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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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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상황(上皇)은 일본의 태상황이다. 전근대 일본의 태상황은 정식 명칭이 태상천황(太上天皇), 줄여서 상황(上皇)이라고 하며, 근현대에 다시 태상황이 된 아키히토의 직함은 상황(上皇)이 정식 명칭이다.
2. 일본어 이외 언어의 표기/번역[편집]
먼나라 이웃나라의 영향인지 조우고라는 발음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발음은 じょうこう(jōkō)이다. 그리고 한자 두 글자가 모두 장음인데, 일단 장음 표기는 하지 않는 것이 표준 표기법. 해당 표기법을 따르면 '조코'이며 굳이 장음 표기를 하면서 한글로 표기하려면 '조오코오'가 될 망정, 아무래도 '조우고'는 아니다.
영어로는 생전에 퇴위한 군주에게 주어지는 Emperor Emeritus가 되었다. Emeritus는 주로 한국식 직책으로는 현직에서 은퇴한 후에 주어지는 명예교수직 등에 붙는 칭호라 100% 어감을 살리는 번역은 아니나, 군주에게 사용될 때는 동아시아식 체계의 상황과 거의 상통되는 단어이므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2]
3. 역사[편집]
3.1. 전근대[편집]
헤이안 시대 말기, 천황이 황태자에게 제위를 물려주고 퇴위한 다음 상황의 지위에 앉아 정권을 장악하는 것이 인세이가 관례가 되었다. 중국에서 태상황이 실권을 가지고 정치를 한 경우 태상황제라고 칭했던 것처럼, 태상천황이 실권을 가지고 정치를 한 경우에는 치천의 군(治天の君)이라고도 불렀다. 이 시기는 실질적으로 상황이 실권자이며, 천황은 명목상 임금이기는 하나 실제로는 황태자 정도 지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천황으로서 번잡한 종교적 금기들을 지키고 제례들을 올려야 하니 고역이었다.
그래서 이 시기 천황들은 빨리 자리를 후계자에게 넘겨버리고 자신이 상황이 되기를 지상목표로 삼았다. 이 때문에 빨리 황위를 넘겨버리고 상황이 되려고 다들 아등바등해서 동시에 상황이 2인 이상인 경우도 있으며, 당연히 천황들의 정치는 제대로 꼬이게 된다. 심지어 아직 한창 나이인 30~40대에 퇴위하려고 하는 천황들도 있었다. 이에 따라서 당시에는 천황들이 즉위하는 나이도 매우 어렸다. 이는 동양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왕이 금왕을 살아서 압도한 몇 안 되는 케이스이며, 한국(14명)이나 중국(23명)과 달리 50여 명이 넘는 태상황이 존재했다. 심지어 일시적이기는 해도 1301년~1304년에는 동시에 태상황이 5명[3] 이나 존재하기도 했다.
상황이 출가해 승려가 되면 태상법황(太上法皇), 줄여서 법황(法皇)이라고 불렀다.[4] 물론 출가한 뒤에도 권력을 내놓지는 않았고, 심지어 승려이면서 할 거 다 하고 살았다. 그냥 삭발하고 법명만 받은 땡중 수준. 많은 상황들이 이 방법을 애용한 이유는 책임감을 최대한 덜기 위해서였다. 실세로 군림하다가 나쁜 일 생기면 "본좌는 그냥 중일 뿐…"이라면서 내빼고, 이에 따른 책임은 주로 아들인 천황이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했다.
또한 조정 위에 인(院)이라는 옥상옥 기관도 있어 상황이 권력을 좌우했다. 상황의 인과 조정의 갈등은 무사들의 시대를 불러온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가마쿠라 막부 시대에 천황의 실권이 완전히 박탈당하다시피 하면서 이런 관례도 자연스럽게 유명무실해져버렸다. 그런데 이제는 실권을 차지한 막부에서 비슷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에도 막부 초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쇼군 자리를 아들 도쿠가와 히데타다에게 승계한 뒤 상장군인 오고쇼(大御所)란 자리에 오른 것. 역사는 반복된다. 이후 '오고쇼'는 사실상 상왕에 해당하는 호칭으로 차리잡게 되었다.[5]
3.2. 현대[편집]
고카쿠 덴노를 마지막으로 약 200년 동안 상황은 등장하지 않았다. 대정봉환이 이뤄진 후의 일본은 인세이 등의 수단으로 천황의 통치권이 침범당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황실전범에 아예 양위에 대한 규정을 만들지 않아서 상황의 등장을 어렵게 했다.
2차대전 패전 이후에 다시 만들어진 오늘날의 황실전범 역시 양위에 대한 규정이 없어서 상황이 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이에 대해 궁내청은 2001년에 외압에 의한 퇴위나 자의적인 퇴위를 막아 천황의 지위를 안정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황실전범에 양위 규정이 없을 뿐 황실전범이 명시적으로 양위를 막는 것은 아니다보니 상황이 등장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2019년 아키히토가 퇴위함에 따라 다시 상황이 등장할 수 있었는데, 이는 아키히토에 한정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키히토 본인은 과거 상황들처럼 막후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못박기 위해 상황 대신 원황(元皇)이나 전황(前皇)으로 불리기를 원했으나, 2017년 6월 9일 일본 국회를 통과한 "천황의 양위 등에 관한 황실전범특례법"에서 '상황(上皇)'이란 칭호를 사용하기로 확정하였다. 여기서 상황은 태상천황의 약칭이 아니라, 그냥 정식 호칭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키히토의 퇴위 후 그 아내인 미치코 황후에게 주어질 칭호는 황태후가 아니라 상황후(上皇后)[6] 로 결정되었다.
4. 역대 상황[편집]
[1] 헤이세이 29년 법률 제63호[2] 가장 최근까지 Emeritus 칭호를 사용한 서방 군주는 생전 퇴위 후 사망하기 전까지의 베네딕토 16세였으며, 한국 교회에서는 Pope Emeritus를 “전임교황”으로 번역하여 사용했다.[3] 89대 고후카쿠사 덴노, 90대 가메야마 덴노, 91대 고우다 덴노, 92대 후시미 덴노, 93대 고후시미 덴노. 이 당시 금상은 94대 고니죠 덴노였다.[4] 그리고 여기에서 나온 표현이 우리가 아는 교황(Pope). 요새는 교종이라고 표현을 고치자는 말도 있지만.[5] 다만 이 경우는 전국시대를 고려해서 도쿠가와 히데타다의 후계자 자리를 공고히 하려던 의지도 있었다. 만약 히데타다가 흔들리면 도쿠가와의 천하 자체가 흔들릴 염려가 있었기 때문. 그렇다보니 원래부터 혈통으로 물려받는 자리라 굳이 상황이 될 필요가 없음에도 책임회피를 위해 존재했던 인세이와 실력이 필요한 쇼군 직위의 권력 승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자리인 오고쇼와는 차이가 있다.[6] 이는 황태후는 천황의 사망으로서 결정되는 칭호이기 때문으로 보이며, 아키히토 상황이 미치코보다 먼저 사망하면 황태후로 칭호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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