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드라마)/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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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전주 이씨)· 방영 목록 · 역사 탐구 · 명대사 · 평가
등장인물

주요인물

이방원
이성계 · 원경왕후 민씨 · 신덕왕후 강씨
전주 이씨 가문
이성계의 부인, 형제, 가족
향처 한씨 · 경처 강씨 · 이화 · 이천우
이성계와 신의왕후간의 소생, 가족
이방우 · 이방과 · 이방의 · 이방간 · 이방원 · 경신공주 · 경선공주
정안왕후 김씨 · 불노 · 이맹종 · 원경왕후 민씨 · 효순궁주 김씨
이성계와 신덕왕후간의 소생, 가족
경순공주 · 이방번 · 이방석
이제 · 경녕옹주 왕씨 · 현빈 류씨
이방원과 원경왕후간의 소생, 가족
정순공주 · 경정공주 · 조졸한 아들 · 경안공주 · 양녕대군 · 효령대군 · 세종
숙빈 김씨 · 어리 · 숙의옹주 정씨 · 소헌왕후 심씨 · 정소공주 · 이향 · 정의공주 · 이유
청해 이씨
이지란 · 이화상
조선
여흥 민씨 가문
민제 · 삼한국대부인 송씨 · 민무구 · 민무질 · 민무휼 · 민무회


이성계 계열
정도전 · 남은 · 윤소종 · 심효생 · 조사의
이방원 계열
조영무 · 조영규 · 조준 · 권근 · 남재 · 하륜 · 이숙번 · 박은 · 황희 · 유정현· 이거이
기타 관료
박위 · 박포 · 전가식 · 구종수 · 심온 · 김한로 · 강상인
고려
왕실
우왕 · 창왕 · 공양왕 · 정성군 · 정비 안씨 · 근비 이씨
관료
정몽주 · 이색 · 김진양 · 서균형 · 정몽주파 대신 · 이방원의 상관
무장
최영 · 조민수 · 변안열 · 김저 · 정득후 · 곽충보 · 최유경 · 고려 군관
그 외 인물은 태종 이방원(드라마)/등장인물 참고


1. 개요
2. 회차별 명대사
2.1. 1회
2.2. 2회
2.3. 3회
2.4. 4회
2.5. 5회
2.6. 6회
2.7. 7회
2.8. 8회
2.9. 9회
2.10. 10회
2.11. 11회
2.12. 12회
2.13. 13회
2.14. 14회
2.15. 15회
2.16. 16회
2.17. 17회
2.18. 18회
2.19. 19회
2.20. 20회
2.21. 21회
2.22. 22회
2.23. 23회
2.24. 24회
2.25. 25회
2.26. 26회
2.27. 27회
2.28. 28회
2.29. 29회
2.30. 30회
2.31. 31회
2.32. 32회(최종회)


1. 개요[편집]


KBS 대하드라마태종 이방원》의 명대사를 모아 놓은 문서이다. 대사 속 (괄호)는 장면이나 인물의 행동을 적어놓은 것이다.


2. 회차별 명대사[편집]



2.1. 1회[편집]


{{{-1 (비가 내리는 궁궐 정전 앞 마당에 대신들이 무릎을 꿇으며 "양위의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를 연거푸 외치고 있다. 이 때 자막으로 '서기 1418년. 태종 18년 음력 8월 8일. 태종이 세자에게 양위를 선언하니 모든 신하가 울며 만류한다.'라는 글이 나간다.[1] 이후 장면이 정전 안으로 이동하는데, 그 곳에서 세자 이도가 이방원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떨고 있다. 밖에 있다가 왔는지, 입고 있는 곤룡포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으며 밖에서는 대신들의 소리가 들린다. 이방원이 돌아보면서 손으로 밖을 가리키면서 말한다.) 이방원 : 저놈들이 바로 간신이다. 저놈들이야말로 불충한 자들이다. 이도 : 전하... 이방원 : 저것들이 지금 속으로 뭘 생각하는지 아느냐? "저 교활한 왕이 또 우리를 시험하는구나. 저 간악한 왕이 또 우리 중에 목 벨 자를 찾는구나!" 이도 : 전하...! 이방원 : "저놈은 괴물이다. 형제들의 목을 자르고 왕이 된 놈이다. 아버지의 목에 칼날을 겨누고 왕좌를 탈취한 놈이다. 그러고도 모자라! 제 처가까지 도륙한 놈이다." 이도 : 전하! 망극하옵니다! 이방원 : "그런 놈이 어떻게 스스로 용상을 떠날 수가 있겠는가? 그럴 리가 없다, 절대로 아니다!" 이것이 바로! 저 승냥이 같은 자들의 본심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너까지... 나의 아들인 충녕, 너까지, 그 무리에 섞여 엎드려 있는 것이냐! 어찌하여 저 간신들과 함께!!
이도 : 전하...
이방원 : 내 진심을 짓밟고 있는 것이냐!? 말해 보거라... 내가 어떻게 하면 믿을 것이냐? 이렇게 하면 믿을 것이냐? 이렇게 하면 믿을 것이냐!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하면 믿을 것이냐?!
(이방원이 흥분하면서 용상 주변에 있던 물건을 닥치는대로 집어던지고, 곤룡포를 펼치고 익선관을 던진다. 이 때, 정전 지붕에 벼락이 치면서 잡상이 부서짐과 함께 머리를 풀어헤친 이방원이 세자 이도에게 향한다.)
이방원 : 말해 보거라... 내가, 내가 어떻게 하면 믿을 것이냐? 이 자리에서 죽으면 믿을 것이냐?
이도 : 아바마마! 고정하여 주시옵소서! 소자가 잘못했사옵니다! 믿사옵니다! 아바마마의 진심을 믿사옵니다!
이방원 : 믿는다고?
이도 : 예, 아바마마...
이방원 : (미친 듯이 웃으며 쓰러지다가 다시 세자에게 다가가며) 어찌 믿느냐? 네 눈엔 내가 괴물이 아니더냐!?
이도 : 예... 아니옵니다...
이방원 : 이유를 말해 보거라... 어찌하여 내가 괴물이 아닌 것이냐?!
이도 : 그, 그건...
이방원 : (부서진 청자 조각을 담으면서 세자에게 보여주는데, 손에서 피가 난다.) 보아라... 내가 박살낸 것들이다. 산산이 부서진 충효의 파편이다! 창칼로 임금을 겁박하여 충을 부수었고, 아비의 목에 칼날을 들이대어 효를 부러뜨렸다! 나를 위해 헌신한 아내를 내팽개치며 신의마저 짓밟았다! 이런데도, 내가 괴물이 아닌 것이냐?
이도 : 아바마마...
이방원 : 어미의 모습을 잊었느냐... 나로 인한 분노와 원통함을 이기지 못해, 밤마다 울부짖었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궁궐 바닥을 기어다니며 피를 토했다! 그런 어미의 모습을 보고도... 나를 옹호하겠다는 것이냐?[2]
이도 : 전하...
이방원 : 보아라. 내가 저지른 악행들을! 이런데도 날 감싸겠다는 것이냐! 나는 누구냐... 괴물이더냐, 사람이더냐! 어서 말해 보거라, 어서!!! 나는 대체 누구냐. 누구냔 말이더냐...
나는 대체 누구냔 말이냐!!!
(세자의 얼굴에 피 묻은 손을 대면서) 나도, 내가 누군지 모른다... 이제 너의 차례다...
(세자의 손을 잡으면서) 세자...
이도 : 예, 아바마마..
이방원 : 성군이 되거라. 네가 성군이 된다면 나도 사람이 될 것이다... 네가 그렇지 못하면 나는 괴물로 남을 것이다! 이제 너의 차례다. 나는 여기까지다...
(말을 마친 이방원은 비틀거리면서 정전을 나서고 남은 자리에 있는 이도가 여전히 떨고 있는 상태에서 화면이 암전되고 드라마 제목이 나온다.)}}}}}}

- 프롤로그[3]

{{{-1 (위화도 군영의 막사에서 이성계가 주변을 살펴본다. 이성계 오른쪽으로는 먼 곳에서부터 최유경, 변안열, 조민수가, 이성계 왼쪽에는 이화와 이지란이 앉아있고, 이방의와 이방간은 이성계와 이지란 사이의 뒤에 서 있었다.) 이성계 : 그럼 모두 날 따르는 걸로 알겠소. (일어서면서) 들어라, 이제 우린 개경으로 돌아간다. 지금 명나라와 전쟁을 벌이는 것은 실로 미친 짓이다. 굶주림에 시달리고 왜구에 짓밟히는 백성들을, 더 큰 고통 속으로 밀어넣는 짓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이것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누가 우리를 가리켜 고려의 신하라 할 것이며, 누가 우리를 가리켜 고려의 장수라 하겠는가? 우린 이제 회군을 단행하여 전쟁을 주창하던 간적들을 처단하고, 종사와 생민의 안위를 즉시 확보할 것이다! 알았는가?}}}

- 위화도 회군을 선언하는 이성계

{{{-1 (결제를 마친 이방원이 서류 뭉치들을 들고 오는데, 맞은 편에서 대신 두 명이 이성계에 대한 대화를 하다가 이방원과 마주쳤다. 한 사람은 그냥 갔고, 이방원의 상관인 듯한 대신과 이방원만 남았다.) 대신 : 이 정랑, 무슨 일인가? 이방원 : 퇴청하시기 전에 재결을 좀 받으려고 왔습니다. 대신 : 뭔데 그러나? 내일 하겠네. 이방원 : 하루도 미룰 순 없는 일입니다. 목숨을 잃은 관리들의 빈 자리를 어서 채워야, 정사의 공백을 막지 않겠습니까? 대신 : 못 들었나? 내일 한다지 않는가? 이방원 : 대부분 왜구를 토벌하는 무장들을 따라다니며 민심을 수습하던 관리들입니다. 어서 후임자를 정해야, 왜구를 토벌하는 일에도 공백이 없을 것입니다. 대신 : 글쎄 내일 한다지 않는가!? 이방원 : 오늘 정결을 내려주십시오. 대신 : 이 정랑!! 이방원 : 왜구들이 갓난아기를 죽여 배를 가른다고 합니다. 거기에다 쌀을 채워 승리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한데 대감께서는! 이런 일조차 내일로 미루십니까? 대신 : 뭐, 뭐야? 아비가 역심을 품었다더니... 너도 위아래가 아주 없는 놈이구나! 이방원 : 예, 맞습니다. 그 아비에 그 아들이라 하지 않소이까? 아버님이 반역을 도모하신다면, 나도 기꺼이 거기 동참하겠소. 대감같은 자들의 목을 벨 수만 있다면! 나도 기꺼이 역적이 되겠소이다. 대신 : 뭐, 뭐라? 이방원... 너 이...!}}}

- 상관과 언쟁하는 이방원

{{{-1 (군사들이 이성계의 가족들을 찾기 위해 뒤지고 있다. 큰 나무 뒤에 경신과 경선, 방번과 방석이 숨어 있고, 그 위 능선 수풀에 이방원과 한씨, 강씨가 숨어 있다.) 한씨 :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구나.. 아버지가 정말, 폐하의 명을 거역했다더냐? 방원아, 어서 말해 보거라. 아버지가 정녕 역적이 되셨단 말이냐? 이방원 : 예, 그리 되신 것 같습니다. 한씨 ; 나무관세음보살... 그럼, 너희 형들은? 폐하 곁에 붙잡혀 있는 방우와 방과는 어찌되는 것이냐? 강씨 : 무사할 겁니다. 방우는 영민하고, 방과는 용맹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필시, 살아날 방도를 찾아냈을 겁니다. 한씨 : 그리 말처럼 쉬운가? 자네 뱃속에서 낳은 아들이 아니라고, 그리 쉽게 말하는가? 이방원 : 어머니... 강씨 : 제 말을 믿으세요, 형님. 방우와 방과가 아직도 왕 곁에 잡혀 있다면, 군사들이 왜 우리까지 잡으러 왔겠습니까? 두 사람이 빠져나왔으니, 또 다른 인질이 필요해진 거겠지요. 한씨 : 하면, 정녕 무사하단 말인가? 강씨 : 예, 전 그리 확신합니다. 한씨 : 그래도, 믿어지지가 않네. 세상에.. 역적이라니. 그럼 이제 우린 어떻게 살아간단 말이냐? 이방원 : 어머니, 이미 역적이 되었으니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 길은 하납니다. 더 강하고, 더 큰 역적이 되는 겁니다. 더 잔인하고 더 두려운 역적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우리를 역적이라 부르지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씨 : 방원아... 이방원 :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어머니. 이제 우리 가족은, 역적입니다. 한씨 :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 역적이 되어 피신하는 가족들

{{{-1 (성벽을 공격하고 조영무와 조영규가 연 개경의 성문으로 돌격하면서 들어가는 병사들을 보면서 이성계가 주위에 있던 아들들에게 말한다.) 이성계 : 너희들 눈에는, 저 병사들이 보이지 않느냐? 저들도 누군가의 핏줄이다. 그런데도 회군하라는 내 명령 하나에 목숨을 걸었다. 그들 앞에서 날 부끄럽게 만들지 마라. 알겠느냐? 이방우, 이방과, 이방의, 이방간 : 예! 이성계 : 가라! 가서 너희도 싸워라! 이방우, 이방과, 이방의, 이방간 : 예! 이방과 : 공격하라! (이방과가 공격 명령을 하자마자 형제들과 군사들이 함께 성문으로 진입한다.)}}}

- 공성전에 아들들한테 단호하는 이성계

{{{-1 고려 군관 : 혼자서 어쩌겠다는 거냐. 순순히 따라와라. 이방원 : 순순히 따르겠다면 어디로 데려갈 셈이더냐. 고려 군관 : 그야, 당연히 개경이 아니겠더냐. 이방원 : 그래. 한데 거기에 우리 아버님이 계시면 어쩌겠느냐. 고려 군관 : 뭐? 이방원 : 이성계 장군이 이미 개경을 점령했으면 어쩌겠느냐? 생각해보거라. 최영의 군사들로 이성계 장군의 군사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래, 아마 한 두번은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무너질 것이다. 어서 생각해보거라. 이성계 장군이 널 어찌할 것 같으냐? 자신의 처자식을 죽음으로 내몬 자를 어찌할 것 같으냐? 고려 군관 : 닥쳐라! (이방원이 고려 군관과의 싸움에서 밀린다. 하지만 강씨가 뒤에서 단도로 고려 군관의 옆구리를 찌르고 고려 군관이 강씨를 목조르면서 죽이기전에 이방원이 간신히 고려 군관을 찔러 죽인다.)}}}

- 고려 군관으로부터 가족들을 지키는 이방원

2.2. 2회[편집]


{{{-1 (가족들이 무사하다는 조영무의 말에 안심한 방원이 우왕을 노려본다.) 이방원 : 폐하. 이 시간에 어인 일이시옵니까? 말씀해보십시오. 어인 행차십니까? 우왕 : 보면 모르겠느냐? 내 손으로 직접 역적을 처단하러 왔느니라. 이방원 : 역적이라니요? 역적은 최영입니다. 여긴 그 역적을 처단하고 폐하와 백성들을 전쟁의 참화에서 구한, 이성계 장군 댁입니다! 우왕 : 구역질 나는 소리 집어 치워라! 세 치 혀로 충신과 역적을 뒤바꿀 수 있을 것 같으냐? 그걸 누가 믿고 따른단 말이더냐? 네 아비는 역적이다! 이방원 : 폐하! 우왕 : 왕명을 거역하고, 말머리를 돌린 대역죄인이다! 죄 없는 도성의 군사들을 도살한 살인마다!!! 난, 너희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방원 : 폐하... 우왕 : 언젠가는, 너희 일족을 모두 없앨 것이다. 네 아비를 베고, 네 어미를 베고, 네 형제들을 모두 벨 것이다! 찢어 죽이고, 때려 죽이고! 굶겨 죽일 것이다! 이방원 : 폐하!!! 우왕 : 명심하거라. 난 반드시 너희 가문을 멸족시킬 것이니. 뭣들 하느냐! 가자!!! (우왕은 칼을 든 채 살아남은 환관들과 집을 나서고 이방원은 그런 우왕을 보다가 분노하여 칼을 뽑아들었다가 곧 땅에 던진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민씨가 나오면서 말한다.) 민씨 : 잘하셨습니다. 잘 참으셨습니다. 그 칼을 쓰셨으면, 저희 가문은 끝입니다. 이방원 : 불길하오. 왠지 이 싸움은 끝이 없을 것 같소. 에 하나가 죽기 전엔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소.}}}

- 기습을 벌인 우왕과 대치한 이방원

{{{-1 (방과와 방간이 서로 칼을 들이대면서 대치하고 다른 형제들이 이를 난처하게 바라보다가 이성계가 그 광경을 보고 등장한다.) 이성계 : 뭣들 하는거냐! (순간 놀란 방과와 방간은 서로의 무기를 내려놓는다.) 이방과 : 아버님, 나오셨습니까? (이성계에게 지휘봉으로 배를 맞고 쓰러진다.) 이방간 : 아버님.. (이성계에게 지휘봉으로 어깨를 맞고 쓰러진다.) 이성계 : 지금 누구한테 칼을 뽑는 거냐, 어? (방간을 가리키며) 네 형이 왜구냐? (방과를 가리키며) 네 동생이 홍건적이냐? 감히 제 핏줄을 베겠다는 것이냐? 형제를 죽이겠다는 것이야?! 이방과, 이방간 : (무릎을 꿇으며) 죄송합니다, 아버님! 이성계 : 너희들 모두 잘 듣거라. 이 시각 이후로, 제 핏줄을 향해서 칼을 뽑는 , 내 칼에 먼저 죽을 것이다. 알겠느냐?! 이방우, 이방과, 이방의, 이방간, 이방원 : 예, 아버님.}}}

- 자식들을 혼내면서 경고하는 이성계[4]

{{{-1 이방원 : 서경에서 천명미상이라는 글귀를 보았습니다. 하늘의 명에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합니다. 민심을 얻을 수 있다면 누구든지 천명을 받들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것까지 각오하고 계신겁니까? 새 왕조까지 여실 생각까지 하고 계셨던 것입니까? 이성계 : 그래, 그렇다. 그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면, 하늘의 뜻이라면, 그리할 작정이다. 이방원 : 아버지. 이성계 : 그래. 이방원 : 저도 돕고 싶습니다. 돕게 해주십시오. 이성계 : 내가 가는 길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 법이다. (이성계가 조민수를 탄핵하는 장면과 최영이 처형되는 장면이 지나간다.) 이성계 : 때로는, 매정하게 정적을 제거하기도 해야 한다. 때로는 함께 전장을 누벼온 동료마저 베어야 하는 길이다. 그의 충직함과 고결함을 잘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시켜야한다. 그리고 그 댓가로 조롱과 손가락질로 받아야 한다. 난 네가 그 길을 걷는 걸 원치 않는다. 난 그 길에서 벗어나 너만의 행복을 누렸으면 한다.}}}

- 이방원을 위해서 그를 자신의 대업에서 배제시키려는 이성계.[5]

2.3. 3회[편집]


{{{-1 (우왕의 사주로 김저, 정득후의 습격을 대신 받은 이방원을 이성계가 문안 온다.) 이성계 : 깨어났느냐? 이방원 : 아버지... 무사하십니까..? 이성계 : 그래, 난 괜찮다. 넌 어떠냐? 이방원 : 아픕니다... 뜨겁고, 쓰립니다. 이성계 : (이방원을 일으키면서 탕약을 준다.) 마시거라. (이방원은 이성계가 준 탕약을 마신다.) 이방원 : 아버지... 이성계 : 그래. 이방원 : 상왕우리 가문은 절대로 공존할 수가 없습니다... 둘 중에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싸움입니다. 저도 돕겠습니다. 이 싸움에서 이기고, 대업을 이룰 수 있도록, 저도 돕겠습니다...!}}}

- 아픈 상태에서도 대업에 협력하고 싶은 이방원

{{{-1 이방원 : 저...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정도전 : 그래, 말해 보거라. 이성계 : (이방원이 머뭇거리자) 그래, 할 말 있으면 해보거라. 이방원 : 예. 외람된 말씀이오나, 유배지를 옮기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멀리 보낸다고 해도 상왕은 우리를 향한 위협을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뿐이겠습니까? 궁궐의 전하도 그런 부왕을 닯아가며 우리에 대한 적개심을 점점 키워갈 것입니다. 그럼 결국 시간이 갈수록 위급해지는 건 우리일 뿐입니다. 그걸 유념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도전 : 그래, 맞는 말이다. 하나 방법이 없지를 않느냐? 이방원 : 방법은 있습니다. 주상 전하가 걸림돌이라면, 주상 전하부터 치우면 됩니다. 이성계 : ...얘야. 이방원 : 처음부터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아비를 내쫓았는데 어찌 그 아들을 용상에 앉힐 수 있단 말입니까? 이성계 : 그만하거라. 이방원 : 지금이라도 그간의 잘못을 모두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이성계 : 그만! (그 말에 이방원이 무안해져 입을 다문다) 이성계 : 죄송합니다. 저 아이가 젊은 혈기로 과한 언사를 하는군요. 오늘은 그만하고 일어나시지요. 정몽주 : 무슨 명분으로 그런단 말이냐? 이성계 : 포은 선생. 정몽주 : 말해 보거라. 자객을 부린 건 상왕 전하다. 주상 전하는 아무 상관도 없다. 한데 무슨 명분으로 주상 전하마저 폐한단 말이냐? 이방원 : 그건... 정몽주 : 적당히 아무 핑계나 가져다 대면 될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걸 백성들이 용납할 것 같으냐? 잘 듣거라. 상왕 전하가 폐위당한 것은 향락에 빠져 폭정을 일삼았다는 명백한 과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주상 전하는 아무 죄가 없다. 하니, 그런 전하를 끌어내리겠다는 생각은 당장 버리거라. 이방원 : 하오나 스승님. 정몽주 : 글쎄, 듣기 싫다! 신하된 자가 군주를 폐한다는 말을 어찌 그리 쉽게 내뱉는단 말이냐? 제멋대로 왕을 폐하고 섬기는 자를 가리켜 뭐라 하는 줄 아느냐? 그걸 바로 역적이라고 하는 것이야! 알겠느냐?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 창왕 폐위를 대담하게 제안하는 이방원

{{{-1 이성계 : 포은 선생... 미안합니다. 정몽주 : 뭐가 미안하다는 말씀이십니까? 오늘 하신 일입니까, 앞으로 하실 일입니까? 미안해하실 거 없습니다. 도성의 꼬마들도 목자가 왕이 될 거라는 노래를 부르고 다닌답니다. 그런데도 깨닫지 못하고 대감을 믿었던 제 잘못일 뿐입니다. 이성계 : 포은 선생. 오늘 일은 어쩔 수 없었소. 하나 앞으로는 다를 겁니다. 포은 선생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난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것만은 약속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계속 제 곁에 있어 주십시오. 정몽주 : 허허허... 대감, 그 무슨 부질없는 약속이십니까? 왕도 마음대로 폐하고 세우시는 분이 어찌하여 이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구속받는단 말입니까? 이성계 : 포은 선생... 정몽주 :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서 즐기십시오. 좋은 날 아닙니까?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 가다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서는) 폐위된 두 분 전하는 살려주십시오. 부탁입니다.}}}

- 창왕 폐위 이후, 자신과 함께 해 달라는 이성계의 청을 거절하는 정몽주

{{{-1 이방우 :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이방원 : 예, 형님. 이방우 : 너에게는 충이 무엇이냐? 탓하려고 묻는 게 아니다. 그저 궁금해서 묻는 것이다. 누구보다 우리 집안에서 가장 유학을 열심히 공부한 것이 너 아니더냐? 그런 네가 어찌하여 충을 외면한 것이냐? 나 같은 얼치기 유자도 이렇게 평생을 끌어안고 있는 것을. 이방원 :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형님처럼 가슴에 새기질 못하고, 그저 머리로만 익혀서 그러지요. 이방우 : 그렇게 둘러대지 말거라. 이방원 : 사실입니다. 학문에 정진하는 와중에도 제 눈엔,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복종할 만한 것이 통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정은 암울했고, 왕은 한심했습니다. 고려라는 나라 자체는 온통 뒤틀리고 병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그 무엇을 향해, 온 마음을 바쳐 복종하겠습니까? 이방우 : 충이 어찌 복종만을 뜻하더냐? 충은 올바름을 말하는 것이다. 그 올바름이 있기에 이 세상의 질서가 유지되는 것이다. 약육강식에서 벗어나, 약자도 생존할 수도 있는 문명을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한데, 우리 집안은 지금 그걸 무너뜨리고 있는 거다. 문명을 파괴하여 다시 금수의 시대를 열고 있단 말이다. 이방원 : 형님! 비약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백성을 도륙하는 폭도가 아닙니다! 다만 대업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정적을 제거하는 것 뿐입니다! 이방우 : 그 정적이 바로 우리가 받들어야 할 군왕이었다! 이방원 : 우리가 받들어야 할 것은 군왕이 아니라 백성입니다! 이방우 : 걸핏하면 백성을 들먹이는 자들이 알고 보면 역적이었다! 이방원 : 형님! 민씨 : 그만들 하시죠! 어머니께서 사이좋게 지내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들어가셔서 같이 술 한 잔 하세요. 이방우 : 전 됐습니다. 그만 가보겠습니다. 민씨 : 큰아주버님!}}}

- 다툼이 벌어진 두 형제

{{{-1 이성계 : 둘러 보거라. 여기가 정전이다. 이제 너희들이 날 가까이에서 도와야 한다. 방과, 너는 밀직부사로, 방원이, 너는 우부대언의 직을 맡을 것이다. 이방과, 이방원 : 예, 아버님. 이성계 : 저게 용상이다. 저 자리가 가장 높은 자리다. 하늘의 뜻이 있어야만, 앉을 수 있는 자리다.}}}

- 용상을 바라보는 세 부자[6]

{{{-1 정도전 : 전하! 전하를 왕으로 옹립한 일등공신은 이성계 대감이옵니다. 한데 어찌하여 이색과 변안열을 그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임명하시는 겁니까? 조준 : 전하, 임명을 거두시옵소서. 저 둘은 신돈의 핏줄인 신우와 신창을 옹립하려던 자들이옵니다! 윤소종 : 전하, 어찌 이 독단적인 인사를 행사하시옵니까. 이성계 대감을 비롯한 소신들과 미리 협의를 하셨어야 합니다. 공양왕 : 아 그렇소? 이성계 대감한테 허락을 받지않으면 관리를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오? 수시중이 대답해 보시오. 그렇소? 이성계 : 아니옵니다, 전하. 공양왕 : 한데 왜들 이러는 것이오? 다시 대답해보시오. 왕이 누구요? 왜 대답이 없소? 왕이 누구요? 이성계 : (한참 생각하다가) 전하시옵니다. 공양왕 : 하면, 수시중은 뭐요? 대답해보시오. 수시중은 뭐요? 이지란 : 전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색 : 무엄하오! 어느 안전이라고 큰 소리를 내는 거오. 변안열 : 경청하시오! 전하께서 말씀하시는데 감히 누가 끼어드는 겁니까? 이지란 : 아니, 이 자들이! 공양왕 : 그만들 하시오. 어서 말해 보시오. 수시중은 나한테 무엇이오? 이성계 : 신하이옵니다. 공양왕 : 잘 안 들리오. 다시 말씀해보시오. 어서요. 이성계 : 신하이옵니다.}}}

- 이성계의 충성심을 시험하는 공양왕

2.4. 4회[편집]


{{{-1 공양왕 : 없냐! 아무도 없느냐! 아무도 없느냐! 내관 : 전하! 공양왕 : 이게 무슨 소리냐? 내관 : 나가서 알아보겠습니다. (궁문 밖에 말 발굽 소리와 나팔 소리가 들리고 공양왕이 양손으로 귀를 막는다. 잠시 후 정적만이 들린다.) 공양왕 : 누구냐? 이방원 : 놀라셨습니까, 전하? (이방원이 공양왕 앞에 나타난다.) 공양왕 : 너는... 이방원 : 네, 우부대언 이방원입니다. 수문하시중 이성계의 아들이옵니다. 공양왕 : 한데 이게 무슨 짓이냐? 여기가 어디라고 소란이냐? 이방원 : 송구하옵니다. 가문의 군사들이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공양왕 : 뭐? 이방원 :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용서하시옵소서. 그럼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공양왕 : (떠나려는 이방원에게 소리치며) 멈추거라.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이방원 : 신우와 신창의 뒤를 따르고 싶지 않으시다면 저희의 뜻에 따라주시는 길 뿐입니다.}}}

- 한밤중에 군사들을 이끌고 공양왕을 겁박하는 이방원

이방과 : 그 어떤 군사들보다 더 무서운 게 성난 군중이다. 어서 가자.

- 위의 행동을 벌인 이방원을 막는 이방과

{{{-1 우왕 : 놔라! 놔라! 누가 신우란 말이야! 이성계 그 자가 그러더냐? 날 신돈의 자식으로 둔갑시켜 속히 목을 베라고 하더냐! 신하 : 뭣들 하느냐? 어서 집행하라! 병사들 : 예! 우왕 : 이성계, 이놈! 죽어서도 널 용서치 않겠다! 구천을 떠도는 원혼이 되어서라도 널 반드시 죽일 것이다! 네놈의 눈에서 피눈물이 쏟아지고 너의 핏줄들이 고통에 절규하는 꼴을 반드시 볼 것이다! (병사에게 한번 베이고, 우왕은 무릎을 꿇린다.) 네놈의 가문을... 끝까지 저주할 것이다...! (병사에게 또다시 칼에 찌르고, 뽑자마자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온통 피로 물들 것이다... 온통...}}}

- 우왕의 최후

{{{-1 이방우 : 방원이 왔냐. 이방원 : 큰형님,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이방우 : 널 만나러 왔다. 비가 와서 잠시 몸을 피하고있었다. 이방원 : 절 왜 찾으신 겁니까? 이방우 : 물어볼 게 있다. 이게 다 네가 벌인 일이냐? 두 왕을 죽인 것도, 너의 결정이냐. 아무래도 너일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왔다. 이방원 : 형님은 정말 한결같이...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젭니까? 이방우 : 대답하거라. 이방원 : 예, 제가 전하를 겁박하여 그리 만들었습니다. 뭐 잘못되었습니까?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이십니까? 그 자가 두번이나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런 자의 목을 벤 게 뭐가 잘못된 일입니까? 그 어린 아이가 무슨 죄가 있냐고요? 없습니다. 하나 베야했습니다. 핏줄이니까요. 살려두면 화근이 될테니까요![7] 아버지가 실패하면 다 죽습니다! 그게 가문입니다. 몰라서 이러십니까? 이방우 : 아무래도 내가 너를 여기서 멈춰야겠다. 만약에 내가 너를 베면 우리 가문은 충신의 가문이 되는거고 네가 이기면 우리 가문은 역적의 가문이 될 것이다. 이방원 : 형님, 이러지 마십시오. 형님과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 비 오는 날 칼싸움을 벌이는 이방우와 이방원

{{{-1 이성계 : 내가... 자식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 같소. 강씨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성계 : 자식 하나는 나를 용상에 앉히려고 점점 야수가 되어가고 있고, 다른 하나는 내가 용상을 뺏을까봐 밤낮으로 피눈물을 쏟고 있소. 그러다 결국 둘이 만나, 칼을 뽑아들고 서로의 목숨을 노렸소. 강씨 : 그게 무슨... 설마 방우와 방원이 얘기를 하시는 겁니까...? 정녕 두 사람이 거기까지 갔단 말입니까? 이성계 : 그렇소. 시퍼런 칼날로 제 형제의 목을 찌르려다 겨우 멈췄소. 대신 그 칼날이 내 가슴을 찌르는구려... 강씨 :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이성계 :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소. 이렇게 자식들까지 미쳐 날뛰게 만들면서, 대체... 어딜 향해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소.}}}

- 자식들 간의 싸움을 보고 괴로워하는 이성계

{{{-1 유생 1 : 포은 선생님! (떠나려던 정몽주가 멈춰 돌아본다.) 어딜 가십니까? 명색이 고려 유학의 거두라는 분이 어딜 도망가시는 겁니까? 유생 2 : 이리 오십시오! 저희와 함께 하십시오! 그게 선생님의 가르침 아닙니까? 불의와 불충에 좌시하지 말라고 분명히 가르치지 않으셨습니까!!! 유생 1 : 왜 망설이십니까!!! 역도들이 개경을 점령하고 군왕을 끌어내려 목을 벴습니다. 이보다 더한 불의가 어디 있으며 이보다 더한 불충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왜 망설이시는 겁니까!!! (정몽주, 끝내 돌아서 그 자리를 떠난다.) 유생 2 : 어딜 가시는 겁니까? 끝까지 이성계의 개가 되실 작정이십니까!!! 유생 1 : 돌아오십시오!!! 선생님이 계실 곳은 여깁니다!!! (아무도 없는 골목에 앉은 정몽주) 정몽주 : 이성계 대감, 차라리 내 목을 자르시오...내 목을....}}}

- 유생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서럽게 우는 정몽주

2.5. 5회[편집]


{{{-1 (동북면으로 돌아가는 길, 야영 중에 조영무가 이성계에게 고한다) 이성계 :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조영무 : 아닙니다. 이성계 : 말해 보게. 어서. 조영무 : 돌아가시면 환영받지는 못할 겁니다. 이성계 : 그게 무슨 말인가? 조영무 : 동북면 사람들 모두, 대감이 왕이 될 거라고 믿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초라하게 돌아가면 다들 실망할 겁니다. 이성계 :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게. 왕이 못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단 말인가? 조영무 : 그냥, 실상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성계를 쳐다보며) 대감. 이성계 : 또 왜 그러나? 조영무 : 왕 하십시오. 백성들은 굶주리고, 왜구는 활개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왕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게 벌써 수십 년 째입니다. 대감께서 하십시오. 대감께서도 그래서, 동북면을 떠난 거잖습니까? 시작하셨으니, 끝을 보십시오.}}}

- 이성계에게 간언하는 조영무

{{{-1 (공양왕이 정비 안씨에게 이성계가 동북면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전하며 왕실 입장에서도 방도를 찾을 수 열렸다고 말한 후) 정비 안씨 : 정녕 동북면으로 돌아간 것이 맞습니까? 그 자가 갑자기 왜 그런답디까? 공양왕 : 아무래도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듯싶습니다. 개경의 민심을 보고 겁을 먹은 게지요. 정비 안씨 : 그러면 곧 돌아오겠군요. 공양왕 : 예? 정비 안씨 : 그들 내부에서 큰 분열이 일어났으면 모를까, 이성계 혼자서 내린 결정이라면 오래 못 갑니다. 공양왕 : 아니 그게 무슨... 이성계가 역도들의 우두머리이옵니다. 그자가 포기한다면 그걸로 충분한 게 아니옵니까? 정비 안씨 : 주상은 아직도 정치를 너무 모르십니다. 지금 이성계의 등에 올라탄 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가문들만 보아도 곡산 강씨여흥 민씨 뿐이겠습니까? 이성계와 혼인하며 엮인 개경의 귀족 집안들도 한두 곳이 아닙니다. 거기다 정도전처럼 이성계와 손잡은 사대부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위화도에서 함께 말을 돌린 무장들은 또 얼마고요? 그들이 다 이성계 등에 올라타고 있는 겁니다. 이성계는 이제 용상을 포기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의 등에 올라탄 이들이 놓아주지 않을 테니까요. 두고 보십시오. 이성계는 곧 돌아옵니다. 그리고 돌아온 다음에는 틀림없이 더욱 센 손아귀로 주상의 목을 조를 겁니다.}}}

- 이성계의 귀환을 예측하는 정비 안씨

{{{-1 (개경 성문에서 이성계와 정몽주가 만나 함께 들어온다.) 정몽주 : 어딜 다녀오시는 길입니까? 이성계 : 머리가 복잡하여 잠시 바람을 좀 쐬였습니다. 정몽주 : 그러셨습니까. 그래, 생각은 좀 정리가 되셨습니까? 이성계 : 예. 이제는 흔들림 없이 제 갈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포은 선생은 어딜 다녀오시는 길입니까? 정몽주 : 저도 마음이 심란하여 잠시 성 밖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하나 갈 길을 정하고 나니 지금은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이성계 : 포은 선생. 정몽주 : 예. 대감. 이성계 : 성 밖을 다녀보니 길이라는 게 다 이어져 있소. 아무리 다른 길을 간다 해도 결국은 만나게 돼 있소. 정몽주 : 그렇게 만난들 합일이 이뤄지겠습니까? 마음 속의 길이 다르면 결국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일 뿐입니다. 살펴가십시오. 그간 감사했습니다.}}}

- 개경으로 돌아온 이성계

{{{-1 (집에 도착한 정도전 앞에 정몽주가 나타난다.) 정몽주 : 바빠 보이는군. 정도전 : 포은. 정몽주 : 뭐 때문에 그리 바쁜가? 스승님과 동기들을 옥사에 가둬놓고 고문하는 일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많던가? 정도전 :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정몽주 : 궁금해서 왔네. 이런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은 대체 어떤 변명거리를 가지고 있는지! 정도전 : 미안하네만, 변명할 생각은 없네. 옳은 일을 하는데 왜 변명이 필요한가? 정몽주 : 옳은 일? 정도전 : 그래, 난 지금 백성들을 위해서 옳은 일을 하고 있네. 정몽주 : 무고한 사람을 가둬놓고 고문하는 게 옳은 일인가? 정도전 : 무고한 사람들은 없네. 무엇이 백성들을 위하는 길인지도 모르는 무지한 자들이 갇혀 있을 뿐이지. 그들의 희생으로 백성들이 편해진다면 그게 옳은 일 아닌가? 정몽주 : 정녕 백성들이 그러던가? 그들의 생활이 조금 더 윤택해진다면 죄 없는 사람을 죽여도 상관없다고 말일세. 백성들이 그렇게 악랄한 존재였나?! 정도전 : 포은! 자네가 뭐라고 하든 난 이 길을 가겠네. 백성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한 줌의 기득권 세력들을 처단하고 새 세상을 열겠네. 정몽주 : 그래, 그렇게 하게. 하지만 하나는 알아두게. 옳지 못한 방법으로 이룩한 것이 옳은 일이 될 수는 없네. 지금 자네가 저지르는 모든 악행은 언젠간 자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걸세.}}}

- 친했던 벗들의 갈등


2.6. 6회[편집]


{{{-1 이방원 : 스승님. 정몽주 :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자네가 말해보게. 청주까진 어쩐 일인가? 아예 끝장을 내려고 왔는가? 저 피투성이 육신에다 다시 한 번 시뻘건 인두를 갖다 대려고 왔는가? 그리하여 스승님의 목숨을 끊고, 문우들의 목숨마저 끊어놓으려고 왔는가? 정도전 : 그래. 한데 한 발 늦은 것 같군. 정몽주 : 삼봉! 정도전 : 결국 간밤의 폭우로 떠내려간 건 힘없는 백성들이었나보군. 백성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이 무거운 걸림돌들은 멀쩡하니 말일세. 정몽주 : 모욕하지 말게. 여기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이 고려를 지키려는 충신들이야. 정도전 : 충신? 제 권세와 재물을 지키는 자들이 충신인가! 정몽주 : 끝까지 이런 식으로 말할 텐가? 자네 정녕, 이제 악귀가 된 것이야? 정도전 : 그래. 그리고 자네는 이제 천치가 되었지! 누굴 이롭게 하는지도 헤아리지 못하면서 그저 곧게만 서 있으려 하니 말일세! 정몽주 : (잠시 침묵하더니) 더 얘기를 나눠봐야 뭐하겠나. 당장 여기서 나가게. 스승님과 문우들의 눈 앞에서 어서 사라지게! 정도전 : 그래, 가보겠네. 스승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게나.}}}

- 파국을 향해 치닫는 정몽주와 정도전의 우정

{{{-1 이방원 : 숙부님에 대한 탄핵 상소를 거두어 주십시오. 정몽주 : 그걸 어찌하여 나에게 말하느냐. 상소를 올린 건 간관이고, 그 판결은 전하께서 하시는 것이야. 이방원 : 스승님. 정몽주 : 삼봉은 이제 모두에게 해로운 악인이다. 그는 측은지심을 던져버린 괴물이며, 오직 권력에만 눈독을 들인 역적이야. 이방원 : 아닙니다. 어찌 그렇게 매도하십니까. 누가 뭐래도 숙부님은 오직 백성을 위하는 분입니다. 불가피하게 그 앞길을 막는 자들을 처단하려 했을 뿐입니다. 정몽주 : 바로 그 불가피함을 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느니라. 누군가 죄 없이 희생당해야 한다면 그건 옳은 일이 아니다. 이건 삼봉뿐 아니라 이성계 대감께도 하고 싶은 말이고, 너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다. 백성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무고한 인명을 해치고 나아가서는 용상을 찬탈하려는 일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느니라. 이방원 : 그럼 이 세상은 어찌 바꿀 수 있단 말입니까? 실타래처럼 엉킨 난제들을 언제 다 해결하여 백성을 구원한단 말입니까. 큰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작은 희생이 불가피함을 정녕 모르시옵니까? 만백성을 구원할 수 있다면 한 명의 왕을 희생시킬 수도 있음을 모르시옵니까? 정몽주 : 그건 힘으로 의를 짓밟는 자들의 변명이다. 만일 네가 큰일을 위해 죽어야만 하는 작고 힘없는 자라면 어떻겠느냐? 넌 절대로 그 말에 찬동할 수 없을 것이다.[8] 이방원 : 스승님! 정몽주 : 옳은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아야 한다. 백성 앞에서 의를 행하는 것, 그것이 바로 선비의 의무이다. 나의 의무이고, 또한 너의 의무인 것이다. 그걸 잊지 말거라.}}}

- 이방원의 부탁을 거절하는 정몽주

{{{-1 정몽주 : 택주님을 처음 뵈었을 때가 생각나는구나. 여진족과 전투를 벌이다 이성계 장군을 처음 만났을 때였지. 싸움을 끝내고 함께 장군 댁에 들렀더니, 택주님께서 정화수를 떠놓고 무사 귀환을 빌고 계셨다. 이방원 : 예, 늘 그러셨지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보아 오던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정몽주 : 그래. 무사히 돌아온 장군을 보더니 왈칵 눈물을 쏟으시더구나. 며칠 묵다 또 다른 전장터로 떠나려고 하니, 또 눈물을 터뜨리셨다. 그러면서 말씀하셨지. 차라리 오지 마시라고. 장수의 아내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때 깨달았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오열하는 방원.) 미안하구나. 고인을 돌아본다는 것이 그만... 그래, 울어라...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게다. 지나가는 바람소리마저 어머니의 목소리 같아서 눈물이 솟을 게야. 더 울어라. 슬픔을 담아두면 독이 되느니라.}}}

- 슬퍼하는 이방원을 달래는 정몽주


2.7. 7회[편집]


{{{-1 (이방원, 잠든 정몽주를 향해 겨눴던 칼을 내리고 떤다.) 정몽주 : (놀라며) 얘야. (이방원, 정몽주가 깨어난 것에 놀라고 정몽주는 옆에 놓여 있는 칼을 발견한다.) 이방원 : (떨며) 죄송합니다... 스승님, 부탁입니다. 제발 저희 가문의 앞길을 막지 말아주십시오. 정몽주 : 방원아. 이방원 : (애원하며) 제발 부탁입니다... 차마 목전의 불의를 용납하기 힘드시다면 잠시만 개경을 떠나주십시오. 초야에 묻혀 서책을 벗삼다 보면 모든 게 끝나 있을 것이옵니다! 제발 그리하여 주십시오... (정몽주,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이방원이 그런 정몽주의 손을 붙잡으며) 스승님, 제발 부탁입니다... 저의 청을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오... 스승님의 고결함과 자애로움을 베고 싶지 않사옵니다... 스승님... 스승님... 제발 부탁입니다... 스승님...}}}

- 이방원의 간절함을 두고 떠나는 정몽주

{{{-1 이지란 : 성님! 정신 좀 차리보시라요! 성님! 이화 : 아이, 형님..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이지란 : 내도 모르겠다.. 이거 어찌해야 되는 거이니? 이화 : ...일단 의원부터 부르겠습니다! 저, 그리고 형수님한테도 알립시다.. 한테도 알리고요. 가족들은 알아야 할 거 아닙니까? 이지란 : 기..기래. 기게 좋겠구마. 날래 사람 좀 보내라... 이화 : 예, 예! 형님! 아유, 참...! (다급히 밖으로 나간다.) 이지란 : 성니메... 제발 정신 좀 차리오.. 여기서 죽으면 아니 되오, 성님이 여기서 죽으면 우리도 다 죽슴메! 싹 몰살이오다! (고개를 숙이며 오열을 하다가 하늘을 향해 손을 올리면서) 마파리(mafari/조상님들)!!! 우리 아지(age/형) 좀 살려주시오다! 조상님... 우리 성님 좀 살려주시오다... 마파리(mafari)...}}}

- 사경을 헤매는 이성계를 위해 애원하는 이지란

전하, 역도들을 참하라... 제발 그 한마디만 내려주시옵소서...

- 아무런 대답없는 공양왕의 어전 앞에서 무릎꿇고 밤낮으로 간청하는 정몽주

정몽주를... 죽일 것이다.

- 새벽내내 잠을 이루지않고 고뇌한 끝에 날이 밝자 정몽주를 죽이기로 결심하는 이방원


2.8. 8회[편집]


{{{-1 정몽주 : 몸은 좀 어떠십니까? 많이 다치셨습니까? 이성계 : 많이 다쳤... (통증으로 괴로워한다.) 한참 지나야 완쾌될 거요. 정몽주 : 그렇게 솔직히 말씀하셔도 되는 겁니까? 이성계 : 어쩐 일이십니까? 듣자 하니, 날 죽이려고 한다던데? 정몽주 : 예. 죽일 겁니다. 이 고려를 위해서, 그리고 전하를 위해서. 이성계 : 한데, 뜻대로 안 되는 얼굴이구려. 그대 왕이 실망시킨 모양이구려. 더 해 보시오. 할 수 있는 거 다 해 보시오. 대신, 그래도 안 되면 그땐 날 찾아오시오. 새 나라에서 나랑 같이 사십시다. 정몽주 : (복잡한 표정으로 헛웃음을 터트린다.) 그럼, 몸조리 잘 하십시오. 이성계 : 차... 한 잔 하고 가십시오. 정몽주 :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그리는 못하겠습니다. 이성계 : 포은 선생... 정몽주 : 내가 만약 유자가 아니라면, 대감처럼 부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다음 생을 기약했을 겁니다. 어쩌면 다음 생에는 대감을 왕으로 모셨을지도 모릅니다.}}}

- 이성계와 정몽주와의 마지막 만남

수시중... 수시중... 수시중, 어디 있소! 어서 내 앞에 와서 명을 받드시오! 한 번만 다시 청해 주시오... 그럼 내가 대답을 할 것이오. 수시중 뜻대로 하라! 그리 하라...! 그렇게 대답할 것이오... 수시중...! 한 번만... 다시 청해 주시오...! 수시중...!

-정몽주의 피살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공양왕의 오열

{{{-1 이성계 : 정말이냐? 이방원 : 예... 이성계 : 이미... 죽었느냐? 이방원 : 예.. 이성계 : (일어서면서) 왜... 내 말을 거역하느냐...?
네가 나보다 더 높이 날아 봤느냐? 네가 나보다 더 멀리 가보았느냐!? 그런데 왜 내 말을 거역하느냐!?
(이방원의 멱살을 잡고 일어서면서) 말해 보거라... 왜 내 말을 거역하느냐?
이방원 : 아버지를 위해서 그랬습니다.
아버지를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이끌 백성들을! 위해서 그랬습니다!

(이성계, 이방원을 거칠게 밀친다.)
이방원 : 아버지...
이성계 :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는, 이제 내 아들이 아니다...!
이방원 : 아버지!!
이성계 : 너는, 나를... 거역했다. 밖에 아무도 없느냐!?
(두 명의 군사들이 들어온다) 집 밖으로 끌어내라! 다시는 이 집에 들이지 마라!!
군사들 : 예!
이방원 :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 이성계한테 의절당하는 이방원

{{{-1 (정몽주가 효수된 장소를 찾아갔다 걸음을 돌리는 이방원) 이방원 : (오열하며) 스승님...! 스승님, 용서하십시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스승님... 정도전 : 참으로 얄궂은 운명이구나. 이방원 : 숙부님...! 정도전 : 결국, 네가 포은을 죽였구나. 이방원 : 예... 제가 그랬습니다... 제가 그 자애로운 분을 죽였습니다...! 정도전 : 그래, 그리고 내가 살아났구나. (오열하는 이방원) 정도전 : 포은, 잘 가시게. 미안하네... 이방원 : 스승님... 스승님!}}}

- 효수된 정몽주의 목을 본 뒤 죄책감을 느끼는 이방원

{{{-1 (문무백관들이 옥새를 들고 이성계의 저택으로 찾아가지만 이성계는 선위를 거부한다.) 정도전 : 대감, 사양하신다니요? 이성계 : 이건 내가 원했던 바가 아니오. 백주대로에서 충신을 살해했소. 그리고 도성을 공포에 몰아넣었소. 그런 식으로 용상을 차지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도전 : 대감, 또 포은 때문입니까? 정녕 대감은 포은 밖에 모르시는 겁니까? 대감, 대감이 왜 이토록 포은을 필요로 하는지는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고려를 멸망시키면서도, 고려 백성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왕좌에 오르시려는 대감의 야심이시지요. 후세의 역사가들에게 손톱만큼도 비난받지 않으려는 대감의 욕심입니다. 이성계 : 삼봉. 정도전 : 하나, 세상에는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지금 포은이 살아서 대감의 손을 잡고 용상으로 이끈다 해도, 대감은 역적이십니다. 이성계 : 삼봉! 정도전 : 대감. 이제 우리가 섬겨야 할 사람은 소수의 역사가들이 아닙니다. 역사엔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 힘 없는 백성들입니다. 그들에게 칭송을 받는다면 우리는 새 왕조를 열어 백성들을 구원하는 영웅이 될 것입니다. 그들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만고의 역적이 될 것입니다. 대감, 대감은 이제 용상에 앉으셔야 합니다. 대감이 거부하셔도, 제가 앉힐 겁니다. 이 대업을 향해 달려온 모든 사람의 희망을 모아, 대감을 왕으로 만들 것입니다. 하니, 기다리고 계십시오. (정도전이 저택을 나가고, 이성계는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다.)}}}

- 정몽주의 죽음으로 낙심한 이성계에게 일침을 놓는 정도전


2.9. 9회[편집]


{{{-1 정도전 : 그럼 개국공신을 정할 때 왕자들을 모두 빼라는 말씀이십니까? 이성계 : 그렇소. 방과부터 방원이까지 그 누구의 이름도 공신록에 올리지 마시오. 정도전 : 하오나 전하. 그들은 분명 대업에 투신하여 공을 세운 사람들이옵니다. 특히 방원 왕자는... 이성계 : 내 말대로 하시오. 정도전 : 전하. 이제 아버지로서의 노여움은 그만 접어두시옵소서. 전하께서는 이제 가문의 수장이 아니라 이 나라의 국왕이시옵니다. 모든 것은 국왕의 눈으로 살피셔야합니다. 방원 왕자는 이제 더이상 아버지를 거역하는 아들이 아니옵다. 전하를 보위에 올린 1등 공신이옵니다. 이성계 : 삼봉. 다른 일들은 모두 그대가 원하는대로 처리하시오. 하나, 이 일만큼은 내 뜻을 받들어주시오. 정도전 : 전하. 이성계 : 오늘은 이만하고 퇴궐하겠소.}}}

- 한씨 소생 아들들(방과, 방의, 방간, 방원)을 공신록에서 빼는 이성계

{{{-1 (이방원이 궐문 밖에서 무릎을 꿇으며 이성계가 퇴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를 목격한 이지란, 이화, 민제는 당황하며 물러날 것을 청하고 곧이어 이성계가 등장한다.) 남은 : 전하께서 나오십니다. (이성계가 내관, 조영무, 정도전과 함께 궐문을 나선다.) 정도전 : 살펴가시옵소서. (이성계가 궐문 밖의 이방원을 보고 안색이 굳어진 채 이방원에게 다가간다.) 이성계 : 여기서 뭐하는 게냐? 이방원 : 나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성계 : 뭐 때문에? 이방원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성계 : ...해 보거라. 이방원 :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지난 수년간 오로지 아버지를 위해 살아왔습니다. 아버지가 용상에 앉으시는 날만을 고대하며 제 삶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결국 돌아오는 게 이겁니까? (이성계가 방원을 말없이 바라본다) 아버지, 제가 그렇게 미우십니까? 절 그렇게 용서하지 못하시겠습니까? (이성계는 시선을 방원에게서 거두고, 방원은 울먹인다) 제발 절 용서해주십시오, 형님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거역하지 않겠습니다. 맹세합니다! 제발...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아버지! 이성계 : 늦었다. 이방원 : 아버지. 이성계 : 난 이미 널 버렸다. (방원이 애처롭게 이성계를 바라본다) 길을 비켜라. 이방원 : 아버지! 이성계 : 어서. (이성계가 다시 방원을 노려보자 방원은 고개를 떨군다) 어명이다. 마지막이다, 비켜라. (신료들이 애를 태우며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방원은 끝내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성계는 방원에게 눈길조차 주치 않은 채 호위병들과 말을 타고 가 버린다. 그 모습을 방원이 지켜본다.)}}}

- 이성계한테 외면당한 이방원

{{{-1 민씨 : 정말 너무하십니다. 서방님이 전하를 거역한건 오직 한 번 뿐입니다. 한데 전하는 그 한번만을 기억하시는 겁니까? 그냥 서방님께서 전하를 위해 한 일은 다 지우시는 겁니까? 전하를 위해 목숨까지 바친 일조차 기억에서 지우신 겁니까. 이방원 : 그만하시오. 다 끝났소. 민씨 : 서방님이 처하신 신세로 우는 겁니다. 소리내어 울지못하는 서방님 때문에 제가 자꾸 눈물이 나오는 겁니다. 대체 어머니는 뭘하시고 계신 겁니까? 전하의 마음을 되돌려주시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여태 뭘하고 계신겁니까?}}}

- 이방원의 신세에 한탄하는 민씨

{{{-1 강씨 :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기분은 어떠셨습니까? 이성계 : 그저 정신없고 부산스러웠소. 궁궐에서 조금만 거닐어도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행렬들이 있어서 참으로 번거로웠소. 강씨 : 귀하신 분을 어찌 혼자 두겠습니까? 마땅히 따르는 자들이 있어야지요. 이성계 : 중전 처소를 어서 정비하라했소. 예전 주인의 손때가 묻은 것은 문꼬리하나 남기지말라 했소. 강씨 : 그게 무슨, 전하... 이성계 : 지붕과 기둥만 남겨놓고 모두 새 것으로 채워라했소. 그 일이 마무리되는대로 부인을 왕비로 책봉할 것이오. 강씨 : 전하. 왜 신첩의 말을 흘려들으시옵니까? 이성계 : 흘려듣지않았소. 명심하고 행하는 일이오. 강씨 : 전하. 이성계 : 부인을 왕비로 책봉할 것이오. 그리고 왕비의 아들을 세자로 삼을 것이오. 부인이 낳은 아들을 세자로 삼겠다는 말이오. 그럼 부인은 두려워할 게 없소. 강씨 : 전하... 정녕 신첩을 이렇게까지 생각하시는 겁니까. 이성계 : 그렇소. 그러니 부디... 내 뜻을 따라주시오. 나의 왕비가 되어 늘 내 곁에 있어주시오. 부탁이오. 강씨 : 전하. (다음 날 아침, 궁궐로 향하는 이성계를 배웅하는 강씨) 강씨 : 한데, 걱정이 있사옵니다. 이성계 : 뭐요. 강씨 : 대신들이 전하의 뜻을 따라줄 지 모르겠습니다. 이성계 : 걱정마시오, 따르게할거요. 강씨 : 그게 말처럼 쉽겠습니까? 신첩도 돕겠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신첩도 전하를 돕겠습니다.}}}

- 강씨를 중전으로 책봉하겠다는 약속을 한 이성계


2.10. 10회[편집]


{{{-1 (방석이 세자로 책봉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방원이 이성계의 사저로 들어와 강씨와 독대한다.) 이방원 : 어머니... 전 어머니만 믿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절 변호해 줄 거라고 믿으면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선! 제가 쫓겨난 자리에다가 얼른 저 아우들을 데려다 놓으신 겁니까? 그래서 아버지께서 저 아우들만 바라보게 만드신 겁니까? 그런 식으로 방석이를 세자로 만드신 겁니까? 강씨 : 그래, 네 말이 다 맞다. 이방원 : 어머니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예!?
강씨 : 어미라서 그랬다. 어미는 원래 자기 뱃속에서 나온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거다. 아니, 해야만 한다. 너도 자식이 있으니 알 거다. 자식의 앞길을 열어주는 건 모든 어미의 의무다. 난 그 의무를 다했을 뿐이다. 형님도 살아계셨다면 형님도 그러셨을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돌아가셨지. 그래서 너와 형들이 버림받은 거다. 자식들은 아무리 장성해도 보살펴 줄 어미가 없으면 이렇게 되는 법이다. 특히, 서열이 중요한 왕가에서는...
(방원이 강씨를 노려본다.)
강씨 : 알았으면 그만 가 보거라.
(강씨는 말이 끝나자 고개를 돌리며 외면하지만, 방원은 강씨를 노려보며 더 할 말이 있는 듯 머뭇거린다.)
강씨 : 왜, 더 할 말이 있느냐?
이방원 : 전...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강씨 : 그랬다면 네가 어리석었던 거다. 날 미워하지 말고 널 탓하거라. 아니면 일찍 돌아가신 형님을 원망하던가!
(방원이 강씨를 한참 노려보더니 화를 이기지 못하고 다과상을 집어던진다.)
강씨 : 이게 뭐하는 짓이냐! 지금 누구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거냐!
이방원 : 누구냐고요? 날 속이고 내 진심을 짓밟은 계모 앞입니다! 우리 어머니의 왕비 자리를 빼앗고 형님의 세자 자리를 빼앗은... 사악한 여자 앞입니다!
강씨 : 뭐? 밖에 누구 없느냐!
시녀 : 예, 마마.
강씨 : 어서 가서 숙위병을 데려 와라. 이 자를 국법으로 다스릴 것이다!
이방원 : 국법!? 당신 입에서 지금 국법이란 말이 나오는 것이오? 일말의 양심도 없는 여자가! 감히 국법을 들먹이는 것이오!?
강씨 : 그래! 어디 더 해 보거라. 이 나라의 왕비를 더 능욕해 보거라!
이방원 : 뭐라구요...? 뭐라고!!!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방원이 강씨에게 다가가 목을 조르려 하나 차마 조르지 못한다.)
강씨 : (방원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며) 그래, 더 가까이 오거라. 더 다가와서 내 목을 조르거라. 분이 풀릴 때까지 더 짓밟아 보거라! 그렇지. 더, 더!
민씨 : (이방원을 말리며) 안됩니다! 물러서십시오, 어서요! 아니면 죽습니다, 서방님!
(민씨가 강씨 앞에 무릎 꿇으며 애원한다.)
민씨 : 살려주십시오, 왕비마마.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대신 사죄드리옵니다. 이렇게 비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전하께 버림받은 충격으로 온전치 못한 사람이옵니다. 이제는 그저 불쌍하고 가여운 사람이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옵니다. 그러니... 그러니 제발... 살려만주십시오. 최영의 군대를 피해서 왕비마마와 세자저하를 모시고 산으로 오가던 그때를 돌아보시어 제발, 제발 목숨만 살려주시옵소서... (강씨의 다리에 매달리며) 이렇게 비옵니다. 살려만 주시옵소서. 왕비마마....
강씨 : (민씨를 보며 화를 가라앉으며) 그래, 네가 조금은 낫구나. (이방원에게) 네 아내 덕분에 산 줄 알아라.}}}}}}

- 진심으로 믿었던 계모의 배신

{{{-1 김 내관 : 금상의 처 강씨를 중전으로 책봉하고 현비라 칭한다. 중전의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에게 벼슬을 추증한다. 중전의 본관인 곡주 고을을 곡산 고을로 승격한다. 의안군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한다. (중전 강씨와 세자 이방석이 가마를 타고 궁궐로 향한다.) 강씨 : 우리 이쁜 아들, 우리 장한 아들. 이방석 : 중전마마. 강씨 : 그래, 말하거라. 이방석 : 형님들이 화내시면 어찌 하옵니까. 강씨 : 세자. 이방석 : 예, 중전마마. 강씨 : 이 어미가 있는 한, 넌 아무 걱정 안해도 된다. 내가 널 끝까지 지켜줄 것이다.}}}

- 신덕왕후 강씨와 세자 이방석의 책봉식

민씨 : 우리 이쁜 아들...갑갑해서 어찌 할꼬... 추워서 어찌 할꼬... 이 못난 애미를 만나 원통해서 어찌할꼬...

- 가을 찬 바람 속에 세번째 아들마저 떠나보내는 이방원과 민씨 부부의 오열[9]


2.11. 11회[편집]


{{{-1 (이방원이 여막집에 도착해 여막집의 문을 연다. 그 안에 물건들이 다 어지럽혀져 있으며 상복을 입은 채 심한 기침을 하면서 누워있는 이방우를 발견한다.) 이방원 : 형님! (이방원이 이방우를 발견하고 다급히 들어온다.) 이방원 : (이방우를 일으키면서) 형님! 형님... 형님, 괜찮으십니까? 이방우 : 방원아... 이방원 :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이방우 : (심한 기침을 한다.) 이방원 : (영문도 모른 채 당황을 한다.) (둘이 서로 앉아있는 장면으로 바꿔진다. 그리고 이방우는 술을 잔에 따른 뒤에 마시고 잔을 상에 놓는다.) 이방우 : 네가 개경으로 돌아갔다길래, 그때부터 내가 너 대신 여길 지키기 시작했다. 이방원 : 그러셨군요.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이방우 : 세상과는 담을 쌓을 작정이었는데, 암만 귀를 틀어막아도 소식이 들려오더구나. (심한 기침을 한다.) 네가 포은 선생님을 해친 것도 들었다. 아버님이 결국 고려를 무너뜨리고 용상에 앉으셨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방원 : 그래서 이렇게 되셨습니까? 고려가 망한 게 그리 안타까우십니까? 이방우 : 그래, 안타깝다. 슬프고 원통하다... 하지만 그거 때문이 아니다. 이방원 : 그럼 대체 왜 이렇게 되신 겁니까? 왜요? 이방우 :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그렇다. 이방원 : 예? 이방우 : 아버님이 왕이 되셨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내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추악한 욕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이방원 : 그게 뭡니까? 이방우 : 내가 다음 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내가 적장자다. 그럼 내가 세자가 되는 거다. 내가 개경으로 돌아가서 아버님 뜻을 따르겠다고 하면 내가 다음 왕이 되는 거였다. 이방원 : 예, 맞습니다... 한데 왜 안 오셨습니까? 그때 오시지 왜 망설이셨습니까? 왜?! 이방우 : 가려고 했다. 그런데... 어머님이 막으셨다. 이방원 : 예? 이방우 : (심한 기침을 하며) 서찰을 보내오셨다. 절대로 개경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그러면서 고려의 충신으로 남아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그럼 개경 백성들의 민심을 달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 같다고. 그리고, 마지막에 내 속을 꿰뚫어보셨다. 혹시라도 세자가 되겠다는 망상을 갖지 말고, 그런 추한 욕망을 드러내봤자 아버님은 이미 날 버리셨다고 하더구나. 이미 날 죽은 자식으로 생각하신다고... 이방원 : 그래서 이렇게 되신 겁니까? 그 서찰 한 통 때문에...? 이방우 : (울먹거리며) 견딜 수 없었다... 서찰에 쓰여진 글귀들이 마치 칼날처럼 내 몸을 난도질했다. 부끄러웠다가, 분했다가 슬펐다가... 나중에 광기에 사로잡혀 울부짖었다. 술이 없으면 한 순간도 버틸 수가 없었다... 이방원 : 그만하십시오... 바보처럼 왜 이러십니까! 그 뻔한 술수에 왜 넘어가신 겁니까? 왜!!!
(이방우는 슬퍼하며, 이방원이 이방우 옆으로 다가간다.)
이방원 : 울지 마십시오. 형님은 부끄러운 짓한 적 없습니다! 형님은 효자였을 뿐입니다. 양심있는 선비였을 뿐입니다! 나쁜 짓을 한 건 그 여잡니다. 중전의 자리에 앉아있는... 그 악랄한 여자란 말입니다!
(이방우는 기침을 하면서 슬퍼하고 있으며, 이방원은 분노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 맹(孟)과 유(幼)의 마지막 만남

{{{-1 정도전 : 그 칼을 휘두르게 만들어서 그를 제거하려고 만들려 하시는 것입니까. 신덕왕후 강씨 : 네, 그렇습니다. 정도전 : 대체 왜 그러신겁니까? 이미 다 이루셨지않습니까? 강씨 : 이룬 것들을 지키려고 하는 겁니다. 정안군을 살려두면, 언젠가는 그것들이 다 무너질테니까요. 정도전 : 중전마마. 강씨 : 삼봉대감의 눈에는 안보일지 모르지만 제 눈엔 보입니다. 정안군은 오래전부터 용상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토록 기를 쓰고 아버지의 대업에 동참하고자 했던 겁니다. 정도전 : 그렇다고해서, 이렇게 함정에 빠뜨려 죽일 수는 없습니다. 강씨 : 그럼, 정안군을 어떻게 제압해야합니까? 삼봉대감의 생각으론 그냥 놓아두면 저절로 시들어버릴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언젠가는 제풀에 지쳐 스스로 포기할 사람으로 보이십니까? 정안군은 굶주린 맹수입니다. 죽이지않고는 다스릴 수 없습니다. 지금 정안군을 살려두면, 결국... 우리가 다 죽을 겁니다. 잊지 마십시오. 대감과 저는 한배를 탔습니다. 정도전 : 중전마마. 강씨 : 준비하십시오. 곧 정안군이 올 겁니다. 폐인이 된 을 만났으니, 참지못하고 달려올 겁니다.}}}

- 이방우를 미끼로 유인하여 이방원을 반역죄로 다스리려는 신덕왕후의 음모

{{{-1 중궁전 상궁 : 중전마마. 신덕왕후 강씨 : 왜 그러는가? 중궁전 상궁 : 정녕옹주가 찾아왔사옵니다. 정녕옹주 민씨 : 중전마마, 저이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강씨 : 그래, 들어오거라. (민씨가 선물을 들고 알현한다.) 강씨 : 앉거라. 민씨 : (정도전에게)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여기 계셨습니까? 강씨 : 어쩐 일이냐? 민씨 : 약과를 좀 만들었습니다. 지난 번에 귀한 약재들을 갖다주셔서 뭐라도 답례를 하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강씨 : 그래, 고맙구나. 민씨 : 그리고, 마침 절제사께서 여기 계시니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가별초 병사들은 지금 모두 의흥 친군위 군영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정도전 : 돌려보냈다고요? 민씨 : 예.}}}

- 강씨와 정도전을 깜쪽같이 속이는 민씨

{{{-1 (그 시각 이방원은 이성계에게 하사받은 가별초를 조영무에게 돌려보냈다.) 조영무 :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으십니까? 가별초를 갖고 계시면 나리께 큰 힘이 될 겁니다. 이방원 : 지금은 독이 될 것 같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조영무 :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함께 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그 때, 잘 이끌어주십시오. 이방원 : 네. 조영무 : 그럼. (조영무가 가별초를 이끌고 돌아가고, 잠시 후 민씨가 이방원을 찾아온다.) 민씨 : 서방님. 이방원 : 아 부인, 궁궐은 어땠소. 민씨 : 중전마마는 예상대로였습니다. 한데, 삼봉 대감은 뜻밖이었습니다. 이방원 : 숙부님이 거기 계셨소? 민씨 : 예, 중전마마와 처소에 함께 있었습니다. 갑옷까지 차려입고요. 이방원 : ... (이방원이 올 것을 대비했지만 정작 민씨가 선물을 갖다준 후로 아무 일이 없자 중궁전을 지키던 병사들은 해산했다.) 강씨 : 그렇게 심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드러날 속마음 아닙니까? 이제부터가 시작이지요. 긴 싸움이 될 겁니다. 이제 정말 한 배를 탔군요. 이제 대감의 목숨도 걸렸으니 대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십시오. 그것만이 살 길입니다. 살펴 가십시오. (강씨가 처소로 돌아간다.) 정도전 : 덫이었구나. 방원이가 아니면 나라도 걸리는 덫이었다.}}}

- 이방원과 민씨의 속임수에 걸린 강씨에게 역으로 포섭당한 정도전

{{{-1 (이성계가 유람 중에 오랜만에 이방원을 부른다.) 이성계 :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 이방원 : 예, 즉위하시기 전에 함께 왔던 곳입니다. 이성계 : 그래. 네가 가족들의 목숨을 두 번이나 구한 곳이지. 그래서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여기로 불렀다. 이방원 : 오늘은 어떤 일로 여기로 부르셨습니까? 이성계 : 맡기고 싶은 일이 있다. 이방원 : 어떤 일이옵니까? 이성계 : 명에서 조선의 왕자를 사신으로 보내라고 요구해왔다. 그런데, 황제가 묻는 말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는구나. 위험한 길이 될 거다. 다신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가겠는가? 이방원 : 대답하기 전에 먼저 여쭙고 싶습니다. 이성계 : 그래, 말해보거라. 이방원 : 사신으로 가라는 말씀은 아버지로서의 부탁이시옵니까? 아니면 임금으로서의 명이옵니까? (시간이 흘러 이방원이 명의 사신으로 가는 배를 탄 후, 착잡한 표정을 지은 이성계에게 강씨가 속삭인다.) 강씨 : 잘 선택하셨습니다. 역시 정안군밖에는 없습니다. 걱정마십시오. 무사히 돌아올겁니다. (다시 명의 사신으로 가기 전 이방원이 이성계에게 질문을 던지고 이성계가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방원 : 사신으로 가라는 말씀은 아버지로서의 부탁이시옵니까? 아니면 임금으로서의 명이옵니까? 말씀해주십시오. 아버지로서의 부탁이십니까? 아니면 임금으로서의 명이옵니까? 이성계 : 어명이다. 따르거라.}}}

- 기어코 아들을 사지로 내보내는 비정한 아버지


2.12. 12회[편집]


{{{-1 (명 태조 홍무제가 사신으로 온 이방원에게 여진족을 회유하고 변경을 어지럽히는 것에 대해 해명하는 것을 듣고, 증거를 대라고 요구한다.) 이방원 : 증거는 가져오지 않았사옵니다. 홍무제 : 뭐라고?! 이방원 :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면 백 가지의 증거도 모두 거짓으로 보이는 법이옵니다. 국가 간의 신뢰도 마찬가지이옵니다. 만 가지의 의심이 다 해소돼야 신뢰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가지고 바라 보아야 만 가지의 의심이 사라지는 것이옵니다. 저의 부왕께서 조선을 건국한 것은 다른 나라를 침범하고자 함이 아니옵니다. 오로지 백성들의 삶을 좀 더 편안케 하려는 이유였습니다. 이걸 믿어주십시오. 그럼 모든 의혹이 해소될 것이옵니다. 홍무제 : 날 가르치려고 드는구나... 내가 두렵지 않느냐?! 이방원 : 폐하, 전 지금을 죽음을 각오하고 있사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말만을 하고자 하는 것이옵니다. 이것이 조선의 왕자로서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하옵니다. (조회가 끝나고 남재에게 "과연 왕자답게 아주 잘했다"라는 칭찬을 듣고 매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공을 세우고도 아버지에게 내쳐진 뒤로 그 어떤 칭찬도 듣지 못하고 시종일관 어둡던 이방원의 얼굴이 개국 이래 처음으로 밝아진 순간이었다.)}}}

- 홍무제를 만난 이방원

{{{-1 (이성계의 명령으로 조영무와 조영규가 강화도로 유배된 왕씨 몰살 현장에 참여했다.) 조영규 : 차라리 왜구랑 싸우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짓은 정말 싫습니다. 조영무 : 어명이네. 따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조영규 : 전 이제 그만 좀 칼을 내려 놓고자 합니다. 조영무 : 그게 무슨 말인가? 조영규 : 이젠 쉬고 싶습니다. 조영무 : 이보게. 조영규 : 사실은, 꿈에 자꾸 정몽주가 나옵니다. 철퇴에 맞아서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절 가만히 바라봅니다. 아무래도, 절 데려가려는 것 같습니다. (조영규가 조영무에게 인사를 올리고 떠나고 조영무는 말없이 바라본다.) 조영무 : 전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 아무 의미없는 살육 현장을 보고 환멸을 느끼는 조영무. 그와중에 사직 인사를 올리고 떠나는 조영규.[10]

{{{-1 (이숙번이 개성으로 과거 시험 보러가는 길에 유생들을 만난다.) 유생 1 : 이보오. 지금 어딜 가는 길이오? 이숙번 : 과거보러 가는 길이오. 유생 2 : 나라가 바뀌고 유생들 다 떠나는 판국에 무슨 과거를 보러 간단 말이오. 관두고 우리들이랑 같이 떠납시다. 이숙번 : 떠날 가면 댁들이나 떠나슈. 난 과거를 보러 갈테니까. 유생 1 : 그럼 너는 기어코 이 나라의 개가 되겠다는 말이냐? 이숙번 : 에이, 보자보자하니까... (이숙번이 유생들을 제압한다.) 이숙번 : 당신들이나 정신차리시오. 어? 당신들처럼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선비들이야! 아, 왕씨면 어떻고 이씨면 어때? 나라만 잘 돌아가고 나만 잘 살면 되지! 아, 괜히 급제할 자신 없으니까. 에으, 이 한심한 것들... 참. 하륜 : (민제와 함께 말을 타고 오는 길에 이숙번을 본다) 하하하하, 아주 시원한 걸 구경했네. 이숙번 : 뉘시오? 하륜 : 하륜이라고 하네. 자네는 누군가? 이숙번 : 이숙번이라고하오.}}}

- 이숙번의 등장

{{{-1 (강씨가 며느리인 현빈 류씨가 내시랑 간통했단 사실을 듣고 분노해서 세자빈의 처소에 들었다.) 현빈 류씨 : 중전마마, 오셨습... (강씨가 류씨의 뺨을 때린다.) 강씨 : 네 년이 죽고싶어 환장을 했구나. 어디서 내 아들의 앞길을 막는 것이냐? 이 일이 세자의 위신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 아느냐. 아무리 생각이 짧아도 도화선이 뻗치는 년이라도 그렇지. 이 좁은 궁궐에서 이게 무슨 미친 짓이냐! 그래 놓고선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현빈 류씨 :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사옵니다. 언젠가는 들킬 거라는 각오로 한 짓이옵니다! 강씨 : ...뭐?! 현빈 류씨 : 저한테만 잘못이 있다고 몰아가시지 마십시오! 사람 취급도 하지않는 시어머니와 자기 아내 하나도 챙겨주지도 모르는 세자 저하의 책임도 있습니다! 강씨 : 그 입 닥치지 못하겠느냐! 현빈 류씨 : 저를 내쫓고 다른 세자빈을 들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여자를 제대로 품어주지 못하는... 강씨 : (한번 더 류씨의 뺨을 때리며) 그래, 어디 한번 더 떠들어보거라. 왕실을 능멸한 죄로 네 년의 아비와 어미도 목을 베어주마. (그 말에 류씨가 서럽게 운다.) 어서, 어서 더 지껄여보거라! 어서!!!
(강씨가 역정을 내다가 기침을 하며 주저앉자 중궁전 상궁이 부축을 하고 강씨의 명령으로 류씨는 쫓겨난다.)}}}}}}

- 내시와 간통죄로 폐서인이 되는 현빈 류씨

{{{-1 (임종을 앞둔 신덕왕후 강씨를 이성계가 손잡는다.) 강씨 : 전하... 아무래도 제가 먼저 가야하는 것 같습니다. 이성계 : 중전... 강씨 : 전하... 절 용서해주십시오. 몸져 누었다고 너무나 울지마십시오. 죽어서도 전하의 문병안을 받고싶지는 않사옵니다. 이성계 : 중전... 강씨 : 전하를 만나서... 너무나도 행복했사옵니다. 이루고 싶은거 다 이루고, 넘치도록 사랑받았사옵니다. 그 은혜를 어찌 갚아야하옵니까. 이성계 : 중전... 그런 말 마시오. 난 아직 해준게 아무것도 없소. 하니 일어나시오. 어서 쾌차하시오. 어명이오... 어명. 중전... 강씨 : 전하. 세자를 불러주십시오. 세자한테도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이성계 : 알겠소.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 세자를 데려오겠소.}}}

- 이성계와 강씨의 마지막 대화

{{{-1 (이성계가 세자에게 인사를 하고 싶다는 신덕왕후 강씨의 부탁을 듣고 세자를 부르러 나간다. 이후 이방원이 중궁전으로 들어온다. 놀란 강씨가 방원에게 물어본다.) 강씨 :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이방원 :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강씨 : 난 괜찮다, 어서 나가거라... 이방원 : ...예. (방원이 강씨에게 목례를 하며 뒤돌아 나가려 한다. 갑자기 강씨가 다시 방원을 부른다) 강씨 : 아니, 거기 앉아라. (방원이 다시 뒤돌아 자리에 앉는다) 강씨 : 내가 죽으면, 세자를 어찌할 것이냐...? 이방원 : ... 강씨 : 어서 말해 보거라, 세자를 어찌할 것이냐? 해칠 것이냐? 이방원 : ... 강씨 : 그럼, 그냥 두지 않을 거다.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죽어서도 내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알겠느냐...!? 이방원 : 중전마마. 안심하십시오. 전 세자를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강씨가 놀라면서 얼굴을 든다.) 이방원 : 마음 편히 가십시오. 세자는 제가 지키겠사옵니다. (강씨가 아픈 몸을 억지로 일으킨다. 그리고 방원을 노려보며 방원을 향해 겨우겨우 기어간다.) 이방원 : 세자는 제 동생이옵니다. 저랑 피를 나눈 형제이옵니다! 절대 해치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러니 부디, 마음 편히 가십시오. (마침내 방원의 몸을 잡은 강씨가 방원의 목을 향해 어렵사리 손을 뻗으며 목을 조른다.) 강씨 : 혼자 가지 않겠다. 널, 데려갈 것이다...! 이방원 : .. 강씨 : 함께 지옥으로 가는 거다. 지옥의 영원한 불길 속에서, 살이 타는 고통 속에서, 피눈물을 함께 흘리는 거다...! 피눈물을...! 함께! (강씨는 있는 힘을 다해 방원의 목을 조르고, 방원은 그저 눈을 매섭게 뜨면서 버틴다. 그러다가 이성계가 중궁전으로 돌아온다.) 이성계 : 중전! (이성계가 들어온 순간 힘이 다한 강씨는 방원을 조르던 손을 놓고 쓰러져 죽는다. 이윽고 세자 방석과 방번, 경순공주, 흥안군 이제가 들어와 모후의 죽음을 오열하고 방원은 재빨리 자리를 피한다.)}}}

- 신덕왕후 강씨의 최후[11]


2.13. 13회[편집]


{{{-1 (신덕왕후 강씨의 장례가 치러진 후, 이성계가 한씨 소생의 아들들을 불러 세자 방석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이방원만 남겨놓고 물러가게했다. 이후 이방원과 독대가 벌어진다.) 이성계 : 어서 말해보거라. 중전이 어찌하여 그런 행동을 한 것이냐? 네가 무슨 짓을 했길래 중전이 그리 노한 것이냐? 이방원 : 전 아무 짓도 안했습니다. 그저 중전마마가 묻는 말에 대답만 했을 뿐입니다. 이성계 : 중전이 뭘 물었느냐? 이방원 : 세자를 어찌할 셈이냐고 물었습니다. 이성계 : 뭐? 이방원 : 중전마마가 승하하시고 나면, 세자를 해칠 셈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계속해서 죄인처럼 몰아붙이셨습니다. 이성계 : 그래서 어찌했느냐? 이방원 : 저도 차갑게 대꾸했습니다. 해치지않을테니 안심하고 가시라고했습니다. 그러자 절 향해 기어오시더니 제 목을 조르셨습니다. 그리고, 숨이 끊기셨습니다. 이성계 : 결국, 네가 중전을 죽였구나. 이방원 :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이성계 : 네가 중전의 죽음을 앞당겼다. 네가 중전을 화나게만 하지 않았어도 중전은 세자가 들어올 때까지 살 수 있었다. 남아있던 몇 모금의 호흡을 아껴서, 우리 세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을 것이다. 이방원 : 전하. 이성계 : 네가 중전의 마지막 숨결을 빼앗았다. 마지막 기력을 갖고 간 것이다. 이방원 : 전하, 전 그저 묻는 말에 대답을 했을 뿐이옵니다! 이성계 : (탁자를 치며 분노한다.) 그 불순한 대답이 중전을 분노케한 것이다! 네가 언젠가는 세자를 해칠 놈이 되는 걸 직감한 것이야! 이방원 : (당황하며) 아닙니다. 맹세컨데 전 어린 아우를 해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사옵니다. 전 그저, 중전마마를 원망했을 뿐입니다. 이성계 : 아니다. 넌 언젠가는 세자를 해칠 놈이다. 이방원 : 전하. 이성계 : 중전은 단 한번도 사람을 잘못 본 적이 없다. 어떤 사람이 되었건 단숨에 그 사람의 심중을 꿰뚫어보았다. 그 혜안으로, 날 여기까지 인도해준 사람이다. 넌 위험한 놈이다. 세자를 해칠 놈이야. 이방원 : 그럼, 절 죽이십시오. 이성계 : 뭐? 이방원 : 그리 확신하시면 지금 죽이십시오. 살려두면 틀림없이 죄를 지을 놈입니다. 중전마마에 대한 증오가 가득한 놈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울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지금 죽이십시오. 살려두면 후회하실 겁니다. 두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전 반드시 큰 죄를 지을 것입니다! 이성계 : (벌떡 일어서며) 네 이놈! 이방원 : 죽이십시오! 어서 죽여서, 중전마마에 대한 근심을 덜어주시옵소서! 전하는 중전마마 밖에 없지 않사옵니까.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눈물 한 방울도 보이지 않으셨던 분이 중전마마를 잃고나서, 이렇게 병이 나도록 우시지 않으셨습니까? 이성계 : 닥치지 못하겠느냐! (이성계가 칼을 뽑고 이방원에게 다가간다.) 이방원 : 죽이십시오. 어서 절 죽여서, 중전마마를 기쁘게 해드리십시오! (이성계가 기합과 함께 이방원의 관모와 상투를 베어버리고 이방원의 머리가 풀어졌다.) 이성계 : 다음엔 진짜로 벨 것이다. 이게 아비로서 베푸는 마지막 자비다. 가라. 가서 잠자코 살 거라. 손톱만큼이라도 세자에게 위협이 되는 일을 꾸몄다간 곧바로 목이 달아날 줄 알거라. 알겠느냐. (이후 이방원은 힘없이 퇴궐하고 백성들이 그를 째려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이방원의 처참한 몰골에 민씨가 통곡한다.)}}}

- 이성계의 마지막 경고

{{{-1 (이성계의 경고대로 잠적하고 수년 동안 이방원과 민씨 부부는 새로 세 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권력을 향한 투쟁을 위해 조용히 힘을 기른다.) 이방원 : 저렇게 아들 셋이 함께 자고있는 모습을 보게 될 줄 몰랐소. 기적이라는게 정말로 있구려. 민씨 : 서방님이랑 저는 하늘을 버렸는데, 하늘은 우릴 버리지 않으셨나봅니다. 이방원 : 후후, 그런 것 같소. 하늘이 우릴 버리지않았구려. 민씨 : 서방님, 전 이제 잃어버렸던 걸 되찾았습니다. 서방님은 언제 다시 찾으실 겁니까? 서방님이 그 자리를 되찾지 않으시면 우리 아이들은 영영 빼앗긴채로 살아가야합니다. 세자가 되고, 왕자가 될 수 있던 아이들이 거렁뱅이가 되어 구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그리 놔두지않을 겁니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저는 무엇이든지 할 겁니다. 배고파서 울부짖으면 제 살을 잘라서 먹일 겁니다. 추워서 우들거리면 제 몸을 태울겁니다. 지옥에 떨어져 영겁의 고통을 겪는다해도 내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겁니다. 서방님, 제발 용기를 내십시오. 우리는 빼앗는게 아니라, 되찾는 겁니다.}}}

- 민씨의 충고를 듣고 다시 싸울 결의를 갖는 이방원

{{{-1 이숙번 : 저희들 목숨으로 뭘 하실 겁니까? 어디까지 가실 겁니까? (박포와 박은도 이방원에게 그의 목표를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 이방원 : 제가 자라온 동북면에는 늑대가 많았습니다. 그 늑대들은 항상 가장 영리하고 힘 센 늑대를 우두머리로 삼았습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요. 조선의 다음 왕도 그런 늑대여야 합니다. 그래서 피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가장 강한 늑대를 가려내야 합니다. 그게, 제가 하려는 일입니다.'''}}}

- 지지자들과의 첫 회합에서 자신의 목표를 밝히며

2.14. 14회[편집]


{{{-1 (세자, 정도전 등과 순행 도중, 이방원이 군사를 훈련시키는 것을 목격한 이성계. 분노한 이성계는 말에서 내려 근처 병사의 칼 하나를 집어들고 다가간다.) 이성계 : 중전이 옳았다. 넌 위험한 놈이야. 이놈을 꿇어 앉혀라. 어서! (병사들이 이방원을 꿇어 앉히고, 당황한 정도전 일행 역시 말에서 내려 다가가려 한다.) 이성계 : 다가오지 마라. (일행이 멈춘다) 이성계 : 내가 분명히 경고했다. 아무 짓도 하지 말고 잠자코 살아가라고. 그런데 넌...내 명을 거역했다.(칼을 뽑아든다) 이방원 : 절제사의 소임을 다하는 중이었사옵니다. 이성계 : 뭐라? 이방원 : 군사들을 관리하고 훈련시켜야 하는 것이 절제사의 소임 아니옵니까. 저는 그 책무를 다했을 뿐이옵니다. 이성계 : 이놈!!! 이방원 : 이유가 무엇이옵니까!! 전하께서 제 목을 베시겠다면 기꺼이 따르겠사옵니다. 하나 제가 죽어야 하는 이유라도 말씀해 주십시오. 일개 군졸의 목을 벨 때도 이유는 말씀해 주시는 법이옵니다! 한데 절제사의 목을 베시면서, 이유도 밝히지 않으시옵니까? 이성계 : 이유를 정녕 몰라서 묻는 것이냐? 이방원 : 모르옵니다. 그러니 전하께서 말씀해 주시옵소서! 제가 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옵니까? 제 목을 잘라야 하는 합당한 이유가!! 대체 무엇이옵니까!? 이성계 : 이놈이 그래도....!!}}}

- 이성계와 크게 대립하는 이방원[12]

{{{-1 (병사들을 먼저 보낸 뒤, 말의 고삐를 나무에 묶은 조영무가 이방원에게 다가온다.) 조영무 : 무슨 일이십니까? 말씀 좀 해보십시오. 대체 무엇 때문에 두 분의 사이가 이렇게까지 벌어지신 겁니까? 이방원 : ... 조영무 : ...왕자님. 이방원 : 제가 세자의 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조영무 : ...예? 이방원 : 전하께선 방석이를 다음 국왕으로 정하셨지요. 한데 저는 그걸 받아들일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전하께서 저리 분노하시는 겁니다. 제가 위험한 놈이라는 걸 알아보셨기 때문에요. 조영무 : 서방님.... 이방원 : 전하는 오늘 제 목을 베었어야 합니다. 아무리 핏줄이라고 해도, 아무리 마땅한 명분이 없었다고 해도, 베었어야 합니다. 그게 세자를 지키는 길이었습니다.}}}

- 조영무에게도 자신의 야심을 숨기지않는 이방원[13]

{{{-1 (태조가 이례적으로 신덕왕후의 묘를 도성 내에 조성하자, 이숙번이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하고, 하륜이 태조의 정치적 의도를 이숙번에게 설명해준다.) 이숙번 : 그럼 정안군을 계속 지켜보면서 경계하실 텐데, 그런데도 (주변을 둘러본 뒤) 우리가 거사를 성공시킬 수 있겠습니까? 하륜 : 고려 조정에서는 이성계 장군이란 사람을 항상 경계했다네. 그의 야심꿰뚫어본 사람도 많았고, 죽일 기회도 아주 많았지. 근데, 결과가 어찌 되었나? 이숙번 : 뭐, 보다시피... 하륜 : 그래. 바로 그걸세. 약한 쪽이 패배하는 게 아니라, 머뭇거리는 쪽이 패배하는 걸세. 누가 더 빨리 결단을 내리느냐, 누가 더 망설임없이 행동하느냐, 거기서 승패가 결정된다네.}}}

- 이성계가 이방원을 지극히 경계하고 있으니 거사가 성공하겠냐는 이숙번의 물음에 대답한 하륜

{{{-1 (명에 파견된 사신들이 권근을 제외하고 모두 홍무제에게 참수당하는 사건이 터지면서 골머리를 앓고있는 신료들 사이에서 설전이 나온다.) 하륜 : 그러니까 처음부터 삼봉 대감이 갔어야합니다. 정도전 : 또 그 소린가? 날 명에 보내놓고 대체 뭘 하고싶어서 그런가? 하륜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영 알아듣지 못하겠군요. 정도전 : 그래? 그럼 풀어서 얘기해주지. 고려 시절에 낮에는 권신 이인임에게 붙어 살고, 밤에는 신진사대부들에 붙어 살던 간사한 인간이 있었네. 그런 자가 지금 조정에 있으니 지금은 또 누구한테 기생하면서 무슨 음모를 꾸미는지가 궁금하단 말일세. 하륜 : 허허, 말씀을 이상한데로 돌리십니다. 지금 우리가 논하는건 외굡니다. 대감이 망쳐놓은 명과 외교 말입니다! 정도전 : 내가 말하는 것도 그걸세. 힘을 합쳐서, 저 미쳐 날뛰는 황제를 상대해야하는 이 시국에, 자네는 대체 무슨 꿍꿍이인가. 항간에 세자 저하의 자리를 탐내는 자들이 있다고하는데 그들하고 손이라도 잡은 건가. 그래서 내가 조정을 비우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 하륜 : 하하하하, 그 무슨 비학이십니까? 민제 : 갑자기 그게 무슨 망발이십니까? 누가 그런 음모를 꾸민단 말입니까? 정도전 : 대감은 차라리 가만히 계십시오.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소리 듣고싶지않다면 말이요. 민제 : 지금 뭐라고 하셨소! 정도전 : 못들으셨습니까? 다시 말씀드립니까?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더 큰 소리로, 대감이 어떤 분인지 말씀 드려야겠습니까? 전하가 참으로 불쌍하시군요. 하필이면, 도적의 가문과 사돈을 맺으셨으니 말입니다.}}}

- 정도전과 하륜의 대립[14]


2.15. 15회[편집]


{{{-1 (이방원은 정도전을 만나 요동 정벌을 하면 조선이 망한다며 만류하지만 정도전은 건성으로 듣고 떠나려 하자, 이방원이 화를 내며 멈춰세운다.) 이방원 : 대체 이 나라의 왕이 누굽니까?!숙부님 마음대로 하시는 겁니까? 전하는 허수아비입니까? 정도전 :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 이방원 : 이게 숙부님이 바라던 조화로운 나라입니까? 왕은 신하를 규율하고 신하는 왕을 규율하여, 폭군도 간신도 나올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한데 그런 모습이 어디 있습니까? 무조건 단 한 명의 신하만을 총애하는 전하와, 그 총애를 등에 업고 왕처럼 군림하는 신하만 있습니다! 아닙니까? 정도전 : 정안군. 그건 정안군이 제대로 보지 못하신 겁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정안군이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것도,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겁니다. 이방원 : ...예? 정도전 : 승냥이처럼 어린 동생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란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왜 이렇게 욕심을 거두지 못하시는 겁니까? 왜 자꾸 자신의 자리였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포은을 쓰러트려서요? 예, 아주 큰 공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업의 전체를 놓고 본다면 아주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대부분은 전하와 중전 마마의 공입니다. 저조차도 감히 업적을 내세우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두 분의 공이 지대합니다. 그런 두 분이, 세자로 정한 것이 바로 의안군입니다. 창업의 동반자들이 합의한 일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정안군이, 무슨 자격으로 계속해서 그 자리를 노리는 겁니까? 제발 착각하지 마십시오. 정안군은 대업의 작은 조각일 뿐입니다. 그 조각이 없었어도, 이 대업은 완성되었을 것입니다. 정안군을 아끼는 사람으로서 드리는 마지막 충고입니다. 여기서 깨끗이 단념하십시오. 아니면 저도 더는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정안군을 절대로 베지 못하지만, 전 정안군을 벨 수 있습니다. 이 조선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습니다.}}}

- 정안군의 야심에 대해 경고하는 정도전

{{{-1 (거리로 나온 이방원이 거사 소식을 이화상에게 밝힌다.) 이화상 : 그럼 이제, 거사를 시작하는기요? (이방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아~막상 한다니까 떨리는구마. 이방원 : 그래, 나도 떨린다. 내 심장소리가 온 집안에 울러퍼지는 것 같아서 이렇게 뛰쳐나왔다. 이방원 : 화상아. 이화상 : 예, 형님. 이방원 : 거사가 시작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느냐. 이화상 : 그야 군사들을 몰고가서 궁궐을 포위하고 이 전하께 청하여 세자를 다시 세우고 그라는거 아니우? 이방원 : 그럼 쫓겨난 세자는 어찌되는 것이냐? 말해 보거라. 방석이는 어찌해야 될 것 같냐? 이화상 : 기냥 적당히 하면 될 거 아니우? 저 멀리 유배보내면 되지 않겠슴메. 이방원 : 그럼 두고두고 화근이 될 것이다. 방석이는 가만히 있어도 방석이를 앞세워 권력을 잡고 싶은 자들이 그냥 두지 않을 거다. 잃어버린 세자 자리를 되찾는다는 명분도 있으니 그야말로 벌떼처럼 몰려들 거다. 이화상 : 그럼 죽여야한다는 거요? 이방원 : 그래, 죽여야한다. 이화상 : (방원의 말에 놀라 주위를 돌며)...형님! 이방원 : 방석이도 죽어야하고, 방석이를 에워싸고있는 사람들도 죽어야한다. 망설였다간 우리가 죽는다. 이방원 : 화상아. 이화상 : 예, 형님. 이방원 : 거사가 시작되면 난 괴물로 변할 거다. 누구라도 벨 거고, 아무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을 거다. 이제 네가 알던 형님은 이 세상에 없다. 동북면에서 함께 뛰놀던 그 정겨운 형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네 눈 앞에는 이제 피범벅이 되어 으르렁거리는 짐승 한 마리가 서있을 거다. 눈이 뒤집혀 아무도 알아보지 않는 악귀 하나가 서있을 거다! 이화상 : 형님... 이방원 : 명심하거라. 나는 이제, 괴물이다.}}}

- 괴물이 되어 각성한 이방원

{{{-1 (이성계의 병간호 중인 이방석이 이성계의 병문안을 온 이방원과 대화한다.) 이방원 : 좀 어떠신가 궁금하여 왔습니다. 차도가 있으십니까? 이방석 : 열은 내리셨습니다. 어의 말로는 곧 깨어나실 것 같답니다. 이방원 : 다행입니다. 전하께서 무리를 하신 탓입니다. 중전마마가 승하하신 뒤에는 식욕도 잊으셨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도 중전마마의 묫자리를 찾느라 석달이나 돌아다니셨습니다. 그런 다음에도 중전마마의 명복을 비는 행사에 온 힘을 다하셨죠. 그러니 어찌 병이 안 나실 수 있습니까? 이방석 : 그래도 아바마마께선 이렇게 쓰러지기할 줄 몰랐습니다. 아바마마는 정말 강건하신 분이 아닙니까? 홍건적왜구도 단숨에 격퇴하신 용장 아니십니까? 이방원 : 그래도 세월을 이길 순 없는 법입니다. 아무리 이라해도 그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의연한 모습을 보이셔야 합니다. 장차 이 조선을 이끌어가실 분이라면, 이럴 때일수록 더욱 단단하고 대범한 모습을 보이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격이 없는 겁니다.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이방원이 일어서서 자리를 뜨려 한다.) 이방석 : 형님은 그러셨습니까? 형님은 제 나이 때도 그리 간단하셨습니까? 이방원 : 그게 무슨 뜻입니까? (방석이 방원을 멈춰 세우고 처소의 문을 닫는다) 이방석 : 도 다 알고 있습니다. 제가 세자가 된 걸 두고 사람들이 무슨 말들을 하는지요. 특히 정안군 형님과 비교하는 말들이 많았지요. 형님은 학문에 조예도 깊으시고 성품도 담대하시다고 했습니다. 위기에 처했을 때과감하게 결단을 내릴 줄도 안다고 했습니다. 예,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형님, 저도 그렇게 될 겁니다. 저도 형님의 나이가 되면, 형님만큼 훌륭한 사람이 될 자신이 있습니다. 그러니, 절 지금의 모습으로 판단하지 마시고, 제가 형님의 나이가 되었을 때의 모습으로 판단해 주십시오. 제게도 시간을 주십시오. 제게도 기회를 주십시오. 그럼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도 훌륭한 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이방원 : 지금 이런 말씀을 왜 하시는 겁니까? 이방석 : 형님께서 제 자리를 빼앗으려 하시니까요. 저도 더는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저도 다 듣습니다. 동궁전에서 온갖 소식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형님, 절 한 번만 믿어주십시오, 저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이방원 : 세자 저하. 이방석 : 예. 이방원 : 만약 제가, 정말로 세자 저하의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면, 세자 저하는 이렇게 부탁을 하셔서는 안 됩니다. 저를 단칼에 죽여서라도 세자 저하의 자리를 지키셔야 하는 겁니다. 이방석 : 왜 꼭 그렇게 해야 합니까? 왜 꼭 그렇게 피를 보며 싸워야 합니까? 이방원 : 그래야 누가 가장 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이방석 : ...형님. 이방원 : 이게 바로 왕가의 의무입니다. 가장 강한 왕자를 가려내서 그 사람을 왕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왕실의 의무입니다. 이방석 : ...그건 짐승들의 방식입니다. 이방원 : 인간도 짐승입니다. 서책을 읽는다 하여 짐승에서 벗어나는 건 아닙니다. 이방석 : 그럼 형님께선, 기어코 제 자리를 빼앗으실 겁니까? 말씀해보십시오. 기어코 절 죽이고, 제 자리를 빼앗으실 겁니까? (이방석은 눈을 크게 뜨고 방원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방원은 여유롭게 방석을 쳐다본다.) 이방원 : 아닙니다. 그저 가정일 뿐입니다. 제가 어찌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밖에서 대화를 엿듣던 정도전이 정안군 방원의 집안 소식을 알린다.)}}}

- 왕재의 자격을 논하며 이방석을 압박하는 이방원


2.16. 16회[편집]


{{{-1 (정도전의 자객들에게 습격받은 방의, 방간, 방원 형제. 하지만 조영무가 군사를 이끌고 와서 자객들을 처치하고 이방원 일행을 구출한다.) 이방의 : 방원아! 이방간 : 어딜 가는 거냐? 이방원 : 이젠 제 차례입니다. 이방간 : 뭐? 이방원 : 세자를 등에 업은 이, 우리 형제들을 살해하려고 했습니다. 이젠 제가 그들을 처단하고, 방과 형님을 새로운 세자로 다시 세울 겁니다. 소격전으로 가십시오. 방과 형님 모시고 어서 피하십시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제 제가! 다 하겠습니다!}}}

- 1차 왕자의 난의 시작

{{{-1 (이방원의 사병이었던 군사들을 모아놓고 민씨가 무장을 한 채로 단상 위에 오른다.) 정녕옹주 민씨(이하 민씨) : 다들 오랜만이네. 날 알아보겠는가? 군사들 : 아유, 그럼요! 옹주님 아니십니까! / 옹주님을 어떻게 못 알아보겠습니까! 날마다 저희들 밥해주시고, 빨래까지 해주시던 분 아닙니까! 민씨 : 그래, 기억해줘서 고맙네. 그럼, 자네들이 했던 말도 기억하는가? 만약 진짜로 싸움이 벌어지면, 나와 정안군을 위해서 싸워주겠다고 했던 것 말일세. 군사들 : 그럼요! 괜히 내뱉은 말 아닙니다! / 예! 저도 마찬가집니다! 한데, 무슨 일입니까? 민씨 : 간신 정도전이 어린 세자를 등에 업고 정안군을 죽이려 했네! 전하께서 쓰러진 틈을 타 왕자들 모두를 도륙하려 했네! 그래서 이렇게 할 수 없이 칼을 들었네. 어쩌겠는가? 나와 정안군을 위해서 싸워주겠는가! 군사들 : 예! 싸우겠습니다! / 저도 가겠습니다! 민씨 : 그럼, 나를 따르게. (칼을 뽑아들자 단상 옆에 서있던 이화상이 창을 들고 함성을 지른다. 군사들도 일제히 함성을 지른다.)}}}

- 군사들을 이끄는 정녕옹주[15]

{{{-1 (송현방에 있던 세자파 대신들은 세자의 장인 심효생 포함 몰살당하고 남은과 정도전도 각자 다른 곳으로 도피 중이었다. 정도전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도망치는 중에 칼을 들고 나타난 이방원과 대면한다.) 이방원 : 숙부님. 정도전 : 정안군. 이방원 : 예, 접니다. 정도전 : 결국 이렇게 됐군요. 제가 끝내 정안군을 죽이지 못했군요. 이방원 : 예, 전 살아남았습니다. 정도전 : 그럼 결국, 세자 저하가 죽게 되는 겁니까?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대체 왜 이렇게 되는 겁니까? 왜 세자 저하가 아니라, 정안군이 살아남는 겁니까? 정안군은 절대로 왕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다. 정안군은 그저 맹목적으로 권력을 탐하는 인간입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용상에 앉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용상에 앉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 사람입니다! 왜 그런 자의 손에 조선의 운명이 맡겨져야 하는 겁니까? 왜?! (이방원이 정도전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이방원 : 숙부님... 숙부님이 절 그런 사람으로 치부하셨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맞이한 겁니다... 숙부님이 조금만 절 다른 눈길로 쳐다봐 주셨다면, 전 이렇게 숙부님의 목에 칼을 겨누지 않았을 겁니다. 어떻게든 숙부님을 살리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정도전 : 왕좌에 대한 탐욕으로 눈이 뒤집힌 짐승을 발견했는데, 어찌 고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겠습니까? 이방원 : 숙부님...! 정도전 :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는 이미 제 관심 밖에서 멀어진지 오랩니다. 전 오직, 맹수의 발톱 아래로 떨어진 이 조선의 운명이 억울하고 분할 뿐입니다! 제가... 궁궐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제가 직접 자객을 이끌고 마무리를 지었어야 했습니다! 그랬으면 아마, 뜻한 바를 이뤘을 겁니다. 하지만 차마, 정안군의 죽음을 확인할 용기가 나지 않더군요. 궁궐 바닥에 쓰려져서 피흘리는 모습을 지켜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켜켜이 쌓여있던 정안군과의 기억이 솟아올라 절 자꾸 머뭇거리게 만들더군요.
"숙부님..."하고 부르면서 달려오던 오래 전 정안군의 모습까지 떠올라, 더욱 망설였습니다.
(이방원이 감정이 복받쳐 칼을 거둔다.) 정도전 : 단 한 번도, 정적을 제거하는 일 앞에서 머뭇거려 본 적이 없습니다. 평생을 냉철한 정치가로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마지막에... 큰 실수를 하는군요. 정안군, 지켜보겠습니다. 앞으로 정안군이 어떻게 하시는지, 하늘이 왜 정안군을 선택했는지...
베십시오. 전 이제 떠나겠습니다...
일생을 다 바쳐, 돌탑 하나를 쌓았는데, 마지막 돌 하나를 올려놓지 못하고... 죽는구나. 날 죽이는 사람의 가슴에다, 그 돌멩이 하나를 남겨놓고 갑니다.
(이방원이 기합과 함께 정도전을 베어버린다. 정도전은 쓰러지고, 잠시 후 이숙번과 휘하 병사들이 온다.) 이숙번 : 정안군. 이방원 : 이 자의 시신을 치워라. 왕실의 종친을 살해하려던 중죄인이다. 산에다 갖다 버려라!}}}

- 정도전의 최후

{{{-1 (궁궐로 진격하던 이방원과 군사들. 이윽고 궁문이 열리고 조영무가 모습을 드러내고 혼자 문 반대편으로 걸어나온다.) 이방원 : 창을 내려라. 길을 열어라! (병사들이 창을 내리고 조영무에게 길을 열어준다. 조영무가 이방원 앞에 온다.) 민씨 : 어서오십쇼, 장군. 조영무 : 궁궐 문을 모두 열었습니다. 나머지 문으로도 숙위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방원 : 장군, 정말 고맙소. 날 선택해줘서. 뒷편에 계십시오. 남은 일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조영무 : 예. (숙위병들에게) 따르라!}}}

- 이방원에게 투항하는 조영무

{{{-1 세자 이방석 : 형님, 형님이 나서주십시오. 형님이 동북면 절제사 아닙니까? 무안군 이방번 : 제가 나선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북면의 군사들이 절 얼마나 따르겠습니까? 오히려 정안군을 더 따를 겁니다. 그리고, 설령 절 따라준다고 해도 나설 생각은 없습니다. 이방석 : 예? 이방번 : 저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절 노리는 자들도 아니고요. 이방석 : 형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방번 : 입궐하는 길에 정안군을 만났사옵니다. 저한테는 아무런 적개심도 가지고 있지 않으셨습니다. 되려, 자기 옆에서 함께하길 바랬습니다. 이방석 : 형님. 이방번 :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세자의 자리는 본래 제 것이었습니다. 제가 바로 중전마마의 적장자였습니다. 그런데 납득할 수 없는 일로 제 자리를 빼앗겼습니다. 그런 제가 왜 세자 저하를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합니까? 저하의 목숨은 저하 스스로 지키십시오. 이방석 : 형님! 형님!}}}

- 동복 형제에게마저 버림받고 고립무원 처지에 놓인 무능한 세자 이방석


2.17. 17회[편집]


{{{-1 (이성계가 검을 들고 문을 세게 열으며 문 밖을 나와 걷다가 멈춘다. 그리고 이성계의 앞에서 갑옷을 입은 이방원이 나타난다.) 이방원 : 깨어나셨사옵니까? 다행이옵니다. 이성계 : 삼봉을, 정말로 죽였느냐? 이방원 : 예. 이성계 : 이유가 뭐냐? 이방원 : 정도전은 정실 소생의 왕자들을 제쳐 놓고, 서자방석이를 세자로 세웠습니다. 이성계 : 뭐라? 서자? 이방원 : 그리고 그 서자를 등에 업고, 왕자들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군사를 일으켜, 황급히 처단한 것입니다. 이성계 : 네놈이... 포은을 죽이고, 이제 삼봉까지 죽였구나... 평생 스승으로 모시라 했더니 그 스승을 죽이고, 아버지를 형제처럼 따르는 그 숙부까지 죽였다! 내가... 내가 괴물을 낳았구나... 지금이라도 널 베어, 더는 네놈이 살생을 못하도록 해야겠다! 내가 낳았으니, 내가 거둬야겠다!
(이성계가 화가 머리 끝까지 찬 상태로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발도하며 칼집을 바닥에 던진다. 그리고 서서히 이방원에게 다가온다.)
이방원 : 거기서 멈추십시오. 더 다가오시면 후회하실 겁니다.
(이방원이 경고했음에도 무시하고 점점 다가온다.)
전 이제 역적입니다. 살기 위해서라도 무슨 짓이라도 할 겁니다!
절 따르는 사람들 때문에라도,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절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피 묻은 창을 들고 있는 이방원 측 병사들이 뒤에서 나타나 이성계를 원형으로 둘러싸며 포위한다. 이성계는 당황하지만 이방원에게 기합을 하며 칼을 휘두르려고 하고 병사들은 창을 거꾸로 해서 창대로 막는다.)
이방원 :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무슨 짓이든 다 할 겁니다!!!
(이성계가 다시 기합을 하며 칼을 휘두르려고 하지만 또다시 병사들이 창대로 손을 막으며 저지한다. 그리고 이성계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분노한 표정으로 이방원을 본다.)
이방원 : 절대로 궁궐을 벗어나지 마십시오. 궁궐 밖으로 나서시면, 위험하실 겁니다.
(이방원이 이성계에게 향한 경고를 끝내고 뒤돌아서 군영으로 돌아간다. 이방원이 돌아간 후, 병사들이 창대를 떼며 돌아간다. 그리고 이성계는 실성한 듯이 웃다가 주저앉는다. 그리고 웃음을 멈춘다.)}}}}}}

- 아들한테 져버린 아버지

{{{-1 (민씨에게 이방원의 정변 소식을 들은 이지란은 광분하여 민씨와 이방원을 격하게 꾸짖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다가 이화상이 가로막는다.) 이화상 : 아바이! 이지란 : 너...옷차림이 이게 뭐야? 응? 왜 갑옷을 입고 지랄이니? 이화상 : ...내도 같이 했소. 이지란 : ...뭐? 이화상 : 내도 반역자요. 정안군 형님이 죽으면, 내도 죽어야 하오. 이지란 : (멱살을 잡으며) 이 간나새끼!! 이화상 : 아바이, 제발 참게요. 내 좀 살려주기요. 이지란 : 내 하지 말라고 했잖니. 내래 절대로 휩쓸리지 말라고 했잖니!!! 절대로 아바이 말 거역하지 말라고, 어? 기럼 내가 그거 못 견딘다고!! 어!? 어!!?
이화상 :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미안하오...잘못했고마.
이지란 : 기럼 죽으라우. 방원이 놈하고 같이 죽으라우!!!
(이화상을 패대기치고 다시 나가려던 이지란. 그러나 이화상이 뒤에서 소리친다.)
이화상 : 아바이도 그리 했잖소!!
이지란 : ....(멈칫하며) 뭐시기?
이화상 : 아바이도 백부님허고 큰일 벌였잖소! 내도 정안군 형님허고 큰일 벌인기요! 그 뜻이 옳다 생각해서 내 목숨 걸고 한 거란 말이요!! 내도 내 인생 산거란 말이요!!![16] (화상이 일어난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된기요. 내가 아바이한테 상처 줄라고 이리 했겠소? 그래도 내는 아바이밖에 없는 놈 아니요....정말 잘못했소...미안하오.
(이지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이화상은 눈물을 흘린다.)}}}}}}

- 이지란의 분노와 이화상의 길

{{{-1 (곁에 남아달라는 태조의 부탁에도 거절하고 스스로 유배길에 오른 이방석을 이방원에 배웅하러왔다.) 이방석 : 형님. 이방원 : 그래, 이제 가는 거냐? 이방석 : (분을 삼키며) 예... 이방원 : 조심해서 가거라. 이방석 : 예... 형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방원 : 그래. 말해 보거라. 이방석 : 이러시는 이유가 뭡니까? 저도 잘할 수 있습니다. 좋은 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애로운 마음으로 백성을 보살피고, 의로운 마음으로 신하들을 이끌고, 강건한 마음으로 군사들을 이끌 수 있습니다. 어쩌면, 형님보다도 제가 더 잘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왜 이러시는 겁니까? 왜 기어코 제 자리를 뺏는 겁니까?! 이방원 : 그 모든 것들을... 내가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방석 : 형님! 이방원 : 내가 왕이 되고 싶어서다. 살펴 가거라. 이방석 : 그럼 결국 형님의 욕심이었던 겁니까? 형님은 폭군이 될 겁니다. 백성을 도륙하는 미치광이가 될 겁니다! 조선을 망친 대역죄인이 될 겁니다!
(병사 하나가 방석의 등을 베고, 방석은 쓰러져 죽는다.)}}}}}}

- 이방석의 죽음

{{{-1 (이방석을 죽인 이방원은 새 세자로 둘째형이자 사실상 맏형인 이방과를 내세우려하고 이에 이방과는 격분하여 이방원의 막사로 찾아갔다.) 이방원 : 오셨습니까, 형님... 이방과 : 아버님께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네 놈이 그러고도 자식이냐?! 역적질을 하려거든 혼자 하거라! 패륜아가 되려거든 네 놈 혼자 되란 말이다! 왜 거기다 날 끌어들이는 거냐?! 왜!!
이방원 : 죄송합니다, 형님...
이방과 : 그렇게 용상이 탐나더냐? 그렇게 포기하기가 힘든 거냐? 그럼 네 놈이 세자가 되거라! 날 세자로 세워서 방패 삼을 생각말고, 네 놈이 직접 그 자리에 앉으란 말이다, 알겠느냐?
이방원 : 그럼 제가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이방과 : 뭐?
이방원 : 저를 아버지와 붙여놓지 마십시오, 그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방과 : 지금 나를 협박하려는 거냐...?
이방원 : 사실대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전 이제 그런 놈이 되었습니다. 보셨잖습니까?
이방과 : 이놈이!!
(이방과가 삿대질을 하다가 참는다.)
이방원 : 형님이 저와 아버지 사이에서 가교(家橋)가 되어주십시오. 잠시만 세자 자리를 맡아주십시오. 그 다음에 저에게 넘겨주십시오.
이방과 : 너 정말...!
이방원 : 예, 뻔뻔한 거 압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제가 아버지를 지켜드릴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더 큰 죄를 짓고 싶지 않습니다.
이방과 : 너...! 왜 이렇게 된 거냐? 변한 거냐? 아니면 원래 이랬던 거냐?
이방원 :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저를 잘 모르겠습니다.
(이방과가 고개를 숙인다.)
이방원 : 부탁드립니다, 형님. 저를 위해서 세자가 되어주십시오. 아니, 아버지를 위해서 잠시만 세자가 되어주십시오. 형님. 부탁드리겠사옵니다.
이방과 : 전하께선 어떠시냐?
이방원 : 무사하십니다.
이방과 : 잠시 찾아뵙겠다.
이방원 : 지금은 안됩니다. 일이 마무리되면 그때 뵙게 될 겁니다.
이방과 : ...방원아!
이방원 : 죄송합니다. 그럼...
(이방원이 막사를 떠나고 홀로 남은 이방과는 분노를 참지 못해 탁자를 또 치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다.)}}}}}}

- 이방과에게 세자가 되어줄 것을 부탁하는 이방원

{{{-1 (이방간이 멋대로 군사를 보내 이방번을 죽인 것을 박은에게서 접한 이방원이 방간의 군영에 들어온다.) 이방원 : 형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방번이를 왜 죽이라고 하신 겁니까? 이방간 : 그걸 몰라서 묻는 거냐? 중전의 뱃속에서 나온 놈을 살려둬 봤자, 화근이 될 게 뻔한 게 아니냐? 이방원 : 방번이한테 무슨 힘이 있다고 화근이 된단 말입니까? 왜 아무 위협도 되지 않는 아우까지 목숨을 끊어놓는 겁니까? 이방간 : 나중 일은 모르는 거다! 이방원 : 형님! 이방간 : (일어서면서) 대체 뭐가 잘못됐다고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게냐? 싹다 죽여서 화근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바로 네놈이 늘 하던 짓 아니냐? 신우신창의 목을 벤 것도 네놈이 벌인 짓이다. 열 살짜리 꼬맹이를 가차 없이 죽인 것도, 바로 네놈이란 말이다! 이방원 : 예... 맞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의 민심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시지 않았습니까? 그걸 보고도 형님은 깨달은 바가 없으십니까? 그래서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벌이신 겁니까? 이방간 : 뭐야? 이방원 : 왜 어린 아우까지 도륙하신 겁니까? 왜 저를 살인자로 만드십니까? 왜 저를 미치광이로 만드십니까?
이방간 : 이놈이...
이방원 : 저는 지금 사사로운 살인을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저는 지금 대의와 명분을 걸고 정변을 주도하고 있는 겁니다! 살리고 죽이는 일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모두 정치란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이방간 : (비웃으면서) 칫, 그래 봤자 역적이다.
이방원 : 뭐라고요?
이방간 : 그렇게 거창한 말로 꾸며 봤자, 역적이란 말이다. 네놈은 권력을 차지하고 싶어서 눈이 뒤집힌 짐승이다. 그런 놈이 백성의 눈치는 왜 보는 거냐? 뭘 그렇게 위선을 떠는 거야?
이방원 : 형님...
이방간 : 넌 정말 지독히도 욕심이 많은 놈이구나. 짐승이 되었으면 짐승답게 굴어라!
(이방간이 말을 마치고 나가려 하다가 방원의 말에 멈춘다.)
이방원 : 형님은 진정 제가, 짐승에 머물길 바라십니까? 손톱만큼도 자제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살육하길 원하십니까? 제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면, 그게 비록 형님일지라도, 단숨에 베어 버리길 원하십니까?
이방간 : 뭐야?
(이방간이 발끈하며 방원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방원도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오른손에 있던 칼을 던져놓고 방간의 멱살을 잡는다.)
이방원 : 말씀해 보십시오. 진정 제가 야수가 되길 원하십니까? 형님이 그걸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이방간 : 이놈이...!
(방의가 일어서서 둘을 말린다.)
이방의 : 둘 다 그 손 내려놓거라. 어서...! 지금 놓지 않으면, 둘 중 하나는 분명히 죽을 것이다. 거기서 한 마디 더 내뱉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니, 제발! 어서 그 손 내려 놓거라. 어서!
(둘이 겨우 분기를 가라앉히고 손을 내려 놓는다.)
이방의 : 방원아.
이방원 : 예, 형님...
이방의 : 이 일... 언제 끝나는 거냐? 아직도 베어야 할 사람들이 많이 있는 거냐?
이방원 : (이숙번으로부터 도주했던 남은이 자진 출두 했음을 듣고 중신들을 도당 앞으로 모이라고 명령한 뒤) 이제 끝낼겁니다.}}}}}}

- 이방원과 이방간의 갈등의 시작

2.18. 18회[편집]


{{{-1 (방과를 세자에 책봉한다는 교서의 반포를 마친 후, 궐을 나오던 이성계가 조영무의 호위를 받는 이방원과 마주친다.) 이방원 : 끝나셨사옵니까? 교서를 내려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이성계 : 이제 다 된 거냐? 이방원 : 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성계 : 그럼 잠시 궐 밖에 다녀오겠다. 이방원 : 무슨 일이시옵니까? 이성계 : 절에 다녀올 거다. 죽은 아이들을 위해서. 이방원 : 멀리 가진 마십시오. 도성 안에 있는 사찰에만 다녀오십시오. 더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이성계가 굳은 얼굴로 방원을 노려본다.) 이성계 : 그 때, 네 놈의 목을 벴어야 했다. 이방원 : 예,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베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살려두면 언젠가는 큰 죄를 지을 놈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데 왜 못 하셨습니까? 이성계 : 그게 부모의 업이다. 자식은 기꺼이 부모의 목을 찌를 수 있지만, 부모는 차마 자식의 목을 베지 못한다. 그래서 네가 이긴 거다. 그야말로 부끄러운 승리를 손에 쥔 것이다. 결국은 너한테 돌아갈 거다. 세상 이치란 게, 자신이 뿌려놓은 씨앗은, 반드시 자기가 거둬야만 하는 법이다.[17] 이방원 :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하나 전하께서도 알아두십시오. 지금 전하께서 거두시는 열매 또한, 전하께서 심어놓은 씨앗이옵니다.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버리고, 그 아들인 버린 대가이옵니다. 이성계 : 그런 일이 없었어도 넌 내 목에 칼을 겨눴을 것이다. 넌 그런 놈이다. 그렇게 태어났다. 널 낳은 것이 내 생의 가장 큰 업보다.}}}

- 자신을 자조하며 방원에게 업보를 경고하는 이성계

{{{-1 (위의 장면 직후 이성계가 남편인 흥안군 이제와 동생인 방번, 방석을 모두 잃고 혼자 살아남은 경순공주를 찾아갔다.) 이성계 : 널 위해서다. 널 살리고싶어서 이러는 거다. 경순공주 : 아바마마... 이성계 : 나는 널 보호할 힘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하는 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너도 죽게 될 거다. 방원이 그놈이 거느린 자들이 걸핏하면 너도 죽여야한다고 상소를 올릴거다. 제 충성심 드러낼려고 날마다 목소리를 높힐 거다. 내 말 알겠느냐? 이 애비의 마음을 이해하겠느냐? 경순공주 : (눈물을 흘리며) 예, 아바마마. 따르겠사옵니다. 저라도 살아남아서... 아바마마와 같은 세상에 머물겠사옵니다... 이성계 : 그래, 고맙다...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이성계와 경순공주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포옹한다. 이후 경순공주가 절에 들어가고 이성계가 손수 머리를 깎아주다가 말고 오열하고 나머지는 비구니가 다 깎아준다. 삭발을 마친 후, 이성계가 비구니가 된 경순공주와 마주한다.) 이성계 : 이리하여도 어여쁘시구나. 어여쁘셔서, 서글프구나. 경순공주 : 부디, 강녕하십시오. 아바마마... 이성계 : 예, 성불하세요.}}}

- 눈물로서 유일하게 남은 강씨의 혈육인 경순공주마저 불가에 귀의시키는 이성계[18][19]

{{{-1 (이성계가 새 세자 내외를 불러들인다.) 이성계 : 둘째 너한테 부탁이 있다. 이방과 : 말씀하시옵소서. 이성계 : 네가 내 원한을 씻어다오. 이방과 : 아바마마. 이성계 : 네가 날 대신해, 방원이 그놈에게 원한을 풀어다오. (방과가 말이 없자) 왜 대답이 없느냐? 진정 그놈의 꼭두각시가 되려고 궁궐로 들어온 거냐. 허울뿐인 세자로 살면서 내가 죽기만을 기다릴 거냐. 그러다 결국 방원이 그놈한테 용상을 갖다바칠 셈이냐! 이방과 : 아바마마, 고정하시옵소서. 이성계 : 정신차리거라. 네가 못나서 그런 수모를 자처하느냐? 이방과 : 전하. (이성계가 어보를 이방과에게 건네준다.) 이성계 : 어보다. 받아라. 이방과 : 아바마마. 이성계 : 어명이다. 어서 받아라. (이방과가 어보를 받는다.) 이성계 : 이제 네가 왕이다. 이제부터 네가 날 대신해 용상을 지켜라. 이방과 : 아바마마, 거두어주십시오. 이성계 : 중도에 포기할 생각은 말거라. 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사수해라. 그 다음에 반드시, 니 핏줄에게 넘겨주거라. 방원이 그놈에게 가장 큰 형벌은 이거다. 그놈이 왕이 되지 못하게 하는 거다. 이방과 : 아바마마. 제발! 이성계 : 네가 용상을 포기하면 난 그날로 자결할 것이다. 선택해라. 날 살릴 것이냐, 방원이 그놈을 살릴 것이냐. 이방과 : 아바마마. 이성계 : 선택해라.}}}

- 이방과에게 양위하는 이성계

{{{-1 (세자 이방과가 곧 등극한다는 소식을 듣고 방원이 정전에 있는 방과를 만나러 온다. 용상에는 방과의 서자인 불노가 앉아있고, 곧 방과가 방원이 당도했음을 알고 그를 부른다.) 이방과 : 방원이 왔구나. 어서 오거라. 이방원 : 형님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이방과 : 미안하다. 너하고 한 약속, 못 지킬 것 같구나. 이방원 : 형님... 이방과 : 아무래도, 내가 왕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이방원 : 형님! (방과가 원자로 봉할 자신의 서자 불노를 처소로 돌려보낸다.) 이방과 : 저 아이가 내 뒤를 이을 거다. 그리고 저 아이의 아들이 그 다음을 이을 거다. 너는 아마 기회가 없을 거다. 이방원 : 형님... 제발 부탁 드립니다. 이러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형님이랑은 적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이방과 :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너를 얼마나 아끼는지 너도 잘 알지 않느냐? 이방원 : 그런데 왜 이러시는 겁니까? 왜 갑자기 저 용상에 욕심을 내시는 겁니까? 이방과 : 방원아, 지금 아바마마께서 어찌하고 계시는지 아느냐? 네가 짐작하는 것보다도, 내가 걱정하는 것보다도 천 배는 더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고 계신다. 네가 정녕 왕이 되고 싶거든 아바마마를 그 고통 속에서 해방시켜드리거라. 백 일이 걸리든 천 일이 걸리든, 그 분의 용서를 받아내라. 그럼 나는 주저없이 이 궁궐을 떠날 것이다. (방원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 웃는다.) 이방원 : 제가 왜 그런 짓을 해야 합니까? 용서를 구할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의 교태에 눈이 멀어 그 첩의 자식을 세자로 세운 우매한 군왕입니다. 이방과 : 방원아...! 이방원 : 그 첩의 꼬임에 빠져 어머니와 우리 형제들을 버린 어리석은 아버지입니다! 이방과 : 그만하지 못하겠느냐!
이방원 : 형님이야말로 그만하십시오! 갈망하지도 않으면서 왜 용상에 앉겠다는 겁니까? 그 알량한 효심으로 저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스승을 죽이고 숙부를 죽이고 아우들을 죽인 놈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그만 두고 당장 궁궐을 떠나십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저는 저 용상에 앉을 겁니다! 그걸 막는다면, 그 누구라도 없앨 겁니다.
이방과 : 그래, 어디 한 번 해보거라! 네가 기어이 아바마마의 아들이길 포기한다면, 나도 더 이상은 너의 형이 되어줄 수 없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네가 내 아우가 아니라면! 나도 이제 너를 죽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이방원 : 예... 듣던 중 반가운 말씀이로군요. 핏줄이라는 멍에를 이렇게 벗겨주시니 제 어깨가 훨씬 가벼워지는군요. 명심하십시오. 이제 우린 남입니다.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니라 서로의 목을 노리는 정적입니다. 이 사실을 절대 잊지 마십시오.
이방과 : 그래... 명심하마.}}}}}}

- 서로를 향해 정적임을 선언하는 이방원과 이방과

2.19. 19회[편집]


{{{-1 (정종의 즉위 후 공신 책봉이 끝난다. 그러나 어전에 정안공이 아직 들어오지 않는다.) 정종 이방과 : 한데 정안공은 왜 보이지 않는가? (잠시 후 어전 문이 열리고 정안공 이방원이 들어온다.) 이방과 : 왜 이리 늦었는가? 정안공 이방원 : 송구하옵니다. 잠시 상념에 빠졌다가 늦었사옵니다. 벌을 내려주십시오. 이방과 : 무슨 생각을 그리 했느냐? 말해 보거라. 그에 따라 벌을 달리할 것이다. 이방원 : 힘 없는 왕의 결기가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었는지 직접 목도했던 일이었사옵니다. 차라리 왕에 오른 첫 날부터 모든 걸 체념했더라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모욕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옵니다. 그것이 못내 안타까움으로 남았사옵니다. (정종이 말의 뜻을 알아채고 어전에서 내려와 정안공에게 다가온다.) 이방과 : 정안공. 이방원 : 예, 전하. 이방과 : 망국의 군주를 돌아볼 시간이 있거든 차라리 그 시간에 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거라. 지척에 있는 부모의 큰 고통은 외면하고 먼 기억 속에 있는 작은 안타까움만 반추하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다신 조회에 늦지 말거라. 날 왕으로 세우기 위해 목숨 걸고 거병한 공을 인정하여 오늘은 아무 벌도 내리지 않겠노라. 다들 파하시오. 오늘은 이만 마치겠소. (정종이 산회를 선언하고 어전에서 나간다.)}}}

- 정종과 정안공의 신경전

{{{-1 (박포가 공신 책봉에 불만을 품고 삼군부에서 난동을 부리다 추포되고, 조영무가 이를 이방원에게 보고한다. 이방원이 삼군부로 간다.) 이방원 :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인가? 박포 : 억울해서 그랬습니다. 별 공도 없는 자들까지 일등 공신에 들었는데, 왜 저 같은 사람이 이등 공신입니까?! 이방원 : 큰 공은 없어도, 조정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높으면 일등 공신으로 예우하는 법이다. 박포 : 그럼 저는 뭡니까? 이 박포! 목숨을 걸고 거병했습니다. 그건 어디서 보상 받습니까?! 이방원 : 날 믿고 기다렸다면 충분히 보상받았을 것이다. 내가 가슴에 새겨놓고 평생을 두고 갚았을 것이다. 난, 은혜도, 원한도! 절대로 잊지 않는 사람이다. (박포가 눈물을 흘린다.) 이방원 : 관직을 삭탈하고 직첩을 회수하십시오. 이 자에게 주었던 건 전부 다 돌려받으십시오. 하륜 : 예, 정안공. (박포는 이방원을 원망스런 눈으로, 이방원은 냉정하게 박포를 쳐다보고 자리를 뜬다.)}}}

- 공신 책봉에 불만을 품은 박포에게 일갈하는 이방원

{{{-1 (삭탈관직당한 박포를 이방의와 이방간이 끌어들인다.) 이방의 : 쯧쯧쯧. 말 그대로 토사구팽이군. 박포 : 보자고 하는 이유가 뭡니까? 이방의 : 이번엔, 우리와 손잡아 보는 게 어떤가? 이번에야말로 일등 공신이 될 수 있을 걸세. 박포 :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이방간 : 정안공과 승부를 한번 내볼 참이네. 그래서 자네가 날 좀 도와줬으면 좋겠네. 박포 : (어이가 없다는 듯 크게 웃는다.) 그만두십시오. 회안공 군사들로는 당해낼 수가 없습니다. 이방간 : 그런 말이나 듣자고 여기까지 나선 게 아닐세!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달라는 말일세! 불과 며칠전까지 정안공의 가신이었잖는가? 이방의 : 어서 말해보게!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건가? 억울하지않은건가?}}}

- 박포를 포섭하는 이방의와 이방간

{{{-1 이방원 : 대체 왜들 이러시는 겁니까? 왜 들까지 나서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시는 겁니까? 결국은 이렇게 될 운명인가 보오. 남김없이 도륙해야 하나 보군요. 그래야 용상에 앉을 수 있나봅니다. 결국엔 방석이 말처럼 되겠군요. 미치광이 폭군이 되겠군요. }}}

- 이방의와 이방간의 모반 계획을 알고 실성하는 이방원

{{{-1 (결국 이방원이 갑옷을 차려입고 군사들을 이끌고 이방간과 도성에서 대치한다.) 이방원 : 형님, 어디계십니까? 이방간 : (칼을 뽑으며) 여깄다!
이방원 : 형님, 돌아가십시오. 부탁입니다. 그만 두십시오!
(방간의 아들 맹종이 방원에게 화살을 쏘았지만 방원을 스쳐 지나갔고 조영무가 말에서 떨어진 이방원을 부축한다.)
조영무 : 괜찮으십니까? 설득하긴 늦었습니다. 전투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방원이 수락하자, 조영무가 칼을 뽑고 군사들에게 명령한다.) 진격하라!
(이방원과 이방간의 군사들이 전투를 벌이고 상왕전에서 이성계도 그 소리를 듣게된다.)
이성계 :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대체 또 무슨 일인가?
김 내관 : 제가 한번 알아보겠사옵니다. 위험하오니 나오지 마시옵소서.
이방과 : 그게 정말인가? 지금 도성 한복판에서 형제들간에 전쟁을 벌이고 있단 말인가?
하륜 : 네 전하! 불필요한 살육이 벌어지고 있사옵니다. 어서 전투를 중지하라는 교서를 내려주시옵소서.}}}}}}

- 2차 왕자의 난의 시작

{{{-1 (이방의가 합류하지않아서 안그래도 숫적 열세였던 이방간의 군대는 이방원의 군대에게 패하고 이방원이 이방간의 군대가 학살한 백성들의 시체들을 지나 이방간의 멱살을 잡고 분노한다.) 이방원 : 제발 그러지말라고 말했잖습니까? 보십시오. 형님이 뭘했는지, 누굴 죽였는지! (이방간의 멱살을 놓고)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말 좀 해보십시오. 이방간 : 그걸 몰라서 묻는 거냐? 나도 왕이 되고 싶어서다. 네놈 죽이고! 용상에 앉고 싶어서다! 저 높은 곳에 앉아서 다 내려다보고 싶어서다! 왜, 그러면 안되는 것이냐? 그건 너만 할 수 있는 것이냐? 어서 죽여라. 네가 이겼다. 결국 네놈이 왕이 되는구나. 으하하하... 아버지 목에 칼을 겨눈 놈이 결국 이기는 구나! 잔인한 놈이 승리하는 구나! 뭐하는 게냐? 어서 죽여라! 위선 떨지말고 어서 죽여! 잘난 체 하지말고 어서 죽여! 이방원 : 예, 죽일 겁니다. 아우를 죽였는데 형은 못죽이겠습니까? 도성을 온통 피로 물들였는데 그깟 한 사람도 못죽이겠습니까? (이방간에게 칼을 겨누며) 이제 피하려고 발버둥치지않겠습니다. 짐승이 되어야할 운명이라면 그리 하겠습니다. 이제 미치광이가 되어서! 모두를 도륙하겠습니다! 전하를 죽이고! 아버지를 죽이고! 용상에 앉겠습니다!}}}

- 아무 생각없이 난을 벌인 이방간을 보고 실의에 빠진 이방원


2.20. 20회[편집]


{{{-1 (2차 왕자의 난을 진압한 이후, 방원은 칼을 들고 방과가 있는 궁으로 들어온다.) 이방원 : 여기 계셨습니까? 이방과 : (방원의 피 묻은 칼을 의식하며) 그래. 싸움은 끝났느냐? 이방원 : 예. 제가 이겼습니다. 이방과 : 하면 방간이는 어찌했느냐? 형을 죽였느냐? 이방원 : 죽일 겁니다. 하나 그 전에 전하부터 없앨 겁니다. 이미 도성을 온통 피로 물들였으니 더 망설일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제 앞을 가로막는 이들을 모두 베어버리고, 피의 군주로 등극할 겁니다. (이방과가 탄식하며 헛웃음을 터뜨린다.) 이방과 : 그래, 아주 볼만 하겠구나. 이방원 : 예, 아주 장관일 겁니다. 미치광이 군왕을 맞이한 백성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춤을 출 겁니다. 도성에서 발하는 붉은 강물이 온 강토를 적시며 흘러 나갈 겁니다. (방원이 몸을 떨면서 칼을 든다.) 이방과 : 베거라. 뭘 망설이느냐? 어서 베라. 어서!!
(방원이 기합을 내며 칼을 휘두르지만, 방과는 칼을 피하고, 방원은 재차 칼을 휘두르지만 방과는 칼을 든 손을 잡아채고, 방원의 복부를 쳐 그를 쓰러뜨린다. 방원이 칼을 다시 집으려 하자, 방과는 칼을 쥔 손을 발로 밟고는 그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방원에게 겨눈다.)
이방과 : 방원아, 정신 차리거라. 아무리 미칠 것 같아도 이를 악물고 버티거라.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사람으로 남거라. (손에 쥔 칼을 던져버리고) 일어서라. 어서.
(방원이 일어선다.)
이방과 : 이제 네가 저 용상에 앉거라. 더는 형제를 잃고 싶지 않다.
이방원 : 형님...
이방과 : 조심하거라. 저 용상은 괴물이다. 저 용상이 우리 가문을 갈갈이 찢어놓았다. 형이 아우를 죽이게 만들고, 자식이 아버지를 내쫓게 만들었다. 두 어머님[20]께서도 지금 무덤 속에서 통곡을 하고 계실 거다. 이제 우리 가문은 끝났다. 그리고 저 괴물만 남았다. 이제 네가 맡아다오.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다.
이방원 : 형님...
이방과 : 부탁한다.
(정종이 어전을 나오고 문 밖에서 걱정하던 정안왕후를 위로한 채 돌아간다.)}}}}}}

- 이방원에게 양위의 뜻을 선언하는 이방과

{{{-1 (맹종이 침소에 들어간 뒤, 이방의가 이방간에게 찾아온다.) 이방의 : 방간아. 이방간 : 여긴 뭐하러 오신 겁니까? 형님때문에 죽게 생긴 놈, 구경하러 오신 겁니까? 이방의 : 미안하다. 이방간 : 미안하다구요? 지금 미안하다고 하셨습니까? 자식 새끼까지 죽게 생겼는데! 고작 미안하다고 하신 겁니까? (방의의 멱살을 잡고) 대체 왜 안오신 겁니까? 왜! 뭐라고 말씀 좀 해보십시오! 변명이라도 해보시란 말입니다! 이방의 : 무서웠다. 이방간 : 예? 이방의 : 방원이가 두려웠다. 내 아우지만, 이젠 너무 두렵다. 이방간 : (방의의 멱살을 놓고) 형님... 이방의 : (무릎꿇으며) 미안하다. 처음으로 미안하다. 이 못난 형을... 이 못난 형을 용서해라. 미안하다... 이방간 : 형님!! 형니이이이임!!}}}

- 자신이 동참하지 않은 것에 실망한 이방간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이방의

{{{-1 박포 : 억울하오! 내가 주도한게 아니오. 난 그저 한마디 거들었을 뿐이오. 난 전투에 나가지도 않았소이다! (박포가 이방간을 사주한 죄로 독박을 쓴 채 처형당한다. 이후 이방간은 아들 맹종과 유배길에 오르는데 이방원이 배웅하러온다.) 이방원 : 아예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형님도 유배를 떠나셔야합니다. 이방간 : 그래. 이방원 : 노비들을 데려가십시오. 유배지 인근에 50호 정도의 식읍을 내려드릴 겁니다. 그걸로 살아가십시오. 이방간 : 그래 알았다. 이방원 : 맹종아, 아버님 잘 모시거라. 이맹종 : 예, 숙부님. 이방원 : 그럼 살펴가십시오. 이방간 : 방원아, 고맙다. 살려줘서. 이방원 : 전하의 뜻입니다. 이방간 : 네 뜻인 거 안다. 정말 고맙다. 이방원 : 건강 조심하십시오.}}}

- 이방원과 이방간의 작별.[21]

{{{-1 이방과 : 그래, 인사는 나눴느냐. 이방원 : 예, 전하. 이방과 : 정말 원통하구나. 우리 형제들이 어쩌다 이렇게 된 거냐? 그래.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잊자. 그럼 앞일을 논의하자구나. 널 속히 세제(世弟)로 책봉하고자 한다. 어찌 생각하느냐? 이방원 : 세제가 아니라 세자(世子)로 책봉해주십시오. 이방과 : 세자? 나의 아우인데 세제라고 해야 맞는 것이 아니더냐. 이방원 : 예. 맞습니다 전하. 하지만 세자로 해주십시오. 전하께서 절 양자로 삼으신 다음에, 세자로 책봉해주십시오. 이방과 : 굳이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가 있느냐. 이방원 : 그렇게 해서라도 적장자가 왕위를 물려받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사옵니다. 그래야 이후로도 그 원칙이 힘을 가질 것이옵니다. 이방과 : 그래, 그럼 널 내 아들로 삼으마. 그리고 세자로 책봉하겠다. 이방원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이방원을 세제가 아닌 세자로 책봉하는 정종

{{{-1 (상왕이 식음전폐하는것을 정종이 걱정스럽게 말한다.) 이방과 : 아바마마, 대체 왜 이러시옵니까? 이성계 : 니 생각에... 내가 왜 이러는 것 같으냐? 새장 속에 갇힌 새를 본 적 있느냐? 그 새가 나와 다른 점이 하나라도 있느냐? 새장 속에 갇혀서 주는 모이나 받아먹는 게 바로 나다. 이방과 : 아바마마. 이성계 : 더는 모욕당하고싶지 않다. 하니, 그냥 두고 나가거라. 이방과 : (한숨을 쉰 후) 가십시오. 이성계 : 뭐? 이방과 : 궐 밖으로 보내드리겠사옵니다. 가시고 싶은 곳으로 마음껏 가십시오. 이성계 : 얘야. 이방과 : 말을 준비하겠사옵니다. 어서 나오십시오. (정종이 상왕의 말을 직접 끌고 도성 궁문까지 나온다.) 이방과 : 뭣들 하느냐, 문을 열거라. 어서! (성문을 지키던 병사들이 문을 열어준다.) 이방과 : 살펴가십시오. 이성계 : 그래, 다녀오마. 김 내관 : 상왕 전하, 이제 어디로 가시옵니까? 이성계 : 동북면으로 가자. 이랴!}}}

- 정에 못이겨 이방원 몰래 이성계를 도성 밖으로 내보내는 정종.[22]

{{{-1 (세자 이방원이 사병혁파를 계획하자 여흥 민씨 가문의 반발과 충돌한다.) 이방원 : 난 따라주실 줄 알았소. 장인 어른도, 처남들도. 민씨 : 저하께 이로운 일이면 왜 따르지 않겠습니까. 암만 생각해도 저하께 해로운 일이기에 반대하는 거지요. 나중에 다시 논의해 보십시오. 이방원 :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문제는 내가 옳은 것 같소. 민씨 : 그래서요? 이방원 : 마땅한 사람을 골라서 상소를 올려야겠소. 이 문제를 공론화시켜서, 꼭 이루어지도록 해야겠소. (민씨가 아무 말 없이 이방원을 바라보자) 왜 그러시오? 민씨 : 그럼, 저희 집안 의견은 어찌되는 겁니까? 그냥 묵살하시는 겁니까? 이방원 : 부인, 그게 무슨 말씀이오? 민씨 : 제 짧은 소견으로는 저하께서 한두 번이라도 더 처가 사람들을 만나 논의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설득을 좀 해보시라는 말입니다. 이방원 : 그럴 시간이 없소. 민씨 : 그래도 그리 해주십시오. 이방원 : 부인. 민씨 : 부탁입니다 저하, 저희 집안 사람들을 서운하게 만들지 말아주십시오, 저하께서 지금 여기까지 오신 건 누가 뭐래도 저희 가문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최소한의 배려는 해달라는 말입니다. 이방원 : 부인. 내가 처가의 공을 모른 척하겠다는 뜻이 아니오. 내가 그걸 어찌 잊겠소. 다만, 이건 세자로서의 일입니다. 장차 국왕이 될 사람으로서의 공적인 일이란 말입니다. 제 말 아시겠습니까? 민씨 : 그럼 저라도 설득해 보십시오. 이방원 : 뭐요? 민씨 : 제가 설득되면 저희 가문도 설득되는 겁니다. 이방원 : (한숨을 내쉬고 일어나 병풍 쪽으로 걸어간 뒤) 부인... 대체 왜이러는 것이오? 민씨 : 왜 이러다니요? 그럼 이제 저하고도 논의하지 않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이방원 : 부인. 민씨 : (일어서며) 접니다. 서방님의 아내요. 이제까지 모든걸 함께하던 사람입니다. 함께 울고, 함께 웃고, 함께 논의하던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안된다는 겁니까? 이제와서 절 버리시겠다는 겁니까? 함께 이루었습니다. 당연히 함께 이뤄가야 합니다. 이방원 : 부인... 왕은 접니다.
민씨 : 그 왕을 만든게 바로 접니다.
이방원 : 부인!!
민씨 : 잊지 마십시오, 서방님은 제가 키운 사람입니다. 제가 빚어놓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혼자가겠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이 조선의 절반은 제 겁니다. }}}}}}

- 이방원과 민씨 사이의 갈등의 시작

2.21. 21회[편집]


{{{-1 (조영무가 사병혁파에 반대하여 삼군부의 군관들을 폭행했다는 하륜의 보고를 듣고 직접 조영무를 찾아간 이방원.) 이방원 : 왜 그러셨소. 조영무 :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이방원 : 뭘 말이오. 조영무 : 제가 거느린 군사들은 다른 사병들과는 다릅니다. 가별초입니다. 전 평생을 가별초와 함께 살았습니다. 단 한 순간도, 그들과 떨어져본 적이 없습니다. 이방원 : 그래서요. 조영무 : 저하. 이방원 : 장군, 긴 말 않겠습니다. 한 번의 기회를 더 드리겠소. 난 누구한테든 한번의 기회를 더 주는 사람이오. 지금 당장 병장기를 싣고가서 삼군부에 반납하시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하시오. 그럼 목숨은 살려주겠소. 조영무 : 저하. 이방원 : 그럼 장군의 선택을 기다리겠소. (결국 조영무는 이방원의 명령에 따라 혼자 병장기를 수레에 싣고 삼군부에 반납한다.)}}}

- 조영무에게도 예외없이 자신의 뜻을 따라줄 것을 제안하는 이방원

{{{-1 (이방원이 사병혁파에 반발했던 이거이는 지방으로 좌천, 조영무는 파직 후 귀양을 명한다. 처분을 강행할 것이냐는 하륜의 물음에 긍정의 답을 내린 후, 이방원이 한숨을 쉰다.) 하륜 : 기운 내시옵소서. 이제 시작이시옵니다. 벌써 힘들어하시면 아니되옵니다. 이방원 :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요? 하륜 : 지금 저하께서 느끼시는 것들 말이옵니다. 오롯이, 저하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그 선택의 무게 말이옵니다. 안타까우나, 그건 누구와도 나눌 수가 없사옵니다. 이방원 :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눌 수도 있는 것 아니오? 하륜 : 용상엔, 그 누구와도 함께 앉을 수 없사옵니다. 그건 수레 하나에 마부가 둘인 것처럼 위태로운 것이지요. 절대로 똑바로 나아갈 수가 없을 겁니다.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 군주의 숙명이옵니다. 그래서 저는 한 번도, 고독하지 않은 군왕을 뵌 적이 없사옵니다. (하륜이 슬며시 웃다가, 심각한 표정의 이방원을 보고 금새 정색한다.) 송구하옵니다. 제가 너무 주제 넘은 말씀을 드렸사옵니다. 용서 하시옵소서. 이방원 : 예, 아주 주제 넘으시군요. 나가 보십시오. 하륜 : 예, 저하.}}}

- 사병 혁파에 반발한 대신들을 처리한 후 이방원에게 군왕의 책임에 관하여 말하는 하륜.

{{{-1 (즉위 직전 이방원은 세 아들이 자는 모습을 본 후, 민씨에게 한번 더 부탁한다.) 이방원 : 부탁이오. 날 앞에서 이끌려는 생각을 하지 마시오. 나와 나란히 걷겠다는 생각도 버려주시오. 이번 경우처럼 날 돕겠다는 미명 아래, 날 허수아비로 만들지도 하지 마시오. 다른 신하들처럼 내가 원할 때에만 날 위해 나서주시오. 부탁이오, 부인. 그리 해주시오. 민씨 : 그걸 거절하면, 어찌되는 겁니까? 이방원 : 그럼 궁궐에 들어올 수 없소. 부탁이오. 내가 부인을 계속 사랑할 수 있도록 나의 신하가 되어주시오. 내가 부인을 미워하지않도록 나의 신하가 되어주시오. 민씨 : 저하. 이방원 : 예, 부인. 민씨 : 저는 차라리 역적이 되겠습니다. 이방원 : 부인. 민씨 : (이방원의 손을 놓으며) 편히 주무시옵소서.}}}

- 이방원의 정적이 되는 민씨


2.22. 22회[편집]


{{{-1 (즉위교서 낭독 : 태상왕께서는 하늘의 명을 받아 조선세우셨고, 상왕께서는 적장자로 그 뒤를 이어 이 조선을 다스려 오셨노라. 그러다 오늘에 이르러 상왕께서 를 건국의 공이 있다는 이유로 세자로 삼으시고 즉위를 명하는 교지를 내리시니 두려운 마음으로 이를 받들어 내가 이제 국왕의 자리에 오르노라. 이에 종친, 재보(宰輔)[23], 대소신료에게 이르노니 경건한 마음으로 과인을 보필하여 나의 덕이 부족한 곳을 채우도록 하라. 아울러 널리 은혜를 베푸는 일로써 과인의 첫 걸음을 알리고자 하니 모든 관아는 옥사를 열어 죄수들을 방면토록 하라.) 신료들 :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태종 이방원(이하 이방원) : 사실, 죄인은 나요. (신료들이 당황한다.) 민제 : 전하, 그게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하륜 : 망극하옵니다. 거두어주시옵소서. 신료들 : 거두어주시옵소서. 이방원 : 아니오. 나는 죄인이오. 경들이 그 동안 모든 걸 지켜봤으니 잘 알 거요. 비록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해도, 죄를 지은 건 변함이 없는 사실이오. 그 죄를 씻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하나, 이 조선을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 놓아 천 년을 이어가고 만 년을 이어갈 수 있는 강건한 국가로 만들어 가는 것이오. 과인은 오늘부터 이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오. 그리고 만약, 이 과업을 완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자가 있다면 그게 누구든, 엄히 다스릴 것이오. 자신이 세운 공을 믿고 왕의 권능을 침해하려는 자가 있거나, 신하의 본분을 망각하고 국왕의 지위를 노리는 자가 있다면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오. (민제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민무질이 민무구를, 하륜이 민제를 쳐다본다.) 이방원 : 군왕은 군왕답고 신하는 신하다운 나라, 그리하여 백성이 편안한 나라, 이것이 바로! 과인이 만들고자 하는 조선의 모습이오. 이를 가슴에 새기고, 잘 따라주길 바라오. 신료들 : 예, 전하. 명심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그럼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소. 경들은 그만 나가보시오. 민제 : 전하, 신하가 먼저 자리를 뜰 순 없사옵니다. 이방원 : 내가 허락하겠소. 먼저 나가시오. 민제 : 예, 전하. 물러가겠사옵니다. (신료들이 먼저 대전을 나온다.)}}}

- 즉위교서를 반포한 후 태종의 선언

{{{-1 이방과 : 정녕 그렇게까지 해야하는 것이오? 이방원 : 예. 그러지 않으면 제가 온전한 국왕이 될 수 없사옵니다. 이방과 : 하나 주상의 아내요. 주상을 보위에 오르게 해준 여인이요. 이방원 : 그래서 더욱 엄중하게 대하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후처 강씨가 조정을 농락했던 모습을 다시 보게 될 겁니다. 이방과 : 주상. 이방원 : 부부의 인연에 얽매이고, 헌신한 공로에 얽매이고, 똑바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태상왕 전하도 그것 때문에 실패하신 겁니다. 이방과 : 뭐요? 이방원 : 태상왕 전하께선 보위에 오르신 후에도 국왕으로 변신하지 못하셨습니다. 후처 강씨 앞에선 여전히 자상한 남편으로 머무셨고, 우리 형제들 앞에선 여전히 성난 아버지로 머무셨습니다. 그것들을 넘어서서 오로지 국왕으로서 모든 걸 결정하셨다면 아무런 비극도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이방과 : 주상. 이방원 : 상왕 전하, 저는 아버지처럼 실패하고 싶지 않사옵니다. 전 꼭 잘 해내고 싶습니다. 그것이 백성을 위하는 길이고, 제가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옵니다.}}}

- 상왕 정종에게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태종

{{{-1 (아이들에게서 민씨의 위치를 듣고 온 태종이 정전에 입장한다. 민씨는 옥좌를 둘러보고 있고, 태종은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짓는다.) 민씨 : 오셨습니까. 이방원 : 지금 뭐하시는 거요? 민씨 : 잠시 용상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이 자리에 서면 어떤 기분인지. 이방원 : 그래, 기분이 어떻소? 민씨 : 나쁘지 않군요. 모든 것이 제 발 아래 있으니까요. (천천히 옥좌에서 내려온다.) 한데... 혼자 우뚝 서있으니... 한편으론... 몹시 외롭군요. 이방원 : 잘 봤소. 그런 자리요. 즐거움으로만 가득 차있었다면 일찌감치 부인에게 내줬을 것이오. 하지만 절대 그런 자리가 아니오! 고통스럽고, 숨 막히는 자리이기도 하오. 민씨 : 그렇군요... 다 절 배려하신 거로군요. 이방원 : ...궁궐엔 왜 오신 거요? 민씨 : 며칠 밤을 지새우면서 고민을 해봤습니다. 과연 제가 전하께서 원하는 여인이 되어드릴 수 있을지를요. 이방원 : 그래서 결론이 어찌 났소? 민씨 : 되어드릴 수 있습니다. 나무가 되라 하시면 나무가 되고, 풀이 되라 하시면 풀이 될 수 있습니다. 벙어리가 되라 하시면 입을 다물고, 장님이 되라 하시면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하나, 그리 되면 제가 아니더군요.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도 그렇게 살고자 한 적이 없습니다. 하여, 제가 전하의 바램을 들어드릴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더군요. 제가 싸늘한 주검이 되는 거지요. 이방원 : 부인! 민씨 : 이제 전하의 손에 제 운명을 맡기겠습니다. 왕이시니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그럼 물러가보겠습니다. (태종을 떠난다.) 이방원 : 당장 이 궁궐에서 나가시오! 민씨 : 그럼 숙위병들을 부르십시오. 그리고 절 끌어내라 명하십시오. (퇴장) 이방원 : 부인!}}}

- 기어코 입궐한 민씨

{{{-1 (세자빈 민씨의 처소에 태종 이방원이 들어온다.) 이방원 : 한 마디만 하고 가겠소. 부인과 나의 싸움에 아이들을 끌어들이지 마시오. 민씨 : 그게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이방원 : 부인이 오늘 아이들을 앞세워 궁궐에 들어온 저의를 잘 알고 있소. 장차 이 나라의 국왕이 될 왕자들을 앞세워 신료들을 압박하려는 거지요. 언젠가는 부인이 낳은 아들이 국왕이 될 터이니 훗날을 생각해서 부인의 편에 서라는 뜻이지요. 아마 날이 밝는대로 부인을 어서 왕비로 책봉하라는 상소가 줄을 이을 것이오. 민씨 : 예, 중궁전의 고목으로 죽어가느니, 땅바닥을 기어서라도 뻗어가는 담쟁이 덩굴이 되려고 합니다. 한 올, 한 올, 궁궐의 기둥을 휘감아서 언젠가는 정전의 지붕까지 뒤덮을 겁니다. 이방원 : 그것이 오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오. 주무시오. (이방원이 처소를 나온다.)}}}

- 민씨의 정치적 행보에 경고장을 날리는 태종

{{{-1 (한밤중에 이제, 이호, 이도가 베개싸움을 벌이자 반대편 방에서 자고 있던 경정공주, 경안공주가 문을 열고 나온다.) 경안공주 : 그만! 조용히들 못하겠느냐? 이 시각에 왠 소란이냐? 경정공주 : 그래, 여긴 궁궐이다.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데 이리 시끄럽게 굴면 어쩌자는 말이냐. 이제 : 우리 안 시끄럽게 놀았습니다. 이호 예, 조용히 놀았습니다. 이도 : 맞습니다. 소곤소곤 놀았는데. 경안공주 : 요것들이 근데, 어디서 거짓말을 늘어놓느냐! 응! 응! 응! (이제, 이호, 이도에게 꿀밤을 날린다.) 이제 : 지금 누구한테 손을 대시는 겁니까? 경안공주 : 뭐? 이제 : 아무리 누님이라도 저한테 이러시면 안됩니다. 전 장차 원자가 되고, 세자가 되고 그 다음에 이 나라의 국왕이 될 사람이란 말입니다. 경안공주 : 아~ 그러시옵니까? 한데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데 어찌하옵니까? 지금은 그저 말도 안 듣고, 글공부도 안하는 제 아우일뿐이지 않습니까? 원자라도 된 다음에 말씀하십시오. 아시겠사옵니까? 이제 : (꿀밤을 다시 맞은 후) 누님! (세 형제가 조용히 잠자리에 들기 전) 이제 : 두고보거라. 내가 나중에 보위에 오르면, 작은 누님은 아주 큰 벌을 받게 될 거다. 이도 : 정말이요? 정말 그리 하실 겁니까? 이제 : 그래. 이도 : 형님, 그냥 용서해주십시오. 이호 : 예, 용서해주십시오. 그래도 저희랑 놀아주기도 잘 하시지 않으십니까? 이도 : 형님. 이제 : 뭐, 앞으로 하는 걸 봐서. 이호 : 근데 형님. 정말로 형님께서 나중에 임금님이 되시는 겁니까 이제 : 그래. 이호 : 그럼 저희는요? 이제 : 너희는 아무것도 아니다. 왕은 원래 큰아들이 맡는거다. 적장자가 이어가는 거란 말이다. 이도 :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제 : (일어서면서) 뭐? 이도 : 아바마마는 큰아들이 아니신데도 왕이 되셨지않습니까? 이제 : 네가 아직 어려서 뭘 잘 모르나본데, 그런건 외숙부님이 도와주셔서 그런거다. 앞으로 절대 그런 일 없을테니 넌 아예 꿈도 꾸지도 말 거라. 알았느냐? 왜 대답이 없느냐, 알았냐구? 이도 : 예, 알겠습니다. 이제 : 너도 참, 글공부만 열심히했지.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세 형제는 잠에 든다.)}}}

- 어릴 적부터 조짐을 보이는 태종의 세 아들들.

{{{-1 하륜 : 안색이 안 좋으십니다. 어디 편찮으시옵니까? 이방원 : 아니오. 그저 가슴이 답답하구려. 오래 전에 태상왕 전하께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소. 대업에 동참하게 해달라는 내 청을 거절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내가 가는 길은 결코 아름답지는 않은 길이다. 태상왕 전하보다 더 나은 국왕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내가 가는 길도 아름답지는 않구려. 하륜 : 기운 내시옵소서. 아무리 옳은 길을 간다 해도 짓밟히는 것들은 있는 법이옵니다. 아무런 괴로움이 없는 탄탄대로라면 옳은 길을 가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겠사옵니까? 잘 하고 계시옵니다.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걷고 계시는 겁니다.}}}

- 자신의 행보에 자괴감을 느끼는 태종에게 하륜이 조언하다.

2.23. 23회[편집]


{{{-1 원경왕후 민씨 : 황급히 드릴 말씀이 있으니, 들어가겠다고 전하게. 태종 이방원 : 어서 물러가시오. 정사를 논하는 중이라 하지 않소. 민씨 : 얼마나 시급한 정사를 논하시기에 중전이 이리 다급하게 달려와 청하는데 만나주지 않으시는 겁니까? 이방원 : 물러가라 하지 않으셨소! 민씨 : 그리 못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중전. 민씨 : 끝내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직접 이 문을 열고 들어가겠습니다. 모든걸 제 손으로 하라고 중궁전의 궁녀들까지 내쫓으셨으니, 전하의 명을 받들어 이 문도 제 손으로 직접 열겠습니다. 이방원 : 중전! 하륜 : 전하, 저희가 잠시 물러가겠사옵니다. 이방원 : 앉아계시오! 하륜 : 전하, 저희가 있으면 두분의 체통만 상하시옵니다. (신료들이 스스로 대전에서 물러나고 이방원과 민씨의 독대가 이어진다.) 이방원 : 이게 뭐하는 짓이오? 민씨 : 전하께서야말로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밤마다 침소에 궁녀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가례를 행하시겠다는 것이옵니까? 사가에서도 첩을 들일때 뒷문으로 들이는 것이 도리이거늘, 멀쩡한 중전 앞에서 다른 여인과 혼례를 올리고 그 여인에게 문무백관의 하례를 받도록 하시겠다는 겁니까? 이방원 : 그렇소. 궁궐의 예법에 따라 가례를 치르겠다는데 뭐가 잘못됐다는 것이오? 비빈을 들여 후사를 넉넉히 하는 것 또한 국왕의 책무요. 명색이 대학자의 여식이 되어 그런 법도조차 모르시오? 민씨 : 사내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제멋대로 만든 법도 이전에,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켜야할 도리라는 것이 있다는 걸 모르시옵니까? 왕이 되기전에 사람이 먼저 되십시오! 이방원 : 중전! 중전이 이렇게 계속하여 불충을 범한다면 나도 더는 부인을 중전으로 놔둘 수 없소. 민씨 : 어차피 저를 내치실 작정으로 이렇게 번듯하게 가례를 올리고 새 빈을 맞이하시려는 것 아닙니까? 그래야 중전으로 봉하여도 손색이 없을테니까요. 아닙니까? 그동안에 제 헌신에 대한 보답이 결국 이것이옵니까? 오로지 서방님만을 위로하고 일으켜세운 제 인생이... 결국은, 사냥이 끝나면 버림받는 사냥개의 삶이었던 겁니까? 이방원 : 그런 결말을 초래한건 바로 중전이오. 끝내 나의 신하 되기를 거부하면 끝없는 불충을 자행한 중전 때문이란 말이오. 민씨 : 전하. 저는 전하의 신하가 되려고 전하와 혼인한 게 아닙니다. 발걸음을 맞추면서 살아가는 부부가 되고자 했을 뿐입니다. 이방원 : 왕과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은 신하뿐이오. 그대가 이 동행을 원치 않는다면 난 다른 여인과 동행을 할 수 밖에 없소. 할 말 다했으면 돌아가시오. 아니면 끌어내겠소.}}}

- 태종(國)과 원경왕후(家)의 팽팽한 대립

{{{-1 민제 : 가례색 설치를 찬동했다는 게 사실인가? 하륜 : 저는 그저 명을 받들 뿐입니다. 민제 : 그래? 한데 왜 내 눈에는 신이 나서 앞장 서는 것처럼 보이는가? 하륜 : 대감.... 민제 : 이제 보니, 자네는 삼봉의 자릴 원했던 거로군. 국왕의 신임을 독차지하는 무소불위의 재상 말일세! 하륜 : 뭐 그리 된다면, 나쁠거야 없겠지요. 민제 : 허! 조심하게. 그러다 결국 삼봉의 뒤를 밟을 걸세. 하륜 : 걱정마십시오. 저는 삼봉처럼 사방을 다 적으로 만들진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감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지 않습니까? 민제 : (탁자를 세게 치면서)지금 날 조롱하는 건가?!
하륜 : 대감! 대감이 이러시면 중전마마의 안위만 위태로워지십니다! 지금 전하께서 중전마마를 핍박하시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민씨 가문을 길들이려는 겁니다! 그걸 정녕 모르시겠습니까?!
(민제가 할 말을 잃자 하륜이 한숨을 내쉬고는 일어선다.)
하륜 : 언젠간, 민 씨 가문에서 자란 큰왕자님이 보위에 오르십니다. 그럼, 대감의 가문을 감히 누가 막아서겠습니까? 전하께서 걱정하시는 건 바로 그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그 싹을 미리 자르시려고 그러는 겁니다! 대감, 대감의 가문이 살 길은 하납니다. 스스로 약해지시는 겁니다. 더는 권력에 욕심이 없다는 걸 증명하시는 겁니다!
(민제가 여전히 말을 잇지 못하자 하륜이 그의 옆으로 다가간다)
하륜 : 이번 일은, 대감이 기른 제자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하십시오. 그럼 잘 생각해보십시오.}}}}}}

- 민제를 설득하는 하륜.

{{{-1 (태종이 조영무를 다시 불러들인다.) 이방원 : 고생많았소. 판승추부사의 직을 맡길 테니 잘 해주시오. (조영무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한다.) 이방원 : 왜 그러시오? 관직이 마음에 들지 않소? 조영무 : 전하, 절 이렇게 쉽게 용서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그럼 관료들의 기강이 바로 서지 않사옵니다. 이방원 : 원칙을 바로 세우면 되는 것이지, 단칼에 베어버린다고 해서 기강이 바로 서는 게 아니오. 그런 식으로 쳐내면 과인의 곁에 남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소? 조영무: 전하. 이방원 : 난 한 번의 기회는 더 주는 사람이오.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면 얼마든지 함께 가는 사람이오. 조영무: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조영무를 온전히 자신의 신하로 만드는 태종

{{{-1 이지란 : 여기 계시다고 해서... 죽기 전에 한번 뵙고 싶어서 왔사옵네다. 이성계 : 아니, 죽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무슨 병이라도 생긴 것이냐? 이지란 : 기냥... 갈 때가 된 것 같사옵네다. 태상왕 전하, 아니 성니메. 요새 동북면이 아주 난리구마. 다들 창칼 들고 몰려댕기고 여기저기서 훈련을 해쌌고... 그거이, 성님이 시키신 일 아이요? 이성계 : 넌 알 거 없다. 이지란 : 성님, 그만하시기요.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슴메? 형님도 기냥 용서하시라요. 이성계 : 그런 말 하려거든, 당장 가거라. 이지란 : 성님! 성님은 싸울만큼 싸우셨음메. 홍건적이랑 싸우고, 왜구랑 싸우고, 또 나중에는 고려랑 싸워서 이기시고, 이 조선까지 세우셨음메. 한데, 그 노구를 이끄시고 이젠 또 자식하고 싸우시겠다는기요? 형님도 이제는 쉬시우다. 칼 그만 내려놓으시라요! 이성계 : 듣기 싫다. 네가 내 속을 보았느냐? 지금 내 오장육부가 어찌 되었는지 아느냐? 나는... 살아있는 게 아니다. 난 이미 죽었다. 이제... 난 원혼이다. 그 원한을 갚기 전에는... 떠날 수도 없다. 이지란 : 성님... 제발... 이성계 : 듣기 싫다. 당장 나가거라. 이지란 : 야... 물러가겠사옵네다. (이지란, 서글픈 표정으로 이성계에게 큰절을 올린다.) 이지란: 성니메... 내 먼저 가있겠슴메. 찬찬히... 찬찬히 오심메요... 찬찬히... 이성계: 의원한테 가거라... 어명이다.}}}

- 의형제의 마지막 만남

{{{-1 상왕 이방과 : 주상, 그만하시오. 태종 이방원 : 상왕 전하. 이방과 : 내 말 들으시오. 속히 가례색을 폐하고 중전과의 불화를 끝내시오. 이방원 : 그럴 수 없사옵니다. 중전을 이대로 놔두면 장차 조정에 큰 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이방과 : 하면 끝내 새 왕비를 들이시겠다는거요? 그리하여 이 겪었던 고통을 주상의 에게 물려주겠단 거요? 주상이 지금 하고 계신 일이 그 일이오. 왕자들에게 두 어머니 만들어주는 일이오. 주상, 부탁이오. 여기서 멈추시오. 주상의 입으로 말하지 않았소? 절대로 태상왕 전하의 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이오.}}}

- 부부 싸움을 말리는 상왕 이방과

{{{-1 (태종은 아이들조차 만날 수 없어서 외로움에 빠진 원경왕후를 다시 찾아간다.) 민씨 : 어쩐 일이시옵니까? 이방원 : 어찌 지내는가 궁금하여왔소. 민씨 : 돌아가십시오. 전하께서 신경쓰실 일이 아닙니다. 이방원 : 우시는 거요? 어찌 우시오. 그리 당당하던 사람이. 민씨 : 예. 저도 울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지 못할게 있으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한데 있더군요. 제가 이기지 못할 만큼, 잔인한 게 있었습니다. 이방원 : 그러길래 왜 고집을 피우시는 거오. 왜 이렇게 고난을 자초하는거요. 민씨 : 그 말하러 오셨습니까? 정녕, 그 말때문에 오신 것입니까? 이방원 : 그만 우시오. 나도 멈출테니, 부인도 제발 멈추시오. 내가 예전처럼 부인을 아낄 수 있도록 제발 멈추시오. 부탁이오. (이방원이 물러가고 민씨는 눈물을 멈추지않는다. 다음 날 태종은 가례색을 폐한다.)}}}

- 원경왕후에게 심한 짓 했음을 느끼고 이쯤에서 멈추는 태종


2.24. 24회[편집]


{{{-1 이방원 : 그게 너희들의 이름이다. 큰놈이는 제(禔), 둘째는 호(祜), 막둥이는 도(祹)다. 이호 : 밑에 있는 것은 무엇이옵니까? 이방원 : 그건 왕자들에게 내려지는 군호다. 편안한 삶을 살아가라고 녕(寧)자를 넣었다. 그리고 그 앞의 글자는 너희들이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야 할 것들이다. 바로, 효(孝)와... 충(忠)이다. 그것들을 잘 지켜나간다면, 이 아비보다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다. 이도 : 아바마마도 훌륭하시지 않사옵니까? 이방원 : 아니다. 나는 그리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그리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이제 : 한데, 왜 저는 군호가 없사옵니까? 이방원 : 다음 국왕이 될 사람에게는 군호가 필요 없는 거다. 넌 이제 원자다. 만일 이 아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네가 국왕이 되어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알겠느냐? 이제 : 예, 아바마마. 이방원 : 그래. 이만들 돌아가서 자거라. 이제, 이호, 이도 : 예, 아바마마. 편히 주무시옵소서. 이방원 : 잘들 자거라. 이제, 이호, 이도 : 예.}}}

- 아들들에게 이름과 군호를 내리는 이방원.

{{{-1 (태종에게 이름과 군호를 받은 아이들이 기쁜 마음으로 중궁전으로 달려간다.) 이제 : 저희들 이름이옵니다. 저는 원자라 군호는 없사옵니다. 민씨 : 그래. 이제 이름을 제대로 지을 때가 되었지. 그래도, 너무 갑작스럽구나. 경정공주 : 전부터 생각하고 계셨겠지요. 경안공주 : 큰놈이 아주 신났사옵니다. 이제 : 작은 누님. 이제 절 그리 부르시면 안됩니다. 예를 갖추십시오. 경안공주 : 예. 받듣어 모시겠사옵니다. 원자애기씨. (이제가 의기양양한다.) 민씨 : 그래. 우리 큰 아들이 원자가 되었구나. 축하한다. 효령, 충녕. 너희도 축하한다. 다들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이제, 이호, 이도 예, 어마마마.}}}

- 민씨 앞에서 자랑하는 세 아들들

{{{-1 (동북면에서 반군에게 지원을 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던 조영무가, 일전에 풀어주었던 가별초 출신 노인이 또 군량을 반군에게 보내다가 발각되어 추포되었다는 것을 듣고 현장으로 간다.) 조영무 : 왜 또 그러셨습니까? 동북면 촌로 : 왜겠슴메. 여기래 태상왕 전하의 땅임메. 기거를 아직도 모르갔소?! (조영무가 칼을 빼내어 노인을 참살한다.) 조영무 : 이제부터 역도들에게 조금이라도 협조하는 자는 바로 모두 벨 것이오. 여긴 태상왕 전하의 땅이 아니오. 주상 전하의 땅이오. 조선의 국왕은 주상 전하시오!}}}

- 진정 이방원의 사람이 된 조영무

너희와 함께 여기에 있을 것이다! 너희와 함께 살고, 너희와 함께 죽을 것이다!

- 조사의의 난 당시 출정한 이방원의 연설

{{{-1 원경왕후 민씨(이하 민씨) : (방석에 앉으면서) 뭐? 민무구 : 내일이면 남도에 군사들이 당도합니다. 반란군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옵니다. 그럼, 전장에 계신 주상 전하께 혹 변고가 생기더라도, 반란군을 제압할 수 있을 겁니다. 민무질 : 예, 그럼 우리 원자 저하를 보위에 올리고, 저희 가문조정을 이끌면 됩니다. (민무질이 말을 한 뒤에 기분이 좋아 웃는다.) (도중, 민씨는 민무질이 한 말에 화가 나 탁자를 세게 친다.) 민씨 :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너희가 지금 정신이 나갔구나...? 주상 전하마저 잃은 군사들이 태상왕 전하의 군대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어림없는 소리... 하루만에 도성이 함락돼, 우리 가문 전체가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할 것이다! 그것도 헤아리지 못하느냐...?
민무질 : (당황하면서) 고, 고정하시옵소서. 그간 당한 것들이 억울하여,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민씨 : 안에서 다툼이 생겼다하여, 배를 아예 가라앉히겠다는 것이냐? 어리석은 소리 입에 담지 말거라! 미우나 고우나, 전하우리는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다. 알겠느냐?
민무구, 민무질 : 예.
민씨 : (민무질에게) 남도의 군사들이 도착하면, 너는 그 군사들과 함께 가거라. 가서 전하를 지키는 데 일조하거라.
민무질 : 예, 중전 마마.}}}}}}

- 아우들을 꾸짖는 민씨

와라, 이 역도들아. 어서 와서 이 조선의 국왕을 베어보거라!

- 반란군과 직접 싸우는 이방원

2.25. 25회[편집]


{{{-1 (이성계의 반란을 진압하고 돌아온 이방원이 갑옷을 벗으려하자 민씨가 대신 벗겨준다. 이방원은 가만히 있다.) 이방원 : 내가 승리했소. 내가 다시 한번 창칼로 아버지를 짓밟았소. 민씨 : 전하... 이방원 : 아버지가 울고 계시오... (이방원이 조용히 오열하고 민씨는 그런 이방원을 안아준다. 이후 곤룡포를 입고 앉은 이방원 앞에 민씨가 작은 술상을 내놓고 조용히 술을 따라준다.) 이방원 : 나는 늘 아버지처럼 되고 싶었소. 아버지는 그 때 동북면의 이셨소. 늘 수많은 사람들을 호령하셨고, 언제나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계셨소.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매일,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는 소망을 키워왔소. 돌이켜보면...나는 그 때부터 아버지의 자릴 탐냈던 것 같소.... 나도 왕이 되고 싶었던 거였소. (이방원이 말없이 술을 마신다.) 이방원 : 내가 포은 스승님을 해친 날부터, 아버지는 내가 권력에 눈에 뒤집혔다고 말씀하셨소. 어찌보면 그 말씀이 맞소. 아버지는 날 꿰뚫어보고 계셨던 거요. 그런데도 어쩌지 못하셨소. 차마 자식의 목을 베지 못하고 망설이셨소. 왕자의 군호를 박탈하고, 저 멀리 유배를 보내지도 못하셨소. 그저 내가 단념하기를... 총명하고 사랑스러웠던, 그 아들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셨소.... 그런 아버지를... 나는 두 번이나 창칼로 굴복시켰소. 민씨 : 이번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사옵니다. 이방원 : 어쩔 수 없다는 핑계는 너무 많이 대었소. 스승님을 해치고, 숙부님을 해치고, 어린 아우들의 목숨을 해치고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했소. 나는 죄인이오. 이 죄를 무엇으로 씻어야할지 모르겠소....}}}

- 민씨에게 자신의 본심을 털어놓으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이방원

{{{-1 (조영무로부터 이거이가 사병혁파를 비판하며 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태종은 반란 진압 축하연 자리에서 이거이의 죄를 추궁하고 결국 이거이가 죄를 시인하며 용서를 구한다.) 태종 이방원 : 여기 있는 신하들 그 누구도 감히 그런 넋두리를 입에 담지 못하오! 경은 태상왕 전하의 공신이고 나의 공신이오. 태상왕 전하와도 사돈이고 나와도 사돈이오. 그 위세가 경을 이렇게 오만하게 만든 것이오. 이거이 : 전하... 이방원 : 물러가서 처분을 기다리시오. (이거이가 물러난다.) 이방원 : 경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 이런 일을 벌여서 미안하오. 혹시라도 경들도 이런 실수를 하게 될까봐 노파심에서 꺼낸 말이오. 난 진심으로 경들을 잃고 싶지 않소. 경들은 모두 나의 공신이고 나의 은인이오. 하나 그 공신의 미덕은 명예와 자부심이지, 오만과 특권이 아니오. (태종이 민제의 술상 앞으로 가서 앉은 뒤 민제의 잔에 술을 따라준다.) 이방원 : 혹시라도 아직 이런 것들에 미련이 남아 있다면 부디 내가 따라주는 이 술로 그 미련을 깨끗이 씻어버리시오. 어떻소? 내 뜻을 따라주시겠소? 민제 : 예, 전하. 전하의 뜻을 따르겠사옵니다. 신하들 : 예, 전하.}}}

- 이거이의 죄를 물어 파직한 후 공신들에게 내리는 태종의 경고

{{{-1 (민제의 부인 송씨가 전 중궁전의 궁녀였던 여종 김씨의 임신 소식을 듣고 김씨를 찾아간다.) 송씨 : 누구의 아이냐. 여종 김씨 : 주상전하의... 송씨 : 바른대로 말하지 못하겠느냐, 어느 종놈의 아이냐. 여종 김씨 : 정말입니다. 제가 어찌 그런 거짓말을 하겠사옵니까? 송씨 : 이년이 그래도, 네가 감히 왕실을 능멸하겠단 게야? 여종 김씨 : 마님. 송씨 : 이리 들어오거라 하녀 : 예, 마님. 송씨 : 이년의 이불과 겉옷을 내다 버려라. 그리고 이 방에 절대로 불을 지피지말거라. 하녀 : 예, 마님. 송씨 : 뱃속의 아이까지 얼어죽게 하고싶지않으면, 하루빨리 어느 종놈의 씨인지 이실직고하거라. 여종 김씨 : 마님. 다 아시면서 왜 이러시옵니까? 제가 중궁전에서 일할 때 전하의 침소에 불려간 적이 있었다고 고하지 않았사옵니까? 송씨 : 닥치거라! 어디서 함부로 궁궐의 일을 입에 올리느냐? 여종 김씨 : 마님. 송씨 : 네가 살길은, 어느 종놈의 아비인지 밝히는 것 뿐이다. 알겠느냐? (이후 여종 김씨는 추운 방 안에서 홀로 아이를 낳고 탯줄을 끊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태종은 여종 김씨와 아이(경녕군)을 입궁시키고 김씨를 효순궁주에 책봉한다.)}}}

- 태종의 여흥 민씨 숙청의 발단이 벌어진 여종 김씨 임신 사건.

{{{-1 (태종이 태상전에 있는 태상왕에게 아침 문후를 드리러 온다.) 태종 이방원 : 편히 주무셨사옵니까? 태상왕 이성계 : 다신 찾아오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 내 꼴을 보는 게 그리 즐거우냐? 이 애비를 그토록 조롱하고 싶은 것이냐? 이방원 : 절 보는 것이 괴로우신 일이라는 거 잘 압니다. 하나 그건 저도 마찬가지이옵니다. 저도 이 태상전의 문턱을 넘는 순간부터 숨이 막히옵니다. 옥사에 들어가는 죄인처럼 가슴이 억죄어 옵니다. 이성계 : 한데, 왜 찾아오는 게냐? 이방원 : 그게 제가 받는 벌이옵니다. 오래 사십시오. 오래 오래 저에게 벌을 내려주시옵소서. (이성계가 슬픈 표정을 짓는다.) 이방원 : 그럼 쉬시옵소서. (이방원이 인사를 드리고 나가고, 이성계는 눈물 한 방울을 흘린다. 이후 태종은 승녕부 윤 유정현으로부터 태상왕이 수라를 남기고 밤잠을 지새는 일이 많다는 보고를 받는다.)}}}

- 아버지와 화해하고 싶은 이방원

2.26. 26회[편집]


{{{-1 (민씨 가문을 숙청하겠다는 태종의 의지를 듣고 온 하륜이 조영무와 이숙번을 호출한다.) 조영무 : 그럼 민씨 집안을, 아예 끝장내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하륜 : 그리 부풀려서 말할 건 없소. 황제가 했던 것처럼 구족을 멸하고 십족을 멸한다는 뜻은 아니니깐. 조영무 : 그럼, 누구를 처단하신다는 말입니까? 하륜 : 안성군, 자네 혹시, 한나라 성제 시절 오후(五侯)를 아는가? 이숙번 : 오후(五侯)라면, 그 왕씨 외척들 말하는 겁니까? 하륜 : 그래. 어린 황제가 보위에 오른 후에 다섯 명의 외숙부를 모두 등용하여 고위직에 앉혔지. 그 때부터 외척들이 득세하여 나라를 어지럽히더니, 결국 그 외척 중의 한 명이 나라를 망하게 했네. 조영무 : 그거야 왕씨들 이야기 아닙니까? 지금 민씨 집안 아들들은 전하께 기가 눌려 아무 짓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륜 :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 것 같소? 전하께서 승하하신 다음에도 그럴 것 같소? 자신들 손에서 자란 세자저하가 용상에 오른 다음에도 한결같이 자중할 것 같소? 내키지 않아도 해야만 하오. 그게 우리가 살 길이오. (이숙번이 크게 한숨을 쉰다.) 우린 이미, 민씨 가문의 적이 되었소. 세자 저하가 보위에 오르시면 민씨 가문이 우릴 그냥 두지 않을 거요. 이숙번 : 그래서, 제가 해야 될 일은 뭡니까? (하륜이 주먹을 올리며 턱을 괴며 고심하고, 이숙번은 민무질에게 간다.)}}}

- 민씨 가문에 대한 숙청 작업을 시작하는 태종의 공신들

{{{-1 (세자가 주강 시간에 쉬는 시간을 이유로 밖으로 나가다가 마침 들어오는 태종에게 걸린다. 태종은 세자를 다시 자리에 앉힌 뒤, 주강 시간에 배운 것을 외우라고 하였으나 세자가 외지 못한다.) 태종 이방원 : (탁상을 치며) 세자! 왜 이리 아비의 말을 안 듣는 것이냐? 세자 이제 : (울먹이며) 처음엔 외웠사옵니다. 이방원 : 그런데 오늘은 왜 안 외웠느냐? 이제 : 스승님께서 뜻을 알았으면 힘들게 외우지는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이방원 : 어느 스승이 그리 말했느냐? (이제가 서연관 관리 중 하나를 지목한다.) 이방원 : 세자를 올바르게 교육하라 일렀거늘, 기껏 세자의 비위나 맞추면서 아부를 일삼았던 것이오? 서연관 관리 : 전하, 죽을 죄를 지었사옵니다! 이방원 : 이런 자가 바로 간신이다! 이런 자를 가려내기 위해서라도 글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알겠느냐? 이제 : 예, 아바마마. (이방원은 지신사 황희에게 문제의 서연관 관리를 박탈하고, 세자가 서탁을 떠나는 것을 막지 못한 송 내관에게 태형 30대를 치라 명한다. 그리고 세자와 함께 송 내관의 태형 집행을 함께 확인한다. 태형이 마치고, 태종이 세자에게 다가간다.) 이방원 : 잘 보았느냐? 이제 : 예. 이제 정말 열심히 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그럴 사람이었으면 벌써 열심히 했을 것이다. 이제 : 아바마마... 이방원 : 아무래도 세자 네가, 몸소 학문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 같구나. 이제 : 예? (태종이 이제의 어깨에 손을 얹은 뒤 한숨을 쉬고 나간다.) 이제 : 아바마마...}}}

- 글공부를 소홀히 하는 세자를 꾸짖는 태종

{{{-1 (지신사 황희가 양위를 거부하고 도망친 세자를 보고, 국새를 세자궁에 두고 온 뒤 태종에게 보고한다.) 이방원 : 국새를 전했소? 황희 : 세자 저하의 처소에 모셔놓고 왔사옵니다. 저하께선 손을 감추시고 도망치셨사옵니다. 이방원 : 뭐요? 황희 : 어린 세자 저하께서 겁을 먹고 계시옵니다. (이방원이 한숨을 쉰다.) 황희 : 전하, 외람된 말씀이오나, 이것이 진정 전하의 본심이옵니까? (몸을 숙여 사죄하며) 불충한 언사를 용서하소서. 하나 지신사로서 전하의 참된 의중을 알아야 제대로 된 처신을 할 것 같아 드리는 말씀이옵니다. 이방원 : 내가 경에게 속내를 털어놓으면, 그 이야기가 절대로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할 자신이 있소? 황희 : 예. 약속드리옵니다. 전하께서 소신을 좌부대언에서 지신사로 임명하신 날부터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맹세했던 일이옵니다. 지신사는 단지 왕명을 전하는 심부름꾼이 아니라, 항상 국왕의 곁에 머무르며 국왕의 고민까지도 함께 나누어야 하는 자리임을 잘 알고 있사옵니다. 이방원 : 그럼 말하겠소.}}}

- 태종의 측근이 되는 황희

{{{-1 (태종이 세자에게 양위를 선언하자 신료들이 모두 대전 앞에서 앉아서 반대를 외친다. 이때 어린 세자가 결심을 하고 어보를 들고 직접 대전에 찾아간다.) 이제 : 전하. 소자는 아직 학문이 미흡하여 이 나라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없사옵니다. 부디 양위의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이방원 : 이런 생각은 어찌 해냈느냐. 이제 :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저한테 주신 것이니 제가 돌려드려야할 것 같사옵니다. 이방원 : 그럼 앞으로는 글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겠느냐? 이제 : 예, 아바마마. 정말 열심히 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이제에게서 어보를 돌려받고 황희에게 준 후) 그래,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이제 : (태종이 자신을 안아주자 어리둥절하며) 아바마마. (태종이 양위를 철회한다는 황희의 발표에 신료들은 민무구, 민무질을 제외하고 천세를 부른다. 반면 세자를 앞세워 권력을 얻으려했던 민무구, 민무질은 태종의 명령으로 유배길에 오르게된다.)}}}

- 어보를 직접 가지고 태종에게 양위의 뜻을 거절하는 세자

{{{-1 상왕 이방과 : 그리 해야만 하는 거요? 이방원 : 어쩔 수 없는 일이옵니다. 그냥 두면 반드시 큰 화가 될 것이옵니다. 이방과 : 그건 그저 주상의 짐작 아니오? 이방원 : 그런 징후가 보였사옵니다. 이방과 : 주상... 주상은 이제 보이지도 않는 적하고도 싸우는구려. 존재하지도 않는 적을... 만들어서 베는구려. 이방원 : 빼앗은 자의 숙명이옵니다. 을 빼앗은 자는 제 것도 빼앗길까봐 늘 두려워하는 법이옵니다. 이방과 : 그리 불안해서 어찌 살아가오? 이방원 : 모르겠사옵니다. 하나 멈출 수는 없사옵니다. 이제 제가 가야 할 길은 우리 세자는 절대로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해주는 것 뿐이옵니다.}}}

- 민무구와 민무질을 숙청한 이유를 정종에게 털어놓는 태종

{{{-1 (자신의 결단에도 불구하고 외숙부들이 유배를 떠나자 모후에게 안긴채로 슬피우는 세자 이제) 민씨 : 울지 말거라. 네 잘못이 아니다. 이제 : 전하께서 외숙부님들을 미워하시는 겁니까? 민씨 : 왕이시기 때문이다. 세상에 혼자서만 우뚝 서야 하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이제 : 아바마마가 밉사옵니다. 민씨 : 네가 어서 자라면 된다. 네가 자랄수록 너의 힘은 점점 세질 것이다. 그럼 그 힘으로, 숙부님들을 꼭 구해다오. 이제 : 예, 어마마마.. 약속드리옵니다. 민씨 : 그래, 고맙다. 어서 가서 자거라. 일찍 일어나서 전하께 아침 문후를 드리거라. 이제 : 예, 어마마마.. 그럼, 편히 주무시옵소서.}}}

- 울먹이는 어린 세자를 위로하고 돌려보내는 원경왕후

{{{-1 송 내관 : 세자 저하, 늦었사옵니다. 어서 나오시죠. 세자 이제 : 거 알았으니 독촉 좀 하지 말거라 . (아직 술이 덜 깬 모양인지 오른손에 쥔 익선관을 머리에 대충 쓰고 밖으로 나오는 성인 이제. 문후 나오러 가는 길에 효령, 충녕을 만난다.) 충녕군 이도 : 세자 저하. 효령군 이호 : 편히 주무셨습니까? 이제 : 보면 모르겠느냐? 겨우 눈 붙였다 떴다. 이도 : 또 술을 드셨사옵니까? (이제가 이도를 향해 본다.) 이도 : (시선을 피하며) 아니옵니다. 이제 : 충녕. 이도 : 예, 세자 저하. 이제 : 너나 잘하거라. 이도 : ...예. (이제가 하품을 하며 궁을 향해 걸어가고, 이호와 이도가 뒤를 따라간다.)}}}

- 충녕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세자 이제

{{{-1 이호 : 바람이 찬 데 왜 밖에 나와계시옵니까? 이방원 : 잠이 일찍 깼다. 다들 잘 잤느냐? (형제들: 예.) 세자는 어제 할 글공부는 다 하고 잤느냐? 이제 : 예, 아바마마. 이방원 : 그럼 어디 한 번 외워보거라. 이제 : 외우지는 않았사옵니다. 이방원 : 뭐라? 이제 : 대신, 그 뜻을 가슴에 새겼사옵니다. 언제든지 필요할 때가 되면 제 속에서 튀어나올 것입니다. 이방원 : (한숨을 쉬며) 그리 되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도 글공부를 그렇게 한 적이 없고, 충녕도 글공부를 그렇게 하진 않는다. 이제 : 왜 자꾸 전하와 충녕처럼 되라고 하시는 겁니까? 저에겐 저만의 길이 있습니다. 이방원 : 세자, 네가 지금 이 아비의 말을 거역하겠다는 것이냐? 이제 : 절 인정해달라는 말씀이옵니다. 이방원 : 세자!}}}

- 태종에게 정면 도전하는 세자


2.27. 27회[편집]


{{{-1 이방원 : 궁궐을 빠져나가서 뭘 했느냐. 이제 : 술을 좀 마셨사옵니다. 이방원 : 위험하게 왜 혼자서 나갔느냐. 이제 : 걱정 마시옵소서. 누가 감히 이 나라 세자에게 해코지하겠사옵니까? 이방원 : 글공부는 어찌하려고 밤새 술을 마셨느냐? 말해 보거라. 오늘 해야 할 글공부는 어찌할 것이냐. 이제 :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정신을 가다듬어 열심히 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그걸 나한테 믿으라고 하는 소리냐. 이제 : 예. 믿어 주시옵소서. 저도 전과는 다르옵니다. 아바마마 눈에 안 보이실지 몰라도 근자에는 저도 열심히 하고 있사옵니다. 이방원 : 진정 최선을 다했다면 결실이 있었을 것이다. 한데 너는 아무런 결실도 내보이지 못했다. 그런데도 열심히 했다는 것이냐? 네놈은 거짓이 입에 붙은 놈이다. 이제 네가 무슨 말을 해도 나는 믿지 않는다. 이제 : 그리 사람을 믿지 못하시는데, 이 나라는 어찌 이끌어 가시옵시까?! 그리 사람을 못 믿으시니 늘 신하들을 경계하시고, 죄 없는 자들까지 누명을 씌워 귀양을 보내시는 것이옵니다. 이방원 : 지금 누굴 말하는 것이냐? 이제 : 제 외숙부들을 말하는 것이옵니다. 아니옵니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죄인으로 몰아붙여 귀양을 보내셨지 않사옵니까!? 이방원 : 세자!! 네가 지금 죄인들을 두둔하는 것이냐? 네가 감히 국왕의 판결을 조롱하는 것이냐? 말해보거라. 네 놈도 대역죄인이 되고 싶은 거냐? 어서 말해 보거라, 너도 외숙부들 곁으로 가고 싶은 것이냐! (이제의 턱을 붙잡았다가 놓은 후) 한번 더 죄인들을 입에 올렸다간 용서치 않을 것이다. 다시는 국왕을 능멸하지 말거라. 너는 아직 나의 신하다. 알겠느냐! 이제 : 예. 전하. (태종은 박 내관에게 숙위병들을 붙여 세자가 동궁전을 나가지 못하도록 엄중한 감시를 명한다. 하지만 이후 세자는 단식투쟁으로 오히려 태종의 심기만 건드린다.)}}}

- 성장하면서 막나가는 세자에게 격노하는 이방원

{{{-1 (세자와의 기싸움에서 결국 지고 술을 마시며 자조하던 이방원은 만취한 상태로 태상전의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이성계 : 이젠 네 멋대로 한밤 중에도 찾아오는 거냐? 그것도 술 냄새까지 풍기면서? 이방원 : 송구하옵니다.. 이성계 : 왜 그렇게 마셨느냐? 이유도 없이 마셨느냐? 이방원 : 실은 세자가... 자꾸 엇나가고 있사옵니다. 제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식 놈 때문에 한 잔 하다가... 아바마마가 떠올랐사옵니다. 제가 겨눈 창칼에 무너지신.. (오열하기 시작하며) 아바마마가 떠올랐사옵니다. 저 때문에 피눈물을 흘리신 아바마마가 떠올랐사옵니다... (이방원이 오열하며 무릎꿇고 엎드린다.) 이방원 :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제발... 절 벌하여 주시옵소서... 제발 절 죽여주시옵소서... 이성계 :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 난 이제... 널 벌 줄 힘도, 용서할 힘도 없다... 이방원 : (통곡하며) 아버지... 아버지... (이방원은 계속 통곡하고, 이성계도 아들을 안타까워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세자는 자신이 아버지에게 한 방 먹였다는 것에 통쾌해하며 기분 좋게 수라를 든다. 며칠 후, 태종이 생일을 맞아 대신들의 경하를 받는 중 태상왕이 찾아온다.) 이방원 : 태상왕 전하. 이성계 : 주상이 생일이라고 해서 들렀소. 잠시 앉아도 되겠소? 이방원 :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이리로 앉으시옵소서. (이성계가 이방원에게 다가간다.) 이성계 : 주상에게 술 한 잔 따라주려고 왔소. 받으시오. (이방원에게 술을 따라준 뒤) 부디, 막중한 국왕의 책무를 잘 완수해주시오. 백성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건 강명한 국왕 뿐이오. 이걸 명심하시오. 이방원 : 예, 태상왕 전하. 명심하겠사옵니다. 이성계 : 드시오. 이방원 : 예. (이방원이 잔을 비운다.) 아바마마... (이성계가 흡족한 웃음소리를 낸 뒤 일어선다.) 이성계 : 즐겁게들 드시오. 난 이만 가보겠소. 이방원 : 더 머물다 가시옵소서. 이성계 : 늙어서 고단하오. (이방원의 손을 잡아 준 뒤) 잘 해나가시오. 그러면 되오. 이방원 : 아바마마... 이성계 : 나오지 마시오. (이성계는 대신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로 고개를 숙이고, 대신들도 고개 숙여 예를 갖춘다. 이성계는 천천히 어전을 나오고, 이방원은 아버지의 뒷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이방원 : 아바마마... (이방원은 눈물과 함께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웃는다. 홀로 어전을 나오던 이성계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떠난다. 얼마 후, 이성계가 병으로 숨을 거둔다.)}}}

- 드디어 아버지와 화해한 이방원, 그리고 아버지의 마지막 당부

{{{-1 (조부 태조의 장례가 끝난 후 동생 대군들의 당부에 아버지 태종을 위로하러 간 세자.) 이제 : 아바마마. 이방원 : (심란한 표정으로 뜰을 서성이다 세자를 돌아보며) 네가 여길 왜 왔느냐? 이제 : ...... 이방원 : 말해 보거라. 네가 여길 뭐하러 온 것이냐? 이제 : ...... 이방원 : 아비를 거역하고, 아비를 능멸하고, 아비를 짓밟은 놈이! (세자의 멱살을 잡는다.) 이제 : 아바마마! 이방원 : 아버지의 사랑을 이용하여 아비를 무릎 꿇린 불효자식이! 군왕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역적 놈이! (점차 울먹이는 표정이 되는 태종) 이제 : 아바마마! 이방원 : (결국 오열하며 주저앉는 태종) 이제 : 아바마마! (세자도 마주앉는다.) (이방원은 계속 통곡하다가 아들을 끌어안고, 세자도 아버지를 안타까워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24].)}}}

- 아버지와 이별한 직후 아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했던 일들을 후회하며 스스로 비난하는 이방원

{{{-1 (원경왕후 민씨와 세자 이제가 함께 대전으로 향하고 세자가 태종을 알현한다.) 이제 : 편전에서 소자의 외숙부들에 대한 논의가 있어 이리 찾아뵈었사옵니다. 이방원 :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어서 온 것이냐. 이제 :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왔습니다. 이방원 : 어디 말해 보거라. 대체 너의 의견이 무엇이길래 세자 네가 편전까지 들어온 것이냐. 이제 : 네, 말씀드리겠사옵니다. 죄인들의 죄가 무거우니, 신하들의 의견을 따라 극형에 처하시옵소서. (세자의 결정에 대신들이 단체로 놀란다.) 민씨 : 세자!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세자! 이방원 : 왠 소란이냐, 어서 중전을 편전 밖으로 뫼셔라. 민씨 : 세자! 네가 어찌 이럴 수 있느냐! 세자! 세자! 세자!}}}

- 믿었던 세자의 배신에 충격받은 원경왕후

2.28. 28회[편집]


{{{-1 (대전 나인들에 이끌려 편전에서 쫓겨나는 원경왕후) 민씨 : 세자... 세자!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 아느냐? 네가 지금 누굴 죽이는 지 아느냐!? 세자! 이걸 놓지 못하겠느냐! 놓거라! 세자! 세자! 태종 이방원 : 세자, 방금 한 말이 너의 진심이냐. 세자 이제 : 예, 그렇사옵니다. 이방원 : 너의 외숙부들이다. 어린 너를 키워준 사람들이다. 한데도 죽여야한다고 말하는 것이냐. 이제 :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대역죄를 눈감아줄 수 없사옵니다. 이방원 : (세자의 뜻을 받아들인 후) 유배지의 죄인들에게 과인의 명을 정하시오. 두 죄인에게 자결을 명하오. (편전 회의를 마치고 대신들이 퇴궐하고 나오는 길에 대신이 놀라고 당황하며 민씨 앞을 지나간다. 그리고 끝에 황희가 민씨에게 비보를 전한다.) 황희 : 자결을 명하셨습니다. 송구하옵니다. 민씨 : (이성을 잃은 채 대전 계단으로 올라간다. 대전 문이 닫히자 민씨가 문에 매달리며 머리를 풀어헤친 채 밤새도록 오열한다.) 전하...! 전하가 사람이오? 내 아우들이 무슨 죄가 있소? 그들이 뭘 어찌 했습니까..? 전하를 위해서 목숨 바쳐 싸운 게 죕니까...! 그러고도 주상의 눈치를 보느라 숨 죽이고 있던 게 죕니까...! 말해 보시오... 어서 말을 해보시오... 어찌하여, 짓지도 않은 죄를 물어 목숨을 빼앗아가는 겁니까...? 역적의 눈에는! 모두가 역적으로 보이는 거요?! 말해 보십시오 전하! 그 가증스런 위선을 내려놓고 어디 한 번 솔직히 말해보시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소? 내 가문의 힘을 빌릴 때부터 이런 작정이었습니까?! 아니면 아니라고 대답해보시오. 어디 한 번 아니라고 말해보란 말이오! (궁문 너머로 아무런 대답이 없다) 민씨 : 전하, 전하! 전하!! 전하, 제발 명을 거두어주시오... 어서... 어서 명을 거두시오... 차라리 날 죽이고, 우리 아우들을 살려주시오...! 전하, 아아아!!! 아, 제발!! (효령군 이호와 충녕군 이도, 중궁전 상궁이 안타깝게 바라본다. 쓰러진 민씨는 없던 기력을 억지로 짜서 문에 손을 대고 소리치다가 이내 다시 쓰러진다.) 충녕군 이도 : 어마마마! 어마마마... (이호와 이도가 달려가 민씨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고 문 반대편에서 태종이 말없이 소리만 듣는다.)}}}

- 아우들을 잃게된 원경왕후의 피맺힌 통곡

{{{-1 (충녕군이 병으로 앓아누운 모후를 간호한 뒤, 부왕 태종을 찾아가 간언한다.) 충녕군 이도 :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 하옵니까? 어마마마를 어찌 이리 잔인하게 대하시옵니까? 태종 이방원 : 나름 학문에 조예가 깊다는 놈이 정녕 그 뜻을 모르겠다는 말이냐? 이도 : 물유본말(物有本末)이라 했사옵니다. 군왕(君王)이 바로 서면 되는 것이옵니다. 그럼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사옵니다. 아무리 강성한 외척과 공신이라도 군왕이 그 정도를 걸어가면 감히 그 군왕을 뒤흔들 명분을 찾지 못할 것이옵니다. 이방원 : 권력은 욕망이다. 명분은 그 욕망을 실현시킬 만한 힘이 생겼을 때 내세우는 껍데기일 뿐이다. 나는 중전의 가문에서 그 욕망을 보았다.[25] 이도 : 그건, 인간의 본성이옵니다. 군왕이 빈틈을 보이지 않으면 되는 것이옵니다. 간신이 나올 수도 있다하여 신하들을 모두 없애시겠사옵니까? 이방원 : 충녕. 이도 : 예, 아바마마. 이방원 : 이 일은 나에게 맡기거라. 네가 똑똑하다 하여 이 아비가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는 생각지 말거라. 조정의 일은 세자가 고민할 일이다. 너는 더 이상 정사에 관심을 두지 말고, 가서 어머니나 돌보거라. 그게 네가 할 일이다.[26] 이도 : ...예, 아바마마. (태종은 묘한 눈길로 충녕군을 바라보며, 충녕군 역시 태종의 처소를 나와 잠시 멈춰선 뒤 의미심장한 눈으로 돌아본다.)[27]}}}

- 부왕에게 간언하는 충녕군

{{{-1 상왕 이방과 : 어떻소. 경치가 참 좋지 않소? 대비 김씨 : 예. 참으로 아름답군요.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이방과 : 여기말고도 경치좋은데 참 많소. 천천히 다 둘러봅시다. 김씨 : 예. 그리하겠습니다. (대비 김씨가 상왕의 품에 기대고 상왕이 대비의 손을 잡은 뒤, 대비를 업고 산을 내려간다.) 김씨 : 이렇게 매번 업고 다니실 겁니까? 이방과 : 어쩌겠소. 경치가 좋은 곳은 다 길이 험한 것을. 내 등이 불편하오? 김씨 : 아니옵니다. 이보다 더 편한 곳이 어디있겠사옵니까? 슬슬 잠이 올 것 같사옵니다. 이방과 : 그럼 잠시 주무시오. 가마에 당도하면 내 깨우겠소. 김씨 : 상왕전하... (대비 김씨가 손을 놓는다.) 이방과 : (등에 업힌 대비가 숨을 거둔 것을 확인하고 운다.) 부인...}}}

- 대비 김씨와 사별하는 상왕 이방과[28]

{{{-1 (대비 김씨의 상중에 세자가 술을 마신 뒤 기생을 끼고 궐에 들어가려다가 충녕과 마주친다.) 세자 이제 : 한밤 중에 너 거기서 뭐하는 거냐? 충녕군 이도 : 저하께서 북문으로 나가셨다길래 여기서 기다렸사옵니다. 대비마마의 상중인데도, 을 드신 겁니까? 그걸로도 모자라 궁궐에 기생까지 데려오시는 겁니까? 이제 : 뭐? 내가 뭘하든 네가 무슨 상관이냐? 말해 보거라. 왜 번번이 내 일에 참견하는 것이냐? 이도 : 형님이 안타까워서 그럽니다. 장차 이 나라의 국왕이 되실 분이 지금 뭘 하시는 겁니까? 어마마마의 상처를 외면하고! 아바마마의 믿음을 배신하고! 대체 뭘 하시는 겁니까?! 이제 : 상관 말고 집에 가거라. 가서 비파나 타고 시나 짓거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가서 하릴없는 왕자 노릇이라 하란 말이다! (이도의 어깨를 잡고 비웃으며) 네가 군왕의 고뇌를 어찌 알겠느냐? 가서 잠이나 자거라. (다시 한 번 코웃음을 치더니 이도의 어깨를 치고 가려 한다.) 이도 : 날이 밝는대로 편전으로 가십시오. 전하께서도 다 아셨습니다. 이제 : 뭐? 그걸 어찌 아셨느냐? 이도 : 제가 고했습니다.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세자 저하를 새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가 화가 나서 왼손으로 이도의 멱살을 잡는다.) 이제 : 너 이놈...! 이도 : 이대로는 안 됩니다. 지금 이런 성정으로는 용상에 오르시면 안 됩니다. 이제 : 뭐? 이도 : 세자 저하는 절대로, 왕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제 : 충녕...!
(이제는 오른손까지 들어 이도의 멱살을 잡지만, 이도는 세자의 양손을 뿌리친다.)
이도 : 그럼, 살펴 가십시오.
(이도가 자리를 뜬다.)
이제 : 충녕...!}}}}}}

- 세자의 비행을 비난하며 선전포고하는 충녕군

{{{-1 (다음날 세자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고 태종은 그 주변을 서성이다 세자를 등진 채로 멈춘다) 이방원 : ...네가 날 기만했구나. 난 세자 네가 진심으로 뉘우친 줄 알았다. 이젠 정말 군왕이 될 준비가 된 줄 알았다. 한데 아니었구나.... (세자를 향해 돌아본다.) 이방원 : 무슨 생각으로 그리 태평한 것이냐? (세자를 향해 다가간다) 네가 뭘 어찌하든, 넌 결국 보위에 오를거라는 생각이냐? 네가 아무리 부족해도, 너 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이제 : 아바마마... 이방원 : 세자. 이제 : 예, 아바마마. 이방원 : 한마디만 하겠다. 이제 : 예, 말씀하시옵소서. 이방원 : 내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이제 : (당황스러워 하며) 아바마마...! 이방원 : 명심하거라. 이 아비에겐! 당장 군왕이 되어도 손색없는 아들이... 한 명 더 있다.
(태종이 어전을 나선다)
이제 : 아바마마...!! 아바마마!! 아바마마!!! (태종을 멈춰세워보려하지만 태종은 결국 어전을 나간다) .... 충녕.... 너 이놈...!!!!}}}}}}

- 세자를 책망하며 경고하는 태종과 충녕에게 분노하는 세자


2.29. 29회[편집]


{{{-1 (충녕군 이도가 경숙옹주 심씨와 함께 산책을 한다.) 경숙옹주 심씨 : 막상 이렇게 나오고보니, 글공부를 방해한 것 같아서 죄송해지네요. 충녕대군 이도 : 아니오. 날씨도 좋은데, 바람 좀 쇠다 들어갑시다. 내가 너무 서책만 들여다보는 것 같아 미안하오. 세자 저하께서 통 학문에 뜻이 없으시니, 나라도 더욱 학문에 매진하려는 거요. 심씨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도 : 조선의 신하들은 모두가 유학자들 아니오? 그것도, 어려운 과거 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높은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이오. 그런 마당에, 국왕의 학문이 미흡하다면, 신하들을 제대로 이끌 수가 없소. 심씨 : 그렇다고 해서, 서방님이 신하들을 대신 상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국왕의 형제들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미덕입니다. 이도 : 그렇다고 해도, 나라가 어지러워지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소? 심씨 : 서방님. 이도 : 조선은, 건국한지 이제 겨우 20여 년이 지난 나라요.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무릎으로 기어다니기 시작하는 갓난아이와 같소. 이럴 때, 현명하지 못한 군왕이 나온다면 나라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심씨 : 염려하시는 바는 알겠지만, 그건 장차 세자 저하께서 감당하실 몫입니다. 서방님이 그것까지 고민하시면 안 됩니다. (이도는 고개를 숙인채 심씨의 말에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심씨 : 서방님... 이도 : 그럼 난 뭘 해야 하오? 장차 이 나라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도, 그저 비파나 타고 시나 지어야 합니까? 심씨 : 세자 저하께서 잘 해내실 겁니다. 그리 믿으십시오. (이도는 심씨의 말에 전혀 납득하지 못한 채, 울분을 품고 먼저 앞서 걸어가버린다.) 심씨 : 서방님...}}}

- 충녕대군의 포부

{{{-1 (세자가 태학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태종이 아들들을 연회에 초대한다.) 태종 이방원 : (벽서에 나온) 저 삼형제의 이야기는 무엇이냐. 세자 이제 : 예. 전진, 전경, 전과 세 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부모가 죽자 유산을 나누며 서로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한데 마당에 자양나무 한 그루가 남아있는 것을 보고는, 그것마저 셋으로 나누기로 하더니 그 나무가 시들어 죽어버렸다고합니다. 이것을 보고 전진이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방원 : 그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냐. 이제 : 한 뿌리에서 뻗어나오는 나뭇가지처럼, 형제들도 한 부모에서 나온 핏줄이란것을 깨닫고는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는 것입니다. 이방원 : 충녕,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이도 : 저도 마찬가지이옵니다. 세자 저하께서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신 것 같사옵니다. 이방원 : 본래 어느책에 실린 이야기냐. 이도 : 예, 남조시대 양나라 오균이 지은 속제해기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유정현 : 역시, 충녕대군께오서는 그것까지도 알고 계시는군요. 박은 : 충녕대군께서는 병서에서도 밝다고 들었사옵니다. 이도 : 그저 두루 접하는 정도입니다. 황희 : 그 정도가 아니라 온갖 병법에도 능통하시다 들었습니다. 이도 : 과찬이십니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사옵니다. 이제 : 병서에 통달했다고 실제로도 군사들을 잘 이끄는 게 아니지요. 충녕은 아는 건 많지만 용맹하지가 못합니다. 그게 문제죠. 이도 : 용기는 아는 것에서 나오고, 두려움은 무지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하니,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저같이 용맹하지 못한 사람도, 점점 용기를 얻어가겠죠. (이제가 자신의 권위에 가까워진 이도를 경계한다.) 하륜 : (웃음) 세자 저하께서는 아주 든든하시겠사옵니다. 훗날 정사를 돌보실때도 아주 든든한 조력자가 되시겠군요. 안 그렇사옵니까, 전하? 이방원 : 그래. 충녕 네가 세자를 많이 도와주거라. 이도 : 예. 아바마마. 이방원 : 자, 듭시다. 그 조그맣던 아이들이 이렇게 함께 술잔을 기울 정도로 컸구려. 그만큼 나도 늙었나보오. 이숙번 : 그럼 왕자님들께 더는 나이 먹지말라고 하시옵소서. 어명인데, 어찌 거역할 수가 있겠습니까?}}}

- 점점 세자를 압박하는 충녕

{{{-1 (앞 장면에서 이도가 주제도 모르고 나댄다고 생각한 이제가 그날 밤 이도에게 무기 대련을 신청한다.) 이제 : 오늘 네 덕에 내가 아주 많이 배웠다. 나도 너한테 뭐라도 가르쳐줘야겠구나. 자, 받거라. (이도에게 목봉을 던진다) 가끔은 몸을 움직일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앉아서 서책만 들여다보다가는 나중에 살찐 짐승처럼 뒤뚱거리게 될 것이다. 형이 되어 그걸 어찌 두고만 보겠느냐. 자, 간다. (이제가 이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다.) 이제 : 이제 알겠느냐? 네놈이 잘 하는게 있고, 내가 잘 하는게 있다. 네놈이 잘났고 내가 못난게 아니라 본래 다를뿐이란 말이다! 내가 너였다면 오늘만큼은 잠자코 있었을거다. 한데 넌 절대 그럴 놈이 아니지. 틈만 나면 제 학문을 뽐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놈이다. 효행록의 글귀가 어느 서책 구석에 실려 있는지까지 알아봤자 뭘 하겠느냐? 정작 형제 간의 우애를 해치는 일은 제일 앞장서서 벌이는 놈인 것을! 아바마마도, 대신들도 그걸 아셔야 할거다. 이도 : 그럼 형님도 해내십시오! 이제 : 뭐? 이도 : 그게 그리 고까우시다면 형님도 더욱 더 학문에 매진하여 절 따라 잡으십시오. 그럼 제가 받는 칭찬보다 열 배, 스무 배 더한 칭송을 받으실 겁니다. 이제 : 충녕. 이도 : 형님의 글공부를 방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형님 스스로가 시간을 낭비하고, 기회를 버리신 겁니다. 이제 : 그 입 다물지 못하겠느냐! 이도 : 저라면 안 그랬을 겁니다. 제가 장차 군왕이 될 사람이라면 주색잡기에 빠져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제 : 충녕! 이도 : 형님 스스로가 초래한 상황입니다. 남 탓 하지 마시고 스스로를 돌아보십시오. 형님은 충분한 기회가 있었습니다.}}}

- 잘난 척 하는 세자에게 일침을 가하는 충녕

{{{-1 조영무 : 이제 그만 퇴궐하겠사옵니다. 이리 긴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이방원 : 장군, 더 마시다가시오. 내가 경을 보내기 싫어서 그러는거오. 조영무 : 전하. 이방원 : (조영무에게 다가가) 정녕 사직하겠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는거요? 조영무 : 소신도 이제 늙었사옵니다. 아침마다 몸을 일으키는 것이 힘이 드는 것을 보니, 소신에게 남은 날도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사옵니다. 전하를 늘 가까이서 모실 수 있어 영광이었사옵니다. 전하를 선택한 것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사옵니다. 이방원 : 영무 아재.[29] 조영무 :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조영무가 태종에게 절을 올린다.) 부디, 강녕하시옵소서. 이방원 : 영무 아재...}}}

- 조영무의 사직[30]

{{{-1 (민무휼과 민무회가 국문을 받는 것을 보고 오열한 원경왕후 민씨는 태종에게 찾아가 아우들을 위해 신원한다.) 원경왕후 민씨 : 기어이 남은 아우들까지 죽이시겠다는 겁니까? 태종 이방원 : 죄의 진상을 밝히려는 것 뿐이오.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오. 민씨 : 그럼, 절 죽이십시오. 아우들은 죄가 없사옵니다. 다 제가 시켰사옵니다. 제가 질투심에 눈이 멀어 벌인 일이옵니다. 하니... 절 벌 주십시오. 전하... 제발 저를 폐하고 사약을 내려주십시오... 제가 중전이 아니면 되는 것 아니옵니까... 그럼, 민씨 가문을 더 이상 짓밟을 일도 사라지지 않사옵니까... 전하... 전하, 제가 잘못했사옵니다. 제가 감히 전하와 함께 용상에 앉으려고 했사옵니다. 제가 감히, 이 조선의 절반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하니, 절 벌하여 주시옵소서. 제가 만악의 근원이옵니다. 하니, 절 없애시옵소서! (이방원은 감정을 감추고 차분하게 용상에서 내려온다.) 이방원 : 부인은 죄가 없소. 부인의 말이 틀린 것 없소. 함께 이룬 것은 함께 누려야 하는 것이오. 하나 내가 만들려는 나라는 그게 아니오. 내가 원하는 건 가문[家]을 넘어서는 국가[國]요. 오롯이 홀로 서는 국왕이오. (이방원이 쭈그려 앉고선 오열하는 민씨의 어깨를 부여잡는다.) 이방원 : 이만 물러가시오. 내가 지금 국문을 가하고 있는 죄인들은 중전의 아우들이 아니오. 그저 이름도 없고 얼굴도 없는 어느 외척이오. 내가 만들어가려는 나라에는 존재할 수 없는, 그저 불행한 생명들이오. (나가려는 이방원의 다리를 민씨가 붙잡고 애원한다.) 민씨 : 전하.. 제발 저를 벌하여 주시옵소서. 아우들을 살려 주시옵소서... 부디, 저와 함께 한 지난 날을 돌아보시어 제 마지막 청을 들어주시옵소서... 이방원 : 부인, 나는 이제 사람이 아니오. 민씨 : 전하.. 이방원 : 나는 오직 국왕이오. 피도 눈물도 잊어버린 존재요. (이방원은 어전을 나오고, 민씨는 궁궐 바닥을 기며 처절하게 애원한다..)}}}

- 家를 넘어 國을 이루고자 사람이길 포기한 태종

{{{-1 (부왕이 민무휼, 민무회까지 숙청한 것에 이도가 지적한다.) 이도 : 아바마마, 이건 군왕이 길이 아니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그저 목적만은 이루려하시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옵니다. 이방원 : 죄가 드러나서 진상을 캐는 것이다. 이도 : 그럼 두분의 외숙부들이 사주하였다는 증거부터 찾으시옵소서. 어찌하여 매번 국문에만 의지하시옵니까? 저 모진 국문을 누가 이기겠사옵니까? 어서 국문을 중지하여주시옵소서. 제발 더는 죄 없는 사람들을 해치지 말아주시옵소서. 저들도, 전하의 백성이옵니다! 이제 : 그건 충녕이 몰라서 하는 말이옵니다. (이도 옆에서 내관과 함께 행차한다.) 국문을 받아 마땅한 죄인들이옵니다. 일전에도 저를 찾아와 불충한 언사를 행한 적이 있사옵니다. 이도 : 세자저하... 이방원 : 불충한 언사라니. 이제 : 전하께서 자결을 명하신 외숙부가, 사실은 죄 없이 억울하게 죽었다고 말했사옵니다. 그러면서 전하를 원망하는 눈빛이었사옵니다. 이도 : 세자저하! 이방원 : 그게 정말이냐? 이제 : 예, 저와 대질하셔도 좋사옵니다. (충녕을 바라보면서) 충녕은 서책에만 묻혀 살아 현실을 잘 모르옵니다. 정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군왕이 짊어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짐작하지 못하옵니다. 아바마마의 뜻을 이해하는건 소자밖에 없사옵니다. 이도 : 세자저하...}}}

- 아버지의 후계자를 두고 첨예한 대립을 하는 세자와 충녕

{{{-1 (세자가 또 주색을 탐하여 사고를 쳤다는 소식에 분노한 태종은 세자를 궁궐에서 쫓아낸 뒤, 충녕대군을 부른다.) 충녕대군 이도 : 찾으셨사옵니까. 이방원 : 하나만 묻겠다. 이도 : 말씀하시옵소서. 이방원 : 너도 왕이 되고 싶은 것이냐? 말해 보거라. 이 나라의 국왕이 되고 싶으냐? 이도 : (잠시 동요하더니) 예, 그렇사옵니다. 이방원 : 자신 있느냐? 네 형보다 더 나은 국왕이 될 거라고 확신 하느냐? 이도 : (몸을 떨면서) 예, 그렇사옵니다. 이방원 : 그럼 네 힘으로 세자의 자리에 올라보거라. 절대로 피를 흘려서는 안 된다. 절대로 조정에 분란을 일으켜서도 안 된다. 너의 학문과 너의 정치력으로 네 을 제압해보거라. 그럼 내가 널, 세자로 삼을 것이다. 이도 : (더욱 몸을 떨면서) 아바마마... 이방원 : 해 보겠느냐? 이도 : ...예! 아바마마. 하겠사옵니다...! 꼭, 해내겠사옵니다!
(30회가 시작되면서 대화가 아래로 이어진다.)
이방원 : 그래, 해 보거라. 무엇을 어찌해야 할 지는 네가 알아서 생각하거라. (이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난 널 돕지 않는다. 다만 때가 되면 대신들에게 물을 것이다. 어느 왕자가 세자에 더 잘 어울리는지. 그 때 대신들의 입에서 충녕대군을 세자로 세워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면, 널 세자로 삼을 것이다.
이도 : 예, 명심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그래. 이만 나가 보거라.}}}}}}

- 충녕, 왕좌에 도전하다


2.30. 30회[편집]


{{{-1 (경숙옹주 심씨로부터 충녕대군이 이방원의 허락을 받고 왕좌에 오르고자 정사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들은 민씨는 이방원을 찾아간다.) 민씨 :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는 겁니까? 세자의 앞길을 열기 위해서 제 아우들을 모두 죽이셨습니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세자를 바꾸기라도 하시겠다는 겁니까? 당장 충녕을 불려 단념하라 말씀하십시오. 두 형제가 용상을 두고 다퉈서는 안 됩니다. 그럼 반드시, 형제 간에 피를 보는 일이 생길 겁니다. 이방원 :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요. 민씨 : 그걸 어찌 장담하십니까? 전하께서 걸어온 길을 돌아 보십시오. 의안군누구한테 죽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방원 : 그래서 더 이러는 거요. 그런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군왕을 세우고 싶어서요. 세자한테는 충분한 기회를 주었소. 하니 이제 충녕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오. 그래서 반드시 더 나은 사람에게 저 용상을 맡길 것이오. 그게 바로, 이 죄인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오. 민씨 : 형제를 죽인 죄를 씻기 위해서 자식을 죽게 만드시겠다는 겁니까? 이방원 : 중전...! 민씨 : 죄인이라는 구실은 더 이상 입에 담지 마십시오. 죄를 씻는다는 명분으로 또 다른 죄를 짓는 사람이 바로 전하십니다. 실상은 원하는 게 있으면 아무리 큰 죄라도 기꺼이 행하는 게 바로 전하십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오로지 권력만을 생각하시는 게 바로 전하십니다. (일어서며) 한 번이라도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제 말이 틀렸는지. (민씨는 정전을 떠나고, 이방원은 그저 말 없이 숨을 고른다.)}}}

- 다시 家를 넘어 國

{{{-1 (원경왕후가 내관과 상궁을 인솔하고 충녕의 저택으로 찾아오자 충녕이 경숙옹주 심씨, 이향과 함께 마중나온다.) 이도 : 어마마마! 어쩐 일이시옵니까? 민씨 : 걱정되어 왔다. 이도 : 걱정되다니요. 민씨 : 네가 너무 학문에 매진하여 건강을 해치는 것 같아 왔느니라. 이도 : 예? 민씨 : (내관들에게) 이집에 있는 서책들을 모두 꺼내거라. 내관들 : 예, 중전마마. 이도 : 어마마마! (내관들이 충녕의 저택의 모든 서책들을 압수한다.) 민씨 : 학문에는 그만큼 매진하였으면 됐다. 이제 효령처럼 살 거라. 이도 : 어마마마... 민씨 : 그리하거라. 이도 : 세자저하때문에 이러시는 겁니까? 어마마마는 꼭 큰형님이 보위에 오르시길 바라시옵니까? 제가 되는 건 싫으시옵니까? 민씨 : 내가 니 형만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어미가 되어 오직 한 자식만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이도 : 그럼 왜 이러시는 겁니까? 왜 저한테는 기회조차 주지 않으시려는 겁니까? 민씨 : 그게 너희가 살 길이다. 충녕, 용상을 만만히 보지 말 거라. 반드시 죽을 때까지 싸우도록 만드는 게 용상이다. 부모도 잊게 만들고, 형제도 잊게 만드는 게 용상이다. 그 용상이 너희까지 집어삼키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 이도 : 어마마마... 민씨 : (이도의 손을 잡으며) 제발, 그만 두거라. 이 어미가 또 누굴 잃어야 한 단 말이냐? 부족하여 이젠 자식까지 잃어야한단 말이냐? 이 어미가 그리 많은 죄를 지은 것이냐? 제발, 멈추거라. 너희까지 잃으면 못 산다. 이제 나한테 남은건 너희들 뿐이다. (원경왕후가 물러간 후 충녕은 거문고를 손에 든채로 텅빈 서재를 멍하니 쳐다본다.)}}}

- 자식들 싸움을 막으려는 원경왕후의 독단

{{{-1 민씨 : 밤 늦게 어쩐 일이냐? 이도 : 온종일 어마마마의 말씀을 곱씹어보았습니다. 형제간의 비극을 걱정하시는 마음을 잘 알겠사옵니다. 민씨 : 하면 어미의 뜻을 따라주겠느냐? 이도 :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어마마마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라도 제가 꼭 군왕의 자리에 오르겠사옵니다. 그리고 절대로 형님을 해치지 않겠사옵니다. 끝까지 형님을 보호해드릴 겁니다. 신하들이 아무리 참소하여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옵니다. 이것이 우리 형제가 모두 살 수 있는 길이옵니다. 민씨 : 충녕. 이도 : 맹세하옵니다. 제가 국왕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절대로 형님을 해치지 않을 것이옵니다. 어마마마의 눈에서 또다시 피눈물이 흐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옵니다. 그럼, 편히 주무시옵소서.}}}

- 모후에게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않는 충녕

{{{-1 하륜 : 전하. 이만 사직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탄핵 상소때문에 그러시는거요? 걱정마시오. 내가 경을 지킬 것이오. 하륜 : 전하, 이미 충분히 지켜주셨사옵니다. 더는 제가 부끄러워서 아니되옵니다. 이방원 : (한숨을 쉬며) 부원군. 하륜 : 소신이 못난 놈이옵니다. 탁월하길 재물에 욕심이 많게 태어났습니다. 그 천성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전하께 누를 끼쳤사옵니다. 이제부터라도 벌을 받게 해주시옵소서. 그래야 저도 떳떳하게 저승길에 오를 것 같사옵니다. 윤허하여주시옵소서.}}}

- 하륜의 사직

{{{-1 (하륜의 사직 인사를 받은 태종이 편전으로 들어가자 이숙번이 기다리고있다는 듯이 상소문을 올린다.) 이숙번 : 사헌부의 간관들 엄벌에 처해달라는 상소입니다. 소신의 결백을 믿는 대신들이 연서하여 올리는 상소문이옵니다. 속히 사헌부의 관리들을 처벌하시어 함부로 공신을 모욕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옵소서. 이방원 : 여기 있는 대신들이 정말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인가? 이숙번 : 예, 전하. 이방원 : 국왕에게 거짓을 고해선 안되네. 그거야말로 가장 큰 불충일세. 그걸 알고 있는가? 이숙번 : 예, 전하. 소신이 어찌 그걸 모르겠사옵니까? 이방원 : 그래, 알겠네. 그만 나가보게. 이숙번 : 예, 전하. 이방원 : (돌아가려는 이숙번에게) 이보게 숙번이. 이숙번 : 예, 전하. 이방원 : 그동안 정말 고생많았네. 이숙번 : 아니옵니다, 전하. (웃음) 앞으로도 전하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겠사옵니다. 이방원 : 그래, 고맙네. (이숙번이 멋쩍은 웃음을 짓고 돌아가고 태종은 그를 내칠 결심을 한다. 얼마 후 유정현이 이숙번의 저택에 찾아가 그를 유배보낸다는 교지를 전달한다.) 유정현 : 죄인 이숙번의 공신녹권과 직첩을 회수하고, 경상 함양으로 유배를 명한다. 전하께서 옛 정을 생각하시어 이 교지를 반드시 정승이 직접 전하라 하셨소. 이숙번 : 아니다... 전하께서 내게 그러실 리가 없다. 전하를 뵙겠다! 내가 전하께 직접 들어야겠어! 유정현 : 막아라! 병사들 : 예. 이숙번 : 죽고 싶어?! (이숙번이 가로막는 병사들을 쓰러뜨리지만 곧 창칼에 포위되어 함거 속에 끌려간다.) 이숙번 : 너 이놈, 내가 반드시 돌아와서 네 놈을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다! 내가, 여기서 끝날 줄 아느냐? 나 이숙번이야! 정사공신 안성부원군 이숙번이란 말이다! (이숙번이 끌려가는 모습을 그의 부인과 아들이 통곡하고 하륜이 쓸쓸히 뒤에서 바라보고 간다.)}}}

- 이숙번의 몰락

{{{-1 (세자 이제가 몰래 어리를 궁에 불러들이고 주색에 빠져있다가 그 모습을 모후에게 발각되고 만다.) 민씨 : 네가 그 어리라는 아이냐. 어리 : 예. 민씨 : 쫓겨난 걸로 아는데 어찌 다시 들어왔느냐. (세자를 바라본다) 가 다시 부른 거냐? 이제 : 예. 오갈 데가 없다고 하여서. 민씨 : 널...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하느냐? 더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으니 이제 뭐라고 해야 하느냐.
세자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면서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있었느냐? 그래 놓고도 겨우... 이런 모습을 보여 주는 거냐? 넌, 아무 자격도 없는 놈이다. 군왕이 될 자격도... 내 아들이 될 자격도 없는 놈이다.
(민씨가 돌아가려는 그때, 동궁전 문 너머로 태종과 충녕도 이 광경을 목격하고 세자가 부왕과 모후를 불러도 그들은 차갑게 떠나고 오직 충녕만이 말없이 바라볼 뿐이다. 다음 날 태종은 황희와 유정현을 불러들여 다음과 같은 결정을 내린다.) 이방원 : 2품 이상의 모든 문관과 무관들을 입궐시키시오. 황희 : 예, 전하. 유정현 : 전하, 무슨 일이시옵니까? 이방원 : 세자를 폐하고, 다시 세우는 일을 논의하겠소.}}}

- 마지막 신뢰마저 잃어버리는 세자


2.31. 31회[편집]


{{{-1 (세자 이제가 궁궐 내에서 활을 쏘고 있고, 이방원이 세자에게 찾아온다.) 이방원 : 여기서 뭐하는 거냐? 이제 : 보시는 바대로, 활을 쏘고 있사옵니다. 이방원 : 궁궐에서는 밤에 활을 쏠 수 없다. 그건 왕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이다. 그런 법도도 모르느냐? 이제 : 전하가 계신 곳을 향해 쏜 것은 아니옵니다. 이방원 : 뭐라? 이제 : 제 자신이 과녁이라고 생각하고 쏜 겁니다. 이방원 : (한숨을 쉰다.) ...세자. 이제 : 세자라고 부르지 마시옵소서. 저는 이제 그 이름이 싫사옵니다. 제가 시켜달라 조른 것도 아니고, 태어나보니 장자였고, 철 들어보니 세자였사옵니다. 그런데도 궁궐의 모든 사람이, 너는 왜 그 모양이냐고 날마다 손가락질을 하더군요. 이젠 그 지긋지긋한 올가미에서 벗어나고 싶사옵니다. 이방원 : 그게 무슨 말이냐? 이제 : 제가, 물러나겠다는 말이옵니다. 대신들을 모아놓고, 번거로운 절차를 밟으실 필요 없사옵니다. 소자가 내일 편전에 들어, 모든 대신들 앞에서 세자 자리를 포기하겠노라 밝히겠사옵니다. 명예롭게, 물러나겠사옵니다. 이방원 : 그럴 기회는 없을 거다. 네가 원해서 세자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닌 것처럼, 네 마음대로 내려갈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오로지 나의 뜻에 따라, 나의 방식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 : 아바마마... 이방원 : 세자의 자리에서 쫓겨난 왕자는, 환란을 몰고오는 화근이 되기 십상이다. 하여 폐세자는 반드시 죽음에 이르렀다. 너도 마찬가지다. 너도 살려두어선 안 되는 사람이다. 하나 자식을 죽일 수 있는 부모는 없다. 그래서 나는, 너를 다른 방식으로 죽일 것이다. 그 죽음을 맞이한 다음에야, 이 궁궐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 아바마마... 아바마마...!}}}

- 폐세자를 선언한 이방원

{{{-1 (폐세자가 된 이제가 평복차림으로 중궁전에서 모후를 알현한다.) 이제 : 궁궐을 떠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새 군호도 내려주셨사옵니다. 민씨 : 군호? 이제 : 예. 양녕(讓寧)이라 지어주셨사옵니다. 왕위를 사양했다고 하여 그리 지어 주셨습니다. 어디 가서도 쫓겨났다는 소리를 못하게 하신 거지요. 민씨 : 어디로 떠나란더냐? 이제 : 일단은 경기 광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강녕하시옵소서. 민씨 : 그래, 조심히가거라. (양녕대군이 민씨에게 절을 올리다 감정에 북받쳐 운다.) 민씨 : 이제와서, 왜 우느냐. 이제 : 죄송하옵니다... 어마마마. 제가 외숙부님들의 목숨을 다 갖다 바치고서도 결국 이리 되었사옵니다. 절 용서치 마시옵소서... 절대로 용서치 마시옵소서...!! (양녕대군이 울면서 떠나고 민씨도 가슴아파한다.) (양녕대군이 가족들을 이끌고 궁궐을 나오고, 그 때 세자 이도와 세자빈 심씨, 그리고 자녀들이 함께 입궁하다가 마주친다. 서로 눈만 마주칠 뿐 인사를 하지 않는 가운데, 숙빈 김씨가 먼저 예를 갖춰 인사한다.) 숙빈 김씨 : 세자 저하. (아이들에게) 얘들아, 어서 인사 올리거라. 세자 저하시다. 재령군주 : 예? 아버지가 세자 저하 아니시옵니까? 세자 이도 : 그냥 두십시오 형수님. 괜찮습니다. 양녕대군 이제 : 역시 우리 세자 저하가 참 자애로우시군요. 잘해 보십시오. 아주 기대가 큽니다. 곧 태평성대열리겠군요. 이도 : 지금 나가시는 겁니까? 이제 : 예. 보다시피 잘난 아우 덕분에, 이 꼴로 쫓겨가는 중입니다. 이도 : 살펴 가십시오. 이제 : 걱정 마십시오. 저하께서나 두루 잘 살피면서 살아 가십시오. 궁궐이란 게, 아주 별일이 다 일어나는 곳이니까요. (아이들을 보며) 가자. (양녕대군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가족들을 이끌고 궁을 나가고, 세자 이도는 씁쓸한 표정으로 궁궐에서 나가는 양녕대군을 돌아본다.[31] 이후 세자 내외가 민씨를 알현한다.) 원경왕후 민씨 : 그래, 입궁하였느냐. 세자 이도, 세자빈 심씨 : 예, 중전마마. 제가 입궁한 것이 달갑지 않으시옵니까? 정말 잘하겠사옵니다. 이제 저를 받아주시옵소서. 민씨 : 널 받아들이지 못해서 이러는게 아니다. 다만, 쫓겨난 자식이 서글프고, 들어온 자식도 서글플 따름이다. 이도 : 어마마마. 민씨 : 용상은 잔인한 짐승이다. 네가 스스로 그 짐승을 찾아왔다는게 너무나 서글프구나. 이제 천하가 달라보일 것이다. 궐 밖에서 지켜볼때와 전혀 사람으로 변할 거다. 부디 그것들을 잘 이겨내거라. 이도 : 예, 어마마마. 명심하겠사옵니다. (민씨가 세자빈 심씨를 바라본다.)}}}

- 왕위 경쟁의 끝

{{{-1 (태종과 원경왕후 부부가 오랜만에 밤 중에 같이 걸으면서 나눈 대화) 원경왕후 민씨 : 무슨 말씀이 하고 싶어서 그러십니까? 전하께서도 마음이 아팠다고 하고 싶으십니까? 태종 이방원 : 중전... 민씨 : 앞으론 절 찾지 말아 주십시오. 전하의 얼굴을 뵐 때마다 전하께서 그간 하신 일들이 떠오릅니다. 전하께서 앞으로 하실 일들도 그려집니다. 이제는 차라리 보고 싶지 않으니 절 다시는 찾지 마십시오. 늘 오롯이 홀로 서는 국왕을 꿈 꾸셨지 않습니까? 원하시는 대로 혼자가 되십시오. 이방원 : 세자에게 속히 양위를 할 것이오. 나도 많이 늙었고 나도 할만큼 했소. 18년을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이제 내려올 때가 된 것 같소. 민씨 : 전하는 절대로 권력을 못 놓으십니다. 세상의 그 어떤 왕도, 죽기 전에는 권력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저는 이만 궁궐을 떠나겠습니다. 이제 정말 이 곳이 싫습니다. 이방원 : 부인. 민씨 : 온전히 사가의 여인으로 돌아가고 싶으니, 궁녀 한 사람도 제 곁으로 보내지 마십시오. 부탁입니다. 이방원 : 부인... (원경왕후가 떠나고 태종은 그저 바라만 본다.)}}}

- 감옥과 같았던 중궁전에서 해방되는 원경왕후

{{{-1 (위의 장면에서 이어져서 다음날 떠나는 민씨를 세자빈 심씨가 배웅한다.) 심씨 : 정녕 궁궐을 나가시는 것이옵니까? 그래도 중전마마가 계시어, 마음 속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었사온데. 민씨 : 미안하다. 하나, 떠나고 싶구나. (심씨쪽으로 돌아보며) 너한테 해줄 말이 있다. 전하께서 곧 양위를 하실 거다. 심씨 : 예? 벌써 말이옵니까? 민씨 : 그래. 하나, 모든 권력을 내려놓진 않으실거다. 아마도 꼭 필요한 힘은 남겨두시겠지. 그리고 그 힘으로 너의 가문을 칠 거다. 심씨 : 중전마마. 민씨 : 양녕의 처가는 평범한 집안이라 화를 면했다. 하나 너의 가문은 다르다. 우리 민씨 만큼이나 큰 가문이 바로 심씨 가문이다. 분명, 너의 가문을 향해서도 잔인한 일을 벌이실 거다. 심씨 : 마마... (민씨가 심씨의 두손을 잡는다.) 민씨 : 울지말거라. 그렇게 심약해서는 너의 가문을 지키지 못한다. 이제 너의 가문의 수장은 바로 너다. 가문 사람들에게 은밀하게 전해라. 절대로 책잡힐 일은 벌이지 말라고. 절대로 위세를 드러내는 일은 하지 말라고. 알겠느냐? 심씨 : 예, 중전마마. 민씨 : 부디, 잘 이겨내거라. 제발 내가 흘린 눈물을 너도 흘리지 말 거라.[32]}}}

- 새 중궁전의 주인이 될 며느리에게 향한 시어머니의 따스한 충고

{{{-1 (어보를 이도에게 전하는 이방원)[33] 이방원 : 받거라. 밖에 있는 신하들처럼 울부짖을 생각은 말거라. 네가 원하던 것이다. 네가 쟁취한 것이다. 어서! (이도가 어보를 받는다. 이후 새로운 국왕 즉위식으로 이어진다.)}}}

- 이도에게 양위하는 이방원

{{{-1 (유정현과 박은이 상왕전에 찾아온다.) 상왕 이방원 : 그래, 지켜보았는가. 박은 : 예. 도성의 대로가 가득찰 정도로 환송인파로 몰렸사옵니다. 이방원 : 경은 알아보았소? 유정현 : 예. 의금부에서 조사를 해 보았더니, 병초참판 강상인이라는 자가 실수를 한 것으로 밝혀졌사옵니다. 하여, 그 자의 관직을 삭탈키로 했사옵니다. 이방원 : 실수가 아닐 수도 있지 않소. 유정현 : 예? 이방원 : 누군가가 우리 주상이, 병권까지 손에 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의도적으로 벌인 일일 수도 있소. 유정현 : 감히, 누가 그런 일을 하겠사옵니까? 이방원 : 글쎄, 지금 한참 위세를 드높이고있는 심씨 가문일 수도 있을거오. 지금 그 가문 만큼 주상이 모든 권력을 잡기를 바라는 가문이 또 어디 있겠소? 유정현 : 전하... 이방원 : 경들이 협력하여 반드시 진상을 알아내시오. 유정현, 박은 : 예, 전하.}}}

- 며느리의 가문을 마지막 숙청 대상으로 정하는 상왕 태종

{{{-1 (강상인의 옥사가 태종의 주도라는 것을 들은 세종은 상왕전에 찾아가 항의한다.) 세종 이도 : 사소한 실수이옵니다. 한데 어찌하여 국문을 거듭하시며, 배후를 캔다 하시옵니까? 말씀해 보십시오. 대체 또 누구를 노리시는 겁니까? 상왕 이방원 : (돌아보며) 말을 삼가 하시오. 죄의 진상을 캐는 것 뿐이라 하지 않았소? 이도 : 늘 그리 말씀하셨사옵니다. 그래 놓고, 원하는 이름이 나올 때까지 국문을 가하셨사옵니다. 이방원 : 그만 물러 가시오. 밤이 늦었소. 이도 : 설마, 이번엔 제 처가를 노리시는 겁니까? 이방원 : 주상. 이도 : 아니면 아니라고 말씀해 보십시오. 도저히 그것 말고는 짚이는 게 없사옵니다. 이방원 : 물러가라 했소. (박은이 상왕 이방원에게 강상인 옥사에 관해 보고를 올리러 들어온다.) 박은 : 상왕 전하, 죄인이 자백했사옵니다. 이방원 : 사주한 자가 누구요? (박은이 세종의 눈치를 본다.) 이방원 : 뭐하시오? 어서 말하시오. 박은 : ...예, 상왕 전하. 영의정 심온이옵니다. 이방원 : 자백이 나왔으니 당장 강상인을 참하시오. 그리고 속히 기병들을 보내, 영의정 심온을 압송하시오. 박은 : ...예, 상왕 전하. 이도 : 멈추시오! 강상인을 살려 두시오. 죄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려면 마땅히 대질을 하여야 할 것이오. 그 전에 강상인을 죽이는 건, 진상을 은폐하려는 일이오. 무조건 영의정을 죽이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요. 이방원 : 어서 가서 강상인을 참하시오! 이도 : 움직이지 마시오! 이방원 : 주상! 이도 : 어명이오.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경의 목을 베겠소. 이방원 : 주상, 그만 하시오. 이도 : 그리 못하옵니다. 제가 국왕이옵니다. 제가 국왕으로 있는 한, 절차를 무시하고 죄인을 참할 수는 없사옵니다. 이방원 : 주상, 마지막이오. 그만 하시오. 이도 : 상왕 전하께서 그만 두십시오. 저는, 그만 두지 못하겠사옵니다. 이방원 : ...주상! (32회의 시작과 더불어 아래로 이어진다.) 이방원 : 주상, 지금 신하 앞에서 뭐하는 거요? 이런 짓은 주상과 나의 체통을 모두 갉아먹는 일이란 걸 모르시오? 이도 : 죄 없는 백성의 목숨보다 체통이 더 중요하시옵니까? 하늘이 내려다보는 것은 두렵지 않으시고, 신하의 눈초리만 두려우신 겁니까? 이방원 : 주상!
이방원 : 상왕 전하께서도 영의정이 죄가 없다는 걸 잘 아시지 않사옵니까? 한데, 어찌하여 죄 없는 백성의 목숨을 참살하려 하시옵니까?
이방원 : 필요하면 악행이라도 해야 하는 게 군왕이오. 한 명의 외척을 참살하여 만백성이 편할 수만 있다면, 그리 해야 하는 게 군왕이오.
이도 : 그건, 군왕의 자격이 없는 것이옵니다!
이방원 : 뭐요?
이도 : 단 하나의 억울한 죽음도 없이, 만백성을 구할 줄 알아야 참된 군왕인 것이옵니다. 하나를 죽여야만 열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그저 소인에 불과할 뿐이옵니다. 이번 일은 제가 직접 처리하겠사옵니다. 소자가 직접 강상인을 심문하여 죄의 유무를 가려내겠사옵니다. 그리고 영의정의 결백을 반드시 밝혀내겠사옵니다. 제가 국왕의 자리에 있는 한, 죄 없는 신하를 참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옵니다.
(세종이 말을 마치고 상왕전을 나가려 한다.)
이방원 : 그럼 주상을 보위에서 끌어내릴 것이오.
(세종이 놀라며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이방원을 돌아본다.)
이방원 : 주상이 계속해서 날 막는다면, 양위의 명을 거두고, 내가 다시 복위할 것이오.
이도 : ... 상왕 전하.
이방원 : 보위를 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날 막으시오. 주상이 용상을 버리면, 나도 더는 영상을 죽일 필요가 없소. 선택하시오. 장인을 위해 용상을 버리겠소? 처가의 안녕을 위해 주상의 꿈을 포기하시겠소? 말씀해보시오. 주상은 어떤 사람이오? 주상에게 더 소중한 것은 무엇이고, 주상이 더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이오?}}}}}}

- 태종의 마지막 숙청에 반발하는 세종

2.32. 32회(최종회)[편집]


{{{-1 이방원 : 다 주상을 위한 일이오. 주상의 손에 피를 묻히기 싫어서 내 손에 피를 묻힌 거요. 모든 악행들은 내가 짊어지고 갈 것이오. 하니 주상은 이제 오직 백성을 보살피는 일에만 집중하시오. 부디 성군이 되어 태평성대를 열어가시오. 주상이라면 그리할 수 있을 거요... (대답이 없는 이도.) ... 왜 아무 말도 없으시오? 이도 : 죄 없는 백성들의 시체로 쌓아올린 토대 위에서 성군이 되라 하시는 겁니까? 이방원 : 주상. 이도 :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피로 물든 반석 위에서, 태평성대를 열어가라고 하시옵니까? 예. 그리하겠사옵니다. 기필코 성군이 되어 태평성대를 열어보일 것입니다. 하나 그건 아바마마의 뜻을 따르기 위함이 아니옵니다. 아바마마의 방법이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방원 : 주상도 언젠가 날 이해하게 될 것이오.
이도 : 그런 희망은 버리시옵소서. 그럴 리는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만약 소자가 아바마마를 이해하게 된다면, 그건 저도 아바마마와 똑같은 사람이 되었다는 뜻일 것이옵니다.[34]}}}}}}

- 심씨 일가의 숙청 이후

{{{-1 (간관들이 심온의 딸인 소헌왕후를 폐하라는 주청을 올린다.) 이도 : 중전이, 대역죄에 가담하였소? 간관 : 그건, 아니옵니다만... 이도 : 그럼 중전이, 날 때부터 대역죄인의 딸로 태어났소? 한데, 그걸 속이고 중전의 자리에 오른 거요? (간관들이 답을 못하자,) 한데 어찌하여 중전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오? 간관 : 전하, 자고로 왕실은 백성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는 곳이옵니다. 한데 어찌 죄인의 딸을 궁궐에 둘 수 있겠사옵니까? 백성들이 이를 보고 어찌 생각할지 심히 우려되옵니다. (분노한 이도가 상을 내려치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이에 모든 신하들이 놀란다.) 이도 : 어미를 내쫓아서, 어린 자식들이 울부짖어야 백성들의 모범이 된다는 것이오? 백성들이 정녕 그런 집안을 우러러본단 말이오?! 경들은 대체 뭣하는 사람들이오? 경들은 정녕 이번 일의 진상이 무엇인지 모르시오?!
(간관들은 서로 눈치를 보고 신하들은 일제히 침묵한다.)
이도 : 군왕이 잘못된 길을 가면 목숨을 내걸고 막아서는 게 신하의 도리요! 한데, 경들은 지금 뭘 하고 계시는 거요? 의(義)를 팽겨치고, 사리분별을 내던지고!! 오로지 미치광이처럼 폐하라, 참하라!! 그게 정녕 신하의 본분이요?!!
(신하들이 답을 하지 못하고 침묵한다.)
이도 : 오늘 이후로, 중전을 폐하여야 한다고 주청하고 싶은 사람은 날 납득시킬 수 있을 만한 논거를 함께 가져오시오. 날 설득하지도 못하면서 주장만 내세우는 자는 간관의 직무를 불성실하게 이행한 것으로 판단하여 엄벌에 처하겠소. 아시겠소?
신하 일동 : 예, 전하.}}}}}}

- 소헌왕후를 폐하라는 상소에 분노하는 세종.[35]

{{{-1 (이방원이 민씨의 행방을 수소문한 끝에 민씨가 은둔중인 암자를 찾아가 민씨와 재회한다.) 대비 민씨 : 여기까지 어찌 오셨습니까..? 상왕 이방원 : 무작정 찾아 헤맸소. 보이는 사찰마다 모두 훑고 다녔소. 민씨 : 무엇 때문에요? (이방원이 민씨를 쳐다본다. 하지만 민씨는 이방원을 쳐다보지 않고 그저 그의 앞을 지나 등을 보인다.) 이방원 : 어찌 지내시오? 민씨 :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방원 : 아픈 데는 없으시오?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오. 민씨 : 걱정 마십시오. 마음 편히 지내고 있습니다. (몸을 돌려 이방원을 바라보며) 그만 가보십시오. 살아있는 걸 확인하셨으니 된 것 아닙니까? (이방원이 근심스런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살짝 떨군다.) 민씨 : 왜 아무 말도 없으십니까? 이방원 : ...미안하오. 날 용서하시오. 민씨 : 이제 와서, 미안하십니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이방원 : 미안하오. 부디 용서하시오. (민씨의 손을 잡으며) 부인을 진정으로 사랑하오. 그것만은 늘 변함이 없었소. 민씨 : 이 손 놓으십시오. 이방원 : 부인. 민씨 : 저도 분명, 서방님을 사랑했습니다. 하나 이젠, 서방님을 용서하지 않는 것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어서 놓으십시오. (민씨는 이방원의 손을 뿌리치고 몸을 돌린다.) 민씨 : 다신 찾지 마십시오. 여기서 홀로 죽어가겠습니다. 절반은 증오로, 절반은 또 사랑으로 채워진, 이 어지러운 육신을 버리고, 넋이라도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습니다. 이방원 : 부인...}}}

- 태종과 원경왕후의 마지막 대화[36]

{{{-1 양녕대군 이제 : 어마마마는 이제 어디로 가시는 거냐? 효령대군 이보 : 극락왕생하실 것이옵니다. 이제 : 극락이 있으면 지옥도 있겠구나. 지옥갈 놈이라 해본 소리다. 이보 :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가지 마십시오. 형님은, 본래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이제 : 본래 나쁜 놈이 어디 있고, 좋은 놈이 어디 있냐? 나쁜 짓하면 그게 나쁜 놈이다. (이도가 밖으로 나오지 인사를 한다.) 이제 : (이도에게) 잘 되가시옵니까? 태평성대는 언제 오는 겁니까? 남의 자리를 빼앗았으면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보 : 형님... 이제 : 비꼬는 거 아닙니다. 잘 하시라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잘 하십시오.}}}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형이 동생에게, 그리고 신하로서 국왕에게 전하는 진실된 충고

{{{-1 (원경왕후가 숨을 거둔 대비전의 텅빈 자리를 지키는 이도 앞에 이방원이 찾아온다.)[37] 이방원: 주상! (이도가 하염없이 울고 있다.) 이도 : 이제 어마마마를 기리는 일까지 막으시는 것이옵니까? 이방원 : 주상... (이도를 슬프게 바라본다) 이도 : (이방원에게 울먹거리며) 생전에도 그리 짓밟으시더니 승하하신 다음에도 이 내팽개치는 겁니까? 어서 빨리 어마마마를 지우고 싶습니까? 그런다고 해서, 상왕 전하께서 저지른 죄악들이 모두 사라진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방원 : (화내면서) 주상...!
이도 : 그만 나가 주시옵소서. 소자를 그만 내버려 두시옵소서...
이방원 : (화내면서) 당장 일어나시오. 어서! 주상은 국왕이오. 한 여인의 아들이 아니라, 만 백성의 국왕이오. 제 슬픔을 달래기보다, 만백성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사람이오. 그것도 모르시오?! 어서 일어나시오. 일어나서 국왕의 직무를 수행하시오! (한탄하면서 이도의 어깨를 만지면서 털석 주저앉는다.) 나도 이제 얼마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소. 내가 죽기 전에 주상에게 전할 것이 너무나 많소. 하니, 당장 일어나서 날 따르시오. 어서!
이도 :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면서 이방원을 본다.)}}}}}}

- 아직까지 할 일이 남았다는 이방원

{{{-1 (이방원은 끊임없이 이도의 정사에 관여하며 심지어 야심한 밤에도 세종에게 정치 교육을 한다. 이방원은 병세가 점점 심해지며 기침을 한다.) 이방원 : 선비가야 할 길과, 국왕이 가야 할 길은 다르오. 국왕은 필요하면 잔인한 일도 서슴지 않는 거요. 그래 놓고도, 죽은 자들을 가여워하며 위선의 눈물도 흘리는 거요. 그게 국왕이오. 사람다운 군왕은 없소. 군왕다운 군왕이 있을 뿐이오. (일어선 뒤 힘겹게 걸으며 이도에게 다가온다.) 죽는 순간까지, 절대로 정치를 손에 놓으면 안 되오. 나라가 태평하다 하여 종교에 빠져서도 안 되오. 예술에 빠져서도 안 되오. 그럼 한 순간에 모든 백성들로부터 멀어지는 것이오. 안 그러면... (이방원이 기침으로 인해 말을 잇지 못하고, 이도가 이방원의 손을 잡는다.) 이도 : 이제 그만하시옵소서. 제발 그만하시옵소서. 이제 그만, 소자에게 맡겨주시옵소서. 이방원 : 주상의 앞날을 위해서요.. 이도 : 아닙니다. 상왕 전하의 영생을 위해서지요. 저를 상왕 전하의 그림자로 만들어, 무덤 속에서도 이 조선을 다스리고 싶으신 거지요. 이방원 : 주상... 이도 : 상왕 전하는 용상의 포로가 되셨사옵니다. 이러다간, 영원토록 궁궐을 떠나지 못하는 망령이 되실 것이옵니다. 제발 이제 용상에서 내려오십시오. 이제 국왕은 접니다. 저에게 맡겨주시옵소서.}}}

- 용상의 포로인 이방원을 풀어주고 싶은 이도

{{{-1 (기우제를 지내다가 쓰러진 이방원, 어의는 임종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대신들에게 보고하고, 세종과 소헌왕후가 병상에 누운 태종의 곁에 있다. 태종은 힘겹게 눈을 떠 세종을 바라본다.) 이도 : 어서 일어나시옵소서...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하시고 어디 가시옵니까...? 그 무거운 몸으로 어찌하려고 이러십니까... 제발... 하루라도 편히 사시다 가십시오... 하루라도... 자유롭게 살다 가십시오... 어찌 이리 사셨습니까... 용서받지 못하시면서... 무엇 때문에 그리 사셨습니까... (태종이 세종에게 손을 내민다.) 이도 : 싫습니다.. 잡아드리지 않을 겁니다. 저도 절대로... 용서해 드리지 않을 겁니다... (이방원이 눈을 크게 뜨면서 손을 올리고, 세종은 고개를 젓다가 결국 태종의 손을 잡는다.) 이방원 : ... 고맙구나... 이도 : 아버지... 이방원 : 고맙다... (이방원은 아들을 향해 웃음 짓고는, 서서히 눈을 감고 손을 떨어뜨려 숨을 거둔다.) 이도 : 아버지...! 아버지!!
(대신들은 태종의 승하에 통곡한다. 의원들이 태종이 숨을 거둔 것을 완전히 확인하자, 궁인들까지 일제히 엎드려 통곡한다. 이후 에필로그로 태종의 국상과 태종우가 나온다.)}}}}}}

- 태종 이방원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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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 실록에는 이 날 '큰 비가 내렸으며, 임금세자에게 국보(國寶)를 넘겼다.'라는 기사 2개가 실려 있다.[2] 이 말이 28회에 반영됐다. 궁궐 문이 굳게 닫혀있었던 터라 태종에겐 이 모습이 안 보였을 텐데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옥의 티.[3] 드라마 방영 기념으로 방영한 <역사저널 그날>에서 출연한 주상욱(이방원 역)이 밝힌 바로는 "저 장면이 첫 번째 장면인데,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씬이라 그 중요성이 매우 높았다. (역사저널 그날 촬영일자 기준으로) 찍은 지가 얼마 안 되었다. 감독님이 '충분히 네가 해도 되겠다.'하던 시점에 촬영을 했다. 노년의 이방원을 연기할 때에는 늙은 걸 생각하고 말투를 느리게 하거나 하면 우스워 보일까봐 그냥 감정에 충실했다."라고 밝혔다.[4] 훗날에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복선의 느낌을 가진다. 여담으로 이성계가 방간과 방과에게 각각 상대가 '왜구', '홍건적'이냐고 다그칠 때, 이방과 역을 맡은 김명수가 불멸의 이순신에서 일본군 장수인 와키자카 야스하루와 동 시대를 다룬 전작 정도전에서 홍건적에게 곤혹을 치렀던 공민왕 역을 맡았고, 이방간 역을 맡은 조순창이 징비록에서 일본군과 상대하다 전사한 녹도 만호 정운 역을 맡은 것이 웃음 포인트다.[5] 하지만 이방원은 아버지의 길을 그대로 따르며 이성계가 이방원에게 바랬던 행복은 이방원의 아들 대에서야 이뤄지게 된다.[6] 이 셋이 훗날 새 나라의 군주가 되는 것의 복선이다.[7] 이방원도 이 일이 후회가 되었는지 훗날 무인정사에서 자기랑 똑같은 짓을 벌인 이방간을 비난했다. 이방번은 창왕보다는 나이가 많았고 이방석에게 세자 자리를 뺏긴 것에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으나 세력 기반이 제거된 이상 혼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사실이었다. 본작에선 이방원도 그를 측은히 여겨 살리려 애썼지만 이방간이 멋대로 죽인 것이다.[8] 정몽주가 끝내 조선 건국 세력과 함께 할 수 없었던 이유를 잘 표현한 대사로 호평받는다.[9] 이성계와 신하들이 막 책봉된 신덕왕후와 세자 이방석을 반갑게 맞이하며 훈훈한 분위기와 대비되어, 조정에 버림받은 이방원 부부는 세번째 아들마저 산 속에 매장하며 오열함으로서 비극을 강조시켰다.[10] 실제로 조영규는 조선 건국한지 얼마 안되어 사망했다.[11] 10화의 구도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10화에서 이방원은 죽은 친모까지 들먹이며 자신을 조롱한 강씨에 대한 배신감에 목을 조르려 했지만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와 강씨의 정치적 입지 차이로 인해 차마 손에 힘을 주지 못했고, 아내인 민씨가 빈 덕분에 겨우 무사히 돌아올 정도로 몰려있었다. 하지만 명나라 사신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이방원은 이제 조정의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거물로 성장했고, 그런 이방원이 강씨의 병문안을 위해 방문했을 때는 너무나도 거대해진 위압감과 가시가 담긴 한 마디 한 마디에 세자의 위기를 느낀 강씨는 온 힘을 쥐어짜며 한때 자신이 당했던 것처럼 이방원의 목을 조르려 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자신의 감정을 숨길 줄 아는 냉철함과 정치적 감각을 키운 이방원에 비해 병마로 인해 이미 몸도, 정치적 입지도 작아진 강씨는 이전의 이방원처럼 이방원의 목을 끝까지 조르지 못했다.[12] 극중에 등장하는 이성계의 문제점을 보여주기도 하는 대목이다. 작중 이성계는 무언가 결정을 내릴 때 아랫사람을 납득시킬 생각은 않고 무조건 따르기만 강요하며 그걸 거역하면 가차없이 내치는, 매우 독선적인 행보를 보여주는데, 이 대목에서도 마찬가지로 단순히 이방원이 "자신의 명을 거역했다" 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길길이 날뛰며 명분도 없이 죽이려 든다. 실제로 정도전과 이방석은 당황하며 이성계를 제지할 정도였고, 되려 이방원이 자신의 직책을 위시한 충분한 명분을 제시하자 대답도 못하고 감정만 앞세우며, 죽어야 하는 합당한 이유를 말하라며 일갈하는 방원의 말에도 어정쩡하게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만 보인다.[13] 바로 위의 장면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이성계의 단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신의 뜻을 거역하면 핏줄이라 해도 냉혹하게 구는 이성계지만 정작 그 핏줄을 죽이는 것은 주저하는 어중간한 냉혹함, 세자를 지켜야 한다면서도 확실한 방법을 택하지 못하는 정치인으로서의 미숙함이 드러난다.[14] 재밌게도 배우개그가 성립되는데 본작에서 정도전 역을 맡은 이광기는 정도전을 주인공으로 한 8년전 드라마에서 바로 지금 정도전과 대립한 하륜을 맡았다. 본작에서 하륜을 맡은 남성진은 정도전에서 공양왕을 맡았다. 또한 민제 역의 김규철과는 징비록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고니시 유키나가로 군신관계로 나왔는데 여기서는 적대관계로 바뀌었다.[15] 대사는 분명히 당대 여장부답게 제법 위엄이 서려있지만, 해당 장면에서 민씨가 갑옷을 입었다는 점, 그리고 갑옷을 입은 것까진 그렇다쳐도 그 갑옷이 판타지 사극에서나 쓸 법한 모양이라는 것 때문에 약간의 비판을 받았다.[16] 바로 윗 문단에 있는 이방원의 대사 "아버지가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17] 18회는 이성계의 입장을 많이 비춰주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매우 참담한 에피소드다. 아들들을 모두 잃고 이방원 파에게 압박을 받는 그의 얼굴엔 근엄함이 모두 사라져 작중 내내 눈이 풀린 슬픈 인상을 하고 있거나 통곡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이 때문에 빌런이라도 이성계에게 동화될 수가 있는데, 이 대사는 이방원 입장에서 보면 매우 뻔뻔한 대사다. 외적 의미로만 봐도 이방원이 진짜로 이성계를 죽인 것도 아니고, 내적 의미로 봐도 이방원은 그저 자신을 죽도록 괴롭게 만든 아버지에 대한 합당한 복수를 이룬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무게를 따지자면 당연히 배가 다르긴 해도 아무튼 동생을 죽여 아버지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쪽이 더 악질이긴 하다.[18] 이 장면은 경순공주 역 최다혜가 직접 삭발 연기를 하여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얻었다.[19] 안타깝게도 경순공주마저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20] 여기서 이방과는 아직도 신덕왕후를 어머니로 인식한다는 걸 보여준다. 이방원만큼은 아니어도 본인도 신덕왕후 때문에 상당한 수모를 겪어놓고도 여전히 어머니로 인식할만큼 성품이 선량하다는 걸 나타낸다.[21] 내내 으르렁거렸지만 마지막만큼은 훈훈하게 헤어졌다.[22] 그리고 이는 이성계 최후의 발악으로 이어진다.[23] 재상(宰相)을 이르는 또 다른 말이다.[24] 이 작품에서 양녕대군은 철없고 생각없는 모습으로 나오지만 이때만큼은 처음에만 괜히 야단 맞나 싶어 움츠러들었을 뿐, 아버지가 내뱉는 폭언의 속뜻을 알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25] 보통 같았으면 충녕의 저런 대사에는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뭐냐? 이 아비는 바로 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냐? 내가 정도를 걸어가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라며 분노하는 매우 흔해빠진 대사가 나올 수도 있다. 나온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 대사가 나오는 순간 태종과 충녕이 갈등이 빚어지기 때문에 최종화가 얼마 남지 않은 이 드라마의 전개상 매우 복잡하고 피곤해진다. 드라마 내적으로 봐도 태종이 학문이 깊은 충녕을 매우 사랑했기에 자신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잘 알고 있음을 증명하는 장면.[26] 고려 말 이방원이 이성계에게 정몽주를 제거해야한다고 주청할 때, 이성계가 잠자코만 있으라고 하던 장면과 흡사한 부분. 장남이 아닌 아들이 아버지에게 소신 발언을 하는 점까지 일치한다.[27] 둘의 시선은 비슷하지만 아마 그 의미가 다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회의 마지막에 태종이 세자에게 "너 말고 다른 애를 세자로 세울 수도 있다. 그 아이는 지금 당장 왕에 올려놔도 전혀 문제가 없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아 태종은 이때부터도 충녕이 왕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 최소한 상상 정도는 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반대로 충녕은 아버지를 사랑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태종의 잔혹 정치만큼은 잘 이해하지 못하여 '내가 왕이 되면 저러지 말아야지'하는 야망을 품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본작의 충녕이 야심가로 묘사되는 것을 생각하면 보는 시각에 따라선 충녕의 시선은 "이 정도면 아바마마께 어필이 되었겠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28] 세종 1년에 나온 정종 본인의 승하는 생략되었다.[29] 이방원이 어릴적부터 친근하게 불렀던 이름이다.[30] 이 시점은 1413년 10월로 조영무는 이로부터 9개월 후에 노환으로 저택에서 사망한다.[31] 아이러니하게도 양녕은 오랫동안 야인으로 지내다 부왕과 제왕 사후에 계유정난의 주역으로 중앙정권에 돌아오게된다.[32] 심씨도 시어머니처럼 가문이 숙청당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조선 최고의 왕비로서 세종을 내조하고 시어머니보다는 편한 인생을 살다갔다. 무엇보다도 자식들의 분란을 보고가지 않은 것이 다행.[33] 1회의 프롤로그와 달리 여기서는 맑은 날에 대신들이 대전 앞에서 앉아서 양위반대를 외치고 프롤로그에서 태종의 광기에 벌벌 떨던 이도도 여기서는 묵묵히 받고 끝난다.[34] 정작 태종의 행보를 닮은 건 둘째 손자인 세조였다.[35] 해당 대사들은 세종 자신만의 왕도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아버지 이방원이 원하는 왕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기도 하다.[36] 이후 민씨의 병세가 위독해지자 이방원이 민씨를 데리고 한양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이방원에게 마지막으로 말한 게 '서방님'이었다. 그러나 민씨는 남편이 아닌 세 아들들과 며느리들이 보는 앞에서 숨을 거두었으며 마침 탕약을 가지고 오던 이방원이 내관으로부터 원경왕후의 승하 소식을 듣자 탕약을 떨어뜨리고 오열한다.[37] 신덕왕후를 잃은 이방석과 대비되는데 그 때 이성계는 가장으로서 이방석의 슬픔을 함께 나누었지만 이방원은 군왕으로서 이도에게 정사를 돌볼 것을 강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