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낭 몽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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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작중 행적
2.1. 부정으로 쌓아올린 부와 명예
2.3. 결말
3. 기타


1. 개요[편집]


Fernand Mondego, Fernand de Morcerf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이자 악역. 에드몽 당테스가 복수하기로 결심한 4인의 원수중 하나다.


2. 작중 행적[편집]



2.1. 부정으로 쌓아올린 부와 명예[편집]


에드몽 당테스를 몰락시킨 인물 중 한 명으로 본래 스페인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카탈루냐 마을'의 어부 출신이다. 에드몽 당테스의 약혼자였던 사촌동생 메르세데스를 사랑한 나머지[1] 당글라르의 꼬임에 넘어가 그의 음모에 끼어서 에드몽 당테스를 모함하고 감옥에 끌려가도록 만들었다.

이후 프랑스의 군인이 되어 워털루 전투때 참전했으나, 탈영했다. 카드루스의 말에 따르면, 상관인 장군이 영국군과 내통할 때 그에게 동조해 따라갔다고 한다. 만약 나폴레옹이 승리했다면 군법회의에 회부될 일이었지만, 나폴레옹이 몰락해버려서 오히려 군공을 세운 셈이 되어 소위, 즉 장교로 진급하였다.

이후 장교 견장을 달고 에드몽 당테스가 실종되고 18개월 동안 힘들어하던 메르세데스에게 접근해 결혼하고 아들 알베르 드 모르세르를 가진다.[2] 이후 스페인 전쟁에서는 혈통이 스페인이라 마드리드에 파견, 왕당파의 정보를 얻어 공훈을 세워 훈장과 백작 지위를 얻었다.

그리스 독립 전쟁에서도 그리스 측에 파견되어 그리스 병사를 훈련시켜주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터키 측으로부터 많은 돈을 받아 알리 파샤를 배신하고 그리스의 패배를 불러왔다. 그리고 그의 아내와 4살짜리 딸(하이데)을 노예로 팔아치웠고, 알리 파샤의 재산도 독차지한다. 프랑스에서 파견한 군인들은 모두 죽었기 때문에 그의 실태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이 때문에 프랑스로 돌아와서는 그리스의 전쟁 영웅으로 행세하며 중장 직위까지 오른다. 이후 퇴역하고 귀족원 의원으로 활동한다.

이 사이 어느 시점에서인가 꽤 공들여 족보 세탁을 한 모양이다. 그래서 알베르 드 모르세르는 자신의 가문이 모계로 스페인계, 부계로 프랑스계인 유서 깊은 명문가라고 자랑하고, 알베르의 친구들이 모르세르 가와 당글라르 가의 정략결혼을 '가난한 명문가 모르세르 가가 돈 때문에 부유한 신흥 귀족 당글라르 가와 연을 맺는다'며 농담하기도 한다. 다만 성 자체는 몽데고 그대로이며,[3] '본래 명문가였으나 혁명으로 몰락했다가, 이번 대 가주 페르낭이 스페인 전쟁에서 공적을 세워 재기한 모르세르 백작 몽데고 가문'이라는 설정으로 족보를 세탁해 행세한 것이다.


2.2. 인과응보[편집]


음모로부터 24년 후,[4] 에드몽 당테스가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활동하는 시점에서는 신분세탁을 했기 때문에 페르낭 드 모르세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백작이 가장 큰 복수를 결심하고 접근한 인물.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페르낭 드 모르세르에 대한 복수로, 그가 자신의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아갔으니 그에게서 가족을 빼앗아가기로 결심한다.

백작은 먼저 그의 약점을 찌를 무기로서 하이데를 양녀로 거둔다.[5] 시간적 정황이나 백작의 성향상 하이데와 페르낭 사이의 악연을 알고 거둔 듯하다. 카드루스에게 '페르낭은 알리 파샤 밑에서 일하다 그가 죽자 돌아왔는데, 그리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치 않다'는 정보를 듣고 그리스로 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페르낭의 죄악에 대해서 조사하고 그 딸이 노예로 팔려갔다는 사실까지 확보한 뒤 하이데를 거뒀다면 앞뒤가 맞는다. 하이데는 백작의 과거를 모르기에[6] 페르낭이 그에게도 원수인 것은 알지 못했지만, 페르낭에 대한 자신의 복수심은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이후 백작은 평소 페르낭을 못마땅해하던 당글라르를 충동질해 그의 과거를 캐게도 한다. 그 과정에서 페르낭이 그리스에서 저지른 일을 알게 된 당글라르가 언론에 제보하여 스캔들을 터뜨리고, 조사 청문회가 열릴 때가 되자 백작은 페르낭의 아들 알베르를 데리고 노르망디 여행을 가 버려 알베르가 아버지를 구명해보려 할 가능성 차단+하이데에게 청문회에 증언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줌+자신은 뒤에서 조종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 성립의 1타 3피를 달성.

결국 청문회에서 하이데의 증언을 통해 과거 그리스에서 저지른 모든 배신과 부정이 밝혀지고 페르낭의 명예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7] 하이데의 폭로 한방에 여태껏 쌓였던 거짓이 드러나고 진실이 밝혀져 모두에게 신임을 받던 페르낭이 모두의 분노를 사는 이 장면은 몽테크리스토 백작에서 손꼽히는 명장면이다. 귀족원 의장은 마지막으로 그에게 동의한다면 귀족원에서 공정하게 조사단을 꾸려서 그리스든 터키든 보내서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했고, 더는 숨길 수 없음을 깨달은 페르낭은 자신의 죄을 사실상 인정한다[8]. 이 일을 알고 분노한 알베르 드 모르세르는 백작에게 찾아가 결투를 신청한다.

알베르 드 모르세르가 백작에게 결투를 걸었던 이유는 에드몽 당테스의 사연을 모르던 그의 입장에서 동경하던 백작이 갑자기 자신들과 아무 상관도 없는데 웬 노예의 일 때문에 자신의 집안의 명예를 짓밟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백작의 정체가 에드몽 당테스라는 것을 본인에게 듣기 전까지 몰랐던 페르낭 드 모르세르 본인에게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후 아내인 메르세데스가 백작에게 아들을 살려달라고 빌러 갔다가 모든 진상을 알게 되고, 어머니에게 진상을 들은[9] 알베르도 결투장에서 백작에게 사죄한다. 이후 메르세데스와 알베르는 작위와 재산을 비롯한 페르낭에게 받은 모든 것을 버린 채 모르세르 가문을 떠난다. 결국 페르낭은 그 무엇보다 사랑하던 자신의 가족에게 버림받게 된다.


2.3. 결말[편집]


아들 알베르 드 모르세르가 결투를 포기한 걸 알고 직접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담판을 짓기 위해 찾아가지만, 백작은 페르낭에게 그의 아들마저 페르낭 몽데고가 에드몽 당테스에게 한 일을 두고 그 복수가 정당하다고 말했다며 조롱한다. 이어서 백작이 페르낭의 과거의 모습을[10] 들먹이며 조롱을 연달아 날리자 화가 치밀어 올라 결투를 신청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너의 뒷조사를 했다면서 "넌 파리에서 자칭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행세하고 있지! 이탈리아에서는 선원 신드바드, 몰타에서는 또 뭐라고 행세했더라? 그까짓 것은 아무래도 좋다. 너의 본명을 드러내라! 결투하면서 내 칼로 네 심장을 찌를 때 그 이름을 불러줄 테니."라고 말하자 이에 격분한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옛날 선원 시절의 옷을 입고 그의 앞에 선 후 나의 수없이 많은 이름 중에서 너를 쓰러뜨릴 이름은 단 하나뿐이다. 설마 내 이름을 잊지는 않았겠지?라는 분노로 가득찬 일갈을 날린다. 그 말을 듣고서야 백작의 정체가 오래전 자신이 누명을 씌운 연적, 에드몽 당테스라는 것과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이 당테스의 복수임을 알게 된다.

이후 겁에 질려 허겁지겁 자신의 저택으로 도망가지만, 아내 메르세데스와 아들 알베르가 모르세르 저택을 떠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페르낭은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가족들마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결국 권총으로 자살하면서 삶을 끝내게 된다. 이로써 마침내 24년 만에 에드몽 당테스의 첫 복수가 이뤄지게 된다.[11]


3. 기타[편집]


사촌 여동생인 메르세데스와 결혼한 것에 의아할 수도 있으나 프랑스에서 사촌간의 혼인은 합법이다. 아니, 오히려 사촌간의 결혼이 금지된 한국이 전세계 기준으로 보면 소수 케이스에 속한다. 보다 자세한 것은 사촌간 혼인 문서 참고. 다만 해당 문서에서 볼 수 있듯 합법 여부에 관계없이 전세계적으로 사촌 간 혼인의 인식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작중에서도 페르낭이 메르세데스와 에드몽의 결혼을 막기 위해 카탈루냐 민족은 같은 민족끼리 결혼하는 전통을 운운하자 메르세데스는 그런 고리타분한 전통을 들먹이냐고 비웃는다.

그래도 아내와 아들에 대한 사랑은 진심이었는데, 그가 자살한 이유도 아내와 아들이 자신을 버렸기 때문이다. 백작의 입장에서 초창기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계획한 자신의 복수인 알베르 드 모르세르를 죽이는 것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아 가려는 것보다 더욱 통쾌하고 속 시원한 복수로 끝난 셈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암굴왕에서도 백작이 알베르를 죽이려고 하자 자기 목숨을 바칠 테니 아들 목숨만은 살려달라며 빌었다. 일부 각색물에서는 일단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나쁜 놈이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인지 메르세데스를 빼앗아가 놓고는 냉대하며 여자들을 끼고 방탕하게 노는 인간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원래는 '가정적인' 면에서는 의외로 당테스의 원수들 중 유일하게[12] 정상인이다.

에드몽 당테스의 복수 대상 중 가장 거대한 규모의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다. 빌포르도 만만찮게 끔찍한 악업을 쌓아올린 인물이긴 하지만 그의 악행은 불륜이나 영아(자신의 사생아)살해 등 주로 가족사 내에서 벌어진 것이기에 '스페인계 혈통이면서도 스페인을 배신하고, 프랑스군에 입대하고서도 탈영하여 적에 붙었으며, 한때 자신의 주군이던 알리 파샤를 적에게 팔아넘긴' 페르낭의 매국과 배신행위는 훨씬 더 넓은 범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악행이었던 것. 게다가 세번째 원수인 당글라르는 나머지 둘에 비해서도 유난히 치졸하고 비루한 인격이 두드러지는 인물로 그려지긴 하지만 의외로 악행, 특히 주인공인 에드몽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 저지른 죄라는 측면에서는 그리 크게 눈에 띄는 것이 없다[13]. 주인공인 에드몽에게 한 잘못만 두고 보면 세 원수가 고만고만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광범위한 세상에 대한 악행에서는 가장 거대한 악당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그가 세 원수 중 가장 먼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 역시 단지 백작 개인의 복수를 넘어 '백작의 복수심마저 도구로 삼아 이뤄지는 신의 심판과 정의' 라는 작품의 주제를 보여주는 장치라고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에드몽 본인 역시 결투 전날밤 메르세데스와의 대화에서 "그에게 배신당한 이들이 그를 처단하지 못했고, 알리는 무덤에 누웠으니 내가 나의 원한에 더해 그들의 원한까지 대신 복수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복수가 정당함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메르세데스의 반론에 바로 논파당했는데, 그 반론의 논지는 간단히 말해 '그것은 당신의 일이 아니다'라 요약할 수 있다. 단순히 '남의 일에 나서지 말라'는 차원이 아니라, 모든 일의 잘잘못을 가려 심판하는 것은 전지전능한 신의 역할이지 제한된 지혜만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따라서 당신(에드몽)은 페르낭이 당신에게 한 잘못에 대해서 자기 몫의 책임만을 물으라는 것. 이 역시 '복수'와 '심판'에 대해 본작이 보여주는 주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골 마을의 일개 어부가 군인으로 출세하여 귀족원 의원인 백작의 지위까지 올랐다는 입지전적인 출세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개 병사나 잘해야 부사관으로 전쟁터에 뛰어든 청년이 중장까지 승진하고 백작의 작위를 받아 귀족원 의원으로까지 출세한 것은 그것만으로도 장편소설 하나쯤은 만들 수 있을법한 드라마틱한 일대기일 것이다. (물론 페르낭의 행적을 보면 영웅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정통파적 서사는 절대 될 수 없고, 악당 주인공이 마지막에 파멸하는 피카레스크 스타일의 서사가 될 것이다.) 작품 내에서 그의 과거사가 언급될 때는 악역으로써의 성격때문에 주로 줄을 잘 서고 기회를 노려 배신하는 것을 통해 출세한 인물임이 강조되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본인에게도 군인으로써 상당한 능력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출세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14] 이처럼 군인으로써 자신의 기량에 상당한 자신이 있기 때문인지, 아들(알베르)이 결투를 포기하고 백작에게 사과했다는 소식을 듣자 "아들놈은 비겁하게 목숨을 구걸한 모양이지만 나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자신이 직접 결투하겠다고 백작에게 덤벼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백작이 이런 페르낭을 "네 아들은 비겁한 것이 아니라 (너와는 달리) 양심과 용기를 가진 훌륭한 청년이다"라고 거꾸로 조롱하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고작 칼솜씨나 총솜씨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압도적인 인과응보의 힘을 보고 겁에 질려 달아나고 만 것.

다만, 사실 페르낭 뿐 아니라 에드몽의 다른 원수들 역시 가만보면 모두 다 엄청나게 출세한 인물들에 속한다.예를 들어 당글라르의 경우 지방도시의 일개 선원에 불과했던 자가 은행가로 성공하여 수도인 파리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큰 자산가로 자리잡았으니 이 역시 엄청나게 출세한 것이다. 종종 '돈 주고 남작위를 산 벼락부자' 취급을 받아 우습게 여김을 당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지위 측면에서는 페르낭에 비해 손색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또 이 점에 대해서는 당시 서유럽(특히 프랑스)의 사회적 분위기 역시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고급 군인은 귀족(기사)의 직업, 산업이나 상업은 부르주아(평민 상류층)의 직업'이라는 중세 이래의 관념이 점차 약해지고 있기는 했지만 분명히 남아있는 시대였고, 또 동시에 상업이나 산업으로 재산을 축적한 이들의 상류층 진입 역시 가시화되기 시작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사회 상류층의 구성원에서 '정치인이나 공직자, 귀족등의 권력자'와 '자산가'가 분리되는 현상 역시 일어나고 있었던 것. 즉 모르세르 백작 페르낭이나 검찰총장 필포르등은 사회 지도층 인사로써 권력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 존경도 받고 있지만 그다지 부자는 아니며, 정말 큰 부자에 해당하는 인물은 (가문의 격이나 사회적 신분은 그만 못하다고 여겨지는) 당글라르와 같은 금융가, 사업가 유형의 인물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권력자라 해도 돈이 필요 없을 리는 없으니 자산가 유형의 인물들에게 도움을 받을 일이 없을 수는 없었다. 예를 들어 작중에서도 처음에 알베르와 외제니의 혼사가 추진된 것 역시 명예가 필요한 자산가 집안과 돈이 필요한 권력자 집안간에서 나온 혼담이었으며, 당연한 말이지만 당시 사회에서 결혼이란 기본적으로 최소한 엇비슷한 계층끼리 하는 것이었다. 즉 두 집안의 격이 아주 결정적인 수준으로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여겨졌다고는 보기 힘든 것. (이 점에서는 당글라르가 벼락부자 취급을 받고 무시당한 데에는 본인의 천박한 행실 역시 큰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음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15]. 족보를 세탁했을 뿐 아니라 본인의 행동거지 역시 귀족적이고 당당해보이도록 연출해보이고 있던 페르낭과는 달리 당글라르는 얼핏 보기에도 천박하고 찌질해보이는 행태를 계속 보이는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설령 사회적 인식과 지위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당글라르의 출세가 페르낭만 못하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비교를 떠나서 보면 지방 항구도시의 일개 선원(배 한척의 사무장)에 불과하던 자가 수도의 재계(財界)에서도 두드러지는 큰손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 자체는 충분히 드라마틱한 성공담이 될만 하다.

이 역시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엮어보면 <비슷한 시기 함께 시골을 떠났던 두 친구가 한명은 군대, 한명은 사업에서 크게 성공하여 각각 거물로 출세한 후 수도에서 재회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의 자식을 결혼시켜 사돈까지 맺기로 한다.>는 이야기가 되니 그냥 써놓고 보기만 해도 충분히 흥미진진한 장편소설 하나쯤 만들어낼 소재가 될 만한 것. 물론 이 두 사람이 친구가 된 계기가 에드몽을 배신하는 악행을 함께 저지른 것이었음을 생각하면 그 작품은 느와르나 피카레스크가 될 수 밖에 없겠지만, 또 이 두 인물의 성격 역시 딱 그런 장르에 어울린다. 예를 들어 페르낭은 자신이 원래 귀족이었다는 척 위엄있게 행세하고 있지만, 얼핏 보면 경박한 졸부처럼 보이는 당글라르는 그가 과거 어떤 인물이었고, 자신과 함께 무슨 짓을 해서 손을 더럽혔는지 뻔히 알고 있으며 또 그가 현재의 재산과 지위를 얻은 과정 역시 썩 깨끗하지 않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의심하고 있다. 그러니 내심 "네가 내 앞에서 귀족인 척을 해?" 하고 아니꼽게 여기고 있는 것이고, 페르낭의 입장에서 보면 당글라르는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쥐고 있는 인물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시대를 뛰어넘는 걸작으로 인정받을 수 있던 여러 원인중에는 꼭 주인공인 에드몽의 관점이 아니라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보더라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쉽게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입체적이고 생동감있게 만들어진 여러 등장인물들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빌포르 같은 경우도 이름에 '드' 가 들어가는 귀족 출신에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을 후작가의 상속녀와 약혼식을 앞두고 있는 등 원래 금수저 출신이라 눈에 덜 띄긴 하지만 상당히 출세한 인물이다. 본래의 직책이던 검사대리 및 검사도 상당한 권력을 가진 직책이지만 여기서 더욱 출세하여 검찰총장 자리까지 올랐으니 이는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도 손꼽힐만한 권력자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원래 금수저+엘리트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그 집단 내에서도 두드러진 출세라 볼 만 하다. 현대 한국 사회에 빗대어 비교하자면 병사, 또는 부사관정도로 입대했던 시골 청년 페르낭은 중장까지 진급한 뒤 전역하여 전쟁 영웅으로 알려진 공적과 명성을 기반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중소기업 경리직원이던 당글라르는 독립한 뒤 연이은 사업 성공으로 규모있는 금융회사 사장이 되었으며, 빌포르 검사는 검사 조직 내에서 계속 출세한 끝에 검찰총장의 자리에까지 승진한 셈이니 셋 다 대단히 출세한 인물이 맞다. 굳이 비교하자면 빌포르의 출세는 그나마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인데 비해 페르낭과 당글라르의 경우는 인간승리 드라마 하나씩 만들어줘도 될 수준이고, 그중에서도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까지 생각하면 페르낭이 뛰어오른 사회적 계단이 좀 더 높으니 굳이 비교하자면 페르낭에게 1등을 주는 것이 가장 어울린다고 할 정도.

물론 이 세 원수가 그렇게 대단한 사회적 성공을 거둔 인물로 조형된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야 극적 긴장감과 재미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에드몽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듯한 능력을 가진 희대의 복수귀가 되어 되돌아왔는데, 정작 그 원수들은 시골 마을의 일반 주민이나 가게 주인, 잘해야 지역 유지, 또는 지방 검사정도의 인물이라면 이야기가 얼마나 시시해지겠는가? 또는, 이야기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돌아온 에드몽의 능력치를 확 낮출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저랩들간의 대결이 되니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그만큼 힘들어질 것이다. 그러니 작품의 극적 재미를 위해 개연성이나 핍진성을 약간 희생시켜 백작이 초월적 능력의 복수귀가 된 만큼 그 원수들 역시 파리의 사교계에서도 이름이 쟁쟁한 유력인사로 성공하게 만든 것이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가만보면 백작의 주된 복수대상이 아닌 가스파르 카드루스 역시 객관적으로 보면 꽤 성공한 축에 속하는 인물이라는 것. 초라한 여관 주인이라 저 셋에 비하면 영 시시해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단사 일을 하던 동네 양아치가 작으나마 자기 업소를 가질 정도면 당시 기준으로는 꽤 성공한 것이 맞다. 이 정도만 되더라도 현실적인 자수성가에 속하는 것.

또한 가장 깔끔한 형태로 복수가 끝난 인물이기도 하다. 제라르 드 빌포르의 경우 사생아의 정체를 폭로해서 명예를 무너뜨리고 엘로이즈 드 빌포르를 충동질하여 독살마로 각성시킨 것까지는 계획대로였으나 엘로이즈가 폭주하여 어린 아들까지 죽여버리고 빌포르 본인은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극단적인 결말이 나와버리면서 백작조차 죄책감을 느끼고 빌포르를 위로하려 할 정도였고, 이 죄책감 때문에 원래는 아버지처럼 굶겨 죽이려 했던 당글라르는 재산만 빼앗고 풀어준다.


각색물에서는 대개 최종보스이자 당테스에게 가장 큰 원한을 산 인물로 나온다. 사실 원작에서 페르낭은 음모 자체에는 망설이다가 한참 뒤에야 가담한 것이고, 오히려 당글라르가 진정한 주동자요 원수가 맞다. 하지만 페르낭은 당테스가 사랑하던 약혼녀인 메르세데스를 빼앗아 간 건 물론이요, 워털루에서 탈영한데다 하이데 가족을 배신하고 어린아이까지 노예로 팔아 버린 악행을 추가로 저질러서 악행의 규모는 가장 큰 인물이기 때문에 첫번째로 파멸하는 원작과 달리 최종보스로 잘 나온다. 게다가 군인 출신이라 검술에 능하다는 설정 붙이기도 쉬워 마지막 결투를 만들어 주기도 좋다는 점도 있는 듯하지만, 막상 원작에서는 결투를 하려고 찾아왔다가 백작의 정체를 알고 멘붕해 도망칠 뿐, 직접 칼을 들고 싸우는 장면은 없다는 게 함정. 다만 영상미가 중요한 영화에선 꾸준히 백작과 격검을 벌이는 최종보스로 잘 나온다.[16] 하지만 80년대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서도 더빙 방영된 단편[17]에선 백작에게 빈 총을 주고 결투를 하려다가 자코포가 실탄이 장전된 총을 던져주고 백작이 이를 들고 자신을 정확히 겨누는 것을 보고는 벌벌 떨다가 바로 몸을 돌려 달아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18] 그런데 결투하려다가 달아나는건 원작에서도 마찬가지 이 애니에서 백작과 마지막 결투를 벌이는 인물은 생뚱맞게도 은행가인 당글라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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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둘의 고향인 카탈루냐 마을의 스페인계 주민들은 마을 바깥의 프랑스인들과 통혼을 꺼리고 한 마을 사람들끼리 결혼하는 관습이 있다고 작중 언급되는데, 이러다 보니 사촌이나 육촌 정도의 친척간 혼인이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었다. 페르낭은 이 관습을 들어 "우리의 신성한 법을 어길 셈이니?"라고까지 했지만 메르세데스는 "그건 법이 아니라 고리타분한 관습일 뿐이죠"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2] 메르세데스는 당테스에게 페르낭을 처음 소개할 때부터 "당신 다음으로 사랑하는 내 사촌오빠"라고 할 만큼 페르낭을 가깝게 여겼다. 작중 묘사로 보아 '연인으로서의 사랑'은 당테스가 일평생 유일했고, 페르낭에 대한 사랑은 '가족애'에 가까워 보이지만. 페르낭이 저지른 악행을 꿈에도 몰랐던 채 약혼자였던 연인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되어 수감되고, 정신적으로 서로 의지했던(카드루스가 14년간 원수들의 사정을 얘기해줄 때 "에드몽의 아버지만 살아계셨어도 메르세데스는 다른 남자를 거들떠도 안 봤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예비 시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 후 지옥 같은 고독 속에 있던 메르세데스 입장에선 유일한 친구이자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가 손을 내밀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3] 성(몽데고)과 작위명(모르세르)이 다른 것에 관하여 페르낭이 성을 갈아치운 것으로서 그가 저지른 악행의 증거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도 유럽 귀족 가문은 작위 이름과 가문의 성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애초에 연고지를 성씨의 일종으로 삼을 수도 있는 것이지 성씨가 곧 연고지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파리 백작으로 시작하여 프랑스 왕국의 통치가문이 된 카페 왕조, 루앙 백작으로서 출발한 노르만 왕조, 본래 스위스 합스부르크 백작이었다가 아예 근거지를 오스트리아 일대로 옮긴 합스부르크 가문, 마이센을 시작으로 작센, 튀링겐 등을 다스렸으며 여러 군주국의 통치가문을 분가로 둔 베틴 가문 등이 대표적이다. 비교적 가까운 시대로는 근대 영국의 웰링턴 공작 웰즐리 가문, 말버러 공작 처칠 가문, 샌드위치 백작 몬태규 가문 등이 있으며, 다른 창작물에서도 소공자의 도린코트 백작 에롤 가문 같은 예시가 있다. 본작에서도 프란츠 데피네와 그 아버지 플라비앵 데피네는 데피네 남작 케넬 가문으로 프란츠가 '데피네 남작 프란츠 드 케넬 씨'라고 정식으로 불리는 장면이 있다.[4] 에드몽의 감옥생활 14년에 몽테크리스토 백작 활동 시점은 그 후로부터도 10년 후다.[5] 신분상으로는 노예라고 하지만, 백작의 대우로 보나 백작가 내 위치로 보나 사실상 몽테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애나 다름없다. 정확히는 작중에서 백작이 하이데를 거두는 장면이 직접 나오지는 않고 재등장하기 전까지 복수를 준비하던 막간의 10년 사이에 있었던 일임을 유추할 수 있다.[6] 백작의 다른 하인들도 백작의 과거를 전부 알지는 못한다. 집사인 조반니 베르투치오는 다른 원수인 빌포르 검사와의 악연이 있지만 백작과 빌포르 사이의 악연은 모르고, 자코포는 백작의 은인이기도 한 특별한 인연으로 복수 계획도 돕는 것 같기는 하지만 원수들과 직접적인 은원은 없으며, 바티스탱 같은 경우는 뭐 복수 계획에 낄만한 캐릭터성이 애초에 아니다. 백작의 과거를 전부 아는 사람은 알리 한 사람이지만, 아랍어밖에 모르는데다 벙어리이기 때문에 백작의 비밀을 발설할 수 없다. 애초에 알리라는 인물 자체가 '백작에게 알리는 모든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털어놓을 수 있는 충복'이지 복수 계획의 일부를 담당하는 장치는 아니다.[7] 정부에서 내린 명령을 받고 갔는데 이 임무를 배신했고, 자신이 모시던 상관을 팔아치웠으며, 그 공적마저 가로챈 역대급 배신이다. 거기에 족보 세탁까지 했으니 감옥에 가지나 않으면 다행일 지경. 특히 하이데를 비롯한 알리 파샤의 가족들을 노예로 팔아버렸던 일 등을 포함하여 귀족원 회의에서는 결국 모르세르 퇴역 중장의 '배신 및 매국행위'를 유죄로 판결하게 된다.[8] 정확히 말하면 자기 스스로 죄를 인정한 것은 아니고, 하이데가 조리있고 신빙성을 갖춘 증언을 하여 귀족원 의원들이 페르낭의 혐의를 심각하게 의심하게 된 상황에서 의장이 '만약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면 증언을 반박하고 스스로를 변호하라'며 발언 기회를 준 것. 그런데 하이데의 증언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청산유수로 자신을 변호하던 페르낭이 증언 이후에는 자신이 외통수로 몰린 것을 깨달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회의장 밖으로 나가버렸고(덤으로 증언이 진행되던 와중에도 과거의 악행을 구체적으로 폭로하며 추궁하는 하이데의 기백에 위축된 모르세르의 반응이 의원들의 의심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귀족원 의원들은 이를 '모르세르 백작이 사실상 자신의 죄를 시인했다'고 보고 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9] 메르세데스가 알베르에게 진상을 알려주는 장면이 원작에서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메르세데스가 돌아간 다음날 아침 알베르가 한숨도 못 잔 얼굴로 백작에게 사과했으니 그날 밤 모자간에 어떤 대화가 오고갔을지는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다만 판본에 따라서는 반대로 알베르 시점에서 메르세데스가 직접 알베르에게 진상을 털어놓는 장면이 나오고 그녀가 백작에게 애원하는 장면은 메르세데스의 설명으로만 묘사되며 그 이후 알베르가 고뇌하는 장면이 나오는 각색버전도 존재한다.[10] 마르세유의 어부 페르낭, 워털루 전투에서 탈영한 병사 페르낭, 에스파냐에서 프랑스군의 안내자이면서 간첩이었던 페르낭 중위, 은인인 알리 파샤를 배신하고 그 가족을 노예로 팔아치워 부를 손에 넣은 배신자 페르낭 대령.[11] 사실 작중에서 백작이 첫번째로 센 복수는 가스파르 카드루스의 죽음이었지만, 백작은 카드루스를 진정한 원수로 여기지는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카드루스 문서 참고.[12] 겉으로는 깐깐한 법조인인 빌포르도 내연녀 에르민과의 사이에 사생아까지 두었고, 바로 그 에르민과 결혼한 당글라르는 아내가 틈만 나면 남자들과 놀아나는 걸 알면서도 어차피 사랑은 없고 돈과 인맥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해 본체만체한다. 게다가 자식들에 대해서는 빌포르는 딸 발랑틴이나 아들 에두아르나 애정은 있었지만 후처(後妻)인 엘로이즈가 알아서 하겠거니 했는지 완전히 방관했고, 당글라르는 딸 외제니가 '아버지 저 안 사랑하시잖아요? 그렇다고 유산을 안 주실 분은 아니지만'이라고 확인사살할 정도로 그나마의 애정도 없었던 듯. 그에 비하면 페르낭은 집 밖에서는 글러먹은 인간이었지만, '최소한 집 안에서는' 모범적인 가장이었다.[13] 한때 자신을 돌봐준 모렐의 도움 요청을 거절하고 문전박대한 것은 말할 나위 없이 비열한 행태였지만 어쨌건 범죄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사업 과정에서 협잡을 벌였음을 암시하는 묘사가 있으니 그중에서는 당시의 기준으로도 범죄행위에 속하는 것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보이고, 막판에 백작에게 복수당에 핀치에 몰렸을때는 정말 횡령을 저지르기도 했으니 도덕적으로 결함있는 인간인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백작이 복수를 위해 돌아온 시점에서 이미 매국/배신, 친족 영아살해등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상태였던 나머지 둘에 비하면 이 정도는 차라리 양반이라 할수도 있는 수준인 것이다.[14] 예를 들어, 족벌주의연고주의가 당연시되어 귀족 출신이거나 관직을 살만한 재산이 없으면 장교가 되기 어렵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 고작 촌동네 어부였던 페르낭이 소위 견장을 달 수 있었던 것은 상관의 배신행위에 동참하여 그 보답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본인에게 상당한 능력이 없었다면 이후 스페인에 파견되었을 때 훈장과 작위를 받을 정도의 공적을 세우기는 도저히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결국 배신하기는 했지만 알리 파샤의 철저한 신임을 얻은 것 역시 그만큼 유능한 군인으로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이 자의 출세가 이만저만한 수준이 아닌 만큼, 단순한 협잡과 운빨만으로 그정도의 출세를 이루었을 것이라 보기는 어려운 것.[15] 물론 알베르와 외제니의 혼담을 들은 알베르의 친구들이 이를 '재산을 기대한 강혼' 비슷하게 여기는 장면을 보면 모르세르 가문의 격이 당글라르 가문의 격보다 높게 여겨진 것은 확실해보이지만, 결혼 자체에 놀라워하거나 이상하게 여기는 모습은 없는 것으로 볼 때 아예 격이 맞지 않는 결혼으로까지 여기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즉 가문의 격 차이를 재산으로 메꾸면 모르세르 가의 입장에서도 손해볼 것 없는 결혼이라고 여긴다는 것. 그리고 작중에서 페르낭이나 빌포르등이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수준의 생활은 불편함 없이 누리며 돈에 쪼들리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기에 '그 정도면 큰 부자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의 재산은 있는 것인데, 굳이 돈에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수도 있겠지만, 당시 사회는 가문을 중시하고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당연히 자식이 물려받아야 한다고 여겼는데 이들의 수입은 상당부분 봉급이나 연금 등 자신의 지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자식에게 물려줄 재산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예를 들어 알베르의 경우를 보면, 젊어서부터 군인으로 나가 (악행이야 어쨌건) 자수성가한 아버지와는 달리 전형적인 귀족가의 한량으로 지내고 있었는데, 불로소득을 보장할만한 재산을 물려받지 못하면 결혼하여 독립하거나 페르낭이 사망한 이후에는 이런 생활을 계속 누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권력과 사회적 지위, 즉 가문의 명예를 내세워 물려받을 재산이 있는 상속녀와 혼인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 (그래서 아버지의 악행을 알게 된 알베르는 그런 아버지의 후광을 누리기를 포기하고 자기 스스로 군인으로 나가 자기 힘으로 살아나가는 것을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16] 사실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적들 중 육체적으로 백작과 맞설 만한 인물이 페르낭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은행가인 당글라르, 법률가인 빌포르가 무슨 수로 백작과 드잡이 짓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군인 출신인 페르낭이 이런 최후의 결전의 상대로서는 가장 적당하다. 원인이 여자(메르세데스, 하이데)를 둘러싼 다툼이라는 점도 있고.[17] 호주 Air Programs International에서 만든 작품[18] 백작은 그 꼴을 보며 지금 모르세르 백작이 보여준 놀라운 용기에 대해 내일쯤엔 모든 파리 시민들이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될거라고 한마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