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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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심리학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서 및 대중매체 등을 통해 널리 퍼졌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들. 즉, 대중적 오해, 대중매체의 곡해, 흥미 위주의 곡해로 인해 만들어진 유사과학이다. 심리학 비슷하게 생겼지만 심리학이 아니다.
2. 상세[편집]
우선 대중심리학의 생산자들이 의도적으로 심리학의 내용물을 곡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첫째 원인이다. 흔히 책장사나 강연, TV프로그램 등에서 접할 수 있으며, 심리학의 이름을 내걸고는 있지만 실제 심리학과는 무관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미 정립된 하나의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이라는 권위를 빌려다가, 아무런 과학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자의적 주장을 정당화하는 데 쓰인다.
다른 원인으로는 심리학의 연구방법론적 특성에 대한 대중적 불신을 들 수 있다. 심리학, 즉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것은 종래 인문학의 범주에 속했으나, 1879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빌헬름 분트(W. Wundt)가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이라는 세계를 열었고, 거기에다 1950~60년대 이후 과학적 방법론이 인간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강력한 방법론이라는 인식이 영미권 지성세계를 휩쓸었다. 곧이어 찾아온 인지혁명은 이전까지만 해도 간신히 가늠할 수나 있었던 인간의 정신활동을 계량화, 가시화하여 보여주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도입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과 같은 최첨단 장비들은 인간의 뇌에 대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구실 밖에서 살아가는 일반 대중들은 여전히 인간의 마음은 과학으로 들여다볼 수 없다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무엇보다도, 심리학이 주로 다루는 주제들은 이미 평범한 일반인들도 그들의 삶을 통해 나름대로의 정의와 통찰을 내린 주제들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원인이다. 이미 익숙하게 느껴지는 주제에 대해 과학자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일반인들도 자신들의 경험과 직관에 비추어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기억, 지각(perception), 학습, 발달, 지능과 같은 주제들이 바로 그러한 사례다. 심리철학자 대니얼 데닛은 인간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통찰과 설명을 "지향적 태도"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그 외에도 자본주의의 논리로 인해 선정적이고 흥미로울 것 같은 몇몇 심리학의 파편, 예를 들면 스톡홀름 신드롬이나 뮐러-라이어 착시처럼 대중적이고도 재미있는 사례들만을 접하는 환경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심리학을 자기 자신의 성찰과 인간이해의 도구로 쓸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정보의 바다에서 섣불리 관련지식을 접하게 되는 문제, 일부 자연과학도들이 사회과학에 대해 갖고 있는 경성과학적 편견 역시 문제를 심화시키는 주된 요인 중 하나이다.
보수 개신교계에서도 대중심리학에 기반한 기독교상담학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소인데, '인간적인 요소'를 곁들여 성경의 무오성은 물론, 기독교 교리를 뒤흔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3. 종류[편집]
여기서의 종류는 실제 학술적 논의와는 무관하며, 나무 위키에 한정하여 비슷한 것들끼리 묶어보기로 한다. 심리학에 대한 오해들도 있지만, 심리학이라는 세계에서 다루어지는 여러 아이디어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도 있다.
참고로 많은 내용을 "유혹하는 심리학(Scott Lilienfeld 외 3인, 타임북스, 2010)"에서 발췌하였다.
3.1. 밑도 끝도 없는 오해[편집]
- "심리학? 그거 뭐 레드썬! 이런 건가?"
심리학과 재학생들을 가장 빡치게 하는 한마디. 특정인의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은 초능력의 영역이라 불가능하다. 그리고 학문적으로도 논문을 쓸 거리가 아니라서 학자들의 관심사에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심리학자들이 쓰는 논문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심리적 기반원리를 찾아내고자 하는(nomothetic) 시도에 가깝다. 이를 위해 심리학은 통제와 처치 등을 활용하는 실험법을 그 방법론으로 채택하고 있다. 심리학의 다양한 분과 중에서도 상담심리 쪽에서 이런 말을 많이 듣는데 실제 상담심리 실습 과정에서는 다리를 꼬고 의자에 척 기대 앉으면서 '당신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군요'가 아니라 '당신이 어떤 생각/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제게 알려주세요'라는 뉘앙스의 질문을 많이 하도록 훈련 받는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심리학을 너무 얕볼 필요는 없다. 특정 상황에서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어떤 생각이 떠오르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관찰자는 상황을 보고 생각을 예측할 수 있다. 그리고 특정 상황에서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고 있다면 관찰자는 신체를 검사하고 생각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독심술이라 부른다. 범죄심리학만 따지자면, 전자가 하는 일이 프로파일러이고 후자가 거짓말탐지기이다.
물론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완벽하지는 않다. 프로파일러의 생각과 달리 행동할 수도 있고, 훈련을 통해 거짓말탐지기를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숙련된 관찰자가 이런 수단을 여러 개 사용하면 정확도가 점점 높아진다..일례로 민간군사기업에서는 아프간에 가는 미군에 인류학자를 패키지로 팔아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미군을 상대로 사기치려는 시도를 잡아내어 폭탄테러의 위협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특히, 정보기관에서는 특정인의 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평생동안 한 지도자의 모든 행적을 관찰하고 육성을 들어 가면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3.2. 심리학의 범위[편집]
종합적으로 보자면, 프로이트는 현재 언어적 기반 상담치료의 기본이 되었으며, 치료적으로도 유효한 분야 중 하나이긴 하다. 또한, 현재 뇌신경과학과 연계하여 연구를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여전히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으며. 그 실효성과 실용성이 부실한 탓에 굳이 심리학에서 정신분석적 치료는 매우 약해지고 있다.
- 심리학은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조언해주기 위한 학문인가?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은 두 가지 정도를 짚어볼 수 있다. 첫째, 심리학의 간판을 내건 대중 강연사들과 상담가들이 심리학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오해하는 경우이다. 둘째, 영화 굿 윌 헌팅에서 그려지는 것과 같은 인본주의 심리학의 상담기법들이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하면서 오해하는 경우이다. 실제로 해당 영화의 명대사인 "It's not your fault." 는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으나, 이것만 믿고 심리학과에 진학한 학부생들이 아세틸콜린이니 편도체(amygdala)니 하는 용어들 앞에 좌절하곤 한다.
오히려 심리상담사는 내담자의 증상에 따라 상담자가 전문 병원으로 가는 것을 연결해주거나 내담자가 이미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면서 상담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부 과정부터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 약물 이름들과 작용기전을 달달 외워야 한다. 그리고 심리상담사들은 따뜻한 조언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당장 REBT 상담기법만 해도 상담 중에 논박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폰조 착시(Ponzo illusion)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지각의 항등성(perceptual constancy)에 대해 의미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지만, 해당 착시 그림을 보고 "와 신기하네"로 끝내버리면 심리학의 본질을 놓치고 마는 것이다.
또한 로르샤흐 검사나 주제통각검사(TAT)와 같은 검사들 역시 이미 심리학자들이 여러 한계점을 지적했고, 따라서 이런 류의 심리검사를 할 때에는 이를 감안한 보완 연구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적지 않은 검사들은 검사자 또는 피검사자의 주관성이 개입되거나, 피검사자가 검사자를 속이는 문제가 고질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태이다. 최면 요법도 마찬가지 맥락.
3.3. 자기계발서[편집]
- "심리학자들이 말하길 어쩌고저쩌고... 따라서 남보다 노력하는 만큼 그 열매를 얻게 될 것이다."
3.4. 대중심리학에 혹한 심리학과 지망생[편집]
이런 대중심리학에 혹해서 "좋아, 내 길을 찾았어! 난 앞으로 심리학을 전공할 거야!" 라고 각오를 다지는 안타까운 사례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개발서나 대중 교양서로 심리학 비슷해 보이는 것을 공부하기보다는 다음을 추천한다.
- 원격대학이나 정규 대학에서 제공하는 심리학개론 인터넷강의를 들어보거나, 정식 학술서적 심리학 개론 책을 읽어본다. 4년동안 지겹게 공부할 분야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30시간 정도의 시간투자가 그리 손해는 아닐 것이다. 한국심리학회 홈페이지에서 지망생들을 위하여 추천도서 리스트를 준비해두고 있다. 자신의 현재 처지와 관심있는 분야로 2단계 필터링을 해서 목록화하므로, 미래의 심리학도를 꿈꾸는 중학생 및 고등학생 꿈나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적어도, 이상한 자기개발서나 '마음을 위로하는' 책 정도를 읽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 심리학과 졸업장만 따서 나갈 계획이 아니라 심리학으로 직업을 갖거나 심리학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통계학은 필수이다. 심리학이 사람의 심리를 연구할 때 많은 부분이 통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많은 심리학과 학부생들이 "이건 내가 원하던 공부가 아니야" 라며 좌절한다. 통계학을 하고 싶지 않다면 심리학 대신 다른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
- 심리학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 역시 필수이다. 심리학계에서 권위있는 논문의 80% 이상이 서구권 선진국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많은 심리학과 대학원생들이 언어의 장벽에 막혀서 좌절한다. 일단 산더미 같이 쌓인 영어 문헌들을 수용하거나 비판하며 내 것으로 소화해야 하는데, 이게 안 되면 두각을 드러내기는커녕 중간도 따라가지 못하고 낙오하고 마는 것이 이 바닥이다. 영어를 읽고 싶지 않다면 연구자가 되지 않는 것이 좋다.
- 심리학을 좋아한다고 해서 꼭 심리학을 전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열망이 전공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면 학부 전공은 자신이 원하는 다른 전공을 취득하고 부전공, 복수전공, 학점은행제, 독학학위제, 사이버대학 등을 통해 심리학과 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니 "난 반드시 심리학과를 가야 해"라거나 "난 절대 심리학과를 가서는 안 돼" 같은 극단적인 판단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판단하는 게 좋다.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교육학과, 사회복지학과, 유아교육과를 전공하며 간접적으로 접하거나, 경영학의 조직행동론 등을 통해 심리학적 지식들을 현장에 응용한다면 오히려 더 즐겁게 공부할 가능성이 있다.
3.5. 심리학자들의 절규(?)[편집]
심리학 교수들은 대중심리학을 매우 비판한다.
"놀랍게도 이렇게 알려져 있지 않은 지식이 바로 심리학이라는 분야다. 내가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할 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중략) 겉으로는 대중매체의 상당한 주의를 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심리학이라는 영역과 대부분의 일반 대중 사이에는 장막이 쳐져 있다. 대중매체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심리학적" 지식이라는 것은 대체로 착각이다. 많은 서점의 "심리학" 서가에 꽂혀 있는 대부분의 책들이 심리학계에서는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쓰여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중매체가 "심리학자" 라는 딱지를 붙여주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심리학회에서는 "심리학자" 로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겉으로 보기에 심리학 "전문가" 인 듯한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이라는 영역이 지식을 축적해 나가는 데 아무런 공헌도 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심리학적" 주제에 쏟아붓는 대중매체의 요란스러운 관심은 그저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심리학 영역에서 진정으로 성장해 가는 데이터베이스를 흐리게 만드는 역할도 한다. 일반 대중은 어느 것이 심리학이고 어느 것이 심리학이 아닌지를 확신할 수가 없으며, 심리학적 주장에 대해 독자적인 평가를 내릴 능력도 없다. (중략)
학기말에 최종적으로 개관할 때 또는 개인 면담시간에 교수는 첫 강의시간이라면야 예상할 수 있지만 14주 동안 심리학적 사실들을 소개한 후에는 예상할 수 없는 질문을 듣고는 쇼크를 받아 낙담하게 된다. 예컨대 '그렇지만 심리학 실험은 실제가 아니잖아요. 실험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심리학은 화학과 같은 진정한 과학은 될 수 없잖아요, 안 그런가요? 그런데 저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심리치료사가 우리 교과서에 쓰여진 것과는 반대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거든요. 내 생각에 이 이론은 멍청해요. 내 남동생은 이 이론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 실험은 심리학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심리학은 단지 상식일 뿐이고요. 불안이 무엇인지는 누구나 다 아는데, 그것을 정의하느라 애쓰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심리학은 단지 견해의 문제가 아닌가요?' 많은 학생들에게 있어서 심리학의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만 가지고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암묵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K.E.스타노비치 외, 《심리학의 오해》(How to Think Straight About Psychology), 6th ed., (신현정, 혜안, 2003, 서울), pp. 9~12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는 심리학 지식이 대부분 진실이 아니다.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심리학 자료 대다수가 신화와 오해들로 가득 차 있다. 요즘 같은 정보 과잉 시대에는 심리학의 '오해' 도 올바른 지식 못지않게 널리 퍼져나간다. 안타깝게도 대중심리학에서 진실과 허구를 구별하는 어려운 작업에 본격적으로 도전한 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은 자기계발 비법을 전수해준다는 '구루' 나 TV 토크쇼 진행자나 자칭 정신건강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고, 또 이들은 '온전한 진실' 과 '절반의 진실' 과 '명백한 거짓' 이 뒤섞인 심리적 처방을 남발한다. 우리는 심리학의 신화를 진실과 구별해 주는 믿을 만한 길잡이 하나 없이, 오해의 밀림에서 길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대중심리학의 유명한 신화들을 믿다가는 인간 본성을 잘못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가령,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억압한다" 는 잘못된 심리학 지식을 믿게 되면, 있지도 않은 어린 시절 외상 경험을 캐내느라 일생을 허비할 수 있다. (중략) 이성을 만날 때 "정반대인 사람에게 끌린다" 는 잘못된 정보를 믿으면 성격과 가치관이 전혀 다른 영혼의 동반자를 찾아 헤매다가 뒤늦게야 "그런 조합이 나에게 어울리기는 힘들다" 는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 결국 이들 심리학적 오해는 문젯거리다. (중략)
이 책에 소개하는 신화가 오히려 현실에서 강력한 호소력을 지니는 이유는, 사람들이 그럴듯하다고 여기는 인간 본성에 관한 폭넓은 관점과 들어맞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뇌의 10% 만 쓴다는 거짓 믿음은 "인간은 지적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 는 믿음과 연결된다. 또 "낮은 자존감이 부적응의 주된 원인" 이라는 거짓 믿음은 "자신감만 있으면 뭐든지 성취할 수 있다" 는 믿음과 일맥상통한다."[1]
S.릴리언펠드 외, 《유혹하는 심리학》(Common Traps of Psychology), (문희경 외, 타임북스, 2010, 서울), pp.10~12
" '그래, 무슨 공부를 하시죠?' 누군가가 묻는다. 상대방은 물리학과의 새 주임교수다. 불행히도 '인지신경과학자입니다' 라고 대답하면 상황을 지연시킬 뿐이다. 그래서 내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열심히 설명해 주면, 상대방이 하는 대답은 이렇다. '아하, 그러니까 심리학자로군요!' 그녀의 얼굴에 떠오르는 표정을 해석하자면 '진짜 과학을 하는 건 아니란 말이네요' 정도가 된다.
인문학 교수가 대화에 끼어들면 화제가 정신분석으로 이어진다. 그녀의 제자 가운데 한 명이 '프로이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 그렇다고 해서 프로이트가 인간의 정신에 대해 말한 많은 추론들이 대부분 헛다리 짚은 것이라 말하여 파티장 분위기를 망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중략)
'프로이트가 문학비평에 끼친 영향은 대단하겠죠.' 나는 인문학 교수에게 말한다. '하지만 그는 과학자가 아닙니다. 증거에 전혀 관심이 없으니까요. 저는 심리학을 과학적으로 연구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기계적 이성이라는 괴물을 통해 우리의 인간성을 말살하는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중략) 결국 과학 전공자든 문학 전공자든 나에 대한 반응은 똑같다. '과학은 정신을 연구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C.프리스, 《인문학에게 뇌과학을 말하다》(Making Up the Mind), (장호연, 동녘사이언스, 2009, 파주), pp.16~18
"혹자는 심리학이 단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전문용어로 포장하여 진술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할머니도 알고 있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멋진 방법을 사용하고 돈을 받는다는 사실 말고, 도대체 새로운 것은 뭐가 있나요?' 또 다른 사람들은 직관을 맹신함으로써 과학적 접근에 조소의 눈길을 보낸다. '직관적 경영' 의 주창자들은 사원을 고용하거나 해고하거나 투자를 할 때 통계적 예언들을 무시하고 직관에 눈을 돌리라고 강요한다. 영화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처럼, 우리 내부의 힘을 신뢰하여야만 하는가? (중략)
과학은 대부분의 허무맹랑한 아이디어들을 영구운동 기계, 기적의 암 치료제, 과거로의 영혼 여행 등과 같이 잊혀진 주장들로 가득 찬 유형지로 추방시켜 버린다. 실제를 환상과 구분하고 사실을 넌센스와 분리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적 태도, 즉 회의적이지만 냉소적이지 않으며, 개방적이지만 잘 속아 넘어가지 않는 태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학자로서 심리학자들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회의적 태도를 견지하고 행동의 세계에 접근한다. 이들은 다음의 두 물음을 끊임없이 던진다. 무슨 뜻이죠?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기업의 좌우명이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 주어라' 라면, 과학의 좌우명은 '증거를 보여 주어라' 이다."
D.G.마이어스, 《심리학개론》(Psychology), 8th ed., (신현정 외, 시그마프레스, 2010, 서울), pp.21; 24~25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생활이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해질수록 터무니없을 정도로 단순화된 생각을 추구하는 우리의 욕구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중략) 지금 우리는 그 어떤 시대보다 방대한 양의 정보 속에서 살아간다. 수많은 위치에 따른 수많은 정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혼란스러운 정보를 단순하게 정리하는 작업, 즉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이 절실히 필요해진 것이다.
그러나 엉터리 심리학의 중요한 단점은 이것이 별자리 운세보다도 훨씬 덜 정교하고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질서에 대한 갈망이 너무나 급박한 나머지 우리는 동그란 못을 네모난 구멍에 억지로 밀어넣으려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2차원적 분류법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만다. 우리는 배우자의 일부 특징들에 집착하며 상대방이 실제로 화성이나 금성에서 왔다고 증명하려 하면서, 실제로 그 특징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행동을 하면 애써 무시해버린다. (중략)
우리를 가르치고 일깨워준다고 주장하면서, 사실 엉터리 심리학은 끊임없이 우리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만든다. 또한 그것이 더욱 안전하다고 느껴진다는 이유로 현실에 대한 편협한 시각에 만족하게 만든다."
S.브라이어스, 《엉터리 심리학》(Psychobabble : Exploding the Myths of the Self-Help Generation), (구계원, 동양북스, 2014, 서울), pp.15~16
3.6. 다양한 왜곡과 오용[편집]
여기서는 심리학에서 정상적으로 다루어지거나 다루어진 적이 있는 주제들이 심리학의 바깥 대중의 영역에서 심리학의 탈을 쓰고 어떻게 오용되는지를 약간 살펴본다.
- MBTI 관련 오용사례
- 폭력성의 관찰학습 관련 오용사례
- 진화심리학 관련 오용사례
- 긍정심리학 관련 오용사례
긍정심리학은 최근 들어 심리 전문가나 상담을 요구하는 계층이 이전까지 주요 수요자였던 '병리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접하는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문제를 가지고 오는 경우로 늘어났기 때문에 이런 일상 생활을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 및 연구를 위해 성장한 분파이다. 이런 분야를 공부해 보면 앞에 나온 적용가능 대상과 한계를 명확히 하고 있고 혹시 내담자의 문제가 심각한데 본인이 자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반드시 병원이나 전문적으로 심리학적 병리를 다루는 훈련을 받은 전문가/기관으로 넘겨야 한다고 배운다. 예를 들어 중요한 시험 전에 마음이 심란한 "모든" 학생들에게 항우울제나 항 불안증약을 처방할 수는 없지 않는가. 이런 사람들에게는 전문 상담가가 아닌 주변 지인들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 정도도 큰 힘이 되기도 하니 훈련받은 전문가들이 이런 역할을 좀 더 광범위하게 지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대상이 환자가 아니다 보니 일반인들이 가볍게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고 그만큼 오해와 왜곡이 일어나거나 뭣도 아닌 전문가가 남발할 확률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 공포증 관련 오용사례
- 반정신의학 관련 오용사례
- 직관 관련 오용사례
- 기타 심리학적 용어 오용사례
3.7. 심리학이라는 정원의 흔한 잡초들[편집]
이하의 모든 진술들은 널리 알려져 있는 심리학 관련 편견 및 고정관념들 중 그 과학적 근거가 아주 없거나 굉장히 부족한 것들이다. 심리학은 이하의 진술들에 대한 그 어떤 긍정적 언급도 하지 않는다..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명제들도 있지만 아예 다루는 분야가 아닌 명제들도 있다. 대답은 NCND.항목명은 이하의 진술 중 "인간은 인간의 뇌의 1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에 대한 맥버니(D.McBurney)의 일침에서 따온 것.
심리학에 대한 오해라기보다는 정치사회적 편견이나 단순한 일상이론, 미신, 스테레오타입에 해당하는 사례들, 심리학의 영역이라고 보기 힘든 주제들까지 무분별하게 추가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즉 심리학적 근거가 미약하거나 없으면서 이론적 근거가 있는 양 대중적으로 널리 퍼져 있고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들만 기재할 것.
(가나다순)
- 긍정적 태도를 지니는 것만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
- 기억상실증에 걸리면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게 된다.
근데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다.
- 꿈의 상징해석을 통해서 무의식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통찰할 수 있다.
- 난독증 환자들은 글자를 거꾸로 읽는다.
➜ 흔한 노력드립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의 귀인(attribution)이라는 개념은 일견 "노오력을 하란 말이야!" 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지만, 귀인의 권위자인 버나드 와이너(B.Weiner)는 그렇게 무분별한 노력드립은 오히려 심리치료 대상이라고 본다. 그의 요지는, "내가 못하고 내가 실패하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노력드립을 치는 건 괜찮고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남이 못하고 실패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노력드립을 함부로 쳐서는 안 된다" 는 것으로, 그는 80년대에 이미 각각의 노력드립에 대해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심리적 모형까지 만들어놓은 바 있다.
➜오히려 심리학자들은 의지라는 수수께끼 같은 개념보다는 계획, 동기부여, 목표, 방략 등의 심리적 과정을 연구한다. 이 주제의 대표적인 학자가 바로 피터 골위처(P.M.Gollwitzer). 그의 대표적인 업적인 마인드셋 이론(Mindset theory)은 어째서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지를 설명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심지어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는 비유까지 활용될 정도이다. 또한 성격심리학 분야의 찰스 카버(C.S.Carver)와 마이클 샤이어(M.F.Scheier) 역시 의지 따위보다는 훨씬 정교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로 목표추구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아무튼 심리학이 이런 주제의 연구를 안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또한 이 명제는 정치학, 사회학, 경제학 등의 사회과학에서도 나름의 관점을 갖고 새로운 방향으로 비판할 수도 있다.
- 뇌파를 분석해 보면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 머리를 세게 때리면 기억상실을 겪으며, 다시 머리를 세게 때리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
- 머리를 심하게 다치면 성격이 정반대가 되어, 사나웠던 사람도 순해지게 된다.
- 모든 청소년들은 정체성의 위기(identity crisis)를 경험하며, 이것은 불가피하고 보편적이며 정상적인 것이다.
➜ 청소년기 정체성 위기는 에릭 에릭슨(E.Erikson)의 영향을 받은 초기 발달심리학자들이 주목한 내용이기는 하나, 이를 극복한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개인의 정체감 형성이 그보다는 능동적인 문화적 적응이라고 본다. 또한 교차문화 연구들에 따르면, 개인의 정체감 형성과정이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획일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 모든 사람들은 중년으로 들어갈 때 중년의 위기를 겪는다.
- 모차르트의 음악은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 분노를 참는 것보다는 분노를 시원하게 표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분노를 줄이기 위해 분노를 방출하는 것은, 불을 끄기 위해 가솔린을 붓는 것과도 같다." ㅡ B.부시먼
➜ 이는 전통적으로 믿어져 왔던 "카타르시스" 요법과도 관계가 있다. 오늘날 자주 보도되는 난타 공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이런 방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진정 제대로 된 해소방법은 인지적 재평가(cognitive reappraisal)라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명제는 결코 심리학적인 분석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명제가 아니다. 분노라고 할지라도 극히 다양한 개인과 상황조건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을 심리학적으로 다룰 때에는 극도로 통제된 조건 하에서만 다룰 수있다는 큰 한계를 가지게 된다. 이를테면 인터넷에서 키배를 뜨다 생긴 분노와 성범죄 피해자의 분노. 식탁에 고기가 없다는 분노 등은 양상과 해결방법이 다른데다가, 누가 느끼는 분노이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 속독 교육은 효과적이다.
-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 등의 사용이 결과적으로 인간의 두뇌를 퇴화시키고 IQ를 떨어뜨린다.
- 어떤 사람은 좌뇌형, 어떤 사람은 우뇌형이다. 좌뇌형은 이성적이고 우뇌형은 감성적이다.
"인지 양식에서 좌우뇌 분할이야말로 방종해지기 십상인 생각이다." ㅡ R.스페리
"이 주장의 일부는 부정되었고, 일부는 검증되지 않았으며, 일부는 검증 불가능하다." ㅡ E.로프터스
- 인간은 이성적이며 합리적이며 통계적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생각은 심리학이라는 이름의 정원에 돋아나는 잡초들 중 가장 질긴 것이다." ㅡ D.맥버니
- 인간은 자신과 정반대인 성격의 이성에게 매력과 호감을 느낀다.
- 자존감이 낮으면 심리적인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 잠을 자면서 학습을 할수 있다.
- 전기충격 요법은 지극히 위험하고 비인간적인 치료법이다
➜ 전기치료는 지금도 자주 쓰이며, 전신마취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부작용이나 환자의 고통 등에서 약물치료보다 오히려 낫다. 다만 자의로 치료를 받지 않고 강제로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인격적 모멸감이 남을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사실 대중매체에서는 과거 정신병원(그리고 지금도 일부 존재하는)의 인권유린적인 모습을 나타내려는 의도 때문에, 한편으로는 과거에 정말로 존재했던 생체실험 수준의 정신병 치료 기법의 사례와 혼동한 탓에 이런 이미지가 차용된 듯하다. '뻐꾸기 둥지 너머로 날아간 새' 같은 외국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한국에서는 전기고문이라는 일제의 악습 탓에 더더욱 이미지가 좋지 않다. 실제로 고통은 전혀 없다. 보통 정신과 레지던트 2-3년차가 되면 배운다.
- 정신장애 환자들의 대다수는 폭력적이다.
- 죽음을 앞둔 사람은 모두 상실의 5단계를 겪게 된다.
- 최면 요법을 통해 전생이나 잃어버린 기억이나 억압된 기억을 되찾을 수 있다.
4. 나무위키에 등재된 대중심리학의 사례[편집]
- 게슈탈트 붕괴
- 게임뇌 : 엄밀히 말하면 유사과학의 일종. 단 2번 문단에 있는 사고방식은 유사과학이 아니다.
- 결정장애 : 우유부단함을 낯설게 부르는 말. 이 때문에 리다이렉트 처리되어 있다.
- 내면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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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구조 - 백번째 원숭이 현상
- 서브리미널
- 손오공 증후군
- 아이도저
- 암시 교수법
- 어플루엔자(?)
- 인간의 뇌는 10%만 사용된다
- 정신적 과잉 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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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브지 대교학의 연결구과단어 우월 효과의 한 사례로 연구되고 있다. 참고로 단어 우월 효과는 단어 인식 전반에 걸쳐있는 효과이다. - 혈액형 성격설 - 그런데 이것에 대한 과도한 비판도 허수아비 때리기의 일종인 면이 있다.
- 환공포증
- FBI 심리테스트
- 바넘 효과
- 나르시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