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갈레아초 비스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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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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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공국의 초대 공작.

갈레아초 비스콘티 2세와 사보이아의 비안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며, 초대 밀라노 공작(1395년)이고, 르네상스가 밝아오기 직전인 후기 중세 시대의 밀라노를 통치했다. 파비아에 세워진 체르토사 수도원의 최대 후원자 중 하나였으며, 그의 아버지가 건설하기 시작한 비스콘티 성을 완공했고 더 나아가 밀라노 대성당의 첫 삽을 뜬 업적을 남긴 나름 능력있는 지도자였다.

그의 지도 아래에서 밀라노는 북부 이탈리아 대부분을 다스리는 거대한 공국으로 성장했고, 볼로냐와 피렌체마저도 꺾으면서 북이탈리아 통일을 목전에 두었으나 잔 갈레아초가 멜레냐노에서 열병으로 급작스럽게 쓰러지며 통일은 물건너가버리고 만다. 잔 갈레아초가 1402년 죽자 그의 후계자들이 영토를 두고 내전을 벌이면서 밀라노 공국의 힘은 크게 쪼그라든다.

2. 생애[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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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콘티 가문은 1277년 이래로 밀라노의 코뮌을 지배해온 부유한 명문가였다. 잔 갈레아초는 파비아의 시뇨리아[1]였던 갈레아초 비스콘티 2세와 사보이아의 비안카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야심만만한 사나이였던 잔 갈레아초는 가장 유력한 경쟁자였던 삼촌 베르나보[2]를 속여 감옥에 처넣은 다음 밀라노의 유일한 권력자로 떠오르는 데에 성공했다. 종교 의례를 집전하던 도중 기습을 가해서 삼촌 베르나보를 투옥했던 것. 잔 갈레아초는 옥에 갇힌 베르나보를 독살시켜 죽어버렸다.

밀라노를 집어삼킨 잔 갈레아초는 이후 베로나, 비첸차, 파도바 등 인근 도시들을 정복하면서 밀라노의 세력을 크게 넓혔다. 잔 갈레아초 아래의 밀라노는 승승장구하며 결국에는 포 계곡[3] 거의 대부분을 다스리는 거대한 세력으로 떠오른다. 1390년에 파도바를 다시 프란체스코 노벨로 다 카라라[4]에게 뺏기긴 했지만 그럼에도 밀라노의 세력은 여전히 강성했고, 이에 힘입어 1395년에는 독일왕 벤첼에게 10만 플로린을 바쳐 공작 작위를 얻어냈다. 이로써 밀라노 공국이 정식으로 세워졌다.


비스콘티 공작의 대관식.

돈이 넘쳐나는 밀라노의 공작답게 공작위를 획득한 이후에도 수많은 작은 전투들을 벌였는데, 30만 플로린을 들여서 만토바의 민치오 강과 파도바의 브렌타 강의 물줄기를 돌리려 시도하기까지 했다. 물줄기를 끊어서 상대 도시들이 공격에 취약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딱히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고. 군사적으로만 생각이 쏠려있던 건 아니어서, 수많은 도시들을 정복하면서 얻어낸 고서와 장서들을 모아 파비아에 거대한 도서관을 세웠다. 또한 1400년에는 심각한 밀라노의 공중위생 상태를 개선하려 시도했으며 새로운 행정부기 시스템을 도입해 근대식 관료제를 도입하는 업적을 남겼다.

프랑스 왕국과는 으르렁거리는 관계였다. 이탈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프랑스와 북이탈리아의 패자 밀라노는 당연히 충돌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제노바 공화국을 밀라노의 영향력 아래에서 빼앗아가자 분노한 잔 갈레아초는 대놓고 프랑스와 충돌했는데, 프랑스가 밀라노에 대한 경고만 하고 멈추면서 더이상의 군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참고로 프랑스와의 악연은 단순히 정치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딸 발렌티나를 끔찍히 사랑하던 잔 갈레아초는 그녀를 오를레앙 공작[5]의 아내로 시집보냈는데, 발렌티나가 정치적 싸움에 휘말리며 파리에서 추방당해버린 것이었다. 딸에 대한 모욕을 곧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여긴 잔 갈레아초는 프랑스를 죽일듯이 싫어했다.

십자군 원정 도중 니코폴리스 전투에서 십자군이 오스만 술탄국에 대패하자 잔 갈레아초는 십자군의 전략을 오스만에 팔아넘긴게 아니냐고 대놓고 의심받기도 했다. 딸이 샤를 6세의 병환에 책임을 지고 파리에서 추방당한 것에 아직도 앙금이 남아있던 잔 갈레아초가 십자군에 참여한 프랑스를 엿먹이기 위해 일부러 십자군의 패배를 기도했다는게 주 이유였다. 물론 실제로 갈레아초가 정보를 팔아넘겼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중요한 건 적에게 정보를 넘길 정도로 프랑스와의 관계는 안좋았다는 것.

잔 갈레아초는 죽을 때까지 북이탈리아 지방 전체를 석권하는 제국을 세우고 싶어했다. 하지만 밀라노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피렌체와 볼로냐라는 최악의 두 세력을 동시에 상대해야했기에 그 꿈은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은 잔 갈레아초는 1402년 피렌체를 공격했고, 어마어마한 피해를 내면서까지 당시 기근에 시달리던 피렌체 군대를 박살냈다. 또한 그해 6월에는 카살레키오 전투에서 볼로냐를 상대로 또 한번의 승리를 거두면서 사보이아 백국을 제외한 이탈리아 북부 통일을 거의 눈 앞에 둔 상태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그의 원대한 야망은 8월 10일 갑작스런 열병으로 쓰러지며 끝나버렸고, 잔 갈레아초는 결국 9월 3일에 사망했다. 잔 갈레아초가 죽자 그의 사생아와 후계자들이 밀라노 공국의 영토를 두고 내전을 벌이면서 북이탈리아 통일은 물거품이 되었고, 400년 후 사보이아 백국의 후신 사르데냐-피에몬테 왕국이 리소르지멘토를 일으키고 나서야 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