서둘러 가보니 실내에는 종한구와 웬시, 그리고 작은 병괴물이 있었다.

「지휘사」 무슨 일이야?

「종한구」 이 일은 제 귀염둥이가 실종된 것부터 말해야......

「웬시」 됐어, 짧게 설명해. 네 장황한 이야기는 내가 이미 들어줬잖아. 또 듣고 싶지 않다고.

종한구는 아쉬운 듯 손을 벌렸다.

「종한구」 지휘사에게 이 귀염둥이가 적의 포위망을 어떻게 빠져나오고, 어떻게 제 이름을 부르면서 저에 대한 사랑으로 온갖 역경을 뛰어넘어 제 곁으로 돌아왔는지 이야기 해주고 싶었는데.

「종한구」 아...... 정말 감동적이었다구요......

「병괴물」 o_O！

종한구는 눈물을 머금고 병괴물을 꽉 껴안았다.

「병괴물」 Q_Q ......

병괴물을 모습을 보니...... 엄청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웬시」 종...... 한...... 구......

「종한구」 아무튼 제 귀염둥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제가 오늘 한참을 찾아다녔는데요, 요 녀석이 재미있는 정보를 가져왔어요.

「지휘사」 재미있는 정보?

「종한구」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한 번 보세요.

「종한구」 제 귀염둥이, 보여주세요.

「병괴물」 (>ω<)

병괴물의 몸에서 하얀 빛이 반짝였다......

흰 빛이 사라지자, 눈 앞에 연구실 모양의 장소가 나타났다.

연구실 정중앙에서 익숙한 그림자가 서 있었다——

「히로」 ...... 실험이 또 실패한 건가.

히로가 바닥에 쓰러져 아무 반응도 없는 몸을 보고 혼자 중얼거렸다.

바로 이때, 밖에서 갑자기 불규칙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몇몇 사람이 히로의 앞에 나타났다.

「오로시아」 어머? 히로 어르신의 보디가드가 없네요?

「히로」 그에겐 다른 일을 처리하라고 시켰어. 그는 신경 쓰지 말고, 할 말 있으면 해.

「로나크」 조금 전에 앙투아네트의 연락을 받았다. 내일 중앙청으로 오라고 하더군. 「상의할 일이 있다」면서.

「히로」 플로라도 받았나?

「플로라」 ...... 예.

「히로」 그러니까, 나만 배제했다는 건가?

「로나크」 내 추측이 들어맞았군. 앙투아네트는 이미 당신을 의심하고 있어.

「히로」 무서울 정도로 예민한 여자로군.

「히로」 보아하니 그들과의 분열은 불가피하겠어. 이렇게 된 거 내일 우리가 기선을 제압하도록 하지. 중앙청과 앙투아네트를...... 함께 끝내버리자고.

「오로시아」 아~~정말 흥분된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못 기다리겠어~~

「로나크」 하나 질문해도 되나. 저번에 말한 그 구역은 어떻게 할 거지?

「히로」 하하, 안심해라. 그곳이라면 방금 전에 재미있는 정보를 얻었어. 잘 이용할 수 있을 거야......

영상이 끝났다. 눈앞의 영상이 사라지기 전까지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지휘사」 마, 말도 안 돼....... 히로가 정말로......?

「종한구」 제 귀염둥이가 목숨을 걸고 가져온 정보인데, 가짜일 리 없잖아요.

「병괴물」 (*￣︿￣)

「웬시」 너는 중앙청에 이제 막 들어왔으니까, 아직 눈치채지 못했을 테지만..... 평온해 보이는 수면 아래에는 늘 상상할 수 없는 암초가 숨어있는 법이야.

「웬시」 어쨌든, 이 소식은 이미 앙투아네트에게 전했어. 나머지는 그들이 알아서 해결할 거야. 안화와 에뮤사가 있으니, 앙투아네트의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초조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불길한 예감이 든다......

「웬시」 병괴물이 가져온 정보를 보면 히로는 아직 네게 손을 댈 생각은 없어보여. 하지만 히로는 약삭빠른 사람이야. 위험할지도 모르니 넌 앙투아네트가 연락하기 전까지는 웬시 기원에 있어.

「지휘사」 응, 그렇게 할게.

중앙청으로 돌아가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차라리 웬시 기원에 머물며 소식을 기다리는 게 합리적인 결정이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초조함이 가득했다.

히로는 대체 무슨 생각이지? 그가 실행하려는 계획은 뭘까? 그 영상에서 나오지 않은 「또 다른 사람」은 누구지?

앙투아네트는...... 괜찮을까?

{{{+1 {{{#!wiki style="font-family: '궁서','Gungsuh',cursive"

【수첩】
종한구의 병괴물을 통해 히로가 중앙청을 분열시키고 앙투아네트를 죽이려고 한다는 정보를 알아냈다.
이 소식을 앙투아네트에게 알렸다. 꼭 무사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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