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바키키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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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2. 실험
3. 의의
4. 기타



1. 개요[편집]


Bouba-Kiki Effect, Takete-Maluma Effect

미국 심리학자 볼프강 쾰러(Wolfgang Köhler)가 1929년 진행한 실험에서 관측된 효과. 쾰러의 실험에서 따온 이름으로 타케테 말루마 효과라고도 하나 훗날 라마찬드란과 허바드의 실험에서 사용된 명칭인 부바 키키 효과가 더 유명하다. 주로 시각적 형상과 실제 음성과의 자의적이지 않은(non-arbitrary) 강한 연관성을 역설하는 증거로써 사용된다.

2. 실험[편집]


파일:attachment/500px-Booba-Kiki.svg.png

위 그림의 도형들 중 하나의 이름은 '부바'고 다른 하나는 '키키'다. 어느 쪽이 부바이고 어느 쪽이 키키일까?

물론 정답은 없지만, 대부분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을 것이다.

"왠지 왼쪽이 키키, 오른쪽이 부바일 것 같다."

실제로 실험결과에서도 미국영어 화자들과 인도타밀어 화자들에게 실험한 결과 95~98%의 압도적인 수가 같은 답을 내놓았다.[1]


3. 의의[편집]


시시해 보이는 실험이지만 상당히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 페르디낭 드 소쉬르가 정리한 언어학의 대전제 가운데 하나인 기의와 기표의 결합관계는 자의적이라는 전제대놓고 위반하기 때문이다.

언어의 자의성은 쉽게 말해서 하얀색의 느낌 그 자체와 '하얗다'라는 단어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하얗다'라는 글자를 보고 하얗다는 색깔이 떠오르면 그것은 당신의 모어한국어이기 때문이다. 'Album'[2], '白', 'White', 'blanc'[3] 등 이 모든 단어가 전부 같은 색을 가리키는 단어라는 것을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알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셰익스피어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장미는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향기로우리라'라는 명언을 남긴 적이 있다.

그런데 이 두 도형은 어떤가? 도형에 '키키', '부바'라는 이름이 써져 있는 것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이 '키키'라는 이름과 뾰족함을, '부바'라는 이름과 둥글둥글함을 연관한다. 즉 기표(이름)와 기의(대상)의 관계가 완전히 자의적이 아닐 수도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부바는 입을 오므리고 부드럽게 발음하기 때문에 둥글둥글 부드럽고, 키키는 센 소리가 나기 때문에 뾰족뾰족한 것이 비슷하다고 우리의 직관으로 인식하는 것. 의성어의태어도 그런 예로 보인다. 뇌과학자 라마찬드란은 여기서 생각을 확장하여 인간이 최초로 사용하던 단어가 이렇게[4] 탄생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여러 단어의 발생을 짐작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5]

이 실험이 기의와 기표 간의 내재적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형성된 사회의 약속을 깰 정도로 강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뾰족한 걸 '부바'로 부르고 둥근 걸 '키키'로 부르는 언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이면 당연히 '부바'라는 단어를 뾰족함과 연관할 것이다. 즉 이 실험의 대상자는 자신의 모어에 '부바'나 '키키'라는 명칭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기의와 기표의 결합은 자의적이어도 그것이 사회에서 정해진 이상 대개 개인이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 소쉬르의 명제가 함의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이를 '언어의 사회성'이라 한다.

그러나 질문이 의태어와 관련되어 있기에 언어가 자의적이라는 것은 변치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의성어나 의태어는 자연에서부터 듣고 보게 되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면 자의성은 훼손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두 언어의 유사성을 비교할 때 의성의태어는 비교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언어의 기원과 무관하게 비슷한 말로 표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4. 기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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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답이 없다고 쓰긴 했지만 사회성을 좌우하는 ToM관련이 있는 실험이기도 하다.[2] 라틴어로 '하얀색'을 뜻하는 단어다. 우리가 아는 그 '앨범'의 어원인데, 잘 생각해 보면 앨범은 내용이 채워지기 전까지는 공책과 같은 백지수첩이기 때문이다.[3] 프랑스어로 '하얀색'을 뜻하는 단어. 빈칸 등을 뜻하는 영어 'blank'과 어원이 같다.[4] 대상의 형태와 비슷한 어휘를 단어로 하여 의사소통.[5] V. Ramachandran,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박방주 역, 알키, 2012, p268-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