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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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내용
3. 신




1. 개요[편집]


마야 문명의 신화.

인근의 잉카 제국이나 아즈텍 제국의 신화들과도 일부 겹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명백히 마야 문명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어 굉장히 유명한 편에 속한다.


2. 내용[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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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폴 부의 창세신화
쌍둥이 형제[1]
마야의 창조신화는 마야 시대의 경전이자 마야인들의 성경과 비슷한 책인 포폴 부에 기록되어 있다. 포폴 부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태초에는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었고, 오직 텅빈 하늘과 공허한 바다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총 4명의 신들이 존재하여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신들은 시간이 흐르자 무료해졌고 텅 빈 세상에 땅과 생명들을 창조하기로 결심했다.

흑빛 어둠 속에서 창조신인 쿠쿨칸[2]과 테페우가 서로 의사를 주고 받으면서 언어가 탄생했고, 그와 테페우, 하늘의 신 우라칸은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가장 먼저 단단한 대지와 산, 안개와 구름과 강이 생겼고, 생명이 살아갈 땅이 만들어지자 움직이는 동물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동물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자신들을 숭배하지 못하는 피조물들에게 싫증이 나버린 신들은 새로 인간을 창조하고 이전에 만들어진 동물들을 그들에게 귀속시켰다.

신들은 최초의 인간을 진흙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진흙으로 만들어진 인간들은 얼굴이 흘러내리고 물에 녹아버리는 등 골격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신들은 빠르게 진흙 인간들을 버렸고, 이번에는 나무를 이용해 2세대의 인간들을 창조했다. 나무 인간들은 자손들을 낳고 번성했으나, 신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정처없이 돌아다니기만 했다. 말은 할 수 있었으나 생각하는 것을 하지 못했고, 결정적으로 신들을 숭배하는 법을 몰랐다.

신들 입장에서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나무인간들이 필요가 없었고, 나무인간들을 멸망시키기로 결심한다. 신들은 거대한 홍수와[3] 재규어 형상의 괴물들을 보내 나무인간들을 잡아먹도록 명했고, 신이 내린 재앙에 기겁한 나무인간들은 홍수와 괴물들을 피해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들이 나무 위로 올라가자 그들의 엉덩이에서 꼬리가 자라나고 온몸이 털로 덮였으며, 이 자들의 후손이 현재의 원숭이가 되었다고 한다. 마야인들은 인간과 유사하지만 확연히 다르기도 한 원숭이와 기타 유인원들을 이 나무인간들의 자손들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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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형상을 빚어내는 신들의 모습.

2번이나 제대로 된 인간들을 창조하는 데에 실패한 신들은 정말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자신들을 섬길 줄 아는 인류를 만들어내기를 원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코요테, 까마귀, 앵무새, 여우, 이렇게 4개의 동물들을 파견해 인간을 만들 새로운 재료를 찾아오도록 했다. 이들이 노랗고 하얀 옥수수를 가져오자 신들은 옥수수 가루의 맛을 보고 이 옥수수를 재료로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기로 했고, 이들이 옥수수를 가져온 파힐이라는 지역으로 가 총 4명의[4] 옥수수로 만들어진 인간들을 창조해낸다. 이 옥수수 인간들은 이전의 실패작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능력이 뛰어났다. 태어나자마자 신들을 경배할 줄 알았고, 보자마자 모든 것을 꿰뚫어보았으며 이미 만물의 진리를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신들은 처음에는 옥수수 인간들에 대해 크게 만족했으나, 시간이 흐르자 지나치게 능력이 좋은 인간들이 결국에는 자신들마저 위협하지 않을까 걱정하여 결국 인간들의 눈에 구름을 띄워 그들의 시아를 줄여버리는 등 능력을 고의적으로 반감시켜버렸다. 인간들은 점차 불어나기 시작했으나, 이때에도 아직 세상에는 태양이 뜨지 않은 상태였다. 인간들은 해를 찾아 동쪽으로 떠났으나, 태양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굶주려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난관에 부닥친 인간들은 신에게 기도를 올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양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햇빛이 지나치게 강했으나, 시간이 흐르자 점차 부드러운 햇빛이 내려쬐었고 이때부터 인간이 농사를 지으며 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것이 바로 마야의 창조신화이다.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이 된 쌍둥이 형제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당시 세계에는 물이 가득한 음침한 지하세계인 '시발바'가 있었고, 시발바에는 여러 사악한 신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통 구기 경기에 굉장히 능한 쌍둥이 형제가 나타났다.[5] 그러나 형제들은 서로 구기 경기를 하면서 지나치게 시끄럽게 떠들면서 신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신들은 두 형제에게 구기 시합을 하자고 도전했다. 악신들은 형제들을 꺾고 그 대가로 형제들을 죽여버렸으며, 그들 중 하나였던 운 우나푸의 시신을 경기장 아래에 묻고, 그 머리만을 베어 열매의 모습이 사람의 얼굴처럼 생긴 나무에 매달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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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신들과 구기 경기를 하는 쌍둥이 형제들.

그러자 스퀵이라고 하는 한 젊은 여신이 이 나무에 대한 소문을 듣고 나무를 보러 왔다. 여신이 다가오자, 운 우나푸의 머리가 여신의 손에 침을 뱉었고, 이 행위로 쌍둥이 형제라고 알려진 우나푸와 스발란케를 그녀에게 임신시켰다. 세월이 흘러 이 새로운 쌍둥이 형제는 제 아버지와 삼촌보다도 구기 경기에 더 뛰어난 실력을 보였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신들은 형제에게 또다시 구기 시합을 제안하여 또다시 형제들을 꺾은 다음 죽여 뼈를 갈아 강에 던져버렸다.

그러나 형제들은 죽지 않았고, 형제들은 이 강에서 처음으로는 물고기로, 그 다음에는 순회 공연자로 다시 태어났다. 형제는 복수를 위해 시발바로 돌아오면서 기발한 계략을 꾸몄다. 그들은 놀라운 묘기를 보여주며 신들의 이목을 끈 후, 스발란케가 직접 우나푸의 목을 베고 다시 목을 붙여 온전하게 만들었다. 신들은 이 묘기를 굉장히 신기해했고, 자신들도 목을 베어 희생시킨 뒤 다시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형제들은 기꺼이 신들의 청을 들어주는 척하며 그들의 사지를 베어내기 시작했으나, 이번에는 다시 목을 붙여 살려내지 않으면서 신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이로써 쌍둥이 형제들은 악한 신들을 모두 쫒아내는 데에 성공했고, 선의 세력이 악의 세력을 정복하면서 이제 정화된 대지는 온전히 인간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스발란케와 우나푸는 아버지의 시신과 머리를 수습하고 뱀의 아가리 모양을 한 스발바의 동굴 입구에서 나와 각각 태양과 달이 되었으며,[6] 자신들의 아버지를 옥수수 신으로 부활시켰고 그들이 지상의 인간들과 맺어져 낳은 400여 명의 자손들은 모두 하늘의 별이 되어 영원토록 천공에서 영광을 누렸다는 이야기다.

당시 마야 신화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등장하던 스발란케와 우나푸는 상당히 인기 있는 존재였던지 여러 신화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등장한다. 현재에 들어서야 대부분이 사라져서 내용을 알아보기 어렵지만 현대 고고학자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일부분이 서서히 복원되고는 있다. 특히 스발란케에 관한 신화들이 더 많은 편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그가 벌새로 변신하여 베를 짜고 있던 땅신의 딸을 납치해 구애하고 끝끝내 결혼까지 성공한다는 내용의 신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땅의 신의 딸은 옥수수, 뱀, 곤충 등으로 변해가면서 스발란케에게서 도망치려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스발란케의 아내가 된다는 신화다. 마야 문명권에서 이 신화는 꽤나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이 벌새 가면을 쓰고 젊은 처녀를 유혹한다는 내용의 제례의식을 치르기도 할 정도였다.

마야 신화들은 그리스 신화이집트 신화처럼 하나의 짜임새 있는 세계관이나 구조가 확립된 게 아니라서 상당히 파편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그마저도 대부분이 실전되어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몇몇 구절들이 짧은 이야기 수준 정도로만 남아있는 것이 전부. 그래서 세계의 창조신화나 해와 달의 창조신화, 하다못해 영웅신화마저도 도시들마다 모두모두 달라 통일되지 못했다. 도시국가 형태였던 마야 문명이었기 때문에 서로 간의 교류가 부족해서 발생한 고질적인 한계였던 것. 위에선 티칼의 창조신화를 소개했지만, 그 외에도 한 차례 세계를 멸망시킨 뒤 하늘을 받치고 5개의 세계수를 세워 세상을 재창조한다는 내용의 창조신화도 전해진다.

3. 신[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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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참나(Itzamna) : 마야 문명의 창조신이자 최고신에 해당하는 지고의 존재였다. 특히 고전기와 후고전기에 숭배받았다. 한 종교의 주신(主神)치고는 기록도 없고 알려진 것이 지나칠 정도로 파편화되고 특별한 것도 없다. 세계와 만물의 창조자라고 알려져 있고, 인간을 빚어낸 조물주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늙은 노인의 모습으로 묘사되며 대사제의 의복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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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ac) : 비, 천둥 등 자연현상을 관찰하는 신. 번개로 만들어진 도끼를 들고 있다. 번개 도끼로 구름을 내리치면 구름에서 천둥과 비가 쏟아져내린다고 한다. 농경에 가장 필수적인 것이 바로 강우이기 때문에 이참나 못지않게 많은 이들에게 숭배받았다. 모습은 렙틸리언처럼 파충류의 머리와 인간의 몸뚱아리를 하고 있다. 거대한 송곳니와 긴 코가 달렸으며 귀에는 조개껍데기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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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쉬첼(Ixchel) : 조산사의 신이다. 나이든 재규어 할머니 신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하거나 상처를 치료할 필요가 있을 때 이쉬첼에게 기도했다. 다른 신들에 비하면 자애로운 분위기가 강해서 '할머니 신'이라고 불렸고 샤먼들이나 약제사들이 숭배하는 여신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엄격한 면도 있었는지, 전쟁의 여신이나 땅의 여신으로 숭배받기도 했다. 당시 신들이 각각 관장하는 분야가 명확치 않았던 마야 종교에선 하나의 신이 수없이 많은 분야를 관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 키니치 아하우 : 마야 문명의 태양신. 매부리코에 큰 사각형 눈, 사팔뜨기, 갈아서 날카롭게 만든 앞니를 가진 중년의 남성으로 묘사된다. 최고신 이참나의 다양한 신격들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했다. 곡물들에게 빛을 내리쬐는 태양의 특성 덕분에 키니치 아하우는 농부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사제들은 매일 아침마다 키니치 아하우에게 공물을 바쳤다. 그가 지하 세계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모습을 묘사한 설화도 있었지만 현재는 상당수가 소실되어 찾아볼 수 없다.

  • 달의 여신 : 태양이 중년 남성으로 여겨졌다면 은 여성으로 여겨졌다.[7] 사랑출산, 풍요와 성장을 관장했고 한 해의 작황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여신이었다. 마야인들도 한국인들이 그랬듯이 달에서 달토끼의 모습을 보았고 달의 여신이 달에서 토끼와 함께 거닌다고 생각했다.

  • 아캇 : 문신의 신. 마야인들은 신의 형상을 문신으로 새기면 그 신의 힘을 받아올 수 있다고 믿었다. 때문에 문신은 필수적이었고 문신이 그만큼 중요한 대접을 받았다. 특히 위생 환경이 열악한 마야 문명은 문신 과정 도중 바늘로 찌르고 잉크를 넣으며 감염되어 죽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는데, 이 과정을 무사히 넘길 수 있게 해달라고 아캇 신에게 기도했다. 마야인들은 아캇 신이 문신 시술자의 손을 떨리지 않게 만들고 피시술자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믿었다.

  • 아-무젠-캅 : 꿀벌의 신이다. 항상 머리가 땅 쪽으로 향하고 있는, 거꾸로 뒤집어진 모습으로 묘사된다. 마야인들이 양봉했던 꿀벌은 독침이 없어 상대적으로 꿀을 채취하기에 안전한 벌이었다고. 세계가 창조될 때에 돌, 나무, 곤충 따위로 이 세계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 아윌릭스 : 의 여신. 지하 세계, 질병, 죽음을 관장했으며 신성한 구기 경기의 수호자였다. 수호동물은 독수리와 검은 재규어. 새는 달을 상징했고 검은빛의 재규어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상징했다. 아윌릭스는 특히 마야 도시 '쿠말카즈'에서 숭배받았는데, 여기에 아직도 아윌릭스를 모시던 신전 유적이 남아있다. 참고로 아윌릭스 신앙은 아직까지도 전해져내려오고 있다. 신앙이 그대로 전해져내려온 건 아니고, 아윌릭스가 성 산티아고의 연인이 되었다고 믿어 그녀를 기독교 성인으로 만들어 숭배하는 것이다.

  • 바캅 : 세계를 떠받치는 4명의 신들. 지구 내부와 땅, 지진을 관장하는 신이었다.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틀라스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세계를 떠받친다는 그럴듯한 모티브 때문에 마야인들은 왕좌의 기둥,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석판 받침대 등에 바캅의 모습들을 새겨넣었다. 사실 마야 신화 자체가 하도 파편화되어 있어서 정확한 해석은 어렵지만 그래도 당시에는 나름 중요한 신들 중 하나였다.

  • 카브라칸 : 지진의 신. '쌍둥이 형제 이야기'에 짧게 등장한다. 악어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오만하고 폭력적인 성격으로, 파괴하는 것을 즐긴다. 쌍둥이 형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쌍둥이 형제 스발란케와 우나푸가 길을 가고 있던 도중, 카브라칸이 여김없이 산을 부수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카브라칸의 악행이 아니꼬웠던 형제는 카브라칸을 파멸시키기 위한 계략을 짠다. 형제들은 카브라칸 앞으로 나아가, "너는 참으로 강하구나, 하지만 아무리 너라 할지라도 동쪽에 있는 큰 산을 없앨 수는 없을걸?"이라고 도발했다. 발끈한 카브라칸은 미끼를 덥썩 물고 동쪽에 있는 거대한 산을 파괴하기 위해 발을 옮겼다. 카브라칸이 이동하는 도중, 형제들은 바람총으로 새를 잡고 마법의 흙을 발라 구웠다. 이동하며 지친 카브라칸은 새고기가 익는 냄새에 혹해 형제에게 새고기를 얻어먹었다. 하지만 이 새고기에는 독이 들어있어서, 중독된 카브라칸은 동쪽 산에 가지도 못하고 중간에 쓰러지고야 만다. 카브라칸이 쓰러지자 쌍둥이 형제는 그 시체 위에 흙을 덮어 아예 묻어버렸다는 이야기다.

  • 카마조츠 : 박쥐의 신. 메소아메리카에서 박쥐는 일반적으로 밤, 죽음, 희생과 연관이 있는 동물이었다. 포폴 부흐에도 악역으로 나온다. 스발란케와 우나푸가 지하세계에서 헤매는 동안, 카마조츠의 집에서 어쩔 수 없이 몰래 하루 묵게 되었다. 스발란케와 우나푸는 집 깊은 곳에 처박혀서 바람총을 쏘아대며 카마조츠가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던 중, 우나푸가 해가 떴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깐 집 밖으로 고개를 내밀자 카마조츠가 그 틈을 노려 우나푸의 목을 잘라 신들의 구기 경기를 위한 공으로 쓰기 위해 가져갔다.

  • : 이 신은 무려 동성애의 신이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마야 문명에서도 동성애가 유행했다는 기록이 있다. 16세기 과테말라에는 미혼 청년들과 어린 소년들이 동성 관계를 나누었다는 기록이 있고, 사원에서 교육을 받는 청소년들이 자기들끼리 성적 관계를 유지했다고도 했다. 특히 '나즈 투니크' 동굴에서 발견된 벽화에는 두 명의 귀족 남성이 성적으로 흥분된 상태로 서로를 껴안고 있는 그림까지 있을 정도.

  • 에크 추아즈 : 전사상인들의 수호신이자 카카오의 신. 마야 만신전에서 꽤 중요한 신이었다. 주로 흑백으로만 묘사되거나 아니면 아예 검은색으로만 묘사된다. 적갈색 테두리로 둘러싸인 거대한 입, 큰 아랫입술, 눈 오른쪽에 그려진 두 개의 곡선이 특징이다. 이빨이 하나 밖에 없는 기괴한 노인의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있다. 상인들의 수호자라 꾸러미와 창, 밧줄 등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상인의 신이 창을 들고 있는 이유는 당시 마야 문명은 상인들이 전사나 다름없었기 때문. 마야 상인들은 도시와 도시 사이를 오가기 위해 험난한 정글을 뚫고 가야했는데, 이때 산적이나 도둑을 만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당연히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야했고 자연스레 상인이 전사의 역할도 겸했던 것이다.

  • 익스타브 : 자살의 여신. 목매달아 죽은 여자의 형상을 취하고 있다. 마야인들은 현세에서 질병, 슬픔, 고통 등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목을 매고 죽는 게 낫다고 여기기도 했다. 선교사 디에고 데 란다의 기록에 따르면 마야인들은 목을 매달아 자살할 경우 100% 확률로 천국에 간다고 믿었고, 이 자살한 사람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신이 바로 익스탑이였다고 한다. 다만 일부 지방에서는 그녀를 오히려 남자들을 유혹해 자살하게 만들고 영혼을 빼내가는 악마로 보기도 했다고 한다.

  • 시발바 : '시진'이라고도 부른다. 마야에서 가장 중요한 죽음의 신이다. '시진'이라는 이름은 '악취'를 의미하며 아마 시체가 썩어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취에서 이름을 따왔을 가능성이 크다. 바캅의 형제들 중 하나로 여겨진다. 라칸돈족의 신화에 따르면 시발바는 죽은 자의 영혼을 그의 입과 항문에서 불태운다. 영혼이 비명을 지르고 불평하면 시발바는 그 영혼을 찬물에 풍덩 담갔다가 빼내 또다시 태우고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한다. 이 과정이 끝없이 행해지면 결국 영혼은 아무 것도 아닌 무(無)의 상태로 돌아간다고.

  • 쿠쿨칸 : 가장 유명한 마야 신들 중 하나. 메소아메리카 지방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깃털달린 뱀신이다. 아즈텍 제국의 케찰코아틀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신. 주로 후고전기에 많이 숭배되던 신인데, 후고전기 마야의 최고 중심지 치첸 이트사에 가면 쿠쿨칸의 형상이 많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치첸 이트사가 멸망한 이후 쿠쿨칸 신앙의 중심지는 마야판으로 옮겨갔다. 마야판이 멸망한 이후에도 신앙 자체는 살아남았고 스페인 콩키스타도르들이 도착했을 때에도 쿠쿨칸 대사제는 마야 문명에서 가장 높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고 한다. 현재는 기독교에 밀려 신자가 거의 없는 상태.

  • 요팟 : 코판과 퀴리구아에서 숭배되던 비의 신. 다만 마야 문명권 남부 지방에서만 숭배되던 신이라 전역에서 숭배되던 신은 아니었다. 다른 지방에서는 요팟보다는 비의 신 '착'을 더 숭배했다. 벼락을 나타내는 부싯돌을 손에 들고 있으며 지진과 폭풍을 관장했다. 특히 퀴리구아 왕가의 수호신이어서 퀴리구아의 역대 국왕들은 일부러 '요팟'이라는 명칭을 자신의 왕명에 사용하곤 했다.

  • 얌 카악스 : '숲의 제왕'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는 신이다. 야생 초목의 신이며 동물의 수호자였다. 마치 고대 그리스의 과 비슷한 신이었다. 사냥꾼들이 주로 숭배했던 신으로 마야 만신전에서 가장 중요한 신들 중 하나로 여겨졌다. 농부들 대부분이 그에게 기도를 올렸고 첫 수확물을 그에게 바쳤다. 얌 카악스는 정글이 농부들이 기껏 일군 밭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신이었다. 사냥꾼들은 사냥을 가기 직전에 그에게 술 5병을 바치고 가거나 사슴을 죽여 그 머리를 잘라 사냥터 주변으로 끌고 가면 사냥이 더 잘된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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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뺨과 다리 등에 굵은 점이 있는 쪽이 형인 스발란케다.[2] 깃털이 달린 뱀의 모습의 창조신. 아즈텍의 케찰코아틀과 같은 신이다.[3] 구약성경의 대홍수와 유사하다.[4] 남자 2명, 여자 2명이라고 한다.[5] 마야에서는 구기 경기가 대단히 중요한 스포츠 경기였고,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신에게 바치는 예식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중요했다.[6] 참고로 스발란케와 우나푸는 이란성 쌍둥이였다. 보통 형인 우나푸가 더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미남으로 묘사되며, 오른뺨과 어깨, 팔에 검은 점이 있다. 상징은 태양과 숫영양이었다. 반대로 동생인 스발란케는 체격이 형보다 작았으며, 왼손잡이에 아름다운 여성적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상징은 달과 토끼였다.[7] 마야 신화 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신화 등 수없이 많은 신화에서 태양은 남성으로, 달은 여성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는 태양도 달도 전부 여신이 관장하는 일본 신화가 예외적인 케이스로, 아마테라스가 원래는 남신의 이름이었으나 후에 여신으로 바뀌었다는 근거로 삼아지기도 한다. 이 경우는 원래의 아마테라스는 남신인데, 지방의 각종 신화가 중앙 집권화 과정에서 재정립되며 기기신화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태양신의 무녀였던 오히루메가 아마테라스의 다른 이름 취급되면서 여신으로 바뀌었다는 해석이 있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존재하니, 자세한 것은 아마테라스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