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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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1. 개요
2. 음성
2.1. 후두자질의 3분 대립
2.2. 다양한 음운 현상
2.3. 음소 교체를 통한 의미 분화
2.4. 고저 억양
3. 의미·어휘
3.1. 친족 호칭이 발달함
3.2.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의 세분화
3.3. 유의어의 잦은 활용이 적은 편임
4. 형태·통사
4.1.1. 문학적으로 임의의 문법소를 창작하기 용이함
4.2. 매우 발달한 의성 의태어
4.3. 문법적 성 부재
4.4. 조사와 어순
4.5. 전치 수식 구조
4.6. 단수와 복수의 구별이 모호함
4.7. 동사와 형용사의 활용 형태가 거의 일치
4.8. 맥락에 의한 성분 생략
4.9. 말끝을 분명하게 하는 경향
4.10. 혼잣말이 문법적으로 판별됨
4.11. 구어체와 문어체의 확연한 문법적 구별
4.12. 다양한 원인·이유 표현
4.13. 다양한 양태 표현
5. 표기
5.2. 서기 방향
6. 기타 반언어적·비언어적 특징


1. 개요[편집]


한국어의 특징을 다룬 문서이다. 주로 언어학적 특징을 다룬다.


2. 음성[편집]



2.1. 후두자질의 3분 대립[편집]


한국어는 장애음(파열음, 파찰음, 마찰음) 자음에 유성음무성음 간의 대립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장애음의 유·무성이 의미의 변별적 역할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고기'라는 단어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음절의 초성이 모두 'ㄱ'으로 표기된다. 그러나 첫 번째 음절에서는 무성음([k])으로, 두 번째 음절에서는 유성음([ɡ])으로 실현된다. 첫째 ㄱ의 발화에는 성대가 떨리지 않으나 둘째 ㄱ은 선행하는 모음 ㅗ의 영향을 받아 성대가 떨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기'는 [koɡi]로 발음된다. 만약 '고기'를 발화할 때 처음부터 성대를 떨어서 [ɡoɡi] 라고 발음하는 화자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 하더라도 화자의 발화가 어색하다고 느낄지언정 대다수의 한국어 원어민들은 [ɡoɡi]와 [koɡi]를 변별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고기'라고 인식한다.

학교문법에서는 예사소리의 어두 발현형태를 기초로 기저형을 무성음으로 보고 있으나, 학자에 따라 유성음을 기저형으로 보기도 한다.[1] 그러나 현대 음운론에서 음운자질은 그것이 대립할 때에만 비로소 발현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2] 한국어는 가용한 음운 자질 목록 중 유무성 자질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렇게 유무성의 대립이 없는 언어는 세계적으로(링크) 그렇게 드물지는 않다. 피진 크레올 연구를 통해 언어보편적으로 무표적인 것은 유무성 대립이 없는 것임이 밝혀져 있다. 표준중국어(sh 성모와 r 성모의 대립을 제외할 때)를 포함한 많은 동아시아 언어들에서 유무성 대립이 없으며, 자바어, 크메르어, 마오리어, 아이누어, 만주어, 몽골어 등에도 유무성 대립이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평음-경음-격음의 3분 대립이 나타난다. (예시: 불(/pul/)-뿔(/p͈ul/)-풀(/pʰul) ) 한국어는 후두자질의 3분대립을 하는 언어로 유명하다. 이는 1960년대 김진우 교수의 연구로 일반언어학계에 알려졌으며 음운론의 고전인 SPE에도 독특한 사례로 보고되어 있다. 현대 음운론의 일부인 자질론에서는 후두자질을 묶음으로 보고 지도형으로 표상하는데, 후두자질의 이론화 자체를 한국어 음운론자들과 한국어 데이터가 하드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준적인 후두자질론에서는 기식성와 긴장성, 이렇게 두 가지 음운자질로 한국어 체계를 표현한다.

음성학계에서도 이러한 3분 대립은 관심을 보이는 유표적인 체계 중 하나다. VOT와 F0에서 3분대립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는 보고가 여럿 있으며, 조음음성학에서는 1970년대 초기 연구에서 성대개방 크기와 발성 시 기압에서도 차이가 있음이 보고되었다. 원래 어두에서 평음과 격음을 구별하는 자질은 기식성이었고, 이는 물리적으로 VOT로서 나타났다.

그러나 근래 들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어두에서 평음과 격음의 기식 차이가 줄어들고 있으며, 그 대신 어두의 평음과 격음을 변별하는 데 고저가 영향을 주고 있음이 확인된다. 음의 고저는 물리적으로 F0로서 나타나는데, 높은 소리는 높은 F0, 낮은 소리는 낮은 F0 값으로 나타난다. 즉, 젊은 세대에서 평음은 긴 VOT와 낮은 F0, 격음은 긴 VOT와 높은 F0, 경음은 짧은 VOT(F0는 임의)로 변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30대 이하 여성층의 한국어에서 어두의 'ㄱ'과 'ㅋ'의 기식 변별이 완전히 소멸했다고 한다. 이 현상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나며, 동남 방언 화자들에게서 그나마 약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동남 방언 화자들조차도 20대 이하의 젊은 여성층에게는 'ㄱ'과 'ㅋ'의 기식 변별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반면 남성 동남 방언 화자들에게는 아직도 모든 세대에서 기식의 차이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일부 음성학계에서는 이를 tonogenesis(성조생성) 현상[3] 과정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고저 악센트(pitch accent)가 부활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실 중세 한국어의 성조 체계도 중국/동남아 일부 지역의 성조 체계보다는 일본과 같은 고저 악센트 체계에 좀 더 가까웠다. 이는 현대 한국어의 성조가 있는 일부 방언들도 마찬가지이다.


2.2. 다양한 음운 현상[편집]


한국어는 한중일 3국의 언어 가운데서도 음운 현상이 복잡하게 발달한 언어다. 중학교 시절부터 국어 시간에 익히 들어 보았을 각종 자음동화, 연음, 음절의 끝소리 규칙, 구개음화, ㄴ 첨가, 사이시옷 현상, 된소리되기, 거센소리되기, 활음조 현상, ㅣ 역행 동화 등 굉장히 많은 음운 현상이 나타난다.

평범한 한국어 원어민들은 한국어 특유의 변화무쌍한 음운 변동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보니, '한국어는 문자와 발음의 관계가 일대일이라 발음하기 매우 쉬운 언어다'라는 주장이 자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입장에서나 그렇고, 사실 한국어는 실제 발음보다 단어의 뜻을 중시하는 한글 맞춤법 대원칙 때문에 문자와 발음이 썩 일치하는 편이 아니다. 이러한 특징은 외국어 화자로 하여금 한국어 듣기·말하기의 난도를 높인다.

가령 '볶음밥'은 [보끔밥]으로, '비빔밥'은 [비빔빱]으로, '김밥'은 [김밥], [김빱] 모두 되고, '새싹육회비빔밥'은 [새'''싸규'''쾨비빔빱/-퀘-](연음만 적용하는 경우), [새'''쌍뉴'''쾨비빔빱/-퀘-]('새싹'과 '육회' 사이에 ㄴ 첨가 현상을 적용하는 경우) 의 변이가 가능하다. 심지어 '밭이랑'은 '밭'이라는 명사에 '~이랑'이 조사로 붙은 경우에는 구개음화를 적용하여 [바치랑]으로 읽어야 하고, '이랑'이라는 명사성 어근이 붙어 합성어를 이룰 경우에는 평폐쇄음화, ㄴ 첨가, 비음화를 적용하여 [반니랑]이라고 읽어야 한다. 표기가 같아도 의미가 다르면 읽는 방법까지 다른 것이다.

각 낱말들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혹은 왜 자신이 생각한 발음과 실제로 들은 발음이 다른지 궁금해하는 외국인에게 답을 하려면 이처럼 각종 음운 규칙들을 동원해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더욱이 그 외국인이 음운론적 설명을 알아듣기 어려워한다면, '그건 원래 그렇게 발음한다', '그건 이렇게 발음해도, 저렇게 발음해도 된다' 하는 식으로 얼버무릴 수밖에 없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그저 발음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현상이기에 다른 언어들에서도 다 나타나는 현상 아니냐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음운 현상이 미약한 언어가 많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언어 중에는 영어가 음운 현상이 특히나 잘 나타나지 않는 편이다. 예를 들어 영어의 'only'는 한글로 표기하면 [온리]에 가깝게 읽는 게 옳으나, 한국어 원어민들은 여기에 무의식적으로 한국어 음운 변동 규칙을 적용해 [올리](유음화)나 [온니](비음화)로 발음하는 경우가 꽤 된다. 'PICK ME' 역시 원어 발음을 의식하지 않는 한국인은 ㄱ을 ㅇ으로 비음화해서 [핑미]라고 발음한다. 물론 이를 알 리 없는 대다수의 영어 원어민들은 이렇게 변화한 발음을 완전히 다른 단어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올리버쌤 역시 이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다.


2.3. 음소 교체를 통한 의미 분화[편집]


한국어는 낱말의 모음, 특히 의성 의태어의 자음과 모음을 바꿈으로써 그 뜻의 세기와 뉘앙스를 바꾸는 일이 매우 흔하다. 이는 아래의 '매우 발달한 의성 의태어'와도 연관되는 점인데, 여기서 설명하는 것은 그 음운론적 특징이다.

'파닥'과 '퍼덕'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자음은 같으나 모음만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꾸었다. 그렇지만 낱말의 세기가 바뀌어서, 전자는 가벼운 날갯짓 소리 내지는 꼴이라면 후자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날갯짓을 나타낸다. '깡총깡총', '깡충깡충', '껑충껑충', '겅중겅중' 따위도 궤를 같이한다. 아예 이들은 자음까지 의미 분화에 관여한 경우이다. 이 같은 특징은 영어와 같은 언어에서는 보기 힘들다.

음소 교체 자체는 다른 언어들에서도 나타나지만, 음소 교체를 통한 의성 의태어의 파생을 놓고 봤을 때, 이는 한국어에서 유달리 많이 발달한 특징이다. 일본어와 한국어를 모두 연구하는 알렉산더 보빈 교수는 한일 두 언어 중에서 이 특징은 한국어 특유의 현상으로, 한국어 못지않게 의성 의태어가 발달한 일본어조차 역사적으로도 전혀 이 같은 특징이 나타난 적이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에 한국어에서는 현대까지도 음소 교체에 따른 파생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2.4. 고저 억양[편집]


한국어는 고저 억양을 지니고 있다. 대개 ○HLH(H: 높음, L: 낮음)의 네 박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두는 격음/경음/마찰음일 때 H, 그 외의 경우 L이 된다.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어두에서 저음인 것
  • 무음 (ㅇ)
  • 비음 (ㄴㅁ)
  • 유음 (ㄹ)
  • 평음 파열/파찰음 (ㅂㄷㄱㅈ)

어두에서 고음인 것
  • 마찰음 (ㅅㅎ)
  • 격음 (ㅍㅌㅋㅊ)
  • 경음 (ㅃㄸㄲㅉㅆ)

자세한 규칙은 한국어의 방언/초분절 음소#비성조 방언의 비변별적 음고 체계 문서로.

한국어의 이러한 고저는 무의미어로 되어있는 문장을 읽을 때도 드러난다. 가령 'kalama'라는 문자열을 읽으라고 하면 한국어 화자는 대개 '칼[H]라[H]마[L]'로 읽는다. 어두 격음을 고음으로 읽는 경향이 무의미어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중국어 모국어 화자에게 읽게 하면 'kal' 부분을 저음으로 읽는 경우가 많다.

현대 서울 지역 한국어에는 저조가 연속할 때 단계하강(downdrift) 현상이 있다. 즉, 긴 문장을 발화할 때 전반적인 피치가 하향곡선을 그린다. 단계하강은 높은 억양이 연속해서 이어질 경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음운 현상이며, 스페인어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의문문이나 평서문 등의 억양은 어말 부분의 고저 변화를 겪는다. 표준 한국어에서 의문문은 어말이 상당히 많이 올라가는 편이다. 이는 중앙어를 처음 접하는 타지역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느껴지는지, 개그콘서트 서울메이트(2011~2012)라는 코너에서는 허경환이 "서울말은 끝말만 올리면 되는거 모르니↗?" 하는 대사가 큰 인기를 끌었다.


3. 의미·어휘[편집]


이 문단에서는 한국어의 표현 및 어휘와 관련한 특징들을 설명한다.


3.1. 친족 호칭이 발달함[편집]


친족 호칭이 잘 발달한 것은 크게 보면 가족주의와 계층적 예절이 강한 나라의 언어 전체의 특징이며, 큰아빠/삼촌과 외삼촌이 구분되고 고모와 이모가 구분되는 관계를 'Sudanese kinship'이라고 하여, 이런 관계를 표현하는 모습은 세계의 언어 중에서 독특한 편이지만 여러 언어에서 존재하는 편이다. 서양에도 튀르키예어, 세르보크로아트어 등에 유사한 모습이 있다. 아랍어, 히브리어도 좀 비슷하다. 당장 한자어인 '형제', '자매' 등의 표현들이 본래 1음절 친족어였던 것들이 통폐합되면서 나타난 것이다.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힌디어와 같은 인도의 여러 언어들 역시 친족어가 대단히 복잡하게 발달했으며, 특히 오늘날 일상 일본어를 기준으로 보면 실생활 친족 호칭 문제는 한국어보다도 복잡하다. 힌디어도 아들이 낳은 손자와 손녀, 딸이 낳은 손자와 손녀, 처형과 처제의 아내를 부르는 명칭도 따로 있고, 여자 사돈과 남자 사돈이 명확히 구분되는 식으로 복잡한 편이다. # 하지만 가족주의적 문화권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언니', '오빠', '', '누나' 및 '이모', '고모', '숙모' 따위의 호칭들을 일상적으로 쓰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 웬만하면 이런 호칭에 나이까지 고려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은데, 큰아버지/작은아버지/삼촌처럼 나이 등으로 갈릴 수 있는 호칭은 저런 언어 중 일부에서도 구분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3.2. 동작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동사의 세분화[편집]


한국어는 '몸에 접촉시켜 놓는 것들', 사물의 동작에 대한 동사를 매우 다양하게 갖고 있다. 이는 그나마 일본어 정도를 제외하면 드문 특성인데, 한국어에는 세세하게 짚어 보면 열 가지 이상은 된다. 극단적으로, 영어로 'wear', 'put on', (드물게는) 'don' 정도면 끝나는 것들이[4] 한국어로는 '입다', '차다', '쓰다', '감다', '두르다', '신다', '걸치다', '메다', '매다', '바르다', '끼다', '걸다', '뿌리다', '붙이다' 등 수많은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5] 일부는 서로 바꿔 쓸 수 있지만 대개 각자의 의미 영역이 있다는 점이 배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매우 헷갈린다. 일본어 역시 착용 어휘가 영어에 비하면 꽤 있지만 한국어만큼 세분화된 고유어를 가진 것은 아니다.[6]

그나마 배우는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만능 동사 '하다' 하나면 이 모든 동사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7]


3.3. 유의어의 잦은 활용이 적은 편임[편집]


이는 특히 영어와 대비되는 한국어의 특징인데, 따라서 이게 꼭 한국어의 특징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범용적으로 쓰이는 언어가 영어인 만큼, 언어의 특징을 논할 때 영어를 기준으로 비교하는 일이 잦으므로 여기에 추가한다.

영어에서는 패러프레이징이라고 해서, 글에서 같거나 유사한 뜻이 반복되면 단어를 반복하지 않고 비슷하거나 같은 뜻을 가진 다른 표현을 쓰는 문화가 있다. 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휘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아이러니하게도 글이 산만해져서 가독성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런데 한국어에서는 정반대 효과가 나타난다. 한국어에서는 글에서 같은 의미가 반복될 때에는 되도록 단어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는 것을 권장하며, 오히려 영어처럼 패러프레이징을 했다간 가독성이 떨어지고 의미가 산만해진다.

여기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선후관계가 있는데, 패러프레이징 문화가 미약하니 그만큼 단어가 가질 수 있는 의미(뉘앙스)의 폭이 좁아지고, 이에 따라 단어를 문맥상 함부로 바꿔 쓸 수 없어서 더더욱 패러프레이징이 어려워지는 효과가 난다고 볼 수도 있고, 반대로 한자어가 많은 한국어 특성상 한자 어근의 고정적인 의미 경향성으로 패러프레이징 문화가 미약해지고, 이것이 단어 의미의 고착화를 유지시킨다고 볼 수도 있다. 좌우지간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유의어 사전(thesaurus)이라는 것을 쓸 일도, 들어 볼 일조차 없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 필요한 단어의 수가 영어를 구사하는 데 필요한 단어의 수보다 훨씬 적을 것 같지만, 또 막상 보면 그렇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어는 단어별로 좀 더 의미가 엄격하기 때문에 조금만 주제나 뉘앙스가 달라져도 다른 단어를 써야 한다. 의미상의 문맥마다 어울리는 단어가 정해져 있다는 소리. 그래서 특정 영어 단어로 다방면의 문맥적 의미를 커버할 수 있을 때 한국어로는 각 문맥마다 단어를 다르게 써 줘야 하는 일이 많다. 요컨대, 같은 의미를 풀어 나간다면 영어에 필요한 어휘 수가 많지만, 조금씩 다른 의미를 풀어 나간다면 한국어에 필요한 어휘 수가 많다. 물론, 그 반대 사례도 많다.


4. 형태·통사[편집]


이 문단에서는 한국어가 단어 구조와 문장 구조, 혹은 그 이상의 측면에서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살핀다.


4.1. 교착어[편집]


파일:M4nNWBR.png[8]

파일:external/img.ezmember.co.kr/12c3e3931836e94d6d258fe9591b6099.jpg
[9]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단어 '흘러간다'의 형태소 분석

한국어는 명사에 조사를 붙이거나, 동사나 형용사에 선어말어미를 여러 개 붙여서 문법을 표시하는 교착어다. 모국어이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겠지만, 사실 한국어 문법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언어를 모국어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난해하다. 유럽인이나 미국인에게는 조사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심지어 앞 문자에 받침이 있는지 여부 때문에 조사의 표기와 발음이 바뀌어 버린다.[10] 물론 많이 쓰이진 않지만 '~으로부터', '~로의' 등의 조사가 조합된 경우도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조사를 이하생략해도 문제가 없다. 이 생략에도 딱히 특별한 규칙이 없으며 생략되었을 경우, 전부 다 문맥으로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 밥 먹어?'라든지.

한국어 용언의 형태론적 구성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동사 중심이다.

어말 활용(종결법, 접속법)
  • 어간-파생-주체 높임-시제-추측-어말
    • 잡-히-(으)시-었-겠-습니까→잡히셨겠습니까
    • 잡-∅-(으)시-∅-겠-는데→잡으시겠는데
    • 잡-∅-∅-∅-겠-는데→잡겠는데
    • 잡-∅-∅-었-∅-는데→잡았는데
    • 잡-∅-∅-었-∅-다→잡았다
    • 잡-∅-∅-는-∅-다→잡는다[11]
    • 잡-∅-∅-∅-겠-다→잡겠다
    • 잡-히-(으)시-었-겠-으나→잡히셨겠으나
    • 잡-∅-(으)시-었-∅-으나→잡으셨으나

파생: -이-, -히-, -리-, -기-, -우-, -구-, -추- 등.
주체 높임: -(으)시-
시제: -았/었-, -(느)ㄴ-
추측: -겠-
종결: -다, -군, -구나, -네, -지 등.
접속: -지만, -(으)ㄴ데, -(으)나, -(으)ㄹ지언정 등.

종결형과 접속형은 기본적으로 구조가 같기 때문에 '-는데' 등의 일부 종결어미는 같은 형태의 접속어미에서 기원했다.[12]

관형법 활용 형태 역시 기본적으로 위 규칙을 따른다. 다만 관형법에서 '-시었겠던+(명사)'와 같은 구성은 잘 쓰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에 '-시었던(셨던)'과 같은 형태는 일상적으로 많이 쓴다.

  • 잡-히-(으)시-∅-∅-은→잡히신
  • 잡-히-(으)시-∅-∅-는→잡히시는
  • 잡-히-(으)시-∅-∅-을→잡히실
  • 잡-∅-∅-∅-∅-을→잡을
  • 잡-∅-∅-∅-∅-던→잡던
  • 잡-히-(으)시-었-겠-던→잡히셨겠던

관형: -(으)ㄴ, -는, -(으)ㄹ, -던.

형태소 조합을 통계학적으로 계산해 보면 이론상으로는 어마어마한 가짓수의 활용 형태가 나타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굴절어와 달리 체계적인 어형 정리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 대신에 위와 같이 체계적인 형태소 배열을 통한 분석으로 접근하기는 용이하다.

  • 하거나, 하거늘, 하거니, 하거니와, 하거드면, 하거든, 하거들랑, 하거라, 하건, 하건대, 하건마는, 하건만, 하건, 하걸랑, 하것다, 하게, 하게끔, 하게나, 하겠-, 하고, 하고는, 하고도, 하고말고, 하고서, 하고서는, 하고야, 하고자, 하곤, 하관데, 하구나, 하구려, 하구료, 하구먼, 하군, 하기, 하기는, 하기도, 하기로, 하기로니, 하기로서, 하기로서니, 하기로선들, 하기에, 하긴, 하길래 등.

이건 어간 '하-' 뒤에 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합쳐진 낱말들만 모아놓은 것이다. 게다가 '하겠-' 뒤에는 방금 쓴 양만큼의 어미가 붙을 수 있다.

  • 예: 하겠거나, 하겠거늘, 하겠거니, 하겠거니와, 하겠으니, 하겠고 등.

또, 대부분의 어미에 조사 '요'를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이것들을 전부 굴절어에서 나타나는 각각의 활용형으로 보면 안 된다는 점. 애초에 뒤에 붙는 어미가 굴절어와는 달리 낱말별로 다르지 않고 일정하다.

조사 또한 인도유럽어족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겐 고역이지만, 선어말어미도 문제다. 대표적으로 '-어-'같은 경우, 앞 말의 '모음'에 따라서 ㅏ인지 ㅓ인지 정해지고, ㅂ 받침이 있는 경우, 적지 않은 /ㅂ/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w]로 바뀐다. 그런데 이 규칙도 아주 단순하지는 않아서 [w] 표기가 'ㅗ'와 'ㅜ'로 갈린다. '곱다→고와'는 성립하는데 정작 '고맙다→고마와'는 성립하지 않고 '고마워'가 되는 것을 외국인에게 설명해보자. 한편 현대 표준어에서는 '-어'가 종결 어미의 대표 정도로 쓰이며 단지 억양으로 평서, 의문, 명령, 청유, 감탄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 예뻐? / 예뻐.
  • 밥 먹었어? / 밥 먹었어.

이 예는 기본적으로 해체이므로 '요'도 마찬가지다. 언뜻 보기에 규칙이 없어 보이는 부분이 실제로 규칙을 의하기보다는 관용적으로 굳어진 부분이라서 그러는지, 아니면 쉽게 찾아낼 수는 없으나 무의식적으로 일정한 규칙을 의하는지 별분하기가 쉽지 않다.[13]

높임법 내지는 이와 비슷한 공손법은 어느 나라 말이나 다 존재하지만, 한국어와 일본어에는 문법 저변까지 침투해 있어서 어렵다. 현대에는 한국인들도 제대로 못 지켜서 '거스름돈 여기 계십니다'라든지 '옷이~ 너무 예쁘십니다' 같은 어색한 존댓말이 등장하기도 한다. 문제는 외국인에게 존댓말을 이해시킬 때다. 문법책에서 '아주 낮춤', '예사 낮춤', '예사 높임', '아주 높임', '해체', '해요'체가 있다고 가르치지만 정작 한국인은 왔다 갔다 한다. '해체'와 '해요체'만 가르치자니 공식 석상이나 한국에서 직장을 구해서 면접을 봐야 되는 사람들은 곤란하다.


4.1.1. 문학적으로 임의의 문법소를 창작하기 용이함[편집]


한국어가 교착어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큰 특징 중 하나로 문법 형태소를 문학적인 용도로 지어내기 용이한 점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문법 형태소란 어미 계열을 말한다. 가장 일반적인 예로 특수한 어미를 들 수 있다. 이는 한국어가 교착어이기 때문이다. 교착어 문서에도 나와 있듯이, 어근 뒤에 제각기 다른 기능을 담당하는 문법 형태소가 줄줄이 붙는데, 이 때문에 임의의 캐릭터성을 위한 음절을 끝에 추가하기만 하면 그 특성이 더해지고 그 앞까지의 문법은 고스란히 보존된다. 현실적으로 쓰기에 부적합할 뿐이지, "어땠겠습니까?""어땠겠습니까찡?"을 비교해 볼 때, 후자라고 해서 '--', '--', '-ㅂ니까' 등의 문법 형태소들이 기능을 상실하지 않는다. 고유 캐릭터성을 나타내는 '-찡'이 추가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국의 창작물에서 문학적인 특별 문법 형태소가 쉽게 등장하는 것은 언어가 모두 교착어이기 때문이다.[14]


4.2. 매우 발달한 의성 의태어[편집]


한국어는 의성어의태어가 매우 풍부하게 발달한 언어이다. 의성어야 어느 언어든 있기 마련이지만 의태어는 상당히 특이한 경우로, 일본어 정도를 제외하면[15] 적어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언어 중에서는 한국어에서 유별나게 발달한 편이다.

워낙 잘 발달해서 의태어를 임의로 지어낼 수도 있다. '꽁기꽁기', '귀염뽀짝', '뿌잉뿌잉', '광광' 등이 대표적이다. 사전에 없는 의태어라도 문맥 속에서 마치 원래부터 있었다는 듯이 의미를 생성하고 대중들에게서 널리 통용되는 점이 특이한 점으로, 영어 등 의성 의태어가 한국어보다 약하게 발달한[16] 언어를 쓰는 입장에서는 매우 신기하고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바로 위의 문법 형태소의 창작 가능성과 합할 경우, 와 같은 문예 영역에서 매우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한국어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창의적으로 활용해 봐야 국내에서나 어느 정도 향유되고 마는 점이 한계이다. 성질이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서양인에게 임의의 의성 의태어와 문법 형태소를 버무린 시를 소개하면 이들이 그 아름다움에 공감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면 장벽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17][18]

이 같은 한국어의 의성 의태어도 사실 자세히 보면 기본적으로 용언(주로 동사) 어근에 특별한 구조를 띠는 접미사가 결합되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19]

  • 구불구불: 굽- + -을[20]
  • 구깃구깃: 구기- + 읏
  • 거뭇거뭇: 검- + -읏
  • 부들부들: 부드- + -을
  • 벌렁벌렁: 벌- + -앙/엉 (ㄹ 첨가)
  • 물렁물렁[21]: 무르- + -앙/엉 (ㄹ 첨가)
  • 울긋불긋: 붉- + -읏 (첫음절 ㅂ 탈락[22])
  • 울룩불룩: 부르- + 욱 (첫음절 ㅂ 탈락, ㄹ 첨가)
  • 얼기설기: 얽- + -이 (ㅅ 첨가)
  • 싹둑싹둑: 썰(?)[23]- + -뚝[24]
  • 데굴데굴: '구르-'와 연관

'(엿가락이)굽다', '붉다', '구기다', '벌다(트다; 벌어지다)' 따위의 용언 어간 뒤에 특정 접미사가 붙고, 그 전체가 첩어 형식으로 늘어난 것이다.

또한 앞서 음운론적 특성에서도 언급했듯이, 음소 교체를 통한 의성 의태어 파생이 대단히 흔한 한국어 특유의 특징 때문에 '고불고불/구불구불/꾸불꾸불/꼬불꼬불' 등의 다양한 꼴 역시 쓸 수 있다.

  • 여린말/센말/거센말: 졸졸/쫄쫄/촐촐
  • 작은말/큰말: 다닥다닥/더덕더덕

위 여섯가지 의미 차이는 절대적인 정의가 불가능하지만 모든 한국어 화자는 이 차이를 구분한다. 자세한 것은 한국어의 의성 의태어 문서로.

안타깝게도 지금껏 국어학 연구가 서구권언어학 이론을 기본으로 해 온지라 한국어 특유의 의성 의태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탐구는 앞으로 더 이루어져야 한다.[25] 특히 위 예시도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의태어의 접미사부는 매우 다양한데, 이에 대하는 심도 있는 고찰이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장 '데굴데굴'만 보더라도 '굴'이 '구르다'와 관련이 있을 법한데 '데-'가 무엇인지, 왜 다른 낱말들과 달리 접두사 형식으로 붙었는지 알 길이 없다.

의성 의태어가 워낙 풍부하게 발달했다 보니, 일상에서도 무언가 표현할 때 의성어나 의태어로 구체적인 동사를 대체하는 광경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냥 위에 있는 걸 전부 설설설 해서 버리면 되지.

파아아악 올라갔다가 화아아악 내려갔다가 아주 제정신이 아니야.

옷이 구겨져 있었으니까 쭈욱 해서 입어 봐.

그냥 버리지 말고 쫘악 해서 버려.

날이 너무 더워서 아스팔트가 짜아아악 눌렸더라.

햇살이 비춘다.

안개가 싸아아악 끼인 게 한 치 앞도 안 보이더라고.


한국어는 특히 의태어가 분화한 언어 중 하나이고, 제3의 의태어 역시 언중 사이에서 통용되는 것이 쉽다.

의성 의태어는 동사와 형용사를 꾸미는 부사이기 때문에 의성 의태어가 적은 언어에서 직역해버리면 꽤 어색해진다. 영어는 의성 의태어 느낌을 가진 동사형용사를 꽤 찾아볼 수 있으나, 이들을 부사로 활용하는 일이 드물다. 그래서 의성 의태어를 곧이 곧대로 번역하면 비문이 되는 일이 잦다.

의성/의태어가 한국어 화자들의 다각적인 어휘 구사 능력의 발달을 막는다며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의성/의태어의 남용이 한국어 표현력을 구태의연하게 만드는 게으른 습관이라는 지적이 일부 작가들이나 전문번역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과학적인 상관관계가 직접 연구된 바는 없다. 지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의성 의태어를 이용한 교육을 시킨 결과 질문 관련 표현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는 있다.#

BTS의 노래에서 '소복소복'이라는 의태어가 나오자 이 말의 뉘앙스에 대해 외국어 화자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4.3. 문법적 성 부재[편집]


한국어에는 문법적 성(性)이 없다. 모든 명사에 성이 있고, 대명사를 그에 맞춰 쓰는 거에 비하면 훨씬 쉽다.[26]

일부는 한국어의 모음조화가 이와 비슷한 것이냐는 말을 하는데, 전혀 다르다. 물론, 둘 다 음운론적 환경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는 얼핏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문법적 성은 통사적인 범위로 영향을 미치는 데 반해, 모음조화는 형태론적 범위에서 그치며, 무엇보다도 문법적 성은 음운론적 범위를 벗어나서 어휘론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게[27]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양성모음 다음에는 어미가 '-아/어' 중 '-아' 계열이 온다고 해서 그 낱말과 문법적으로 관련을 맺는 낱말의 꼴까지 양성형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좀 더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맛 좋은 닭"라고 말할 것을 뒤의 명사 '닭'의 모음이 'ㅏ'로 양성이라고 해서 앞의 관형어 '좋은'까지 양성화해 "맛 좋안 닭"라고 말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유럽어의 문법적 성은 남성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는 남성형, 여성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는 여성형이어야 한다. 형용사뿐 아니라 관사와 복수형까지 문법적 성이 통일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 구인 le grand château(큰 성(城))와 la grande maison(큰 집)에서 le와 la, grand와 grande는 의미적으로 동일한 낱말이고, 단지 château와 maison의 문법적 성에 의해 그 형태가 결정된 것이다. 한국어로 치면 "맛 좋은 그 닭들을""맛 좋안 가 닭달알"이 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중세 한국어에서는 저런 형태가 연상될 정도로 엄격히 지켜졌으니 관점에 따라서는 영어처럼 성이 존재했다 없어졌다고 느껴질 순 있다.


4.4. 조사와 어순[편집]


대체로 격 표지가 없는 언어들이 그렇듯, 한국어에서도 조사를 생략해 버리면 어순이 어느 정도 나타난다. 앞서 예로 든 '나 밥 먹어' 문장에서는 '나'가 주어, '밥'이 목적어가 된다. '밥 나 먹어'라고는 하지 않음을 생각해 보자. 즉, 형태론적 격 표지를 붙일 때에는 이 표지가 의미상은 격을 구별하므로 성분 어순이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격 표지를 생략할 때에는 어순이 격을 구별해 주므로 역시 어순이 비교적은 고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주로 구어체에서 격 표지가 생략되는 때가 많은데, 그렇더라도 부사격 조사는 좀처럼 생략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다른 격과는 달리 부사격은 실제로 학계에서 분류상의 논란이 많은 만큼 그 기능이 워낙 방대해 조사를 생략하면 도통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다른 유럽 언어들을 보더라도 주격이나 목적격은 별다른 표지가 없으면서 부사어 계열은 전치사 등의 표지가 대부분 쓰인다는 점만 보아도 이쪽 계열 표지는 생략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4.5. 전치 수식 구조[편집]


한국어의 수식절과 피수식 체언은 대개 '목적어-서술어-체언'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이 마지막 체언이 다시 주어나 목적어가 되어서 새로운 수식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식으로 수식어에 수식어 덧붙이기를 반복하다 보면 수식어가 굉장히 비대하게 변하고, 문장 전체를 난해하게 만든다. 게다가 이러한 수식어들 여러 개를 하나의 주어에 붙이거나, 이러한 수식어를 붙인 주어가 여럿(다중주어)이라면? 비단 배우는 사람이 갈피를 잡기 힘들뿐만 아니라, 한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번역하려고 해도 굉장히 난감하다.

수식어가 붙는 방향을 볼 때, 한국어는 핵어(core)를 기준으로 왼쪽, 정확히 말하면 먼젓번 쪽에 수식어가 붙는다. 이를 전치 수식 구조라고 한다. 반면에 영어와 같은 인도유럽어족은 반대로 후치 수식 구조를 따른다. 이 둘을 비교해 보자.

1) 영어
  • The man has come.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where his mother was crying.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where his mother was crying while saying good-bye to him.
  • The man has come from the place where his mother was crying while saying good-bye to him with her fingers crossed.

2) 한국어
  • 그가 왔다.
  • 그가 그곳에서 왔다.
  • 그가 자신의 어머니가 울고 있던 곳에서 왔다.
  • 그가 자신의 어머니가 작별인사를 건네며 울고 있던 곳에서 왔다.
  • 그가 자신의 어머니가 행운을 빌면서 작별인사를 건네며 울고 있던 곳에서 왔다.

영어의 경우, 핵심 의미부인 'the man has come'이 쪼개지지 않았으나 한국어로는 '그가 - - - (수식어) - - - 왔다'로 쪼개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영어와 같은 유럽어로는 문장을 뒤쪽으로 끊임없이 불리는 게 어렵지 않다. 무엇이든 새로운 내용만 적절히 낱말이나 문법 형태소를 써서 붙이면 끝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어로 이렇게 했다간 문장이 지저분해지고 끝내 '그가 왔다, 그곳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울고 있던, ...' 이와 같이 매우 정신 사나운 꼴이 나타나고 만다. 문서 편집 프로그램으로 치면, 영어로는 커서가 문장의 끝에 일정하게 유지되는 데 비해 한국어로는 커서가 자꾸 앞으로 돌아가서 수식어를 삽입해야 하는 구조다.

바로 이 구조상의 차이 때문에 영어와 달리 한국어로는 복문을 비롯한 복잡한 수식 구조의 문장을 만들기 어렵다. 정확히 말하면, 원칙상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게 지나치면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아먹을 수 없는 것이다. 이 점을 가장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영어 논문 번역이다. 한번 궁금하다면 영어로 된 전문적인 문서를 찾아서 한국어로 문장 단위로 그대로 옮겨 보자. 심심찮게 문장 호흡이 길어져서 무슨 말인지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려운 한국어 문장이 나올 것이다. 어느 언어든 문장의 핵심은 핵어부를 이루는 주술 관계인데, 한국어는 문장이 복잡해지면 이 핵어가 뚝 쪼개져서 둘의 긴밀성이 떨어진다. 멀리 갈 것 없이 이곳 나무위키의 문서를 자주 편집하는 사람이라도 흔히 느낄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다가 특정 수식어를 집어넣기 위해 왼쪽 화살표나 마우스를 이용해 타이핑 커서를 옮기는 번거로움,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식어를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집어넣어야 의미가 깔끔하게 전달될지에 대한 고민이다. 한국어가 전치 수식 구조을 따르는 언어라서 모든 수식어를 피수식어 앞에 놓아야 하고 수식부가 복잡해져서 의미 전달에 공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입장에서도 이럴진데 한국어를 외국어로 배워서 쓴다면 그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아마 글쓰기를 어느 정도 정식으로 해봤다면 강사교수에게 첨삭 지도를 받을 때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쓰라'는 조언을 듣거나 남이 듣는 것을 본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는 문장을 짧고 간결하게 쓰지 않으면 핵어를 이루는 주어와 술어가 밑도 끝도 없이 멀어져서 문장의 뜻을 파악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영어라고 해서 짧고 간결한 문장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위 예에서 보듯이 수식어가 길어져 봐야 핵어의 주술 짝은 항상 붙어 있거나, 주어 뒤에 관계절이 줄줄이 놓여도 한국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주어와 서술어 사이의 간격이 짧기에 문장이 비교적 길어져도 뜻 파악은 어렵지 않은 편이다.

반대로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방송, 시상식 같은 곳에서 정체를 공개할 때 앞에 수식어를 장황하게 달아서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다.[28] 영어 등의 후치 수식 구조의 언어는 이렇게 할 때 결론이 먼저 나와서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문장을 여러 개로 끊어야 하지만 한국어는 한 문장으로도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다.


4.6. 단수와 복수의 구별이 모호함[편집]


이웃한 일본어중국어와 마찬가지로 단수와 복수의 구분이 모호하다.

한국인은 쌀밥을 주로 먹는다.

한국인은 쌀밥을 주로 먹는다.


복수형은 특별히 복수성을 표시할 필요가 있을 때에만 사용하는 수의적인 어형으로, 오히려 불필요하게 쓰면 영어 번역체가 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영어의 복수 표기는 단어 굴절이나 -s, -es 등을 붙이는 것으로 음절이 불지 않으나 한국어의 복수 표기는 1음절을 온전히 차지하기 때문에 잘못 쓰면 이상해진다. 한국어에서 단수와 복수의 구별이 필요하지 않은 이상은 웬만해서는 단수형을 쓴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사람을 가리킬 때만큼은 단복수가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게 예외적인 특징이다.

저 사람을 봐.

저 사람들을 봐.


위 두 문장은 절대 같은 뜻이 될 수 없다. 정확히 말해서, 위 문장이 아래 문장을 포괄할 수 없다. 그 까닭은 복수화한 명사 '사람'이 말 그대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서술 대상이 사람일 때, 그 대상이 단수인지 복수인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문장 내 어디에도 없을 경우, 반드시 단복수 구별을 해야만 한다.

다음은 문장 내에 단복수 구별 단서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서술 대상이 사람임에도 단복수 적용이 수의적인 경우다.

저기 사람이 셋 있어.

저기 사람들이 셋 있어.


서술 대상이 사람임에도 '셋'이라고 복수임을 알 수 있는 단서가 나왔기 때문에 '사람/사람들'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예로 든 '저 사람/사람들을 봐'에서는 다른 단서가 전혀 없기 때문에 반드시 대상이 사람일 때 단복수 구별을 해 줘야만 한다.

사실 어디든지 '들'이 들어가기만 하면 복수를 뜻한다.

거기서 뭐 하고 계시나.

거기서 뭐 하고 계시나.

거기서 뭐 하고 계시나.

거기서 뭐 하고 계시나.



4.7. 동사와 형용사의 활용 형태가 거의 일치[편집]


한국어에서 동사 활용과 형용사 활용은 거의 똑같다. 심지어 특정 단어에 '-하다'를 결합시키는 조어법까지도 동사와 형용사 모두 동일하게 사용한다.

(동사) 공부+하다
(형용사) 고요+하다

(동사) 유턴+하다
(형용사) 럭셔리+하다

한국어에서 동사와 형용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동사는 명령형, 청유형이 존재하나 형용사는 명령형, 청유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미적으로 형용사 명령형은 존재하지 않지만, 활용 형태상 동사 명령형은 형용사 감탄형과 일치한다.

(동사 명령형) 먹어! - (형용사 감탄형) 예뻐!
(동사 명령형) 공부해! - (형용사 감탄형) 고요해!

그리고 동사는 '-(느)ㄴ-', '-고 있다' 형태의 표현이 가능하나, 형용사는 이 표현이 불가능하다.[29] 그러나 이 명령형, 청유형 활용 및 '-(느)ㄴ-', '-고 있다' 표현 가능 여부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활용은 같다.

그래서 동사와 형용사를 다른 품사로 보지 말고, '동사' 범주에서 형용사를 명령형 활용이 불가능한 '상태 동사'로 분류하자는 소수 이론이 있긴 하다. 외국인용 한국어 학습 교재를 보면 형용사에 대해 '상태 동사'라고 한 교재도 존재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동사'와 '형용사'를 각각 '동작 동사'와 '상태 동사'로 칭함과 동시에, 기존의 '관형사'를 '형용사'로 칭하자고 하는 이론도 있다.

이 점은 심지어 한국어와 문법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상당히 많이 존재하는 일본어와도 크게 차이 나는 부분이다.


4.8. 맥락에 의한 성분 생략[편집]


한국어는 주성분을 생략, 특히 주어를 생략하는 일이 많다. 웬만하면 대부분 주어를 생략하는데, 이는 주어를 꼭 넣어야 문장이 성립하는 영어, 프랑스어와는 큰 차이로, 서양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특히 애를 먹는 부분이다. 이는 한국어가 고맥락 문화권의 언어인지라 많은 부분을 상황적 맥락에 의존하는, 화용론적인 면이 중시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한국어와 같은 교착어 계통이면서 상대적으로 고맥락 문화를 따르는 일본어, 튀르키예어 등에서도 자주 주어를 생략한다. 또한 높임말이 아예 어미에 따라 구분될 정도로 다른 부분에 화자와 청자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기에 그 의미가 명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의 언어들 역시 주어 생략이 잦지만, 이들은 저맥락 문화권인 만큼 한국과는 양상이 다르다. 그리스어나 러시아어, 혹은 스페인어 등 로망스어군 소속들이 그 예인데, 이들 언어는 맥락 때문이 아니라 동사 인칭 변화로 문장의 주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주어를 생략하는 편이다. 가령, 스페인어의 "Ahora no puedo ir a la casa"나, 그리스어의 "Δέν μπόρω να πάω το σπίτι μου τώρα", 튀르키예어의 "Şimdi evime gitmeyebilirim" 라고 하면, 주어가 없음에도 puedo, μπόρω, gitmeyebilirim 이 poder, μπόρω, gitmek 동사의 1인칭 주격[30]으로 파악할 수 있듯이 말이다.[31]

영어가 주어 생략이 어려운 이유는 첫째로 영어가 저맥락 문화권의 끝을 달리는 영국의 언어라서 언어가 맥락을 제대로 담지 못하며, 둘째로 굴절어의 성질을 거의 잃어버려 다른 유럽어들처럼 낱말 자체로 인칭 등의 정보를 알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디 갔다 왔어?", "잠깐 요 앞에 갔다 왔는데요."는 아주 자연스러운 구어체 한국어이지만 이를 영어로 표현할 경우에는 반드시 you와 I라는 주어가 들어가야 해서,[32]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외국인으로서는 주어를 마구 생략하는 한국어가 대단히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략이라고 무작정 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1인칭과 2인칭에는 생략이 많은데, 이는 대화를 하는 경우 쉽게 문맥 파악이 된다.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이 뭐에 대해 말하는지 굳이 안 말해도 되며, 필요한 경우는 한국어도 생략하지 않는다. 예시를 보자.

A: 뭐 먹을래?

B: 짬뽕

A: 난 짜장면


'뭐 먹을래?'는 질문이니 당연히 '청자'에게 하는 말이고, '짬뽕'은 이에 대한 대답이니 당연히 본인에게 하는 말이다. 그리고 옆에 있던 친구는 '난 짜장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짬뽕과 대비를 강조하기 위해서 주어에 보조사를 붙여서 발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문어를 보면 주어가 잘 나와 있는 때가 많다. 하지만 그래도 성분 명시 언어인 영어에 비할 바에는 못 되므로 여전히 한국어를 배우는 영어권 화자 입장에서는 주어 생략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또한, 주어와 목적어와 달리 서술어만큼은 생략하는 일이 많지 않다. 물론, 서술어에서도 조사 '이다'는 생략하는 일이 많지만 그 앞의 핵심 체언은 생략하지 않는 일이 많다. 이 점은 말끝을 분명히 하는 것을 선호하는 한국어의 특징 때문인데, 이 때문에 서술어를 함부로 생략하면 일본어 번역체 느낌이 나게 된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구어에서 통사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 중 하나가 술어의 생략 빈도이다.

한국어: 이제 집에 가야겠어.

일본어 번역투: 이제 집에(가지 않으면)…….


정리하자면, 한국어는 고맥락 문화권의 언어이기 때문에 인칭 등의 정보가 전혀 없어도 주어와 목적어, 특히 주어를 생략하는 일이 많다. 이때 감춰진 정보는 유럽 제어처럼 인칭이나 수가 아닌, 순전히 문맥만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점은 유럽어 화자들에게는 상당한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생략이라도 무작정 하는 것은 아니며, 문맥상 분명한 정보일 때에만 생략하고, 그마저도 서술어 부분은 일본어와 달리 생략하지 않고 분명히 어미까지 끝맺는 것을 좋게 본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


4.9. 말끝을 분명하게 하는 경향[편집]


혼잣말이 아닐 때 말 끝을 분명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지키지 않고 말끝을 안 끝내면 반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선생님: 너 어디 가니?

학생: *얼른 집에 가야. 집에 급한 일이.



4.10. 혼잣말이 문법적으로 판별됨[편집]


한국어는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알려진 언어들 가운데서 특이하게도 혼잣말이 문법적 장치로 쉽게 판별되는 언어이다.

간단한 문장을 예로 들어 보자.

오늘 뭐 먹지?


걔 이름이 뭐였더라?

위 두 문장은 영어로 하면 각각 "what should I eat this evening?", "what was his (her) name?"이다. 보다시피 이 둘은 "오늘 뭐 먹을까?", "걔 이름이 뭐였?"와 겉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딴에는 혼잣말로 써도 옆의 사람은 자신에게 답을 구하고자 묻는 것(직접적인 의문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로는 "오늘 뭐 먹?", "걔 이름이 뭐였더라?"라고 하면 물론 옆의 사람이 대답해 줄 수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직접적으로 답을 요구하는 의문문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같은 동아시아 언어라도 어미와 같은 형태론적 문법 장치가 거의 없는 중국어는 물론이고 심지어 한국어와 유사한 문법적 특성을 가진 일본어조차도 말투의 차이(계층방언)는 얼마든지 내더라도 혼잣말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일은 흔하지 않다.[33] 다른 유명한 언어 중 그나마 베트남어에 이런 문법이 있어 'nhỉ'라는 단어를 문장 끝에 붙여 대답이 필요 없는 문장을 만들 수는 있다. #

당장 한국어에서 존댓말이 이루어져야 하는 대화 상황에서 어느 한쪽이 독백형 어미를 쓰면 반말형이라도 얼마든지 용인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교사: 이번에 네 원점수가 꽤 올랐더구나.

학생: 그래요? 이번 문제가 쉬웠나?

틀린 예1: 그래요? 이번에는 문제가 쉬웠니? (반말 의문문)

틀린 예2: 그래요? 이번에는 문제가 쉬웠나요? (존댓말 의문문)


단, 이때도 비언어적 표현상으로는 제약이 있어서, 이런 상황에서 독백형 문법을 쓰려면 기본적으로 상대방과의 눈맞춤을 피하고 화자 개인적으로 바닥이나 벽, 먼 곳 등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겨서 말해야 자연스럽다. 서로 바라보면서 말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독백과 반대되는 직접적인 발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독백 어투는 반말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상급자와의 대화에서 남발할 경우 상급자로부터 '말이 짧다'는 지적을 들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문법을 배우면 온갖 어미들이 중구난방으로 뒤섞이며 혼란을 겪기 쉽다. 제대로 배우지 않은 입장에서는 '왜 똑같은 기능을 하는 어미인데 이렇게 다양하지? 왜 여기서는 이걸 쓰면 안 되지?' 하고 매우 어려워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특성은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간과하고 넘어가기 쉬운 영역인지라, 한국어 교육론을 배우지 않은 비전문가가 개인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때 특히 심하다.


4.11. 구어체와 문어체의 확연한 문법적 구별[편집]


어느 언어인들 문학 등 창작물을 위한 어휘나 문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는 그 양상이 꽤 뚜렷한 편이다. 이는 이웃 언어인 일본어와도 사정이 비슷한 면이 있는데, 일본의 창작물에서 오레온, 보쿠소녀, 그 외 특별한 어미들이 위화감 없이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위화감이 생기듯이, 한국의 창작물에서도 특정한 표현이 매우 자연스럽게 쓰이는데 정작 현실에서는 좀처럼 쓰이지 않는 것이 많다. 특히 한국어는 종결어미에 이 점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내 방 안으로 한 발짝도 못 오게 해 주마!

내가 만든 요리를 반드시 먹게 해 주지.

위와 같은 문장을 현실에서 진지하게 사용하면 상당히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현실에서는

내 방 안으로 한 발짝도 못 오게 해 줄.

내가 만든 요리를 반드시 먹게 해 줄.

위와 같이 '-아/어'형 어미를 중심으로 발화가 일어나는 때가 대부분이다. '-(으)마', '-지'와 같이 앞서 예로 든 어미들은 현실에서도 다소 장난스럽거나 가벼운 말장난과 같은 분위기에서나 쓰이지, 일상 표현으로 쓰는 일은 웬만해서는 없다. 하지만 현실을 벗어나는 순간 확 달라진다. 게임, 드라마, 웹툰, 소설, 영화, 팬픽, 심지어 국어 시간에 문법을 배울 때 드는 예문에 이르기까지 일단 현실에서 실제로 쓰이는 말이 아니면 '-(으)마', '-지', '-꾸마', '-(으)려무나', '-(으)오', '-' 등 일상생활에서는 쓰긴커녕 듣기도 힘든 어미들이 발에 차일 정도로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다양한 말투는 캐릭터의 개성을 명확하게 구별해주고, 현실에 비해 가상매체에서는 부족해지거나 생략될 수 있는 다양한 맥락 및 어감 정보를 인위적이지만 좀 더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장치 역할을 한다.[34]

이같은 특성은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음과 양 두 가지로 모두 작용할 수 있는데, 어떤 목적으로 한국어를 배우느냐에 따라 갈린다. 우선, 한국어를 순전히 일상 회화 및 생활용으로 배우는 목적이라면 이와 같은 어미들은 거의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한국어 문법을 배우는 난이도 및 부담이 낮아진다. 그 대신 각종 웹툰, 드라마 등의 창작물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각종 가상 컨텐츠까지 향유하고자 한다면 그만큼 배워야 할 문법 사항이 많아지므로 한국어의 난이도가 올라간다. 그 대신, 그 결과로 풍부하고 유연한 언어생활이 가능해진다.

극단적으로 한정하면, 한국에서 별다른 직장 없이 생활하면서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는 등 순전히 간단한 생활용 구어(입말)로만 이루어진 삶을 살고자 한다면 한국어의 난이도는 한국어를 배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영미인이라 할지라도 오히려 쉬운 편일 가능성이 높다. 문법적으로도 주어 등의 성분을 생략하고 어미도 '-아/어' 중심의 간단한 것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정도 수준은 어휘력만 뒷받침된다고 하면 유럽 언어 레벨 기준으로 A1~A2(최대 C2)에 불과하고, TOPIK으로 치면 1~2급(최대 6급)이다. 이 정도의 기초적인 회화 수준은 단어만 꾸준히 외운다면 어떤 언어를 배우든 누구나 쉽게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배우기 쉬운 언어/어려운 언어 따위의 구별이 거의 무의미해진다.[35]


4.12. 다양한 원인·이유 표현[편집]


한국어는 원인 및 이유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및 관련 구문이 매우 세밀하게 발달한 언어이다. 이러한 것은 문법용어로 증거성(evidentiality)라고 한다.
[36]

  • -아/어
  • -아서/어서
  • -(으)니
    • -(으)니까
    • -다(가) 보니
    • -다(가) 보니까
  • -기에
    • -기 때문에
  • -느라
    • -느라고
  • -(으)므로[37]
  • -(느)ㄴ다고
  • -(느)ㄴ 바람에

등등. 한국어에는 이처럼 원인이나 이유를 나타낼 때 쓰는 연결어미가 유독 섬세하게 발달해 있는데, 다 같은 어미는 당연히 아니다. 예를 들어, '-아/어' 계열인 '-아/어' 자체 및 '-아서/어서'는 선어말어미 '-었-'을 취할 수 없지만 '-(으)므로', '-(으)니까' 등은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아/어' 계열 뒤에는 명령절 및 청유절이 올 수 없지만 '-(으)니까'는 올 수 있다. 또한, '-(느)ㄴ 바람에'는 대개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온 원인에 쓴다. 섬세하게 발달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묘하게 달라서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나 어려워한다. 배우는 사람들은 헷갈리고, 가르치는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난감하다. 차이점을 배워도 하도 미묘하니 달달 암기해 놓지 않으면 계속 까먹게 되기도 한다.


4.13. 다양한 양태 표현[편집]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초급 단계에서는 조사의 사용이나 자기네들 언어와 다른 어순, 교착어식 단어 변화 때문에 어려워한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한국어의 형태론적 문법은 꾸준히 쓰면 기계적으로나마 익숙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의외로 열심히만 하면 잘들 극복해 내고 중급 단계로 술술 올라간다.[38] 문제는 중급 이후로 초급에서 마주친 이질적인 문법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어려움을 마주하는데, 바로 한국어의 다양한 양태 표현이다. 아래의 외국어로서 어려운 점에 있는 '문법의 주관성' 항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양태 표현은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 화자가 자신의 감정과 주관을 담아 나타내는 표현으로, 많은 언어에서 양태 표현은 부사 등의 개별 어휘로 나타난다. 특히 영어는 양태가 거의 문법화하지 않은 언어로 영어권 사람들에게 양태 표현이 문법으로 발달한 언어는 특히 어렵다. '-네(요)', '-군(요)', '-구나', '-지(요)', '-잖아(요)' 등 미묘한 태도나 뉘앙스의 차이를 내는 어미가 바로 양태 어미이다.

한국어의 양태 표현은 학술적으로도 아직도 연구 대상이고 그만큼 논란도 많으며,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도 여전히 어떻게 학습자들에게 가르쳐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은 영역이다.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가르치자니 학습자들이 알아듣지 못하고[39] 쉽게 설명하자니 애당초 뉘앙스 차이를 교육하는 것이 안 된다. 한국어 교육 분야에 오랫동안 몸을 담은 사람들도 양태 표현만큼은 접근하기 조심스러워한다.

이 같은 사단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양태 표현이라는 것 자체가 화자의 주관성이 강하게 개입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양태가 부사 등의 개별 단어로 나타난다면 그냥 필요에 따라 그 단어를 쓸지 말지만 결정하면 그만이다. 글을 읽거나 말을 듣다가도 양태 표현이 나왔는데 그게 모르는 표현이면 일단 넘기고 나머지 필수적인 성분으로 알짜 뜻은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의 양태는 종결 어미라는 필수불가결한 문법적 장치의 일부로 설정되어 있어서 일단 말하는 사람이 쓰기만 하면 대놓고 동사의 일부로 등장해 버리는데다가 많은 경우에 종결 어미는 '평서', '의문', '명령', '청유' 중 어느 하나의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40] 양태 표현을 제껴 버리면 문장을 해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의 하나까지 덤으로 놓쳐 버려 해석을 할 수 없어진다.

한국어 양태 표현을 자유자재로 쓰는 것이야말로 한국어를 정말로 잘하는 기준의 하나이다. 또 다른 기준은 감각어(의성어, 의태어)의 자유로운 사용 및 변용, 창작[41]이다.


5. 표기[편집]



5.1. 띄어쓰기 도입[편집]


동아시아 3국인 한국, 중국, 일본의 언어 중 유일하게 띄어쓰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다. 띄어쓰기는 19세기 말~20세기 초, 호머 헐버트 박사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다.

한국어의 띄어쓰기는 완전히 숙지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심지어 신문 기사들에도 띄어쓰기를 틀리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고, 교과서나 각종 책에도 띄어쓰기가 잘못된 사례[42]가 부지기수이다. 이에 관해서는 띄어쓰기 문서로.

북한에서 사용하는 문화어와 조선족이 사용하는 조선어는, "낱말 단위로" 띄어 쓴다는 한국어의 띄어쓰기 규정과는 다르게 "의미 단위로" 띄어 쓰도록 규정되어 있어, 한국어에서는 띄어 쓰는 말을 문화어와 중국 조선어에서는 붙여 쓰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차이는 의존명사의 띄어쓰기로, 남한의 표준어에서는 의존명사도 띄어쓰기를 해야 하지만 북한의 문화어는 앞말에 붙여 쓰게 되어 있다. (예: 할 것이다-표준어, 할것이다-문화어) 앞으로 띄어쓰기 관련 표준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맞춤법을 검사해주는 사이트. 띄어쓰기뿐만 아니라 맞춤법을 바로잡아 주고 그렇게 써야 되는 이유까지 알려준다. 혹시라도 자신이 잘못된 띄어쓰기를 한 건지 의심스럽다면 여기에 문장을 입력해서 검사해 보자.


5.2. 서기 방향[편집]


근대까지는 여느 한자문화권 국가의 언어처럼 세로쓰기고리점, 모점 등 동아시아식 문장 부호를 쓰고 있었으나, 현대 한국어 맞춤법은 동아시아 전통의 맞춤법과 서양식 맞춤법을 절충한 형태로 바뀌었다. 특히 가로쓰기가 도입되면서 근대 이후 한국어 문장은 서양식 맞춤법에 더 가까운 형태로 바뀌었다.[43]

한국에서 서기 방향의 변화는 가히 파란만장하다 할 만하다. 특히 이웃나라인 일본에 비하면 더 그렇다. 일본은 근대 초기 규범적으로 확립한 서기 방향과 이에 맞춘 조판 양식을 현대에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는 한국인의 시점에서는 상당히 이색적이다. 알다시피 한문이 주로 쓰였을 때인 조선 시대는 물론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주로 쓰이는 서기 방향은 우측에서 시작하는 세로쓰기(우종서)였다. 그때에 간간이 발견되는 한글 서간들의 서기 방향도 그랬다. 지금 쓰는 한글이 사실은 우측 시작 세로쓰기를 중심으로 조형되었다는 것은 훈민정음만 보아도 즉시 알 수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지금의 서기 방향인 좌측 시작 가로쓰기(좌횡서)는 상당히 빠른 시기에 최초로 사용되었다. 대개 1895년 국한회어로 간주한다. 이 사전은 한국사 최초의 국어 대역사전으로, ‘국문을 한자나 한문으로 풀이한 말 모음'을 뜻한다. 이 시기 그리고 그 이후에도 다른 사전들은 세로쓰기를 하였는데, 이 사전은 독특하게도 본문까지도 가로쓰기를 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하다.(연구 성과들로 증명된다.) 아주 이른 시기에 좌측 시작 가로쓰기를 시도한 이 사전이 그 이후 서기 방향에 미친 영향은 안타깝게도 크지 않았다. 세간에서는 여전히 우측 시작 세로쓰기를 하고 있었으며, 한국전쟁기에 군사적 필요에 따라 세벌식 타자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적극적으로 좌측 시작 가로쓰기가 쓰였다.

1896년 창간된 독립신문은 당대 보기 드물게 순한글이었으나 서기 방식은 우측 시작 세로쓰기였다. 근대 초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책 또한 지금 기준으로는 뒤에서부터 쓰이는 식으로 철(綴)되어 있었다. 당연히 지금 기준으로는 뒤에서부터 읽어나가야 한다. 이 시기 책은 그동안 조선시대 때에 있던 책과는 다르게 인쇄기에서 나오던 책으로, 지금 보편적인 책의 형태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다. 당시 출판물 시장에서 일본 출판물의 영향은 지대하였고, 서기 방향도 그것의 기준으로 설정되어, 지금도 일본에서는 출판물의 주요 편집 방식인 이단 우측에서 시작하는 세로쓰기가 굳어졌다.

한편 '문립독'이라고 쓰여 있는 독립문 현판이나, '자쓰가리우것든만가리우'라고 적혀 있는 물산장려운동 포스터 등을 예로 들면서 구한말~일제강점기에 우측 시작 가로쓰기 방식(우횡서)이 일부 사용됐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러한 우횡서 방식은 줄글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것은 가로쓰기가 아니라 전통적인 우측 시작 세로쓰기(우종서)법을 그대로 쓰면서 공간상의 이유로 한 글자씩 행갈이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북한에서도 1946~47년 발행한 우표('해방조선'을 '선조방해'로 표기)나 화폐에 이런 표기방식을 찾아볼 수 있었으나 곧 사라졌다.

6.25 전쟁이 한창일 때에는 당연히 일반적인 서적 출판이 쉽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 시기에 눈여겨볼 만한 출판물 중에 삐라가 있다. 세로쓰기도 많지만 가로쓰기를 한 경우도 상당하다. 그리고 해방 직후부터 교과서는 이미 가로쓰기로 바뀌고 있었다. 또한 공병우 박사가 만든 세벌식 한글 타자기는 서양 문자들처럼 가로쓰기만 지원했기 때문에 가로쓰기(와 한글 전용)를 할 수밖에 없었으며,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 협정도 이 타자기로 작성되어 가로쓰기로 되어 있다. 한편 북한은 1948년 정부 수립과 동시에 좌측 시작 가로쓰기를 법제화하면서 신문을 포함한 대부분의 문서가 단시간 안에 가로쓰기로 바뀌었다.

한국전쟁 이후에 출판된 도서에서는 드물지 않게 좌측 시작 가로쓰기(좌횡서)가 시도되고 있었다. 도서 외의 공문서나 사문서는 타자기가 보급되면서 가로쓰기로 빠르게 전환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 들어서는 좌측에서 시작하는 가로쓰기가 일반적인 문서에서 우측 시작 세로쓰기를 조금씩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번역서이든 아니든 많은 책들, 예컨대, 문학서적[44], 일부 잡지[45], 무협지는 세로쓰기를 고수했다. 80년대 후반에야 좌측 시작 가로쓰기가 큰 흐름이 된다. 근대적 출판문화가 시도되었던 1910년대부터 거의 70년 만에 서기 방향 자체가 말 그대로 180도 회전한 것으로, 이렇게 급격한 변화는 문자 생활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시대 책들과 비교해보면 완전히 반대로 글을 읽고 있는 것이다.

이때에는 책도 일본과 다르게 지금기준으로 지금과 같이 앞에서 읽어 나가는 형태가 굳어지게 된다. 그러나 좌측 시작 가로쓰기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 잡지 등에서는 여전히 우측 시작 세로쓰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서 컴퓨터, 특히 PC의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우측 시작 세로쓰기는 설 자리를 크게 잃게 된다. PC의 글 읽기 및 글쓰기 환경은 좌측 시작 가로쓰기에 최적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PC가 미국에서 발명되었기 때문에, 서기 방향도 영어가 쓰는 좌측 시작 가로쓰기에 최적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출판과정이 디지털화되면서 세로쓰기보다는 가로쓰기가 디지털 환경에 더욱 잘 맞았기 때문에 출판물에서 가로쓰기는 그야말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버렸다.

결국 1999년 조선일보세계일보가 마지막으로 세로쓰기를 포기하고 좌측 시작 가로쓰기로 전환함으로써 한국의 주류 출판문화에서 우측 시작 세로쓰기가 소멸되었다. 대중들이 좌측부터 가로로 읽어나가는 것을 익숙해하자, 기존 조판을 포기한 것이다. 즉, 지금은 너무나 익숙한 좌측 시작 가로쓰기가 확고하게 된 역사는 2000년대로 극히 짧다.


6. 기타 반언어적·비언어적 특징[편집]


의외로 한국어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놓치는 요소가 몇 가지 있다. 심지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및 국내의 국어 교육에서도 간과하곤 해서 거의 대부분 한국 드라마를 즐기거나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먼저 발견하고 궁금해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 짧은 시간이 걸리는 무언가를 할 때, 특히 가방이나 서랍 따위에서 물건을 찾을 때 흥얼거린다. 가끔 "어디 보자", "이게 어디 있나" 따위를 즉석에서 노랫말로 붙이기도 한다.[46]
  • 특히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하지 말 것을 경고할 때 숨을 들이쉬며 마치 이 위협하듯 "스읍!" 하는 짧은 소리를 낸다. 혀의 양옆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며 내는 마찰음으로, 종종 끝에 "쯧" 소리가 덧붙는다. 정작 이 둘은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이다. IPA로는 [ɬ↓\(ː)p̚] 정도로 나타낼 수 있다.
  • 특히 크기, 정도, 거리 따위를 강조할 때 발음을 목 쪽에서 마찰시켜 강조한다. '저기'가 "쩌어어어기"로 거칠게 표현되는 것이 그 예이다. "크으으" 따위의 감탄사를 내뱉을 때에도 나타난다. 이 발음은 목구멍 근처에서 낼 수 있는 마찰음이면 무엇이든 다 돼서, 연구개 마찰음, 구개수 마찰음, 심지어 인두 마찰음까지 나온다. 역시 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이다.

[1] 예: 김미령. 2020. 한글 IPA 표기법에 대한 제어. 언어 45. 747-776.[2] 관련 논문 : Hall, Daniel Currie. 2007. The Role and Representation of Contrast in Phonological Theory. Doctoral dissertation, University of Toronto.[3] 주로 자음의 어떤 변별적 자질이 약화되는 동시에 음절의 높낮이에 변별적 자질이 부여되는 것. 대표적인 예로 상고한어에서 중고한어로 넘어갈 때 음절말 자음이 소실되면서 성조가 생기고, 조기중고한어에서 만기중고한어로 넘어갈 때 유성음과 무성음의 대립이 소실되면서 성조가 분화한 것이 있다.[4] 옷에만 한정짓는다면 get dressed, doll up, garb 등도 있다.[5] 단, 영어에서는 'wear'와 'put on'을 구별하지만 한국어에서는 구별하지 않는다는 반대 특성도 있다. 안경을 쓰다, 안경을 끼다 등.[6] 일반적으로 한국어는 고유어에 비해 한자어가 의미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는 편인데, 가끔 예외가 있다. 착용 어휘와 연주 어휘(치다, 뜯다, 타다, 켜다, 튕기다=퉁기다 등)가 그 예이다.[7] '하다'는 범용성이 무궁무진해서 거의 웬만한 동사를 죄다 대신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한국어 동사는 '하다' 하나만 알아도 반 정도는 뜻이 통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치다'를 가격하다/때리다 정도의 뜻으로만 알고 있는 한국어 초심자의 경우 '채팅 치다'를 '채팅 하다'로 말하는 것이 편하며, 그 외에도 공부하다, 강의하다, 구경하다, 게임하다 등등 '하다' 하나에서 파생된 동사가 수두룩하다. 물론, 자연스럽거나 풍부한 어휘 구사는 양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식사하다'와 '먹다'는 어감도 쓰임도 상당히 다르다.[8] 사실 한국어는 교착어이기 때문에 이렇게 굴절어 정리하듯이 정리 하면 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언어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이런 형태소들의 조합은 수학적으로 수백 개 혹은 수천 개가 될 수 있다.[9] 앞에 별표가 있는 것은 그렇게 활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언어학 서적에서는 예시를 위해 의도적으로 비문을 쓸 때 별표를 앞에 붙여서 비문이라는 것을 밝힌다.[10] 어려운 말로는 '음운론적 이형태'라고 한다.[11] '-는데'와 달리 '-는-'이 시제 자리에 가 있는데, 이는 '-았/었는데'의 '-는-'이 기원적으로 어간 '있-' 뒤에 붙은 것이기 때문이다. 즉, '-아/어 있는데'에서 기원했으나 문법화되어 아예 종결 표현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자세한 것은 '--' 문서로.[12] '-는데'는 더 분석하면 '-느-ㄴ-ᄃᆞ-에'로 나눠진다. 동작 선어말 어미 '-느-'에 관형사형의 '-ㄴ', 고대-중세의 의존명사 'ᄃᆞ', 그 뒤에 처소 부사격 조사 '에'가 붙은 것이다.[13] 그러나 기술주의 관점에서는 이런 것이 언어의 퇴화라고 말할 수 없다. 언어학자들이 하는 일이 바로 이런 복잡하고 불규칙으로 보이는 자료에서 일정한 규칙을 최대한으로 찾아내는 일이다. 모두가 일정한 규칙대로 쓰인다는 것은 핵심을 놓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다.[14] 또 한 가지, 한국어는 서술어가 뒤에 오는 구조로, 문법 형태소로 문장을 끝마치기 때문에 '말투'의 차이를 만들기 쉬운 점도 있다.[15] 의성/의태어를 자유자재로 적절하게 사용할수 있다면 최상급의 실력자라 봐도 된다. 단어들이야 외우면 되지만, 의성/의태어는 의미에 그 특유의 느낌과 뉘앙스까지 완벽하게 알아야 실제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16] 물론 영어에서도 한국어와 비슷하게 한 단어를 두 번 반복하는 의태어로 bling-bling, namby-pamby, helter-skelter 등의 표현이 있긴 하나, 한국어에서보다 가짓수는 물론 일상생활 속 사용빈도도 적고, 자유롭게 변용되는 경향도 덜하다.[17] 한국어의 표현을 의미에 가깝게 번역하지 못해서 노벨 문학상이 번번이 좌절된다는 떡밥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주로 색채를 나타내는 어휘를 예시로 드는데, 한국어는 하나의 색깔에도 여러 가지 어휘(정확히는 파생어휘)가 대응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붉다(Red)' 하나에도 '빨갛다', '불그스름하다', '새빨갛다', '시뻘겋다' 처럼 여러 어휘가 뉘앙스마다 다르게 존재한다.[18] 영어에서는 채도나 명도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reddish처럼 -ish 등의 접미사를 붙이거나, ruby red, apple red, claret red등과 같이 합성어로 표현하거나, 아예 scarlet, crimson, vermilion등과 같이 다양한 어원에서 비롯된 단어를 가져와서 사용한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붉다'라는 기본 표현을 이리저리 변주해서 사용함으로써 은근한 느낌을 주는 한국어와는 달리, 단정적이고 구체적인 면이 강하다.[19] 이에 대해 자세하게 논한 저작으로는 조현용(2016)의 '한국어 의태어의 어원 고찰' 서적을 인용하면 좋다.[20] 입술소리 'ㅁ, ㅂ, ㅍ'과 'ㅡ'가 만나면 'ㅡ'가 'ㅜ'로 바뀐다. 이를 원순모음화라고 한다.[21] '물, 묽다, 무르다, 물렁물렁, 맑다, 말랑말랑' 모두 같은 어원을 공유한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22] 반복되는 말에 변화를 줘서 운율을 넣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있는 평범한 현상이다. 영어에는 'itty bitty, hokey pokey'가 있다.[23] 다만 '싹'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으므로 이미 '썰-'에서 '썩'이 도출된 이후 '썩'과 '뚝'이 합쳐진 것일 수 있다.[24] '뚝 끊기다.'의 부사 '뚝'과 같을 것으로 추정된다. 의미 자질은 '+단절'이다.[25] 당장 앞서 소개한 논문의 발행 연도도 2016년이다. 실컷 한국어의 특징으로 의성 의태어의 풍부한 발달을 예전부터 말해 왔는데도 학계에서 늦어도 너무 늦게 심도 있는 조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26] 물론 가족 호칭/지칭은 매우 어렵다. 이에는 관해서 호칭 문서로.[27] 이탈리아어 등의 유럽어들을 배워 보면 알겠지만, 단순히 음운론적 조건이 문법적 성의 전부가 아니다. 분명히 형태상으로는 여성인데 문법적 성이 남성이거나 그 반대일 때가 존재한다. 이는 문법적 성이 음운론적인 범주에서 따질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반해 알타이 제어의 모음조화는 철저히 음운론적 측면에서만 적용된다. 괜히 '모음' 조화가 아니다.[28] 대표적인 사례로 코미디언 엄용수 씨를 들 수 있는데, 그의 주된 개그 레파토리가 "저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보살펴주시고... (각종 수식어를 약 30여 개 정도 나열) ...해 주시는 여러분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실제 사례[29] 동사는 움직임을 나타내지만 동작의 상태(완료, 진행, 예정 등)를 기본적으로 내포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동작 상태 지속, 진행 형태의 활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형용사는 상태, 성질을 나타내기 때문에 의미에 기본적으로 이미 특정 상태의 지속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형용사 진행형(~고 있는, ~고 있다)은 특별히 따로 존재할 필요가 없다. 이로 인해 관형사형 전성 어미 '-(으)ㄴ'은 동사에서는 완료상을 의미하나 형용사에서는 진행상을 의미한다. (예뻐진 얼굴(동사:예뻐지는 동작 완료 상태)vs예쁜 얼굴(형용사:예쁜 성질의 지속 상태))[30] 튀르키예어에서는 가능격이라고도 한다.[31] 프랑스어 같은 경우도 스페인어같이 주어의 인칭과 수에 따라 동사가 변화하지만, 철자로는 확실히 구별되는 것과 다르게 발음상으론 구별이 안 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주어를 생략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먹다란 뜻의 1군 동사 manger의 1인칭 단수, 2인칭 단수, 3인칭 단수, 3인칭 복수의 철자가 다 다르지만(mange,manges,mange,mangent/1인칭 단수와 3인칭 단수는 같음) 발음은 같다.[32] 물론, 구어체에서는 생략하는 일이 많다. 특히 1인칭은 구어체에서 흔히 생략하거나, 거의 생략하다시피 우물거려 말하는 일이 많다.[33] 예를 들어, 일본어의 의문형인 '-か'는 한국어로는 직접 의문형인 '-니', '-냐'도 되지만 독백형인 '-ㄴ가', '-ㄹ까'도 되며, 의문형 보조적 연결어미인 '-지'의 뜻으로도 쓸 수 있다. 가장 사람들에게 익숙할 만한 예로 '~かも(~일지도)'가 있다.[34] 단, 불과 20세기 초중엽만 해도 이런 표현들은 실제로 구어체로서 일반 언중에 의해 생명력을 갖고 사용되었다. 한국어의 변화 속도 및 사회의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탓에 저런 말투들이 도태되었을 뿐.[35] 하지만 스페인어 등 유럽의 언어들은 겨우 이 정도 걸음마 단계에서도 문법적 성, 단복수 등을 따져 써야 하지만 한국어는 따질 게 없다시피하므로 이 단계에서는 한국어가 확실히 배우기 쉬울 수 있다. 한글 및 발음만 착실히 익히면 딱히 중국어처럼 불규칙적인 성조 따위를 마주할 일도 없으니 어찌 보면 중국어보다도 쉽다.[36] 물론 다른 언어들에서도 증거성을 표현할 수 있다. 영어는 원인과 이유를 나타내는 구어로 so, because (of -ing), for -ing, out of -ing, by -ing, from -ing, thanks to someone -ing, due to, therefore, 문어로 accordingly, thus, on behalf of, owing to, on account of, in the wake of, for the sake of 등이 있으며 모두 의미가 미묘하게 다르다. 그러나 영어는 evidentiality를 표상하지 않는 언어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별개의 표현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루어진다. 미래시제가 없는 한국어에서 "-(으)ㄹ 것"이라는 형태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37] '-으(ㅁ)' 활용에서 분화했다.[38] 한국인이 스페인어 등의 서양의 굴절어를 배워도 열심히만 하면 초급~중급 단계까지는 의외로 잘 극복하는 것과도 같다.[39] 당장 한국어 교원을 위한 유사 문법 해설서만 봐도 한국인이 읽어도 복잡하다.[40] 한국어가 굴절어(융합어)는 아니지만, 이게 바로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의 굴절어를 배울 때 단어 형태별 의미나 기능을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어미 하나가 여러 뜻을 겸하기 때문에 처음 보는 동사 활용이라고 대충 넘겨 버리면 문장 해석 자체가 안 된다.[41] 위의 '매우 발달한 의성의태어'에 나왔듯이 한국인들은 사전에 없으면서 제3자가 단박에 이해할 수 있는 감각어를 곧잘 만들곤 한다.[42] 이 경우에도 '잘못'(옳지 않은 일)과 '잘 못'(제대로 못한 일)에 따라 뜻이 달라지므로 사람들이 잘못 사용하기 쉬운 함정 중 하나다. 참고로 저건 말할 때도 끊어 말하는 편. 또한 여기서는 동사 ‘잘못되다’의 활용형이 쓰였으므로 띄어 써서는 안 된다. [43] 심지어 고리점, 모점은 2015년 겨우 유지하고 있던 세로쓰기 문법에서 빠져버려 동아시아 국가에서 유일하게 고리점과 모점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44] 이 시대 주요문인들의 소설집, 시집 들은 거의 다 세로쓰기로 출판되었다. 그리고 이 시대에 한참 유행했던 세계 문학 전집도 어김없이 세로쓰기로 되어있다.[45] 신동아, 월간조선등 전문잡지 일부에서 계속 세로쓰기를 사용했었다.[46] 영어에도 비슷한 게 있는데, 'guess what?'이나 'it's going to be sunny' 따위의 문장을 살짝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말할 때 점점 올라가다가 끝에서 살짝 톡 떨어뜨리는 음조로 말하는 것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영어를 자주 접해 봤다면 이게 무엇인지 쉽게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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