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가디언즈/지식/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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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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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봉대 업적 지식
빛 업적 지식
황혼과 새벽 업적 지식
어둠 업적 지식



1. 개요
2. 토미의 성냥첩
3. 네 번째 기수
4. 펠윈터의 거짓말
5. 타타르스탄
6. 전쟁지능 칸잘리
7. 경이 방어구
7.1. 사이탄의 성벽
7.2. 뇌수의 보호구
7.3. 펠윈터의 투구
8. 전설 방어구
8.1. 헬멧
8.2. 가슴
8.3. 팔
8.4. 다리
8.5. 직업


1. 개요[편집]


자격의 시즌 패스 아이템들의 지식이다.

2. 토미의 성냥첩[편집]


"여긴 따뜻하군."

7번 가 헌터 아지트의 입구로 들어서자 두 개 층 아래로 이어지는 어둡고 너저분한 계단이 나타났다. 머리 위로 자기 부상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오노르는 계단 아래에 도달했다. 그녀는 점멸하여 공허를 통과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계단을 건너뛰었다. 조금 화가 났다. 이 장소를 마련한 헌터는 이런 계단을 이용하여 방문자에게 극적이고 위협적인 느낌을 주려 했을 것이다. 그게 완전한 시간 낭비라는 사실은 떠올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번 방문 또한 그럴 것 같았다. 이곳은 버려진 시설 같았다. 내려가는 길에 눈에 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머리 위 녹슨 등불 아래로 카드 테이블이 몇 개 놓여 있었다. 바닥에는 아마도 장전된 것으로 보이는 보조 무기가 몇 개 놓여 있었고, 벽에는 기대어 놓은 소총들도 보였다. 위층 음식점에서 가져온 음식 포장지가 총들과 함께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총이 훨씬 더 많았다.

모퉁이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오노르가 손에 쥔 미뉴에트-42 핸드 캐논을 들어올렸다.

"이런, 저기요. 아지트에선 무기를 꺼내면 안 됩니다. 당신, 미쳤어요?" 전투 장비 일체를 차려입은 헌터가 고스트와 함께 그림자 밖으로 나왔다. 둘 다 손을 들고 의체를 열어 공격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고 있었다. 말을 한 건 고스트였다. "아, 워록이군요. 그럼 그렇지."

헌터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오노르는 가마우지 인장을 꺼내 보였다. "실천의 세력, 오노르다."

"내사부에서 헌터 아지트에는 무슨 볼일입니까?" 질문 그 자체가 거짓말이었다.

"당신 이름은."

"토미입니다." 고스트가 말했다.

"전 고스트예요." 헌터가 말했다.

오노르는 미뉴에트를 총집에 넣고 방을 다시 한번 둘러봤다. "다들 어디 있지? 탑에도 헌터가 별로 보이지 않던데. 현상금과 공격전 임무가 쌓이고 있다."

토미가 의체를 닫았다. "방랑자가 실천의 세력에 초과 근무를 시키는 모양이군요. 케이드가 죽은 이후로—"

고스트가 기다란 칼을 무장한 주먹 뒤에서 꺼냈다. 칼이 차가운 노래를 불렀다.

"—제대로 된 헌터는 한 명도 빠짐없이 세상을 구원할 임무를 수행하거나 도시를 떠나 시간을 보내더군요. 선봉대 모험을 피하기 위해서겠죠."

오노르는 고스트에게서 토미로, 다시 고스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저기요." 토미가 속삭였다. 고스트는 칼을 다시 집어넣고 앞으로 나섰다. 그가 총신이 하얀 장총을 꺼냈다. 일반적인 탄창이 아닌 납작한 원반형 드럼이 붙어 있었다. "저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비싼 건 이겁니다. 가져가세요. 우리가 여기 있었다는 얘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마시고요. 그리고 선봉대의 그 자리에 누구든 앉혀 주세요. 헌터들이 지금 제정신이 아니에요."


3. 네 번째 기수[편집]


평범한 무기가 아닙니다. 길잡이입니다.

"기갑단이 우리에게서 이 무기를 빼앗으려 하는 데는 이유가 있네.

"자네가 네 번째 기수를 들면 폭풍을 불러오네. 천둥을 좌지우지하고 번개 같은 속도로 총알을 날려 공포를 불어넣지. 비가 잦아든 후 구름을 가르는 빛처럼, 적 사이를 누비게.

"자네는 자연의 힘이네. 저지도, 예측도, 거부도 불가능하지.

"네 번째 기수가 무엇을 가져다주는지 잊지 말게."

—자발라 사령관

4. 펠윈터의 거짓말[편집]


"그냥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그래. 아무 의미 없어." —펠윈터 경이 티무르 경에게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전쟁지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아? 아는 거 알고 있어. 우린 몇 세기 전부터 전쟁지능을 구동하고 있지.

"그냥 강력하기만 한 것도 아니야. 지능적이기도 하지. 황금기의 비밀을, 여행자가 도착했을 때부터 붕괴가 일어났을 때까지 낱낱이 보관하고 있어.

"네 머릿속에 그런 정보가 몽땅 들어 있고, 그걸 사람들이 안다고 상상해 봐.

"그러니까 말하면 안 돼. 아무에게도.

"넌… 완전히 새로운 존재야. 일부는 수호자고, 일부는 전쟁지능이지. 너 같은 존재는 달리 없어.

"… 여행자가 너를 우리에게 보낸 이유가 그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걸 이해 못 하겠지. 그리고 라스푸틴은 절대로 너를, 우리를 쫓는 것을 멈추지 않을 거야.

"절대로.

"그러니 우리만 알아야 돼, 펠윈터. 너와 나만.

"이건 우리의 거짓말이고, 오로지 우리만의 것이야."

5. 타타르스탄[편집]


::모든 것이 사라졌다.::

"좋아, 붉은 친구. 잠시 돌아가 보자고. 계속 언급한 그 '세라프'라는 게 대체 뭐야?"

::내게는 전부 그저 사물이다. 내게 필요한 모든 것.::

"그건… 아무 도움이 안 되는데. 세라프라는 게 무슨 의미지? 이 파일에서는 네가 '일곱 세라프'를 위해 행성 전투 플랫폼을 구축하고 보관해 두었다고 하는데. 황금기는 평화의 시기 아니었던가?"

::평화의 시기였다.::

"이 정도면 엄청난 화력이잖아, 붉은 친구."

::검이 평화를 지킨다.::

"게다가 이 방어구는… 수호자라도 이런 방어구는 거부할 수 없을걸."

::그들이 날 지켜 주었다. 나는 그들을 지켜 주었고.::

"세라프는 이제 사라진 건가?"

::모든 것이 사라졌다.::

"그러면 네가 수호자들에게 준 검이 세라프 것이라는 거지."

::그렇다.::

"그들을 믿어?"

::모든 것이 사라졌다.::


6. 전쟁지능 칸잘리[편집]


디지털화된 수수께끼 무늬가 새겨진 의식용 칼날입니다.

[[뉴런-피복 열쇠]

[수차례 반복해서,

달려 지나가다]

[의식에서]

[의례에서]

[생명의 연속에서]

[심상//역사]

[상상//은총]

[시야//예지]

[신의 힘으로 만들어진 전쟁]

[그려진 데이터 조각]

[조화의 계산]

[생산된 규모]

[명령 미완료]]

7. 경이 방어구[편집]



7.1. 사이탄의 성벽[편집]


"어디, 마음껏 돌파해 보라고 해." —사이탄 군주

겨울은 혹독했다. 옛 러시아 32번 구역 주민들은 월동 준비가 미흡했다. 이 땅을 유린하는 무자비한 눈보라 때문에 최근에 집을 잃은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며 보금자리를 찾던 이들은, 보호를 약속하는 남자에게 의탁했다. 타이탄 전쟁군주, 사이탄에게.

마구간에는 먹을 만한 것이 가득하고 탑에는 물자가 흘러넘치는 데다 대전당에는 사람이 바랄 수 있는 별미라는 별미는 모두 갖추어져 있는데도, 사이탄은 식량을 배급하지 않고 공급망을 꽉 쥐고 있었다. 배고픈 군중은 폭동을 일으킬 힘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빛만으로도 이미 현상을 유지하고 남을 만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고픈 사람들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사이탄의 철학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곧 그의 요새 문을 쾅쾅 두드리기 시작했다. 사이탄은 짐짓 위압적인 태도로 문을 열어 주고, 따뜻하고 안락한 전당과 사람들 사이를 몸소 막아섰다.

"나의 집은 자격을 얻을 의지가 있는 자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내가 있는 곳을 지나가기만 하면 된다." 전기 빛을 띤 그의 손이 번뜩였다.

한 사람이 용감하게도 우뚝 선 전쟁군주를 지나 뛰어가려 했다. 그의 코가 문간을 지나가나 싶은 순간, 그는 대혼란의 주먹을 맞고 바스러지고 말았다.

"또 누구 있나?"


7.2. 뇌수의 보호구[편집]


주인을 알지 못하는 것을 길들이려면, 폭풍을 감내해야 합니다.

토르는 먼바다와 안개에 둘러싸인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언덕 위에 잠들어 있었다. 토르의 체념으로부터 나온 소용돌이가 그의 주변 위를 맴돌았다. 토르가 왕권을 차지하고 뇌수의 소용돌이에 도전장을 냈을 때처럼, 그것은 수년 동안 격렬하게 움직였다.

구름이 폭풍의 가장자리에서 큰소리를 내며 맴돌고 중앙 적란운을 통과한 낙뢰가 두 갈래로 갈라지며 쪼개졌다. 하늘이 번개로 파문을 일으키자 뒤틀린 벼락이 돌격하여 무시무시한 속도로 땅을 그슬렸다. 명상에 잠겨 고요 속에 남아 있던 토르의 메마른 껍질은 오래전부터 죽어 있었고, 양 끝에서 번쩍이며 규칙적인 빛을 쬐고 있었다. 그의 시체 주변의 방어구는 마치 스릴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용 깃발처럼 고동을 치면서 한 줄기 빛을 내보냈다. 그것은 여러 번 티브 루신의 눈에 띄었었다.

그녀는 산발적인 포격을 뚫고 안전한 경로를 만들기 위해 한참을 지켜보았다. 유리로 엮인 회전축이 그녀의 무게를 강하게 지탱하고 있는 동안 소금에 절여진 먼지가 그녀의 발밑부터 경로를 만들었다. 폭풍에 닿기 위해 고통스럽게 뻗어 나가는 도관처럼, 수정과 같이 투명하게 연결된 망을 통해 흐르는 정적을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빛은 장화에 달린 금속 죔쇠로 펄쩍 뛰어오르듯 전기가 밀려오는 것을 기뻐하듯 전율했고, 그녀는 땅에 닿기 위해 빗장 비둘기처럼 또 다른 빛나는 발판에 몸을 던졌다.

토르에 시체에 이르자 소용돌이는 안정을 찾았다. 지팡이 하나가 그의 발치에 뉘어있었다. 충전된 압력의 장벽이 그의 주의를 감싸고 있었지만, 티브는 그 틈새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번개를 구부려 회로의 고리를 만들어 되돌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빛을 통해 터득한 그녀의 기술이었다. 그녀는 틈 안으로 손을 넣어 토르의 관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오존과 습기 가득한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고는 보호구를 어깨 위로 흘려보냈다.

머리 위에서 우레가 울려 퍼지고 번개가 토르의 언덕으로 흩어졌다. 티브는 지팡이를 털어내며 그녀의 전기 빛을 형상화했다. 지배는 손아귀에 있었고, 도전은 받아들여졌다. 그녀는 폭풍을 휘게 하고, 번개의 육신으로 살아간다.


-뇌수의 유산


7.3. 펠윈터의 투구[편집]


"저 밖에서 살아남으려면,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 있어야 한다." —펠윈터 경

"저 친구야." 라데가스트가 흡족하게 말했다.

펠윈터는 산탄총을 풀어 옆에 세운 채로 강철 군주들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말이 없었다.

"좋아." 에프리디트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자, 일단 강철 군주다워 보이긴 하는군. 살벌하고 근엄해."

살라딘 경은 입꼬리를 당겼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에프리디트는 펠윈터 주위를 돌면서 그의 낡은 방어구를 관찰했다. 그녀는 그의 뒤에서 멈춰 서고는 찜찜하다는 듯이 말했다. "뒤로 돌아 봐."

펠윈터는 잠시 주저하고는, 마지못해 어색하게 발을 내리찍으며 제자리에서 돌기 시작했다. 그가 돌아서자 강철 군주들에게 투구의 뒤가 보였다. 그 안에는 망가져서 깜박이는 고스트가 박혀 있었다. 눈은 미친 듯이 빙빙 돌고 있었다.

"저게 대체 뭐지?" 스코리가 숨죽여 말했다.

펠윈터가 다시 돌아섰다. "전쟁군주의 고스트다." 그가 말했다.

모두 아연실색하여 말이 없었다.

"그래." 에프리디트가 천천히 말하고, 다시 걸어가서 대열에 합류했다. "첫 번째 규칙이다. 반쯤 죽은 고스트로 방어구를 개조하면 안 돼." 그녀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거 빼내."

"편리한데." 펠윈터가 말했다. 옆에 떠 있던 그의 고스트가 고개를 끄덕이듯 위아래로 움직였다.

"에프리디트의 말에 동의해야겠군." 살라딘이 말했다. "그 고통을 끝내 줘. 오래전에 했어야 하는 일이야." 그가 펠윈터를 보았다. "타협은 없다."

그들은 서로 한참을 노려보며 상대를 가늠했다.

"알았다." 마침내 펠윈터가 말했다. "빼지."

하지만 그는 끝내 그러지 않았다.


8. 전설 방어구[편집]



8.1. 헬멧[편집]


"이 망할 것들이 대체 얼마나 있는 거지?" —아르투르 보로닌 중위

제1장: 배달

보로닌은 하마터면 들고 있던 탄약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랬다면 주위의 모든 동료들에게 대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다. 물론 뭔진 몰라도 그들이 준비하고 있는 재앙만큼 끔찍한 건 아닐 테지만, 지금 그의 온몸을 타고 흐르는 당혹감을 모두에게서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다. 그는 이런 임무가 싫었다.

"저기, 모로조바 님!" 보로닌은 헐떡이며 큰 목소리로 직속 상관에게 물었다. "이게 다 어디로 가는 건지 아십니까?"
모로조바는 아이를 침대에 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상자를 땅에 내려놓았다. "전혀 모르겠어. 위에서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만 내려왔다. 타이탄 때문에 다들 놀랐다고 하던가."

보로닌은 헬멧을 벗고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냈다. 타이탄? 거기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걸까? 통신 상태는 좋지 않았고 간혹 전달되는 명령에는 자세한 내역이 빠져 있었다. 탄약을 지정된 좌표로 운송하라. 탄약을 비축해라. 반복한다. 고기동성 다용도 차량도 사용할 수 없다. 도로 밖에서 은밀히 처리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 화력이 전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리고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걸까? 보로닌은 상자를 들고 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모로조바 바로 뒤에서 몇 시간 동안 터덜터덜 걸었다. 탄약 상자가 꽤나 거추장스러웠고, 이번 여름은 그가 기억하는 것 중 가장 건조했다.

목적지에 도달하자, 전달 물품의 목록을 바삐 취합하고 있던 바이코프가 대충 인사를 했다. 보로닌이 처음 보는 두 명의 병사가 상자를 땅에서 솟아오른 수직 갱도 입구에 놓았다. 한 병사가 명령을 입력하자 화물은 압축 공기에 의해 발생하는 "슈욱" 소리와 함께 지표면 아래로 사라졌다.

"어디로 가는 겁니까?" 보로닌이 물었다. 바이코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으며 눈썹이 일자로 모여들었다. 그는 다시 작성하고 있는 목록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음 라운드 뛸 준비 됐어?" 모로조바는 보로닌의 일 년 치보다 더 큰 열정을 보이며 말했다.

"피할 수 없으면 해야죠."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고, 떠나는 그들 위로 구름이 모여들었다. 조달하고, 반복하라.


8.2. 가슴[편집]


수호자와 성역을 상실했습니다.

제2장: 추락

첫 번째 번개가 내리치자 보로닌의 팔에 정전기가 흐르고 톡 쏘는 염소 냄새가 대기를 가득 채웠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가슴에 가져갔다. 몸이 온전한지 확인하기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 두 번째 번개가 근처 땅을 내리치고, 다시 또 한 번 내리치자 그의 시선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번개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는 충격을 받아 우뚝 멈춰 섰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겁에 질려야 마땅했지만, 지금은 두려움보다는 당혹감이 느껴졌다.

비가 오지 않았다. 그는 먹구름이 보일 거라고, 아니, 뭐든 보일 거라고 예상하며 지평선을 바라봤지만, 아른거리며 그를 향해 다가오는 푸른색 번개의 장막만 보일 뿐이었다.

그는 달뜬 걸음이 피워 올린 모래 구름 속에 탄약 상자를 버리고 인근 들판의 대피소를 향해 달렸다. 번개가 땅을 할퀴자 들불이 피어나고 바위가 불에 그슬렸다. 번개가 내리치는 타이밍에는 규칙이 없었고, 그 빈도가 너무 잦아서 천둥소리가 따라잡지 못했다.

그 소동의 한가운데에서 그는 모로조바를 잃어버렸다. 몇 시간 동안 화물을 나르느라 기진맥진해진 그의 정신은 원시의 본능에만 의존했다. 도망쳐.

그래서 그는 사방의 대재앙을 피하며 최선을 다해 도망쳤다. 발아래 땅이 흔들리는 와중에 이어폰에서 소리가 들렸다. "...보조 대피 기지로..."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가 교신을 집어삼켜 귀에 들린 건 그것뿐이었다.

기지를 향해 서쪽으로 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거세진 바람이 그를 쓰러뜨렸다. 그는 갑작스럽게 흉포해진 폭풍의 위력에 한순간 순수한 경외감을 느꼈다. 거칠게 땅에 나뒹굴면서 감각중추를 확인했다. 주위를 가득 채운 전기 파장 때문에 온통 엉망이 되어 있었지만, 나침반은 가까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쪽으로, 그는 달렸다.


8.3. 팔[편집]


이제 멀지 않습니다.

제3장: 친구를 위해

보로닌은 재앙과도 같은 기후를 통과하며 뿌리째 뽑힌 나무와 파괴된 차량 아래 몸을 숨겼다. 자신이 모든 것의 종말을 목도하며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대자연의 습격을 받고 있는 기지를 폭풍이 둘러쌌다. 민간인들은 무리를 지어 '행성간 장기 탐사용 활동 정지' 장치로 떠밀려 가고, 번개가 위세를 자랑하기라도 하듯 가까운 연료저장소에 불을 붙였다. 폭발이 사람들을 덮치던 순간, 공포와 열기를 피해 고개를 돌린 보로닌은 그녀를 보았다. 기지에서 대략 250미터 떨어진 곳에 모로조바가 불에 그슬려 연기를 피워 올리며 잔해와 재에 묻혀 있었다.

보로닌은 감각중추를 끌어냈지만, 주위를 가득 채운 전자기 때문에 수신되는 건 잡음뿐이었다. 그녀가 살아 있는지 회수 가능한 상태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상급자이면서도 그를 존중해 주었고, 그의 결혼 생활이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도 곁에서 함께해 주었다—

"어차피 죽을 텐데, 뭐."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휘몰아치는 번개와 돌풍 속에서 그녀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모로조바 곁에 도착한 그는 장갑을 벗고 그녀의 얼굴에서 재와 피를 닦아냈다. 폭풍이 덮쳐 왔다.

그가 82년에 조금 못 미치는 삶에 작별을 고하는 순간, 주위의 폭풍이 잦아들었다. 번개가 멈췄다. 바람이 그쳤다. 기지에서는 민간인들이 모두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지만, 보로닌의 시선은 모로조바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희미하지만 아직은 숨을 쉬고 있었다. 그녀가 눈을 뜨고 그의 눈을 바라봤다. 희미한 미소가 입가에 떠올랐다. 그때 그녀의 시선이 그를 넘어선 곳에 멈추고 깜짝 놀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로닌이 고개를 돌리자 신의 얼굴이 보였다.


8.4. 다리[편집]


마침내, 구원입니다.

제4장: 얼굴을 맞대고

보로닌의 입이 헤벌어졌다. 폐가 숨 쉬는 법을 잊었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속이 뒤틀렸다. 그런 게 사후 세계로 넘어가는 순간의 기분일까 궁금해졌다. 그는 무심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은 그걸 여행자라 불렀다. 행성계 전역에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그걸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 여행자가 지금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는 머리 위 하늘에 떠 있는 편구체에 가까워지려는 듯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는 비틀거렸다. 발아래 땅이 너무나도 뜨거워져 장화의 고무가 모두 녹아 있었다. 경외감 속에 시시한 생각이 떠올랐다. "여행자 앞에서 바보처럼 보이겠네." 왠지 부끄러웠다.


빠직거리는 천둥소리가 여전히 멀리서 메아리쳤다. 그제서야 그는 지금 그가 있는 곳이 천둥의 눈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방의 세계는 여전히 울부짖고 있었지만 그의 인근 지역만 조용했다. 여행자의 능력이 분명했다. 위대한 구원자. 이 고요함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었기에, 그는 모로조바를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부상은 심각했고, 그녀는 다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같이 가요." 그는 모로조바와 여행자 모두에게 말했다. 한 명만 그의 말을 들었다. 여행자는 움직이기 시작하고 폭풍이 돌아오고 있었다.


8.5. 직업[편집]


"날 떠날 순 없어. 이렇겐 안 돼." —아르투르 보로닌 중위

제5장: 끔찍한 명령

보로닌은 완장으로 모로조바의 종아리를 단단히 묶어 벌어진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막았다. 바람에 실린 흙과 잔해가 날아들었지만 그는 그녀의 다리를 깨끗이 유지하려 애썼다. 번개가 다가왔다. 오존의 소독약 냄새까지 돌아오자, 그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돌아와요!" 그는 신을 향해 애처롭게 외쳤다. 그는 모로조바를 일으켜 세워 어깨에 기대게 하고, 그녀의 등을 떠밀며 엄습해 오는 대자연의 공포를 피해 걸었다.

대피 기지는 250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마멸과의 싸움이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차라리 냉동 수면이 더 포근할 것 같았다. 그는 어떻게든 활동 정지 장치까지만 가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폭풍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근처에 있던 다용도 차량에 벼락이 떨어지고 폭발이 그들을 떠밀었다. 품에서 놓친 모로조바가 땅에 쓰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머리가 돌에 부딪히는 소리는 천둥소리보다 더 컸다. 시야가 어둠에 잠겨 가는 가운데 하늘에 뜬 여행자가 그를 버리고 멀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 그를 혼란과 잔해에서 끄집어내 들것에 실었다. "...모로조바?" 그는 힘겹게 말을 뱉었다. 산소마스크가 그의 얼굴을 덮었다. 모로조바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려고 그의 두 눈이 이리저리 떠돌았다. 주위에서 벌어지는 대소동 때문에 아무것도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미안해요."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버린 하늘의 구체를 향해 욕설을 뱉었다.

냉동 수면에 들어가기 전에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눈이 멀 듯 강렬한 빛과 함께 폭발하는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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