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랫아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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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t Armor

1. 개요
2. 유래
3. 특징 및 장점
4. 단점


1. 개요[편집]


대전차화기로부터 전차, 장갑차, 소형전술차량 등을 보호하기 위해 기갑 차량을 둘러싸는 철망 형태의 증가장갑이다. 분쟁 지역에서의 소형전술차량, 전차와 장갑차들이 RPG-7의 위협에 노출된 것에 대한 대책으로 고안된 장비이다.

이 장비가 등장한 후에는 기갑 차량을 타격하는 수단이 IED으로 바뀌었으므로 게릴라전에 대한 효용성이 떨어지지만, 여전히 RPG-7 공격에는 효력을 보인다. 복잡한 기술도 필요없고 극히 간단한 원리로 RPG의 성형작약탄두를 막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급조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때는 공간장갑의 일종으로 알려지기도 하였으나, 슬랫아머는 직접적으로 탄두의 불발이나 변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공간장갑과 구별된다.


2. 유래[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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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전선에서의 뉴질랜드군 소속 M4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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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공방전 당시의 소련 육군 소속 T-34-85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판처파우스트에 큰 피해를 본 연합군이 전차에 매트리스 스프링이나 닭장을 뜯어서 두르고 다닌 것에서도 슬랫아머의 조상을 찾을 수 있다.


파일:M46_Dozer.jpg
한국전쟁 당시의 미 육군 소속 M46 패튼
한국전쟁에서도 미군이 공산군의 로켓포의 관통을 막을 목적으로 설치하였다.

후에 베트남전에서는 RPG-7의 탄두같은 충격식 신관을 사용하는 대전차 로켓에 대한 대응책으로 제작되었다.

이 효과를 활용할 목적으로 차체 전면에 슬랫아머를 최초로 설치한 전차는 스웨덴군Strv 103이다. 1960년대 당시에는 극비 사항으로 취급되어서 평시에는 철심을 꽂을 구멍에 마개를 하여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1992년에 철망을 장착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모습이 드러났다.

3. 특징 및 장점[편집]



슬랫아머의 테스트 영상[1]

파일:ALJFLAJF.jpg
방호에 성공한다면 이렇게 철망이 파손되는 정도에서 그친다.
긴 철판 조각들을 눕혀서 새장처럼 차체의 중요 부분에 둘러놓은 형태인데, 이를 통해 RPG-7 같은 휴대용 대전차화기의 위력을 감소시킨다. 대전차화기가 날아오다가 철망 사이에 걸리면 충격으로 인해 탄두의 모양이 변형되는데, 이 때 신관이 파손되어 격발하지 않게 되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탄두의 물리적 파손으로 인해 장갑 관통력을 격감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성형작약은 탄두의 형태가 조금만 찌그러져도 위력이 급감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 이렇게 탄자의 변형을 통해 최대 50%정도까지 위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운나쁘게 RPG의 머리끝에 있는 신관이 정확하게 철망 구조물에 꽂힌다면야 제대로 터지겠지만, 철망 자체의 두께는 얇고 철망 사이의 빈 공간이 훨씬 넓다.

날아오던 대전차화기가 철망 사이에 제대로 걸려야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방어 효과가 확률적이고, 운이 나쁘면 무력하게 파괴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리고 위력이 줄어들더라도 어쨌든 막아낸 탄두가 폭발하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장갑이 관통당하지 않더라도 폭압 때문에 위의 사진처럼 슬랫아머 구조물이 구겨지므로 사실상 일회용인 장비. 또한 RPG 같은 대전차 고폭탄(HEAT) 계열에만 효과가 있고, 장갑을 순수한 운동에너지로 관통하는 전차포[2]는 전혀 방어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계점이 확실하다.

그래도 증가장갑을 덕지덕지 붙이는 것에 비해서 구조가 간단하고, 싸고, 가볍고, 기동성의 제약도 줄어들며, 설치하기도 쉽고 교체도 용이한 편이다. 내구성도 제법 좋은 편이다. 어쨌든 갑툭튀한 적 보병이 갈기는 RPG에 당해서 요단강을 건너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게 훨씬 좋기 때문에, 게릴라가 판치는 동네에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편이다.

그리고 주장갑이 약하거나 없어서 반응장갑 등을 설치하거나 장갑을 증설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방어효과도 있다. 그리고 맨 위의 사진의 챌린저 2처럼 원래 전차도 엔진이 있는 전차후면은 장갑을 증설하기 힘들고 냉각 등의 이유로 개구부가 있는 곳도 많아서 RPG에 취약한데다가, 일부 장갑차는 반응장갑의 폭발에도 주장갑이 파손될 정도로 약한 경우가 있는데, 이들이 PRG에 대한 방어력을 확보하려면 슬랫아머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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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탑 상부에 지붕식 슬랫아머를 설치하고 훈련중인 러시아 T-72B3의 모습
특이하게도 우크라이나와 접한 국경(도네츠크, 루한시크, 크림반도 등)의 러시아군이 전차 포탑 상부에 Grating armour 라고 불리는 철망지붕을 씌우는 희한한 현지개조를 하는 모습들이 목격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군에 2010년대부터 등장하여 러시아군 전반에 걸쳐 사용되기 시작한 물건으로 러시아군의 대 IS 군사 개입, 시리아 내전에 파견된 러시아 지상군들이 IS나 반군들이 드론으로 투하하는 수류탄이나 박격포탄, 혹은 시가지 전투가 많았던 현지 사정 특성상 건물에서 반군이나 IS가 쏘아대는 RPG-7, RPG-29등의 대전차 화기를 방어하려는 목적으로 전차 상부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을 시작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로 이런 지붕식 슬랫아머인 그래팅 아머가 드론으로 투하하는 수류탄이나 박격포탄 혹은 자폭형 무인기를 상대로 쏠쏠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은 폭탄 투하 드론 외에도 러시아군이 대 IS 군사 개입이나 시리아 내전에서 상대했던 IS나 반군이 사용하는 데드카피판 및 북한제 RPG 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제대로 된 대전차미사일, 대전차 로켓인 FGM-148 재블린, NLAW, APILAS, M141 BDM, 판처파우스트 3 등을 주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전차미사일 상대로는 거의 효과가 없다. 애초에 탑어택 방식 대전차미사일들은 죄다 탠덤탄두가 기본사양인 경우가 대다수라 소용이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해외에서는 심리적 안정 장갑(Emotional Surpport Armour[3])나 기도 장갑/현실부정 철창(Cope Armor/Cope Cage[4])이라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러시아군도 실전을 겪은 후에는 상부 철망에 안테나가 걸려서 무전기가 합선되어 고장나고, 차량에서 탈출할 때 공간이 부족해 머리가 부딪친다는 이유로 탈거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 또한 2022년 후반기~2023년 1월달 기준으로 러시아군의 란쳇이나 이란에서 지원받은 게란-2 등의 자폭형 무인기들의 공격으로 인해 자주포나 기갑차량들의 외부 장치들이 피해를 입거나, M777, FH70, 2A36 기아친트-B 등의 견인곡사포들이 파괴되는 등 손실이 늘어나자 우크라이나 포병들이 이러한 그래팅 아머를 위장망 형식으로 제작하여 운용병들이 장비하고 다니면서 기갑차량 및 견인곡사포자주포 상부를 방어하는 목적으로 활용 중이며, 이는 실전에서 란셋이나 샤헤드-136을 막아냄으로서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꽤 효과가 있었는지 챌린저 2전차에 철망지붕을 씌운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리고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메르카바 전차가 드론 공격으로 파괴되는 일이 벌어지자, 메르카바 전차 상부를 보호하기 위해 이걸 설치하고 시가전에 나섰다.

4. 단점[편집]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게 증가로 인한 기동력 저하 및 주행거리 감소, 차량 부하 증가, 부피 증가로 사고 위험 증가 및 조종수와 사수의 외부 시야 제한 등의 자잘한 단점이 있고 하차 보병의 활동에도 제약이 생기며, 여타 확실한 방어수단보다는 부서지기 쉬운 데다가, 파편이 주변 보병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는 보고도 올라온 적이 있었다. 특히 IED에 피격되어 전복되거나 화재가 발생했을 시 내부 병력의 탈출 및 구조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두 차례 폭발하는 탠덤탄두를 가진 RPG, 예를 들어 RPG-29이나 RPG-27에는 원리적으로 무력할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한데, 성형작약탄은 원래 폭발력의 70% 정도가 사방으로 흩어지므로 고폭탄 대용으로도 널리 사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탠덤탄두의 경우 앞에 있는 소형 성형작약탄이 터지면 끽해야 철판정도인 슬랫아머의 구조물 자체가 파괴된다. 그 이후에 주 탄두가 작렬하면 바로 관통되는 참사가 난다. 설령 앞의 소형 탄두가 작렬하지 않더라도 이미 주 탄두가 착탄의 충격을 알아차리고 제대로 기폭하고, 요새 나오는 주 탄두의 위력은 RPG-7같은 구식 무기의 위력을 아득히 상회하므로, 어차피 슬랫아머째로 관통되는 것은 매한가지다. 따라서 슬랫아머에게 유리한 상황은 선두에 있는 소형 탄두와 주 탄두가 모두 불발되는 사태인데, 이건 극히 드문 일이므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밀덕 일각에서 대한민국 국군이 왜 슬랫아머를 정식으로 편제해 대량생산하지 않느냐는 지적 내지 비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국군에서는 이런 단점 때문에 슬랫아머가 비효율적이라 판단했을 가능성도 크다. 북한은 이미 자국의 RPG-7인 '7호 발사관'에 PG-7R 탠덤탄두를 장착한 모습을 대대적으로 선전영상에 내보낸 바 있다.

그리고 애초에 RPG-7의 대항마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RPG-7을 넘어선 관통력(대략 RHA 500mm 이상)의 대전차화기에는 거의 의미가 없다. 일단 적의 대전차화기가 기폭을 할 경우, 정말 장인을 갈아넣어 잘 만든 슬랫아머라 해도 60% 이상의 위력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데, 만약 주장갑이 부실하다면 슬랫아머를 둘렀다고 해도 남은 관통력을 방어해내는 것조차 간당간당하다. 게다가 슬랫아머의 RPG에 대한 위력 감소 효과도 확률적인 것으로써, 운이 좋아서 탄두가 좋은 위치로 들어와 줘야 효과가 있고, 재수가 없으면 10%의 위력 감소 효과조차도 없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RPG와 비슷한 방식으로 기폭하는 물건에 대해서만 불발 효과를 기대할수 있기 때문에, 적이 제대로 된 전차보병전투차를 가져와서 운동에너지탄을 날릴 경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전차포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반응장갑에 비하면 한계가 명확하다.

슬랫아머는 어디까지나 시가전을 벌이는 게릴라들의 RPG-7의 싸구려 기본탄에 대응하기 위해 쓰는 임시장갑일 뿐이다. 즉, 태생적으로 반응장갑의 저렴한 대용품에 불과한 물건이니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슬랫아머가 저강도 분쟁이 아닌 정규전에서도 반응장갑보다 효과가 좋았다면, 반응장갑은 진작에 퇴출되고 슬랫아머 천지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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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명 탄두가 M113의 장갑에 명중하여 폭발했지만 슬랫아머가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다. 본래 M113은 대전차로켓은 커녕 중기관총에도 완전한 방호를 기대하기 힘든 차량이기 때문에 로켓을 정통으로 맞았다면 통째로 날아갔겠지만, 슬랫아머 덕분에 장갑 표면이 조금 손상된 정도에 그쳤다.[2] 물론 이는 날탄만 해당되므로 성형작약탄 계열 탄종은 방호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3] 실제 방호력은 없고, 심리적 안정감만 준다는 뜻.[4] Cope는 대충 나쁜 일을 겪었을때 현실부정을 하는 밈이다. Cage는 우리/철창처럼 보이는 외양과 더불어 높이가 낮아서 피탄된 전차에서 빠져나올 때 오히려 철창처럼 방해가 될 것임을 나타내는 비유이다. 이 Cope Cage표현은 2021년부터 사용되기는 했는데,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는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심지어는 워싱턴 포스트에까지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