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읊조리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리고 그녀는 피었다. ━━나는 그렇게밖에는 표현할 수 없었다.
그녀의 등에서 마치 번데기에서 나온 나비의 날개처럼 크고 구김살 없이 펼쳐진 무수한······ 꽃잎.
그것들을 물들이는 눈부신 빛의 정체는······ 꽃잎 한 장, 한 장의 표면을 빽빽하게 뒤덮는, 빛 알갱이 같은 비늘가루였다.
「······이별, 이니?」
눈물을 들키지 않으려고 감정을 숨기면서 나는 짧게 사야에게 물었다.
「 ━━으응, 아니야. 이건 ━━ 시작 ━━.」
고통은, 이미 지난 것 같다. 사야의 표정은 지금 어디까지나 평온함으로 충만해 있었다.
「나와━━ 후미노리의━━ 세상의, 시작━━.」
바람을 타고 빛의 씨가 옮겨져 간다. 빛의 흐름이 되어 겨울의 밤하늘로 올라가며 얼어붙은 밤을 물들여 간다.
아름다웠다. 압도적으로, 절망적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새로운 세상의 개막,
낡은 세상의 멸망의 노래. 빛나는 생명은 지금 자유를 구가하고 승리의 함성을 드높이면서 이 넓고 비옥한 대지로 해방되어 간다.
이처럼 원대한 치유━━ 우리들은, 우리들의 환희로 이 세상을 물들인다.
「······앞으로는, 쭉 함께구나.」
슬퍼질 정도로 가볍고 작아진 사야의 몸을 끌어안은 채 나는 하늘을 물들이는 빛에 매료되어 맹렬한 기세로, 그저 계속 울었다.
고마워. 마지막 선물.
고마워. 사야.}}}}}}
휴대폰. 메모장 기능이 선택되어져, 액정 화면에는 방금 입력된 텍스트가 표시되어 있다.
내 목소리,
분명 이상하게 들릴 테니까.
난 웃겨서 무심코 피식 웃었다. 사야도, 이런 식으로 부끄러워 하는 일이 있다니.
「그런 거, 난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아.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모습을 보고 싶어.」
그렇게 말하며, 작은 창문으로 전화를 돌려준다.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차입되어졌다.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의
사야로 있고 싶어. 부탁이야.
용서해 줘.
「······그러니.」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던 일이다.
모든 것이 일그러져 눈에 비치는 나에게, 그저 단 한 사람, 제대로 된 모습으로 보였던 사야. 나는 그녀만이 특별하다고 생각했었다.
허나 실제로는━━ 그 특별의 말뜻이 틀려 있었겠지. 그녀만이 특별하게 일그러지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일그러졌다면 반대로 평범하게 보이는 듯한, 그녀만이 그런 특별한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사야의 진짜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라면 그것이 보이겠지.
허나 당사자인 사야가 싫어한다면 어쩔 수 없다. 여자아이의 그런 심리는, 나라도 아주 모르는 건 아니다. 제대로 배려해 줘야겠지.
「그 날, 너에게 말하려고 했던 거━━ 미뤄뒀던 것, 기억하고 있니?」
물어본 다음, 다시 휴대폰을 돌려준다.
이젠 잊어주리라,
생각했어.
돌아온 액정 화면의 텍스트에,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나 박정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잊어버릴 것 같니.」
그 다음을 말하는 것은······ 아무도 듣지는 않을 테지만, 역시나 부끄럽다. 이번에는 나도 휴대폰의 자판을 조작하여, 히라가나 문자를 입력했다.
사━
한 번 더, 사, 리━
리, 라━
라,
랑━
히, 하,
해━ 변환, 확인━━
나는 작은 창문 밖으로 휴대폰을 돌려줬다.
문 밖에서, 무언가가 떠는 듯한 기척이 있었다.
소리가 들린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사야는 울고 있었다. 목소리를 죽이며.
「나는······ 상관없었어.」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도, 아무 위로조차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래, 상관없었다.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긴 있었다. 허나 그런 소원은 버려도 좋았다. 어디까지나 사야와 함께,
설령 금지된 영역에까지 발을 들이려 해도, 손을 맞잡고 나아갈 수 있었다 생각한다.사야도 알고 있었을 터이다. 나의 각오를. 그 날의 내가 뭘 말하려고 했는지, 알았으니까 제지한 것이다. 그 한 마디를 들어버리면 돌이킬 수 없게 되어 있었으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 그녀는 모든 것을 끝내고, 나의 앞에서 떠나갔다.
미안해.
난, 무기력했었어.
차입되어져 온 휴대폰 화면을 보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너만이 나쁜 게 아니야. 그 때 나에게 망설임이 없었다면, 너도 용기를 낼 수 있었어. 그렇지?」
당신이 두려웠어. 나 때문에
변해가는 당신이.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다. 사야는 나를 다 빼앗아가는 것을, 나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버리는 것을, 서로가 할 수 없었다. 우리들은 둘 다, 행복해지기에는 너무 약했다.
「사야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니?」
다시
파파를 찾을래. 그 사람이라면
나를 되돌리는 방법을 알고 있을 터.
내가, 원래 있었던 장소로.
「그러니······ 돌아가고 싶은 거지? 사야는.」
목소리와 문자로 나누는 대화에는, 조금 정도 틈이 생겼다. 그 사이에 몇 번이나. 머릿속으로 'Yes'와 'No'를 반복했을까.
응.
겨우 돌아온 휴대폰의 문자는, 묘하게 미덥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 아버지, 찾으면 좋겠다.」
힘낼게.
이별의 때였다. 그녀는 길을 정하고, 나는 그것을 축복했다. 그 앞에 말은 필요 없다.
「혹시라도 마음이 바뀌면······ 난 쭉 여기에 있으니까. 언제라도 와도 괜찮으니깐.」
응, 고마워.
잘 있어, 후미노리.
마지막 텍스트를 확인하고, 나는 그대로 휴대폰을 밖으로 돌려줬다.
「잘 가, 사야.」
대답을 하는 듯이, 찰싹찰싹, 하고 부드럽게 문을 친 뒤, 또 다시 질질 하고 바닥을 기는 소리가 복도에서 멀어져 갔다.
그리고 밤의 정적 가운데, 혼자, 나는 남겨졌다.
그 날 이후, 나는 계속 기다리고 있다.
사야는 정말로, 돌아가야 할 장소로 돌아갔을 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아빠의 행방을 계속 찾아서, 오늘도 아직 어딘가를 헤매며 걸어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
[1] 다만 사야의 양부 노릇을 했던 오우가이 마사히코는 외부의 단죄자로부터 사야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막고, 그녀가 욕보이지 않게끔 하기 위해 사야와 관련된 모든 연구 자료들을 암호화하고 홀로 잠적한 뒤 수기만을 남긴 채 자살했기 때문에, 이 사실을 모르는 사야 입장에서는 영원히 아빠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외로울 거라고 생각한다.
혹시 고독을 참지 못하게 되어, 좌절할 것 같을 때는, 분명 또 다시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겠지.
그녀에게 상냥한 말을 건내며, 위로해 줄 수 있는 건, 이 나밖에 없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기다린다. 그녀의 목소리를, 옛 얼굴을, 꿈꾸면서 계속 기다린다.
이 하얀 나만의 세계에서, 언제까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