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젤리 (r2판)

편집일시 :


[[영국|
>
영국>
관련 문서
]]

{{{#!wiki style="display:inline-table; min-width:15%; min-height:1em"
[ 정치 ]⠀
상징
유니언 잭 (성 조지의 십자가) · 국장 · 국호 · God Save the King · 존 불 · 브리타니아
왕실·귀족
영국 국왕 · 영국 국왕의 배우자 · 윈저 왕조 · 영연방 왕국 · 웨일스 공 · 근위대 · 가터 기사단 · 영국 왕실 훈장 · 버킹엄 궁전 · 세인트 제임스 궁전 · 홀리루드 궁전 · 윈저 성 · 밸모럴 성 · 런던 탑 · 켄싱턴 궁전 · 클래런스 하우스 · 성 에드워드 왕관 · 영국 제국관 · 커타나 · 운명의 돌 · 영국 왕실과 정부의 전용기 · 벤틀리 스테이트 리무진 · 코이누르 · 왕실령 · 영국 왕실 인증 허가 브랜드 · 웨스트민스터 사원 · 귀족/영국 · 영국의 귀족 목록 · 요크 공작 · 콘월 공작 · 에든버러 공작 · 던세이니 남작 · 작위 요구자/유럽/영국
정치 전반
정치 전반 · 연합왕국 · 의회(귀족원 · 서민원) · 총선 · 자치의회 · 총리 · 내각 · 행정조직 · 다우닝 가 10번지 · SIS · MI5 · MHRA · 웨스트민스터 · 웨스트민스터 궁전 · 마그나 카르타 · 권리청원 · 권리장전#영국의 권리장전 · 의전서열
치안·사법
영국의 법 집행 · 런던광역경찰청 · 영국 국립범죄청 · 영국 국경통제국 · 영국 이민단속국 · 사법 · 영미법 · 근로기준법 · 시민권 · 크라임 펌
정당
정당 · 보수당(레드 토리 · 미들 잉글랜드 · 블루칼라 보수주의 · 일국 보수주의(코커스) · 자유시장 포럼) · 노동당(강성좌파 · 연성좌파) · 자유민주당
사상
근력 자유주의 · 글래드스턴 자유주의 · 대처주의 · 블레어주의 · 왕당파#영국 · 일국 보수주의 · 하이 토리
사건·의제
영국의 자치권 이양 · 스코틀랜드 독립운동 · 잉글랜드 자치(웨스트 로디언 질의 · English votes for English laws) · 브렉시트 · 플러브 게이트
외교
외교 전반(옛 식민지 국가들과의 관계) · 여권 · 거주 허가 · 영연방 · 영연방 왕국 · CANZUK · 파이브 아이즈 · 상임이사국 · G7 · G20 · 오커스 · 영미권 · 브렉시트(탈퇴 과정과 이슈들 · 영국 내 영향 · 브렉시트/세계 각국의 영향) · 친영 · 반영 · 영빠 · 냉전 · 신냉전 · 미영관계 · 영불관계 · 영독관계 · 영국-캐나다 관계 · 영국-호주 관계 · 영국-뉴질랜드 관계 · 영국-이탈리아 관계 · 영국-스페인 관계 · 영국-포르투갈 관계 · 영국-아일랜드 관계 · 영국-싱가포르 관계 · 영국-남아프리카 공화국 관계 · 영인관계 · 영국-홍콩 관계 · 한영관계 · 영러관계 · 미국-캐나다-영국 관계 · 미영불관계 · 영프독 · 영국-아일랜드-북아일랜드 관계 · 영국-스페인-지브롤터 관계
[ 역사 ]⠀

[ 사회 · 경제 ]⠀
경제
경제 전반 · 산업 혁명 · 무역 · 파운드 스털링 · 영란은행 · 런던증권거래소 · 역사 속의 경제위기 · 한영 FTA · 영국제 · 에어버스 · 롤스로이스 plc
지리
브리튼 · 그레이트브리튼 섬 · 아일랜드섬 · 구성국 · 잉글랜드(하위지역) · 스코틀랜드(하위지역) · 웨일스(하위지역) · 북아일랜드 · 카운티#영국(카운티 목록) · 지역 및 속령 목록 · 주요 도시 · 런던의 행정구역 · 하이랜드 · 미들섹스 · 왕실령 · 영국 해협(도버 해협) · 영국령 남극 지역
사회
사회 전반 · OBE · 젠틀맨 · 신사 · 하이랜더 · 공휴일 · 인구 · NHS
민족
영국인 · 잉글랜드인(앵글로색슨족) · 스코틀랜드인(게일인) · 웨일스인(브리튼인) · 콘월인 · 아일랜드계 · 영국 백인 · 프랑스계 · 폴란드계 · 인도계 · 재영 한인사회 · 러시아계 · 영국 흑인 · 파키스탄계 · 우크라이나계 · 일본계 · 한국계 · 헝가리계 · 튀르키예계 · 독일계 · 아르메니아계 · 그리스계 · 리투아니아계
영국계
영국계 미국인 · 영국계 호주인 · 영국계 뉴질랜드인 · 영국계 남아프리카 공화국인 · 잉글랜드계 캐나다인 · 스코틀랜드계 캐나다인 · 웨일스계 캐나다인 · 앵글로아일랜드인 · 영국계 아르헨티나인 · 영국계 칠레인 · 영국계 러시아인 · 영국계 멕시코인 · 재한 영국사회 ·
교육
교육 전반 · 유학 · 장학금 · 급식 · 파운데이션 · 퍼블릭 스쿨 · 식스폼 · IELTS · PTE · A-Level · UCAS · 대학교 일람() · 대학 서열화(옥스브리지 · 러셀 그룹) · 기타 교육 관련 문서
교통
교통 전반 · 공항 · 철도 환경(High Speed 1 · High Speed 2 · Eurostar · 내셔널 레일) · 런던 지하철 · 런던의 대중교통 · 좌측통행 · 채널 터널
기타
그리니치 천문대(자오선) · 월드 와이드 웹(팀 버너스리) · 제국 단위계 · 영국/생활 · 혐성국

[ 문화 ]⠀

[ 군사 ]⠀





파일:jellied-eels.jpg
▲ 런던 서더크구의 파이 앤 매시 식당인 M.Manze의 장어 젤리


▲ 1975년, 런던 이스트엔드의 파이 앤 매시 식당인 '조이스의 파이 앤 매시(Joyce's Pie and Mash Shop)'와 길거리 노점상인 '터비 아이작스(Tubby Issac's)'에서 장어 젤리를 파는 모습을 담은 BBC 뉴스.[1] 두 매장 모두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되는 노포이지만 현재는 폐업한 상태이다.

1. 개요
2. 레시피
2.1. 장어 젤리
2.2. 장어 스튜
3. 취식법과 맛
3.1.
4. 현황
5. 유사한 젤리 요리들



1. 개요[편집]


Jellied eels

장어 한 마리를 듬성듬성 썰고 기본적인 양념만 한 육수에 푹 삶은 후 식혀서 젤리처럼 굳힌 영국 요리로, 18세기의 런던 동부 이스트엔드 지역에서 유래된 향토 음식이자 패스트푸드다. 템스 강에서 잡은 장어를 노동자 계층의 식사로 싸게 공급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템스 강은 당시 더러운 수질 때문에 물고기가 제대로 살 수 없었고, 대신 더러운 물에서도 잘 사는 장어가 많이 잡혔다. 이 자체로 메인 요리는 아니며, 전통적으로는 하술할 파이 앤 매시(Pie and Mash)에 딸린 사이드 디시로 취급된다.


2. 레시피[편집]



2.1. 장어 젤리[편집]



▲ 런던 혹스턴의 파이 앤 매시 식당인 F.Cooke에서 만드는 방식.

장어의 내장을 손질한 후 토막쳐 냄비에 넣고 끓이고, 후추육두구, 월계수잎이나 레몬즙, 그리고 소금으로 양념한다. 이후 여기에 젤라틴을 넣고 적당한 그릇이나 용기들에 옮겨 담아 식혀 굳힌다. 현대에는 주로 냉장보관으로 하루 정도 냉각해 굳히는 편이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퍼서 내준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장어를 굽는 것이 아니라 하필이면 삶았다는 것이 얼핏 보면 이해가 안 가지만, 이는 산업 혁명 시대 노동자 요리답게 한번에 끓여버리는 게 대량조리에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젤리도 일부러 만든 게 아니라, 장어 자체가 콜라겐을 많이 가지고 있어 장어 스튜를 식히니 저절로 생긴 것이다. 동물성 식재료의 콜라겐을 젤라틴화시켜 보관하는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낮설지만 전통적으로는 자주 쓰였던 방법이며 세계 각국에서 발견된다.

이렇게 생긴 젤리는 외부 공기와 장어살을 차단하는 실링 역할을 하면서 산패를 막는다. 덕분에 장어젤리는 위 영상에서처럼 동네 식당부터 길거리 노점까지 어디에서나 쉽게 유통되고 팔릴 수 있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하우다 치즈와 같은 일부 치즈들의 겉면에 코팅되는 왁스 같은 셈이며, 젤리의 형성 원리로 따지면 한국의 돼지머리 편육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대량 배급은 해야겠으나 이 요리가 개발된 19세기 당시에는 냉장 보관 따위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나왔던 방식이다. 추가적으로 젤라틴까지 더 넣어가며 확실히 굳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리고 영국 제국의 전성기에 만들어진 음식임에도 향신료를 거의 쓰지 않는데, 어느 국가던 길거리 음식과 서민 요리는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값싼 재료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이다. 이 요리가 개발되었던 당시에도 대다수의 향신료들은 런던의 시민들에게는 매우 이국적이고 비싼 것이어서 사용하기 쉽지 않았다.[2] 반면 당대에도 이미 대중화된 지 오래였던 후추육두구는 장어 젤리에도 쓰였다.

2.2. 장어 스튜[편집]


파일:stewed-eels-with-mash.jpg
▲ M.Manze의 장어 스튜와 매시드 포테이토.

수프로 먹기도 하는데, 이는 장어 스튜(Stewed Eel)라고 한다. 우선 장어 젤리의 젤리만을 따로 분리해 녹이고, 잘게 다진 파슬리를 넣어 같이 끓인다. 여기에 후추와 맥아식초로 양념하고 옥수수 가루나 밀가루를 넣은 후 걸쭉해질 때까지 휘젓는다. 마지막으로 따로 빼 두었던 장어살을 넣어 완성한다.#

이 과정은 하술할 파슬리 리쿼 소스를 만드는 과정#과 거의 동일하다. 때문에 파이 앤 매시 식당에서는 장어 스튜를 주문하면 그냥 장어젤리를 리쿼에 넣어 준다.

3. 취식법과 맛[편집]


파일:Goddards_pie_mash_and_liquor.webp
▲ 일반적으로 식당에서는 이런 식으로 주문해서 먹는다.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어 젤리와 맥아식초[3], 에일 맥주[4], 그리고 파이 앤 매시다. 런던 그리니치구에 위치한 식당인 Goddards의 메뉴다.

장어 젤리와 장어 스튜는 사이드 디시다. 같이 먹는 메인 요리는 미트파이[5] 매시드 포테이토에 파슬리로 만든 리쿼 소스를 끼얹은 요리인 파이 앤 매시(Pie and Mash). 리쿼 소스 또한 원래는 바로 이 파슬리와 향신료로 맛을 낸 장어 스튜 국물이다.[6] 또는 파이 빼고 그냥 매시드 포테이토와 같이 먹기도 한다.

장어 스튜는 이 문서 최상단의 영상 54초경에서처럼 파이 앤 매시에 넣어 곁들여 먹는다. 또는 57초에서 노파가 먹는 모습처럼 파이 없이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스튜이니만큼 따뜻한 상태로 먹는데, 연초록색 국물 때문에 파슬리 향이 강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맛은 조금 심심한 생선 수프 맛이다. 반면 젤리가 녹지 않도록 차갑게 먹어야 하는 장어젤리는 파이 앤 매시와 같이 주문하더라도 별도의 그릇에 담아 내준다.

파일:jellied-eels (1).jpg
▲ 노점에서 장어 젤리를 사먹는 20세기의 런던 시민들.

한편 노점에서는 조그만한 일회용 접시에 살만 담아 팔기도 한다. 이 노점들에서는 한국에서 번데기갯고둥을 같이 팔듯이 삶은 소라나 조개, 또는 새우 같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해산물들을 같이 팔았다. 다만 식당들과 달리 파이는 제공하지 않았다. 길거리 노점에서 이런 식으로 런던 시민들이 장어 젤리를 사먹는 모습은 현재는 보기 힘들어졌지만, 과거 1970년대만 하더라도 흔한 모습이었다.

국물까지 먹는 장어스튜와 달리, 장어 젤리를 먹을 때에는 젤리까지 남김없이 퍼먹는 게 아니라 살만 떠서 식초를 쳐서 먹는다. 맥아식초를 쳐도 되지만 일반적으로는 고추를 담가 만든 매콤한 칠리식초를 친다. 젤리는 장어살에 붙은 정도만 먹는다. 동부 런던 토박이들인 코크니[7]들의 방식은 식초를 친 뒤 한 조각을 그대로 입에 넣은 후 입 안에서 골라내어 살만 먹고 뼈는 뱉는 것이다. 실제로 정석대로 먹으면 젤리 부분이 아닌 장어살의 맛은 괜찮은 편. 개인차는 있지만, 비린내도 육두구나 후추 정도로 기본적인 양념만 하는 것[8] 치고는 악명만큼 강하지는 않다.

사실 장어 자체보다는 젤리가 일으키는 심리적인 거부감과 그 식감이 진짜 문제다. 장어살과 달리 젤리는 장어살의 생선향이 녹아나와 거의 농축되어 있다. 코크니들이야 자주 먹다 보니 그 맛을 고향과 어린 시절의 맛으로 추억하며 잘 먹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젤리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달콤한 디저트간식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여기에 큼지막한 회색 장어 토막이 박혀 있고 과일향 대신 생선비린내가 나는 것이 당연히 익숙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 척추뼈까지 그대로 있고 젤리가 녹지 않도록 차갑게 내주기까지 하니, 물컹하고 비린 젤리와 생선살의 조합을 역하게 느끼는 것이다. 장어 젤리에서 비린내를 딱히 못 느끼는 사람들마저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이상의 평가를 잘 내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이것도 문화와 개인 차이는 있다. 외지인들 중에서도 해산물 소비가 많은 국가나 문화권 출신이라면 딱히 역하다는 생각 없이 잘 먹는 경우도 있다.#

3.1. [편집]




장어를 젤리로 만들어 먹는다는 익숙치 않은 발상과 그 괴상한 비주얼, 그리고 비린내와 식감 때문에 스타게이지 파이와 함께 해외에서 화된 대표적인 영국 요리이기도 하다. 특히 인터넷 상에서는 장어 젤리를 맛없는 영국 요리의 대명사이자 영국인들이 제대로 된 조리법을 모른다는 증거 취급한다. 심지어 영국인들마저도 런던 밖에 살거나, 런던에 살더라도 코크니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면 장어 젤리를 보고 경악하기 일쑤다.

한국에서는 스펀지 제로에서 데이비드 베컴이 즐겨 먹는 간식이라고 소개된 적이 있었으나 사실 이는 와전된 것이다. 베컴은 파이 앤 매시를 좋아하는 것이고 장어 젤리는 그냥 같이 주문해서 먹는 것일 뿐이다. 주요리와 부요리가 바뀐 채로 방송에 나갔던 것. 허준은 이 루머가 진짜인 줄 알고 그대로 먹었다가 바로 화장실에 달려가서 게워내는 곤욕을 치렀다.

4. 현황[편집]


런던 동부 코크니들의 향토음식이기 때문에 런던 밖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에 널리 퍼진 악명만큼이나 못 먹을 음식은 분명 아니지만, 통과메기처럼 외부인이 적응하기 힘든 향토 요리인 것은 분명 사실이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런던 시민들조차 잘 찾지 않아 서서히 사라져 가는 추세에 있다. 우선 장어의 어획률이 낮아져 전만큼 대량으로 공급하기가 어려워졌고, 1950년대 배급제가 종결된 이후부터 햄버거, 피자같은 미국화된 패스트푸드와 인도 요리, 아랍 요리, 중국 요리그리스 요리같은 이민자들의 요리가 도입되며 장어 젤리의 자리를 서서히 대체하기 시작했다.[9] 이들은 호불호 없이 맛있거나 이국적이면서도 가격도 싸고 푸짐했기 때문에 쉽게 널리 퍼졌다. 영국 요리 중에서도 딱히 취향을 안 타는데다 양과 가격을 모두 잡은 피시 앤드 칩스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피시 앤 칩스는 2차 대전 당시 배급제에 의한 제한 품목[10]에서 유일하게 예외였기 때문에, 런던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그리고 결정타는 바로 런던의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동부 런던의 재개발로 인해 기존의 공동체가 점차 해체되면서 장어 젤리를 찾던 기존의 사람들이 떠난 것.

때문에 장어 젤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원이 패스트푸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몸에 좋은 건강식으로 홍보하는 중이지만 전망은 전혀 밝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단골이었던 기성세대 정도만이 꾸준히 찾고 있다. 심지어 1975년에 찍힌 이 문서 최상단의 BBC 뉴스 영상에서조차도, 이미 당대부터 장어 젤리의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노점상 터비 아이작스의 주인 "터비" 아이작 브레너는 장어값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앵커 데릭 쿠퍼[11]는 최근 들어 장어 젤리 업계가 죽어가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묻고 있다.[12]

오늘날의 대부분의 식당들은 파이 앤 매시를 팔더라도 장어 젤리는 취급하지 않는다. 그리고 BBC에 따르면 이 요리를 취급하는 파이 앤 매시 전문점들도 2000년대 이후로는 폐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13] 장어 젤리를 취급하는 곳은 전성기인 20세기에 100여곳이 넘었으나, 21세기 초인 현재는 고작 10개 남짓 남았을 뿐이다. 런던의 유명한 파이 앤 매시 노포들인 'F. 쿡(F.Cooke)'(1862년 개업)과 그리니치의 '고다드(Goddards)'(1890년 개업), 템스강 남쪽 서더크구의 'M. 만체(M.Manze)'(1902년 개업), 그리고 월워스의 '아멘츠(Arments)'(1914년 개업) 등이 여전히 장어 젤리를 파는 대표적인 식당들이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건 영국 수산업체인 브래들리즈(Bradley's)의 상품으로, 이건 테스코에서도 판다.

다만 이들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가령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식당인 F.Cooke만 하더라도 2023년 5월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런던 해크니구 혹스턴에서 런던 외곽의 에식스주 첼름스퍼드로 자리를 옮겼다.# 1900년에 이래로 120년간 F.Cooke의 터전이었던 자리에는 럭셔리 안경점이 들어섰다. 이는 이스트엔드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과거 극빈층들의 터전이었던 이스트엔드에는 이제 첨단 산업체들과 각종 아트 갤러리들이 입주하고 있다. 기존의 주민들은 지대가 더 싼 지역으로 점차 이주했는데, 대표적인 곳이 F.Cooke의 새 터전인 에식스주다.

현재 식당에서 장어 젤리의 가격은 평균 4.5 파운드 정도이다.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여전히 싼 편이지만 상대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주 메뉴인 파이 앤 매시 역시 평균 가격이 장어 젤리와 같아 배와 배꼽이 같은 크기인 꼴이다. 때문에 파이 앤 매시와 장어 젤리를 같이 먹을 바에는 그냥 6파운드 가량을 주고 파이 앤 매시에 파이 하나를 더 추가해서 곱빼기로 먹거나, 같은 값으로 9파운드짜리 피시 앤드 칩스 하나를 사 먹는 게 낫다.

5. 유사한 젤리 요리들[편집]


가장 유명한 건 영국의 장어 젤리이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요리들을 찾을 수 있다. 동물성, 또는 식물성 재료를 젤라틴에 굳힌 요리는 아스픽(Aspic)이라 불리는데,[14] 이 중 서구 지역의 아스픽은 아랍에서 공통적으로 기원한다. 주로 육고기를 사용하지만, 아스픽의 주 재료 목록에는 생선도 들어간다. 때문에 젤리에 생선을 넣는다는 발상이 영국인들만의 괴악한 발상은 아니다. 특히 프랑스중앙유럽, 그리고 동유럽에는 아스픽 젤리를 사용한 요리들이 여럿 있다. 그러나 현대의 서구권을 미국이 주도하면서 부각되지 않는 것 뿐이다.#[15] 영국의 장어 젤리도 이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장어 젤리는 노동자 계층의 길거리 음식으로 소비되었기에, 주로 만찬용으로 쓰이거나 했던 다른 국가들의 비슷한 요리들과 달리 조리법이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할 수 있다.

파일:1200px-Hering_in_Gelee,_Nadler_Feinkost-92306.jpg
▲ 독일 나들러 파인코스트(Nadler Feinkost) 사의 청어 젤리 제품.[16]

그나마 가장 비슷한 것으로는 독일 요리인 헤링 인 겔레(Hering in Gelle)를 들 수 있는데, 문자 그대로 겔(젤리)에 든 청어다. 영국의 장어 젤리처럼 별 양념 없이 생선을 젤리에 굳힌 것으로, 사용하는 생선이 장어가 아니라 청어라는 점과 여기에 삶은 계란을 같이 넣는다는 것 정도만 차이가 있다. 먹을 때는 오이 피클, 생 양파 또는 샐러드와 같이 먹는다.#

다른 나라들은 그래도 부재료와 향신료를 양껏 첨가하고 디자인에도 신경쓰는 편. 프랑스 요리 중에서는 쇼프루아(Chaud-Froid) 소스를 예시로 들 수 있다. 원래는 닭고기 육수를 썼지만 현대에는 다양한 소스에 젤라틴을 첨가해 만드는 것을 총칭한다. 냉고기, 생선, 햄 등에 펴 발라 감싸는 식으로 사용한다. 생선 중에서는 연어를 이용하는 편이다.# 쇼프루아 역시 온도가 올라가면 녹으므로, 이걸 쓰는 요리는 차갑게 낸다.# 그 외에도 생선 젤리(Poisson en gelée) 요리들이 존재한다. 이것들은 러시아에도 영향을 끼쳤다.


▲ 폴란드의 생선 젤리. 이건 연어를 썼다.

폴란드 요리 리바 브 갈라레치에(Ryba w galarecie)#는 생선 젤리라는 심플한 이름이며, 주로 잉어를 사용하지만 농어, 대구, 가자미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딱히 제한은 없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생선이면 된다. 원래는 뼈를 발라낸 필렛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다져서 어육 소시지로 만들어 쓰기도 한다.# 삶은 달걀 말고도 완두콩이나 파슬리, 당근, 그리고 을 섞어넣으며 사람에 따라서는 브로콜리와 샐러리를 쓰기도 한다. 생선의 모양도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신경써서 배치하는데, 폴란드의 생선 젤리는 영국과 달리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저녁 만찬으로 내놓는 정식 메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에도 비슷한 요리인 홀로데츠(러: Холодец, 우: Холодець)가 있다. 주로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쓰지만 생선을 이용하기도 한다. 원래 주인이 만찬을 끝낸 후 하인들이 남은 요리들을 한데 섞어 끓여 먹던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다 18세기와 19세기에 서구화되어가는 러시아 제국에 대거 들어온 프랑스인 요리사들이 각종 부재료와 향신료를 사용해 맛과 디자인을 개선하여 지금에 이른다. 생긴 건 폴란드의 생선 젤리와 거의 비슷하며, 역시 폴란드처럼 크리스마스나 새해 기념 만찬으로 먹는다. #


한국인의 밥상에 소개된 꼼장어껍질묵.

국내에도 유사한 요리인 생선 껍질 들이 존재한다. 이 그 중 부산광역시의 향토 요리인 꼼장어껍질묵은 장어 젤리와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것 역시 궁핍하던 시절 어떻게든 먹을 거리를 찾는 과정에서 개발된 길거리 음식이다.[17] 부산 출신 기성세대의 증언에 따르면 노점에서 술안주로 팔거나, 군것질거리와 함께 판매했다고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부산 역시 런던처럼 국토 동남부의 도시이기도 하다. 다만 장어가 아닌 꼼장어(먹장어)를 사용하며,[18] 그것도 껍질을 사용한다. 젤라틴이나 한천도 넣지 않는다. 꼼장어 껍질에서 분비되는 점액 때문에 끓이고 식히면 알아서 굳는다.

위 영상 속에서는 곰피 달인 물과 실고추, 그리고 생강채로 양념하고, 끓이는 게 아니라 팬에 지졌으나 이는 조리한 사람이 본인 취향대로 개선한 것이다. 원래는 장어 젤리처럼 꼼장어 껍질을 물에 푹 끓인 것을 별다른 양념 없이 그대로 굳혀서 만들었다. 때문에 양념은 전통적으로 정해진 게 없고 쓰는 사람 마음대로다. 파프리카된장을 넣는 집도 있으며# 심지어 카레가루를 넣는 곳도 있다.# 2023년 현재도 부산 기장군과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박대의 껍질을 이용한 서천군군산시의 향토요리인 박대껍질묵(벌벌이묵)과## 흑산도광주광역시의 특산물인 홍어껍질묵#, 그리고 북어 껍질을 이용한 강원도의 북어껍질묵## 등이 존재한다. 다만 박대묵은 껍질이 녹아 없어질 때까지 끓이기 때문에 우뭇가사리묵처럼 매우 하얗다. 홍어껍질묵과 북어껍질묵은 끓이고 나서도 생선 껍질이 남아 있기 때문에 따로 건져 내지 않는 이상 박대묵처럼 뽀얀 색이 나지는 않고, 오히려 장어 젤리나 꼼장어묵에 가깝게 생겼다.

[1] 4분 12초까지. 그 이후는 런던 동부에 위치한 영국 최대의 수산시장인 빌링스게이트 시장의 모습과 훈제 해덕대구를 파는 상인을 다루고 있다.[2] 향신료 그 자체인 커리는 당시에도 자주 소비되었지만 말 그대로 '인도 요리'로서 소비되었다. 일반적인 영국 요리에까지 쉽사리 적용되지는 않았다.[3] 보리 맥아를 이용해 만드는 식초다. 영국에서 널리 쓰인다. 각종 소스의 재료로 쓰이며, 피시 앤 칩스에도 뿌려 먹는다. 다만 현대에는 영국에도 단가 문제로 인해 향과 색을 첨가한 희석식 식초가 대다수다. 국내에는 아직 수입되지 않는다.[4] 사진은 런던에 있는 풀러스 브루어리의 맥주다.[5] 다진 소고기를 써서 만든다. 파이 앤 매시 식당에 따라서는 그냥 미트파이뿐만 아니라 양고기 파이, 닭가슴살로 만든 치킨 파이, 소 콩팥으로 만든 스테이크 앤 키드니 파이나 콩과 채소로 만든 비건용 파이를 주문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그리고 프루트 파이라는 이름으로 체리사과, 살구 등의 과일이 들어간 파이를 팔기도 한다. 다만 프루트 파이는 식사가 아니라 디저트이기 때문에 매시드 포테이토나 리쿼 소스 말고 슈트루델처럼 생크림, 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곁들여 낸다.[6] 다만 오늘날 M.Manze를 비롯한 대다수의 식당들은 장어 삶은 물이 아니라 그냥 물로 리쿼를 만든다. 그리고 이마저도 현대에는 그레이비 소스로 서서히 대체되는 판이다. 최초로 리쿼에 장어 육수를 썼던 식당인 F.Cooke 정도만이 여전히 정통을 내세우며 장어 삶은 물로 만든 리쿼를 쓰고 있다.[7] 일반적으로는 런던의 이스트엔드 지역 방언(Cockney Accent)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이 방언을 사용하는 이스트엔드 주민들을 지칭하기도 한다.[8] 물론 예외는 있다. 바네이즈(Barneys)와 같은 일부 업체에서는 장어젤리 역시 파슬리와 허브로 양념하여 비린 맛을 잡는다.# [9] 영국에서 인도 요리와 동남아시아 향신료들이 대중화된 것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향신료 요리인 커리의 경우 이미 18세기 중반부터 문헌에 등장하나, 그저 이국적인 문화를 즐기던 귀족과 상류층들의 전유물이었고 19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영국 해군에서 염장고기 처리용으로 도입하면서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처럼 영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인도 요리를 먹게 된 것은 2차 대전과 1954년 배급제의 종결 이후였다. 인도인 및 방글라데시인 이민자들은 밤 11시 이후 늦게까지 식당을 열었는데, 이 때문에 펍 영업 종료 시간 이후 2차를 찾던 영국인 고객들이 인도 식당으로 몰리게 된다. 때마침 방글라데시가 1971년의 독립전쟁으로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고 다수의 방글라데시인 이민자들이 런던에 정착하여 인도 식당을 열었다. 이때부터 커리와 인도 요리는 더욱 값싼 서민 요리로 자리잡았으며, 반대로 전통적인 서민 요리인 파이 앤 매시와 장어 젤리는 점차 사라지게 된다.# [10] 배급제는 영국 식문화가 급격하게 퇴보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1939년부터 1954년까지의 15년간 샐러드 드레싱들마저 식탁에서 사라졌을 정도다. 유일한 예외는 하인츠사의 샐러드 크림이었다. 케첩, 베이크드 빈즈 등 하인츠 사가 영국인들의 식단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한 것도 바로 이 배급제 시기이다.# [11] 방송인이자 작가다. 2014년 작고.[12] 해당 해산물 노점상 터비 아이작스는 1919년에 문을 열었고, 이 인터뷰 이후로도 40년 가까이 더 운영하다 지난 2013년에야 폐점했다.[13] 파이 앤 매시 전문점들은 대부분 파이 앤 매시류와 장어 젤리, 그리고 음료 외에는 별다른 메뉴가 없다. 문제는 리쿼, 미트파이, 매시드 포테이토라는 조합은 호불호가 갈리지는 않지만, 동시에 매우 특색 없는 정말 단순한 맛이라는 것이다. 거기다 장어 젤리는 정말 극도로 취향을 타는 요리이다 보니 대부분의 영국 시민들 입장에서는 파이 앤 매시 전문점들을 찾을 이유가 딱히 없다. 다만 전문점들이 사라지고 있을 뿐 파이 앤 매시 자체는 영국 곳곳의 펍이나 레스토랑에서 소비되고 있다.[14] 한국의 편육도 서구에서는 아스픽의 일종으로 분류한다.[15] 다만 미국도 과거에는 아스픽이 상당히 발전했던 국가다. 동물성 식재료를 구하기 쉬웠던 환경과 19세기 말의 산업화가 겹치면서 젤라틴 역시 대량으로 수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1950년대가 전성기였다. 현대에도 일부 남아 있는데, 미국 남부의 토마토 젤리가 바로 그것.# [16] Raimond Spekking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17] 한국에서 꼼장어를 먹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부터다. 일제강점기에 꼼장어 가죽을 이용한 피혁 산업이 발전하면서 그 부산물들을 먹기 시작한 것이다. 대중화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부터다.# [18] 먹장어는 유사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장어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계통상으로는 장어와 아주 먼 별도의 생물이다. 애초에 어류도 아니다.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영국 요리/종류 문서의 r1092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전 역사 보러 가기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다른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 펼치기 · 접기 ]
영국 요리/종류 문서의 r1092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
문서의 r (이전 역사)