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ary of Ruina/책장/브레멘 음악대

#373a3c>세븐 협회는 정보조사 전문 협회로 도시의 일이라면 웬만한 것은 빠삭하게 알고 있는 곳이지. 어딘가의 골목(협회에서는 정확한 구까지 알고 있겠지만, 이미 그 곳을 나온 나는 자세히 모르는 일이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조직에 대한 정보, 최근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뒤틀림 현상에 대해 나온 모든 정보, 해결사 사무소들이 어디서 생겨나고 어떤 곳이 사라지는지 등등... 도시에 대한 각종 정보가 모여있어. 아, 물론 각 둥지의 특이점에 대한 비밀같은 말도 안 되는 정보까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야. 사건 해결은 주로 시 협회, 리우 협회와 함께 연합하는 경우가 많지.>>솔깃할 만한 정보들이 많은 세븐 협회가 철통같은 보안으로 비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전투력에도 뒤쳐지지 않기 때문일거야. 다른 사무소들 처럼 크기도 크고 여러 가지 기술이 덕지덕지 붙어있어 화려하고 조잡한 공방 무기 따위가 아니야. 일반 정보원들은 간단한 날붙이 하나 정도만 들고 다녀. 당연히 무기만 놓고 봤을 때는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지만 그들은 최소한의, 하지만 정확한 기술을 사용해 상대를 제압한다고.>
>-오잉크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뒷골목은 정말 사람 살 곳이 못 된다고들 해도 이곳 사람들은 어떻게든 굴러가고 있어. 매 순간을 공포에 떠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외에는 그저 평범히 살아가지. 뒷골목이라고 해서 완전 음침하고 구닥다리인 동네라고 생각했는데... 나름의 편의 시설 정도는 잘 갖추어져 있다고. 오잉크가 좋아하는 대형마트란 곳도 둥지에 비해 질이 좀 떨어질 뿐이지 있어야 할 것은 다 있어. 옷 가게, 반찬 가게, 세탁소 등등... 물론 각 구의 뒷골목마다 다르다고 하지만... 일단 내가 사는 곳은 그래. 사람들끼리 아예 삭막할 것이다... 라고 험담을 나누긴 하는데, 우리는 정말 나름 잘살고 있다고.>>아, 그리고 맛의 골목답게 맛집도 얼마나 많은데. 따끈한 고기 파이라거나 특이한 면으로 조리하는 스파게티... 아마 정신을 못 차리고 먹거리 여행을 다닐 수 있을걸? 우리는 이곳에서 연주가 끝나고 남은 잔해물들을 음식점에 넘기는 일을 하고 있었어. 어차피 버려질 고기들인데 좋은 곳에 써준다면야 너 좋고 나 좋고 아니겠어? 월, 꼬끼오, 히호가 있을 때는 양도 많아서 여러 군데에 나눠주고 다녔는데 그 셋이 가고 나니 수확이 절반으로 확 줄기도 했고... 오잉크 녀석이 자꾸 실수하는 바람에 재료를 먹을 수도 없게 해놔서 이제는 아예 끊어버렸지. 그건 좀 아쉽단 말이야~ 고기를 넘겨주면 맛있는 걸 얻어먹기도 했는데 말이지.>
>-무무의 책장에서 발췌

#373a3c>히호와 꼬끼오, 월... 그리고 나까지 포함한 넷은 피아니스트의 연주에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울렸어. 당시 들었던 화려한 연주의 발톱만큼이라도 따라가고 싶어서 연구를 위해 손 모아 만들었던 악단이 바로 이 브레멘 음악대지. 줄을 이리 튕겨보고, 저리 튕겨보고... 앉아서도 해보고 누워서도 해보고 물구나무도 서보고! 비록 피아니스트의 연주에는 손톱만큼도 못 미쳤지만 브레멘 음악대 나름의 연주를 할 수 있게 된 거야. 실제로 우리의 연주는 환상적이었다고?>>하지만 우리가 함께 활동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어. 어느 날 이름 모를 사람이 찾아와서 함께 공연하자 제안했고... 그렇게 월 꼬끼오 히호는 그 사람과 함께 떠났지. 난 이제 막 들어온 신입들이 있어서 같이 가지 못했어. 그래, 무무랑 오잉크 말이야. 그 녀석들을 두고 가자니... 좀 찝찝하잖아? 브레멘 음악대의 명성에 먹칠하게 둘 수도 없고. 옛 단원들까지 돌아온다면 모두가 기립박수를 칠 만한 공연을 하기 위해 연습하고 있지. 지금 저 녀석들 실력으로 셋이 혀만 차고 다시 돌아가 버릴걸?>
>-미야오의 책장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