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종류

최근 편집일시 :

분류

파일:나무위키+상위문서.png   상위 문서: 블랙홀

1. 유형별
1.2. 커 블랙홀
1.3. 라이스나-노르드스트룀 블랙홀
1.4. 커-뉴만 블랙홀
2. 규모별
2.1. 마이크로 블랙홀 (Micro Black Hole)
2.1.1.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
2.2. 항성 블랙홀 (Stellar Black Hole)
2.3. 중간질량 블랙홀 (Intermediate-Mass Black Hole)
2.4. 초대질량 블랙홀 (Supermassive Black Hole)
2.5. 극대질량 블랙홀 (Ultramassive Black Hole)
2.5.1. 가장 질량이 큰 블랙홀


1. 유형별[편집]


블랙홀의 특징은 오직 질량, 각운동량, 전하에 의해서만 결정되며, 블랙홀이 되기 이전 천체의 다른 성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여겨졌다. 이 3가지를 제외하면 블랙홀을 다른 블랙홀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마치 대머리를 다른 대머리와 구분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하여 "블랙홀은 털을 가지지 않는다"는 털없음 정리가 나왔다.[1] 하지만 이후 연구에 의해 털이 있다는 반박(블랙홀에서 뭔가를 방출하기도 한다는 내용)을 받게 되었다.


1.1. 슈바르츠실트 블랙홀[편집]


Schwarzschild Black Hole
질량 값만을 가지며, 각운동량전하가 0인 가장 단순한 블랙홀이다. 특이점은 단순한 점 모양이며 사건의 지평선은 하나다.

각운동량을 갖지 않는, 즉 회전하지 않는 천체는 거의 없으므로 사실상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블랙홀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는 이론상의 영역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에 비해서 전하량이나 각운동량이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작아서 전하적으로 중성에 정지하고 있다고 가정해도 무방한 블랙홀 전반을 분류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슈바르츠실트 일반해에 일부 보정항이 들어가기도 한다.

참고로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을 처음으로 제안한 카를 슈바르츠실트는 독일 제국의 물리학자로,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여 독일 제국군에서 포병 장교로 복무하는 도중에 이 블랙홀을 계산해 냈다.전쟁 중에 발견한 블랙홀인 셈. 그때 나이는 이미 40대 중반. 슈바르츠실트는 1915년 천포창이라는 피부병에 걸려서 독일 제국군에서 전역해 이듬해인 1916년 포츠담에서 죽었다.


1.2. 커 블랙홀[편집]


Kerr Black Hole
최초로 그 형태를 관측하는 데 성공한 블랙홀이며, '커의 회전하는 블랙홀'이라고도 한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 질량만을 가진다면, 커 블랙홀은 거기에 더해 각운동량을 가진다.

사실 대부분의 천체들은 빠르든 느리든 회전하므로, 천체가 붕괴해 만들어진 블랙홀 또한 크든 작든 각운동량을 갖는다. 게다가 천체가 붕괴해 블랙홀이 되는 과정에서 각운동량 보존 법칙에 따라 그 회전이 대단히 빨라지게 되기까지 한다.

여기에 더해서 커 블랙홀의 경우, 블랙홀의 회전으로 인해 틀 끌림 효과가 발생하여 사건의 지평선 바깥임에도 탈출속도광속 이상의 지대인 '작용권'이 발생하며, 특이점고리 모양이다.

'막강한 중력을 이겨내고 이 고리를 통과한다면 상위 차원으로 갈 수 있다'는 가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이 가설을 채용한 매체 중 하나가 영화 인터스텔라로, 주인공은 커 블랙홀인 가르강튀아를 통해 5차원 테서랙트 세계에 진입했다. 도넛 모양이라는 것은 특이점의 가운데가 뚫려있다는 것이다. 특이점에 충돌하기 직전 아주 강한 추진력(현재까지 개발된 로켓의 추진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훨씬 더 큰 추진력이 필요하다.)을 이용하여 특이점의 가운데를 통과할 수만 있다면 블랙홀 근처에 생성된 웜홀을 통해 다른 우주에 진입할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

그러나 나온다고 해서 다시 지구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다. 이미 특이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무한대에 가까운 조석력으로 인해 갈기갈기 찢어질 테니 말이다. 설령 무한대의 조석력과 중력에도 끄덕없는 마법의 우주선을 타고 있었다고 해도 웜홀을 타고 탈출한 곳이 지구 근처일 확률은 0에 가깝다. 우주 전체에 비하면 지구는 원자만도 못한 작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웜홀 자체가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천체일 뿐, 아직 존재가 입증된 천체가 아니다. 웜홀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특이점에 닿는 순간 호킹 복사에 의한 강력한 폭발로 인해 튕겨져 나올 수 있으며, 튕겨져 나온 후 원래 들어갔던 블랙홀은 온데간데없고 이미 영겁의 시간이 흘러 종말을 맞이한 우주를 맞닥뜨리게 될 수도 있다. 블랙홀의 특이점에선 시간이 극도로 느려지지만, 당사자는 이를 인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1.3. 라이스나-노르드스트룀 블랙홀[편집]


Reissner-Nordström Black Hole
'대전(帶電) 블랙홀'이라고도 한다. 커 블랙홀과는 달리 질량전하 값만을 가진다.

사건의 지평선이 2개 존재하며 중력에 의한 지평선인 1차 지평선(외부 지평선)과 전자기력에 의한 지평선(2차 지평선)이 존재한다.


1.4. 커-뉴만 블랙홀[편집]


Kerr-Newman Black Hole
질량도 있고, 각운동량도 있고, 전하도 있는 블랙홀이다. 한마디로 커 블랙홀과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을 섞어 놓은 것과 같아서 사건의 지평선이 2개 존재하고 작용권도 존재한다.


2. 규모별[편집]



블랙홀들의 서로 다른 크기 및 질량을 시각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비교 영상.

특이점으로부터 사건의 지평선까지의 거리가 블랙홀의 크기다. 이 블랙홀의 크기를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한다.


2.1. 마이크로 블랙홀 (Micro Black Hole)[편집]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가 기본입자 수준으로 작은 블랙홀들을 말한다. 이러한 크기의 블랙홀들은 호킹 복사에 의해 순식간에 증발해버릴 것이기 때문에 수명은 매우 짧다. 질량이 큰 마이크로 블랙홀들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다. 블랙홀이 호킹 복사에 의해 증발되는 속도는 질량이 작을수록 빨라지며 일정 수준의 질량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블랙홀은 감마선을 방출하며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고 소멸한다. 블랙홀의 질량이 100톤이라면 완전히 소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1초도 되지 않는다. 이 시간 사이에 100톤의 질량이 완전히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에 그 폭발력은 수소 폭탄 수십만 개에 맞먹는다.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입자 간의 충돌에서도 잠시나마 마이크로 블랙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에너지 우주선(宇宙線)이 지구 대기권의 입자와 충돌할 때나 LHC의 입자 충돌 실험이 그 예. LHC 실험의 경우 여기서 생겨난 블랙홀이 지구멸망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일부 유사과학자들이 반대 운동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는 이 정도 수준의 입자 충돌은 앞에서 말했듯이 지구 대기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며, 아직까지는 마이크로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발견된 바 없고, 실제로 생겨난다고 해도 물질을 흡수할 시간도 없이 10-27초 만에 소멸해 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


2.1.1.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편집]


빅뱅이 일어나 인플레이션이 끝난 후 우주에는 밀도 불균일성이 존재했다. 이때 국소적으로 밀도가 높은 영역에서 마이크로 블랙홀이 탄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우주의 시작때 생겨난 블랙홀을 원시 블랙홀이라 부른다. 그 특성 때문에 암흑물질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한다. 암흑물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주 탄생 이후 137억 년이 지난 현재까지 소멸하지 않아야 하며 충분히 큰 질량을 가져야 한다.[2] 1012 kg 정도 질량의 원시 블랙홀은 오늘날 증발되어야 하며 페르미 감마선 망원경 등이 마이크로 블랙홀의 붕괴로 일어나는 감마선 방출을 검출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러한 신호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 이상 크기의 블랙홀들은 별, 행성과 같이 일반적인 물질로 이루어진 천체와 충돌할 경우 상대를 그냥 뚫고 지나갈 것이다.[3] 그러한 크기의 마이크로 블랙홀은 항성의 붕괴에선 생겨날 수 없기 때문에 만약 발견된다면 높은 확률로 원시 블랙홀이라 추정할 수 있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케플러 우주 망원경 등의 관측 결과를 통해 원시 블랙홀은 암흑물질을 이루기엔 그 양이 충분하지 않다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4] 관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으로 인해 퉁구스카 대폭발의 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또한 제9행성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2.2. 항성 블랙홀 (Stellar Black Hole)[편집]


항성질량 블랙홀이라고도 한다.

우주에서 가장 흔할 것으로 생각되는 종류로, 질량이 큰 항성이 중력 붕괴해서 탄생한다. 질량은 최소 태양의 5배[5]에서 최대 142배 까지 분포한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근접 쌍성을 동반한 상태로 발견되는데, 쌍성의 가스를 빨아먹어서 X선을 방출해야 발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쌍성과 거리가 멀거나 단일성이라 관측이 불가능한 블랙홀이 더 많을 테니 실제 숫자는 발견된 숫자를 훨씬 상회할 것이다. LIGO의 최초 중력파 탐지 성공과 더불어 새로운 항성 블랙홀 쌍성들이(혹은 병합한 결과의 블랙홀) 계속해서 탐지되고 있다.

현재까지 관측된 항성 블랙홀 중 가장 큰 것중력파 관측으로 발견되었으며 태양의 85배와 66배짜리 블랙홀이 병합하여 생성된 블랙홀로 그 질량은 태양의 142배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존재가 검증된 항성 블랙홀 질량의 최대 상한선은 태양질량의 142배이다. 중력파로 발견되는 쌍성 블랙홀들의 질량은 현재까지 X-선 쌍성으로 발견된 블랙홀들의 질량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아 가장 무거운 항성 블랙홀의 기록은 계속해서 갱신될 것으로 보인다.


2.3. 중간질량 블랙홀 (Intermediate-Mass Black Hole)[편집]


약자로 IMBH라고도 부른다.

'초대질량 블랙홀'보다 작고 '항성 블랙홀'보다 큰, 말 그대로 중간급 블랙홀이다. 항성 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에 비해 거의 발견되지 않아 그동안 천문학계의 미싱 링크 취급을 받아왔다. 이전에도 후보들은 존재했으나 2010년대에 들어서 중간 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지지하는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중. 몇몇 구상성단들의 중심부에는 중간 질량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실제로 구상성단 47 Tuc에서 태양의 2,200배의 질량을 가진 중간 질량 블랙홀이 발견됨으로써 증명되었다.(서울대학교 우종학 교수 연구진이 발견했다.)

중간 질량 블랙홀의 형성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매우 거대한 항성의 중력 붕괴에 의해 형성된 항성 블랙홀의 일종으로 여겨지기도 하고(이때 원인이 된 별을 쿼시 별, 블랙홀 별이라고 한다. 태양 질량의 최대 10,000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지고 있던 초기 우주에 존재했을 별이다.), 은하 중심에서 형성되었으나 극단적인 조건에 처하지 않아 초대질량 블랙홀이 되지 못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항성 블랙홀과 기타 천체가 합쳐져서 생성되었다거나, 성단 내의 거대한 항성들이 충돌하고 붕괴하여 형성되었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2021년에는 이러한 시나리오의 실마리를 찾을 만한 발견이 있었다. 프랑스 파리 천체물리학연구소의 에두아르도 비트랄과 가리 마몬의 연구팀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가이아 위성을 통해 NGC 6397 구상상단의 별의 움직임 변화를 관측하여, 중심에 성단 총질량의 0.8%에서 2%에 달하는 암흑물질이 있다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고 이 암흑물질의 유효 반경이 작기 때문에, 조밀한 별(백색 왜성이나 중성자별) 또는 항성질량 급의 블랙홀이 조밀하게 몰려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여담으로 구상성단에서의 블랙홀끼리 충돌하여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력파를 발산하는데 현재 레이저 간섭계 관측소(LIGO)에서 발견되고 있는 중력파의 원천이 이 과정의 결과일 것이라 추측할 수 있으며, 또한 이를 통해 관측되지는 않으나 더 멀리 있는 구상성단에서의 블랙홀의 충돌도 추정할 수 있게 된다.[6]

또한 학계에서 논쟁은 거치겠지만, 이 발견은 중간 질량 블랙홀의 형성 과정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위의 2.2 항목에서 서술하였듯이, 항성 질량 블랙홀에서 에딩턴 한계를 넘어서는 속도로 초대질량 블랙홀 급으로 성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퀘이사와 같은 우주 초기 초대질량 블랙홀이 발견되고 있어서, 항성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생성 기작이 다를 것이라는 학설이 주류다.

2.4. 초대질량 블랙홀 (Supermassive Black Hole)[편집]


말 그대로 가장 거대한 블랙홀 종류로, 그 질량은 최소 태양의 10만~100만 배 이상이며 최대 태양의 수백억 배에 달하기도 한다. [7] 거의 모든 은하가 중심부에 초대질량 블랙홀을 가지고 있으며, 은하의 진화 과정에 초대질량 블랙홀들이 관계했다는 정황 증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431만 배에 달하는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도 우주 전체에 비하면 작은 편에 속하는데, 2008년 확인된 게자리의 OJ 287 블랙홀의 경우 태양 질량의 180억 배나 되며, 그 주위를 태양 질량의 1억 배나 되는 블랙홀이 공전하고 있다. S5 0014+81의 경우 추정되는 질량이 무려 태양의 400억 배인데, 이는 우리 은하 내 모든 별들의 질량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당 블랙홀은 세페우스 자리에 있고, 밝기는 +16.5이다. 그에 맞게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도 어마어마해서 직경이 지구 궤도의 1,600배에 달한다. 실감이 안 나는 사람을 위해 첨언하자면, 이 블랙홀을 프록시마 센타우리의 거리에 가져다 놓는다면 사건의 지평선이 보름달 크기로 보일 것이다. 방패자리에 위치한 극대거성UY Scuti 와 비교해 봐도 상대가 안 되는 크기를 자랑한다. 인류가 최초로 촬영에 성공한 블랙홀로 유명해진 M87의 경우 본 문서 상단에서 보듯 사건의 지평면 지름 안에 태양계 전체가 카이퍼 벨트까지 포함해서 다 들어가고도 한참 남는다.

이렇게 거대한 괴물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별의 죽음으로 탄생하는 항성 질량 블랙홀이 점진적으로 진화하여 만들어졌다면 그 중간 단계인 중간 질량 블랙홀이 많이 존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거대 블랙홀들이 우주 탄생 초기에 급격하게 성장하여 중간 단계의 블랙홀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이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이론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우주 탄생 초기에도 태양질량의 수십억 배에 달하는 블랙홀들이 이미 존재했다는 점을 보면 항성 질량 블랙홀의 정상적인 성장 속도로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형성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에 원시 가스 구름이 압축될 때 항성 단계를 거치지 않고 태양의 수천~수만 배의 질량을 가진 씨앗 블랙홀이 한꺼번에 탄생했다는 설이 있다.

우주가 막 탄생했을 무렵 극단적으로 금속 함량이 낮은 상태에서는 태양의 수천 배에 달하는 질량을 가진 항성의 탄생도 불가능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되기에 이들 1세대 (종족 III) 항성들이 붕괴하거나 병합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초대질량 블랙홀의 씨앗이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퀘이사와 같이 물질의 대량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밝은 단일 천체로,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블랙홀에 떨어지는 물질이 방출하는 위치 에너지가 복사로 전환되어 방출될 때 질량 당 에너지 효율은 별이 핵융합을 할 때의 효율의 수십 배에 달한다.[8] 이름이 무색하게도 질량으로 따지면 은하 전체의 10만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방출하는 에너지는 블랙홀이 속한 은하 전체, 더 나아가서는 은하단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주로 주변의 가스를 뜨겁게 달궈서 날려버림으로써 별의 탄생을 억제하는 역할. 특히 질량이 큰 은하일수록 블랙홀의 질량 또한 크기 때문에 그 영향이 막강해지며, 현재 시점 우주에서 발견되는 거대 은하들은 대부분 이러한 중심 블랙홀의 활동으로 가스를 모두 잃어버려 늙은 별들로만 이루어진 '죽은 은하'로 탈바꿈되어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은하단들은 모두 하나같이 온도가 수천만 도, 지름이 수백~수천만 광년에 달하는 뜨거운 가스 헤일로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러한 구조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이 초대질량 블랙홀의 분출물이라는 것.

또한 초대질량 블랙홀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블랙홀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밀도가 매우 낮아 표면에서의 차등 중력이 그다지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건의 지평선이 워낙 크기 때문에, 사건의 지평선 안에 들어가는 공간으로 블랙홀의 질량을 나누면 지구 대기보다 밀도가 낮을 수도 있다. 이는 사건의 지평선이 블랙홀의 질량에 정비례해서 멀어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질량이 2배로 커지면 사건의 지평선 내부 공간은 세제곱인 8배가 되고 이때 밀도는 오히려 4배 낮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블랙홀의 중심으로 향하는 우주 비행사는 사건의 지평선 안쪽으로 상당히 깊이 들어갈 때까지 스파게티처럼 잡아 늘려지지 않는다. 신장이 1.8m인 사람이 질량이 태양의 400만 배인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을 향해 자유낙하한다고 가정했을 때 머리와 발 사이에 가해지는 차등 중력은 지구 중력 가속도의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중력만으로는 자신이 블랙홀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도 못할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블랙홀의 질량이 클수록 가스들이 그다지 큰 차등 중력을 받지 않아 온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항성 질량 블랙홀의 경우 강착 원반에서 주로 X선이 방출되지만, 초대질량 블랙홀에서는 주로 자외선이 방출된다. 물론 중심의 특이점 주변은 다른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밀도가 높다.

여담이지만,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한 블랙홀 가르강튀아(Gargantua)는 이 종류에 속한다. 작중 등장하는 모습으로 볼 때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 블랙홀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인다.


2.5. 극대질량 블랙홀 (Ultramassive Black Hole)[편집]


질량이 100억 태양질량을 넘는 블랙홀을 말한다. 일부 천문학자들에 의해 제안된 용어이지만 특징이나 생성 기작 등에서 기존의 초대질량 블랙홀 분류와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고 여겨지기에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2.5.1. 가장 질량이 큰 블랙홀[편집]


엄청난 질량을 가진 단일 천체라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는지, 가장 질량이 큰 블랙홀들을 가지고 순위를 매기는 경쟁이 유튜브 등지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TON 618'란 이름의 블랙홀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660억 배나 되는 것으로 측정되면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블랙홀이 되었다. 660억 태양 질량은 우리 은하의 모든 별들의 질량 총합인 640억 태양 질량보다도 큰 매우 거대한 질량이다. 사건의 지평선의 지름은 약 2600AU로 해왕성 궤도의 43배에 달한다. 이 블랙홀을 포함한 퀘이사는 지구로부터 182억 광년(빛이 날아온 시간 108억 광년, z = 2.219)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머리털자리사냥개자리의 경계 부근에서 찾을 수 있다.[9]

'SDSS J140821.67+025733.2'로 알려진 퀘이사가 무려 태양 질량의 1,960억배에 달하는 블랙홀을 가지고 있다고 측정되면서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블랙홀의 기록이 경신되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현재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정한 결과 밝혀진 질량은 태양의 약 80억 배의 질량을 가지는 것으로 계산되었다. 현 시점에서 두 번째로 큰 질량을 가진 블랙홀은 MS 0735.6+7421이며 약 513억 태양 질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실 이렇게 각종 학술 논문에서 가져온 블랙홀의 질량으로 순위를 매기는 행위는 크게 의미가 없다. 이는 천문학에서 사용되는 블랙홀의 질량 측정 방식이 비교적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블랙홀의 질량은 다양한 방식으로 측정되는데,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오차의 범위가 무지막지하게 변한다. 즉, 단순히 오차에 의해서 우연히 블랙홀의 질량이 크게 측정된 경우라도 기존의 비교적 정확한 측정값들을 제치고 상위권 순위에 올라서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앞에서 말한 TON 618의 경우도 질량 측정 자체는 이미 2004년에 이루어졌고 초대질량 블랙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조명된 사례에 가깝다.

블랙홀의 정의를 사건의 지평선을 가지는 모든 것으로 정의한다면 사실 질량이 가장 큰 블랙홀은 우주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우주론적 사건의 지평선의 지름은 약 330억 광년이다.

파일: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__CC.pn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2023-11-24 01:33:59에 나무위키 블랙홀/종류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1] 여담으로, 호킹이 프랑스에서 이에 대해 강의할 때 꽤나 난감했다고 한다. 하필 블랙홀이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은어였던 탓에, 게다가 강의 주제가 '블랙홀엔 없다'였으니.[2] 질량이 1012kg 정도는 되어야 우주의 나이보다 긴 시간을 버틸 수 있다.[3] 1012 질량의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지름은 약 3 펨토미터로, 대충 양성자 두 개 정도의 사이즈이다. 지구 질량(약 6*10^24)의 블랙홀이라도 사건의 지평선 지름은 약 1.7cm에 불과하다. 물론 지구 질량의 블랙홀이 지구를 정확히 뚫고 지나간다면 구멍 크기는 무시할 수 있겠지만 그 블랙홀의 중력 때문에 지표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며 지구의 공전 궤도도 크게 틀어질 것이다.[4] M. Sasaki, T. Suyama, T. Tanaka, and S. Yokoyama, Class. Quant. Grav. 35, 063001 (2018), arxiv:1801.05235[5] 2021년에 지구에서 1,5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유니콘 블랙홀이라는 태양의 3배 질량의 블랙홀이 발견되었다는 주장이 나왔다.[6] 관련 기사[7] 일부 천문학자들은 이 중 태양 질량의 100억 배가 넘는 블랙홀들을 극대질량 블랙홀(Ultramassive Black Hole)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8] 핵융합을 상회하는 에너지 효율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수소가 완전히 헬륨으로 변할 때 발생하는 질량 결손은 0.7%에 불과하다. 게다가 태양 같은 일반적인 별은 평생 동안 가진 수소의 10%도 사용하지 못하고 죽는다. 그에 반해 블랙홀에 가스가 유입될 경우 질량의 10~50% 정도가 순수하게 에너지로 변환된다.[9] 적경 12h 28m 24.9s, 적위 +31° 28′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