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함장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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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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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항목 1 - 카론의 윤곽
3. 항목 2 - 욕망과 재배치 1부
4. 항목 3 - 욕망과 재배치 2부
5. 항목 4 - 부재의 샘
6. 항목 5 - 눈의 연회
7. 항목 6 - 과도한 탐욕
8. 항목 7 - 노여움
9. 항목 8 - 아케론의 벽
10. 항목 9 - 이단의 육신
11. 항목 10 - 통 속의 피
12. 항목 11 - 음울함
13. 항목 12 - 채무자의 칼



1. 개요[편집]


이 지식은 업적인 기억의 결속을 진행하면 얻을 수 있다.


2. 항목 1 - 카론의 윤곽[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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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를 읽자 당신의 열린 마음으로 경험이 스며듭니다…

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왕의 초대를 받은 나는 내부 성유물함까지 갈 수 있었다. 나는 동반자 없이 리바이어던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칼루스의 풀 죽은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내부 전당은 반짝이지 않아서, 왠지 황금기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아무리 얄팍한 겉모습에 광을 내서 접시에 담아 내놓아 봐도, 껍질을 몇 겹 벗기면 그 안은 그저… 낡은 고물일 뿐이라는 이야기. 전성기가 오래전 지나 버린 과거의 흔적.

앞쪽에서 황실군의 금빛 제복을 착용한 군단병이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었다. 반대쪽에는 제작된 형태의 칼루스가 당당히 서 있었다. 공물 전당의 전기 로봇이나 내가 칼루스와 대화하는 데 사용했던 조각상 같은 여러 로봇들을 꼭 닮은 모습이었다.

칼루스의 조각상이 위잉 소리와 함께 깨어났다. "빨리 왔구나. 너희 동족은 언제나 무리보다 앞서 달리는 모양이지, 헌터. 이 방을 옮겨서 네가 리바이어던의 전당을 조금 더 오래 걸으며 내 환대를 즐기는 쪽이 좋겠나?"

그가 어떤 대답을 듣길 원할지 알 수 없었다. "정말 굉장한 녀석인데. 일을 수락하러 왔다." 나는 말을 돌렸다.

불편한 침묵.

"이리 와서 나를 봐라, 카타베이시스. 네게 줄 선물이 있다."

조각상은 반구형 방을 가리켰다. 위쪽으로 원호를 그리며 올라가는 벽에는 온갖 종류의 트로피가 가득했다. 고리에 걸린 뼈. 최후의 순간, 공포에 질린 눈을 둘러싼 박제.

한 무리의 의원들이 주위의 동일한 칼루스 조각상에게 기계 판을 받으며 나를 지켜봤다. 그들은 세공된 합금과 뒤엉킨 회로의 거대한 우리 주위에 모여, 성찬에 가까운 집중력으로 판을 설치했다. 어느새 우리는 진주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좌석에 홀로 앉은 형체를 둘러싼 무덤이 되었다.

"상서롭게도 일찍 도착했구나. 이리 와라. 억제된 나를 보아라. 이걸 본 자는 거의 없다." 칼루스는 우리 안에서 쌕쌕거렸다. 질식하듯 잔뜩 긴장한 목소리였다.

칼루스의 시들어 가는 형체가 부풀어 오르며 흔들렸다. 그는 내 머릿속에서 퍼져 가는 혐오감의 악취를 맡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여기 갇혀 있는 것이나 네가 그 빛에 갇혀 있는 것이나 다르지 않다. 이 육신이 날 만족시킨다고 생각하느냐? 미천한 것. 내 전기 로봇들이 내 형상의 기념비로, 내 영향력의 반영으로 서 있다. 그들이 존재하면 나 또한 존재한다. 하나가 된 집단으로서, 무가 그러하듯이."

나는 이를 악물고 그를 바라봤다. 옆으로 자리를 옮겨 그를 다른 각도에서 보고 싶었다. 그의 피부를 뒤덮은 역겨운 반투명의 얼룩을 보자 뱃속이 부글거렸다.

"네 생각이 네 공포처럼 드러나는구나, 카타베이시스. 이리 와라… 나를 보고 내 의원들이 네 생각을 누그러뜨릴 수 있게 해라."

의원들은 더 두꺼운 철판을 칼루스의 살아 있는 고통에 덧붙인 후 어색해하는 나를 스쳐 지나가 방을 떠났다. 철판 안의 기계 장치가 작동하며 자주색 빛이 사이사이의 틈으로 새어 나왔다. 진주빛이 프레임 주위를 부드럽게 휘감아 더럽혀진 귀족의 왕좌와 같은 잔으로 밀려들었다. 왕좌 아래의 호스에서 끈적이는 왕의 와인이 부글거리며 봉인된 프레임 안으로 흘러들었다. 마지막 의원이 면갑을 제위치에 고정하는 동안, 칼루스는 분필 덩어리처럼 하얀 눈으로 날 꿰뚫어 보았다. 광활한 밤의 평원에 떠오른 야생 동물의 눈처럼, 깊이 있는 보주가 면갑에서 빛을 발했다. 그리고 우리 두 사람만 남았다.

"거짓말에 관해 뭘 알고 있나, 카타베이시스?"

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 "종류가 아주 많다는 건 알고 있지."

"그 모든 게 약점이다." 칼루스의 목소리가 억제 용기에서 흘러나와 방을 가득 채웠다. "신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처럼, 그럴 능력도 이유도 없다. 진정한 힘은 위협받지 않는다. 기만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가 마지막 신이라 생각했던 자에게 배신당해야 했다."

"사기를 당했다는 얘기 같은데…?" 나는 황급히 그 질문에 약간의 예의를 덧붙였다. "…폐하?"

"내가 만든 백성들에게 배척되어 우주를 떠 다니고 있던 나를 어둠이 발견했던 때, 나는 막역한 벗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우상에 가깝다고 해야 하겠군. 그들은 내게 돌아오겠다고, 나를 고양시켜 주겠다고, 그래서 우리가 하나가 되어 별들 사이에서 춤을 추며 끝에 이를 때까지 죽어가는 별들의 황홀경을 들이키게 해줄 거라고 약속했다. 그들의 서늘하고 작은 함대는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감미로웠다. 너무나도 많은 곳에서 수많은 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공허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의 거짓말이 만든 망각의 구렁에 갇혀 있었다."

"신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 나는 슬쩍 말을 보탰다.

"그렇다. 우리의…" 칼루스는 잠시 말을 멈춰 극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진짜 모습, 표면 아래의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지극한 행복이다." 조각상 네 개가 모두 앞으로 나서 칼루스의 억제 용기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가 조각상 모두에서 동시에 울려 퍼졌다. "이리 와라. 내 전당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마셔라. 조만간 우리는 거짓말쟁이들과 대화하고, 진실로부터 거짓을 가려낼 것이다."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밀수업자의 스위치는 아직 작동한다. 정비용 측면 해치. 환기구를 발로 차서 안쪽으로 쓰러뜨려야 한다.


3. 항목 2 - 욕망과 재배치 1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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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엉망이 된 스레셔가 네소스의 희박한 대기에서 흔들렸다. 재돌입의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칼루스의 말이 귓속에 울려 퍼졌다. "이 우주선은 네 것이다."

낙하선의 좌석은 대부분 비어 있었다. 킨지크라는 이름의 사이온 장교가 내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우주선에 탑승한 이후 단 한 번도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오른쪽에서는 폭파용 주머니와 투영 소총까지 장비를 모두 갖춘 우락부락한 기갑단 백인대장이 압력복의 연결 부위를 조정하고 있었다. 다른 기갑단이 날 죽이려 드는 걸 막기 위해 배치된 인원이었다. 내가 지휘를 맡는다는 소식에 승무원 중 일부가 상당히 화를 낸 모양이었다.

내가 먼저 재촉했다. "네소스에서 군단에게 우주선을 감추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서 그들이 리바이어던을 습격하지 않았다는 게 정말 놀랍다니까."

"그러다가는 죽는다." 백인대장이 투덜거렸다. "나쁜 전략이야."

"무슨 상관이에요? 칼루스는 당신에게 우주선을 줬어요, 카타베이시스." 내 고스트, 길가메시가 나를 쏘아봤다.

킨지크는 비웃으며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헬멧 안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지글거렸다. "카이아틀의 각성으로 군단이 동요하고 있다, 인간…" 그녀의 목소리에 악의가 배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물론 토로바틀의 몰락 때문이기고 하고. 그녀는 함대의 전령을 보낸다. 우주선이 오가고, 이야기가 기록된다. 우리는 당분간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거한은 고개를 숙였다.

"처음 듣는 얘긴데. 이 우주선이 이륙한다 해도 아무도 모를 거라는 말인가?" 내가 물었다.

"당분간은 그렇다는 얘기죠." 길리가 사이온의 말을 인용했다.

"하지만 평상시라면 알아차린다는 거겠지… 이건 군단 우주선이고, 너희는 내가 도둑질을 하게 만들려는 거니까?"

"모든 기갑단 우주선은 칼루스의 것이다." 백인대장이 으르렁거렸다. "그리고 킨지크는 네 명을 따르지 않는다."

"그렇지." 나는 어깨를 앞쪽으로 축 늘어뜨리고 머리를 손에 얹었고, 스레셔는 착륙했다. 우리는 꺼끌꺼끌하고 유분이 풍부한 땅으로 내려서서는 짙은 초록색 하늘에서 천천히 피를 흘리고 있는 태양으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번잡한 기갑단의 우주선 정박소가 지평선을 따라 내려앉은 어둠 속에서 도드라지게 빛났다.

"넌 카타베이시스다." 기갑단은 내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자기를 가리켰다. "바르토란."

"네가 내 두개골 파쇄자겠지." 나는 고스트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이쪽은 길가메시라고 해. 길리라고 불러."

바르토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겠다. 하지만 전투가 일어나게 되면 내 이름을 알아야 할 거다."

"기지 전체와 총격전을 벌일 생각은 없어. 우린 조용히 물품을 재배치할 계획 아닌가, 바토?"

"그건 싫다."

"길리도 처음엔 그랬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야."

길리가 바토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그도 흥, 소리와 함께 끄덕이고는 걷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를 따라 정박장으로 향하는 방향의 절벽을 가로지르고, 해가 진 후 어둠과 적막에 감싸인 평지로 들어섰다.

우주선 정박소는 산산이 조각난 거친 타맥 평지와 초라한 병영을 방벽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곳에는 기갑단 제국의 다양한 시대에 걸쳐 있는 함선들이 넘쳐 흘렀다. 긴 대지 반대쪽에서, 길리는 전기 불빛이 반짝이는 것을 눈치챘다. 하늘색 의복을 입은 형체가 기갑단 무리 위쪽에 서서 천둥처럼 주의를 끌고 있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는 몰라도, 다들 그의 말을 믿고 있었다. 길리도 몇 마디 엿들었다. 잊혀진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없을지 더듬고, 애매한 희망의 변두리를 주물럭거리는 이야기. 그 모든 것은 과거로 다시 떨어지는 위험을 수반했다.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화물 처리장 문 밖의 정비 구역. 바닥 쪽 아늑한 지점.


4. 항목 3 - 욕망과 재배치 2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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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더 작은 우주선들이 중앙의 기함 주위로 기생충처럼 모여들었다. 킨지크는 기갑단의 모함급 전함인 그 기함을 가리켰다. "글라이콘 볼라투스." 그녀는 정박소의 경계를 둘러싼 방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으로." 동물에게 지시를 하는 듯한 태도였다. 킨지크는 지면에 손바닥을 대고 부글거리는 공허 에너지와 함께 방산충 포화의 변위를 일으켰다. 그러자 폭발하는 듯한 충격과 함께 그녀와 바토는 방벽 너머로 날아갔다. 나는 빛의 계단을 밟으며 그 뒤를 따랐다. 느슨하게 멘 텍스 메카니카 소총이 내 곁에서 달랑거렸다.

바토가 불안정한 제트 기류를 방출하며 마지막으로 천천히 내려섰다. 킨지크가 그의 앞으로 다가가 가슴 판갑에 있는 장치를 조정하고, 바토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희 물질 전송 장치다." 그는 툴툴거리듯 말했다. "잠시 신호 수신기를 정지시켜 두겠다. 그러면 우리 우주선이 위치 닻을 제거할 때까지 모습을 감출 수 있다."

우리는 갈라져서 조용한 정박소로 들어섰다. 킨지크와 나는 정박된 요격기들 사이를 구불구불 가로지르고, 바토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정박소 외곽에 있는 거대한 신호 안테나 쪽으로 향했다.

글라이콘 볼라투스의 압도적인 기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우리를 집어삼키려 다가오는 피투성이 파도처럼 하늘을 뒤덮었다. 나는 앞쪽 착륙 장치 뒤에 몸을 숨겼고, 킨지크는 지휘 갑판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정비 통로를 열었다.

나는 열린 해치 안쪽을 들여다봤다. 통로 반대쪽에는 사이온 하나가 함교의 진단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기어들어 가 기다란 소총을 등에서 꺼내 들었다.

"쏘세요."

"총은 시끄러워, 길."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었다. 그 사이온이 생각만 해도 정박소 전체가 경고 태세에 돌입할 수 있었다.

'무지하군.' 킨지크의 지글거리는 음성과 함께 그 어휘가 내 머릿속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러지 않을 거다.'

널 초대한 적은 없는데, 나는 생각했다.

파문이 번졌다. '네 정신은 집중하지 못한 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성이 거짓말을 하는 곳에 혼란이 있다.'

"이 우주선이 필요해요." 길리가 속삭였다. 그는 내 시야의 경계에서 흔들거렸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저 사이온이 이 구역에 있는 모든 기갑단을 불러들일 거예요!"

킨지크가 해치에서 나타나 우리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건 이이릭스다, 고스트. 우리 정체를 드러내진 않을 거야."

"붉은 군단이에요. 칼루스가 처형해 버릴 거라고요."

"사이온에는 여러 분파가 있지만, 기갑단 내에서 우린 하나의 단일체로서 공동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내가 그녀의 공을 인정하듯, 그녀 또한 내 공로를 알아볼 것이다." 킨지크는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나섰다.

길리는 킨지크가 다른 사이온에게 접근하는 것을 보았다. "이 작전이 실패하면, 아예 기회를 주지 마세요."

그 말이 내 폐를 옭아맸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짧은 호흡이 새어 나왔다. 나는 장총을 조준하고 기다렸다.

이이릭스는 킨지크의 기척을 느끼고는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그녀는 돌아섰다. 둘은 함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침묵 속에 공감하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들의 야심이 정확히 뭔진 몰라도 이 우주선이나 지금 이 순간, 이 기갑단보다는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난 마지막으로 수호자의 껍질을 쓴 이후로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빛으로 보호되는 불멸의 도시가 영원히 계속될 거라는 꿈을 팔았던 이후로. 영원이란 그저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을 볼 때까지 남아 있지 못할 단명하는 자들을 위한 희망이었다.

이이릭스는 길리와 나를, 그리고 내 소총을 바라봤다. 위협을 느끼는 기색은 없었다. 나는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자신들의 대의를 조용히 확언하는 그녀의 의지를 느꼈다. 한순간, 나는 젊어진 기분을 느꼈다. 나는 일어섰다.

우리는 엔진을 예열했고, 이이릭스는 우리만 남겨 두고 조용히 동료들에게 돌아갔다.

바토가 물질 전송으로 헐떡이며 함교에 나타났다. 그는 가까스로 몇 마디 말을 내뱉었다. "폭탄을 설치했다. 우린 추적되진 않을 거다."

거대한 폭발이 우주선 정박소 전체를 뒤흔들고 선체를 스치는 가운데, 글라이콘은 대기권을 돌파했다. 아래쪽 멀리 정박소에서는 불길이 치솟아, 유산의 모닥불처럼 사방으로 번졌다. 바토는 그걸 "과거를 불태워 미래의 연료를 만들 불꽃"이라 불렀다.

그게 그 반대보다는 나았다.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문은 고장났다. 강하한 이후로 계속 그랬다. 여기엔 접근하지 말 것.


5. 항목 4 - 부재의 샘[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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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를 읽자 당신의 열린 마음으로 경험이 스며듭니다…

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피가 기름과 암흑 에테르 찌꺼기와 만나 선실 층의 배수로로 흘러들었다. 나는 자리에 앉았다. 야만적인 소음이 수확자 함선 전체에 메아리쳤다. 갑판 아래의 전쟁 야수 우리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를 드러내고 미친 듯이 구속 기구를 갉아대는 소리. 온몸을 벽에 내던져 울려 퍼지는 축축한 소리.

바토는 작은 돌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수확선에 탑승했다. "화물은 확보하고 부상자는 회수했다." 그는 화물실을 폐쇄해여 리프의 폭풍을 차단했다.

"몇이지?" 나는 지금 우리 두 사람만 있는 것을 확인하고 물었다.

그는 내 걱정을 약점으로 착각했다. "내일 수확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나는 질문을 바꿨다. "킨지크가 몇 마리 필요하다고 했어?"

"이틀 간 수확하고 해안을 떠나라 했다."

"뭐에 쓰려는 건지는 얘기했고?"

"나도 모른다."

"그렇게 맹목적으로 명령을 따라도 괜찮은 거야?"

"킨지크는 네 명을 따르지 않는다, 빛의 운반자."

"나도 그렇게 들었어." 한 번도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는 너처럼 말했다. 질문을 했지." 바토가 투덜거리며 장비를 내려놓았다. "그는 칼루스를 버리고 가울의 반역에 참여했다. 우리 혈통에 치욕을 안겼다. 나는 아버지의 족쇄를 벗어 던지고 내 목숨을 황제에게 바쳤다. 그리고 자비를 얻었다. 조만간 내 혈통의 힘과 아이를 낳을 권리를 되찾을 것이다. 충성은 맹목적이지 않다. 충성에는 보상이 따른다"

"그는 패배할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쪽으로 돌아선 것 같은데."

"그는 희망이 작아 보일 때 떠났다. 끝까지 승리할 수 있는 길을 볼 수 없을 때." 바토는 생각에 잠겨 말을 멈췄다. "칼루스는 어둠의 비밀을 드러내고 그걸 사용해서 토로바틀을 되찾을 것이다. 반드시 그러할 것이다."

킨지크는 자신의 실험실 입구를 막았다. 글라이콘을 조달한 후 다급히 리바이어던에서 옮겨 온 시설로, 무시무시해 보이는 온갖 기계 장치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녀는 내 얼굴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녀의 언어가 내 머릿속에서 재구축됐다.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다."

"당신이 정확히 뭘 하려는 건지 알아야겠어."

"왜지? 놈들은 짐승이다. 짐을 나르는 짐승일 뿐이다."

나는 그 말의 윤리적 문제에 관해 생각했다. 그들도 전에는 다른 존재였다. 쪼그라들어 묻히고 무시되긴 했지만… 그래도…

"헌터는 다 그런가."

그녀는 케이드 일을 상기시키려는 것 같았다. "사체를 더럽히는 것과 다르지 않아. 너희 동족도 망자는 존중해 주지 않나?"

'나는 네 명을 따르지 않는다.' 킨지크가 지글거리며 내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나를 밀쳐내고 문을 닫으려 했다.

"바토는 따르지. 그의 병사들도 그렇고. 경멸자들에게 제발 얌전히 있어 달라고 부탁하고 싶어, 아니면 나한테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어?"

그녀는 비웃었다. "네 고스트는 어디 있지?"

"격납고 정비소에…"

"들어와라." 킨지크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연구실 안으로 이끌었다. 내 앞에는 온갖 종류의 펌프와 전선으로 장식된 커다란 수조들이 하나로 묶여 있었다. "이건…" 그녀는 가장 앞쪽에 있는 수조의 창을 열었다.

창 안쪽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경멸자가 나와 눈을 맞췄다. 그 생물이 버둥거리며 소리 없이 비명을 내지르자, 검은 유체가 이리저리 휘돌았다.

"어둠과의 자연적인 연결을 더 강화했다. 그들의 정신을, 우리 것처럼 연결해 주었지만, 남작이 없으면 그 정신을 채울 것이 없다."

나는 그 생물이 미친 듯이 수조를 할퀴어 대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느새 뼈가 다 드러난 손가락이 금속을 파고드는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했다.

"정신이 없는 존재라기엔 생각보다 훨씬 더 거친 반응인데." 내가 말했다.

"그들은 마지막으로 부여된 사고를 기반으로 생존한다. 피크룰을 위해 죽여라. 사라진 왕자를 위해. 하지만…" 킨지크는 수조에 손을 댔다. 그리고 경멸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의 눈빛은 부드러웠다. 그리고 그녀는 힘겨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의 정신은 도관이다. 그걸 통해 다양한 감정이… 교감할 수 있다." 그녀는 지친 모습의 경멸자를 풀어 주었고, 그 생물은 다시 물에 빠졌다. 두 눈에는 공포의 비명이 가득했다. "이것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감정이."

"그게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되지?"

"칼루스가 그들에게 어둠을 주입하고, 우린 그들이 아는 걸 전부 짜낼 것이다."

"어떻게?" 나는 다시 물었다.

"이상 현상에 도달하면, 너도 알게 될 거다."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곰팡이가 터빈 정비 갑판을 막았다. 들어갈 방법을 찾으면, 스위치를 켜라.


6. 항목 5 - 눈의 연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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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리프에서의 힘겨운 6주. 경멸자, 군체, 그리고 또 충분한 공포. 나는 여전히 글라이콘보다는 광활한 해안을 선호했지만, 우주선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우리는 소행성대를 건너 포보스에 정박했다. 그곳의 옛 기갑단 기지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다. 나는 기지에서 굴복자를 제거하는 일에 자원했다. 조금 날뛰고 싶었다. 하지만 화력팀을 결성하기도 전에 그곳의 굴복자들은 유순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상 현상에 비하면 우리의 작은 뱀 같은 우주선은 벌레였다. 티끌이었다. 손가락 두 개로 짓누를 수 있는 머나먼 별이었다. 화성이 있던 자리에 남겨진 바닥 없는 구덩이가 우현의 모든 현창을 채웠다. 승무원들은 몇 시간 동안 관측실에 머무르곤 했다. 일부는 억지로 끌어내야 했다. 어둠이 새어 나오는 행성 규모의 거대한 구덩이… 그 끝없는 광활함과 이성의 가장자리에 놓인 우리… 그것은 이해를 거부하는 광경이었다.

칼루스는 어제 도착했다. 그의 서기가 단 두 걸음 뒤에서 그를 따랐다. 그는 물품을 세심히 살피고 소위 교감이라는 과정을 위해 가장 먼저 사용해야 할 것을 골랐다.

그들은 무언가를 우주선에 실었다. 경멸자는 그 이후로 줄곧 입을 다물지 않았다. 킨지크가 그것을 관측실에 준비하고 있었다.

길리도 현창을 통해 그걸 보고 있었다. 밤이면 그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다 똑같아요… 끝까지요. 당신 말이 맞았어요, 카타베이시스. 그냥 전부 우리예요. 감옥이죠. 하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단 훨씬 크고요."

우린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걸까?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터빈 그라인더 위쪽 중앙에서 쉴 수 있다. 소음이 소리를 감춰 줄 것이다.


7. 항목 6 - 과도한 탐욕[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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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습의 칼루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군중이 모여들어 나와 함께 섰다. 그들은 제 황제이자 조만간 그 이상의 존재가 될 나와 함께했다. 암소트는 내가 도착했다는 말을 전파했다. 그리고 그들은 관측실에서 가장 먼저 나의 곁을 지키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수호자와 그의 작은 빛도 눈에 띄었다. 그들은 작은 가외의 미끼다. 고스트는 지켜보지만 수호자는 뒤쪽으로 물러났다. 안타까웠다.

모두가 내 노고의 절정을 참관하러 왔다. 나는 어디에나 있었다. 모퉁이마다 서 있는 조각상들이 모든 각도를 보았다. 판금으로 둘러싸인 내 용기가 왕관의 일탈을 감시했다. 그것은 요새 진지의 금으로 장식되어 내 앞에 놓였다. 나는 많은 생명으로 대가를 지불하고 그것을 군체의 손아귀에서 빼앗았지만, 그것은 기분 좋게… 정신을 연결하는 능력을 발휘하여… 그들을 굴복시켰다. 나는 내 공물을 보았다. 경멸자들은 한목소리로 허튼소리를 지껄였고, 정신을 뻗어 왕관에 접촉했다. 그것은 내 광휘를 위해 도구가 된 가시였다. 담대한 내 의원들은 정신의 닻을 내려 교감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위대함이 우리 앞에 놓여 있었다.

나를 지켜보는 자들을, 열광시켜야 하겠다.

나는 거대한 네 쌍의 손으로 박수를 쳤다. "이제… 시작하자."

나는 모든 시선을 관측실의 광활한 창을 향해 돌렸고, 셔터가 화성의 무덤을 드러냈다. 흐르는 어둠의 촉수 같은 띠가 이상 현상의 핵에서 휘돌아 나오며, 나의 모두를 도취시켰다… 긴장된 육신을 꿰뚫는 갈고리와 같은 속삭임으로, 핵을 향해 나를 불렀다. 나는 자극적인 고통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래…"

내 의원들은 왕관에 손을 얹고 그것을 통해 인식을 집중했다. 그들은 경멸자의 집합적인 신경 경로를 뜯어 열고 이상 현상의 관습적 구체의 결에 엮어 넣었다. 글라이콘은 당기는 힘에 저항했다.

속도가 이상 현상을 향해 쇄도했다. 주위의 현실이 찢어져 멀어졌다. 우리는 고통스러운 뒤틀림 앞에 멈춰 섰다. 그것이 모든 시야를 채웠다. 굽이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이 멈추고 우주가 내 의지를 수용하려 구부러졌다. 지금.

"기쁨이 내 안에. 나는 나의 모두를 네 형상으로 모방했다. 정신을 펼쳐 수많은 삶을 통과했다… 나는 모든 그릇의 기쁨과 경험을 수확했다. 하지만 다면적인 관점을 경험했으면서도 나 자신의 눈으로만 보았다. 나는 그 이상을 원했다." 나는 어둠의 무를 들여다봤다. "너는… 망각이다. 파괴는 아니지만, 일어난 모든 것의 혼합이다. 나는 너처럼 되고자 한다. 존재를 탐식하고자 한다. 네 약속을 수용하여 나를 고양하고자 한다." 내 웃음은 거칠었다. 내 모든 형체가 소용돌이치는 이상 현상을 바라보며 얼어붙었다. "나를 봐라!"

우주가 구부러져 부러지고, 나는 일어서서 미미한 현실로 돌아왔다. 다시 무시했다. 경멸자는 하나의 목소리로 허튼소리의 비명을 질러댔다. 그것이 속삭임을 잠재웠다. 모든 내가 들을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나는 정신을 뻗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만났을 때 네가 보여준 그대로였다. 나는 내 용기의 모든 경멸자 정신을 잘라 열어 너를 찾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매번 그랬다. 그래서 그들의 육체를 찢어 열었다. 발작적으로 관절에서 사지를 뜯어내고, 두개골에서 정신을 끊어내며 그들에게서 네 존재를 찾았다. 나는 먼 우리에서만 비명이 들릴 때까지 찾았다.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는 모든 승무원의 눈을 바라봤다. 그들 안에서 그것을 보았다. 너. 긴장감 속에서 마주 바라보는 관찰자.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쓰레기 구덩이 아래 지점을 파 뒀다. 아직 흐르고 있으니 서두를 것.


8. 항목 7 - 노여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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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쉽사리 잠들지 못하던 밤에 악몽이 엄습했다.

사이렌이 울렸을 때, 나는 거리에 있었다.

나는 쓰러진 채 아주 오랫동안 여행자를 바라봤다. 믿을 수가 없었다. 반자동의 정신을 생각하는 공백이었다.

붉은 군단이 휩쓸었다. 나는 그들의 끔찍한 공세가 탑 전체를 말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일어서 있었다.

잔해가 쏟아져 내렸다. 나는 외따로 떨어졌다. 길가메시를 불렀지만 그도 사라졌다.

우리가 우리의 빛을 질식시켰다.

불이 거리에서 거리로 나를 쫓았다. 빛이 없었다. 탄약도 없었다. 도시는 불타고 있었다.

얼굴 없는 바람이 냉혹한 신 아래에서 내게 비명을 질렀다. 붉은 판금의 죽음이 장벽에 줄지어 서고,

도시는 불타고 있었다.

나는 달아났다. 달아났다. 달아났다. 달아났다. 달아났다… 죄책감에 발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도시는 불타오르고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

.

길의 부서진 별이 내 수치심을 찾았다.

이제는 우리 둘만이 생존을 일구어 나갔다.

우리는 함께 기어 추방자가 되었다.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악몽이 돌아왔다. 악몽이 돌아왔다. 몇 달이 걸렸지만, 악몽은 언제나 돌아온다. 이번엔 충격이 상당했다. 우리 화물은 우주선에 실린 이후로 밤마다 울부짖었다. 분명 세 개 층 아래에 있을 텐데도 분명히 소리가 들렸다. 길도 우주선을 이리저리 떠도는 일이 많아졌다.

언제든 들고 떠날 수 있게 비상용 가방을 준비해 둬야겠다. 격납고 근처에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킨지크의 실험실 맞은편, 지금은 아주 북적이는 곳이다.


9. 항목 8 - 아케론의 벽[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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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칼루스의 무덤이자 관이 다시 한번 관측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모든 형체가 금속과 불안의 화려한 덩어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건 그가 왕관이라 부르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많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끝에, 이 교감에 참석한 승무원의 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길리와 나는 재잘거리는 몸뚱아리들 위에 서 있었다. 플러그와 케이블이 추악한 왕관 아래, 에테르에 흠뻑 젖은 경멸자의 육체에 연결되었다. 요새 진지의 금은 변색되어 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마지막 교감 시도 이후 일종의 이끼가 그 귀한 금속 장식에 파고든 모양이었다.

"금은 녹슬지 않는 줄 알았는데." 나는 길리에게 말했다. "금은 순수의 표상이잖아."

"빛처럼요?"

"으음." 나는 신음 소리를 뱉었다. 길리는 왕관과 창, 그리고 그 너머의 심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바토는 내 옆자리에 서서 난간에 기댔다. "모든 수호자는 불확실성의 지배를 받는가?"

의원들이 왕관에 다가갔다.

"바토, 내 경험상 확신이 너무 강한 사람들은 대개 죽더라고." 의원들은 왕관에 손을 얹었다. 나는 갑자기 이 방이 얼마나 고요한지 깨달았다. 우리 쪽으로 기울어졌다.

바토는 점점 더 시끄러워지는 대화를 이기려 목소리를 높였다. "네 고스트는 경멸자와 대화한다. 경멸자가 원하는 만큼 마음껏 하게 해준다."

"그냥 호기심이야.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틈이 없는지 살피는 거지. 그렇지 않아, 길리?" 나는 의심하는 기색을 숨기려 애쓰며 물었다.

길가메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관측 창의 커튼이 올라가는 동안 이미 홍채를 활짝 열고 있었다.

속도가 이상 현상을 향해 쇄도하며, 주위의 현실을 찢어 열었다. 칼루스의 달뜬 다층적 웃음이 자비를 구하는 선체의 신음을 뒤덮었다. 이번엔 달랐다. 통로가 아니었다. 벽이었다. 우리는 강하게 충돌했지만, 충격은 한 번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이었다. 언제나 아래로 향했다. 우주의 띠가 우리와 셔터 주위에서 구부러지고, 점감하는 관련성의 가느다랗고 밝은 바늘에 이끌려 들어갔다. 주변의 소실이 주류가 되고 철저히 불탔다. 각 빛의 바늘 사이의 공간이 확장되었다. 존재할, 때까지.

그 전이는 접근하기 꺼려지는 막이자 얼어붙어 울부짖는 영혼의 심연이었다. 얼음은 형체와 표현 사이 황도의 방벽에 부딪혀 삐걱거렸다.

우리는 통과했다. 태양이 없는 곳으로. 텅 빈 흐름에 실려 방향도 없이 떠갔다.

.

.

.

"황제는 어디 있지?"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그들은 격납고의 파생 구역을 잠가 둔다. 어차피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10. 항목 9 - 이단의 육신[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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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용기의 눈으로 본 이야기…

휴면. 귀속.

[두드린다]

위협.

바깥엔 폭풍.

비는 부드럽게 목마르다.

섬광이 형체를 보여준다.

내가 아는 형체.

[더 강하게 두드린다]

부드러운 속삭임이 내게서 뻗어 나간다.

모두에게.

아버지로서, 피크룰로서.

남작. 켈.

사라졌다.

또 다른 목소리…

[끊임없이 두드린다]

압박.

공포와혼란.

아니.

이것 아래의 정신이 표면을 향해 비명을 지른다.

무, 경멸자, 아들… 몰락자… 엘릭스니… 왕…

아크리이스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일어서라. 속삭임에 묻힌 목소리를 명하라.

아크리이스는 고개를 숙이지 않지만, 아크리이스는 죽었다.

껍질이 벗겨졌다.

글라이콘의 등뼈가 부러졌다. 허리뼈가 뒤엉켰다.

경멸자의 울부짖음이 무로 향하는 교차점을 알렸다.

그들은 근원으로부터 속삭임을 듣고 복종했다.

"구원을 맞이하라."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격납고 근처의 선체에 스캐너 어레이가 있다. 거기에 선을 연결해서 킨지크의 신호를 확인했다. 들을 곳이 필요했다.


11. 항목 10 - 통 속의 피[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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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몇 주가 피처럼 흘렀다.

"고스트는 어디 있나?" 바토가 투덜거리며 박살 난 경멸자를 뒤엉켜 썩어가는 어둠의 촉수에 집어 던졌다. 이 곰팡이는 시간을 잃은 광활한 공간을 거쳐 가는 동안 글라이콘 전체에서 자라나 끝없이 퍼져 나갔다.

"모르겠어." 나는 쌕쌕거리며 삐뚤삐뚤 해진 칼날을 배에서 뽑아냈다. "어딘가 다른 곳에서 친한 척하고 있겠지."

"여기 있어요. 뭐 필요한 게 있나요?" 길리가 그렇게 말하며 나타났다.

"구멍 좀 줄여 줘." 나는 끙, 신음 소리를 냈다.

바토는 우리를 매복 공격했다가 무덤으로 돌아간 경멸자 세 명을 바라봤다. "나머지가 이들의 죽음을 느낄 것이다. 얼마나 더 가야 하지?"

"우주선이 다시 전이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길리는 나를 향해 몸짓을 했다. "킨지크는 왕관을 자르면 우리가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나요?"

"그럴 거야. 우리가 이 명령 키를 파낸 것이 헛수고는 아니었으면 좋겠네." 나는 제국의 보안 키를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경멸자를 멈추기 위해서라고 했잖아!" 바토가 포효했다.

"우리가 빠져나가지 못하면 놈들을 막든 말든 아무 상관 없어."

"나는 이 목숨을 칼루스에게 바쳤다. 그런데 내게 그를 저버리라는 거냐!" 그의 거대한 형체가 내 앞을 막아섰다.

"나도 저버리는 건 좀 아는데, 그는 널 이용해서 원하는 걸 차지했을 뿐이야. 날 이용했던 것과 마찬가지지. 그는 떠났어, 바토. 그리고 우리도 곧 따라갈 거야. 그러면 네 혈통은 어떻게 될까?"

나는 글라이콘에 파장이 밀려드는 순간 일어섰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전구가 폭발하는 것에 가까웠다. 긴 점멸 후 날카로운 오한이 온몸을 휩쓸었다. 먹먹해졌다. 그 힘이 우주선 전체에 차가운 긴장감처럼 흘러가는 것이 느껴졌다.

경멸자 세 명이 움찔거리더니 기괴한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계속 여기 있어도 좋아, 내 두개골 파쇄자."

우리는 우주선의 함교에 도달했다. 우리가 어디를 가든 울부짖는 소리가 뒤따라왔다. 나는 명령 키로 문을 봉인하고, 관측실 입구의 지휘 콘솔 아래에서 킨지크를 만났다. 황실군 병사 15명에게 둘러싸여 있던 그녀가 일어섰다.

"이게 전부인가?" 내가 물었다.

킨지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명령 키를 관측실 문에 삽입했다. 잠시 후, 피스톤이 풀리고 문이 열렸다. 킨지크는 잠시 집중했다. "비어 있군…" 그녀에게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는 관측실로 들어섰다. 병사들이 방을 둘러싸고 위치를 잡았다. 바토는 어둠에 감염된 왕관을 지나쳐 걸어가 열린 관측 창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무한을 바라봤다. "우리의 충성을 바칠 곳을 어떻게 선택하지?"

나는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다들 각자 나름의 방식이 있는 거야. 누구도 옳지 않아. 너도 빚진 건 아무것도 없어, 바토."

킨지크가 준비 됐다는 신호를 보냈다. 왕관으로 다가가며, 나는 킨지크의 눈이 마지막으로 여기서 교감을 한 의원 개개인의 그을린 손자국을 쫓는 것을 보았다.

비명이 함교로 이어지는 계단에 메아리쳤다. 금속이 긁히는 소리에 뒤이어 불길이 피어올랐다.

"다른 이들을 살리기 위한 일이다." 킨지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고통을 감내할 생각은 없었지만, 칼루스의 기만은 예상해야 했다. 그의 비밀을 훔치려던 야망이 우리 모두를 파멸에 이르게 했다."

"우릴 구해 주면 비긴 거라고 해 주지."

그녀는 다음 말을 내 머릿속에 심었다. '그러지.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니까.' 그녀는 왕관에 손바닥을 얹었다.

속도가 무한을 향해 뒤로 쇄도하며 주위의 현실을 찢었다. 우리는 무 안에 서 있었고, 17명의 방어자들이 등을 맞대고 킨지크와 왕관을 둘러쌌다. 비명 소리는 더욱더 커지고, 구부러지는 강철의 삐걱거림 속에서 떨리는 경멸자의 살이 우리와 함께 무로 쏟아져 들어왔다.

몇몇 방패병의 보호막 뒤에서 납탄 소총이 사방으로 불을 뿜고, 폭발적인 위력으로 경멸자의 방어선을 뚫었다. 사격과 사격 사이에는 소각병이 앞으로 나서 유해를 화장했다. 나는 방어선에 내 총을 보태 우리를 노리던 침입자들을 쓰러뜨리고, 공허장벽 수류탄을 던져 적의 해일을 막았다. 글라이콘이 어둠의 파동에 요동치고, 킨지크는 비명을 지르며 연결을 끊으려 발버둥쳤다. 검은 불이 그녀의 손을 불태우고, 무가 우리 주위를 휘감았다. 우리는 죽은 경멸자와 텅 빈 탄창이 해일을 마주할 때까지 싸웠다.

비명이 잦아들었다. 금속이 긁히는 소리가 관측실 전체에서 메아리치고, 어둠의 파동에 글라이콘 전체가 전율했다. 불타지 않은 경멸자는 어둠에 붙들려 재구축되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당황했고, 꿈틀거리는 사체 더미에 다시 사격을 가하며 복원 절차를 중단시킬 수 있기를 바랐다.

그 혼돈 속에서 번개가 대기를 가르며 군단병 세 명을 쪼개고 소각병 탱크 한 대를 폭파시켰다. 폭발이 일곱 명을 죽였다. 원이 좁혀졌다. 우리는 번개가 쏟아져 나온 방향으로 대응 사격을 했고, 악취를 풍기는 괴인 둘이 나타났다. 그들은 방으로 뛰쳐 들어와 전기가 빠직거리는 주먹으로 날뛰었다. 나는 그중 하나에게 돌진하고, 공허 속으로 들어가 검을 꺼냈다. 바토는 발치에 놓인 방패병의 방패를 들고 다른 하나에게 덤벼들었다. 적의 번개가 방패에 맞고 흩어졌다. 우리는 남은 총들로 괴인들에게 납탄을 쏟아 부으며 거리를 좁혔다. 나는 손과 머리를 자른 후, 몸을 틀어 바토가 다른 괴인의 얼굴을 방패로 올려치는 것을 보았다.

킨지크가 비명을 내질렀다. 돌아서 보자 그녀는 검은 불길에 휩싸여 있었고, 우주가 우리 주위에서 질주했다. 그녀는 조금이라도 더 버텨 보려고 고통을 우리에게까지 펼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나는 바토를 돌아봤다. 그 너머의 더 먼 곳을, 무의 안쪽을, 불타오르는 향로의 연기를 끌어들이는 거대한 실루엣을 바라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여기는 우리가 죽을 곳이었다.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칼 아래에 잘라낸 은신처. 근처에 실험용 기술을 보관해 두었음.


12. 항목 11 - 음울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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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베이시스의 눈으로 본 이야기…

효과는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킨지크가 일을 제대로 끝마쳤는지 알 방법조차 없었다. 길리는 나를 되살릴 안전한 장소를 찾는 데만도 며칠이 걸렸다고 했다. 적 모두가 뒤따르는 덩치 큰 녀석이 그를 쫓고 있었다.

나는 기갑단의 사체를 매장하는 일을 계속했다. 대가는 작지 않았고, 모두를 매장해 줄 수도 없었다.

우리는 눈에 띄지 않으려고 내가 우주선 전체에 비상용 가방을 감춰 둔 밀수업차의 은신처를 활용했다.

그들 중 하나의 눈에 띄기라도 하면 모든 게 끝이다.

대략 한 달… 아니, 석 달 가량 추적했다. 파동은 무작위로 밀려들었다. 그중 하나가 적중하면, 우주선의 구역이 재배열되고 나는 다시 길을 찾아야 했다.

길가메시는 점점 더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말수도 줄었다. 며칠 씩 사라져 버리곤 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매번 돌아왔다.

죽을 때, 나는 도시가 불타는 꿈을 꿨다. 죽음의 꿈이 먼저였다. 깨어났을 때,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건지 알 수 없었다. 길리는… 말하지 않았다.

이것과 기억에 남은 마지막 삶 사이에만도 백여 개의 생명이 꺼졌다.

나는 납골당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살아났다. 어느새 늙어 있었다.

"일어나세요." 길리의 목소리는 희미했다.

"왜? 굶어 죽는 것 말고는 할 일도 없잖아."

"또 포기하는 건가요? 그냥 여기에 내버려 두면 좋겠어요?"

나는 몸을 굴려 그를 바라봤다. "포기하는 게 아니야. 그냥… 내 빛을 거두고 보관해 줘… 빠져나갈 길이 생길 때까지."

"있잖아요, 전에는 우리가 힘을 합치면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보니 그저 또 다른 순환에 갇혀 있을 뿐이네요."

"먹을 게 없어, 길. 넌 공허함이 널 갉아먹는 그 기분을 느낄 필요 없잖아. 여기서 빠져나갈 때까지 날 내버려 두겠다고 약속해 줘."

길가메시는 아무 말 없이 오랫동안 나를 바라봤다. 나는 눈을 감았다.

"약속할게요."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환기 통로의 미로. 그 안 어딘가에 있음. 썩을 곰팡이가 자꾸 길을 막음.


13. 항목 12 - 채무자의 칼[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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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시의 눈으로 본 이야기…

나는 한때 나의 수호자였던 사체 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그의 수치를 숨겨 주었다. 그의 불길이 죽었을 때, 마지막 온기로 남아 주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의무가 날 삶에 묶어 두는 목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줄이 차가운 똬리로 현실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더는 그 줄에 매달려 헐떡이고 있을 수 없었다.

진실을 보라고, 속삭임이 말했었다. 이 우주선 위에서 고통받는 내내 나는 진실을 보았다. 저 너머의 세상에서는 폭력의 소우주가 펼쳐지고, 탈출로는 오직 하나뿐이었다. 이제 곧 카타베이시스도 그걸 알게 되리라.

경멸자 구경꾼이 우리를 둘러쌌다.

나는 카타베이시스를 되살렸다.

"길리…" 카타베이시스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소총이 옆에 놓여 있었다. "이건 뭐지?"

"나갈 길이요. 더는 당신을 데리고 다닐 수 없어요."

"날… 저버리겠다는 거야?" 카타베이시스는 경멸자와 소총, 그의 고스트를 바라봤다. 아니, 이제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의 것도, 여행자의 것도,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난 모든 걸 희생해서 당신을 끌고 왔어요. 살아남는 데 필요한 힘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죠." 나는 그가 잊고 싶어하는 진실을 말했다. "그런데 무슨 소용이죠? 어차피 아무것도 끝나지 않아요. 끝없이 계속될 뿐."

경멸자가 끊어진 통로에 모여들었다. 카타베이시스는 침잠했다. "그러지 않겠다고 했잖아…"

"당신, 여행자. 당신들이 나를 이 죽음의 종말에 가뒀어요. 이제 우리 모두 풀려날 때가 됐어요."

"그게 무슨 소리야?" 그의 말은 돌처럼 무거웠다.

"우리의 빛을 끊어요. 아니면 저들이 당신을 일천 개의 삶으로 찢어 놓을 거예요." 나는 경멸자를 향해 몸짓했다.

"설마."

"당신 죽음의 무게는 무거워요, 카타베이시스. 하지만 당신이 깨달을 수만 있다면 몇 번이라도 되살리겠어요." 그는 깨닫지 못했다. "전 고통을 느끼지 않는 줄 아세요? 당신이 망각의 구렁에 숨어 있을 때 전 고통받지 않는 것 같냐고요?"

카타베이시스가 달려들었다. "네가 부탁한 건 전부 다 했잖아."

"날 버렸잖아요!" 나는 소리쳤다. "날 여기 버렸어요. 도시에 버렸다고요. 내가 여행자를 외면하게 만들었어요. 우리는 저 수조 안에 들어 있는 경멸자나 마찬가지예요. 공포와… 혼돈… 속에 영원히 익사하는 존재. 당신 때문이에요."

"도시는 불타고, 난 살고 싶었어. 모든 게… 그래야 우리가 살 수 있었어."

그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 여기는 태양계와 다르지 않았다. 피의 통.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 "지금 빛이 불타고 있어요."

"우린 살아남을 수 있어." 카타베이시스가 나를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 "도와줄래?"

"전 살아남는 걸 원하는 게 아니에요, 카타베이시스." 나는 그에게서 멀어졌다. "구원을 원해요."

"…너도 영향을 받았구나." 카타베이시스는 희미하게 흐느꼈다. 이제야 깨달은 모양이었다.

"당신이 끝낼 수 있어요. 우리 둘 다요. 이제 당신이 희생할 차례예요." 내가 말했다.

"모든 게 거짓이었어!" 카타베이시스가 소총을 잡았다.

레버가 작동했다.

무를 향해 발사했다.

고스트는 죽은 기억이 되었다.

여백에 휘갈겨 쓴 내용: 이미 다리 아래로 흘러가 버린 물, 다시 파도가 밀려들면 일어서려 하는 사체가 가득하다.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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