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공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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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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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봉대 업적 지식
빛 업적 지식
황혼과 새벽 업적 지식
어둠 업적 지식



1. 유도 심문
2. 시즌 1 직업 방어구
3. 반대편
4. 자발라의 권한
5. 산소 SR3
6. 빈 그릇
7. 4년차 방어구
7.1. 머리
7.2. 팔
7.3. 가슴
7.4. 다리
7.5. 직업
8. 시즌 15 황혼전 무기
8.1. 코미디언
8.2. 급한 성미
9. 이름 없는 한밤중
10. 시즌 20 황혼전 무기
10.1. 독수리
10.2. 무리
11. 시즌 21 황혼전 무기
11.1. 유도 심문
11.2. 브레이테크 물수리



1. 유도 심문[편집]


케이드를 보면 총이 준비됐다고 전해주세요. —밴시-44
밴시는 종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거꾸로 뒤집어 봤다.

"내가 예술가라고 한 적은 없어." 케이드는 밴시의 어깨너머에서 말했다. "이건 그 본질을 포착하려 시도한 거라고."

밴시는 다시 한번 종이를 뒤집었다. "그러니까 이게..."

"그래, 레이저 추적기야."

"오." 밴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건..."

"경주선."

"...융합 소총에 그렸네."

"우린 그냥—" 케이드는 두 팔을 들어올렸다. "아이디어를 막 던지고 있는 거잖아!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전까진 어떤 아이디어도 무시하면 안 되지."

"그림이 문제인 것 같아."

"알았어. 이렇게 하자. 세세한 모양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난 그냥 꺼내기만 하면 전투가 다 끝나 버리는 기가 막힌 총이 필요한 거라고." 그는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총을 발사하는 시늉을 했다. "투투투투! 끝."

밴시는 긴장을 풀었다. 그는 좋은 총이 뭔지 알았다.

케이드가 밴시의 어깨를 도닥였다. "승낙하는 거지?"

"응."

"좋아!" 케이드가 박수를 쳤다. "괜히 재촉하려는 건 아니지만, 빨리 좀 부탁해. 알겠지? 내가 어떤 시련의 장 관리자하고 내기를 했을 수도 있는데, 그 내기에 지면 갚아야 할 미광체가 부족할 수도 있어서...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건 외상으로 하자. 괜찮지?"

밴시는 다시 한번 종이를 가리켰다. "이거 혹시...?"

"그래, 병따개야."


2. 시즌 1 직업 방어구[편집]


술집에는 여전히 지붕이 없고, 대기에서는 비 냄새가 난다.

케이드-6가 바에 앉아 의자를 까딱거린다. 한 손에는 정체불명의 초록색 음료가 담긴 잔이 들려 있다. 케이드-6는 당신을 한 번 보고, 자발라의 머그잔에 맺힌 물방울을 빤히 보다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하는 거야, 마는 거야? 기다리다 녹슬겠네."

자발라는 목에 힘을 주더니 헛기침을 한다. "우리가 쓸모없어질 때까지 선봉대는 유지될 걸세. 하지만 그것도 머지않았지. 자네들이…" 자발라가 말을 멈추고는 당신의 얼굴을 뜯어본다.

침묵이 흐른다. 케이드가 턱을 쭉 내민다. 아이코라가 웃음을 숨기며 당신을 향해 건배하며 말한다. "자네들이 우리를 뛰어넘을 날이 말이지."

"이건 또 무슨 소리래?" 케이드가 의자를 박차고 몸을 앞으로 내민다. "'뛰어넘을 날'이라니, 그럴 순 없지! 선봉대가 언제부터 '짱 멋진 영웅 모임'에서 '케이드 뒷방으로 밀어내기' 모임이 됐냐고요!"

아이코라가 당신에게 한쪽 눈을 찡긋한다. "처음부터 '케이드 뒷방으로 밀어내기' 모임이었는데."


3. 반대편[편집]


행성의 그늘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지만 완벽하고 인내심 많은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카나타 테코노

반대편 플레이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 아주 오래전 황금기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이다. 우린 모두 반대편 플레이어가 하나씩 있다는 것이다. 자신과 똑같은 힘과 지능, 경험을 갖춘 완벽한 적수가 있다는 소리다. 그 완벽한 적수는 인내심을 갖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때가 되면 만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쪽 플레이어가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시간과 운명이 맞수를 눈앞에 데려올 테니까.

생각해 보라. 지금 누군가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자는 당신을 너무 잘 알아서 당신 자신이라고 할 수도 있는 자다. 그게 바로 반대편 플레이어다.


4. 자발라의 권한[편집]


그게 움직일 때면 보라색 달빛이 길게 휘날린다.
자발라: 라스푸틴의 문제는 그게 기계라는 거야.

케이드-6: 지금 내가 여기 딱 서 있는데 그 말이 나오나?

자: 호전적인 엑소와 인공 지능은 다르지. 라스푸틴은 만족스러워했다. 완료. 자신을 창조의 정점이라 여기고 있어. 자신과 동등한 존재나 농담을 나눌 친구 같은 건 원하지 않지. 스스로 더 나아지길 바라고 있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했으니까. 그게 기계의 특성이야.

케: 저 기계만의 특성이겠지.

자: 라스푸틴의 문제는 우리가 그렇게 설계하고 만들긴 했지만 습득이 너무 빠르다는 거지.

케: 당신은 기계를 믿지 않지만, 난 믿어. 난 착한 기계거든. 그건 불공평하잖아.

자: 괜찮다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케: …

자: 왜?

케: 아이코라! 자발라가 자꾸 놀려! 넌 아이코라가 아닌데. 아이코라 어딨어? 아이코라!

5. 산소 SR3[편집]


계속 싸워. 아직 숨이 붙어 있잖아.
옅은 안개가 탑 시장에 서서히 드리웠다. 사위는 고요했다. 민간인은 몇 시간 전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자 모두 실내로 들어갔고, 아직 잠자리에 들지 않은 수호자는 대부분 탑 마당에 집결해 있었다.

자발라와 아이코라는 흠뻑 젖은 채로 나무 울타리에 걸터앉아 도시의 불빛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노르가 오늘 문서를 열두 건이나 유출했습니다."라고 아이코라가 말했다.

자발라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런가?

"제가 몇 건은 삭제할 수 있었지만… 오노르가 나머지는 당신 목록에 끼워 넣었더군요."

"자네를 참 많이 닮은 것 같네."

아이코라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뒤로 젖혀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았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빗방울이 자발라의 코끝에 맺혔다. 그는 손으로 빗방울을 훔치면서도, 도시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나?"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됩니다. 오노르는 제 책임이니까요… 게다가 이제 어린아이도 아니고요. 그중 누구도 어린아이가 아니죠, 자발라. 지금 우리가 해 주는 것으로는 모두에게 신세를 갚을 수가 없습니다."

"맞네…" "하지만 그 친구들도 지금 하는 것으로는 우리에게 신세를 갚기 힘들걸."라고 자발라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이코라는 건조하게 웃었다. "맞습니다. 물론이죠. 언제나 믿어 줘야죠. 연민을 베풀고요. 하지만…" 아이코라는 비를 보며 눈을 찡그렸다. "지금 우리 감정은 의미가 없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믿지 않고 맞서 싸우려 하는 상대가 아니라, 사람들이 믿고 따르고 싶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존중이란 상호적인 개념일세." 자발라가 말했다. "하지만 나도 동의하네." 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여행자를 올려다보았다. 존재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여행자를. 화가 나고 마음이 아플 정도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여행자를. "우린 더 잘할 수 있을 걸세. 힘든 시기도 곧 지나갈 테고."

아이코라는 눈을 감았다.

둘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케이드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라고 그녀가 침묵을 깨며 속삭였다.

자발라는 아이코라의 무릎에 손을 얹고 메어 오는 숨을 삼켰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6. 빈 그릇[편집]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닌 그냥 빈 관일 뿐이죠. 그런 기만적인 단순함에 의미가 있는 겁니다. 여기에 무엇을 채우는지가 중요합니다. 그걸로 무엇을 하고, 그것이 무엇을 하게 만드는지가 중요하죠." —밴시-44

묵직한 장화로 금속 계단을 철컹철컹 울리며, 살라딘 경은 중앙 탑의 통로를 걸어 내려갔다. 그 소리를 제외하면 시장은 고요해서, 그가 당면한 외교 활동에 필요한 전략을 심사숙고할 시간을 벌어 주었다.

"나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리를 요구하겠다…" 살라딘은 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잠겨 말을 흐지부지 맺었다. "의회에 추가로 참여할 기회를 요청하겠다…" 그는 끙,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령관, 나는 자네와 미래 전쟁 교단의 교류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그는 다시 신음을 냈다. 어느 것도 적절하게 들리지 않았다.

살라딘은 잠시 멈춰서 도시를 바라봤다. 거리가 아른거리는 디지털 안개의 먹구름에 잠겨 있었다. 그는 두 눈을 감고 머리를 흔들고는 잠시 마음을 추슬렀다. 여기에는 싸우는 소리도, 사격 소리나 비명도 없었다. 그런 것들은 그의 마음속에만 존재했다.

"자발라, 친구로서 이야기하고 싶다." 살라딘은 다시 시도했다. 그리고 눈을 떠서 여행자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령관이 그 말을 들으려면 목소리가 한참 더 커야 할 것 같은데."

갑작스럽게 끼어든 목소리에 살라딘은 빙글 돌아섰다. 오시리스는 그의 뒤에 불편할 만큼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좌절의 가면 뒤에서 살라딘의 표정은 충격에서 부끄러움으로 변화했다. "남의 얘기를 엿듣다니, 자네답지 않군, 워록."

"무슨 소리야." 오시리스는 살라딘의 말을 일축하며 가까이 다가갔다. "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신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거다. 난 그냥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있었던 것뿐이지." 그는 손바닥을 흔들어 보인 후 등 뒤로 두 손을 맞잡았다.

"회의에 참석해야 해서, 이만." 살라딘은 고집스럽게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몸을 돌렸다. 오시리스는 옆으로 한 걸음 옮겨 살라딘과 계단을 가로막으며 강철 군주의 도전적인 눈빛을 유도했다.

오시리스는 조심스럽게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살라딘 경,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겠나?"

살라딘은 팔짱을 끼었다. 잔뜩 찌푸린 이마에 초조한 기색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금은 사령관을 아군으로 끌어들이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 오시리스는 그렇게 설명하며 살라딘의 팔꿈치에 손을 얹어 통로 바깥으로 살며시 이끌었다.

"자발라 사령관은 이미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오시리스는 말을 이었다. "당신이 함께하는 것이 우리에게 힘을 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는 눈썹을 추켜 올리며 곁눈질로 살라딘을 바라봤다. "그 생각이 꼭 옳다고만 할 수는 없어."

"빙빙 돌려 말하지 마라." 살라딘은 두 발을 단단히 디뎠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아까 당신 말을 빌리자면, 마지막으로 사람들 말을 엿들어 본 게 언제지?"

살라딘은 투덜거리며 대답했다. "나는 엿듣지 않아."

"아마 그래서 당신의 행동이 다른 수호자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군." 오시리스는 차분한 태도와 상냥하고 사과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의미는 명확했다. 이제부터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하고, 오시리스도 그런 소식을 전해야 해서 유감이라는 뜻이었다.

살라딘은 입을 다물었다. 오시리스는 그가 눈에 띄게 저항하지 않는 것을 보며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우리와 같은 확신을 공유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은 최근 카이아틀 여제와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당신이 지도자로서 내린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시리스는 고개를 기울여 살라딘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비밀을 공유하듯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게다가 사령관에 대한 암살을 명령한 게 당신이라고 생각하는 자들도 있어."

"강철 군주는 절대로 그런 짓을 하지 않아." 살라딘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절대로—"

"알고 있다." 오시리스가 재빨리 부드러운 목소리로 가로막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처럼 당신을 아는 건 아니잖아. 사람들은 기갑단과의 휴전 협정에 대해 당신이 큰 목소리를 냈던 것을 두고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론을 공론화하고 있어."

살라딘은 두 눈을 감으며 천천히 긴 숨을 들이쉬었다. 총성과 고함, 비명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들렸다. 어쩌면 그건 귓속에서 울리는 그의 심장 박동인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더더욱 내가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야지."

"그래서 이 도시에 온 건가?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으려고?" 오시리스가 그를 압박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당신은 자발라의 핵심 조직에 자리를 달라고 부탁하려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어떻게 보일 것 같나?"

살라딘은 자발라의 사무실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락슈미-2가—"

"락슈미는 내가 처리하겠어." 오시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손을 뻗어 살라딘의 팔에 얹었다. 이번에는 강철 군주도 팔을 빼내지 않았다. "당신이 승리할 수 있는 전투에서 싸워라, 살라딘 경. 그 여자를 처리하는 방법은 내가 알고 있어. 당신의 힘이 다시 필요한 때가 오겠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야."

살라딘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오시리스를 바라봤다. 입술 뒤에서 뭔가 반박할 말이 맴돌았지만, 그게 입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떨구었다.

"고맙군, 오시리스." 살라딘이 흔들리는 확신에 무거워진 마음으로 말했다. "당신은 진정한 친구다."


7. 4년차 방어구[편집]



7.1. 머리[편집]


"난 괜찮네. 교신을 시작하게." —자발라 사령관

I

자발라는 책상 위에 놓인 텅 빈 종이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는 창을 등지고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 여행자의 찬란한 빛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온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자발라는 변형된 여행자가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그 거대한 형체가 다른 모든 것을 더 작아 보이게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의자에서 움직이며 어깨의 긴장을 풀어 보려 했다. 그리고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그제서야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목을 돌리며 손바닥을 책상에 얹었다. 손이 차가웠다.

어디에서 끝나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7.2. 팔[편집]


"강인해져라. 용기를 내라." —자발라 사령관

II

오시리스는 그 사무실이 자기 것인 양 망설임 없이 들어왔다. 고개를 든 자발라는 빈 종이를 옆으로 밀어 놓았다.

"오시리스." 그가 말했다. "요즘은 추방자라는 신분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군."

"자네가 그 처분의 시행에 들이는 노력만큼만 신경을 쓰고 있지." 워록은 팔짱을 끼며 코웃음을 쳤다.

자발라는 눈썹을 추켜 올렸지만, 오시리스의 눈가에 어린 미소를 보았다.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오시리스에게 이야기를 계속하라는 손짓을 했다.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 왔어." 오시리스가 말했다. "수성에 내 추종자가 하나 있다. 반스 형제라는 자인데, 무한의 숲 바로 앞에 머무르고 있지. 아주 독특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녀석인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값진 역할을 한 것 같아."

오시리스는 손을 벌리고 작은 투영을 내보였다. 피라미드 우주선 함대였다.

"여행자가 변형된 후, 반스 형제는 이와 같은 사건이 언급된 예언에 관해 조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피라미드를 막을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오시리스의 투영에서 거미줄처럼 어지러운 궤적이 서로 교차했다. 그리고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피라미드 우주선이 오시리스의 손바닥으로 녹아내렸다.

자발라가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시뮬레이션된 현실을 조사해서 이걸 알아냈다고?"

"정확히 말하면 피라미드가 우리 행성계에 침입하고 여행자가 변형되는 현실이지." 오시리스가 말했다. "반스 형제는 도시가 살아남는 모든 현실에 공통적인 맥락이 존재했다고 한다."

"나도… 반스는 알고 있는데." 자발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우리의 미래를 그 사람에게 맡겨도 될까?"

오시리스는 반사적으로 화를 내려는 듯했지만, 곧 자발라를 안심시키려는 듯한 손짓을 해 보였다. "미래는 이미 충분히 보았다고 생각하지 않나? 공동체의 힘을 통해 우리 모두 그럴 수 있었다." 워록은 양손을 깍지를 끼었다.

"반스 형제도 일개 인간에 불과하다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자네도 마찬가지고, 나 또한 그렇다. 그러니 그의 미래에 담긴 것을 무시하는 건 그리 현명하지 못한 처사일 거다."

7.3. 가슴[편집]


"여행자가 우릴 지킨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를 지킬 것이다." —자발라 사령관

III

자발라의 사무실을 뒤덮은 침묵이 통신 장치에서 갑작스레 터져 나온 잡음에 깨져 버렸다.

애셔 미르의 비음 섞인 새된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왕왕 울렸다. "아이코라에게 연락이 안 돼!" 그는 초조한 듯이 말했다.

"애셔." 자발라가 통신 장치를 향해 말했다. "무슨 일인가?"

"아, 그냥 침략해 오는 피라미드에 대한 대응 방법이 떠올라서 연락했네. 선봉대가 그런 것에 관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애셔가 말했다.

"얘기해 보게." 자발라가 말했다.

"최근 여행자의 불가해한 파동으로 발생한 초인과적 충격파를 분석해 봤네. 그 결과, 이 적대적 다면체들을 무력하게 할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애셔는 잠시 말을 멈췄다. "취약하게 하는 거지. 어때, 관심 있나?"

"어떻게 하는 거지?" 자발라가 물었다.

애셔는 불만스러운 듯한 소리를 냈다. "구구절절 설명을 하고 있는 것보다는 그냥 그걸 만드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어차피 걸리는 시간은 똑같으니까."

자발라는 웃으며 대답했다. "만들어 보게. 내가 도와줘야 할 게 있나?"

애셔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니. 자네가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예상하지 않았어. 그래서 연락하기 전부터 들떠 있었지." 애셔의 목소리는 전혀 들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늘 하던 일을 하겠네. 답을 찾는 거지. 그 후에 내가 그 기계를 그쪽에 보내 주면, 자네들이 알아서 계획을 수립하고 사용하면 될 것 같아. 어때?"

자발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을 것 같군."

"좋아. 너무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을 거야." 애셔가 냉담하게 말했다. 신호가 끊어졌다. 자발라는 다시 사무실에 혼자 남았다.

통신 연결이 끊어진 후 자발라는 눈앞에 놓인 텅 빈 종이를 내려다봤다. 오디오 장치에서 다시 한번 잡음이 터져 나오더니, 통신이 강제로 재연결되었다.

"참, 고맙네." 애셔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들렸다. "이만 끊겠어!"

7.4. 다리[편집]


"우린 수호자들을 행성계 곳곳으로 보낼 것이다." —자발라 사령관

IV

부사령관 슬론은 한숨을 쉬며 자발라의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녀는 그의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고, 팔꿈치를 무릎에 얹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잠시 기다렸다.

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누군가 격납고에서 프레첼을 팔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 나간 것 같지만, 정박해 있으면 냄새가 난다니까요."

자발라는 텅 빈 종이 위로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아주 맛있다네." 그는 솔직히 말했다. "작은 용기에 맥주로 만든 겨자 소스도 같이 주던데."

슬론은 고개를 들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절레절레 저었다. "제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웠군요." 그녀는 말했다.

"이렇게 보니 좋군." 자발라가 말했다. 슬론은 의자에 앉아 기지개를 켰다. 편안해 보였다.

"내 얘기 좀 들어 보게." 그가 입을 열었다. "그대는 몰락자에 맞서 아주 오랫동안 타이탄을 지켰네. 이제는 자리를 좀 옮겨도 될 것 같은데. 유로파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얘기는 들었겠지. 그대의 경험이 필요할 것 같은데."

슬론은 사령관을 가만히 바라봤다. 거칠게 튼 입술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저보고 다시 최전선으로 나가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녀가 물었다. "상당히 심각한 위협인가 보군요."

자발라는 고개를 숙였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직접 가고 싶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사방에서 적의 공격을 받고 있네. 이 행성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야."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그의 두 눈은 애원하고 있었다.

슬론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책상에 손을 얹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가 말했다. "끔찍한 일은 수도 없이 겪어 왔습니다.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7.5. 직업[편집]


"수호자는 승리하리라." —자발라 사령관

V

문을 조용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술자가 사무실 안쪽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말했다. "준비됐습니다, 사령관님."

자발라는 책상 건너편을 바라봤다. 과거의 메아리가 그에게 말을 건 것은 아니었다. 죄책감에 떠밀린 백일몽도 아니었다. 그냥 도시의 한 청년이 사령관에게 말을 걸어야 해서 긴장한 것뿐이었다.

자발라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두 팔을 벌리고 책상에 기대 잠시 기다렸다. 숨소리가 차분해지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술자는 사무실의 장치를 동기화하고 방송을 개시했다. 그리고 다가오는 자발라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는 한쪽으로 비켜섰다.

"사령관님."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잘 정돈된 채 책상에 남아 있는 종이를 가리켰다. "연설문이요."

자발라는 종이는 그대로 둔 채 입을 열었다.

"최후의 도시 시민들이여. 인류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8. 시즌 15 황혼전 무기[편집]



8.1. 코미디언[편집]


아. 아하.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

자발라는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멍하니 바라봤다.

여러 보고서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오시리스가 꿈의 도시로 이동하는 것이 목격되었다. 세인트-14과 까마귀가 파견되었다. 아이코라의 중차대한 조사 결과가 쌓여만 갔다.

보고서를 넘길 때마다 "오시리스"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사바툰"이라는 이름이 그 뒤를 따랐다.

그는 기존 보고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조금 더 단순한 내용, 봇차 구역에 벡스가 침입한 사건의 피해 평가 보고서 아래 묻혀 있었다. 그때의 공격이 남긴 연무가 걷힌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너무 오래전 일처럼 느껴졌다.

그는 끝없는 밤에 대한 라훌의 분석 보고서를 찾아냈다. 그 보고서에서는 벡스 네트워크에서 쏟아져 나온 그들의 에너지가 어떻게 태양을 가리고 도시의 자원을 흡수했는지, 그리고 벡스의 특정 주파수 맥동이 어떻게 도시 시민들에게 피해망상을 유발하고 그들을 암시에 취약하게 했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자발라는 보고서를 구겨 버리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대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감고 높은 창에 이마를 기댔다.

오시리스의 추방을 끝내고 저장고에서 머무르는 걸 허락했던 때가 떠올랐다. 사기라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던 때가, 까마귀를 어떻게 해야 할까 물어봤던 때가, 카이아틀과의 회담에 고문 역할로 그를 데려갔던 때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때는 늘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8.2. 급한 성미[편집]


무기화된 울화통이라고 생각하세요.

자발라는 EDZ 근처의 바위 협곡에서 참새를 멈추고 풀쩍 내려섰다. 협곡 건너편에는 기갑단 군단병 하나가 작은 왕복선에 기대 서 있었다. 사이온 하나가 경계 태세로 그 옆에 서 있었다.

"너, 자발라?" 군단병이 물었다.

자발라는 기분 나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자발라 사령관이다." 그가 대답했다.

군단병은 눈을 가늘게 뜨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이 필요했다." 그가 말했다. "보안 문제라서."

"빨리 하자." 군단병은 두툼한 손가락으로 사이온을 가리켰다. "사이온이 네게 물어보면, 넌 답을 말해라. 그러면 내가 카이아틀 여제에게 가서 말하고, 그게 끝이다."

"뭘 물어보려는 거지?" 자발라가 물었다.

군단병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이온과 카이아틀 여제만 알고 있다. 그 편이 더 안전하거든."

자발라는 경계하며 사이온에게 다가갔다. 그것의 외눈이 그를 바라보자, 자발라는 귀가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의 손이 보조 무기로 향하는 순간, 머릿속에 생생한 영상이 떠올랐다.

자발라는 꿈의 도시를 보았다. 하늘을 가득 채운 기갑단 함선에서 짙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폭발이 일어났다. 행성 파괴자의 분노로 격렬한 붉은색과 검은색 폭발의 바다가 하늘을 뒤덮었다. 사멸자의 힘이 하나로 집중되었다. 정제되었다. 당면한 과제의 규모에 적합한 변주였다.

그는 꿈의 도시의 모두가 죽는 것을 보았다. 폐허가 되어 버린 수정 궁전에 사체들이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 마라 소프, 페트라 벤지, 해적, 수많은 각성자들. 부수적인 피해.

분화구 바닥에는 가장 취약한 순간에 파괴되어 더는 거짓을 말하지 못하게 된 존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수정에 결박되었던 군체 신의 산산이 조각난 사체였다.

그다음에는 아마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물론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의 이면에는 피가 흥건한 두 쌍의 손이 있었다. 평화의 대가를 치를 의지가 있는 자들의 손.

"아니."

자발라가 사이온의 눈에서 시선을 돌리자, 머릿속 영상이 갑자기 사라졌다. 군단병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게 대답인가?"

자발라는 몸을 똑바로 세웠다. "내 대답은 '아니'다." 그가 다시 똑똑히 말했다.

군단병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리고 그는 사이온에게서 반걸음 물러섰다.

사이온이 손목에 찬 화면에 코드를 입력했다. 짧은 효과음이 울린 후, 먹먹한 펑 소리와 함께 사이온이 풀썩 쓰러졌다. 머리에 난 상처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자발라는 다시 무기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군단병은 웃으며 손을 들었다. "자원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제 그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아는 건 너와 여제뿐이야. 그편이 더 안전해."

"가서 여제에게 네 답을 말해 줘야지." 기갑단은 왕복선에 탑승하며 외쳤다. "네가 옳은 선택을 했기를 바란다!"

우주선은 치익 소리와 함께 하늘로 솟아올랐고, 그 추진 기류가 사이온의 피를 자발라의 장화에 흩뿌렸다.


9. 이름 없는 한밤중[편집]


12시를 알리는 소리가 울리면 수상한 것들이 깨어납니다.

"이거 정말 대단해. 거의 조정할 필요가 없더군." 워록은 장갑을 낀 손가락을 구부려 보며 자신의 손을 꼼꼼히 뜯어보았다.

직조기 옆에 조용히 서 있던 남라스크는 기계의 자손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혹시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들은 두 번째 회오리의 문턱에 있었다. 그가 오늘 무장하게 해준 수호자들이 내일의 범선살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 빛에 굶주리고, 절박하고… 강력한.
자손들, 병자, 약자들과 함께 남라스크도 버려지는 차례가 오게 될까?

옆에 있던 에이다-1이 수호자를 향해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흥미로운 의뢰였더군요."

워록은 뭉툭한 치아를 드러내며 에이다를 향해 씩 웃었다. "여기에 열 흡수원 한두 개만 달면 스텔스 발전기를 완성시킬 수 있어. 대단한 건 아니겠지만, 들키지 않고 그림자 군단 근처까지 갈 수 있다면 시민들을 보호하기 훨씬 쉬워지겠지."

남라스크는 멍하니 보고 있다가 수호자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알아차렸다. 불안감에 숨이 턱 막혔다.

"이봐, 음, 그 말이 뭐였더라?" 워록은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약간 시간이 지나서야 그녀가 쑥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벨라스크?"

그가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구할 엘릭스니 몇이 있다. 좀 겁먹은 것 같아서, 내 생각에… 뭐랄까, 내가 엘릭스니 말로 인사를 하면—"

"그들을… 데려 와 줄 건가요?"

"물론이야." 워록이 에이다-1과 남라스크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다시 한번 고맙다."

"잠시만요." 남라스크가 그녀를 부르며 몸을 돌려 자신의 작업대 옆에 차곡차곡 쌓인 재료로 다가갔다. 한 달은 써야 하는 여분의 천과 실험적으로 직조하던 것들을 뒤졌다. 방어구가 아닌 옷을 챙기고, 망토와 숄 같은 것들도 넣었다. 엘릭스니들도, 인간들도 쓸 수 있도록.

그는 이 옷더미를 워록의 손에 쥐여주었다.
"구한 이들에게… 전해주세요."


10. 시즌 20 황혼전 무기[편집]



10.1. 독수리[편집]


죽음의 전령이 하늘에서 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바보 같은 짓을 하는군." 미스락스가 빈손을 펴며 말했다.

정적이 흐르던 트로스트랜드의 숲속에서, 세 엘릭스니가 전기 에너지로 빛나고 있는 무기를 들고 숨어있던 곳에서 뛰쳐나왔다. 드렉 둘, 반달 하나였다. 그들은 구원의 가문 인장을 지니고 있었다.

"버림받은 자 미스라악스." 창을 휘두르며 드렉 하나가 딸각거렸다. "우릴 죽이러 왔나?"

"아니다." 그는 이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해치지 않겠다."

"인간처럼 거짓말을 하는군."

미스락스는 돌진하기 바로 직전에 드렉의 손에 있는 창이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 켈은 창을 피한 뒤 드렉의 머리를 붙잡고, 땅에 거세게 내려쳤다. 둔탁한 소리가 났다. 반달이 보조 무기를 꺼냈다. 미스락스는 그에게 돌진해 손목을 붙잡고, 총의 방향을 위로 홱 꺾었다. 반달의 아래쪽 손이 미스락스의 갑각 사이 부드러운 살에 칼을 찔러넣었다. 고통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빛의 가문 켈은 자신을 공격한 이의 목을 세게 쥐고 그의 생명을 우그러뜨렸다.

세 번째 녀석이 달아났다. 미스락스는 그를 내버려 두었다.

켈은 옆구리에서 칼을 뽑아 솔잎 사이로 떨어뜨린 뒤, 손으로 상처를 눌렀다.

아마도, 이 모든 폭력이 끝나면, 그가 엘릭스니에게 줄 수 있는 미래는 가치 있을 것이다. 그 미래는 그가 한 모든 행동을 정당화할 것이다. 모든 죽음과, 잔인함… 친절도. 사랑까지도.

에라미스의 소원도 분명 그와 같을 것이었다.

미스락스는 두 엘릭스니들을 누워있는 곳에 그대로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돌아와 그들의 장례식을 치러줄 것이다.


10.2. 무리[편집]


굶주림이 그것의 전부이며, 그것이 굶주림의 전부입니다.

매서운 바람에 발사 기지가 흔들렸다. 참호를 파고 배치한 기갑단의 총열에서 굉음과 함께 총알이 나방 구획을 가로질러 쏟아졌다. 기갑단은 전진하며 진홍색 불길과 고독한 빛 하나로 형성된 방어선을 둘러쌌다.

쇼 한은 회전하며 쏟아지는 기관총 탄약 아래로 고개를 숙이며 참호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는 부서진 레드잭 옆 흙벽에 등을 기댔다. 그의 눈은 둥근 총알구멍이 곳곳에 뚫린 얇은 판금 갑옷에 초점을 맞췄고, 그는 떨리는 손으로 가슴을 쓰다듬었다. 다행히 외피만 뚫려 있었다. 그는 과다출혈로 죽어 본 적이 있었고, 지금 그 경험을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쇼는 몸을 숨긴 참호 끝을 바라봤고, 검투사 파견대가 대열을 뚫고 나타났다. "조금만 더…"

태양 폭발이 선두에 선 검투사를 증발시키고 돌진해 오던 병력을 흩어 놓았다. 살아남은 기갑단은 당황한 듯 폭발을 피해 몸을 움츠렸다. 그자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다가 쇼의 지뢰를 건드렸고, 연쇄 폭발 속에서 동료들과 함께 소멸했다. 쇼는 긴장된 호흡을 내쉬며 폭발로 사라진 프레임들을 머릿속에 기록했다. 손에 피를 더 묻히지 않을 수 있다면, 샤크스의 잔소리 정도는 견딜 수 있었다.

쇼는 다시 측면을 바라봤다. 먼지가 가라앉고 한 번의 위기를 피했음을 알 수 있었지만, 두 번째로 돌진해 오는 기갑단의 윤곽이 어렴풋이 보였다.

"젠장!" 자발라 사령관이 이 구역을 지키는 임무를 그에게 맡겼다. 쇼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그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빛이 탄생하는 풍요의 땅을 잃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옛 러시아는 그가 보호해야 할 땅이었고, 그가 숨 쉬는 한 그 어떤 기갑단 정복자라도 그곳을 차지할 수는 없었다.

납탄이 등 뒤의 참호 흙벽을 강하게 때리며 그의 갈비뼈 사이로 반향을 전달했다. 그는 몸을 조금 움직여 측면을 방어할 안전한 경로를 그렸다. 쇼가 이동할 준비를 하던 찰나, 묵직한 강철 장화가 그의 앞에 순간이동하여 나타났고, 이어서 튼튼한 빛의 방벽이 솟아올라 다가오는 금속 우박을 튕겨냈다.

"일어나라, 한. 그 도랑이 자네를 구해주진 않아." 기관총 사격이 우레처럼 방벽을 두드리고, 살라딘 경은 쇼를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그건 자네의 빛이 해야 할 일이다."

"살라딘?" 쇼는 황급히 입을 다물고 다시 말했다. "살라딘 경."

"자발라가 자네의 지원 요청을 전달했다." 살라딘은 쇼의 놀란 표정을 무시하고 기갑단 방어선을 훑어봤다. "같이 가자."

"네." 쇼는 침착해진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계획은 있습니까?"

살라딘은 갈라져 가는 방벽 너머를 바라봤다. 납탄이 방벽을 뚫고 그의 얼굴에서 손가락 하나 떨어진 곳까지 날아왔다. "홀리데이가 우리 중화기를 싣고 오고 있다. 우선 적의 시선을 하늘에서 떼어 놓아야 한다." 살라딘은 처음으로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적의 대공포를 파괴해라. 그리고 저 기관총 포대가 우리만 공격하게 만들어라."

"어…" 쇼는 그런 걸 계획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타이탄의 계획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자네는 발이 빠르잖나. 괜찮을 거야." 살라딘은 손짓으로 진격 명령을 내렸다. "잭, 제압 사격 개시!"

살라딘 경은 진격하는 레드잭과 이글거리며 빛을 굴절시키는 오라에 감싸인 채 양 진영의 중간 지점으로 나섰다. 그는 걸음을 늦추지도 않고 융합 수류탄을 멀리 내던져 수십 개의 기관총 포대 중 하나를 박살 냈다. 쇼는 그의 뒤로 따라붙었다. 아함카라의 척수를 따라 내려간 불길이 그의 팔을 지나 무기 공이와 만나며 황금 총에 불을 붙였다. 그는 적 대공포를 하나씩 골라 태양 탄알로 꿰뚫고 주위의 기갑단을 소각했다.

뜨거운 총열이 다시 수호자들을 향했다. 찬란한 섬광이 살라딘 경의 방어구를 태양의 빛으로 감쌌다. 그의 손에서 강대한 망치가 생성되어 찰캉, 소리와 함께 건틀릿에 떨어졌다. 중화기 납탄이 불타오르는 그의 판금 갑옷에 맞고 쨍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는 움츠리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다. 살라딘은 똑바로 걸었고, 열기는 점차 뜨거워졌다. 납탄은 녹아내려 금속 방울이 되고, 그의 주위에서 이리저리 튕기며 지글거렸다. 그가 망치로 바닥을 때리자 주위를 휩쓰는 불지옥이 기갑단의 총기 대열을 향해 달려갔다. 불길은 포탄과 만나 격렬한 폭발을 일으키고, 기름을 불태우고, 기갑단 병력 사이에 뜨거운 공포를 퍼뜨렸다.

쇼는 날아오는 총탄을 피하며 무기를 재장전했다. 그는 나머지 적 대공포들을 향해 두 발의 황금 광선을 발사했다. 그들 옆에서 프레임들도 전진하며 수호자를 향해 날아오는 납탄을 흡수하고 총기 대열을 압박했다. 쇼는 몇몇 검투사 부대가 그들을 상대하려고 방향을 바꾸는 것을 보았다. 그는 빛을 한 뭉치 무기에 밀어 넣어 그 힘이 주위의 레드잭에게까지 미치게 한 후, 다시 총에 불을 붙이고 총열을 땅으로 향한 채 사격을 시작했다. 지면이 뜨거운 용암의 빛으로 부글거렸다. 온기가 레드잭을 감싸고, 태양의 불길이 그들의 소총에 황금빛 힘을 주입하며 강화했다. 쇼는 황금빛 레드잭 소총의 불기둥을 이끌어 돌격해 오는 적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소각해 버렸다.

기갑단을 향해 전진한 살라딘은 이제 적 병력과 접촉하려 할 만큼 가까이 다가가 있었다. 그는 빛과 죽음의 들불이었다. 군단병들은 그에게 도전하지 못하고 포대를 떠나 달아났다. 요란한 기갑단의 무전 교신이 전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남은 모두가 강철 군주의 진격을 막기 위해 총구를 돌렸지만, 속도가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적의 총기 대열 너머로 살라딘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금이야, 지크프리트!" 선봉대 독수리 급 전투 모함이 굉음과 함께 하늘을 갈랐고, 수호자 한 명이 구름을 뚫고 떨어져 내렸다. 수호자는 번개에 감싸인 유성처럼, 지상을 대혼란으로 뒤덮었다.


11. 시즌 21 황혼전 무기[편집]



11.1. 유도 심문[편집]


"주점은 말다툼을 해결하기에 좋은 곳이지. 거기에 가는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벗으려고 하니까." —방랑자

"그러니까," 이마에 핏줄이 툭 불거지고 목이 굵은 승천자 센릭이 말했다. "난 항상 당신이 좀도둑 같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당신 돈으로 술을 다섯 잔 정도 마시고 나니, 당신이 꽤 좋아지는 것 같은데, 방랑자."

모두가 웃었다. 양발을 느긋하게 카운터 위에 올려놓은 방랑자도 웃었다. 등의 총집에 넣어 둔 소총이 스산한 징조처럼 묵직하게 느껴졌다.

"번지르르한 말만 하는군." 그가 말했다. "혹시… 그렇게 달달한 헛소리를 당신 친구 리엔스 경에게도 늘어놓는 거야?'

주점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센릭의 이마를 가로지른 핏줄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봐, 여기서 소란을 피우지는 말자고." 자악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냥 리엔스를 막은 거야. 당신이 그러자고 했잖아."

"재미있군. 너도 그 계곡에서 봤는데. 오토도, 에이린도, 탈리아도…" 그는 그들을 차례대로 바라봤다. "내가 헛것을 본 거겠지."

센릭이 의자를 뒤로 밀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그냥 해."

"음, 센, 내 눈이 좀 시원찮긴 하지만, 이건…" 그는 코 옆을 톡톡 두드렸다. "썩 괜찮거든. 지금 쥐새끼 냄새가 나." 그는 코를 킁킁거렸다. "아니, 쥐새끼 떼 냄새지."

센릭이 일어섰다. 핏줄이 터질 것만 같았다. 방랑자는 다리를 내리고 소총을 꺼냈다. 몸놀림이 놀랍도록 빨랐다. "그리고 우리가 쥐새끼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다들 알 거야, 형제."


11.2. 브레이테크 물수리[편집]


예상 사용 시간: 알 수 없음

"최신 전쟁지능 해시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글쎄? 뭐가 문젠데?"
"뭔가 조금 이상한 것 같아. 뭘 상대하려고 만든 무기인지 모르겠어."
"그게 전쟁지능의 핵심 아니야? 우리가 모르는 적에 대비하는 거? 우린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 돼."
"넌 그게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해?"
"물론이지! 덕분에 우리 일이 땅 짚고 헤엄 치기잖아. 애들하고 놀아줄 시간도 늘었고."
"이건 심각한 일이야. 우리는 장난감이 아니라 무기를 만들고 있어."
"넌 걱정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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