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AFC 아시안컵/대한민국/결승전

덤프버전 : r20190312




경기일자
2015/1/31
경기장소
호주 시드니
국 가
대한민국
호주
득 점
1
2
득점자
손흥민 (90+1')
마시모 루옹고 (45')
제임스 트로이시 (105')

1. 경기 전
2. 경기 후 평가
3. 여담



1. 경기 전[편집]





  • 선발 라인업
GK-김진현
DF-김진수, 김영권, 곽태휘, 차두리
MF-손흥민, 남태희, 기성용, 박주호, 장현수
FW-이정협

이전과 크게 차이나지 않은 선발이지만 미드필더에서 변화를 줬다. 박주호를 측면으로 돌리고 대신 장현수를 중앙에 넣었다. 수비시엔 이정협과 남태희가 나란히 최전방부터 압박을 가해 4-4-2 형태를 만들며 호주의 빌드업을 적극 차단하고, 반대로 공격시엔 기성용이 과감히 전진하며 4-1-4-1 형태로 바뀌었다.

호주는 시드니, 한국은 꽃피리[1]

파일:external/cdn.mydaily.co.kr/201501301938642230_1.jpg


2. 경기 후 평가[편집]


차두리 고마워[2]

양팀 모두 가진 것을 남김없이 쏟아 부은, 승자도 패자도 나란히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결승전


차두리의 국가대표 인생을 30분 연장하고 전 국민을 희망고문 시킨손흥민의 극적인 추가시간 동점골 장면.[3][4]

마침내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과연 한국의 55년만의 우승인가, 호주의 첫 우승인가.

시합전 많은 도박사들이 1골 승부를 예상한 것처럼, 양 팀 모두 수비진을 탄탄히 구축하면서 최전방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가했다. 때문에 쉴 새 없이 선수들이 부딪히고 공격권을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한국은 대회 내내 알토란같은 활약을 한 장현수를 기성용 옆에 배치한 다음, 이 자리에 있던 박주호를 한교원이나 이근호가 주로 뛰던 왼쪽 날개에 배치했다.

호주는 빠르게 측면을 공략한 다음 역시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로 팀 케이힐의 놀라운 헤더로 연결시키는 게 장기이며, 이 외에도 측면 공략을 즐기므로 손흥민 반대편은 수비적 자원을 놓던 그간의 성향에 더욱 집중해서 아예 박주호를 배치했으며 이 한 수가 잘 먹혔다. 대회 내내 측면에서 수없이 크로스를 뿌리던 호주였지만 한국의 장현수가 좌우로 잘 움직이면서 차두리 손흥민, 박주호 김진수와 삼각형을 만들면서 호주의 측면을 갈아버렸고, 대회 기간 내내 측면을 지배한 호주였지만 역시 측면하면 남부럽지 않은 나라인 한국이 측면을 차지하게 됐다.

이 흐름에서 사실상 전반전은 측면을 먹은 한국이 주도했다. 전반 23분 기성용이 니어포스트를 보고 감아 찬 프리킥이 곽태휘의 헤딩슛으로 이어졌지만 골대 옆으로 빗나갔는데 호주도 기죽지 않고 곧바로 역습에 나섰다. 호주 골키퍼 매튜 라이언이 절묘하게 공간으로 연결해준 것을 크루즈가 받고 달리다 크로스를 올렸다. 케이힐은 만 35세라는 나이였지만, 역습에 나섰고 달려가는 한국 수비수의 등 뒤 꽤 먼 지점에서 뛰다가 크루즈가 크로스를 올리려는 순간 매섭게 수비수 앞으로 잘라 들어와 공을 차지하고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슛을 날렸다. 비록 김진현의 선방에 막혔지만 10년만 젊었으면 놀라운 순발력으로 넣었을 듯한 클래스를 보여주는 슈팅이었다. 이후에도 양 팀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시작해 하프라인을 기점으로 좌우 40미터 간격 안에서 계속 뺏고 뺏기는 상황이 이어졌으나 전술을 잘 짜온 한국이 결국 유리했다. 전반 막판 한국은 날카로운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36분 이정협, 남태희, 박주호, 김진수로 이어진 빠른 연계에서 김진수의 크로스가 이어졌는데, 손흥민이 그간 국가대표에서 이동국의 전유물이었던 뒷걸음질 치면서 때리는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는데 아쉽게 골대를 빗나갔다. 38분에는 이정협의 침투 패스를 받은 차두리가 준 패스를 손흥민이 때렸지만 호주 수비수의 엄청난 집중력 있는 슬라이딩 태클에 공이 발끝에 걸리면서 아웃됐다. 이 때 라이언 골키퍼도 공이 올라오는 방향과 다른 곳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수비수의 다리에만 걸리지 않았다면 그냥 들어가는 골이었다. 이 결승에서 가장 아쉬웠던 장면.

한국의 공세가 계속되던 3분 뒤에는 아주 나쁜 장면이 나왔다. 코너킥을 바로 차지 않고 측면으로 돌려서 크로스를 올리려는 찰나 아크 정면 페널티박스 라인 바로 앞에서 호주 수비수의 과도한 몸싸움으로 프리킥을 얻게 됐다. 거의 페널티 박스 라인에 걸친 지점이라, 성공률은 수비벽과 골대의 사이가 가까워서 오히려 확률은 약간 뒤쪽보다 좀 낮지만 어쨌든 수비벽 넘기고 구석으로 들어가면 거의 골과 다름없는 지점이었다. 중앙이라 왼발로 차던 오른발로 차던 상관없는 장소에서 한국은 한참을 토의하다가 중증의 관심병 환자기성용이 찼는데, 파넨카 킥으로 찼다. 호주 골키퍼가 좀 속아주고 공도 구석으로 갔다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공은 깨끗하게 정면으로 가서 한참을 의논했음에도 불구하고 장난처럼 막히고 말았다.

이 웃기는 프리킥에서 실점의 단초가 제공됐는데,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의논한 끝에 찬 장난 같은 프리킥, 가장 위험한 시간대라는 끝나기 5분 이내, 주장 완장을 달고 장난 같은 프리킥을 차놓고 얼빠진 듯 웃는 기성용이[5] 삼위일체를 이루며 한국의 집중력이 마치 물이라도 끼얹은 듯 순간적으로 극도로 떨어지고 말았다. 호주 골키퍼인 매튜 라이언이 이를 놓치지 않고 다시 날카롭게 역습으로 연결했다. 한국은 한 번 이를 막아냈지만 극도로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였기에 패스 한 번 제대로 연결하지도 못하며 실책이 속출했다. 선수들 얼굴을 보면 전부 다 표정이 썩을 대로 썩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의 실책을 틈 타 호주가 재빨리 공을 날쌘 루옹고에게 연결했다. 마크해야 할 사람은 기성용이었지만 가장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전혀 수비적인 위치선정을 하지 않고 있었다. 원래도 둔한지라 날쌘 루옹고가 돌아서면서 반대편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떨쳐낸 이상 기성용이 루옹고를 제어할 방법은 없었고 루옹고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빠른 제2동작으로 오른발 슛을 날렸다. 깨끗하게 날아간 슛은 한국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가 꽂혔다. 중거리 슈팅의 지점 자체도 왼쪽으로 차나 오른쪽으로 차나 상관없는 지점이라 김진현으로서도 이번 대회 첫 실점을 막을 순 없었다. 이 문서 내내 수없이 언급되던, 한국이 잘 막았지만 클래스가 있는 팀이라면 플레이나 슈팅의 정밀도로 인해 실점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그대로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파일:/image/109/2015/01/31/201501311911774547_54ccaaa314a03_99_20150131191402.jpg
전반 45분 실점 장면.

1대 0으로 리드당한 상황에서 전반전이 종료되고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한국은 실점 이후 공격에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었으나 호주라고 해도 잘 돌아가고 있던 한국의 수비전술을 뒤엎을 만한 힘은 없었다. 결국 손흥민의 끈질긴 수비에서 한국은 페이스를 조금씩 찾기 시작했다.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감아 차기는 호주 수비에 걸렸다. 후반 13분 기성용의 프리킥에 이은 곽태휘의 헤딩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호주도 1분 뒤 렉키가 한국 수비를 무너트린 침투 패스를 왼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김진현이 날아올라 막아냈다.

양팀은 후반 17분 동시에 첫 교체카드를 꺼냈다. 호주는 케이힐을 빼고 주리치를, 한국은 남태희를 빼고 이근호를 넣었다. 호주는 케이힐이 클래스가 돋보이는 장면이 있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곽태휘에게 묶여 있었고, 빠르고 동적인 축구보다는 높이와 결정력을 보유한 주리치로 보다 정적이고, 보다 적은 숫자의 공격으로 효과를 내고, 한국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을 막고자 했다. 남태희는 재빠르고 민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긴 했지만 호주 선수들의 신장과 덩치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근호는 남태희보다 육체적으로 다부지고, 경험이 많으며 역동성과 수비수를 압박하는 움직임이 좋아서 공격의 기점을 만들어 볼만 했다. 남태희 자리에는 기성용을 전진 배치해서 수비적 안정과 중거리 슛을 노렸고, 이근호는 박주호가 뛰던 왼쪽 날개로 들어갔으며 박주호는 중앙으로 들어가 장현수와 짝을 이뤘다.

서로의 노림수가 서로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면서 한국이나 호주나 간헐적인 개인 능력을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었다. 다만 호주는 이때까지 롱 볼과 피지컬을 이용해서 측면에서 치고 달리고 높이를 이용한 경합을 주로 이용했지만 한국도 떡대라면 만만치 않고 수비전술도 잘 가동되면서 이렇다 할 만들어가는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 여기서 호주는 후반 26분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크루즈 대신 트로이시가 들어가게 되었고, 28분에는 측면 수비수 프라니치가 부상으로 빠져서 맥카이가 들어가게 되면서 모든 교체 카드를 쓰게 되었다. 두 번째와 마지막 교체카드가 연달아 부상으로 쓰이고, 경기를 풀어가기 어려운데다 수비진과 수비형 미드필더의 대부분이 옐로카드를 받은 상황에서 호주는 계속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한국은 후반 26분 경 체력이 고갈된 박주호 대신 한국영이 들어가면서 점점 과감한 공세를 취했다. 한국영과 장현수는 숫자가 적은 호주 공격진들을 사정없이 쪼아대면서 호주 공격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게 했다. 이와 동시에 차두리와 김진수는 과감하게 끝도 없이 오버래핑하며 호주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호주도 지지 않고 측면 공격수들이 한국진영의 측면에서 중앙으로 올라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한국의 풀백들이 호주 측면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들어오며 생긴 측면의 빈 공간을 오버래핑으로 찌르면서 이겨낸 것이다. 한국은 후반 27분 경 이근호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올라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기성용의 슛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10분 뒤에는 김진수의 기습적인 롱 스로인이 전방의 이정협에게 도달했고 이정협이 문전으로 넘겼지만 받아 줄 선수가 없어 아쉽게 날리는 등 위협했으나 호주 역시 사력을 다해서 막아내고 있었다.

후반 종료가 다가오자 이정협이 체력적 한계에 도달했고 곽태휘는 벤치에 본인이 올라가 포스트 플레이를 하겠다고 하며 센터 백 투입을 요청했다.[6]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코치가 바쁘게 움직였고 이정협 대신 김주영을 투입되며 그라운드 위에는 한국의 모든 센터백 자원이 투입된 진풍경이 벌어졌다. 곽태휘는 최전방에 서서 헤딩 경합에 돌입했고 팀 케이힐이란 정신적 지주를 너무 일찍 빼 버린 호주는 정신줄이 달아나며 본격적으로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김영권까지 수시로 공격 가담을 하러 올라오고 킥으로 공을 분배하는 와중에 호주 역시 역습을 노릴 만했으나 교체 투입된 김주영이 체력적으로 너무 우월하고 기본적으로 중앙수비수로서는 날쌘 선수이기 때문에 호주의 역습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에 한국은 최후방에 공격수와 수비수의 1:1이라는 극단적인 머릿수를 남겨둔 채 끊임없이 공격 진영으로 선수들을 투입했다.

그리고 3분의 추가시간, 전방에서의 치열한 경합을 곽태휘가 이겨내서 떨군 공을 과감히 침투하던 한국영이 잡아내 기성용에게, 기성용은 다시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연결됐고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손흥민이 마무리를 지었다. 삼촌 은퇴하지마 슛 경기 종료를 2분가량 앞두고 터진, 한국이 기다려온 기적의 동점 골이었다!

파일:/image/001/2015/01/31/PYH2015013102330001300_P2_99_20150131200305.jpg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 장면.

이골이 나오는 순간 경기를 마무리하려는 호주 선수들과 우승을 확신하던 호주의 관중들은 침묵했고, 우리나라의 관중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내질렀다. 동점골이 들어간 직후부터는 한동안 한국 응원단의 소리만 들렸을 정도. 그야말로 기적의 동점골. 골을 넣은 손흥민이 관중석까지 달려가서 관중들에게 안기는 감동의 세리머니와 배성재 아나운서의 "아시아의 호랑이가 돌아왔습니다!!!"라는 멘트는 압권. 그야말로 패배직전까지 갔다가 동점을 만들어낸 한국은 축제분위기였고 캐스터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렇게 경기 종료를 불과 몇 분 앞두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한국과 호주의 후반전은 종료되었다. 후반전 종료 후 연장전 전반 시작하기 전 쉬는 시간에 심지어 12년 7개월 전(2002년 6월)의 이 경기를 떠올리며 이때 경기의 결과가 다시 재현되는 건 아닌가 하고 기대한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연장전 전반이 시작되었다. 잇단 부상으로 주요 선수를 교체한 호주는 전방에 힘이 넘치는 주리치를 세우고 루옹고의 공격 가담에 기대했지만 안 그래도 밀리고 있던 상황에서 동점골까지 넣은 한국의 기세에 호주로서는 타개할 만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팀 케이힐이라는 정신적 지주가 사라진 호주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한국이 기세는 좋았지만 공격수를 하고 있는 곽태휘의 세밀함 부족으로 장면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었는데, 연장 전반 5분 장현수가 다리에 쥐가 오르며 쓰러지는 바람에 호주로서는 여유가 생겼다. 뛸 수 없는 장현수를 최전방으로 올리고 곽태휘를 다시 끌어내렸지만, 사실상 대한민국은 10명이 뛰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되었다.

김진수와 차두리가 빼어난 정신력과 체력으로 오버래핑하고 수비하고 한 발씩 더 뛰면서 한국의 공소유권과 기세를 이어가려고 했고, 오직 이 상황에서 공을 잡고 움직이면서 시간을 벌만한 공격수는 이근호 뿐이었다. 이근호는 상당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서 공격에서 괜찮은 모습이었지만 최전방의 장현수가 뛰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효과적인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공격에 너무 집중하는 바람에 이 대회 내내 이어지던 손흥민 반대쪽은 수비 형 윙어라는 기조가 무너지면서 오른쪽 측면이 불안해졌지만 손흥민도 체력적으로 바닥이 난 상황이라 모험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곽태휘는 포지션을 최전방도 봤다가 수비 형 미드필더도 보는 등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연장 전반 9분 김진현은 위협적인 크로스를 펀칭으로 잘 막아냈다. 한국은 3분 뒤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김진수의 날카로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호주 문전을 위협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러나 이 날의 가장 아쉬운 장면이 연장 전반 15분 나오고 말았다. 김진수가 골라인에서 주리치가 잡은 공을 끈질기게 붙어 막아내려 했지만 체격 적으로 주리치와 김진수는 상대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거기다 김진수는 105분 동안 엄청난 활동량과 스프린트를 보여주면서 이미 고갈이 된 상황에서 정신력으로 뛰고 있었다. 이 같은 한계 때문에 순간적인 집중력과 움직임이 모자랐고, 이걸 주리치가 놓치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박스 안으로 돌파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김진현이 펀칭했지만 앞으로 흐른 공이 트로이시에게 흘러가 실점했다.

여러 모로 아쉬웠지만 사실상 체력적인 한계 상황에서 덩치가 우월한 공격수를 상대해야 하는 김진수를 탓할 수는 없고, 커버링하러 들어갈 만한 여유가 있었지만 역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보고 있던 중앙수비수들도 아쉬울 뿐이다. 위치선정이 묘하던 차두리와 펀칭 방향이 아쉬웠던 김진현, 그리고 중앙수비수로서 선수들에게 지시해 주던 곽태휘도 아쉬운데 베테랑다운 경험과 노련함으로 방심하지 않고 지휘하고 있었다면 막아낼 것을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이미 동점골을 위해서 포지션을 바꿨던 상황이라.

파일:/image/109/2015/01/31/201501312015774988_54ccb9b1e6822_99_20150131201803.jpg
포효하는 트로이시.

연장 후반 양 팀은 체력이 고갈되면서 기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자잘한 실수가 이어졌다. 공격과 수비가 확연하게 2선으로 나뉘며 간격이 벌어지고, 허리를 거쳐 만들어나가길 포기하고 수비 뒤쪽 공간을 노리고 단번에 공을 때려 넣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 단순한 작전도 지친 수비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면서 효과를 보았다.

하지만 1점 앞선 호주는 수비를 내릴 여유가 있었고, 반대로 대한민국은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마찬가지라 후방에 2명만 남겨놓고 라인을 바짝 끌어올려 총공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연장전 후반 남은 시간 동안 한국에게 동점골을 만들 결정적인 기회는 끝끝내 오지 않았고 그렇게 경기는 끝났다.

비록 연승의 기세가 끝까지 이어지진 않았으나 준우승이란 값진 성적을 얻어냈고, 브라질 월드컵 실패 이후 사기가 크게 꺾인 국가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의 지휘 아래 아시아의 호랑이라 불릴 수 있을 만큼 영광을 찾는데 성공했다. 나이 어린 선수들의 패기와 투지, 노장의 관록과 마지막을 향한 불꽃, 그리고 이정협, 김진현처럼 무명 선수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희망적인 미래를 볼 수 있었던 대회였다.

마땅한 대체자원이 없는 김진수[7]는 예선전 3경기 + 8강(연장) + 4강 + 결승(연장)에 풀타임 출장을 하였다.

홍명보 감독이 중용하지 않았던 노장들의 활약도 빛이 났는데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차두리는 2어시를 비롯해 활발한 오버래핑과 투지 넘치는 수비로 젊은 선수들 못지않게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결승전 종료 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검1위를 은퇴하는 차두리에게 보내는 메세지인 '차두리 고마워'가 장식했다.

곽태휘는 전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다는 점만 제외하면 이번 토너먼트 한국의 mvp에 가깝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본 바와 같이 한국의 측면수비 불안은 기본적으로 측면 수비 커버하러 잘 움직이지 않는 기성용과 이청용과 손흥민이라는 공격 성향이 강한 윙어들 탓에 4231을 쓰면서도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우리 편 측면의 좌로 우로 움직이다가 체력이 바닥나고 진형이 흐트러지며 게임이 헝클어졌다. 결승전까지 한국이 무실점으로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홍명보호처럼 포백 라인이 굳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대형을 앞뒤좌우로 잘 조절하며 균형을 맞춰냈던 덕이 컸고 그 지휘는 곽태휘가 도맡아서 훌륭하게 해냈다. 거기에 결승전에서는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공격수로 나서 손흥민의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3. 여담[편집]


이렇게 투지로 졌지만 잘 싸웠다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명경기를 한 대표팀이지만, 이날 경기 종료 이후, 다른 종목에서 병크가 터지고 말았다. 그리고 1년 뒤에는 후배들이 앞서던 경기를 말아먹음으로써 또 다른 흑역사를 추가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골을 넣은 마시모 루옹고는 QPR로 이적해 한국 선수인 윤석영을 만나게 된다(...)
[1] 결승전을 앞두고 한 축구 팬이 만든 언어유희. 그러나...[2] 결승전 당일 한국시각 오후 10시 54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 검색어. 주의할 것은 차두리국가대표 은퇴이지, 현역 은퇴가 아니다.[3] 선수들과 펜스를 넘어 관객석까지 돌진해서 감동적인 포옹을 나눴다.[4] 여담으로 한국의 통산 100호 아시안컵 득점이었다.[5] 경기 중 어이없는 상황에서 집중력 잃으면 실점하기 딱 좋다는 예를 개리 네빌이 기성용의 스완지 동료 존조 셸비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6] 이 작전은 과거 김호곤 감독이 울산 현대시절 곽태휘를 써먹어서 재미를 보던 방법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신태용코치도 예전 성남 일화 감독 시절 사샤 오그네노프스키를 경기막판 최전방 공격수로 올린 적도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일본 대표 팀이 당시 수비수였던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를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한 예도 있다. 빅 클럽에서도 유사시에는 다니엘 반 바이텐이나 헤라르드 피케등의 세트피스에 강한 센터 백을 최전방으로 올리기도 한다.[7] 기성용은 이라크전 종료직전 교체되면서 전경기 풀타임 출전기록을 세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