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시험과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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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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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제1장 - 선동|의 관문|
2.1. 해석본: 제1장 - 선동
3. 제2장 - 추방 이후
4. 제3장 - 개성의 교단
5. 제4장 - 반향
6. 제5장 - [야망]
7. 제6장 - 이끌림
8. 제7장 - 야맹증
9. 제8장 - 숭배
10. 제9장 - 고무|의 첨탑|
10.1. 해석본: 제9장 - 고무



1. 개요[편집]


매주 오시리스의 시험에서 처음으로 승리할 때 얻을 수 있다.


2. 제1장 - 선동|의 관문|[편집]


그곳은 정원 세계였다. |그래야만 했다.| 그 말이 은밀하게 내뱉어졌다. |갈등의 계량화된 횡단면에 울려 퍼진 그 말은 언제나 거짓이었다.|

머리 위 광활한 우주는 칼만 라인에서 수성의 하늘을 배경으로 감마 잉크의 광휘에 둘러싸인 찻잔이었다. 울부짖는 별 바람에 맞서 |거대한 심연의 분수가 폭발하고, 그 수문이자| 검은 |내일의 장막인| 우주가 활짝 열렸다. 갈라진 틈 안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고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을| 유체와 강철의 거대한 단일체가 |영원히 그리고 언제나| 경련했고, 아른거리는 |영광의| 생명 똬리를 분비했다. |어떤 시간도 받아들이지 못할 사악한 공포로| 달각거리는 촉수가 |여러 숙주를| 더듬어 탐사하며 미끄러지듯 |천상의 식도를| 내려와 새로운 땅에 도달했다.

크롬 갈고리가 붙은 부속 기관이 |셋씩 무리를 지어 하늘을 뚫고| 태양 빛이 가득한 대기 사이로 수 킬로미터 뻗어 나갔다. 그리고 |가장 심오한 의지로| 금빛 모래를 파고들었다. 거대한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그 울부짖는 창조의 아귀에서| 방산충 체액의 바다가 |두 번째 잉태를 위해| 흘러나왔다. |완벽한 무질서로 뻗은| 수평선 가득한 |겹쳐진 형태의| 풍광은 낭랑한 반향을 일으키며 |고유하게| 증식했다.

각각의 주입 지점은 |수십만 개의 반영을 이루며| 돌과 철과 유체의 새로운 혈통을 양육했다. |잠| 서브루틴과 관찰의 새로운 시대|를 그들은 살아갈 것이다|. 그들은 |황혼의| 때가 되면 새로운 세대의 |금속| 씨앗을 기를 것이다. 이들 지점에서 |끝없는 가능성의 자손인| 부글거리는 웅덩이가 솟아나 혼란스러운 |변화의 자장가| 음률을 소곤거리고 수성에서 여행자의 빛을 짜냈다. 그 웅덩이 안에 빛이 응결되었다. |그리고 흡수되었다.| 행성은 |잠들지 않는 꿈의| 예측의 기계로 변형되었다.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

목적을 달성한
무기들은 물러나 |시간 사이의 우주,| 시간의 우리로 돌아갔고, 수성의 |마지막 헐떡임과|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 바깥에 머물렀다. |그에 부응하듯| 그 자리에 첨탑이 솟아올랐다. 핵에서는 강철의 실이 |달래듯 춤추며| 첨탑을 보강하고 높이 솟아오르게 했다. 영겁의 세월 동안 태양의 침식을 거치며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평평하게 다져진 표면이 |부활하여| 다시 일어섰다.

백만 개의 입이 |노래하며| 강철의 혓바닥을 |의식의| 완성된 형태로 구부렸다. 온 세계에서 창조자를 찾으려 |그리고 연결을 구축하려| 갈망하는 끔찍한 의식이 |그 아름다움이| 자라났다. 거대한 그릇이 |울부짖으며| 빛으로 맥동했다. 웅덩이와 첨탑은 이를 인지한 듯 뭉근한 음조로 맥동했고, |별이 없는| 검은 공간은 다시 한번 봉인되고 태양이 지배하는 하늘이 |모난 그림자를 기다리며| 복원되었다. 광휘가 |활동을 시작한| 첨탑을 떠났고, 빛은 |엮이고| 삭제되었다.


2.1. 해석본: 제1장 - 선동[편집]


원본의 괄호 사이를 삭제하면 다음과 같다.

그곳은 정원 세계였다. 그 말이 은밀하게 내뱉어졌다.

머리 위 광활한 우주는 칼만 라인에서 수성의 하늘을 배경으로 감마 잉크의 광휘에 둘러싸인 찻잔이었다. 울부짖는 별 바람에 맞서 검은 우주가 활짝 열렸다. 갈라진 틈 안에서 유체와 강철의 거대한 단일체가 경련했고, 아른거리는 생명 똬리를 분비했다. 달각거리는 촉수가 더듬어 탐사하며 미끄러지듯 내려와 새로운 땅에 도달했다.

크롬 갈고리가 붙은 부속 기관이 태양 빛이 가득한 대기 사이로 수 킬로미터 뻗어 나갔다. 그리고 금빛 모래를 파고들었다. 거대한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방산충 체액의 바다가 흘러나왔다. 수평선 가득한 풍광은 낭랑한 반향을 일으키며 증식했다.

각각의 주입 지점은 돌과 철과 유체의 새로운 혈통을 양육했다. 서브루틴과 관찰의 새로운 시대. 그들은 때가 되면 새로운 세대의 씨앗을 기를 것이다. 이들 지점에서 부글거리는 웅덩이가 솟아나 혼란스러운 음률을 소곤거리고 수성에서 여행자의 빛을 짜냈다. 그 웅덩이 안에 빛이 응결되었다. 행성은 예측의 기계로 변형되었다.

무기들은 물러나 시간의 우리로 돌아갔고, 수성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 바깥에 머물렀다. 그 자리에 첨탑이 솟아올랐다. 핵에서는 강철의 실이 첨탑을 보강하고 높이 솟아오르게 했다. 영겁의 세월 동안 태양의 침식을 거치며 평평하게 다져진 표면이 다시 일어섰다.

백만 개의 입이 강철의 혓바닥을 완성된 형태로 구부렸다. 온 세계에서 창조자를 찾으려 갈망하는 끔찍한 의식이 자라났다. 거대한 그릇이 빛으로 맥동했다. 웅덩이와 첨탑은 이를 인지한 듯 뭉근한 음조로 맥동했고, 검은 공간은 다시 한번 봉인되고 태양이 지배하는 하늘이 복원되었다. 광휘가 첨탑을 떠났고, 빛은 삭제되었다.


3. 제2장 - 추방 이후[편집]


이상하군." 오시리스가 수성의 첨탑 안에서 바싹 마른 모래투성이 각인을 손가락으로 더듬으며 중얼거렸다. "사기라, 이걸 기록해 둬. 이 패턴을 앞으로 마주칠 다른 구조물과 비교해 보고 싶으니까."

"그러죠. 마침 리모델링 작업에 영감이 필요했거든요."

"오늘은 우스갯소리를 할 기분이 아니야, 사기라."

"다른 날과 똑같다는 말씀이군요."

오시리스는 고스트의 말을 무시하고 위쪽 천장에 박혀 있는 원형 금속 구조물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뚫어져라 구조물을 바라보며 그 기능을 생각했다. 누가 만든 구조물인지는 명백해 보였다.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수송선이 접근해요, 오시리스."

"기갑단인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네요. 당신의 추종자예요."

오시리스는 착륙하는 셔틀이 피워 올리는 다홍색 모래를 막으려고 눈을 가리며 다가갔다. 벌써 불편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돌아가, 이 멍청이들아!" 그는 문이 열리기도 전에 소리쳤다.

"스승님, 저희는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망토를 입은 여성이 항의했다.

"내 일은 너희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어서 가."

오시리스가 일축해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떠나는 오시리스를 앞에 두고 일행은 그 여성을 보며 다음 행보를 물었다. 그녀는 앞으로 나섰고, 나머지 무리도 발을 맞추어 움직였다. 마치 꾸중을 들은 개처럼, 그들은 그의 뒤를 따라 첨탑으로 향했다.

"끈질긴 친구들이군요." 사기라는 코웃음을 쳤다.

"그런 것 같군." 오시리스는 허를 찌르기라도 하듯 불쑥 그들을 향해 돌아섰다. "너희가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내 일에 광신자는 필요 없다."

"저희는 그저 돕고 싶을 뿐입니다. 당신이 선봉대에서 축출된 방식은... 그들이 당신을 벌한 건 분명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그들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겁니다." 그녀는 맹세라도 하듯 엄숙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협박하는 건가?"

"그들은 스스로 파멸의 길을 닦은 겁니다."

"너희는 그때 일을 오해하고 있다. 난 추방된 것이 아니야. 떠나는 걸 선택한 것이다. 선봉대에 대한 악감정은 없어. 그러니 다들 너희 삶으로 돌아가라." 오시리스는 최선을 다해 단호하고 침착하게 말했다.

"당신의 가르침을 읽은 이상, 그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내 연구는 복음이 아니야. 과학이다."

"진실입니다."

오시리스는 그 말을 곱씹었다.

"요즘은 진실도 주관적이지 않던가." 오시리스는 처음으로 추종자들을 제대로 바라봤다. 소수의 남녀로 구성된 그들 중에는 길을 벗어난 두 명의 수호자(워록으로 보였다)와 아이도 하나 있었다. 쓸쓸한 표정이 그의 얼굴을 닮아 있었다. 버려진 이들. 믿는 사람들. 최후의 도시를 떠나고 몇 주가 흐르는 사이 그도 많이 지쳐 있었다. 그가 혼자서 활동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해도, 그건 필요할 때는 도시의 자원에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광대한 사명을 따라 표류하는 지금은 돌아갈 곳이 그리웠다. 그에게도 피난처가 필요했다.

"여기 머물 생각은 없다. 이런 구조물은 많아. 그것들을 모두 내가 처리해야 한다."

"저희가 따라가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다. 나는 짐이나 부담 없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오시리스가 잠시 말을 멈췄다. 그를 따라온 사람들을 내쳐야 한다는 사실의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렇게는 할 수 있겠지. 여기 머물러라. 이곳을 지켜봐라. 여기에 관해 너희가 알아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내게 전해라. 무슨 일이든 생기면 돌아오겠다."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그녀는 안심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오시리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는 이를 악물었다.

"우주선의 짐을 내려." 그녀가 나머지 사람들에게 손짓했다. "네, 파오라 자매." 키가 큰 남자 하나가 대답했다.

"당신이 어둠 속에서 길을 잃으면, 우리가 등대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오시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 속 어딘가를 따끔하게 찔러 오는 불편한 감정을 억누르며 그는 첨탑을 올려다봤다.


4. 제3장 - 개성의 교단[편집]


반스는 한 시간가량 앉아서 기다렸다. 등대라 불리던 곳 아래 어딘가 작은 예배당이 세워지고, 그 안의 많지 않은 신도석을 내려다보는 설교단 위에는 책이 한 권 펼쳐져 있었다. 가끔 자리에 앉은 참석자들이 몸을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지만, 대부분은 바람 소리를 빼면 고요했다. 반스는 아침 일찍 이곳에 도착했다. 이 황폐한 행성에 남아 있는 아침이라는 개념이 허락하는 한 가장 이른 시각이었다. 조급한 마음 때문에 땀이 스며 나와, 의혹과 시간, 머릿속 성가신 생각에 시달리는 그의 얼굴에 흘러내렸다. 다른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손수건을 꺼내 땀을 닦으려 하는 건 아닐까 두려웠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아직 오시리스를 만나지 못했다. 다른 이들도 아리송한 문구를 들먹이거나 그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글을 참조하지 않고서는 예언자에 대해 말하지 못했다. 반스는 첨탑의 예배당 안으로 먼지와 모래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주는 뒤쪽 낡은 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 문 사이로 비추던 햇빛이 더는 느껴지지 않았다. 반스는 신도석을 붙잡으며 떠날 준비를 했다.

물방울이 맺혀 석조 바닥에 떨어지듯, 예배당의 통로 앞쪽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좁고 구불구불한 그 통로는 지금 그들이 있는 것보다 더 깊은 곳을 향해 내려가는 길이었다. 반스는 통로가 이어지는 곳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통로에서 울리는 차분한 발소리와 금속의 울림은 확실히 들을 수 있었다. 기호로 뒤덮인 로브를 입고 곰팡내를 풍기는 형체가 통로에서 나타났고, 황금색으로 장식된 방어구를 갖춰 입은 수호자 두 명이 그 곁에 동행했다. 한 명에게서는 온기의 향이, 다른 한 명에게서는 알싸한 오존 냄새가 느껴졌다.

"너희는 모두 우리가 알아낸 것을 들으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 다음은 오시리스 님이 직접 점을 통해 우리에게 지시하신 것이다. 나는 그분의 뜻을 보았고, 이제 미래를 바라보기 전에 우리가 왜 그분의 길을 따르기로 했는지 되새겨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반스는 신도석에서 손을 떼고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모았다. 눈 앞을 가린 깨끗한 천 뒤쪽 어둠 속에서 두 눈이 안절부절못하며 명확한 뜻을 알기만 기다렸다. 두 명의 수호자는 예배당을 돌며 촛불과 횃불을 켜서 향을 피워올렸다. 짙은 내음이 공기를 채웠다.

"오시리스 님은 어둠이 돌아올 것이며, 어둠이 일어나 그 용사를 선택할 거라 하셨다. 그와 같은 악에 맞서 싸우려면, 우리도 우리 자신과 도시 너머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여행자만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여행자와 그 백성 모두를 구원해야 한다."

반스는 폭발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외쳤다. "우리를 내친 그 사람들 말인가? 예언자를 추방한 그들을?"

파오라 자매는 불편한 수군거림이 끓어올랐다가 다시 잦아들기를 기다린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빛 없는 자들은 공포에 가득 차 있다. 공포는 어둠의 씨앗으로, 그들에게 어둠의 목적을 강요한다. 오시리스 님은 죽음과 연구를 통해 빛과 어둠 사이의 진실을 좇았다. 그분의 계시를 두려워한 나머지 그들은 그분을 쫓아냈다." 평신도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파오라는 말을 이었다. "대변자는 무지 속에 남아 있기를 바라지만, 무지는 밤을 환영하는 그림자다. 별이 항복하며 침잠하는 수평선 아래로 떨어지는 길이다. 빛 없는 자. 우리는 그런 운명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여기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파오라 자매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빛이 닿은 모든 이들을 보호하려면 우리는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전도사들이 설교단에서 물러났다. "당신은 불과 몇 시간 전에 도착한 것 같더군. 안 그런가, 형제여? 당신이 도착하는 모습을 봤던 것 같은데."

그는 자기가 오가는 걸 눈치챈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파오라 수자매다."

"그래, 자매여." 그 권위적인 말투를 듣고 알아차렸어야 했다. "나는 배우러 왔다."

"그렇다면 첫 번째 가르침을 주지. 들어라. 귀를 막으려 했던 자들이 이 도시를 파멸시켰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서 우리의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없으면 그들의 장벽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반스는 침묵에 잠겼다. 파오라 자매는 그가 굴욕을 만끽하기를 기다린 후 말을 이었다.

"되살아난 모든 빛의 운반자, 모든 수호자는 여행자가 실체화한 빛이다. 그들은 빛이요, 빛은 우리 손에 있다. 우리가 빛을 손에 쥐기를 거부하면, 어둠에 잠식당할 여지를 내어주는 것이다."

파오라 자매는 신자들을 바라봤다.

"다들 이렇게 황량한 곳에서 어떤 빛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건지 의아해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파오라 자매는 잠시 키득거리며 웃은 후 이제 예배당 뒤쪽에 앉은 두 수호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여행자의 빛이 두 번째로 잦아들 때 우리는 여기에 설 것이다. 우리가 흔들리면 여기에서 붕괴가 새롭게 시작될 것이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지금과 미래의 현실이라는 건 알 수 있다."

그들은 신념이 가득한 눈과 믿음으로 밝아진 얼굴, 보장된 길에 부푼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들의 정신에는 섬세한 의미가 빠져 있었다. 횃불 위로 피어오르는 향긋하고 알싸한 향취처럼 굳건한 신념의 향기를 들이쉬는 반스의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수성의 첨탑은 여행자의 영광으로 가득 찰 것이다. 어둠이 태양을 삼키려 다가오면 그들의 빛이 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낮이 밤이 되면 수성은 노래를 부르고, 우리가 그 노래를 이끌 것이다. 이것이 오시리스 님이 직접 기록하신 그분의 말이다. 우리는 예언자를 따라 두 번째 도래를 맞을 준비를 하러 여기까지 왔다. 그것이 무엇이든 달라지지 않는다."

그녀는 예배당의 열기를 오랫동안 음미했다.

"이곳의 빛이 어떻게 어둠을 꺾을 수 있었는지 알아내자. 그분이 부탁하신 일이다. 이 등대가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자, 형제자매들이여… 해야 할 일이 많다."

목동의 말에 응답하듯 무리가 일어섰다. 반스도 함께였다.


5. 제4장 - 반향[편집]


항목 3

이 성역에 도착한 이후 나의 나날은 포용과 평온의 축복으로 가득했다. 스승님의 말에 관한 건전한 논의를 모두가 환영하고 달가워했다. 우리는 모두 빛과 어둠의 필요성을 이해하려 한다. 파오라 자매도 문구에 대한 내 해석을 칭찬했다. 그녀는 내가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그녀 덕분에 내 상태가 저주가 아닌 축복이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

항목 8

전쟁광 기갑단이 우리 문간에 쳐들어오며 평화는 산산이 깨어졌다. 나는 워록 자매 중 한 명인 리아나에게 이끌려 첨탑 꼭대기의 피난처로 갔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다시 전장으로 뛰어들어 침입자를 몰아내기 시작했다. 전투 도중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리아나는 도저히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발사되는 탄약의 개수만 들어 봐도 그 사실은 분명했다. 그녀도 결국 적에게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리아나의 고스트가 그녀를 되살렸는데, 그때 첨탑이 반응했다.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음조로 구성된 소리였다. 하나는 부드럽고 따스했고, 다른 하나는 날카롭고 차가웠다. 사방에 울려 퍼지는 총성 속에서 상상의 산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인지하기 힘들 만큼 희미했던 그 소리를 나는 그저 우연의 일치로 치부했지만, 얼마 후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났다. 새벽칼날의 학생이었던 또 다른 워록, 에레맥이 희생되던 때였다. 거상의 납탄 발사기가 에레맥의 육체를 찢으며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직후 들려온 음조가 내 귀에 박혔다.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우리는 적의 침공을 견뎌냈지만 희생자는 적지 않았다. 지금 장례식을 준비해야 하는 와중에도 내 머릿속에는 온통 그 수수께끼의 음조에 관한 생각만 가득 차 있다. 어쩌면 나중에 그 소리를 복제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항목 12

이 현상을 파오라 자매에게 설명하자, 그녀는 죽음의 시험에 참가할 사자항해자 워록들을 불러모았다. 그 웅웅거리는 소리를 재현하여 조금이나마 명확한 해석을 도출해 내기 위해서였다. 이들의 시험이 이루어지는 동안 나는 다른 이들과 함께 첨탑 정상에 올라 그들도 그 음조를 들을 수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무래도 음악적 재능이 있거나 어느 정도의 훈련이 필요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 암호를 해독할 책임은 내가 짊어져야 했다. 목적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원인은 분명했다. 우리 워록 중 한 명이 자신을 희생할 때마다 동일한 반향이 내 귀에 울려 퍼졌다. 그게 무슨 의미일까? 어떤 목적을 이루려는 걸까? 첨탑은 사실 일종의 악기인 걸까? 연구를 추가로 확장하여 이 구조물이 또 어떤 음조를 연주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겠다.

항목 22

수많은 논쟁 끝에 나는 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냈다. 우리는 조금 더 공적인 형태의 실험을 조직화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토너먼트나 대회로 위장한 행사를 개최하면서, 우리는 연줄을 활용하여 일부 무기를 전리품으로 전용했다. 수호자들은 이미 샤크스의 시련의 장에서 서로를 죽이고 있었다. 나는 우리 전장을 빛과 가장 강하게 연결된 숙련된 전사들만 끌어낼 수 있는 독점적인 투기장으로 개발하자는 제안을 했다. 또한 연구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있게 입장권을 구매하게 할 생각이었다. 그들은 말 그대로 서로를 죽이고 우리의 "보상"을 받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우연한 기회로 내게 장대한 계획이 마련되었다.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원하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오시리스 님이 그랬던 것처럼. 그분이 돌아오신다면,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날 반겨 주실 것이다.


6. 제5장 - [야망][편집]


"총과 천 쪼가리를 두고 서로를 찢어발기려 날뛰는군." 반스 형제는 한숨을 쉬었다.

초기 시험 경기가 전개되었다. 연회색 망토를 착용하고 노도를 손에 쥔 헌터 하나가 복부에 난 총상을 움켜쥐고 쓰러지듯 엄폐물 뒤로 숨었다. 그는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고스트가 상처에 빛을 비추며 서서히 살을 엮고 총알을 빼내는 걸 지켜봤다. 그는 보조 무기에 남은 탄약을 확인했다. 적 수호자 두 명이 집게 대형으로 다가오며 제압 사격을 퍼부어 그를 옴짝달싹 못 하게 했다.

"요즘은 핏값도 저렴해졌어." 반스가 말을 이었다. 그는 곁에 있는 프레임을 향해 움직였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체스카?"

"겉으로 드러난 동기에 오류가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변형된 레드잭으로 반스의 조수인 체스카는 그들의 과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업링크를 사용하여 시련의 장 모니터링 시스템에 침입하는 일에도 우려를 표했다. 등대 첨탑의 건축물 안에서 운영되는 수상쩍은 코드의 서브루틴에 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반스는 그저 레드잭의 프로그램 안에 불안감이 내재되어 있는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시련의 장에서 샤크스 경은 새로운 빛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반스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다가 말을 잘랐다. "대부분의 수호자는 힘과 영광 외에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어. 그래서 오시리스 님이 더 독특한 거겠지. 의미가 우리를 움직인다. 이해가. 지식이. 이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거야."

총성이 경기장의 점령 장치에 울려 퍼졌다. 체스카의 해설이 소속 화력팀에서 유일하게 남은 헌터에게 집중됐다. 헌터는 폭발하는 빛에 떠밀려 몸을 회전하며 엄폐물에서 빠져나왔고, 왼쪽에서 공격해 오는 상대의 발아래 지뢰를 던졌다. 폭발은 그녀를 즉사시켰고, 반스가 듣기로는 헌터가 다시 몸을 움직이며 다른 상대를 향해 탄환 세 발을 발사했다. 그중 한 발이 수호자의 투구에 맞고 튕기며 바이저를 쪼갰다.

헌터는 다시 방아쇠를 당겼지만, 총에서는 무심한 딸깍 소리만 들렸다. 투구가 쪼개진 수호자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모래로 뒤덮인 등대의 벽감을 개조하여 만든 관전실은 체스카의 경기 분석과 희미하게 웅웅거리는 소리로 가득했다.

헌터는 보조 무기를 버리고 등에 멘 융합 소총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달려든 수호자가 번개로 가득 찬 주먹으로 그를 강타했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낮게 잦아들었다.

반스는 프레임이 수호자들의 전투를 무자비할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하는 것을 들으며 느긋하게 의자에 몸을 기댔다. 전투의 최고조가 눈앞에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명하는 수군거림의 파장이 그의 살갗을 지나 뼈에 이르렀다.

충격을 받아 쓰러진 헌터는 일어서려고 발버둥 쳤다. 투구가 갈라진 수호자는 그의 위로 버티고 서서 핸드 캐논을 꺼내 천천히 발사했다. 한 발. 한 발. 탄창이 빌 때까지.

웅웅거리는 소리가 커졌다. "화력팀이 전멸했습니다." 체스카가 감정 없이 말했지만 반스는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

승자는 총상이 가득한 헌터의 사체 위에 당당히 버티고 서 있고, 등대는 반스에게 노래했다. 헌터의 고스트가 수호자의 사체 위에 나타났다.

"여기 가정 교육이 잘못된 사람이 있네요." 고스트가 경멸하듯 말했다.

승리한 수호자가 그 고스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핸드 캐논을 들어 올리더니 방아쇠를 총의 몸통에 닿을 때까지 당겼다. 리볼버의 실린더가 회전하고 공이치기가 공이를 때리자, 빈 총에서 커다랗게 철컥 소리가 났다.

"미쳤어요?!"

"반스 형제, 고스트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빛의 운반자의 고스트에게 위해를 가하는 건 C2-1항 규정 위반입니다."

반스는 프레임의 소리를 지우고 청각을 경기의 다양한 음향에 맞췄다. 웅웅거리는 소리의 음조가 변화하는 사이 그는 총의 구경과 빛의 속성, 화력팀의 움직임을 구분하려고 귀를 기울였다. 그는 음향 신호와 외침, 주인을 알 수 없는 고성을 기반으로 그들을 추적했다. 그는 탐지할 수 있는 변수를 모두 추적하여 체스카에게 모든 정보를 갈무리하라고 지시했다.

수호자는 총알 한 발을 실린더에 넣고 느긋하게 돌렸다.

"한번 알아보자고."

헌터의 고스트가 빛의 파동을 내뿜어 상대 수호자의 눈을 멀게 하고는 쓰러진 헌터를 깨웠다. 되살아난 헌터는 반사적으로 고스트를 지키려는 듯 재빨리 빛의 총기를 꺼냈다. 그는 불길에 감싸인 무기에서 황금색 탄환 한 발을 발사했다. 사격은 목표물을 관통했고, 잿가루가 마치 뱀처럼 하늘로 솟아올랐다.

등대가 반스에게 새로운 곡을 연주했다. 이전보다 더 낮은 소리로 웅웅거렸다. 그는 낮은 베이스가 가슴을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들였다. 묵직해지고 더 어두워진 웅웅 소리는 마치 죽음에서 태어난 것 같았다. 반스는 척추를 똑바로 펴고 앉아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마음속으로 그와 비슷한 음조의 화음을 그리고는 기대감에 가득 차서 아래로 떨어지는 음의 궤도를 뒤따랐다. 그는 오시리스를 떠올렸다. 그의 연구가 어떻게 통행이 잦지 않은 길로, 또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방법으로 이끌었는지 생각했다. 오직 반스만이 이런 음계를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를 집중하게 하고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해주었다. 목적이 그를 움직였다.

"부정행위군요." 체스카가 불쑥 말했다. "경기 결과를 번복합니다."

반스의 대답은 그 대화를 피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빛이 구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저들이 죽었을 때 등대가 저 수호자에게 손을 내밀었고, 저들의 빛이 그에 응했지. 저들은 조화를 이루었어."

체스카가 그의 생각에 동조하여 이렇게 덧붙였다. "이상 현상이 감지됐습니다. 등대의 송신이 있었어요. 업링크 시간은 0.00019초입니다."

"그냥 무작위 유물일 뿐이야. 경기를 종료해. 기록은 보관하고. 해야 할 일이 많다."

"경기 결과를 번복하겠습니다."

"당연하지. 부정행위는 용납할 수 없어. 이번 경기는 소각된 수호자가 있는 팀의 승리로 하라고."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반스는 체스카의 냉랭한 말투에 고개를 갸웃했다. 날카로웠다. 등대의 뭉근한 웅웅 소리와는, 이 구조물의 서브루틴 채널에서 들려오는 평화로운 잡음과는 달랐다. 이 프레임은 왠지 리아나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의혹이 엿보였다.

"승자에게 상품을 전달해 줘. 이제 가 봐도 좋아."


7. 제6장 - 이끌림[편집]


반스 형제의 뒤쪽에 있는 환기구에서 물방울이 응결되며 느릿한 메트로놈의 거의 완벽한 4/4 박자를 이루며 떨어졌다. 그는 기다리는 동안 그 박자에 맞춰 고개를 까딱였다.

"이제 곧 알현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존중받는 손님이 아니라 죄수가 된 기분을 느꼈지만, 이렇게 여왕을 알현할 기회가 흔치 않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렸다. 반스는 붉은 융단이나 그에 상응하는 각성자의 상징물이 자기 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했다. 그가 지금까지 모아 온 정보라면 충분히 그렇게 거창한 의식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어쩌면 대화가 끝난 뒤에는 대접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왕의 팔라딘들이 반스 형제를 호위하여 리프의 상호 연결된 터널을 통과했다. 후각으로 판단하건대 사향 냄새가 가득한 그곳은 청소할 시기가 오래전에 지난 것 같았다.

그는 늘 지나간 길을 기억했다. 급하게 탈출할 필요가 있을 때 유용한 습관이었다. 오른쪽으로 두 번, 왼쪽으로 한 번, 문, 긴 통로, 여섯 계단, 다시 문. 이곳 공기는 수성보다 훨씬 깨끗했다. 아마 필터를 거쳤을 거라고 그는 추측했다.

"리프의 여왕, 마라 소프 황제 폐하이십니다." 팔라딘 중 한 명이 활기 넘치는 목소리로 알렸다. 반스는 알현실에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걸 감지했다.

"폐하." 반스는 여왕 앞에 무릎을 꿇고 순종적인 태도로 말했다.

"말해라." 그녀는 명령했다. 반스는 그녀에게 그저 개 한 마리에 불과한 걸까?

"오늘 이 자리가 발표보다는 대화가 되길 기대했습니다만." 반스가 대답했다. 좋은 첫인상을 주는 데는 이미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할 시간은 없다. 내게 줄 것이 있느냐 없느냐?"

"아주 많습니다. 이 성벽 너머 먼 곳까지 파문이 도달할 진실에 폐하의 탁월한 직관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말해라."

반스는 입을 비쭉거리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대가를 원하느냐?" 마라 여왕은 언제나처럼 감이 좋았다.

"그렇습니다. 제가 알아낸 정보는 극도로 민감한 것이기에,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을 내보내고 싶습니다."

마라 여왕은 그 제안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더니, 손을 들고 페트라와 눈을 맞췄다. 다른 자들이 모두 알현실을 떠났다.

"이제 우리뿐이다. 하려던 말을 해라."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통찰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지금까지 상당 기간 시험을 운영해 왔습니다. 수성에 존재하는 여러 첨탑 중 하나를 저희는 등대라 부릅니다. 그 안에서는 수호자가 사망할 때 두 가지 음조로 이루어진 음계가 울려 퍼집니다. 기이하고 인지하기가 쉽지 않은 음향이지만, 전 오늘 폐하의 음성을 듣는 것처럼 명료하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음조가 제게 말하는 것은…"

"…수호자에게 아주 위험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지."

"여왕 폐하…"

"내가 왜 그대를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게 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정말로 나의 리프에서 나도 모르게 그런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대체 어떻게…" 반스는 어안이 벙벙했다.

"우리는 진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각성자다. 균형이다. 반스 형제여, 이제 재빨리 시험을 마무리하고 지금까지 알아낸 것의 모든 기록을 파괴하라는 충고를 하고 싶구나. 그대는 혼자서는 감당할 수조차 없을 만큼 지나치게 장대한 무언가를 목도했다. 모든 건 혼자만의 지식으로 남겨 두어라."

반스 형제는 고개를 떨구었다. 어깨가 축 늘어졌다.

"폐하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 하지만 전 여기 온 이후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일깨워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마라 여왕은 반스를 내려다봤다. 연민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그가 상당히 불운한 입장에 서 있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가까이 오라."

반스가 고개를 조금 들었다. 여왕의 말을 제대로 들은 걸까?

"가까이 오라고 했다."

반스는 왕좌를 향해 몇 걸음 다가섰다. 마라 주위의 공기는 하늘하늘 움직이는 듯했다. 더 우아하고 상쾌한 기운이 그의 혀에 닿았다. 왠지 몰라도 여왕의 말도 더 명료하게 들렸다.

"내가 그대를 일깨울 수는 없다. 때가 되면 우주가 모든 것을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그대가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네. 분부만 내려 주십시오." 반스는 여왕의 마음을 얻고 싶었다.

그녀는 몸을 기울여 가까이 다가와서는 그의 귀에다 속삭였다.

"우리 친구를 만나거든…"


8. 제7장 - 야맹증[편집]


항목 58

나는 축복을 받았다. 연구를 위해 그녀의… 제안은 무시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왕은 내게 다시 사명을 부여해 주었다. 이토록 명료하게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깨달을 수 있었다는 건 신의 은총 덕분이었을 것이다. 오직 나만이 애정 어린 등대의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누구도, 어떤 수호자도 그 소리의 복잡성과 미묘한 의미를 해독할 수 없었다. 죽음의 음악. 나는 언제나 그 곁에 머무르며 단 하나의 음계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하나하나가 새로운 계시를 불러오고, 질문에 답하고, 또 새로운 질문을 일깨운다.

나는 신도들 사이에서 인정도 받았다. 그들은 나를 "등대의 대변자"라 불렀다. 이교도에 대한 경멸을 고려하면 상당히 오만하고 또 역설적인 칭호지만, 그럼에도 영광스럽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나는 체스카 프레임을 퇴역시키기로 결정했다. 프레임의 철저한 지식이 이번 일에서 내 입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과제가 극도로 민감하다는 마라 여왕의 말은 옳았다. 이제 모든 것은 나와 여왕, 오시리스, 그리고 빛과 어둠 사이에만 존재한다. 이제 미진한 요소는 없다.

항목 63

필연적인 일이 일어났다. 그토록 자만하고 독선적으로 행동했음에도 그들은 붉은 군단의 공습을 막아내지 못했다. 여행자의 빛도 도미누스 가울과 탑의 내란으로 억압되었다. 그 기가 막힌 타이밍 덕분에 나는 기존에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 최후의 도시 전역에서 발생한 잔혹한 전투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우리 시험에서 사라진 생명보다 중요한 건 없었다. 수호자들도 이제는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최후의 죽음"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것 같다. 한 선수가 빛을 빼앗기는 바로 그 순간에 죽었다. 그의 고스트도 파동 수류탄 폭발의 충격으로 파괴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경이로운 현상이 일어났다. 등대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성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내가 착각한 게 아니라면 올림 라단조였다. 지금까지는 항상 두 음조의 화음만 들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 거기 내재된 의미는 마라 소프 여왕에게 분명히 말했던 것처럼 간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오늘 나는 내 이론을 입증하고 우리 설립자들이 주장했던 모든 것을 검증하는 결정적인 음계를 들었다.

이제 내가 말을 할 때는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직 나만이 진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는 시험이 필요하지 않기에, 시험은 따로 기한을 규정하지 않고 중단할 것이다. 내가 원한 것은 모두 얻었다. 지금 필요한 건 의회뿐이다.


9. 제8장 - 숭배[편집]


반스는 자신의 사명이 드러나는 지금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그는 전설 속 오시리스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 어떨지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했다. 그 순간의 대화를 헤아릴 수 없이 여러 차례 그려 보았었다… "반스 형제, 네게 큰 빚을 졌다. 넌 우리 시대의 커다란 수수께끼 중 하나를 풀어냈다. 네 헌신과 지혜, 열정은 내게 큰 영감을 주고 내 사명감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아닙니다, 위대한 오시리스여. 지금의 제가 될 수 있도록 영감을 주신 분이 바로 그대입니다. 우리가 함께하면 이 세계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하던 순간과는 전혀 달랐다.

"넌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몰두했다. 내 비위나 맞추려는 네 '행동'을 지금껏 가까스로 참아 주었다만, 이번에는 아무래도 너무 지나쳤던 것 같구나." 오시리스는 거칠게 분노했다. 반스 형제는 그 위엄에 짓눌렸다.

반스는 멍한 시선으로 오시리스를 바라봤다. 그의 분노를 삭이고 좌절감을 극복하기 위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제가 발견한 건…"

"…현존하는 모든 남녀와 아이를 소멸시킬 수 있을 만큼 위험한 것이다. 넌 지금 가늠하지도 못할 힘을 건드리고 있어." 오시리스는 반스를 힐난했다. "지금 분명히 경고하겠다. 등대에서 떠나라. 소박한 삶을 살아라. 가정을 꾸려라. 음악을 작곡해라. 어리석은 짐을 모두 버리고 수성을 떠나라."

반스는 그 말을 곱씹었다.

"자랑스러워해 주실 줄 알았습니다…"

오시리스가 뚱하게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뜻을 조금이라도 존중한다면 받아들여라. 네 의무는 다른 사람이 승계할 것이다."

반스의 가슴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것만 같았다. 두려움이 물밀 듯이 그의 폐에 차올랐다. 그는 할 말을 잃고 풀 죽은 채 그토록 오랫동안 존경해 왔던 사람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수성의 풍광 앞에 선 그는 벅찬 가슴으로 귀를 기울였다. 아름다운 금빛 모래 언덕이 산들바람에 나부끼다 흘러내렸다. 벡스의 포대 아래로 방산충 체액이 떨어져 내렸다. 주인 없는 정찰 신호기가 멀리서 맥동했다. 그는 한때 노래로 영감을 주었던 구조물을 등지고 섰다. 지금 그 구조물은 귀가 먹먹할 듯한 침묵으로 그를 조롱했다. 어쩌다가 이토록 끔찍한 오류를 범하게 된 걸까?

오시리스는 반스에게 아련한 연민을 느꼈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했기에 아무런 인사 없이 떠났다.

"참 안타깝네요." 사기라의 목소리는 조롱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이 옳았어요. 그가 알아낸 건 모두… 그 영향력은 정말이지…"

"나도 알아." 오시리스는 후회라도 하는 듯 대꾸했다.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더욱더 위태로운 거고."

"오시리스 님! 기다려 주십시오!" 반스 형제가 등대에서 정신없이 뛰쳐나왔다.

"이제 시작이군요."

"조용해, 사기라."

"마라 소프 여왕께서... 그대에게... 말해 달라 하셨습니다..." 반스는 숨을 헐떡였다. "이런 말씀이셨습니다. '씨앗을 심어라.'"

오시리스는 묘한 표정으로 반스를 살폈다.

"전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그대라면 알 거라고 하셨습니다." 반스는 사과하듯 덧붙였다.

"알 것 같다." 오시리스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반스의 오르내리는 어깨에 손을 얹었다. "고맙다. 아주 유용한 말이다. 잘했어."

그 말만 남기고 오시리스는 떠났다.

반스는 오시리스의 항해가 시작되는 소리를 들었다. 터빈 엔진이 연료를 태우는 매캐한 냄새가 그의 콧구멍을 가득 채우고, 그는 다시 혼잣말을 했다. "잘했어." 희미한 미소가 입가에 떠올랐다.


10. 제9장 - 고무|의 첨탑|[편집]


새로운 등대가 태양의 실루엣을 가렸다. 등대는 궤도에 영원히 멈춰 서서 울퉁불퉁한 수성 표면에 벌레처럼 구불거리며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를 남겼다. 우주선들이 내려앉았다. 흠 없이 이곳을 찾아온 이들도 있었지만, 선봉대의 아슬아슬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온 자들도 있었다. 녹과 모래가 굳어져 가고, 먼 우주에서는 번영에 관한 설익은 대화에 불이 붙었다.

기갑단의 흠집은 궤도에 남지 않았다.

조각난 선들이 지형을 다시 쓰지도 않았다.

부산한 고요함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해결하지 못한 불편한 가려움.

무지도 불식시키지 못하는 깨달음의 경향. 통합은 연약하다는 것.

반스는 낡은 등대에 서서 미친 듯이 무한의 시뮬러크럼을 조립했다. 그건 시뮬레이션 씨앗의 조각과 연결된 벡스 건축물을 이용하여 주머니 숲을 모방한 기계였다. 오시리스의 지식이 남긴 질감이 있는 기록과 설계도가 그의 손을 이끌었다. 오가는 수호자들에게서 코로나 질량 방출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충전된 입자가 다량으로 우주에 분출되며 별 바람의 포효에 휩쓸려 볼 수도 감지할 수도 없는 중력의 괴물 주위를 맴돌았다. 수성으로 가는 길이 경험 없는 자들에게는 점점 더 위험해졌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추측의 전조가 되고, 그는 징후를 읽었다. 그는 예언을 가슴과 정신과 의지로 암기하고 있었다.

폐허.

무언가 |너무나도 오래되었지만|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오그라드는 별의 형제였다. |굶주린 환자가 거대한 아가리를 벌리고| 비쩍 마른 그림자가 수성을 향해 뻗어 나갔다. |알려진 것만으로도|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첨탑들이 그 손아귀 앞에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모두 함께 안도했다.| 감미로운 음조가 빛을 잃은 광야 아래로 낮게 깔리고 암흑의 |구원의| 무게가 그림자 아래에서 진동했다. 그들의 메아리가 바깥으로 쏟아져 나와 |깨우고| 무너져 내리는 첨탑들 사이에서 |대화하며| 흘렀다. 단 하나의 빛이 아무도 보지 못하는 가운데 깜빡이며 |하나의 종말이| 태어났고 |여럿이| 그림자처럼 번져 나갔다. 옛 등대는 |첨탑의 공동체로서 장밋빛| 빛을 내뿜고 환하게 타올랐다. 그림자가 등대를 뒤덮었다. |그리고 약점에 접촉했다.|

도구인
반스는 |그들이 고무된 목소리로| 흐느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소리가 아닌, |열렬하고| 낮게 |의식을 치르듯| 웅웅거리는 소리가 죽음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반스는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앞으로 닥쳐올 일을 보았다.|

이날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그 무엇도 충분하지 않았다.


10.1. 해석본: 제9장 - 고무[편집]


새로운 등대가 태양의 실루엣을 가렸다. 등대는 궤도에 영원히 멈춰 서서 울퉁불퉁한 수성 표면에 벌레처럼 구불거리며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를 남겼다. 우주선들이 내려앉았다. 흠 없이 이곳을 찾아온 이들도 있었지만, 선봉대의 아슬아슬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온 자들도 있었다. 녹과 모래가 굳어져 가고, 먼 우주에서는 번영에 관한 설익은 대화에 불이 붙었다.

기갑단의 흠집은 궤도에 남지 않았다.

조각난 선들이 지형을 다시 쓰지도 않았다.

부산한 고요함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해결하지 못한 불편한 가려움.

무지도 불식시키지 못하는 깨달음의 경향. 통합은 연약하다는 것.

반스는 낡은 등대에 서서 미친 듯이 무한의 시뮬러크럼을 조립했다. 그건 시뮬레이션 씨앗의 조각과 연결된 벡스 건축물을 이용하여 주머니 숲을 모방한 기계였다. 오시리스의 지식이 남긴 질감이 있는 기록과 설계도가 그의 손을 이끌었다. 오가는 수호자들에게서 코로나 질량 방출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충전된 입자가 다량으로 우주에 분출되며 별 바람의 포효에 휩쓸려 볼 수도 감지할 수도 없는 중력의 괴물 주위를 맴돌았다. 수성으로 가는 길이 경험 없는 자들에게는 점점 더 위험해졌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추측의 전조가 되고, 그는 징후를 읽었다. 그는 예언을 가슴과 정신과 의지로 암기하고 있었다.

폐허.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타났다. 오그라드는 별의 형제였다. 비쩍 마른 그림자가 수성을 향해 뻗어 나갔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첨탑들이 그 손아귀 앞에 무너져 내렸다. 감미로운 음조가 빛을 잃은 광야 아래로 낮게 깔리고 암흑의 무게가 그림자 아래에서 진동했다. 그들의 메아리가 바깥으로 쏟아져 나와 무너져 내리는 첨탑들 사이에서 흘렀다. 단 하나의 빛이 아무도 보지 못하는 가운데 깜빡이며 태어났고 그림자처럼 번져 나갔다. 옛 등대는 빛을 내뿜고 환하게 타올랐다. 그림자가 등대를 뒤덮었다.

반스는 흐느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소리가 아닌,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죽음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반스는 두 눈을 감았다.

이날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그 무엇도 충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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