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 of Ruina/모드/해결사 오월 접대 모드

#373a3c>내가 스물한 살이 되던 해. 그러니까 해결사가 된 지 일 년쯤 됐을 때의 일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같이 일에 뛰어든 친구인 카리아도 그 중 하나였다. 우리는 나름 두 명뿐인 사무소도 차렸고, 주변 사람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의뢰도 적지 않은 양이 들어왔다. 하지만 사는 게 편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기껏해야 도시 괴담이나 해결하는 7, 8급 해결사들이었고, 쥐꼬리만한 의뢰비로는 먹고살기조차 힘들었으니까. 그런 우리에게 어느 날, 굉장한 의뢰가 들어왔다. '엄지 산하의 조직 흑운회가 우리 공방을 습격하려 한다. 공방이 털리기 전에, 먼저 그들을 섬멸하라.' 의뢰비는 1억 5천만 안. 누가 봐도 어마어마한 액수였다. 나는 곧장 의뢰를 받아버렸다. 그래놓고 카리아한테는 거짓말을 했다. 늘 해결하던 도시 괴담급 의뢰일 뿐이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말라고. 당연하게도 의뢰는 실패했다. 처참하게. 피눈물을 흘리며 도망치라고 외치던 그녀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이후로 매일 악몽을 꿨다. 하루 종일 술을 퍼마신 날에도, 벽에 머리를 박아대며 눈물을 흘린 날에도. 그리고 5년의 시간이 지나 1급 해결사가 된 지금까지도. ...언제쯤 이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을까.>
>-오월의 책장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