ㅄ계 합용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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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ㅄ계 합용병서란 ㅄ[1] 과 ㄱ, ㄷ 등 다른 자음이 결합한 문자를 말한다. 현대인의 입장에서 보면 3개의 글자가 나열된 글자는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해당 초성으로 시작하는 단어들 중 일부는 오늘날 '때리다', '깨다' 등 공격적인 의미를 지닌 어휘들로 정착한 경우도 있는데, 해당 경우에서의 ㅄ은 동사 '부수다'와 어원을 공유하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15세기부터 16세기 초반까지는 정말로 3개의 음을 모두 발음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주류는 아니지만 ㅅ계 합용병서가 실제로는 된소리였을 것이라 주장하는 측에서도 ㅂ만큼은 발음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17세기 무렵 된소리로의 음운 변화가 진행되면서 비슷한 계열의 ㅂ계와 함께 ㅅ계로 합류되었고, 다시 20세기 초반 ㅅ계 합용병서 대신 겹자음을 채택하며 현재에 이른다.
2. 용례[편집]
- ᄢᅢ: 현대 한국어 '깨'에 해당한다. 참깨와 들깨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중세 한국어에서는 참깨와 들깨도 각각 'ᄎᆞᆷᄢᅢ', '들ᄢᅢ'의 형태로 나타났다. 들깨의 경우 '두리ᄢᅢ'라는 표현도 사용되곤 했는데, '두리'의 정확한 의미는 불명이다.
- ᄢᅢ다: 현대 한국어 '깨다[破]', '깨뜨리다'에 해당한다. 강세 접미사로 의미를 강조한 'ᄢᅢ티다', 'ᄢᅢᅘᅧ다'라는 표현도 사용되었다.
- ᄢᅦ다: 현대 한국어 '꿰다[貫]', '꿰어지다'에 해당한다. 파생 표현으로는 '꿰이다'의 옛말 'ᄢᅨ다', '꿰뚫다'의 옛말 'ᄢᅦ듧다'가 있다.
- ᄢᅮ다: 현대 한국어 '꾸다[借]', '빌리다'에 해당한다. 사동 접미사가 붙어 빌려준다는 뜻을 지닌 'ᄢᅮ이다' 또는 'ᄢᅱ이다'도 사용되었는데, 이후 현대 한국어 '꾸이다[貸]'의 어원이 되었다.
- ᄢᅮᆯ: 현대 한국어 '꿀'에 해당한다.
- ᄢᅳ다: 현대 한국어 '끄다', '꺼지다'에 해당한다. '꺼지다'의 의미로는 'ᄢᅳ듣다'로 강조하여 표현하기도 했다.
- ᄢᅳᆷ: 현대 한국어 '틈'에 해당한다. '틈' 역시 《번역박통사(~1517)》에서부터 문증되는 중세 한국어 단어이므로, 이 두 단어는 언어학적 연원이 달랐거나 공통 조상격 어휘에서 일찍이 분화해 갈라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 ᄢᅳ리다: 현대 한국어 '꾸리다'에 해당한다. 당시에는 포함하거나 보호한다는 뜻 또한 가지고 있었다. 파생 표현으로는 중세 한국어에서 '꾸러미'를 뜻했던 'ᄢᅳ례'가 존재한다.
- ᄢᅴ: ᄣᅢ와 마찬가지로 현대 한국어 '때[時]'의 의미를 지니는 단어이다. 'ᄢᅵ' 또는 'ᄢᅵ니'라고도 했는데, 이 두 표현은 오늘날에도 식사를 뜻하는 '끼'와 '끼니'의 어형으로 남아있다. '그때 또는 장소에서 가까운 범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께'도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그ᄢᅴ(그때)', '니건ᄢᅴ(지난날)', '뎌ᄢᅴ(예전)', '이ᄢᅴ(이때)' 등 여러 파생 표현이 존재했다.
- 모ᄢᅴ: 현대 한국어 '몹시'에 해당한다. 상술한 'ᄢᅴ'와는 근본적인 어원이 다른데, 부사 '못'에 대응되는 옛말 '몯'과 동사 '쓰다[用]'의 옛말 'ᄡᅳ-', 연결어미 '-긔'가 결합한 형태이다. 현대의 어형 '몹시'는 18세기 문헌에서부터 등장하는데, 현재로서는 문증되지 않는 '*모ᄡᅴ'에서 변화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ᄢᆞ다: 현대 한국어 '(껍질을) 까다'에 해당한다.
- ᄣᅢ: 현대 한국어 '때'[時], '시간'에 해당한다. '여태껏'의 의미를 지닌 '입때'라는 단어 또한 '이[此]'와 'ᄣᅢ'가 결합한 뒤 음가 'ㅂ'이 제1음절로 넘어가고 'ㅅ'이 된소리화로 인해 탈락하며 형성된 것이다. 여담으로 몸에 묻은 더러운 물질을 뜻하는 때[垢]는 중세 국어로 'ᄠᆡ'였다.
- ᄣᆞ리다: 현대 한국어 '때리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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