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누마 엘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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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창세 서사시[편집]
1.1. 개요[편집]
에누마 엘리시(𒂊𒉡𒈠𒂊𒇺; Enūma Eliš 또는 Enuma Elish)는 메소포타미아 신화 중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인들의 종교적 서사시를 말한다.
기원전 20세기에서 기원전 18세기 사이에 창시된, 인류사상 가장 오래된 신화 중 하나이다. 1848년, 이라크 니네베 지역의 옛 아시리아 왕궁 유적을 탐사하던 중 영국의 고고학자 오스틴 레이어드(Austin H. Layard) 발굴 팀이 아슈르바니팔의 도서관으로 추정되는 방에서 발견했다. 서사시는 설형 문자로 점토판에 음각되었고, 발견 당시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있었으며, 이후 후속 탐사를 통해 1929년까지 여섯 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현재 5번째 판의 일부를 제외한 점토판의 번역에 성공한 상태이다. 그 분량은 총 7개의 점토판에, 1100여 행의 아카드어로 기록되어 있으며, 당대 제정일치 사회에서 신년 축제의 4번째 날에 대사제가 낭송하였다고 한다.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태고의 민물로 묘사되는 아프수(Apsû, 압수)가 자신의 자손인 누딤무드(엔키로 추정)의 소란에 괴로워하자 그의 시종 뭄무를 앞세워 누딤무드 일당들을 죽이고자 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 계획은 영웅 신 에아(마찬가지로 엔키로 추정)에게 새어나갔고, 에아는 마법으로 아프수를 잠재우고 그의 왕관을 탈취하여 왕권을 쟁취하였다. 이후 똑같은 전개로 에아의 아들 마르두크가 대지의 신 티아마트(Tiamat)의 분노를 사고,[1] 티아마트는 소란스러운 마르두크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마르두크는 1 대 1 정면 대결을 통해서 고대신 티아마트를 죽이고 주신의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
명칭인 '에누마 엘리시'는 이 서사시의 제목 같은 것이 아니라 발굴된 점토판의 맨 앞 구절을 따 온 것이다. 특별히 제목이라고 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어 그냥 에누마 엘리시로 부르게 된 것. 대략 "그때 높은 곳에서~"라는 의미를 지닌다. 해당 구문이 포함된 전문(前文) 원본 및 역본은 다음과 같다.
enūma eliš lā nabû šamāmū, šapliš ammatu šuma lā zakrat, apsûm-ma rēštû zārûšun, mummu tiamat muallidat gimrišun, mêšunu ištēniš ihiqqū-ma…
When in the height heaven was not named, and the earth beneath did not yet bear a name, and the primeval Apsû, who begat them, and chaos, Tiamat, the mother of them both,— Their waters were mingled together …(후략)…
높은 곳에서 하늘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 대지에도 아직 이름이 없었을 때, 모두를 창조한 태고의 아버지인 아프수와 어머니 혼돈의 티아마트가 있었는데, 그들의 물을 섞어내고 있었다.
제1점토판 1-5행
에누마 엘리시의 앞부분, 즉 아프수(압수)와 에아가 싸우는 부분은 수메르 신화에서 나온 것이고, 뒷부분인 티아마트와 마르두크가 싸우는 부분은 수메르 신화가 바빌로니아 신화가 되면서 뒤에 덧붙여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실은 이 서사시도 그 근본은 수메르의 창세 신화에서 나온 것으로, 원래의 주신은 엔릴 또는 엔키였으나 아라비아 출신의 셈족인 바빌로니아인과 아시리아인이 메소포타미아의 지배자가 되면서 나름 수메르 신화를 받아들이고, 정치적 목적에 의해[2] 각각 자신들의 수호신인 마르두크와 아슈르를 실권자로 만들었다는 것. 세계적으로는 마르두크가 주인공인 바빌로니아 버전이 더 유명하다 보니, 거의 바빌로니아 신화로만 알려진다.
다만 수메르 신화에서는 부족했던, 신들끼리의 장엄한 전쟁과 거기서 탄생하는 승리자가 영웅 신이 되고 파괴자가 악신으로 전락하는 거대한 신들의 서사시가 이런 편집 과정에서 거의 세계 최초로 파생되었으며,[3] 이후의 신화들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제우스가 티탄 신족을 쓰러뜨리고 주신으로 등극하는 것이나, 북유럽 신화에서 오딘이 이미르를 살해하고 그 신체로 세계를 만드는 것이 그 예이다. 이 이후 세계의 패권을 잡은 강대한 민족이 자기들 민족의 수호신을 고대의 권위 있는 신화에다 끼워놓고 최고신으로 만드는 만행이 계속해서 벌어지게 되었다.
게임 ABZÛ의 사운드트랙의 일부 곡들은 해당 서사시의 영역본(아프수와 티아마트의 창조신화 파트) 문장들을 제목으로 삼았다.
1.2. 내용[편집]
2. Fate 시리즈의 용어[편집]
자세한 내용은 에누마 엘리시(Fate 시리즈)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3. 한국의 판타지 소설[편집]
자세한 내용은 에누마 엘리시(소설)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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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편 아래의 내용을 보면, 신들의 소란으로 티아마트가 어지럽혀졌을 때는 이에 격분한 아프수가 그 신들의 대표 격인 에아에게 죽임당했는데, 에아의 아들인 마르두크가 폭풍으로 다시 티아마트를 뒤흔들었을 때는 남편 죽을 동안 뭐 했고 세상 개판 날 동안 뭐 했냐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게다가 두 번째 사태의 원인인 마르두크는 자기가 수호자가 되어 티아마트를 쳐부술 테니 최고신 자리를 내놓으라 하고 있다.[2] 당대는 제정일치 사회였다[3] 자료를 모아 수메르인들의 창세 신화가 대충 어떠했을 것이라는 건 알 수 있지만, 우주 창조와 관련된 창세시가 기록된 수메르 점토판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4] 바로 이전 문장의 아프수와 티아마트를 말한다.[5] 누딤무드는 아누의 아들로서, '에아' 또는 '엔키'로 추정된다.[6] '엔키'로 추정.[7] 여기서 '그'는 '마르두크'를 말한다. 즉, 신들의 이름이 검은 머리 사람들에게 불리는 것만큼, 마르두크는 신들의 수호신이 될 것이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