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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a3c>로이와 나는 아직 미숙한 해결사였을 때 의뢰를 처리하면서 만났다. 도시 전설 "꿈의 큐브"라는 일이였다. 도시 전설이라고 방심했던 것이 실수였다. 이 큐브는 우리에게 환각을 보여주었다.>>큐브를 보는 순간, 나는 내가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느낀 감정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마치 내가 수 세기 동안 있었다고 착각하면서도, 단 몇 초라고 느껴지기도 했다.>>내가 정신을 차리니 하얀 배경에 검은 기하학적 선들로 이루어진 곳에 있었다.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은 통하지 않았다. 내 인식이 심하게 왜곡되었다는 느낌도 받았다. 우리 팀원들이 이러한 곳을 탐험하는 동안, 누군가는 뒤틀리고 움츠러들어 검은 점이 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무한히 확장되었다.>>그리고 그곳에서 로이를 만났다. 그는 다른 사무실 출신이었지만, 이러한 상황에선 출신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정육면체의 성질을 알아내가며 신중하게 분석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큐브를 탐험했고, 신이 우리를 도왔는지 마침내 자유롭게 될 수 있었다.>>"난 클리포드, 너는?" 라고 말하며 난 그에게 손을 뻗었고,>"로이, 로이 홀" 그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로이는 J사 둥지 출신이었고 나는 뒷골목 출신이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탈출한 후, 우리는 사회적 지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고동락한 사이가 되었다. 곧, "꿈의 큐브"는 도시의 별이 되었고, 나는 로이가 소속한 사무소에 들어갔다.>>처음에 우리는 같이 활동했다. 나는 그를 따라갈 수 없었고,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의뢰에 격차를 보이게 되었다.>>"난 오늘 여길 떠나, 클리포드. 아버지가 J사의 자리 하나를 주셨어.">그는 다른 동료보다 더 뛰어났고 당당히 1급 해결사 자리를 얻어냈다. 날개가 그를 스카웃 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하지만 나는 겨우 4등급이었고, 재능없는 쥐였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는 것 뿐이었다. 갈등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그의 뒤를 밟고 싶은 마음에, 어두운 의뢰를 받기 시작했고 마침내 J사의 부대에 소속될 수 있게 되었다. 로이의 팀원으로 일하며 우리는 매우 효율적으로 업무를 완료했고, J사의 임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그러나 행복한 나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계속 전진했다. 로이는 인터락커 사업부라는 J사의 고위직에 승진했고, 봉인자 팀장이라는 자리는 나에게 돌아왔다. 동료들이 부러워하며 우리들을 쳐다보았다. 승진 축하 파티도 해줬지만 나는 행복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결국 그를 따라가지 못했다. 젠장... 젠장!!!!>>팀장으로서 어느 때보다 많은 일로 내 자신을 누르면서 차분한 모습 뒤에 숨었다. 하루종일 일을 하며 시간의 개념을 상실했을 때, 나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W사의 책"을 회수해라.>>이건 나를 시험하는 일이다. 내 허물을 벗어던지고 더욱 더 앞으로 나가게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나를 로이처럼 비법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시험...>로이가 나를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로이! 내가 도서관에서 돌아오면 다시 함께 일하자!>>쥐새끼의 덧 없는 꿈이었다.>
>-클리포드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정말로 뒤 없이 해도 괜찮겠어?">>"그래, 결정했어.">>그 사람은 자신을 관찰자라고 불렀다. J사의 최고 경영자로 의심되는 사람이었고 우리에게 아주 막대한 제안을 했다. 평생 벌까 말까 할 큰 돈, 하야시를 치료할 수 있는 K사의 기술, J사의 특이점 장비까지. 우리에겐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이런 J사에 대해 의문도 생겼다. 대체 그들의 기술이 무엇이길래 이번 일을 이렇게 지원하는거지? 이번에 의뢰받은 도서관의 위치에 존재했던 건 전 L사. 그곳의 경우에는 도시의 친환경 에너지 회사였지만, 그 회사에서 나온 재앙같은 빛은 도시를 뒤틀림으로 변화시켰지. 그들이 무엇을 위해 우리에게 지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창흔 사무소는 작은 사무소다. 사무실 인원도 날 포함해 3명밖에 없는. 심지어 정보사무소도 아니지만, 지금까지 어떻게든 유지하며 나름 높은 위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이 사무소에서 나는 최전방의 역할을 한다. 이 톱의 특징은 촉감만으로 대상을 찢을 수 있다는거다. 보통의 톱은 살을 찢는 것에 그친다면, 내 무기는 뼈까지 한번에 베어내는 날카로움도 가지고 있다. 누가 감히 내 앞을 막는다면 반쪽으로 쪼개버릴 수 있다.>>리안은 점잖은 친구다. 하야시에게 공부를 가르켰을때 혹시 천직이 교사가 아닐까 싶을정도록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다. 그런 그도 싸울때는 분위기가 확 바뀌어 내가 믿을 수 있는 오른손 같은 존재다.>>모나는 항상 하야시에게 좋은 옷을 입힌다. 그렇게 비싼 옷까지는 아니지만, 전부 다 귀여운 옷이다. 그렇다고 옷 갈아입히기 인형취급은 아니니. 그녀는 우리 사무소에서 서류 업무를 주로 한다. 나와 리안은 그런쪽에 많이 서툴기에 서류 일을 해주는 그녀가 매우 고맙다. 나와 리안이 앞라인을 맡으면 뒤에서 장거리 저격을 해주는데, 대상을 취약하게 만들어 우리의 전투를 편하게 만들어준다. 어떻게 저런 강력한 무기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각자의 비밀이 있는거니까.>>하야시는 어느 비오는 날 밤에 발견했다. 의뢰를 처리한 후 돌아가는 뒷골목 길, "입양" 이라고 써있는 박스를 발견했다. 고양이겠지 싶었는데 안에서 사람 손이 나왔다. 그 즉시 상자를 확인했고, 어린 아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아마 이대로 두면 좋은 일이 있지는 않겠지. 부모를 잃거나 버려진 아이들이 뒷골목에서 드문게 아니다. 그럼에도 살고싶어하는 이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고, 그대로 사무실에 데려갔다.>>이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에 대해서, 나는 아이가 사무소에서 자라야 한다고 제안했다. 어디서 온 아이인지 몰라도, 아파서 울고 신음하는 모습을 보고 버린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기에. 아이를 돌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이었다.>>사람의 차이는 우리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한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의미가 있기에. 모나, 리안, 하야시. 그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료일 뿐만 아니라 내가 도시에서 만난 유일한 친척이니. 하야시가 고통을 참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해서. 이 결과까지 이어졌으니...>>더 이상 내가 아끼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다... 난 이미 내 아내를 잃었으니... 그녀의 비어버린 혈관을 잡고 한없이 울었고, 그 날 이후로 제대로 웃지 못했다. 미워하고, 저주하고, 분노가 내 감정을 지배하고... 하지만 새로운 동료를 만나고 내 행복을 다시 찾나 싶었지만...>>내 작은 행복을 지키고 싶다는 것이 이 도시에서는 큰 욕심이었을까?>
>-애너드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내 여동생 아틸리아는 맨발로 휠체어에 앉아 눈 덮인 소나무와 편백나무에 둘러싸여 있었다. 여동생이...? 눈 속에 앉아 있었나...? 언제나 얼굴을 볼 수 없었고, 차가운 공기가 내 신경과 살을 찢는다. 저 눈 속 깊은곳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버둥을 쳐도. 얼굴이 드디어 보이나 싶었지만, 어느새 휠체어가 아닌 내 앞에 있는 여동생이. 아니, 다리가 없어 새하얀 눈에 붉은 피가 스며들어 죽음을 맞이하는 여동생이. 여동생이 나에게 입을 열며, "왜 나를 죽였어?"...>>...사실이 아니야, 난 그러지 않았어.>>난 겨울이 싫다. 춥다. 다른 사람들에 비할 바 없이 매우 춥다. 아틸리아, 틱, 토미, 부모님과 함께 불 옆에 앉아 책, 뜨거운 스프, 사람들의 미소. 하지만 전부 기억속에 있을 뿐. 살을 에는 추위는 아프게 스며든다. 날개가 무너지던 날 부모님은 밖에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우리는 둥지 안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한다. "아틸리아, 부모님이 돌아오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살아 남아야 해. 특히 넌..." 희미한 불빛 아래 아틸리아의 눈처럼 하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던 기억이 난다. 주위가 추웠을때도 그 아이만은 따뜻했다. 토미는 어느 날 외출하다 돌아오지 못했고, 나느 그의 운명을 어느정도 직감했다. 뒷골목의 밤에 어린 아이가 살아 돌아올 가능성은 없으니. 하지만 아틸리에가 그 일을 알 일이 없다. 알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리엔 오빠... 토미는 어디로 갔어...?" 하지만 난 알려주지 않았다.>>"먹어, 아틸리아. 걱정 마. 내가 잘 요리했으니." 나는 미소를 지으며 나이프와 포크를 건넸지만, 여동생은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왜 그래, 아틸리아? 오랬동안 안 먹었잖아." "아니... 이런 거, 이런 거..." 마침내 무언가를 깨달은 모양이다. "아틸리아, 우리에게 더 이상 미래는 없어. 먹지 않으면 조만간 저체온증으로 죽을거야.">>여동생의 뺨을 쓰다듬었지만 이미 차가워진지 오래였다. 밖에는 폭설이 내리고 있었고, 체온이 떨어진 아틸리아의 몸은 침대에서 얼어붙기 시작했다. 문을 잠근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았어야 했는데. 내가 소심해서, 고통이 두려워서, 자살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틸리아... 내가 무슨 짓을 했길래 그렇게 악랄하게 복수하는 거야? 어지럽고, 눈이 핑핑 돌고,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비틀거리며 집을 나가서, 걸어온 길도 생각나지 않은채로, 분간할 수 없으며, 그저 길 위에서 죽어가는 내 모습만이 남는다. 계속 겨울의 눈이 내리고, 의식이 점점 흐려지며, 누군가가 내 머릿속에서 속삭이고... 얼마나 걸었는지 모른다. 더 이상 고통과 배고픔과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의식이 육체에서 떨어져 나갈 때, 그들이 날 발견했다.>>"무슨 일이야? 누가 술 퍼먹고 또 엎어진거야?" 그 목소리가 날 환각에서 끌어냈다. 내가 만지고 있는 것은 얼음 같은 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자면 얼어 죽을거야." 나는 힘 없이 몸을 들었고, 목소리의 방향에는 검은 머리의 그녀가 있었다. "...나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자. 난 모나야. 애너드! 나와서 나 좀 도와줘!" 그녀는 날 부축하며 물었다. "네 이름이 뭐니?" "리안... 리안 사카라스">>"왜 이리 늦은거야? 일찍 온다며." 모나는 팔짱을 끼고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문 앞에 서 있었다. "그 얘기는 말고... 하야시는 어때?" 애너드는 코트를 벗으며 아무 생각 없이 물었다. "미안, 미안. 일이 좀 있... 아! 이놈의 문턱..." 모나는 내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자마자 웃었다. "킥킥. 조용히 해. 하야시가 방금 전 잠들었거든." 애너드는 즉시 조용해졌고 하야시의 방으로 살금살금 들어갔다. 우리는 그를 조용히 따라갔다. "역시 귀엽네.' "응, 정말 귀여워..." 하지만 그 하얀 머리는 눈처럼... 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데... 머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나는 안경을 고쳐 쓰고, 마음을 바로 잡았다. 과거의 일을 생각하지 않기로. 아니, 역시 저런 머리는 본 적 없어.>>"...아틸리아! 도망쳐!">
>-리안 사카라스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결정했어?">>"...">>"사실, 거절할 여지가 없어. 이게 하야시를 구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데.">>"너흰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는 거잖아...">>"하지만 하야시를 치료할 수 있단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서명한 건 너야.">>창흔 사무소는 주로 전투를 위해 고용되는 사무소야. 강력한 전투 능력도 관련이 있지. 3명밖에 없어 약해보이지만 이래봐도 한 자릿수의 도시의 별 사건을 해결한 나름 이름 있는 사무소이기도 한다고. 전에 날개의 하청을 좀 거친 일에서 활약을 했는데 그것때매 높으신 분들의 눈에 좀 들었나봐. 우리 사무소에서 애너드와 리안은 매우 중요해. 그러니 나는 사무소에서 서류 작업을 담당하지. 저런 살인강과 약삭빠른 파란 안경에게 맞길 수는 없으니까.>>물론, 전투 관련 사무소이니 나도 임무를 하러 나가. 둘이 앞에서 적을 휘저어 놓을 동안 난 뒤에서 상대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지. 내 무기? 나도 정확히는 잘 몰라. '균열의 금' 이라는 재료로 만들어 진 무기라고 하는데, 순식간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해. 탄 소모가 좀 크지만 위력은 확실하지. R사에서 사용하는 무기보다 조금 못할지 몰라도. 이 무기에 사용되는 '균열의 금'은... 묻지마.>>어느 날 애너드가 피투성이로 돌아왔을 때, 인사를 하려했어. 피투성이가 되는건 늘 있는 일이니까. 인삿말을 하려는 그 때 그의 품 안에 있는 어린 아이를 봤지. 뒷골목에 있는 골판지 상자에서 데려왔다는 거야. 참나 뭔 고양이도 아니고.>>이 아이는 자기를 하야시라고 소개했어. 말로는 어느 연구소에서 탈출했대. 애너드는 사무소에서 돌보고 싶어했지만 난 거절했어. 미래에 저 아이가 우리를 어떻게든 파멸하게 할테니. 뒷골목에 버려진 실험체라니, 어떤 날개가 엮여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 위험한 요소를 껴안을 수 없으니까.>>하지만 운명이라는 게 그런 거지. 그 아이 하나로 일단 사무소의 공기가 확 달라졌어. 피와 술냄새 나는 공간이 활기가 넘치는 공간으로 바뀌었으니까. 가끔씩 머리를 움켜쥐며 두통의 신음소리도 있었지만. 저 짐승같은 남자들이 이렇게 세심하게 변할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 나도 가끔씩 내 어린 시절 옷을 입혀줬는데 귀엽더라. 싫다고 하지 않았냐고? 사무소에서 같이 사는 순간 동료잖아?>>이런 날들이 계속 될거라 생각했는데 어느날부터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어. 치료를 위해 여러 병원을 돌았지만 K사의 특이점을 쓰지 않는 이상 치료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 날개의 기술을 이런 뒷골목에서 구할 리 없었고, 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그런 사실에 절망하고 있을 때, J사에서 관찰자라는 사람이 왔어.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오면 보상으로 J사에서 큰 금전적 지원, K사의 기술로 하야시를 치료해주겠다고 한 거야.>>성공할 확률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자신만만한 애너드의 표정을 보니 찬물을 끼얹을 수 없겠더라고. 내가 말했듯이, 이 꼬마와 너무 가까운 관계를 갖는 것은 조만간 우리의 몰락이 될 거라고 했었지. 그럼에도 나 또한 무기를 준비하고 있었어. 더 이상 이 아이를 두고 볼 수 없었으니까.>>내가 가장 후회하는 거? 그 아이를 탈출시키지 못한거야. 하야시를 막기 위해 온갖 시도를 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따라왔고, 내 마지막 순간에 도망가라고 소리쳤지만... 내가 마지막으로 본 하야시의 표정엔 슬픔과 분노가 깃들어 있었으니까.>>이렇게 되리란 걸 알고 있었어. 우리가 아무리 도시의 별 의뢰를 해결해도, 도서관을 이길 수 없을거라는 걸. 미안하네... 우리가 좀 더 강했으면.>
>-모나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제가 다섯 살이 되기 전의 기억이에요. 따뜻하고 작은 집에선 저와 부모님, 모두 행복했죠. 아빠가 사라지기 전까진. 어둑어둑한 방에서, 저는 바닥에 누워 죽어가는 엄마를 봤어요. 작은 병에 담긴 액체를 마시는 엄마에게 물었어요. 아빠는 어디갔는는지. 엄마는 저에게 답을 하지 않았어요. 저는 엄마가 마시는 액체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손을 뻗는 그 순간, 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맞았어요. 엄마는 계속 저를 지켜보았고, 어느 순간부터 움직이지 않았어요.>>저는 그렇게 고아원으로 보내졌어요. 전 그 날 맞은 아픔과 동공이 커지며 입에 거품을 물고 눈앞에서 꼼짝도 하지 않던 엄마를 잊을 수 없었어요.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았고, 친구를 만들고 싶지도 않았어요. 모든 사람이 날 이상하게 생각하고 말을 걸지 않았지만 그래도 상관 없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제 가족처럼 웃는 것을 보기만 해도 좋았으니깐요.>>언젠가부터 '하야시는 괴물' 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어요. '외눈박이 괴물'인 나를 '사람을 잡아먹는다!'라며 정의를 원한다는 영웅들이 생겼죠. 처음에는 폭언뿐이었지만 장난감 목검을 집고 저를 때리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영웅들이 모여 "외눈박이 괴물 죽어라!" 하며 외쳐댔죠. 전 바닥에 머리를 움켜쥐고 있었고, 머리가 터질거 같았아요. 그저 미소를 보고 싶었을 뿐인데... 제 고통이 지속되다가 어느 순간. 저는 영웅들이 들고 놀았던 목검을 집고, 베어냈고, 몇몇의 영웅의 목에선 붉은 액체가 흘러 내렸어요. 엄마가 마신 작은 병에 든 액체와 매우 비슷한 그 액체가. 매우 좋은 냄새가 났어요. 선생님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저를 봤어요. 저는 영웅들의 얼굴을 들고 선생님을 보며 행복하게 웃고 있었죠.>>전 선생님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곳의 의사 선생님은 절 치료해 준다고 했어요. 하지만 눈빛을 차가웠죠. 그들은 기구로 절 묶고, 바늘을 주사하고, 제 몸에서 붉은 액체를 뽑아냈어요. 저는 아팠어요. 외롭고, 탈출하고 싶었죠. 여기에 귀여운 애들은 없고, 의사들은 유리벽 너머로 절 볼 뿐이었고,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고, 저를 짓밟으러 온 영웅도 없었죠.>>하지만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그 목소리는 또다른 나라며, 나와 똑같은 목소리를 가졌고, 나와 함께 있어줬어요. 내가 여기서 탈출하는 것도 도와준다고 했어요. 의사들을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오직 나만 들을 수 있었죠.>>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는 점점 더 심술궂어졌어요. 의사에게 소리를 지르고 많은 것을 부쉈죠. 의사는 절 더 단단히 묶고,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게 했어요. 하지만 전 배고픔을 느끼지 않았어요. 아마도 제 몸으로 흘러들어온 액체 때문이겠죠.>>어느 날, 의사가 어린 소년을 데려왔는데 저와 같은 방에 가두고 그대로 문을 잠궜어요. 제 눈에 목검을 찔러넣은 소년이었죠. 몇 년동안 보지 못했는데. 전 반가운 마음에 손을 들어 인사했어요. 하지만 그는 떨고 있었죠. 공포에 질린 눈으로 절 보고 있었어요. 그 때, 전 머리가 멍해지고 그 목소리가 제 머릿속에서 울렸고 의식을 잃었어요. 정신을 차리니 제 주위에 있던 모든 것이 붉은 액체였죠. 제 앞에 있던 소년은 땅에 엎드려 있었고, 목이 비틀려있었죠. 그리고 손에는 붉어진 칼을 들었고, 온몸에는 칼자국이 나있었어요. 그 때 환호성이 들렸죠. 유리벽 밖에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환호하며 저에게 다가왔어요. 저는 이 얼굴을 잘 알고 있었어요. 사라진 아빠. 아빠의 표정은 제가 기억하는 그 표정 그대로였고, 그 때 제 머릿속에 익숙한 목소리가 다시 울렸어요. "죽여라, 죽여라.">>이번에는 의식을 잃지 않았죠. 저는 손을 들어 아빠의 머리에 얹었어요. 그러자 병원 전체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아빠가 이끄던 사람들은 전부 주위의 무기를 들고 자신을 베기 시작했죠. 붉은 액체와 덩어리가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어요. 이 장면은 정말... 예뻤어요. 이 색깔. 이 냄새. 하지만 영원이 이 곳에 머무를 수는 없었고, 먹을것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갔어요.>>그렇게 걷다가 하얀 고양이 한마리를 봤어요. 그 고양이가 들어있는 상자에 다가가자 쏜살같이 도망가버렸죠.>>저는 지쳐서 그 상자 안에 누워있었어요. 비가 내리고, 제 몸의 붉은 액체와 함께 붉게 물들며...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냄새를 맡았고 커다란 검은 물체를 움켜쥐었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어요.>>다시 눈을 떳을 때, 저는 따뜻한 곳에 있었고, 세 사람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들은 저를 씻겨주고, 밥과 잘 곳을 줬어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따뜻함을 느꼈고, 그들과 금방 친해졌어요. 항상 좋은 냄새가 나는 애너드 오빠, 그리고 파란 머리의 리안 오빠. 리안 오빠는 저에게 글을 알려줘요. 제가 맨 처음 배운 단어가 상자에 써있던 입양이라는 단어였죠. 그리고 절 갈아입히는 모나 언니가 있는데, 전 사실 인형처럼 갈아입혀지는 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하지만 저를 위한다는 것을 아니까, 저도 좋아했어요. 하지만 제 머릿속의 목소리는 갈수록 심해졌고, 그 모습이 언니 오빠들에게 걱정을 끼친거겠죠.>>어느 날, 애너드 오빠가 도서관의 초대장을 가지고 오며 의뢰 설명을 했어요. 모나 언니는 이 임무가 끝나면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고, 저는 기뻤지만 그 도서관에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은 극소수라고 들어서 걱정이 됐어요. 애너드 오빠는 강하지만 도서관이라면... 차라리 내가 아파도 되니 가지 말아달라고 했죠. 차라리 관심을 끌어 나도 가게 된다면 성공률이 높아지지는 않을까. 하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던, 저를 데려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하나둘씩 초대장에 서명하는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울었고, 세 사람은 난처해 하며 저를 달래줬죠. 애너드 오빠가 주위를 기울이지 않는 동안, 저는 몰래 초대장에 제 이름을 적었어요.>>이 사실을 알게된 애너드 오빠가 화를 냈지만, 결국 체념했죠.>>결국 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야시의 책장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